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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뽕원 ♡"사랑한거야      : inside net


[jooki] 욕망 1화

욕망.



제 1 부.  만남.




1화.



비가.......


가슴속에  저며든다............


살을   에는  차가운    겨울의 빗 덩이가


텅빈 가슴을 헤치고  들어와서


썩은 나무동이  같은   육체를   스치고 지나가


물기만을  남긴다....


메말라버린  가슴에 물을 부으면......


쏟아지고 있는  장대 같은   빗줄기를  받아들이면......


바짝  말라버린  나무가   순식간에  물기를   빨아들이듯.....


그렇게......회생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람임을........


내가  살아있는걸.........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 이란 걸......


처음으로 자각하게 해 주었던  내.........사랑을 처음  만났을  때는......


폭우가  앞을 가리며.....


동시에  암울한......


그 와  나의  미래가  시작되었던   한  겨울의   빗속..........


차가운  냉기가  서리던..............비.........



처음으로  사람의  눈동자가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주었던..............


내게  처음으로 음식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내게     처음으로  웃음의 환희를  알려주고,......


내게  처음으로  눈물의 애닯음을 알려준.................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섹스란  동물적  행위를    하면서 처음으로................


그  자리에서  몸이    부서져 죽어도 좋을 것  같은  환락을 느끼게 해주며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열락의 한 가운데를  드나들며  서로에게 남김없이 보여주었던


검 붉은   열정의  눈동자를     했었던  내  사랑..........


그렇던  나의.............내..........사랑은.....................................


나의...........더러운  배신으로  피를    쏟으며    명부의 입구에  발을  들였던   그가........


넝마가  된  몸을  추슬리고 .....


이  예전엔     언제나   내게  맑은   눈을   보여주었던 그가.......


이젠   하데스의   선물인        듯한  광기어린 눈을  내게  비추며.............


보기만  해도 목이   메일   것 같은 눈 으로  내  숨을  천천히.........  짓누른다..........



그리고................비는  오늘도................내린다...........


너의........


마지막    눈물  같았던........


지금   내.........가슴에  뿌리고 있는  눈물 같은.......비가........



눈물..............


너를  배신하고는   단 한번도   눈  밖에    흘러나와 본적이  없는  눈물..........


배신자의   눈물은......싸구려 창녀의 웃음보다도 더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의  밤이면.......나는 너를  가슴속에서  들추어내어


다시금 나를  사정없이  칼질한다.......


더러운 배신자의  상처를    바깥의 비와  같이  섞어  흩뿌리며..............


쉬지 않고..........내리는 비는...........


오늘도  내  가슴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채기를   만든다...........


.
사랑...


사랑.................


사랑...................................



사랑과.....집착과........광기...............



그리고.........욕망 ( 慾望 ).




날...용서하지  마라........


날  용서한다면...........


난  널.......영원히    용서하지  않겠다...............널..............








초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겨울비는  겨울의   위세를 맹렬히  떨치며 적막이

감도는 새벽에도  그치지  않고  주위의 공기를  깨트려댄다.


늦었군.........그  영감이  뻗대는  통에.........


약간 긴 듯한  결  고은  검은 생 머리를  차가운  밤 공기와 함께   헬멧 안으로

집어넣은  온통 검은색  차림의  젊은 남자가  바이크에   올라 타며  시동을 걸자

그것을   신호로   주위에 숨은 듯  잠복해  있던  바이크 몇 대와  세대의 차량이

같이  조용히 시동을 건다.


천호동 건도  해결하고  시간 내  가려면 빠듯하겠군.....

오늘 저녁엔   그가  올테니..늦으면  안돼.


초조함에  바이크를  급하게  발진 시킨   윤 정(尹 精) 은 출발지 바로  옆  골목안

코너를 돌다가  역시   코너를 돌던  어떤 인영과  맞 부딪혔다.


"우악--"


털썩---

이런.......


자신의 눈  앞에  튀어나온 인영은  한 명이  아니라  세 명 이였다.


조금  큰 사내아이와  그  보단  한참 작은  어린  두  아이.


어린 녀석들은  바이크와  부딪힌 곳이  아픈지   주저  앉아  울고  있었고  조금

큰 사내아이는  동생들인 듯한  녀석을  달래며  동생들의 울음이 터져 나오게 한

자신을  가끔씩 노려본다.


동생들인가.........비가   이렇게  오는  새벽에.......어린애들이.  거기다 우산도  없이...?

아이를   달래려던   꼬마가  바이크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자신들을  내려다보던

윤  정을  노려보다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윤정의   옆에서  그를  호위하듯

붙어있던    재영이  말을 건낸다.


"먼저  가십시오,  이  놈들은  뒷  처리 조 에게  넘겨  처리시키겠습니다."



처리.


윤정은  순식간에  가슴이  얼어 붙었다.


그렇다.  그게   규칙이다.

지금  막   불씨를  만들고  나온  강  회장 놈의  집은  앞으로 이십분 안에

불이  나서  싸그리  타 버릴 것 이다.   그가  머리 속에  입력시키고  있던

조직의 비밀과  함께.

불이  나면  경찰이  뜰 것이고.......탐문수사는  당연한 것.

증거는  손톱  가루조차  남기는걸  용납하지  않는   하 륜 의  지시에  따라

증거인멸은   철칙이다.


하지만....


이 꼬마의 물기 어린   눈은.......누군 가를 닯아 있다....

이  새벽 ...........  비 오는 겨울의    한   새벽의  거리를  쏘다니는 사정을  가지고

있는  허름한  옷  차림을 하고 있는 이  놈은...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부터는 적대적인  눈을  없애곤  자신이  이  시커먼

사내들에  의해  무언가 신변의  위험이  있을  것  같은  감지를 하는지

입을  다물고  무리의 지휘관을  정확히   꿰뚫어   나  만을  응시한다.


"...꼬마, 어딜 가는 거지?  이  새벽에?"

"..............."


사내아이는   조용히  윤정의 눈만을 바라본다.


너무나  침착하군.........이상한  아인데..........

동생  놈들도  형 말에  조용히  울음을  멈추고  형의   품에  안겨  있다.


"늦었습니다, 윤 정님.  하륜님께서  지시하신  시각에서---"

"작전 수행중, 부하는  상관이  말을 시키기  전까진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는 게

규칙이다.  틀린가?"

"..........죄송합니다."


윤정의 날카로운  지적에  순식간에 입을 다문  재영 에게  잠시   차가운   시선을

주던  윤정은   이상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얼어 붙은  세 명의  아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딜 가는 건지  내가  알 바가  아니자만,  넌,,,,,,,,,,,,아니  너희들은   지금 막,

너희들의  고약한 운명과  마주쳤다.  고약한  운명........   양자택일  이란 말을  아냐?

둘 중  하나가  아니면 할수  없는 선택.  네겐  지금 양자택일의   선택을  해야하는

시간이다.  지금..........이  빌어먹을  비가  떨어지는 이 새벽의  이곳은......."


윤정은  자신의 말이  끝난 뒤   말을  꺼내지  못하고  눈으로만 그를 재촉하는

재영의 시선을 무시하고  입을 열었다.


"...첫째,   우리  패가  되라.   둘째,  그렇지  않음  너와  네  동생들의 명줄은

오늘이...........아니,  지금이    마지막 이다."

"윤정님!!!"


간신히  입을  막고  있던  재영이 급기야  소리를   지르자  윤정이  그를 향해

냉소를 흘렸다.


"난  규칙에  충실하게  꼬마에게  제안한 것이다.

증거를  보게된  생명체는  무조건 죽인다---  가   규칙이지,

단,  우리 패가  되면  그건  열외 될수  있는....."

"하지만, 어째서,"

"난  네  말대로   두 번째  장소로  가겠다,  제 2 팀이  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이  일은   네가  마무리  짓도록,  이  꼬마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네  책임하에 일을  묶어라.  단,  결정은...네가  하는 게 아니고   꼬마가  하는 거다.

명령이다."


윤정이   다시  바이크의  시동을 걸자 꼬마의  입이  처음으로  열린다.


"....당신  이름이  뭐야?"


쏟아지고  있는  폭우를  몸으로  튕기며  조용히  소리를 울리는 변성기의 목소리.


이 녀석......봐라?

지나치게 조용하다니......내  이름을  물어?  이놈도...평범한   아이는 아닌가?

하긴...이  새벽..겨울의  빗물이  터지게  내리는  거리를  방황하는  놈이

평범 할 리는 없지만....

윤정은  막  바이크를 발진 시키려다가  몸을  멈추고  소리를 낸  소년을  쳐다보았다.

몸이  완전히  물에  젖어  옷이 달라  붙어 있는  꼬마는   열....서너살  정도의 나이......


그때...내  나이랑.......같은 건가............같은  날...........같은..............

이  녀석은...  죽음  운운  하는  시커먼  차림의  억센 사내들의  무리를

크게 두려워  하고  있지  않다.

그 때의 난........두려움에  정신 없이  떨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곤  주저  앉아

그를 마주  쳐다보지도 못했는데..........그게  벌써  육 년전의 오늘인가.........


하하   윤정.....

왠  센치냐........네게  필요한  감정은.....상황을  계산하는 계산력뿐.

다른  감정은.............아무것도  필요가  없어............


"윤 정. 이다,  내  이름을  부를 일은  없겠지만,  네가  우리패가  된다면  얼굴은

볼 기회가  있을 거다.  그럼 네게  주어진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나라면............내게  다시  선택하라면..........죽는걸  선택할거야.................


윤정은  폭우가  눈 앞을 가리는  앞을 향해서  바이크를  발진시키며

자신에게  되뇌인다.



이놈의 겨울비는  진득하게  그치지도   않는군..........


"내 이름은  동오야, 이  동오."


막  속도에  몸을 실은  윤정의   귀에  아스라이  소년의   두 번째 말이  전해진다.



동오....라고?  이  동오.....?

후  그래........그게 무슨  상관이냐, 꼬마..

네가  죽는다면  그걸로  끝이고.......

네가  산다면...우리  패에  들어온다면,,,,,,,,,,,,,,

그  순간 부터  넌 이  동오로서  살아왔던 모든 걸.....

혹은  한 번쯤  꾸었을  모든  꿈을...........버려야  하는데.........

일 년뒤 쯤은........이  동오가  누군지..... 너  자신조차   기억이   안 날걸....

나도... 내 이름이    이젠............기억이 안나니.............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는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는  길거리를  빠르게

갈라가는  윤정의   바이크는  길거리에  고인 물 방울를 후비며  애써

자신의  감정을   턴다.


빌어먹을......해  마다  꼭  이날  비가  내리니.......

비는 정말.........싫다.

지긋지긋한  내   운명의  사슬  같은....비.....

저주의..........비.





2화.



"네가 레어드. 정  의 스테이지를 거절했다고 하던데?"


윤정은  자신에게 와인 잔을  내미는   하륜의  손을 바라보며  그가 내민 잔을

조용히 받아들며  그의   눈치를 조금  살폈다.


무대 선택에 있어선 그다지  상관 안 하는 사람이 갑자기 그   늙은  변태이야긴   왜....


"네.  내년여름  콜렉션 발표회인데 그의 이번  컨셉을 보아하니   제 이미지랑

안 맞는 것 같아서.....제게  메인(패션쇼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중점이  되는  의상을 입는 모델.) 을 주겠다 길래 검토는 해봤습니다만,

제게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하 륜은   윤 정에게  시선을  잠시  주더니  전면이  창으로 되어  강이 시원하게

들여다 보이는   창 쪽으로  걸음을  옮겨 그  옆에 놓인   하얀  의자에  앉고선

담배를    하나 꺼내서  불을  붙인다.


"후........"


담배 향이  뿌옇게  퍼져 나가며  하륜의 파란  눈동자를   살짝 가려준다.

quarter(사분의  일  혼혈) 인  하 륜은 다 인종  출신인  조부를  가진 덕에  완벽히

동양인 이라고도   서양인   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묘한 분위기의  외모를 가졌다.

한국인에겐  쉽게 찾아보기  힘든  2 m 가까히 되는   장신에  그가   취미로  즐기는

스포츠와  격투기로  단련된 몸매는,  표면적으로  모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윤 정의  쭉  뻗은  모델다운  몸매와는  그  느낌이 다르지만  보는  이의  시선을

몸으로  잡아채  올려서   깊은   청색의  눈에서  뗄수  없게 만든다.


"이번 스테이지는   해라.  레어드. 리  놈의  이번 스테이지가   완벽히 성공하면,

놈은   이젠 확실히 큰다.  놈이   크게 되면 챙기게 될  이윤도  만만치 않을 거다. "

"하,,,,,,,하지만, 전  아무래도--"


무심코 반대 의견을  말하던 윤 정은  하 륜의   파란빛이  찰나의 순간  잔인하게 빛나자

순간적으로 온몸에  차가운  냉기가  뒤집어  씌워지는걸 느끼며    본능적인 공포가

그의 몸을  감쌌다.

하륜은  곧  정신 없이 입을  다문  윤정을   향해 냉소를  흘렸다.


"....한  동안   안  보았더니   꽤나 건방져  졌군.  '하지만'  에다가  '아무래도' 라......

지금  네가  내게  '하지만,  ' 아무래도'   이런  소리   한 게 맞는 거냐?"

"잘못했습니다,  용서를......"


윤정은  화급히   고개를 숙이며 몸을 경직시킨다.

정말  요즘엔  정신을 놓고  있는 모양이다.

갑작스럽게   시도 때도  없이  센치해 지더니 이젠   그의 앞에선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말까지 무심결에...  아아....제.........제발..............


"벗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윤정의  머리위로  조금도  망설임 없는 하 륜의 짤막한

명령이   떨어지자,   순간  몸이  크게  떨리려는 걸    간신히 감춘   윤정은

침착함을 가장한 손길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데뷰  2 년만에  본격적인  패션쇼의 메인 자리만을   휩 쓰며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지명도가  높은  패션모델인   윤정의 알몸이  드러나는 걸    무표정하게 지켜보던

하 륜의 두 번째  명령이 윤정이  막  브리프를 벗었을 때  떨어진다.


"네가  네 처지를 망각한 모양인데........... 요즘  널  아무리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곤

해도 넌,  내  개야.   그래...........개 새낀  끊임없이   교육이 필요하긴  하지........

이리와.  물론......넌  개니까,  개 처럼  무릅을  꿇고  엉덩이를  쳐들고   흔들면서

기어와."


윤 정은 순간적으로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한 두 해가 아니지만...

그의 명령은..... 죽을 수만 있다면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을 만큼   굴욕적이다......

고통보다   힘든  육체의  일보다...견디기  더. 어려운.....치욕............

소중한 것들을   저당 잡히고  받아들이기로  한.......그와  나의  피의 계약,,,,,,,,,,

내 목숨이  끊어져도  난 영원히 그의  개  라는...........


윤정은   간신히    표정을     유지한 채  그의  말을  따라  천천히  바닥에

무릅을 꿇고는 엉덩이를    세웠다.

윤정은   차가운  마룻 바닥의 냉기가  꿇은   무릅 으로부터 올라와선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여지지가  않는 걸 간신히  무릅을  앞으로  내밀어 하륜의

앞으로    기어나가기 시작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

예전에  등이  터지도록   채찍으로   맞으며  익힌 ............그의  마음을  거슬리지

않을 만한   보폭으로   그가  앉아  잇는  불과  10m  가  안돼는 거리를

1000 m    가   넘는   거리처럼   느끼며  알몸으로   무릅을  꿇은 채 엉덩이를

세우며  고개를 숙인 채   그에게 기어가는  윤정의    입술이   숙인  고개 아래에서

깨물어졌다.


아아  도데체.........

언제쯤   돼야   이런..그의  학대에  수치심을........굴욕감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어째서  굴욕감은.........  수 많은  시간을  보내도  수  많은  수치스러움을  경험해도...

익숙해져만 갈 뿐,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


온 몸이 치욕으로   부들거리는 걸  그가  눈치 채지 못하게  가까스로   그의

발 앞까지 기어가자   하 륜은  들고 있던  와인 잔을    자신의  다리 아래로

기울여버린다.

잔을   반쯤  채우고  있던   와인이  욕의만 을 입고   있던  하 륜의 한 쪽  다리를

흐르며    공기 중에 알콜 내음이   퍼지기  시작하자   하 륜의  저음이  다시  울렸다.


"핧아."


윤정은   그의  다리를  타고   흘러 내려오는    붉은 빛의   와인을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내  몸을 찔러  피를 내었을 때의 붉은  색은......선명한 색이였다.

가끔  손이나  베었을 때  밖에는    본적이 없었었던   붉은.....타  오르던  색깔.......

그  어떤  타인의    피도  손에 뭍혀 보지   않았었던.........순결한  색의   핏빛.........

지금  내   피의 색은.........이젠  이런   와인의  색이다.

순수한 붉은 빛이   아닌......타락한  썩은   피 빛인  포도주 색....


윤 정은   아무말 없이  그의 명령대로  그의  몸을   더  구부려  양  팔을

바닥에  닿도록  붙이고   와인이  붙어있는 그의   발을   그의 엄지 발가락 부터

핧아가기  시작했다,

윤 정이  아까와 마찬가지로  서두르지도, 거리껴 하지도  않은  태도로   그의 발을

정성스레 핧아 나가기   시작하자   포도주  색은   하 륜의 피부에서  자취를 감춤과

동시에  윤 정의 가슴으로  이동해  검붉은  피를  흘렸다.


하 륜은  윤 정이 자신의  발을 핧아  올라와  다리로   입을  올리자  한쪽 발을 들어

윤정의 얼굴을  들게 해서  그의 검은색 눈동자를  꽤  뚫듯  바라보았다.


"후,,,,,,,,,너는   정말   흥미로운   펫(Pet) 이다........   내  개가  된지  6  년이

지났는데도   단  한번도  날  지루하게 만든 적이 없는........이  검은  눈이라니..........

훗...............딴 놈들은   채 석달을  견디지 못하고 평범한  짐승의  눈이  되어버리는데

왜   네 놈은.........그대로 인지.........6 년전  그  흥미롭던  애송이였을 때와

지금과.......   훗 .비싼 값을   주었더니.........그  값을  하는  건가..?"


내   눈이  옛날과   같다고?

그럴 리  없잖아.   당신 같이  잔인한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당신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며  사람의  피를 손에   뭍혀가는 일 따윈,,,,,

6년 전의 난     상상도 못했어.

그때의 난......친구들과   먹을 거로  싸우고  오락실이나 드나들고........

걱정이라곤 병약한  집안식구들을  챙기는 거  밖엔 없었던...

그래도  평범하다고  할수 있는  애송이였었는데......

지금의  사람의  피와  오물에  찌들어  섞인   쓰레기  같은  지금과  같을 리가 없잖아.


"아아....재떨이가  필요하군........."


