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 인 촌 (外人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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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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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얀 모색 속에 피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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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협촌의 고독한 그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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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역등을 달은 마차가 한대 잠기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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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향한 산마루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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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서 있는 전신주 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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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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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불리우는 작은 집들이 창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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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에 묻힌 돌 다리 아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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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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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화원지의 벤치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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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소녀들이 남기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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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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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묘지의 어두운 수풀 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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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가느다란 별빛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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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한 하늘에 걸려 있는 촌락의 시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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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윈 손길을 저어 열시를 가리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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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고탑 같이 언덕 위에 솟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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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한 성교당의 지붕 위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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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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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촌 (시인: 김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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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