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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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시★낭송:유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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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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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낡은 의자처럼 주저앉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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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연인처럼 와서 적처럼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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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발 담그면 병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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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안 사람은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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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도 사람 그리운 병 낫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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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 헤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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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아 등신아 어깨 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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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 귓가에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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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돋아도 가슴 뛰지 않을 때까지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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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지고 나서 옷깃에 매달아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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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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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들 지나 아프지 않은 날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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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풀들이 새로 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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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이던 꽃들이 세상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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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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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보다는 훨씬 푸르고 생생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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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상의 모든 것은 한 번은 생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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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붕들, 얼마나 하늘로 올라가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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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흙먼지 밟고 짐승들, 병아리들 다 떠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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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사랑하자, 병이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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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병조차 떠나고 나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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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밥 먹고 무엇으로 그리워할 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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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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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