하 륜은  담배재가 차 오르는  담배를   윤 정의  얼굴에  툭툭  털면서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하얀  담배재가  자신의 얼굴 위로   흐트러지며  날리자   윤정은  아무말 없이

자신의  왼 손바닥을 그에게  내민다.

하 륜은  내밀어진  윤 정의  손바닥의 한가운데에   담배를 가져다  힘주어 비벼  껐다.


치이익-----


살이   타는  소리가 나면서  윤정의 손이  몸과  함께  고통으로  크게 떨리기

시작하자  윤 정의 머리를  잡아챈  하 륜은 자신의  하체로  윤정의 머리를 거의

쑤셔 박듯  눌러  박았다.

윤정의  입이 정확히  그의   페니스  께에  부딪혀오자  손바닥이  끓는 듯한 아픔을

애써  무시한 윤정의    다른 손이  하 륜의 벌어진  가운의 허리띠를   푸르고

생존 본능에   따라    그의  페니스를   입에   담는다.


"................웃."


윤 정이  그의 페니스를   입안에   반쯤   집어넣어  조이면서 훓으며  한 손으론

하 륜의 음낭을  희롱하며  조금씩  눌러대자   하 륜의 페니스가  육질감을  더해가며

그의 목이  약간  뒤로  젖혀진다.


"하아,,,,,,,,,,,,,,역시 네 솜씨는  최고다...............흣.........."


윤 정은 온  정신을  다 집중해서   그의  몸체를  힘을 다해 입으로  조여가며

그의  특별한 부위를 슬쩍 슬쩍 문지르자   하 륜은  흥분이 고조된듯  점차 몸을

경직시키며  한 손을  들어  서서히  윤 정의  등뒤로  뻗는다.


찰칵--


무언가의 쇳소리가  나자   몸을  다시 경직시킨    윤 정은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의   페니스를 입에서  계속적으로    희롱하면서  속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는

동작을 연상했다


잠시 후  어김없이  자신의 등을 가르는  고통.


하 륜의  나이프는  윤정의 하얗게   빛나는  등을  세로로 길게  그어가며  하얀색과

대비되는  붉은  핏자국을  만들어간다.

그가 몸을  움찔거릴 때마다  핏자국의  숫자가  늘어가며 베인 등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실핏줄은   마치  붉은  뱀들의 향연처럼 ,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한

윤 정의   등 뒤에서   붉게   흘러내리며    현란하게   춤을  춘다,


"학,,,,,,,,,하,,,,,,,,,,,,,,"


지속되는   고통에도  정신을  놓지 않고    하륜의 페니스를  애무해 대던  윤 정은

하 륜의  페니스가    완전히    부풀어오르자   자신의 몸이   하 륜의 손에 의해

잡아 일으켜지는 걸  자각하곤  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이제.....다 와 가는 가......


일으켜진  윤 정의   몸이  뒤로 급하게  돌려지더니  곧 바로  거센 힘에  의해서

하 륜의 무릅에  그대로  앉혀지면서   그가  위치를   조절하고 있던 그의  페니스는

사정없이  윤 정의  연한  살갖을  파고든다.


"아윽---악---"


언제나............셀  수도  없이   그에게  안겼어도  절대로  익숙해   질 것  같지 않은

살을  저미는 듯한   이  고통........그리고  고통보다  더  깊은............


직격적으로    자신의 빡빡한 애널을  뚫고  들어온   그의   페니스로 인해

자신의 애널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순간적으로 비명을  참기 힘든  윤정이

비명  소리를  을  낸 뒤  화급히 하 륜의  행동을 살피곤   자신의  다리를  땅바닥에

지지하고  몸을 아래 위로   움직이며  그의 몸이  자신의   좁은   통로에  깊이

드나들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회음 근육을  수축 시켜갔다.

점차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윤 정의   움직임에     하 륜의 숨이  더 거칠어지기

시작하더니   한  손을 들어  윤정의  몸체를  거칠게     바닥에 밀어 던진다.


콰당----

"우욱-- "


하 륜의 손에  의해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윤 정의 다리가  순식간에  크게

벌려지며  하 륜이  자신의 손으로  윤정의 몸체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며 자신의

페니스를 윤정의  안에 깊숙이  집어 넣고 곧 바로  자신의 손 힘을 이용해   윤정의

몸을   움직여서   피스톤  운동을  한다.


"학,,,,,,,,,하,,,,,,,,,,,,,아앗,,,,,,,,,,,,,,,,아,,,,,,,,,,,,,,,,,"


하륜의  페니스가  자신의 성감대를 깊히  찔러오기  시작하자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도

간간히  신음소리를 내  뱉으며  몸을  뒤척이는 윤정의  코 끝에  의미해진 알콜의

내음과 진한  피 냄새....그리고  점차로  거칠어가는  숨 내음이   갈라진   머리속을

채우기 시작한다.


"아앗,,,,,,,,,,,,,,하,,,,,,,,응,,,,,,,,,,,,,,아아,,,,,,,,,"


윤 정이  숨이 찰 듯한  신음소리를  내며  하 륜의  정욕을  부추기자   하 륜은

윤정의   몸을  급하게  뒤집고는  그를  뒤집음으로  인해  잠시  빠져나왔던  자신의

페니스를 곧 바로  거세게  찔러 넣는다.


"아악!!!!!"


윤정은  고통에 몸을  부들거리며 떨었다.

항상  자신에게 고통을  주면서  들어오는  그의 몸이    오늘은.......더욱 더 거칠다.


삽입의   고통을  숨을  골라가며  인내하던   윤 정은   하 륜의  페니스가  그가

익히  알고 있는  자신의  성감부위를  찔러가기 시작하자  목소리를  떨어가며 그

누가  들어도  그 소리 만 으로도   숨이  거칠어 질 만한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흔든다.


"아학,,,,,,,,,,,앗,,,,,,,,,,아,,,,,,,,,,아읏!!,,,,,,,,,아아앗!!!,,,,,,,,,,,,아.................."


쉴새없이  자신의   성감대를   짓누르는   하 륜에 의해   절정을   맞은  윤 정이

사정을 하고선    허탈해진 몸에  힘을  빼자   자신도  윤정의   몸 안에서  사정을

하고  나온  하륜은   일어서면서   윤정의 몸을  사정없이   집어 던진다.


"아욱---"


바닥에 나뒹그러진  윤정의  고개가  다시  하 륜의  발에 의해  약간 들렸다.


"......다시 한번 더  네게  금지시킨 단어를  내  앞에서  꺼낸다면.....

널  한 달간  명도에 쳐 박아  놓겠다."


명도.


윤정은  순간적으로  옛  기억이 떠올라 소름이  끼치는   두려움으로  고통조차

순간 잊어버리곤    몸을 떨었다.


"알겠냐?"

"네......."


윤정이  가까스로  대답을 하자  그 에겐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   몸을 돌려

욕실을    향하는 하 륜의 몸을   눈으로  쫒다가  상체를  일으킨    윤정은 군데군데

바닥에  퍼져있는  핏 방울과  희뿌연 정액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하얗고...........붉은.....................    두 종류의 자신의  액체.......

더러운 주인에게서  기생하고 있다가  나온   자신의.............


하하...........


윤정은  희미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나올 때  까지도  엎어져 있다간........다시  무슨  행위를  당할지 모른다.

일으켜지지  않는 몸을  시간을 들여 간신히  일으키고   옷장으로 걸어가  자신을

위한  욕의와  하륜을  위한 옷을 꺼내서  자신은  욕의를  입고는 하륜이  입을

새  와이셔츠와  양복,  넥타이와  양말  까지  꺼내서   침대 위에  얌전히

올려놓으니   하 륜이     샤워를 마친 듯 물기가  어린  몸으로  나온다.


알 몸 으로 나온   하 륜은  곧바로  윤 정이  서있는 곳을   스쳐   화장대에  있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면서   새하얗게  질려있는  창백한 얼굴의 윤 정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았다.


"두 달간은.....내가  자리를 비운다.   정운도 나와 같이 갈 거고........... 민호와

혁수를   제외하고는 지금 국내에  있는  놈들 중엔   네가  톱이다.

그  두  놈은 자기  일 때문에 정신이  없을 테니 자질구레한 일은  네가   처리해라.

중요한 일이면  내게 직접  리포트하고.... 남미를 돌  계획이다 . 이번엔  물건도

그쪽   취향에 맞게  셋팅이 잘 되었고 가는  김에  새로  파야 될 곳도 있으니..

조금  더  걸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루트를   새로  팔라면...

그  놈들은   그런데만 까다로운  놈들이니..............."

"알겠습니다."


절도 있는 윤정의 대답에  아무말 없이  침대로 걸어가  침대 위에  준비된  옷을

입은 뒤  나가던   하 륜은  몸을  돌려   윤 정을  본다.


"항상  명심해라. 넌 인간이  아닌,  내 개다.   동물에게  필요한 건 그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뿐,  이성 따윈 아무  필요가  없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네....의지가

남아 있는 듯한  눈도 아직 까진 흥미가 있지만,  어느 순간  내가  흥미를 잃는다면.

그  뒤는 네가  잘 알고 있겠지? 이제껏 내 장난감이 내 흥미를 잃은 뒤 어떻게

됐는지는?"

".......네, 하 륜 님........"

"좋아, 그럼    내가  떠나기 전 자세한 지시는  한꺼번에   같이하겠지만,,

이틀에 한번은   내게 보고를 넣도록 하고  재영이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그 놈을

데리고  갈 테니  일 처리는 혁수와 의논 하도록 하고, 그동안  네 일의 처리는 일단

네가  직접 해라.   아무래도  재영이 놈을  그쪽에  쓰는 게 더 나을듯하긴

한데.. 일단  이번엔  데리고  갈 테니  어려운 일은  혁수와 상의하도록."

"네."


윤 정은   하 륜이 자신의  집을 떠나자    서둘러  욕실로 들어가  욕탕에 물을

틀고는  그  안에 들어가  주저  앉았다.


물이   욕조에  차  오르면서  붉은 색의   물이  색깔을  진하게  더해간다.

그의 앞에선   통증조차   크게  느끼지.........

표현조차  하지 못했던   손바닥의 지져진  상처와   등뒤에   살을   패었을

상처.........

물이 닿자마자  쏴하게 후끈거리는 애널의   찢어진  상처가  너덜거리는 자신의 마음과

함께  흔들거리며  올라와  자신의 눈 앞에  뿌옇게 자리잡는다.


"우욱,,,,,,,,,,,우우욱,,,,,,,,,,,,,,,,,,욱욱,,,,,,,,,,,,,,,흐윽,,,,,,,,,,,,,,,,"


차마   크게  울 수도  없는 주인을 애도라도 하듯  붉게 차 오르는 물빛이

노란 빛의   욕실    장식 등과  같이    물결친다.


오늘은..........12  월  19일..........


그가...일부로 인듯   세월이    지나도 절대 잊지 않고 나를  찾는   ............

6  년 전 그  악몽 같았던,,,,,,,,

내 인생을   순간적으로 바꾸어버린............

그..저주받은  밤의   고통이  점차로 수위가  짙어가는  몸의 고통과 함께  쳐 오른다..


한참을 울먹이던 윤정이   고개를   숙여   붉은 기의  물을  멍하니   바라보니

순간,  투명한  물 위에    아까 전 그  꼬마의 영상이  떠오른다.


아아......나는 이젠  남은  내  모든 세포까지  악마에게  흡수되었나 보다....

어째서......그  꼬마를.....죽이게   놔 주지 않았던 건가.....

죽음은..........영원한    안식이    될수  있는데.............
.
어째서    그 꼬마를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자신과  동류로 만들어   놓은 건가.......

그  꼬마도......몇 년이 지나면  오늘밤을......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는   차가운 겨울밤을......일생  잊지 못하게  될까.......

내가...평생.....숨을 쉬는 한  평생 못  잊을 것 처럼,,,,,,,,,,,,,,

내   생일이나.........내   원래  이름 따윈.........내   과거 따윈...........

이젠 기억이    희미해도..........

또렷하게  뇌리에 박혀있는   6 년전의   일을......

나처럼....기억하며 그 밤을  저주하게  될까........?

윤정은   구부리고 있는   자신의  무릅에 고개를 뭍었다


춥다........추워.............어머니.........아아....어머니..................정은.........아............





3 화.


정현은  덜컹거리는  진동을 몸으로 느끼곤  정신을 차리고서    화급히  창 밖을

내다보았다.


와,,뭐,,뭐야?  벌써   지나갔잖아?  우우~~~~~~


정현은  무릅으로  머리를  한 바탕  흔들고는   가방을  챙겨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에   재미를 붙인  정현이 자신의 사범에게  동작을 다시

물어보다가   학원버스를   놓쳐서   그냥  버스를   탓지만, 요즘 무리했는지  밀려드는

졸음을 참을 수 없어서   잠시  졸았던 것 같은데........눈을  뜨고 보니 자신의  동네는

지나간지가 오래다.


투덜거리며 일단 버스에서 내린 정현이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이  내린 곳은

자신의  집  동네에서   두 서너 정거장  정도  떨어진  옆 동네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의 인적이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한참  버스를  기다리던

정현은 버스가  오는 기미가 없자  무심결에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곤  깜짝 놀랐다.


뭐야,  벌써   열한시가  다 되가다니........  도장에서 너무 늦게 나왔나?

휴우....또 엄마가   잔소리 꽤나 하겠군......그렇지   않아도  늦게   도장 드나드는 거

안 좋아하는데......하지만  학원 갔다오면  시간이  없잖아.

그렇다고  학원을  빠지긴 그렇고........태권도도 재밌고........


막  주위를 둘러보며 공중전화를  찾던 정현은  한참을 걸어서  전화부스를  발견하곤

부스안으로 들어가  다이얼을   돌렸다.


"엄마?  나야.  아,,,,,버스에서  좀  졸았어.  으유  알아~~~ 소리좀 고만 질러.  응.

아니,  그냥   내가  갈께.  여기  두 세정거장  뒤야.........괜찮다니까?   엄만  내가

어린앤지 알아.  그래~~~~~  응.   참, 엄마  병원 갔었어?  응,응.  알았어."


정현은   자신을   굳이  데릴러  오겠다는  엄마의   말을  거절하고  전화부스를 나왔다

한  이 삼십분  정도  걸어가면   되고.......   도중에   자리잡고 있는 공원 안쪽으로

해서  가면  십분  정도는  절약될 것이니.  빠르면 십오분이면  집에  도착할 것이다.

뭐 하러  엄마를   번거롭게.....

밤이라  적막하긴 하겠지만,  어차피  자신은  밤길을   무서워 해야하는  여고생이

아닌것이다.


우~~조금  추운데.........이씨!!  비가  오잖아!!!

엄마한데  데리러  오라고 할걸  그랬나?

정현은   잠시 후 고개를  흔들었다.

엄마가 요즘에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계속 붓고  힘들어하더니 결국엔  가기

싫어하는 병원에 억지로  등 떠밀어 보내긴  했는데...갔다왔다니  무슨  얘기가  있겠지만,

지극히  정상인  자신과는 달리  엄마는  몸이  약하다.

약간 내리긴  하지만, 겨울에 이런 비  를 맞고 감기라도  걸리면...

설마..나쁜 병은  아니겠지....  정은이 때문에   너무  힘 들어서 그러나?

자신보다  무려 8 살이나  아래인 정은은   태어날 때부터  내장이   기형으로 태어나서

그  어린 몸에  몇   차례수술을 받아  간신히  회복 되었었는데  이젠   천식에

만성  폐쇄성  호흡부전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병을   앓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의 집은  어느 정도 생활이  되는  부자인 덕에 돈 때문에 힘들거나 하진

않지만,  정은이  에게  쏟아 붓는 돈이  만만치   않은 건  어린 자신조차   알수 있었다.

유독히  몸이  약하고  심성이  여린  엄마와    바쁘고  무뚝뚝한 아버지....그리고  정상이

아니라고  할수 있는 어린  여동생  때문에   정현은  열  셋의 나이치곤  상당히

어른스럽다는 소리를  누구에게나  듣는다.


정현이  한참을 걸어 막 공원 안에 들어섰을 때,  어두 컴컴한  밤의 공기가 왠지

공원안과  공원 밖  세상과 분리 된 듯한.........  유독히  냉기가  서린  공기를

막닥뜨리고  정현이   잠깐  멈칫했다가   순간    피식 웃었다.


뭐야,  현 정현...........  네  나이가 몇인데           밤이  무서운 거야?  바보 놈...


괜히 자신을  다잡아가며  일부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가던  정현은  공원안의

갈림길에서  조금 망설였다.

계단으로 이어진  언덕 쪽으로 올라가서  그대로 내려가면  더  빠르긴  하겠지만......

아까부터  왠지.  불안하다.   그냥  평지로 가는 게........

정현은    평지를 선택하고  두어 걸음  가다가  마음을  바꾸고  도로  언덕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치,  웃겨.  갑자기  왜?  저쪽으로 가면    최소한  이  밤에 5 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깡패가 무서운  여고생도  아니고....  귀신 따위가  있을 리도 없잖아.


괜히 몸에 힘을  주고  씩씩하게  계단을  걸어올라 가던  정현이  계단의 중간 쯤에

왔을 때  계단  옆으로 나있는  숲길에서 갑작스럽게   이상한 소리가 나는걸

느끼고는  걸음을 멈춘   정현은  약간의   두려움과 호기심에 망설이다가   나뭇잎을

헤치고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후...그래?  그렇담  더  이상  너랑  말  나누고 있을  이유 없지........이런 곳  까지

애써  따라와서  친히 잡아주었더니만......"


우와~~~~ 엄청난   장신이다.  190 은  넘는 거  같은데?

정현은  숲  안에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오는 남자를 보고  눈을   뗄수  없었다.

거의 본적이 없는 듯한  장신에  찌지도 마르지도   않은  적당한  체격의  회색양복

차림의  젋은 남자.    그리고...................순간적으로 빛나는 그의   파란 눈.


와앗?  검은 머린 데  파란 눈이다.    외국인  인가?


정현은   즐비하게 서 있는  사내들의 무리를  보고  왠지 모를 두려움이  들기

시작해    화급히    나무에서   몸을  떼어  가던길을  가려고  생각하던 중, 옆에

조용히 서  있던 다른  남자가  회색옷의  남자의 고개짓에 따라  몸을  움직인다

싶더니  무언가를  추궁하던 남자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잡고 순간적으로

돌려버리는 소리가  '빠-각-' 하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나더니  남자의  몸이

소리없이 바닥에 뒹군다.


"허억--"


자신도 모르게  놀란  숨소리를  낸 정현의  눈이  찰나의 순간  파란 눈의 남자와

부딪혓다.


오싹하게 가라앉은  진한 청색의 눈.


가.....가야돼................도....도망을.............

가.........가.............가....야 하는데...............아아..........

어.,어서..........어.......엄마,,,,,,,,,,


정현이  생전 처음 보는 살인  장면으로  굳어 있는 동안   장신의 남자의 지시를

받은   다른 남자들이 정현을 발견하고  그를  끌어당겨서  바닥 한 가운데  내동이  친다

.
"........꼬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한국어, 한국어다.

