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움직이질 않아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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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잘라 놓은 고깃덩어리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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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버스에 치여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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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 시체를 내가 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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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 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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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억이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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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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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보이질 않는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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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 몸 어딘가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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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차 너무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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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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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성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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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끈적한 게 날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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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뭔가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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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이 익숙해질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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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불안함이 괜찮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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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진정시킬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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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형태가 눈에 띄게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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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과 발이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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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쾌감 나는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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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도 편안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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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어찌 변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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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형태가 완성된 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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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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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벼워 깃털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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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 속 아님 무중력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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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기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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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빙그르르 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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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간의 삶을 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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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고로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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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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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속에서 막 떨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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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내 몸에 어떤 줄이 연결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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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으로 영양분이 흡수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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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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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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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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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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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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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속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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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꾸만 늘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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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뭔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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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자라게 누르는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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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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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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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고민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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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국 깨달아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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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인간의 몸 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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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는 탯줄이 연결돼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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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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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잉태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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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을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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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마시고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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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는 것들은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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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대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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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좀 끊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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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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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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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의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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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기억을 가진 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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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다면 전생의 기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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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 사라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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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혼은 돌고 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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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잊혀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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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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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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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생각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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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태어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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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때부터 플스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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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때 로또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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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때 토익을 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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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환생 같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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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생각해 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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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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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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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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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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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속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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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꾸만 늘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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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뭔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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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자라게 누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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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시 태어날 수 있어 설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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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려 몸을 빙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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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서 헤엄쳤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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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생을 살아갈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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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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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빛이 보인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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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무슨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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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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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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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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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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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속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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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꾸만 늘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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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뭔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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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자라게 누르는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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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기 빛을 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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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라졌어 왠지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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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느낌이 또 드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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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시간이 또 흘러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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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게 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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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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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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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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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고 싶었어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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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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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잉태되었다 (Feat. 선비(Su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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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