줄타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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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저 소녀에게 줄을 맡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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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저 작은 몸을 줄에 매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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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처럼 두근거리는 늘어진 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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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아무 대답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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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너는 아니 이 가느다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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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언제나 한뼘 앞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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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겐 평행봉과 밧줄 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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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십자는 소녀의 생명의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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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굴리고 불을 놀리는 사람들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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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성모처럼 피어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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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땀을 닦아주렴 저 고운 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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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님 오늘도 내 손을 꼭 잡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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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녀를 내몰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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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녀를 내어몰았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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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벽이 가만히 오는지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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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의 뒤로만 날아가는 저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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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줄 너무 길어 쉴 곳 없고 소녀에겐 힘겨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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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변명을 할까 몰랐다고 몰랐다고 몰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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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녀를 올려다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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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녀에겐 다음 발밑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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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는 소녀 알지 못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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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봉만 날개처럼 허공을 더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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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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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난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