"난  두번  말 하는 거  싫어한다. 뭐 하는  거야..."


정현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몸을  화급히   몸을  일으키자마자 온 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잡아."


정신 없이 도망치기 시작하는  정현의 등뒤로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울리자

소름이 끼치기 시작한  정현은  이젠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를 헤치고  목적지 조차

모른 채 정신 없이  앞으로  달여가기  시작했다.


정현이 어릴때 부터  몇 번을  왔었던 공원 안은  마치 처음  온  장소인양   도망칠  길을

모르고   헤메이게 하고  있엇고  빗물 때문에  눈앞이 완전히  개이지  못해  아무 곳

이나  우왕좌왕   하며 뛰던 정현은  곧  억센  남자의 손에 의해 뒷덜미가  잡혔다.


"놔!!  놔!!   노란 말야!!!"


정현의 반항에도  아무대꾸  없던  남자가  정현을  질질   끌어서는  아까  정현이

도망친 그  곳,  장신의 남자가  서 있는 곳에   그의  몸을  집어던지자

몸이 흙탕물에 뒤집어  씌여진  정현의  머리를  누군가가 힘주어 잡아챈다.


"아욱--"


순간적 으로  다시  맞  부딪혀진  남자의  차가운 시선.


"........뭐야?  이놈.....  마음에  드는 눈인데..........   새까만    검은 색이라........몇 살이냐?"

".....아욱--"

남자는  정현이  대답이  없자  잡은 자신의  손에 힘을 준다.

"여,,열 세살....."

"흐음.........열 세살?  혁수!"

"네, 하륜  님"

"이번에 교육 들어갈  물건은  갯수가 다 맞나?"

" 네?  아, 네,  이미  중간 결함으로  처리하고  비게될  자리를 메울  후보감까지

채워진  상탭니다."

"흐음  그래......  그래도   이놈의 눈은  꽤..  괜찮은데........."


얼어붙은 채 이해가  안되는  대화를  듣고  있던  정현은 잠시 후  다시 남자의

차갑게  빛나는  눈과  부딪혔다.


"...꼬마. 넌   쓸데없는걸 보게  됐다. 그러니 네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 쯤은.

영화  따위를  봤으면 아주.. 잘  알 거다.  문제는 이게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라는데

있지... 쿡쿡  안  됐군.  열  셋이라.. 음... 물건의 자리가  다  찼다니  그냥

데리고  있을 순  없으니.. 한데  네.  눈이  마음에 들어  아깝긴  하다만.........'

어떡할까.......흠.........."


이,,,이  사람은 날,,날  죽일 거야,,,,,,,,,,,도,,,,도망가야 해. 현,,,,,현 정현  넌 할수  있어.

넌, 넌,  네  엄마랑   그래.....정은이 ,,,,,,,정은이를 생각해,  날 보면 오빠라고

조그맣게 부르며  힘  없이 웃어주는  정은이를.......


정현은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서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생각에  잠긴  남자의

다른 쪽  팔을  있는 힘껏 물어서  남자가  순간적으로  움찔거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서  정신 없  온  몸에 힘을  주어  뛰어가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찰칵거리는  금속음이  나더니  순간  들리는  예의 그  남자의 소리.

"멈춰. 저건........  곧  내  손에  들어온다.......재미있군......."


어떻게 집  근처  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동네  어귀......

점차로  강도를 더해가는  빗줄기를   온  몸으로 맞으며  정신없이  뛰던 정현은

아무도  쫒아오는  기미가 없자  한참뒤  몸을  진정시키고 수시로  뒤를 확인하면서

동네어귀를  힘없이 올라가니  자신의 엄마가  우산을 들고  서 있다가  자신을 발견하고는

황망히  다가온다.


"세,,,,,세상에,   정현아!!!!  너,  왜 이렇게   늦었어???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어딘지도 몰라서 가도  못하고.....아니, 왜  이렇게 옷이  엉망이야? 안  그러던  애가??

어디 굴렀니? 다쳤어?  얘!!   왜  그렇게 넋을  빼고  있어?  가방은?  가방은  어쩌고?"


그러고  보니..가방이  없다.  도망치다가   어딘가에 떨어트린  모양이다.......

정현은 엄마의   얼굴을  보자마자  왠지  밀려드는 서러움에 울고  싶은 것을

엄마의  부석해진  얼굴을 보고   간신히  눈물을  삼켰다.


엄마는 병자야..........내가 그런   나쁜  사람들을  만났었다는 걸 알면....

엄만  걱정을 하느라  잠을 못  잘 거야.

괜히    재수  없어서  깡패를 만난 걸 가지고.......

게다가   무사히 도망쳤고  상처는  까진  상처뿐이니...


".....아냐, 엄마. 빨리  오려다가 흙탕물에 넘어져서..."

"그래?    그러길래  엄마가  데릴러 간다고  했는데."

"........아버지도  안 오셨을 텐데  정은이 놔두고  온 거야?"

"응? 응,  비가  너무  많이와서. 너  우산 안 가지고  갔잖아........"

"엄만,  정은이를   혼자  놔두면 어떻게  만의  하나  발작이라도  하면.........

이렇게    비가  오는데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면 어떡게  할라고!!"

"잠깐이라  괜찮아.........."

"그  병에  잠깐이란 게 어딨어?  시도 때도 없이   발작하던데.............가자구!!"


갑작스럽게 정은이   걱정스러워진  정현이  자신을  살피느라  미적대는 어머니를

끌다시피 하여  집으로 향했다.

자신의 어머닌............너무나  소녀 같다. 보통의 아줌마 냄새는 전혀 안나거 니와...

어떤 점은  이제  열셋인   자신에게 의지를   한다.................후......중학생의 나이에

모든걸  챙겨야하니.........어머니는 아마................아버지에게 딴 여자가 있는걸...........

눈치채지 못할 거다.......그게    더 낫긴 하지만................



집에 들어와   정은을 보고는  대충 샤워를 한뒤  다른 가방에 책을  대충  챙기곤

자리에 누운  정현에게  파란눈의  남자가  떠오르면서  그가 한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저건, 곧  내 손에  들어온다....재미있군......................


"아우,  씨!"


정현은  남자의   잔상을  지우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공부는 잘  하고 있냐?"

"...네"


아침에  마주친 아버지는  어머니가  건네주는  손수건을  받아  넣으며  정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학생 땐  공부가 전부니  딴 데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이  안 쓰니  내가 쓰는 거 잖아.'

당신은  단신의 아내가  병원에서  신부전증이 있으니  치료를  해야한다는 소리를

듣기나  했어?

나도  잘 모르긴  해도, 어제 그 말을  듣고  찾아본 바에 의하면  그  병은

감기  정도가  아니더라구!!!

치료 시기를 놓치면  큰  병이  되는  만성병이라고 한다고!

정은인, 정은인  안부나 물은 적이  .....  그  앨  안아  본건  언젠지   기억이 나기나  해?

당신이  이 집에서  그나마 신경 쓰는  사람은  나지.

물론  당신의 구미에  맞게  그래도 굴러가는 머리로  6 살때  일찍  입학해 중학교

입학 이후 전교  톱을  한번도 놓쳐 본적이  없는  아들내미이기  때문이지,

내가 엄마나 정은이  처럼 병에  골골 했다면    나를  쳐다나 봤을까?

딴데 신경  쓰지 말라고?

그럼 내가  안  쓰면  누가 써.  아버지  당신이 안 쓰니 내가  쓰는 거 아냐.
'
나도  평범한  딴 놈들  처럼  아버지랑  목욕탕에 가서 장난도 치고  새 게임기를

사달라고  조르는, 그런  놈이 되고 싶다고.  내가  왜  누구에게나  조숙하단  소리를

듣는데?  이건  다  당신 때문이잖아!!!

당신이  그  여자에게서  낳은  듯한 아이를  안고 그  여자에게 보여주었던 미소를

나나 정은이.  엄아에게  한번이라도  보여준 적이 있어?

물론   엄마랑 결혼한건  할아버지의 강압 때문 이였다는 건  나도  알아.,

할아버지만 오시면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땜에  병 치레 잦은 여자랑 결혼했다는

말을  하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그래도  결혼한 건 당신이짆아,

어쨌든  결혼   한건  당신 이라구!!

내가 뭐 천재라서 중학  이년  내내  수석을  단 한번도 안 놓친지  알아?

내가  집안일  까지  상관하고서  없는 시간 쪼개서  밤 새워  코피  터트려 가며

공부해서  죽어라고 수석 자리  잡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당신은  내  아버지인,  내 생명의  근원인  아버지,   당신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놓고  싶지 않아서야.

난.........이제 열 세살이라고,  당신의  따뜻한  품에서  어리광  부리고  부모님의

담소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열 세살이야.   당신은  날...따뜻하게   안아  준 적이   있어?



정현은  수 없이 소리치는  자신  안의 이야기를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


"...아버지.  엄마 오늘 병원에서 보호자  데리고  오라고  했다던데요?   투석이란걸

해야된다며........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아아 그래?  오늘은   시간이 없다.  당신,  오늘  꼭  가야돼?"

"아,,  아뇨,  시간 없으심........."

"아버지.  병  치료는  오라는 날  해야........"

"시간  없다고 했잖냐,  내일 오후에 시간이  되겠다."


더 이상 가타부타 말이 없이 문밖을  나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고 정현은  입술을

지긋히 깨물었다.

얼른....어른이   되고 싶어...........모든지 내가  다  할수  있는........어른이..........



"야,  너  정말  오늘  왠일야?  새끼,  책은   어따  다 팔아먹었어?  설마  누가

뽀린 건  아니겠지?

"......버스에 놓고  내렸어"

"뭐???   으이구  멍청한 놈.  버스  회사는   찾아갔냐?"

"나중에 가야지 언제가.   가도 있을지 모르고......"

"참 내,  모든 일에 잘난  네놈이 숙제도  교과서도  없이  왠일 이냐고 다---"

"내가  뭐  완벽한   인간이냐?"

"야야 관둬라,  건  그렇고 우리 오랫만에  라이덴  한판 때리는 거 어때?"

'나  가봐야 돼."

"으이구, 이 시스콤아.  너  또 동생  못 잊어 그러는 거지?"

"..........아픈 애니까."

"그래,마,   하긴.......나  같아도 그런  인형  같은  여동생이라면............우이,씨!!

왜 엄아는 그런    헐크같은  여동생을  낳은 거야,  고건 귀여운 구석이라곤

손톱  만큼도  없으니.........."

"나간다."

"야!!  낼 잊지  말고   조깅화  사와!!  너  오늘  그 베둘레햄  눈 봤지?"


조깅화.......


친구  희웅의 말을  귀에  담 으며   정현은  걸음을 재촉했다.

낼  하루만  어떻게 해보지 뭐.........오늘은  사러갈  시간이 없어.........

학원도 죄 빼먹어야 하는데............

오늘  삼촌이랑  연락이 됬으니  엄마가  병원은 갔을테고.......

정은이가 혼자  있을까?  걸린다......


버스에서  내린  정현이 정은이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걸음을 빨리해  집 앞에

다다르니  왠지 이상한 분위기가  정현을  맞는다.


뭐지.......


정신 없이 어수선한 분위기에............대분이  활짝  열려 있다.


이,,이건 어떻게된.....서,,,설마  강도가?


정현이  대문을  통과 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처음 보는 사람들이 신을  신고는

아우성을 쳐대고   있었다.

정신을  조금  차리고  보니......어머닌  거실 한 가운데서  정은일 안고  주저 앉아

있었고  ...........집안물건에   수 없이 붙어  있는 붉은 딱지들.....


뭐,,뭐야???


"어,,엄마!!!!?"

"정현아!!!!!"

"오빠..........."


갸날픈  정은의 목소리가  어머니의 떨리는 소리와 같이   난다고싶더니  난립해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자신을  돌아본다.


"네가   현 사장  아들이냐?   이런,   니네 애비  어쨌냐?  그 놈이 내 피 같은 돈을

떼먹고 어디로 나른거야?  대!!  니 애비 어딨어?!!"


험상궂은  잠바 차람의  남자가  자신의 멱살을  쥐고 흔들자  옆에선  뚱뚱한 여자가

맞받아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고,   정현은  순간적으로 머리가 빙글 빙글  돌았다.


이.....이게 어떻게 된 거야..........

뭐야.............이건 도데체..........

어제 부터  이건  다......뭐냐고................




비....


살인....


공포......
.

도망침......


불안..............


원망...............


책임........................


붉은.......딱지................사람들................빚...............?

엄,,,,,,,,,,,,,엄마.....,,,,,,,정은.............아..............................................





"우웅............"


정현이  눈을  뜨자  자신의 방안에서  나는  이상한   백합   비슷한 냄새에  서들러

주위를   살피려고  주의  둘러보자  마자   믿기지 않는 장면에 눈을  한 번  비볐다.


"....하룻만 에 봤는데 반갑지  않은  기색이군.......몸을 굳히다니, 꼬마."


어제     그.... 장신의  남자.......


"다,,,,,,,,,당신........"

"음....네 환경을 보아하니  너도  아주  찰딱  서니 없는  꼬마놈은  아닌것  같은데......

건  내가 알바아니지만.........바쁘니 용건만 간단히  이야기  하지. 네  아버지의  사업은

부도가  크게 났다. 부도가 뭔지   아냐?......싑게  말해 망했다는 거다.  2 시간전,

도망 쳤었던  네 아버진 잡혀서  구치소....감옥이랑  비슷한 대다.  거기에  수감된

상태고  네  엄만  충격 때문인지  너랑 같이 쓰러졋다.  네  동생 역시  발작을

일으켜  두 사람은  나란히 병원 응급실에 있을 거다."


뭐,,,,뭐라.........?


망연자실하게 넋을 놓은 정현에게 누런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이거,뭐. 넌   봐도 이해  못하겠지만.......어쨌든  이  집의  남은  식구는 너니.............

이게,   말하자면  네 아버지와  내 채무 기록서다.  네 아버지의 빚은  어제  밤을

기해 내가  다  떠맡았거든........얼마나  내게  빚졌고,  얼만  큼을  갚아야  하는지,,,,,,,,,,,,

아마  네  아버진  평생를    감옥에서  썩게  될 거다.  쿡..사실을  말하자면 어느

정도 부실하긴 햇어도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만큼  네  아버지가 아주

돌대가리는  아니였지.몇  겹을  방어를  해  놨더군........물론  밥  먹고 그런 것만

전문으로  하는 내  부하놈에겐  상대가  안됐지만......."

"서,,,설마, 당신    일,,,,,,,일부로????????"

"쿡쿡...........그래,  이건   내가 전부  조작한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빠르게 진행시킨 것도  다. 내가  지시한 거지......오랜 시간  투자 하진  않았어...........

쿡쿡....이건...네가  감히 내 손에서  벗어나  도망친......첫 번째......벌이다,  꼬마."





4 화.

"정신이  .... 들어    엄마?"

"정......현아......."

"일어나지마, 엄마............좀  더 누워 있는게...."


정현은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어머니를  제지했다.


"정현아.  나쁜 꿈을 꾸었어.....   세상에나,,,말도  안돼는 꿈을........우리집이  망하고

네  아버지가 도망을---"

".......사실이냐.  꿈이  아니고.  아버진...잡혔대."

".....무,,,,,,,,무슨  소리야?  그럴리가  없잖아?  정현아,  너도  꿈꾼 거니?  아냐, 그건

꿈이야......  정은이,,,,정은이는 어디에  있니?"

"...소아과에  입원 시켰어.   엄마가  쓰러지고 나서  놀랐는지  갑자기  호흡  마비가

왔었나봐......  응급실에   실려왔었거든....... 응급실에서  엄마 보고   삼촌에게

연락했더니 삼촌이  입원 동의서  쓰고 가셨어.   엄마도  곧  병실 비면 입원실에

올라갈거야."

"뭐,,,뭐야?  그럼   내가 정은이   병실에---"

"엄마도,  입원한 거라니까?   왜  그렇게  자신을  몰라.   엄마도  지금  얼굴이

말이 아냐!!"


정현은  자신의 짜증 어린 힐난에  어머니가  몸을 굳히자  한숨을 조금 쉬었다.


"......당장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더  나뻐지기  전에  치료를  하는 게 낫데.........

투석이라는 거라 든데.......그냥 입원하는 게   나을 거야."


사실은  갈  데가  없어,  엄마..............

오늘 부터......우리집은  숟가락   한 개까지  우리 께  아냐.......

그  남자가..........나보고  당장 나가 달라고  하더라고...........


"..너  학교는    어쩌고.......낮 인데......"

"전화했어.  낼 부터 가면 돼."

"..........외삼촌은  언제 가셨니?"

"조금 전에.  회사에  있다가   나왔으니  오래  못 있으신데"

"............."


어머니가  더  이상  말이  없자  정현은  어머니의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주면서

그녀를 껴안았다.


"....다  잘   될 거야, 정현아.....  걱정하지마.....괜찮아.....  네  아빨  믿어...

괜찮을 거야............"


약간의 분  냄새가  섞인  엄마의   냄새....


그래  엄마.....  다  잘  될 거야.......그럼........다  나중에    어려운 일  겪고 나선

옛날 말  한다는 사람들  처럼  우리도........그렇게  될거야.........


정현은   엄마의  품에 몸을  더  깊히  뭍어 가며,  자신의   정신이   들자마자

자신의 눈앞에 있던  그  남자를 생각했다.


[뭐....라고.........  요?]

[내........소유가   되라고  했다.   댓가는  너희 집  사람들의 원 위치........

네가  날  배신하지  않는 이상  계약은   평생  지킨다는 거......]

[소......유  라 뇨?]

[말  그대로.  넌  내가 시키는 일이면.....내가  명령하는 건  다  해야한다는.........

쿡.,그래.  학생은   공부랑 비교를   해줘야  알겠지.........  노예가  뭔진  알지?

넌  내  노예가  된다고 생각하면 돼..  내  소유가  된 그  순간부터.

내가  죽으라면 죽고  내가  숨쉬라면 숨쉬고........  불복은  절대로  안돼.

그게  설사.............살인을  명령했다  하더 래도.]

[다,,,당신  미친 사람 이예요?  소유,,,,,노예 라니?  사람을 어떻게  물건처럼......]

[뭐,,사람도  물건과  크게  다르진   않지.  물질 만능이란 소린.....

아직   학교에서  안 들어봤나?]

[ 왜....왜  그런걸....나,.,,,,나  땜에   우리집을 ,,,,내가 거슬리면  나만.......나만  어떻게

하면 되지 왜!!   왜  우리집은!!!!]

[글세,,,,네가  꽤  값이  나가  보였었었지............게다가  내겐  좀   특별한

펫이  필요하고..............요즘  좀  심심하거든.......]

[내,,,,,,,,내가  그걸  승락할 거  같아요???]

