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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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나졸금군 모조리 순영수 일시에 내달아 토끼를 에워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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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황 만리장성 쌓듯 산양 싸움에 마초 싸듯, 첩첩이 둘러싸고 토끼 부듯쳐 잡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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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출사 도작잡듯 토끼 두 퀴를 꺽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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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놈 토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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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 기가 막혀 벌렁벌렁 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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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토끼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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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니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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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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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으면 더욱좋다 삼복 다름에 너를 잡아 약개정도 좋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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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간을 내여 오계탕 대려먹고 네 껍줄 벗겨내여 잘양 모아사 깔거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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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혈내종혈담에는 만병회춘의 명약이라. 이강아지를 몰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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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고 내가 개도 아니고 망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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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같은면 더욱 좋다. 선간목후간족이라. 요단항장천리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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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왕이 오백금으로 죽은 뼈도 사갔으니 너를 산채 몰아다가 대왕전에 바치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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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상을 아니 주랴, 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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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빨간 주장대로 꾹 질러 들어메니 토끼 하릴없이 대롱 대롱 매달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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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따 이놈 별주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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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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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탄 것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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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것, 수궁 남여라고 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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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수궁 남여가 본랭 이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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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러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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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따 이 급살을 맞을 놈의 남여, 두 번만 타거드면 옹도리뼈도 안남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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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전 넓은 뜰에 동댕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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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토끼 잡아 들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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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가 중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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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숙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