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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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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순결이 넘쳐 흐르는 이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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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악시 하나 얻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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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농촌의 총각들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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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호텔 로비에 득시글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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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 관광의 호사한 창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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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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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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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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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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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과 술이 넘치는 이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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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싸우다가 쫓겨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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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공순이들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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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향락의 화대로 일천만원씩이나 뿌려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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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재벌의 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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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풍요롭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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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만족하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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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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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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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염려와 살뜰한 보살핌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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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건 대낮에도 강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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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게 유린당하는 여자들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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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차에 방패와 쇠몽둥이를 싣고 신출귀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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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백골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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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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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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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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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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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과 정의가 넘쳐 흐르는 이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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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 독재와 맞서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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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갔거나 어디론가 사라져간 사람들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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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위대한 배신의 칼을 휘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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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민주인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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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 착하게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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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바보같이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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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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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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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민주 자유의 구호가 넘쳐흐르는 이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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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민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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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잘려 찢겨진 상처로 아직도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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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는 자들의 배 부른 노래와 피의 채찍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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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무릎을 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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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도 질기게 참고 살아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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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 오래 참고 살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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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아, 저들의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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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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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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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