[후.  승락 안 하면?  넌  거절하면  너 뿐만이  아니라 네  집안 식구  모두를

저승에서  같이 보게  될 텐데?  뭐  .내가  굳이 나서지 않더래도  그냥   놔두면

그리 오래지  않아  그렇게  되겠지만............네  아버지, .곱게 자란 집  외  아들님이

감옥 생활을 오래 견딜 수  있을까?  네  어머닌?  신장병이 있다지?

네  동생 역시 병이 있고...그러고 보면  네 집에서  정상적 인건 너  하난가?]

[나,,,나가!!!  누가  당신 따위에게  구걸할지  알아?  당신   같은  살인자   따위에게!!!!!]

[당신  따위라....꼬마.  내게  건방지게  군건...나중에  천천히 그  보답을  받게  해주지..

난 이만  바뻐서 가야 하니  다음에  보지.]

[누!!!  누굴   나중에  보자는 거예요?  난,  당신  다시는 볼일  없어요!!!!]

[  후  글쎄............인생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거야,  꼬마.........

아,  이집은  경매 붙일 거니  당장  나가.]



자신을  감싸안던 어머닐  안정시키고 재운 뒤   T.V를 튼  정현은    보호자  침대에

자신의  늘어지는 몸을  앉혔다.


기운이  빠진 눈으로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정현의 눈에  어디선가  눈에 익은

남자의  사진이  들어오더니  곧  리포터가 나오며,   한강에서    목이  부러져  죽은

시체가  근처에서 데이트 하던  연인들에 의해 발견됐다는 뉴스가   병실안에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연예인의  매니저라고.........?

저.,...저  사람은  그러고  보니까!!!!!!!


정현은  그 남자를 어디서  봤었는지가  떠오르자 순간적으로 소름이  좌악  끼쳤다.

저  남자는 그.....그  남자의  명령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그,,,,,,,,그 남자.......


자신도 모르게 입에 손을  대고  숨을 들이킨  정현은  숨을   천천히 몰아쉬었다.

끝났어, 모든 게...........빚이야 아버지가  진 거니까....내가 갚을  의무는 없는거고.....

.아버지가  잡혀갔으니........

내가,,,,,,,,,,,내가   재수가  없었어서..........  재수가  억세게 없었어서  거길  지나가다가

그  사람들에게  발각되어.........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살.....인을    저지르는걸

보게되어  이렇게  됐지만.,,,,,,,,이제  끝났어.........

그  제의를  거절했으니  이젠  내 앞에  다시는   안 나타날 거고....잘....될거야....

아버지  일은.........어쩔 수  없지만...........어머니는   친척들의 도움이나  삼촌에게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되겠고......중학교만  졸업하면........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고

학교는 야간을 다니면 되겠지............절대로,,,,,,,,,,무슨 일이  있어도  살인자의

노예  따윈  될수  없어....소유라니...........자기가  죽으람 죽고 살라면 살라고?

난  노예가  아냐.    게다가...........그  자가  내게  명령할 건...,,살인  따윌 테니.........

남에게  피해를 끼치며..........살인자..범죄자  따윈  될수  없어.............

깡패  두목의 부하가  되서 일생을   쓰레기  처럼  살고 싶진  ...않아......

열심히 살면.  이제껏  처럼  풍족하진 않아도...........그냥.......마음은  편하게 살수

있을테니............어서  이런 악몽에서   벗어나는 게.............

정현은  T.V 를  끄고는  눈을 감았다.





"그럼, 엄마,   나  갔다 올께......그 동안  잠이나  푹 자..."

"그래, 걱정말고  공부 잘해."


휴,............


정현은  병실을  나서려다가  잠시 한숨을 쉬었다.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할 것인가....무엇보다도  공부할 준비가

아무것도.......가방도  책도 없는데  어떻게   공부를....그렇다고  그 집에...........

구둣발로 엉망이  돼 있고   군데군데 화분이며   유리가 부서진......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집......이젠  남의 소유가  될 그 집은...............가고  싶지 않다.

그리고 할 일도 있고..........

그래도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선  학교에 가는  척을 해야겠지.....

소아과 병동은 면회가  아무 때나  가능한가?.

정은이를 보고 갈수   있을까?


힘없이 복도 바닥만을 바라보고 가던  정현의 옆을   누군가가  스치고  지나가자

진한 향수 냄새가  나는걸  인식하고 뒤돌아본 정현의 눈에  어디선가  본 듯한

낮익은   모습의 여자가  스쳐 지나갔다.


뭐.....지?   저  아줌만  어디서  한번  본 듯한 게..........


계속  그녀를   지켜보던   정현의 눈에  엄마의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녀의 모습이  보였다

정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쫒아   다시  병실로  다가가  병실  가까히에  가니

복도에  여자의  카랑카랑한   하이 소프라노  톤이 울린다.



"아, 글쎄   친자  확인  하고 싶음 하라니까요?  순진한 비서를 꼬셔서  들어  앉힌 건

누군데 !!!    창창한  젊은  여자의   앞길을  막았음 끝까지  책임  져야지, 도데체

내가 애나  기르며 감방  수발을 하게    생겼어?  내  나이  이제  서른인데  ?

이  아인  당신   남편아이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요.  낳으라고 했던 것도

당신   남편이니까."

"이,,,,,,이 봐요,  아가씨!!"

"딴 소리는  다  필요  없어요.  그 나마  위자료  안 받는걸  다행으로  알으셔 야지.

그 아인  당신이 키우던지  고아원에  갖다주던지.  당신  남편  씨니까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당신에게  갖다 주는 것  뿐이야."

"그,,,그럴 리가  없잖아요?!!  우리  남편이 딴  여잘--"


여자의 목소리가  조금  더   카랑 카랑 해진다.


"하?  그럴리가  없기는?   당신  남편이  얼마나  여자를   밝혔는 지   알아?

나  말고도  가끔  섹스  파트너로  만나는  여자가  몇 있다고. 당신 남편 ,

여자들에게  돈좀   뿌렸으니까  뭐,  나  한텐  마누란  얼굴만 봐도  짜증난다고 했는데.

이제보니  그  이유를 알겠군.  저렇게  얼굴은  부어있는데다가  눈치라곤  곰  같으니....

당신,  당신   남편이   당신  마지막으로 안아준 게  언젠지  기억해?"


쾅---


"....당장,,,,,당장  나가욧!!!!!!!"


더  이상  여자의 언어  폭력을  듣고  있기 힘들어진  정현이  문을 소리내어 열고

들어와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자  여자는 입을 다물더니  정현을 쏘아본다.


".....뭐야,  이  꼬만?"

"당장,  당장  나가,,,,,,,,여긴  당신 따위의  창녀가  올 때가  아냐,  당장 나갓!"

"뭐,,,,뭐얏?"

"정현아.........."

"그럼   당신이  창녀  아냐?  아빠  좋아한 거 아니잖아.  남자에게  돈  때문에

몸 주는 게 그럼  창녀가  아니고  뭐야!!!!  앗---"


찰싹---


"이,,,이봐욧!!"


정현이에게  손을 올려붙인 여자는 정현이 뺨을  감싸쥐자    가방을   옆으로  맨다.


" 이 꼬마가 말이면   단지  아나.....  흐응,,,,,, 사장님이  끔찍히  여기던  큰  아들이

넌가 보군.........그렇게   자랑삼아  이야기  하던    수재  아들이..........

너..꽤 잘생기긴  했다?"


정현은  여자에게 얻어 맞아  붉게  달아오르는 뺨을  감싸던   팔을  떼고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조용히 말을   꺼냈다.


"....나가요.  그 앤.........  아버지 애가  확실하다면  우리가  키워요.......  단,  다시는

이  아이  앞에......우리 앞에   나설  생각 하지 말아요."

"정현아,  그럴리가 없잖아!!!  이 아인---"

"엄만  좀  가만히  있어.  왜  그렇게  뭘  몰라?  아버진  이  여자  말  대로

난봉꾼이 였다고.  이  아인.......옛날에  아버지랑 같이  있는걸  길에서  본적이  있어."


여자는  정현이  말을  맺어버리자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나갈  준비를 한다.


"흐응.....제법  똑똑한데? 역시   수재라 다르긴 한가보군.......  그럼  난  가보지.

그리고  걱정마.  내가  미쳤다고  다시  당신들  앞에  나서 겠어?  현 사장은

이제 영원히 감옥 에서  썩게 생겼는데?  내가  비서  출신이라  좀 아는데.........

부도액수...한  두푼 이  아냐.  이제  감옥에서  나온다  해도  재기는   불가능해.

차라리 감옥  안이  속  편할걸?    훗...당신들도  잘 살아.  이  아인  이름이---"

"필요 없어요,  당신이  부르던 이름 따위는.  우리가 다시  질 거니까!!'


정현이  불 타는 눈으로  여자를 바라보자  여자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나가버린다.


여자가  나가 버린 뒤 숨을 짓누를 듯한 침묵 속에서   포대기에  싸여  자고  있는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던  정현은   잠시 후  전신을   차리고는 복잡한  가정사를

구경하던  같은 병실의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소란을 일으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한쪽  침대의 할머니가   혀를  차자  샘솟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넋이  거의

나가있는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엄마...........괜찮아.........크게...달라진 건 없어...........그냥.......  저  여자가   과장되게

이야기  한것  같은데...........아버지가.......저런  여질  만난 게..........실수  하신거야.............

엄마.......울지마............엄마아.............울지마...........엄마..........정은이..........엄마가  기운

차려야  정은이을  돌보지...나는....난................난................."


정현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자신의 어머니를 와락  껴안았다.

자신의 어머닌  약한 몸처럼  여린 감성의 소유자  였다.

아버지를 닮아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똑부러진   자신의  성격과는 달리

음악과 시와  책과  꽃을  사랑하는  몸 약한  평범한  중  상류층  부인이였다.

자신  조차  감당하기  힘든.........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이  상황이........

엄마에겐  얼마나  힘든  일일지..알고도  남는다.

그  것도  반  이상은..........나....때문에...........내  운  때문에  벌어진.........

아버지가  평생  감옥에  갖히게 된 것도.........다............

정현은  숨을  크게 몰아 쉬었다.


그래도.......그래도   난  평생......범죄자가  되어........

내  의지가  아닌  남의   꼭둑각시가  ....남의  소유가  되어  살고 싶진  않아.

미안해요  아버지.........  나.........열심히  일해서..공부도 열심히   해서..........

아버지   나오게  할 테니까....그러니까........날  용서해줘요............

아아.........이제  꿈 이였음....한 바탕의  꿈......이였음.............






정현이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병원에  도착한 건  어둠이  짙어 가는  저녁때였다.

엄마를   진정시키고  학교를 간다고  나섰던 정현은   학교 대신  알고 있는 친척을

쫒아다니며  그들에게 최소한의  도움이라   주기를 청했었으나.....별로  이렇다할 말을

하는 친척은   없었다.

자신의 명의로 되 있어  당분간의  생활비와  집을  구하는데  소용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돈 마저...  신탁이라 당장은  손도 댈수  없었다.

그야말로....수중에  돈  한푼 없는   상태.........

자신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저금은  그야말로 어린애  저금 수준이니........

어머니의  치료비와  정은이 입원비...........방을 구할 돈..........생활비........자신의 학비.......

다른 건  차지하고서라도  어머니는 지금  치료 받아야  더  나뻐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했는데....정현은  또 다시 한숨을   쉬려다가 문득  눈앞이  희미하게 움직여

대는걸  자각하고 머리를 짚었다.


어지럽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  부터  만 하루 동안  아무것도  안 먹은 건가....배 고픈지도

모르겠지만........게다가 그  전날은   왠지 식욕이   없어서   저녁도  대충  먹었는데......

허기는 느끼지 못하지만 기력이  빠진다.

엄만..........무얼 좀  먹었나?

하.....무얼   사들고  가서  챙겨주고  싶어도.......돈이....없다.

어떡하지?  아르바이트라도  해야하나?

열  세살 짜릴  아르바이트 생으로  쓰는 데는 없을  텐데.......

어떻게 일단  삼촌에게  라도  조금  부탁하는 게......


어느덧   병실 문 앞까지  온 정현이  애써  밝은  표정으로   얼굴을 가다듬고

문을   열었을 때,  엄마의  침대에는 엄마가  아닌  다른  아줌마가  누워 있었다.

무심결에  병실의  문 앞에 붙어있던   호실을 확인하던  정현의  귀에 엄마 옆  침대

할머니의  말이  들여왔다.


"쯧쯧......얘,  왔니?...........하유, 이런,,,,,불쌍한...아직   어린애를........."

"....할머니? 저희  엄마는 요? 아...기는 어딨구요?  엄마가   딴   병실로  옮겼나요?"


설마....병원 비  나온다고  퇴원한 건  아니겠지...아니..갈  때도  없잖아......


얼굴에 주름이 잔뜩 진  노인이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정현을 바라본다.


'에구, 쯧쯧........세상이  왜  이리 흉흉한지..........  저런  호말 같은  아들내미를

놔두고   어디를 갈려고.........그런....."


뭐,,,뭐야.....왜,,,,,,왠지........불안해,,,,,,,,,,,


"하,,,할머니?"

".....너네 엄마  다른  병동으로  옮겼다.  간호실에  가봐."

"네? 갑자기  왜요?"

"....쯧쯧...."


정현은   아무말 없이  연신 혀를   차는  할머니를 보다가  서둘러  병실을 나와선

간호사 실로 갔다.


"저기,  한 미혜 환자  옮겼다던데  어디로  옮겼어요?"

"한 미혜씨?   넌  누구니?"

"아들이예요.  어디로  옮겼어요?  갑자기 왜요?  아침까지  아무런 말도....."

".....아들...이니?  저기.........네 엄만  중  환자실로  옮겼어.  좀  전에  네  삼촌이

오셔서  옮겼거든,  아마  중 환자실  대기실에  삼촌  계실 거다."

"중....환자 실요???  거기   많이  아픈 사람들만  가는 거  아닌가요?  왜요??"?

어..어 디예요??"

"..........3 층에  있어.  대기실은  그  옆이고..."


정현은  간호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뛰어서  3층을  향하기  시작했다.


서,,,,,설마 갑자기  나뻐진 건..........왜,,,왜 이렇게   심장은  뛰는 거지?

어,,엄마,,,설마,,,,,,설마!!!!!!!



"사,,,삼촌!!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는 요???"

".....정현아........"


정현은  막  대기실로  나오는  삼촌을  잡고  숨을  헐떡였다.


"..네 엄마가  약을..한꺼번에,,,,,,그  동안  외래를 다니면서  안 먹었었던  약까지

모조리 한 꺼번에 다  먹었다.........신장약 이라  엄청 독하다고..........죽으려고  먹은 것

같다.......아이 문제  때문이였는지.......아이는 일단  우리 집에  데려다  놓았다.

그 아이  이야긴  네  엄마 병실에  있던   할머니가   이야기  해 주시더구나........

나쁜놈..........       휴,,,,  엄마는 일단   위  세척은  했는데.......흡수된 양이   있어서...........

게다가   신장까지 약했는데.............이젠  아예  신장이 망가진 상태라고.  생각하라고.........

수술....해야  된단다...........그전엔  위급한 상태로  그냥 목숨만 유지하고 있는거고..

그것도 빨리  수술하지  않음  힘들.........다고........."


정현은   머리가  순간적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외삼촌의 얼굴이  이중  삼중으로   흔들려   보이며 그의 입만이  크게  목소리를

울리는 듯한  착각에 빠져가며   땅바닥과  허공이 뒤섞여 자신의 머리 속으로  들어와

요동치기 시작한다.



아아  제발......

제발.....................
아아..............................



"정현아!!!!"


정현은 아스라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삼촌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느끼며

정신을  잃어 버렸다.



5화.


"하 륜 이다."


-달칵.


정현은  그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자신의 귀에  들리는 순간    전화길

내려놓고는  뒤돌아서 전화부스에  몸을 기댔다.


하 륜 이다.....라고?


그가 던지고  갔었던  서류더미에서 발견한 그의  이름과 연락처......

그 전환...부하에게  보고 받는 전환가?

아님..  설마  내게  전화가 올지 알고?  첫 말에  반말이라니.....

휴우...


정현은  늘어져 가는  몸을  바로  세우고  화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소독약  냄새  나는  화장실의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고 나니

정신이 좀  들것 같다.


정신 차려  현  정현.

그 자가  어떤 사람 인지   네 눈으로  똑똑히 봤잖아.

사람을 손가락 하나로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명령을  하곤,  내가 그 장면을 보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우리집을 풍지박산 낸  사람이야.

그런 자가 왜..... 왜  날  끌어  당기려는지......

그  자의 기준으로  보면  날 죽이는 건  숨 한번 쉬는 것  만큼이나  쉬울 텐데   날

죽이지    않고  자신의 소유............가 되라고 하는  건  무슨 이윤지 모르지만...

아직   세상이  어려운 이런  어린애를 왜 자신의 소유로  만들라는 지도 모르지만........

정말  아무것도  아는바가  없지만  그건  알아.......본능이란 거.  정말 있을지도  몰라...

왠지 그  사람.........

그  사람과  내가 얽히면  난 두 번 다시  인간처럼  살수 없을 것  같애...

그래.....  불행을  맞았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어떻게든  천천히   해결해 나가자.......


--수술이  가능하다해도  이식할 수 있는 신장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은

네  엄마는   이제............시한..부  란다.

신장 기증자가 나타나도  수술비만  기 천 만원이 드는데-----


세면대에서  고개를 들고  거울을 보던 정현은  난감해 하던  외삼촌의 얼굴을 떠올렸다
.
어머니의 유일한 형제인  외삼촌은 어머니와 우애가 깊었지만   자신도  세  아이의

아버지에다가  평범한  중소기업의  부장이다.

여유가 많을 리  없다.

수술비만  천 만원이 훨씬 넘는다 는데......

입원비   약값,  그리고  그 동안 생활비......정은이의 병원비.   아아....그리고

정은인  퇴원시켜야하는데.....

우리 정은이.........  그  이쁜앨  유치원에도  넣어야하고  괜찮아지면  피아노 학원이랑
미술학원도  보내야...

아아.....


다시  한숨을  크게 쉰   정현은  시계를  보곤 화급히  화장실을 빠져나와  걸음을

옮겨서  중환자실로 갔다.

게시판에  붙여놓은 거 보니까 면회가  오후는 2  시부터 3 시  라고  했으니..

몇 분  안 남았다.

얼굴만이라도 봐야지.....



"이 옷으로 갈아입고  들어와,  떠들면 안된다?"


아무말 없이  간호사가  넘겨주는  수술복 같은 옷과 마스크를 서투르게 입은  정현은

신발까지 주는  걸로 갈아 신고는  소독내가  확연히  퍼지고 있는 중환자실안으로

깊숙히 들어  가서는  눈으로  자신의 엄마를    찾았으나 칸 마다  커튼이 쳐져

있어서  자신의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저기요........  한  미혜 환자  어딨어요?"


