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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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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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 황량한 도시를 떠나 멀리있는 친구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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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표정을 담은 한 장의 엽서를 받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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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쓸쓸한 기쁨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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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이름들은 없는지 잊혀진 얼굴들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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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높이를 알기도 전에 날개를 접어버린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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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고 싶은데 지친 몸을 기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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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꺽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이, 가슴이 추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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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높은 거리에 서서 짤랑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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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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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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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스산한 저녁무렵 거대한 도시의 한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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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잔뜩 겁먹은 어린 거지를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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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건조한 슬픔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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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이름들은 없는지 버려진 얼굴들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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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의 참뜻을 알기도 전에 마음을 닫아버린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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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을 잡고 싶은데 나의 노래를 나누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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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꺽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어 가슴이 추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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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깊은 거리에 서서 짤랑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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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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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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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