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성▲어떤 우울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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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서정윤♤(사하라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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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자신의 그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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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을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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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깊은 흐느낌으로 조개들의 전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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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서점의 잊혀진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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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화를 캐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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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민족의 그림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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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걸을 수 있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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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의 단군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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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짐승들이 소리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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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어귀에로 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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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따스함을 지니고 태어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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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젠가 흙으로 돌아가 살을 섞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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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소리 함께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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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의 전설을 같이 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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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피흘린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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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낮은 곳, 무덤으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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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 하나 가지지 못한 이빨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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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아래 내어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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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눈물겹게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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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처참하게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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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산에서 해 뜨고 지는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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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를 휘두르며 돌을 던지며 싸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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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처연히 나의 옆자리에 와 눕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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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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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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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 멀어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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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높은 데서 멀리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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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을 수 있는 전설을 남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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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우리의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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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은 싸우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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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어떤우울한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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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