막  자신을 지나치던  간호사를 잡고  물어보니 그녀가 의아한 듯  정현을  바라보다가

무심결에  말을 한다.


"한 미혜씨?  아아    저쪽  두번 짼데, 그 사람은  면회  안돼,  처지실  환잔데..누구니?"


면회가 안 된다고?  왜?


정현은  간호사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성급히 몸을 움직여 그녀가  말한 곳의

커튼을  열자마자   그대로  얼어붙었다.


수  많은  기계와  수액줄...... 전기줄에  뒤 덮힌   엄마의 몸은  엄마 본래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게  온  몸은  부어 있었고  피가  몸에  조금씩 말라 붙어있고

빽빽히 그녀의  몸을  채우고 있는  처음 보는 기계.........튜브들.........수액.......


"애, 이분은  면회 금지야.  누가  이앨 들여보냈어?   어서 나가라."


어,,,,엄,,,,,,,,엄마,,,,,,,,,,,,,,어,,,,,,,,,,,,,,


"우욱,,,,,,,,,,흐욱,,,,,,,,,,욱,,,,,,,,어흑,,,,,,,,,,,우흐윽,,,,,,"


자신도  모르게  땅바닥에 주저앉은  정현은   일이 일어난뒤   처음으로 눈물을 터트렸다.

누가,,누가,,,,,,꿈이라고 말 해줘,,,,,,,,제발 이 지독한  악몽을 깨워 줘,,,,,,제발!!!!!!!!!





"여기서 기다리도록."

정현은    차가운 실내의  공기에 심호흡을 하며  초록색의  넓은  쇼파에  자신의

몸을  반쯤 걸쳐 앉혔다.


그날  중환자 실로  나온 정현이 곧 바로    하륜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항복을

선언했더니   그는  이곳으로  오라고 명령하고는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자신의 동네에서  거의 반대쪽인  이곳을  한시간도  더 넘게  지하철을 타고 다시

물어물어  동네를  찾아서  그 주소로 도착 했을땐, 무슨 거대한   저택이 정현을

맞이하고 있었다.


작은 회사 사장이던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던  깔끔하고도  아늑한  자신의  집은

일반적인  기준으로선 큰집에 속했지만, 밖에서  삼층으로 보이는 이 집은.  안으로

들어오고나니  그  대지가 얼마큼 인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인터폰을 누르고 무어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사람이  나와서 자신의 이름을 묻길래

대답한  정현은  그를 따라서  정원의  한 가운데를 가로 질러  뒤쪽으로  들어가선

현관 앞 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다른  남자에게 건내져선  그를 따라

한참을 안으로  들어가서는  이층인 듯한 곳의 접견실 같은  곳에 안내 되어졌다.


여긴.......손님을  맞이 하는 곳인가?  여기 서   기다리면 그가........나오는 건가?

왜  이렇게 집이 복잡하지......   게다가   집안 곳곳에  사람이  없는 곳이 없으니..

깡패의  집이라서 그런 건가........

왠지..........영화에서 보던 깡패소굴과는.......느낌이  다르다.

모두 다 절도 있고   표정 없는 얼굴을 하고서 주위를   경계하는 게...........


달칵--


정현이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문소리가 나더니  한 사람이   들어왔다.

"현 정현?"


그가......아니다.

정현은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서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남자에게  대답을 한다.


"네."

"따라와."


남자는  정현의 몸을 아래 위로 훓더니 별 말 않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정현은  그의 말대로  그를 따라가면서  한 걸음  뗄 때마다 심호흡을 해댔다.

아무래도 이  남자를  마지막으로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정현을  데리고  나온 이래 단 한마디도 않고  그저  안내만을 하는  남자가  정현을

데리곤  도로  일층으로 내려가   또 다시 미로와 같은  구조의  실내를  걸어가는

동안  정현은  코너마다  청색으로  복장을  통일한  남자들의  검문을 받게 되었다.

정현은 얼굴이 굳어있는 남자들의   검문을  처음으로 받으면서   긴장이  더  심해지며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시금  되새겨진다.


내가........그의...소유....가 된다는 건....

나도 이 남자들처럼  일생  깡패로서  그의 부하가 되어  살아야 된다는........거겠지...


하아..........


애써 떠오르는  후회를  지우고  다시 남자의  뒤를 따라   어떤 문 앞에 도착한

정현은  이번엔  철저하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 수색을  당했다.


브리프까지 손을 직접 넣어  몸을   체크 하는 낮선 남자들의  손길에 정현은 화들짝

놀랐으나,  자신을  인도해  왔던 남자 역시 같은   체크를  아무 표정없이   당하자

자신만  드러나게 당황한  표정을 보이기 싫어서 간신히  표정을 가다듬고  몸수색이

끝난뒤 열린 문  안으로 자신의..............발을  들여놓았다.


넓찍한  방  안에는  회의가 있었던 듯,  방안에  있는  긴 탁자를 덩치 큰  남자들이

빼곡히 메우고 있었고  그는................하륜은   창가  옆에서  커튼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하다말고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 오는 정현을  바라보았다.


"후,,,,,그리.  오늘은  품평회나 하고  끝내야  겠군, 새것이  들어올 테니....."


정현을 인도해온  남자는   하륜의 눈을 보고 얼어붙어 있는 정현의 손을 이끌고

한 가운데에 세우더니  하륜이 눈짓을 하자  허리를  사십도 가량  숙이고는  나간다.


"....꼬마,  또 보는군......그래...여기까지 왔다는 건.....내  제의를  수락하겠다는  이야기겠지?"

"....머,,,,먼저   우리 집  식구들........다,.....잘되게  해주는 거 맞죠? 아버지, 어머니,,동,,생들."

"물론, 내  입으로 한말은  정확히.  네  아버진  다시  사장  현 석태의 이름이  담긴

명함을 갖게 될 거고  네 어머닌  신장 기증자가   나타나  무사히 수술을 하게되며

네  동생도 물론  생활에 무리 없을 거다. 네 어머니가  병원에 있는 동안 돌봐줄

사람도 있을거니.  단........그 대사로 넌  내,  소유.......내 개가  되는 거다."


개....개라고.......완전히........사람을  짐승 취급하다니...


정현은  주먹이  쥐어지는걸 간신히  참고는 입을 열었다.


"......하겠어요.  그....약속을  지켜 주신다면요.  뭐든...."


술잔을 들고 있던 하륜이 비어있는  상석의  의자에 몸을  앉히며  입 꼬릴 살짝  올린다.


"일단 계약  내용을  열 셋.....어린애인  네가 알아듣게끔....이야길  해주지, 꼬마.

내 개가 된다는  건....  말 그대로.   내 명이라면  그  무엇이라도.....너  자신의 목숨도

내놓으라면 내 놔야 한다는....  저번에  한  이야기 처럼.......내가  죽으라면 죽고

내가  살라면   살으란 이야기다..."

"하,,,,,,할 수  있습니다."

" '할수있다' 라.......할수   있는 것과  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의  의미는......조금씩

다르지?  그리고...널   어떻게  믿지?  고액을  주고  샀는데.........나중엔    못하겠다고

뻗대며 징징 대면?  "


하륜이  느긋한  표정으로  정현을  쳐다보자  정현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그럼  어,,,어쩌란......"


하륜은  그런 정현의  표정을  읽고 있다가  그의 뒤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뒤돌아보며   명령한다.


"재형. "

"네,  하륜님."

"저  꼬마에게  백지를 한장  줘라."

"네."


곧  정현의   손에  하륜의 면령대로  백지가 쥐어지자  정현은  의문의  눈으로

하륜을  바라보았다.


"계약서다.  너와  나의.  받아써라.  나는......."

"저,,,저기  펜,,,,펜이 없어요.!!"

"누가 펜으로   쓰라고 했지?  네   재주껏 써.  네 몸을  이용해서. 설마.  그  정도도

못하고  이  하륜의  것이   되겠단   소린  아니겠지?"


몸,,,몸을  이용해서  라고?  침이라도  이용하라는  거야?  아니,  침은  색깔이  나지

않으니  글을  쓸수  없다.  그럼......몸에서  색이  나는 건...........피?   피,,,,피로  쓰라고?

어,,어떻게????


"나   현 정현 은--"


하륜이 정현의 사정은 자신과 상관 없다는 듯  말을   부르기  시작하자  급해진

정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입을 연다.


"저.....잠깐만요!!  저기,,,,저,,,,,,,,,제게   칼,,,,칼이라도    주심........."


정현이  화급히  하륜을 저지하고  그에게  말을 꺼냈지만,   그  이하  모든  남자들은

마치 정현이   없는 듯  그를 무시하기  시작하곤  그들만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한참만에  참담한   표정으로  서 있는 정현에게  하륜의 싸늘한 말이  떨어진다.


" '잠깐만요'  라....... 꽤  귀여운 소릴  하는군..  모르냐?  넌  지금  이 순간부터

귀여운 소리나  내 뱉으며  어른의  총애나  받던  어린놈이  아니게  된다는 거......

계약 후........내  앞에서   다시는  '안된다,  왜,  어째서,  잠시만, 그러나, 하지만, 싫다 .

못한다'  이딴 소리   입밖에  내게  되면.......반드시  그  댓가를 치루게  할 테니

잘  알아  두는게 좋을 거다......  그리고.........일분  줄 테니  쓰려면 쓰고  아니면

도로  나가.  여긴  어린  꼬마 놈이  와서  어리광이나 부리는 곳이  아니다..

얼른 결정해서  쓰던지.  아니면  꺼져."


정현은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온  몸을 떨어가면서도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새끼손가락을  힘껏  깨물었다.

깨물린  손가락이  눈물이    나올 만큼  아펐음에도  불구  하고  피가 나오지  않자

정현은   울쌍을  짓고는  다시한번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손가락 끝을  자신의

송곳니께로  가져가서  눈을  꽉  감은 뒤  있는 힘껏  깨물었다.

어찌나 새게 깨물었는지  눈앞이 캄캄 해지는 저릿한  아픔이  머리를  흔들자마자

비릿한  피 내음이  자신의 코  끝을  흔든다 싶더니  자신의  새끼  손가락에선

붉은...........  새빨간  핏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몸에 일부로 상처를 내서  피를 보게된 정현이  그 충격으로

아무말도  아무  움직임도  못하고 멍하니 피가 흐르고  있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만

있자   하륜의  낮은 목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퍼졌다.


"  나  현 정현은  이 시간  이후로  평생을   넘어서 까지....하 륜의  소유로써  그의

명령대로만  숨쉬고  생각하고, 먹고 행동하며  그  어떠한 명령이라도 그에게

절대 복종할 것임을  맹세합니다.   만의 하나..........이  서약을   어겼을때는..........

그  어떠한 처벌이라도  감수할 것  입니다.   현  정현. "


정현이 나직한 음성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마치 시라도 읽는 것  처럼  목소리를

부드럽게  울리며 자신의 일생을  묶어버리는  하륜의  말을  그대로  피로서   백지에

옮기자  하륜은  정현을  향해  계약서를 달라는  듯이  손을 뻗었다.

간신히  그에게 걸어가  종이를   내밀고는  조금 떨어져서  불안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던  정현에게 , 종이를 읽고  갈무리해  책상위에  대충  던져버린   하륜의

첫번째  명령이  떨어졌다.


"좋아, 우선, 벗어."


하륜의 눈치만을 살피며  잔뜩  굳어져 있던 정현에게  하륜의 말이  들어오게 되자,

정현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뭐를.......벗,,,,,,,벗으라고?    뭘?    뭘  벗어? 서,,,설마.,,,,,,옷,,,옷을?


"한국얼  이해 못하나?  .......  이  이후로  내게   두번  말 시키면  가만  안 두겠다.

주인에게  두 번씩  말하게 하는   개는.....처벌이 필요할 테니"


노,농담이  아냐......저,,,,,저  사람은  지금  나보고 옷을  벗으라고.,,,,,,,,,,

이,,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왜?  갑자기 옷은  왜????


".....귀찮군."


하륜의 말이   떨어질 때 마다 잔뜩  굳어있는  정현이  하륜의  냉기 어린 말에도

움직임이  없자  하륜은  손을 뻗어  책상 위의 보튼을  누른다.

인터폰 인 듯한 곳에선 곧  하륜의 손의 움직임에 대답을 한다.


"네,"

"두 어명  들어와라."

"넷"


잠시 후    남자  두명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륜은   다시 입을 연다.


"저거, 벗겨."

"넷."


일초의  여유도  없이  오가는  그의 대화를  멍하니  듣고  있던   정현은  남자들이

자신의  몸을 잡아서  옷을 거의  찢듯이 빠르게 벗기기 시작하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곤  온몸을 휘둘러 가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놔!!!  놔욧!!!!!!!!!!! 뭐,,,,뭐예욧!!!!!  이,,,이거 와욧!!!!!!!!!!!"


정현의 울부짖음  같은 반항에도  묵묵히 정현의  옷을 벗겨가던  남자들은  정현의 브리프

까지  모두 벗겨 그의  알몸을  붙잡아   정면에 똑바로 세웠다.

정현이  난리를  치는 동안 그를 무시하고 다른  서류를 훓어 보던  하륜은   다시 고개를

들고  정현의 알몸을  위 아래로  훓더니  조용히  침묵하고  있던  좌중을 향해

입술을 뗀다.


"어떤가?  저놈은......어디에 적당할 거 같지?   열  셋 이라더 군."

"인형으로   키우실 겁니까?  물건으로 키우시는 것 보다는   그게 나을 듯한 게.......

제가 보기에도     제가  맡아야   할  놈 같습니다만......"


파란색  와이셔츠  차림의  귀족적 외모의  젋은 남자가  입을  열자 아무 말  없던

하륜은 잠시 후   잔을   책상위에 놓고는   정현에게 가까히 온다.


"....혁수, 네  생각은 어떠냐?"


혁수라고 불리운 남자는  정현의 알몸을  날카롭게  훓어 보더니 그 역시  몸을

움직여 정현에게 가까히  다가와  그의   팔  다리를 꾹꾹  눌러본다.


알몸으로  몸이   남자들에게  제압 당한 정현은  부끄러움으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  상한  놈이군요.   이  체격은 분명..... 갈비 아래로  뻗은  허리선과 골반께

까지  유연하게 이어진 게    어린애 답지가  않은 것이..........인형에   맞겠지만,

이 장골의  형태는.........보통  사내아이에게  볼수  있는 그런 게  아닌것 으로....

삼  사년 이후엔  골격의    발달이   단단하게   이루어질 듯하니........무술에 적합한

체형인듯.......제 생각엔  두쪽 다  가하리라  생각됩니다."


하륜은   아무말  없이  다시 한번  정현의 알몸을   훓어 보다가   담배를 하나

꺼내들고는 불을 당겨  붙였다.


"후..  그래.......웃기는 놈이다.  그 놈.....처음에   보았을 때  눈이   마음에 들어서

목을 붙여 놓았었는데...........다시  봤을 때   옷을   들춰 골격을  살피니  잘  키우면

한 몫 하겠더 라고   두 방면으로..........그래서  처음엔  잘  정제해서 값  나가는 물건으로

만들어  팔라고   했었다........중동 놈들은   어린애라면  사족을 못쓰니...........

한데, 생각을 바꿨다. 내 개인  펫으로  조련시킬까   한다."


하륜의  말이  채  귀에  와 닿지 않는  정현은  자신의 몸을   검사하듯  만져대던

두  남자가  '개인 펫'  이란   단어에  서로  시선을  교환하곤  의미 있는 시선을

자신에게  던지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페....펫  이람   애완  동물을  이야기 하는 거 아니 였나?

나,,,나를,,,,,,,,,펫,,,,,,,,이라고?  조,,조련?


"그러시다면..........어떤 쪽의 교육을 시키시겠습니까,  일단, 인형으로  만들어 놓을까요?"


파란색 와이셔츠의  남자가  하륜의  눈치를  살피듯   이야기  하자 하륜은  몸을

움직여  책상의 모서리에 자신의  엉덩이를 살짝 걸쳤다.


"음....뭐,,,,서투른  어린앤  질색이니까.........그래도  간만에 내 개인  펫 감을   찾았으니

교육은  될수 있는 대로   골고루 시킬 예정이다. 놈의  몸을  보아하니  잘  크면

조직에  보탬이 될 수도 있겠고......."

"하시면?"

"음........혁수."

"네."

"저건  아직  애송이니   일단  네가    저걸  가지고가서   적당히 훈련시켜놔라.

네  쪽의 멤버교육은...경과를    봐야겠지만 4 년을 넘기지  말도록  하고,,,민호."

"넷."

"....네 쪽의 교육은.......혁수가 일단  기본적인 멤버교육을   시켜놓았을 때쯤  네가

뛰어들어서  저걸 내 구미에 맞게끔   만들어서 가져와라.   단,  내  펫 이니   교육이라도

딴 놈들에겐  돌리지 말고....  한번 손이  탄 물건은   손대기 싫으니........그래도

훈련은 적당히 시켜서.......조직 어떤  팀에도  빠지지  않은 내 것으로  만들거니

일단  기본은  닦아놓도록......."







정현은  선실안에서  배를  부딪혀가는  풍랑을 느끼며  창을  통해 바깥의 물살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그 방안에서  자신을 두고 교육 운운하던 남자들은 말을 마친  하륜이 자신은  보지도

않고  나가버리자 곧바로 자신도 밖으로 나오게 되어서는  차에  태워진 뒤  5 시간을

넘게  어디론가 달려서  항구에 도착하더니  요트같은 것에  태워져서는  선실안 에서

감금당했다.

화장실이 붙어있는 선실안 에서  식사때만 식사가   오갈 뿐,  벌써  네 시간째

운행중인데  어디로 가냐는 자신의 말에  모두 벙어리 인듯  전혀.........

단  한 마디의 대꾸가  없었다.

그의 부하인 듯한 다른 남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을   직접  항구까지  태워온

혁수라는 남자가  자신들을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남자에게 자신을

넘기면서   '명도로 보낼  거'  라고 한뒤  무언가를   세밀하게   지시하는 걸  자신은

곧이어 선실로  안내되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 방안에서  나온 뒤  차에

태워지기 직전,  어디론가  가려는 듯 하자   한번만  식구들을 보고 가겠다는

자신의 요구도   아무말도  없이 묵살 당했었다.


명도란......뭐지?  섬 이름인가?


정현은  한숨을 쉬며   침대에  몸을 눕혔다.

빈속에  배가   출렁대니 더  미칠 것 같아서  배에  탄뒤  한시간만에 처음 내온

식사를 입에 넣긴 했었는데..........사실은 무슨 정신으로 먹었는지........모르겠다.

아마........아까  하륜이라는........그  남자가 한말을  생각해보면.....

내게 무슨  교육을 시킨다는 거  같은데........깡패가 되기 위한 거 일테니.......무술교육인가?

