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뒤척이다가 몰래 내려앉는 첫눈을 보게 됐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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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지르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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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하고나서 뽀송뽀송해진 얼굴로 거울을 보게 됐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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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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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내 생일을 잊지 않고 있던 친구로부터 전해져 온 한통의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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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만큼 기쁜 건 없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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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사랑을 앓던 친구가 이별을 선언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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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과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을 보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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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당장 그 친구에게 가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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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 맞은 편에 보고 싶던 친구가 서 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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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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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만 오지 않는다면 전 그냥 건너갈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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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농구선수가 덩크슛을 넣고 씩 웃으며 돌아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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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색깔을 양말을 신고 출근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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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보다는 늘 자신의 일에만 열정적인 선배의 엉뚱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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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들을 보면 아주 작은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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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주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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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언제부턴가 전 사소한 것에서 부터 얻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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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나 즐거움에 인색해져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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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저는 마음 속에 하나의 자를 가지고 살게 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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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시를 공감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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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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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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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자신의 마음은 재지 못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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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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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을 무척 부끄럽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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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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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 속에도 끊임없이 뭔가 재고 따지고 분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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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하나의 자가 들어있게 됐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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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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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