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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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한겨울, 야근을 하고 돌아오는 당신의 퇴근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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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붕어빵 한봉지 사들고, 당신이 내리는 지하철역에 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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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하지 않고도 당신의 피로한 어깨를 느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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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들어오는 당신의 집에 향내나는 그런 집으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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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구수한 된장찌게 냄새로, 때로는 보리차 끓이는 냄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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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만개한 소국들의 향내로, 때로는 진한 Chanel의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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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지 않아도, 당신이 늦게까지 불켜놓은 당신의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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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 자욱해하며 책을 볼때 나는 슬며시 레몬 넣은 홍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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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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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외모로서 당신 곁에 잠시 머무르는 여자로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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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서, 있어도 없는듯 없으면 서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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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맘편한 얘기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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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청하기 위해 불꺼놓은 보금자리. 대화하다가 동이 트는 것을 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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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대화로 인하여 풍성해진 우리 맘을 발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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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으로 인해 나를 빌어 태어나는 아이가 장성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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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으로 꼽는다면 나는 영광스럽게도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여도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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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랑해서 미칠것같은 꼭 내것으로만 여겨지는 그런 아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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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필요한 사람으로..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공기같은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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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여 내가 세상에 당신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는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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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구석에 많이 자리잡을 수 있는 그런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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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와 슬기로와 당신의 앞길에 아주 밝은 헤드라이트 같은 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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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롱불처럼 아니 반딧불처럼 당신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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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비출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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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과 내가 흰서리 내린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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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게 정말 필요한 사람이였소. 당신을 만나 행복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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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을 듣는 그런 아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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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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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달팽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