내가 가는 곳이 그들 교육장소인가?  그런 건.......격투술 같은 건  별로  힘들 것

같지는 않다.  배운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자신은   태권도에  심취할 만큼

무술을  좋아했고  적성에  맞는 것 같았으니......

그건    크게 문제 될게 없지만........3 년이라고  했지... 3년.......3년이면

내가   열 여섯 인데........설마...그 동안 식구를 못  만나는 건 아니겠지?

하아...........교육을 마치고 나면.....난     정말로..........

.이젠  진짜로......깡패가....범죄자가...되는  건가..........


정현이 복잡해진  머리에 한손을  얹고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다가  찰나의 순간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더니  환한   조명빛이  자신의 선실 안에 가득  차 있었다.

후다닥 몸을 일으킨  정현의  눈에  남자들의  무리가  보이더니  그중 가장  앞에

서 있던 남자자  가까히 오더니 입을 연다.


"네가 현 정현 이냐?"

"네? 네......"

"나와라.  이곳은 네가.....이곳에서 나간다면  평생  잊지 못할 곳...........  명도다. "





하 륜은  창을    통해  한참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석양을 바라보며

손에   쥔 술잔을 만지작 거리며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래서  그  부인은  아마  이번 주  내로  수술이 들어갈  예정이고 모든 게

순조로운 상태입니다. 현  사장도  이미  나와서  회사 정리를 하고 있고  아이들은

중년여자를   하나 보내  돌보게끔  해주었고 식구들에게는 현 정현을   찾지 못하게

그의   행방을 납득이  가게끔  적당히 꾸며 알렸습니다."

"음...그래.....호적 정리는?"

"네.   지시하신 대로  현 정현의  사망신고를   확실히 했습니다."

"그래........쿡........그럼 이제  이 세상에서  현 정현의  이름은  사라진 거로군.......

그럼  이제  그걸  뭐라고 부를까..............음..........그래,  윤 정.   윤  정이  났겠군........

윤.정.  내   세계에  파뭍히게 된 걸  ....환영한다........쿡쿡쿡.........."




6 화.

파---악---

"와아악-----"


윤. 정은   자신이  휘두른  칼로 인해   피를  바닥에  좌악  뿌려가며

몸을  부들대는  남자를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남자가 몸을    부들댈 뿐  별다른 말이 없자   윤정은  다시  팔을 들어올려   칼을

남자의 허벅지   안쪽으로  깊이 쑤셔 박으려고  마음먹고는  칼날을  겨냥해  힘을

주어가는 순간,  한 남자의 음성이  그의 움직임을  멈추게   한다.


"그만."

"헉,,,,,억,,,,,,,으흐흑....."


윤정이  명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몸의 움직임을 멈추고  칼을  거두자  공포와

고통에  질린  피투성이의   남자는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른채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주저 앉은 채 몸을  머리부터  발 끝까지  떨고 있다.


"...그러게  왜 그리 뻗대시나...상호간에  골치 아프게.........귀한집  아들로  컸었어서

남에겐  한대도  맞아 본 적이  없으실 텐데.........한번 기횔주지.  누구야?  그거

퍼트린 놈.  네 놈들 때문에  중간책을 몽땅 갈아치우는  수고를 했단 말이다.  그러니

그 수고를 다하고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면.....네  놈들의 머리가

천하의 돌덩이인 게지..........누구야?  검찰에게  코푼게."

"헉,,,,,억,,,,,,,,,,,"

"......하,  이런?  더 맛을 보고  싶은가?  그래도  귀한 집  아들이라  살살  봐줬더니.......

윤 정!"

"하,,,,,,,아,,,아닙니다!!!  그,,,그 건은!!!"


뒤에 물러나   있었던 윤정이  소리 없이  남자에게 다가서자  윤정을 마치

저승사자와 같이 쳐다보던  남자의  입이  성급히  열려졌다.


"그,,,,그건  김,,김대웅과,, 서  우섭이---"


끝났군.


윤정은  다시  몸을  뒤로 해서  조금  물러났다.

저자가  입을 열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5 분안에  혁수, 조직의 삼 인자인  그

는 자신의 원하는  정보를 그에게서  빼낼 것이다.  그리고....저  남자는   숨을

쉬지 못하는  신세로............어딘가에 버려질 것이다.........

그가.......혁수가    애초에 살려준단 소리를   하지 않았엇으니.....

무표정한   얼굴로  바닥에 구겨지다 시피한   남자가  중얼대는  소리를   무심하게

듣고 있던  혁수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뒤를 돌아보며   윤정을  부른다.


"윤 정."

"네."

"넌  미리 본부에  돌아가라.   하륜님께서  오늘  입국하신다."


마음을  놓고  있던  윤 정은  그의 말에  순간적으로  얼어 붙었다.

뭐.....?  이,,일주일은  더 남은 지  알았는데? 이,,,,,이렇게  빨리?


혁수는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윤정을  바라보다

고개를 다시  앞의 사내에게로  돌리며  말을  맺는다.


"일정을   빨리   마치셨단  연락이다. 네가  가서    본부 안 정리도 하고......

일단  돌아가라. "

"..........네."


정신을 차린  윤정은  간신히  대답한 뒤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가까스로

움직여 밖으로  나갔다.

신축공사를  위해    토지를 다  파해쳐  놓은  공사판  한 가운데의  밤은........

쓰레기로 가득한   환락가 가 점령한  서울의  평소  모습관 다르게 너무나   고적했다.


후....그래도  무인도 섬의.........3 년간  갇혀 지냈던  그.............지옥같은  삼년의

질식할 것 같은 고요의 공기에 비교도 할수  없게  생명의 소리가  넘치지만.....


윤정은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여  한쪽  구석에 세워놓은  바이크들 중  자신의 것을

찾아서   올라 타고는 시동을 걸었다.


그가.........온다면......오늘은...........아마도  자신의 침실에  나를   부를 것........

이제껏  그는  밖에 나갔다오면  다른  놈들이나  그 전에 안던  놈들은  거들 떠도

안보고  항상  다시  나를 찾았었으니.......

이 개월.....

계획까진  이 개월이다......완벽한  계획이  대충 마무리 되가니....조금만  더...참으면..........


윤정은   자꾸만  자괴되어가는  자신을 애써 달래가며  본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윤정이  눈을  뜨니   푸르스름한  빛이 방안에  깔린게    어느 덧  새벽이다.

옆에  누운  하륜에게  침대의 진동을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가만히  몸을 일으킨

윤 정은  몸을  일으킬때   움직여지는  근육들이 비명을  질러대는걸   입술을 깨물어

무시하곤,   심호흡을  해가며  몸을 일으켜  욕실로 걸어가니  다리 사이로  정체

되었엇던  무엇인가가  끈적하게 흘러내린다.


욕실에 들어가서  욕탕에 뜨거운 물을  가득  틀고 온도를 맞춘 뒤   탕 안에 들어간

윤 정은  몸을  뒤로  젖히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명도...........


어딘지도,,,,  뭐하는 곳    인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끌려 가다시피 한  그곳에서

살아나가리란  생각을  버리고  산지  삼 년만에 자신은 그  지옥에서  벗어났다.

아니..다른  지옥으로  나오게  됐다.......  하륜의....그의    옆으로.

자신과 같은  시기에  교육을  같이  받았던 자신의  팀   아홉명의  소년들 중

살아서  육지로  풀려나  이곳의 멤버가  된  사람은 자신을  포함해  단  네 명.

대부분이  고아 였던  자신보다   두 서너살  위였던  그  나머지 소년들은....

아마....그곳.............명도를 떠도는  원혼이  되어 있을 거다........

그곳에서  2 년이  지나자  자신은   .그  마지막 일년간은  나머지 멤버들은 입문

정도로만   받게  되는  섹스교육을  자신은  유독  일년내내 본격적으로  받아야 했다.

그것도 남자의  욕망을  눈  감고도   완벽하게  충족 시켜줄 수  있는  교육을.

광활한  장소를  자랑하는 그곳 명도에선  이곳에서  인형으로 키우는  소년들의

교육터 이기도 했다.

물론  멤버로서  키워지는   소년과  인형으로서 키워지는 사람과는  격리되어 보통은

서로 만날수  없지만,  자신은  일년간을  인형이  받는 교육을 남김없이  받았기

때문에  양쪽의 멤버를 다  볼 수 있었다.


그곳에  간뒤  2  년뒤인  열   다섯 살............기본적인  성 에  대해만  알고  있던....

섹스란   남녀간의  일  인지만 알고 있던  윤정에게  생전처음  자신의 눈 앞에서

펼쳐진  남자끼리의  섹스 신은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잇던 그 때가  아니였다면

그  놀라움 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충격으로  다가 왔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신이  그것을  남김없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은 .......

더욱 더  자신을 공황에   빠뜨렸었다.


휴우......


윤정은 물을 손으로  담아  자신의 어깨에  끼얹엇다.

그렇게  교육을  받으면서 ...그가  전에  자신을 두고  말한  '전용 펫'  이

무슨뜻 이였는지      납득이  완전히 간 건  그 뒤  며칠뒤.....

그는..하  륜은    날  자신의  노리개로  선택한 것이다.

같이  섹스교육을 받던 소년들은  모두  교육관이나 다른  상대 남자에게  범해지면서

교육을  받았지만 자신은................왜 범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도..  그렇게  풀렸다.

지옥보다 더  나을 것  없던  그곳에서  다른 소년들이  자살을  하는걸  보고

자신도  수십번,,,,,,,,,  수 백번도  넘게 자살에 대해  생각했으나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자신만  편하자고  아무  준비 없이  그렇게   죽을 순  없었다.

그곳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교육생들이 많았음에도  그들은  자살을 막거나

염려하거나 하자  않았고.......오히려  나약한  놈이라면..........빨리 죽으라는  태도 였다.

그렇게..............아무렇게나 개죽음 할수도 없었다.

그렇게   삼 년이 지났다.

세상과 격리된  그곳에서  오전엔 일반적인  공부......하, 그들은  공부도  시켰다.

그리고  오후엔 무술교육, 밤엔  섹스교육으로  전혀 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자유를 억압당하며  지독한 스파르타식교육을  받아가면서  삼년을   살고  처음으로

육지에  발을   디뎠을 땐.......꿈 이라도  꾼 것  같았고......자신을   태우고 온  배가

다시  명도로 떠나며 동시에 자신을  마중 온  조직원을  보면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어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게...자신은 감성이.....남아있지  않았었다.....


윤정은  몸을 일으켜  샤워기의  물을  틀고는  몸에 뭍어 있는 비눗물을  씻어갔다.

본부로 돌아와서........다른  멤버들  처럼  조직  허드렛일을   하면서  그들의 명령대로

행동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하 륜이 자신을 부른 건  그로부터  두 달뒤.


자신의 기억대로라면 자신과  그가 처음 만나던 날로부터  만  삼년이 되는 날.

그는..  하륜은........  마침  그날은   일도  없어서  그 지긋지긋한 비를  떠올리며

멍하니 하루를 보내던 자신을  불러 들여서는  전혀 조금의 배려도  없이  자신을

거칠게  안으면서   처음으로  남자를 받아들이면서  고통에  몸부림  치는

자신을  돌보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비명소리를   즐기는 듯한  하륜에 의해  몸이  찢기며 기절을 하고

일어났을 때 하늘색 톤의  천장이  눈에 들어오자  살아있는 게   고통이란 게.........]

그 때만큼  절실하게  와 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우습게도......그렇게  자유를  억압당하고  훈련에  혹사당하던  그  명도에서의

그 때보다......반항 조차  제대로  못한 채  무자비하게 몸을  빼앗기고  단지 성적

노리개로  그에게 바쳐져서  남자인  그에게  살이  찢기우며  안겨진다는 게...........

혀를.........빼물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거친 섹스만을  하는 하륜  때문에  몸이  성할 날이   없었던 그즈음  윤정은

삼년만에  처음으로  식구들을  만날수    있었다.

그래도 그는...철저히 약속은 지킨다는   자신의 말대로.....3 년만에  만나본  엄마는

몰라보게  건강해 있었고  처음엔 자신을 몰라보던  정은이.도 몰라보게 커졌다.

그리고  어머니는 삼년만에  나타난  자신을  부여잡고  울기만을 했었다.

아버지도.....삼년의 세월동안  세월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지만  왠지  안정적으로

보엿고. 어머니에게  신경쓰고 있었으며  새로 생겼던  아이도  어머니의  인정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하륜의 허락으로 그들을  만나볼  권리를 갖게된  윤 정이 그에게서  도망칠  계획을

세우기로  한건 그뒤  석 달뒤.

그뒤  육 개월의  시간을 들여  공들여서   계획을 짰고  그 기간은   철저히

하륜의 맘에  들게끔  행동했었다.

해외로  출장을 자주  나가는  그가.......두 달쯤 뒨  아마  일본으로  나가게 될듯했다.

D-day는 그가  한국에..조직에  없을 때.

조직의 간부들은  내가 도망치면  정신 없이   나를  찾겠지만,  그래도  그가  직접

찾는것 보다는   약간의 시간을 더 벌며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


하륜..........그는 정말  사갈과도 같은  머리와  잔인성을  지녔다.

용서란 걸   모르는.....독사 같은 인간........


윤정은  샤워기의 물을 잠그고  거울을 보았다.

삼 년전....내 친구놈 들은  지금쯤........평범한 고등학생이 되어서  책과.부모님과.

혹은 선생들과  씨름을 하고  있겠지..........

그날.......그  저주스러운  날.......그 날이 아니였다면  나도  그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윤정은  고개를  들고  수증기가 차 올라오는  거울을  손으로  박박 문질렀다.


난  이제 열   여섯이야.

이렇게  내 인생을  그냥  포기할 순 ...남의 노리개가  되어  일생을  죽이며  살순 없어.

모든 건 점차  준비가 되어 간다.  식구들  문제도..모두  해결을 보았다.

삼 년간은  정부가  발굴하는  영재 소년 교육팀에  속하게되어  자신을  가끔씩

밖에볼수   없고  자신이  사는 곳 도  밝힐 수  없다는 말을  반신반의 하며  믿은

식구들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위조 여권도.  자신이  직접  그  기술을 배워

벌써 여러개를  만들어  놨다.


아버지   사업체는 정리할 수  없지만......그쯤은  포기하고........돈을  조금  가져갈

예정이다.   비행기표도  만들어서 손에  넣었으니..이젠   식구들을  납치하다시피

갑작스럽게   비행기를  태워    그에게서..하 륜의 손에서  달아나는 수  밖엔 없다.

혹시라도  그가  눈치채면......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다른 조직관 달리  자신의 조직에  배신자가  드문 것도  하륜의 용의주도함과

배신자가  발각되면  그가  살았던  흔적조차  싸그리 날려버리는 하륜의  가혹한

처벌때문에  그  누구도 쉽게  배신할 생각을  못했다.

물론...가끔  배신한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하륜은  그자를  반드시

잡아서 그  본인은  반드시  살린다.

단   그를   세상에   몸을  드러내고 살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서는 하수구에  버리듯

던져버리고는  그의  끈......  잡힌  자의   지인은  모두..그 대신  세상에서  사라진다.


윤정이  처음으로 배신자의 처벌을  보게된 건  이곳에  도착한뒤  한 달도  채 되기 전.

단지  조직원 중  한 사람의 이름을  누설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온몸을  칼로

난도질 하다시피  생살을 찢고는   혀를  자른뒤  열  손가락을 모두 잘라서  쫒아 버린

조직  하수책의  사건은..........지금도  꿈에 가끔.........

그의  손가락을  모두 잘라 버릴것을  명령하던 하륜의 새파랗게 빛나던  눈과 같이

떠오르며.............사지가  떨린다.

그렇게 잔인한  처벌이기에.........배신은  커녕  일생  조직에선  몸  뺄  생각조차도

못하고 있을뿐더러......그는   충성스런..........자신에게  흡족하게 충성을 다하는

조직원들에겐  그 만큼의  포상을  하기도 한다.

돈이라든지, 명예라든지...여자,    그 무엇이든지  그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누릴수 있게  해 준다.

마치  양면의   동전 처럼...... 철저히 균형을  이루는  하 륜, 조직의  총수인  그자의 수완.

이제 이십대 후반인  그는  표면적으로는  호스트바의 사장의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그  어떤  조직도  그 힘을  얕볼수  없는 조직의  우두머리이고........

그  조직은  조직을  의한  조직이  아닌  그의  주업.  즉,  매춘과 소년 매매 그리고

마약의  그의  중점적인 일을   지키기  위해  키워가고 있는 거 였다.

때문에  국내  다른 조직과의  알력도  없을 뿐더러 매춘만 해도.......

다른 조직 거의 다 손 대고 있는  여자들의 매춘은  아예  취급하지 않고는  남자,

미소년만을  키워 낸다.

우선   그들이  낚아올린  미 소년중  조금 머리가   있고  쓸모가  있게  생기면

'인형'  으로서  불리며 철저히 교육시켜  손님을 끌어들이는 고급창부..로  키우고

그들은  미미한 존재라도 반드시  연예계에   종사하거나 최소한  학생으로  생활하게끔

하고  있다.  물론  그  들이  싫어도............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들에게  문제가  생길 때를  위해  교육되진  '멤버'는 조직의  주먹이다.

일에서  파생되는 갖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키워진 그들은  때론 인형의 가드역활을

하면서 감시하기도  하고.....해외가  주  거점인  하 륜의 명령에  따라  주로 남미에

주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직  규모의  삼분의 일 정도................


자신은  처음에  철저히  멤버로서  교육되다가...다른  멤버들관 다르게 섹스교육도

철저히 받더니  서울로  돌아온 뒤 조직의  멤버로서  활동하다가  하륜의  부름이

있을때  그 에게만  안긴다.

그는   ...하 륜은 어쨌던지  자신이 안는  사람은  반드시 버진이여야  손을 댔고.....

새로  건진  인형감이  아무리 예쁘거나  색기 어린   소년이  들어와도  한번 남이

안았던  사실을  알고선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번 자신이  손 댄 인형

은  그가 버릴 때 까지는 그의 소유로.........그  누구도  그의 소유에 손을 댈순  없다.

그의..........자신을 제외한 그의 수 많던  장난감들.........

눈에  띠게  아름답던  미 소년들은  제각기 한달 정도 씩을 하 륜의 곁에  머물어

그의  장난감으로  살다가  한 달이  채  넘어가기도  전에  마약에  찌들거나

몸이  형편없이 망가져  그에게서  버려진다.

쓸모 없는...........그런  쓰레기 인생이  되어져..........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덕에  치솟는 자만심을  가지고 살아왔을  그 들은 하 륜에게

처음  안기면서  그런  자존심이  모두  무너지기 시작하겠거니와.........

