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난 빈 자리에 슬프고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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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과 비오는 소리 다 지나고도 이렇게 젖어 있는 마음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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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환한 모시 저고리 차려 입고 구름처럼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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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겨울 다 가고 여름이 오면 접시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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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머리에 꽂고웃으며 내게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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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난 빈 자리 절망의 무거운 발자국 수없이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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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하던 납빛 하늘위로 꽃모자를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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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당신은 내게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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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얻은 우리의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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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살아 있다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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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것도 살아있는 것도 영원하다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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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난 빈 자리 그토록 오래 고인 빗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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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하늘은 다시 떠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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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난 빈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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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