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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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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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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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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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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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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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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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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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가 그보다 커진것을 발견한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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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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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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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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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길은 강자가 되는것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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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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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창공을 날으는 새처럼 살꺼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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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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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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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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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턱밑에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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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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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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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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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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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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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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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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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소외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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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어오는자의 비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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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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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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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어느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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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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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않기위한 남은 방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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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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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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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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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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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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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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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듯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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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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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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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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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모든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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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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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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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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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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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서는 안된다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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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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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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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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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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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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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오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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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간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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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즈음에야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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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나는 몇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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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마중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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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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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사람은 세월속으로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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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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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 Part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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