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바다 성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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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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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김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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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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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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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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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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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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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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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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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등대밑에서 코를 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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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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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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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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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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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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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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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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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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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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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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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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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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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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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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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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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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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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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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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손을 놓고 돌아간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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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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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엔 빨래가 바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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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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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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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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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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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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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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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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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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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라고 짚신두 짝 놔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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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두고두고 봐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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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 하난 다 보지 못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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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심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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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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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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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