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덕 - 오빠
| (시:문정희♣낭송:권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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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세상의 남자들을
| 모두 오빠라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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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서 용돈을 제일 많이 쓰고
| 유산도 고스란히 제몫으로 차지한
| 우리 집의 아들들만 오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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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 이 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 다정히 불러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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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라는 말로 한방 먹이면
| 어느 남자인들 가벼이 무너지지 않으리
| 꽃이 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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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물안개 걷혀
| 길도 하늘도 보이기 시작한
| 불혹의 기념으로
| 세상 남자들은
| 이제 모두 나의 오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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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어지럽히던 그 거칠던 숨소리
| 으쓱거리며 휘파람을 불러주던 그 헌신을
| 어찌 오빠라 불러주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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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로 불리워 지고 싶어 안달이던
| 그 마음을
| 어찌 나물 캐듯 캐내어 주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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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 세상엔 모든 짐승이 사라지고
| 헐떡임이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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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두둑한 지갑을 송두리째 들고 와
| 비단구두 사주고 싶어 가슴 설레이는
| 오빠들이 사방에 있음을
| 나 이제 용케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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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덕 - 오빠
| | 권희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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