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로난 심청이 부친전 단정이 꿇어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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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왜야 아버지 오날부터는 아무데도 가시지 마옵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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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앉아 가만히 계시오면 제가나가 밥을 빌어 조석공양 허오리다, 여봐라 청아 내 아무리 곤궁헌들 무남독녀 너 하나를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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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단말이 될말이냐 워라워라 그런말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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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듣조시오 자로난 현인으로 백미를 부미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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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유딸 계영이는 낙양옥의 같힌아비 몸을 팔어 속죄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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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못허는 까마귀도 공림의 저문날의 반포은을 헐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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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사람이야 미물만 못허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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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큰 자식 집에두고 아버지가 밥을 빌면 남이 욕도 헐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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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고 날 추운디 행여 병이날까 염려오니 그런말씀을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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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 기가맥혀 여봐라 청이 너 이제 허는 그말 어디서 배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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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어머니 뱃속에서 죄다 배워가지고나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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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성의가 그럴진대 한두집만 언넝 댕겨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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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거동봐라 밥 빌러 나갈적에 헌배중의 다님메고 말만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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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초마에 깃 없는 헌 저고리 목만남은 질보선의 척목휠양 둘러쓰고 바가지 옆에찌고 바람맞은 병신처럼 옆걸음쳐 나갈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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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의 해 비치고 건넌마을 연기일제 추적추적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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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문전 다다르며 애근히 비는말이 우리모친 나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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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칠안에 죽은후에 앞 못 보신 우리부친 저를 안고 다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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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냥젖 얻어먹여 요만큼이나 자랐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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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못보신 우리부친 구완헐길 전혀 없어 밥 빌러 왔사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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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씩만 덜잡수고 십시일반 주옵시면 치운방 우리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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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완을 허겄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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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는 부인들이 뉘아니 슬퍼허리 그릇 밥 김치 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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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끼잖고 후이주며 혹은 먹고 가라허니 심청이 엿자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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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운방 우리부친 날 오기만 기다리니 저혼자만 먹사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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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전의 가 먹 겄 네다. 한두집이 족헌지라 밥빌어 손에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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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올제 심청이 허는 말이 아까 내가 나올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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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의 해가 조끔 비쳤더니 벌써 해가 두웅실 떠 그새 반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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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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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들어온다 문전에 들어서며 아버지 춥긴들 아니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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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긴들 안허리까 더운국밥 잡수시오 이것은 힌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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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팥밥이요 미역 튀각 갈치자반 어머님 친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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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같다드리라 허기로 가지고 왔사오니 시장찮게 잡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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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 기가막혀 딸의 손을 부여다 입에 대고 훅훅훅 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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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내딸 춥다 불쬐어라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이지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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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이냐 너의 모친이 살았으면 이런일이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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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 -- 청이 밥 빌러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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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