역시  외모가  뛰어난  하 륜에게  함부로   다뤄지면서도 그에게  감정을 느끼던

미소년들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그가 자신을 안는 건 , 단지   철저한 욕망 일 뿐

이라는........자신은  단지  그의 정욕을   풀기 위한   배출구 일뿐이란 사실을.,,,,,

,자신은 단지  그에게  안길뿐인.....그에게서 자신의 존재는  단지   자신이  필요할 때

안는  창부일 뿐 이란 걸  자각하게 되고..........

그가  자신들을  더욱 더 거칠게  할 때마다  부서져 가는 몸과 동시에  정신이

피폐해지며  마약에 손을   대게   되면서  그들의 생명은..........내리막길로  빠져

궁지에 몰리기  시작해  자살을 시도하거나.......하륜의 흥미를 잃게 되  그에게

버림받은  뒤는   쓰레기  처럼  그렇게...죽어갔다.


자신은............자신은   애초에  하 륜에게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고..........

몇 달전.   그가   자신에게 모델입문을  명령한 이후  자신의  몸에  큰  상처를

내거나  하진  않았지만....아니   처음 안기던 날 부터  흉터가 남을 만한  상처를

낸  적은  없고  그의 다른  소유물에겐  금지 시키지 않은  마약도  자신에겐

철저히 금지 시켰지만.....자신도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채   하루  아침에

하수구에 버려진 인생이  되는 건   그가.....하 륜이  마음을  먹는  다면 정말 순식간의

일 이라는건   정말  뼈저리게  알고 있다.

게다가...괴롭다고  한번  마약에 손  대게 되면 교육 중 받았던 마약의  폐혜.........

한번   시작하면  죽음으로서  끝이 나는  그런걸.....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윤정은  훈련시절  자신과 그래도  마음을 나누었던,   '인형' 으로서 훈련되던  소년이

자아가  파괴되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훈련관의 눈을  피해  마약에

손을 댔다가  훈련관들에게  들켜서  죽임을 당하고  난뒤...........

.자신은 중독성도  크게 없고  손 쉽게  접할 수  있는........

그 흔한 마리화나  조차........손 대지  않았다.

죽음을  시도 한다해도....그냥  죽고 싶지. 마약에  찌들어  무엇엔 가에

의지가  흡수되어  그렇게   죽어가고  싶지는...........않다.



긴 시간동안 목욕을 마치고  욕실을 나선  윤 정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던 하 륜이

일어나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자신을  파란 빛의   냉정한 눈으로   쳐다보는걸 보고,

순간적으로 몸에  소름이  돋으며  오싹해졌으나  애써  무표정으로 그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자  그가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닥거려   자신에게  다가오라는 표시를

보내자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벗어."


윤정이  다가오는 모습을  길게 물은  담배를  태워가며 보던  하륜이  대수롭지

않은듯  명령하자 조요히  그의 명령에  복종해  허리께에  묶은  가운의 허리띠를

푸른   윤 정은  가운을  바닥에  떨어뜨린 채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하 륜은  윤정이  침대로  들어 오자마자  그의   팔목을  나꿔 채  잡아서는

곧 바로  윤 정의 몸을  침대에  눕혔다.


"앗-----"


강제적인   그의 힘에  의해   침대에  눕혀진  윤 정은  담배를   입에 물은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파란눈을  약간이 두려움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워낙....   자신의  장난감의 고통을 돌보지 않고  거칠게  안거니와  자신이   안는

사람의  몸에  상처를  내는걸 즐기는  하륜은  요즘은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거나

하지는  않지만...........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그의 폭력을  말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그것만으로도   충분히........두렵다.


".....너,  요즘   욕실에 있는 시간이  왜 점점  더  길어지냐?    후......  조금이라도

내  곁에  있기 싫다---   이건가?"

"....아닙니다."

".......후,  그래........"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하얗게  자신의  몸을  태워가며  가루가   공중에 날리듯

퍼지며 일부가 윤 정에게 떨어지자    하륜은  천천히  냉소를  입에 걸었다.


"그래.........널  안은 지  반년이  됐으나  뭐, 이쯤 해서  슬슬  쾌락을  알려줄   때가

되긴 했군......몸도   얼추 길이 들었으니......."


하륜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침대 옆  탁자의  재떨이에   던지고는  윤 정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뭍었다.

그의 성격과는  정  반대로  말캉한  혀가  자신의 입안으로  파고들자  윤 정은

눈을 감았다.

처음.  그에게  안길때,  그는  키스를   하지  않았다.

자신을  고통에  기절할 때까지  안고서  아픔에 몸부림치던 자기의 몸을  단지

정복할 뿐 이였던  하륜이  자신에게  애무를  해주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뒤.........

그리고도   한참   더  있다가  자신에게   키스를 했었다.

지금까지도...그가   키스를 해오면  자신이   예전에.....현 정현 이였던  시절에  부모님

몰래  봤던  에로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기분이 좋은 것 같은게 아니라

그냥  무덤덤한  느낌에  단지  그도 부드러운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해 줄 뿐인 그의  부드러운  살  덩이..........그  뿐 이였다.

그  외  그의 키스에선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었다.

한데.......쾌락이라니?

남자끼리의   관계에서......게다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굴욕적으로  안기는 입장에서

어떻게 안기면서 쾌락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윤 정의 입안으로 깊게  들어갔던  하 륜의 혀는  윤 정의 입안에서  유영하듯 살며시

몸체를 움직이며 운  정의  감각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혀를  밀어 당기는 것이 아닌  잇몸과  혀의 외곽을 슬슬  핧으며

무언가의 반응을   끌어내는   하륜의  키스는.....

전에 명도에서   배우면서  악혔던  섹스 교육관들의   솜씨랑은  다른.............

무언가가   더 농밀한....  감정이  질퍽거리는 듯한   솜씨다.

숨이  점차로  죄여 가는   야릇한  키스에서  헤어나지  못한   윤 정이   숨이 차오르며

그의 몸을 본능적으로   잡아당기자  하륜의 혀는 비로서  윤정의  혀를  자신의 혀로

말아올려서  잡아당기며  설핵을  희롱해  댄다......


",,,,,,,,,,,하,,,,,,,,악,,,,,,,,,,,,,,,,,"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지  감도  안  잡힐 때  그의 입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윤 정은  곳   약간 저릿한 감각이   자신의  귓볼에  다가  오자  자신도 모르게

몸이  익숙치 않은  무언가의  감각으로 인해 움찔댔다.


"........후,,,,,,,,,,,,,,네  성감은........여기가 첫  번째였어..........."

"하윽,,,,,,,,,,"


곧 바로   자신의  귓볼을    입술을  이용해서 조금씩  물어오는  하  륜의  습기

어린   무언가로  인해   윤정은  고개를  흠짓 거리고  떤다.


"....그리고...이곳이 두 번째...................."

",,,,,,,,,아,,,,,,,,,,핫,,,,,,,,,,,,,,"


하륜은  마치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여유를 가지고선  윤 정의  몸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시간을  들여  윤정의  몸을  애무해  댔다.

그가 하는  일은   그  무엇이든지 반항할 수   없기에  그저  손  놓고  그의

행동만을  바라보던  윤 정에겐  처음으로.....이상한 느낌이  솟아올랐다.

"아,,,,,,,,,,.........."

그가  손을,,,,,,,,.입을 대는 곳에서  온몸의   솜털이 다 솟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섞인  신음이  나오고  몸이  조금씩  비틀리기  시작한다.


하륜은  이제  흥분으로 온  몸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윤  정의   알몸을

손으로 쓰다듬다가  순간적으로 그의   몸을  뒤집어서  엉덩이를   세우게 하고는

자신이   그의  다리  안으로  들어가   중력에  의해 늘어지게 되 있는 윤정의

중심을  살짝  잘금거리며  입에  담기  시작하자  윤정은 순간적으로 엉덩이를

하늘쪽으로  크게  움찔거리며 쳐 올렸다.


"하,,,,,아,,,,,,,,,,,,,아흐,,,,,,,,,,,,,,,아,,,,,,,,흑,,,,,,,,,,,,,,"


자신의  페니스를  강약을   두어가며  훓어 내리는   그의  더운  혀의  온도에

윤정은  차마  자신의 아래로  들어가서  자신의  치부를    핧아대는  하륜의  얼굴을

보지도 못한 채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머리를   흔들기  시작한  금지 되었었던

쾌락에  정신을  맏겨 버리고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의  애무에 크게 반응하며

자신이  세우고 있는 엉덩이를  흔들면서  점차   하륜의   입술이  더  자신의  몸에

깊이  닿을 수  있게끔  요동을  쳐간다.


"어,,,,,,,,,아,,,,,,,,,,,아윽,,,,,,,,,,,,하,,,,,,,,하,,,,,,,,,,,,아,,,,,"


숨이  막할 듯한  쾌감.

처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온  섹스의....욕망의  쾌감은  아직  어린  ....

자극에   민감할 수 밖엔  없는 어린  자신의  실날 같았던   이성을  깨부수고

고개를  위로  쳐든 채  애원의  목소리를  내게 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숨이  찰  듯한  신음  소리에도  아래에서  자신의 몸을  훓어 가는걸

절대로  멈추지 않던  하륜은  이제  땀을   흘리며  온몸을 흥분으로  크게 흔들어대고

있는  윤  정의 몸  위  상체로  거슬러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그의  몸위에 있게된

윤  정의  몸을  잡아서  자신의  허리께로 힘주어  앉히며  동시에   그의  페니스가

윤 정의  애널을  급하게  뚫었다.


"아악---"


순식간에 밀려오는  눈  앞이   아찔할 정도의   고통........

수  백번 이  넘게   그에게  안겼어도   단  한번도 자신에게  윤 활제   따위는

써본적이  없거니와  그  부위의 근육조차  풀어주고  들어와본  적이  없는  하륜은

그의    팽대한   페니스를 곧바로 찔러  넣으며   윤 정의 좁은 애널안을  무자비하게

파고들며  고통으로  인해 몸이  오그라 붙은  윤  정의  허리를  자신에게 끌어당기며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그의  페니스의 말단은  윤정의 홀  안에서  그의

세차게 내벽을  찔러대기 시작한다.


"아아악,,,,,,,아,,,,아파,,,,,,,,,  하,,,,,,,,,,,아앗,,,,,,,,,,,,,,,아,,,,,,,,,,,,,핫,,,,,,,,,,,헉!,,,,,,"


이상하다............


윤정은   그의  몸 위로  자신위 몸을  아래 위로  움직이면서  그가  자신의 허리를

손으로  잡은 채  방향을  조절하며  찔러가자  순간적으로  등위로  지릿하게

거슬러   올라오는  이상한  기븐  나쁜느낌에  갑작스럽게  정신을 차릴수  없어서

그의  페니스가  자신의  애널에    삽입된뒤  그의   페니스를   규칙적으로, 배운

대로    기계적으로   조여가던  움직임을   자신도 모르게   멈췄다.


예전처럼  언제나   자신의 애널을  무자비하게 헤친 뒤  사정하고 나가던  것과는 달리..

무언가..........무언가...........이,,,이상한,,,,,,,,,아아,,,,,좀더,,,,,,,,,,,,,,,,,,,,,,아,,,,,,,,아,,,,,,,,,,,,,,,,,,,,,,,,

아아,,,,,나,,,,나,,,,,,,,,,,,,,,,,,,,,목,,,,,목이  말라...............아아,,,,,,,아,,,,,,,,,,,,,,,,,,,,,,,


언제나  하 륜과 섹스할때면  하던......그가 더  느낄수  있게   서비스하던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하륜이   주는  쾌감으로 정신없이  몸을 떨어대며   하륜의 것이   더

자신에게  깊숙히  파고들기  온  몸으로  애원하기  시작하던 윤 정에게  하륜이

손을  뻗어서  흥분에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윤정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후,,,,,,,,,,,,,어떻지?...........이제.....좀  알겠나?  "

"아아,,,,,,,,제,,,,,,,,제발,,,,,,,,,,,,,,,,,,하악,,,,,,,,,,,,"


이미  크게  팽대해서 욕망으로  크게  부풀어 오른  윤  정의 페니스를   힘껏

감아쥔  하륜은   물기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윤  정의  페니스의 입구를

막아 쥐고 잔인하게  묻는다.


".........하고.....싶어?"

"아,,,,,,흐윽,,,,,,,,,,,,네,,,,제,,,,,제발,,,,,,,하윽,,,,,,,,,,아,,,하륜님..........아,,,,,,,,,,,,,"


욕망의   근원을 사출 직전   하륜에게   결박당한 채 풀길  없는  목마름을   호소하던

윤정에게  전혀  목소리가  변하지 않은  하륜의  목소리가  간신히   귀에 들어온다.


"하고 싶음........옆으로 누워서  다릴   크게  벌려.   창부처럼.......... 넌  내 전용  창부잖아"


귀에  들어온 그의  잔인한 말이  참을 수 없게 수치스러웠지만  욕망이  이성을

잠식한 데다가...  ..수  차례의    훈련으로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복종하게

되있는   윤 정의  몸이  그의   말에  서둘러  그의  안에서 몸을 빼서 옆으로  누운채

한  쪽  다리를 허공으로 크게  벌려  젖히니  곧바로 하륜의  페니스가  찔러 들어온다.


"아욱-----아!!!"


한참을   쾌락에  부영하고  있던   윤  정의  몸은    처음 알은  육체의  쾌감에

고통  조차......야릇한  쾌감으로 변해서  몸을  수축시키기 시작하고  하륜의  물체가

지신의  내벽을  힘껏  찔러 들어오는  소리에  점차로 숨을 더욱  더

세게 몰아 쉬어 간다.


"하아,,,,앗,,,,,아,,,,,앗,,,,,,,,,,,,,,,,,,,아,,,,,,,하,,,,,,하,,,,,아,,,,,,,,,,,아읏,,,,핫,,,,,,,,,,,,,,,,,,,,아앗!!"


조금치의 용서도 없이  자신의  안에서   살을  찔러가던  하륜의   살덩이가

어딘가를   계속적으로 짓누르자    윤  정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온  몸의  근육을

다  경직시키면서  자신의  벌려젖혔던 다리로   하륜의 몸을  세차게  감아서  힘주며

숨이  넘어갈 듯한  쾌락아래    그의  몸을  감싸며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를

지르면서  몸을   크게  떨고는  자신의 생애 처음인.......육체적   오르가즘을  맞이했다.




윤정은  하륜이 욕실로 향해 걸어가서는 욕실의 문을 닫자 숨을 길게 몰아쉬며

호흡을  조절했다.


더럽다............

꿈에서  까지 그를  두려워 하고  저주  하면서도   그의 손길에  미친 듯히 반응

하면서  음탕한 창부처럼   다리를 더  벌리고   그의 몸을  자발적으로  힘껏 감으며

그의 것이 자신을  더  깊히 농락하길  비틀린 신음  소리로  대답했었다.

그가...........왜   자신을   그렇게  안았는지....자신에게서  어떤 반응을  노리고

그랬는지  모르는 건  아닌데...........


악마같은  인간...........


윤정은 눈을 감고서  눈가에 경련을 담아갔다.

창부에게서......가장  잔인한 순간이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창부라는 걸  인정하는

그  순간인걸   그는  알고서...........내게  더욱더  모욕을  주기  위해.............

이젠  내  몸 뿐만 아니라  내  정신도  완벽하게 유린 했다.........

육체의 ....지독히  혐오스런   동물 적인 반응으로  자기 자신  스스로 에게

무척  힘들어하며 널부러져    있던   윤 정은  욕실에서 줄기차게 들리던  물소리가

끊기자  몸을 억지로  일으켜 침대를  빠져  나와  옷장을   열고  그가 입을 옷을

꺼내기  시작했다.





"오빠!!!!!!"


윤 정은  헬멧을 벗고 막  담배에 불을 붙여  물으려다가 익숙한 앳된 소녀의 목 소리가

귀에  들려오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던져버리고는  고개를 소리가

나는 쪽 으로 돌렸다.


"와아, 오빠!!!  오늘은 집에  오는 날  아닌데  ,  정은이 만날라고, 정은이  기다렸어?"


윤정은  정은이의 기쁨을  감추지  않은  정은이의  미소에  부드러워 가는 마음을

느끼며 말을 던진다.


"응,,,,,우리 공주님  보려고  아침  일~~~~찍    부터 기다렸지........"

"정말???"


정은이   그 큰 눈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는  윤 정을  바라본다.

올해  초등학교  2  학년인  정은인  눈망울이  크고  예쁜 게  나중에 크면

미인이  될    조짐을  벌써부터  확연히 드러내고 있었다.


"야,  너네  오빠야?  디게  멋있다~~~~~~~"


윤정은   정은이의  옆에서  들이는 소리에  그제서야 정은이   다른  소녀와 같이

있는걸  알아 채고  옆을  바라보니  개구장이 같이  생긴  여자아이가   자신을

넋놓고  바라본다.


후....이  녀석  귀엽군.

주근 깨가  얼굴에 가득한 게...........정은이  친군가?


"........누구지, 정은아?"

"응,  내  친구야.  작년부터  계속  얘랑  같은  반에다가  같은  분단에  앉는 거 있지?

뭘  해도  꼭  우리 조 라니까?  지겨워~~~~~~ "

"뭐얏?  나는  뭐,  니가  안 지겨운지 알아?  아침부터  밤까지  봐야하다니,

나도  딴  애들이랑  놀고 싶어도  네가  전에 뭐라고 그러며 신경질  냈잖아---"

"애,,,애들아  싸우지 말고........"


윤  정은   짐짓  놀란듯  속으로  웃어가며 아이들의  토닥거림을  말렸다.

아이들은.........정말  언제봐도  기분이  좋다.

세상의   더러움과  계산이 뭍어 있지  않은  순수함.........

내겐..........이젠 두번 다시  올수 없는............

악마에게  팔아 버린  내...순수................내.......어린  시절.................


윤정은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애써  던져  버리곤   정은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은아,  오늘  오빠가  맛있는 거  사 줄께 ,친구랑 같아."

"정말?  아,,,나  컴퓨터  학원에  가야  하는데..피아노  학원도......."

"저,,,나도......."


주근깨의   소녀아이가  아쉬운 듯  정은이의   말을  따라하자  윤 정은  정은이에게

시선을  준다.


"둘이  학원도  같이 다녀?''

"응,  재  우리 동네  살아."


그래.....그렇담  보통  친한  친구가  아니겠군.........그러면서  녀석들  토닥거리긴..........


윤 정은  다시 한번  정은의  친구인  어린 소녀아이를   쳐다보았다.

꾸밈없고  발랄한  성격을  가졌음 직한 이  아인  우리  정은이랑.......

좋은  친구가 되겠지...한데,  이제 초등학생이  학원  수업에  시달려야 하다니............


윤정은  정은이의 몸을   자신의 팔로  잡아  하늘로 들어올렸다.


"와앗!!!!!!  오빠!!!!!!!"

"음...정은아.   오늘 학원..그냥  제껴.   가끔씩은  노는 거야.. 안 그럼  머리가

무거워져서  수영장엘  가면  빠질지도 모르니까..........오빠가...그래,  피자  사줄께,

친구도.....이름이  뭐니?"

