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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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윤 숙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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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히 코스모스 한다발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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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을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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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 가난한 소녀 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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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단 같은 머리도 머리에 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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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홍댕기 한감도 지닌바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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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숙이. 숙이란 이름만을 지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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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은 몸이 낙엽을 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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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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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별도 없는 이 밤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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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이 지나가는 바람과 바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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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그리운 사람들의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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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먼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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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다사한 햇도 못 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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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람 드센 가을 밤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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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자락 여미며 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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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이 끊어지고 갈밭이 성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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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밭 고랑을 새빨간 피가 도랑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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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던 날에도 숙인 어머니 치마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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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못 뵈옴을 맹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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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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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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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소녀가 살아야 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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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도 이어둠도 역겨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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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 꽃 한다발 가슴에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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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속에 부르는 서리 찬 10월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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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숙 (洪允淑) 1925년 평북 정주출생. 1947~1948년(문예신보> <신천지>등으로 등단. 한국시협상 수상. 시집으로 <장식론> <타관의 햇살> <사는법> 등 수필집. 희곡. 시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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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인: 홍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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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