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 시, 열 한시 어김없이 울리는 벨 소리. 역시 술 한 잔 하자는 후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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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갈게'. '집으로 와라'. 짧은 대화. 머지않아 술을 들고 후배가 집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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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온 순대로 빈속을 먼저 채우니 술과 함께 할 안주는 벌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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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뒤져 안줏거릴 찾아보지만 지나치게 숙성된 배추김치 밑둥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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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떨어졌다. 안주 좀 사와라. 요 앞에서. 떡볶이와 튀김. 절대 섞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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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몇 병 더. 내일 먹을 라면과 생수와 콜라도 절대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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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담배가 없구나 참자 이제 돈도 없는데 아냐 생수와 콜라를 담배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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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좀 먹어주지 뭐 믿으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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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오늘도 술 마시는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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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소주보다 맥주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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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내 자취방 아랫집은 다방 아침부터 스쿠터 엔진 소리가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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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한국인 우아한 모닝커피 덕분에 우린 열두 시 전에 눈을 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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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코 고는 소리가 스쿠터 소리보다 몇 배 더 커서 잠 설쳤다고 궁시렁대는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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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떴지만, 너무 피곤해 보이네. 미안한 나머지 라면을 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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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코 고는 소리 천둥번개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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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아침부터 라면 먹는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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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먹고 찾은 당구장. 친선게임. 게임은 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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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계속되는 극심한 견제. 내게 돌아오는 공은 모두 심화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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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게 없어. 짜증이 난다. 공이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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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쳤으나 깻잎 한 장 차이. 후배 녀석 차례가 되서야 공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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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당구치다 성질 내는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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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삿갓 박삿갓 달력만 쳐다보는 박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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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남은 담배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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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겜비는 내가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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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과금 밀려 있는데 통장 잔고는 0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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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다짐하며 이를 꽉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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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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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삿갓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