"헤.........영아 예요.  권 영아요."

"그래, 영아야, 너도  가자,  내가 네  엄아에게  전화해 줄께."


영아가  조금  머뭇  거리자  윤  정은 짐짓 명랑한  표정은 지었다.


"왜?   영아는   피자  싫어해?  그럼  다른 거 먹을 까?"

"싫어!!!  피자 먹어!!!"


윤 정에게  안겨진  정은이  학원에 가는걸  잊어버리기라도  한듯  소리를  지르자

영아가  입을  연다.


"저기........사실 우리  엄마가  낮 선  사람  따라가면 안된다고............."

"하하  그래,,,,,,,그건 맞는데  난  네  친구  정은이의  오빠니까  괜찮아.

일단  가면서  전화하자............"


윤 정은  한  쪽  구석에  세워  놓은  바이크에  열쇠를  채워  세워  놓고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아이들을   태운뒤   근처  시내로  목적지를  말했다,





오후 일곱시에  본부로  들어온  윤 정은   욕실에서  몸을 씻으며  내일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마지막  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하  윤이  오 일뒤 돌아온다.

마지막  출장에서 돌아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해외  출장 건이  안  잡혀서

자신을  애태우더니  갑작스럽게  일본으로 출장을  간다고  출국한건  어제.

일주일  예정을  다녀온다 했으니  내가  일을  벌일  때는  일본에서  한참  일을

보고  있을 중일테니  일을   다 접고  막  바로   들어오기는  힘들 터.....


내일이......D- day 다.

일단  돈을  어느 정도  빼돌려서 위조 여권을  이용해   미국내  프랑스 계열의

은행에  구좌를  열어놨고.......비행기 또한  식구들  것  까지 모두  완벽하다.

내일...........내일   오전에  조직 일을  끝낸뒤  다음일을  하러  가는것  처럼 나가서는

그길로  정은이를 데리고   공항으로 가면.,.......가면서   공항에 나오도록 미리  연락한

부모님들이 나와 있을 것이니..........그들  또한  미리  준비한  위조  여권을 이용해

인도행  비행기를   탄뒤  거기서 영국행으로  갈아탄다. 물론  여권을 모조리  다

바꾸어서............

한번에 두  번이상  겹겹히  싸서  감추지 않으면  국내보다는   해외를 기점으로 하는

그의  조직망을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다.  다행히 그의 사업이 남미가 주  거점이니까....

유럽은  그들 로서도   쉽지 않겠지...........


윤  정은   샤워를 마치고  물을  잠근 채 자신의  알몸을  거울을 통해  훓어 보았다.

약간 마른 듯한   몸에도  갖은  훈련의  산물로 인해  적당하게  근육이   붙어있는

자신의 몸은...........허리께 아래로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이  아니라면.......

인형쪽 으로선.............그의 노리개로선  어울리지 않는 몸이다.

인형.........하  륜의  표면적인  신분인  고급  남창들의   주인인  그의 소유물 들은 .

남자 상대를  전담으로 하므로   아담한  체구에  누구나 다  탐내 할 만한

미소년이  대부분 이였다.  물론  여자를  상대해야  하는 경우는   조금  큰  키의 인형이  접객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일일때  일이고,  인형의 손님은  남자가 구십 구 프로다.

자신은  인형이라기엔  일단  키가 너무  컸다

180이  넘은  인형은  키가 자신보다  작은 걸  선호하는 손님들...........

즉,   나이  많은  거부와  권력자들의  주문에  맞지  않는다.

열  넷 부터 정신없이  자라기 시작한  자신의 키는  하륜이 모델의  활동을

명령했을 만큼 적당한 키에  이르르고   있다 ......

물론  대형  쇼에는  조금 작은  키지만,   규모가  큰 쇼일수록  모델의  신체조건

보다는  그  모델의 역량과  재능에  촛점을  두는   의상모델에는 도전해   크기엔

무리는 없는  키였다.
물론  인형은  대부분  180 을  넘지  않아   의상을  주로  하는 모델은  인형중

아무도 없지만...........

그래서 자신을  인형으로 돌리지  않는 거 겠지.............게다가  자신이  안는  인형은

자신이  버리기 전  까진  두 번  다시 남의 손에  넘기지  않으니......

후후.,,,,,,하지만............한  사람에게 안기나......백  사람에게  안기나........남자를  상대로

반항하지 못한 채  다리를  벌리는 건.........   사랑이  아닌.............그렇다고 욕망이

아닌................그  무언가의  외압에 의해    몸을  여는 건.................창부인 것 이다.


윤 정은   물기가 떨어지는  얼굴을  강하게  문질렀다.


이제.......끝이야.


이젠  다시는 그 에게  억지로  안기면서  그의  개로서  그의 발 아래  엎드려

그의 명  대로    복종하고 명줄을  근근히   이어가는 건...이게 끝이야.

한  동안은  숨어  지내야 겠 지만,  설마  도망친   노리개 따위를  찾느라고  갖은

노력을 깊게  기울이진  않을  테고........이  일을  위해 조직일은  더  간섭 않고

모른척 해와  깊은 비밀을  아는 건 아니니  넉넉 잡고  삼년이면...........

모든  악몽이  끝이 날거다...

아니......이젠......그  누구도    날  남창처럼  나를   함부로.........

날.........날  강제로  안을 수  없어.  그......누구도!!!!!!!!!!





오전  11시  47분.


정은이의  학교 앞에서  바이크를 세운  윤정은  바이크를  아무데다  던져 놓은 채

열쇠를 걸고서는  정은이의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어제 정은이  에게  지금쯤  운동장  옆  수돗가로  나오라고   했으니..............

지금은  나와  있을 것.


잘.....되가는  건가........


윤  정은 습관적으로  주위를  살피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  정문을  통과하면서  보게될  수위에게  할말을  준비했던  윤  정은 수위실이

비어있자  조금  의아해했다


이상하군..............그  늙은  수위 아저씬  갈  때마다  있었는데....

벌써  점심을  하러 가셨나?


윤  정이  시계를 보니  벌써  오십분이  넘어있다.

정은이 에게  늦어도 45분  까지는  나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는데...........

서둘러 걸음을  옮겨  예의  그  약속  장소인  운동장  한  구석의  수돗가로  가니

정은이가  아직  안 나와  있었다.


이런.....시간이 없는데.......  선생님이  안  보내주나?  그래서  어제  정은이에게 미리

말한건데.........늦겠어.  직접 가야지......


시계가  55 분을  가리켜도  정은이가  나올  생각을   안  하자   직접 교사 안으로

들어갈  생각으로 몸을  돌리고  가려는 순간  뒤  에서  이제껏  없던 인기척이

갑작스럽게 나서  뒤를  돌아본 순간  자신의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혁수,,,,,,자신의  직속  상관이며. .현재   하  륜과 같이  출장에  동행해  출국했던

그 남자의  얼굴이  마지막으로  맺히며 눈앞이  깜깜해  졌다.





7 화.


촤---악-----


"핫,,,,,,,,,,,"



얼음물이  자신의 몸에  떨어지자  몸을  떨면서 정신을   차린  윤 정은  익숙한

사람의  형태가 자신의  눈앞에  자리잡고  있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이게  어떻게 된?????

그,,,,,,,,그가  일본에  간  이 사람이  왜,,,,벌써  귀국을  했나?

아니.........나를 잡은 건.......날  직접  잡은 건  혁수.............그럼...........

내 계획은  처음부터  이  사람에게  간파 당하고 있었다는....... 건가?

어떻게?  그렇게나 조심하고  또 조심 했는데?  그러니 라고  반년이   걸렸던 거고???

만약.........내 계획이 다  들통 난 거라면................... 끝이다.


"짜악--"

"악--"


깨어나서  정신을  가다듬던  윤 정의   뺨에    거센   마찰음과  동시에  커다란

충격이  부딪혀오자  윤 정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면서  입안에  생성된 비릿한

물을  삼켜가자  자신의 머리채가   그의   커다란 손에 의해  우왁스럽게  잡혀진다.


"우욱--"


윤정은  고통을  삼켜가며  자신의  상태를  훓어 보니   자신의 두손은  치켜 올려진 채

벽에 부착돼 있는 사슬에  결박되어 묶여있고 자신의 몸엔  아무것도  걸쳐있는 천이

없는 상태.......... 즉,   벌거벗겨진 상태다.


".....조금  머리가  돌아 가길 래 귀엽게  봐 줬더니  천지분간을 못  하는군.

내게....도망칠 생각을 다   하다니............. 넌  3 년전 부터  네 모든건  네    솜털까지

다  내 거다.  그걸 알고  나와 계약 했던 건  바로 너고.  내가......  약속을 어기는 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을텐데?  부인 한다면  네가 네  피로

직접 쓴  우리의 계약서를 보여줄까?   응???"


정신차리자.......


윤저은  그의  냉기 어린 말에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가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모르지만...아직  확실하게  그의 손안에  들어간 증거는

없을 것  이다.

워낙에  철저하게 증거를  숨기려고  해서  모든  서류는 공항 연결 지하철의

사물함에  넣어놨으니........ 정신차리고   대충 둘러대면...

그래,  잠시  일을  빼곤  이탈한 거 정도로  하면......그리고선  나중을  도모하면-----


촤르르륵---


마음속으로  정신을  잡아가던 윤 정은 하 륜이  그런  자신의  마음을  꿰뚫기라도

하듯   자신의 눈 앞에  수 많은 서류들과  위조  여권을  쏟아버리듯  던지자 그만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어,,,,,,,,어떻게?


"후..........그동안  정말  잘  배웠더군.  그래..... 이제  훈련을   마친지  일년이  채  안돼는

놈이  이렇게  까지 머리를 굴려댄 건   ,,,,,,,,,,,,,, 게다가  내  펫이  내게서  도망치려 했던

놈은  전무후무,  네 놈이   처음이겠지......... 하지만  말야.  네가   놓친 게  있어.

훈련후, 처음 조직에  투입된  놈에겐  그놈이  완벽히 인정을 받을 기간인 기본  3 년간은

그  자신도  모르는  감시의 눈길이 따른다는 거..........  물론 네놈은   네놈에게  할당된

네놈의  감시를  어느정도   잘 따돌렸지만,,,,,,, ,  내가  상당히  이뻐하는  조직의

메인 컴퓨터를 우습게  봤다군....... 그건..나  이왼  단  세 명만이  조작이  가능하고

자료  유출은   나 이왼  단  한 사람만이 가능하지........ 거기선   우리 조직에  대한

정보, 혹은  돈이나  약이  빠져나가면 그  기록이  모두  남으며  내가  체크 프로그램을

걸은 상태라  내가  확인하고  내용을  삭제 할 때까진  기록이  없어지지  않는다.

한데.........보름 전  내  컴퓨터가 귀여운 소리를  하더군......

그래서    네놈을  지켜봤더니............

훗,,,,,,,,,,내가  나가길  목이  빠져 라고  기다리던 모습이라니............"

"악-----"


자신의 머리채를  잡아 쥔  하륜의  손에  힘이  세게  들어가자  고통을 느낀

윤 정이  비명을 내지르며  반사적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와  살을  섞었어도   처음 보는.........  보통때  보이는

냉기조차 섞이지  않은 마치  가면을 뒤집어  쓴 듯한 얼굴의 그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리며 머리 속을  깊숙히  파고든  한 가지  생각.


모든 건.............. 끝이 났다.


윤 정은  무언가  명확히  인지 되지 않은  공포가  자신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자

열리지 않으려는 자신의 입을 억지로  벌려 하 륜 에게 말을 던진다.


"날,,,,,,,,,죽여줘,  배신자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   당신이지만,   난   특별히 조직일을

빼돌리거나 조직에  피해를  끼친 건  없잖아,   그러니........날 그 냥 죽여줘.

나.....당신의 노리개 노릇을  반년이 넘게  착실히  했잖아.  나,,,,,,,정말  싫었어,,,,,,싫었다고,

나,,,,,,,,,,,난  남자야.   남자인 내가  남자인 당신에게 안기는 게,,,,,,  얼마나 싫었는지

알아? 그것도  억지로?   당신이  내 몸에  손을  대면.........얼마나  싫었는지..알기나  해?

당신이  나를......느끼게  해서 안는 건..........그건,,,,,,,.더,,,,,,,,,.끔찍히 싫었다고.......

그래도  내색 않고  당신에게 순순히 안겼으니  그걸  봐서라도  날 제발  그냥

죽여줘..........부탁해,,,,,,,,,,"

"........하, 하, 하, "


하륜의  차가운  웃음이  어두운  공간 안에 살벌하게  퍼지며  윤정의   턱이

하륜의 손에 든  채찍의  끝으로  들려졌다.

턱이  들린  윤 정은 그의   얼굴이  다가오자  그의  표정을  보곤 그만  눈을 감았다.

밀납 같은 얼굴에  냉소를 띤 그의 얼굴.


"싫었다?  싫었다라...........?   넌  내  개다.  개에게  주인에게  복종하는 것  이외의

감정이 있어?  싫어?  그래?  죽여 달라고?  누구 맘대로  감히  개  주제에 주인에게

명령이라?  후.........  꽤  가르침이   필요한  잡종이로군."


휘 익----

차----악----

"아악----"


하륜이 들고  있던 채찍을  크게  휘두르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크게 나면서

곧  바로  윤 정의  알몸에  비틀린   채찍의  자국이 붉게 나타난다.

촤악---- 촤악--- 착----


"아아악-----아악----"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비명을  지르는   윤 정의  알몸에  쉴새없이  채찍을

휘두르던  하 륜은  윤 정의 몸에서  붉은  핏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윤 정이 고개를

묶인 두  팔 사이로  축 늘어 떨어뜨리고  정신을  잃어가려 하자  윤정의 한쪽  다리를

거칠게 잡아  벌리고는  그의 애널에  채찍의 손잡이를 억지로  쑤셔 넣었다.


"아으으윽---------"


점차 사멸해  가던  정신을  끌어올린  엄청난 격통으로  윤정이 몸을  떨며  고개를

뒤흔들면서   정신을  차리자  하 륜이  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벌써 기절하려고?    흠.......   그래..그것도  괜찮겠군......  네  생애  두번 다시  없을

근사한  이벤트를 보려면,,,,,,,,,미리  체력은  다져  놔야  되겠지?"

"아우우욱-------아악-----"


하륜이  말을  마치며  ,윤정의 애널에 삽입시킨  채찍의   머리 쪽을  거칠게 잡아

뒤  흔들자  온  몸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한  윤 정은  가물거려 가는  의식 속 에서

죽음이  자신을   덮쳐주길  끊임없이   기도했다.



촤악------

"핫-------"


차가운 냉기가  정수리를  공격하자  소름이  돋으며  정신을   차린  윤 정의

눈  앞에  하륜은  보이지 않고  분명... 자신보다  서열이  낮았던  조직의 멤버 중

한 사람이 자신을  무표정하게  쳐다보면서  손을  뻗어  사슬을  끄른다.


"털썩---"


그가 사슬을  끄르자 마자  몸을  못  가누고 그의 어깨께에  쓰러지듯  안긴  윤 정은

그가  자신의 몸을  질질  끌듯 어디론가  데리고 가자   아무 생각 없이  그가 끌고

가는 곳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묶여 있었던 듯한  손에는  감각이  없어진 듯  저린  감  조차도 없이

하옇게 질려  있었고  온 몸을  뒤 덮고  있는  말라붙은  핏 자국은  상상 만해도

흉물스러울  지경이 였지만  윤 정은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숨을 헐떡대며,  비틀거리면서....

때론  넘어져  가면서 그렇게  도착한 곳은  커다란  방......

그  곳에서    하륜이  혼자서  넓은  의자에  앉아서   있다가  자신의  앞에

내동이쳐 지다 시피한  윤 정을  흘끗 보더니 목소릴   울린다.


"그  동안  잘  쉬었겠지?  더  쉬게 해주고  싶은데 ,   나도  시간이  없어서 말야....."


바닥에  던져진  윤 정이 간신히 몸을  가누고 그를 쳐다보니 그는  의자에  앉은 채

책상위에  설치 되있는  보튼을  눌렀다.

그가 보튼을  누르자 마자 벽이라고  생각되었던, 커튼으로 가려졌던  것이 걷혀 지면서

드러나는   전면이   유리로  되 있는  창 이 나타나면서  유리창 안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윤정은 고개를 들고  눈 앞의  유리창 안으로  멍한 시선을  주다가  숨을

순간적으로 멈췄다.


전면에 보이는 곳은....... 유리 안의  제법  커다란 공간에서  벌어진  면은..........

벌거 벗겨진 채  다리쪽이 무슨  수술대  침대 같은  곳에  벌어져서  고정이 된

한  소녀의  벌거벗은 알몸,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사내들.


저,,,,,,저  아닌   부,,,,,,,,분명  정은이의 친구라는.........영,,,,,,,영아라는 아이????

왜?  왜,  저  아일??   왜?????


하륜은  너무  놀라서  자신의 상처도 잊고  몸을  억지로 일으켜 유리창에 달라붙어

유리창안의 모습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윤정은 상관도 않한 채  무언가를

누르더니  말을  한다.


"시작해"


시,,,,,,시작해?

뭘?

뭘 시작해?  어린앨  상대로 뭘?


윤정이    멍한  머리속을  정리 못하는 새에  한 사내가  알몸으로  묶여져  있는

영아의  옆으로  가더니 바지의 벨트를  푸르고  자신의  페니스를  꺼내  손으로

만져  ,부풀려  세운 뒤  벌어진  기계에 고정되 있는  영아의 허벅지 안으로  몸을

들이더니  순간적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영아의  다리  안쪽  깊이  단번에 삽입한다.


"아아악---아악------"


기절했었던 듯한  영아를  갑작스러운  고통이  깨운듯,   즉각적인  비명소리가  흐르면서

영아의  묶인  몸이 고통으로  요동을  치지만  영아를 강간하고 있는  사내는  규칙적인

몸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채  자신의 페니스를  영아의 질 안에  강제적으로

침입시킨다.

잠시의 틈도  없이  계속적으로  날카롭게  울리는  영아의  비명소리.


뭐,,,,,뭐야.......


이,,,,,,,,,이건.........


이,,,,,,,,,,이제  여,,,,여덟살일     저.......어린 앨..........


가슴도  자라지  않고  초경 조차 안 했을.........


저,,,,,저  어린앨..............


저.........저  아일    왜...저,,,,,,,저 아이가  왜..........


나,,,나랑   아무 상관이  없는 저  아이가 왜...............



믿기지 않은 장면으로  인해   순간적 정신적  공황에  빠져버린  윤 정이 계속적으로

멍하니 있는 동안  유리창  안의  장면은  어느 덧  다른  사내가 순서를  바꿔

영아를  강간하고  있었고  영아가 비명을  지르다가  급기야는  목을 꺽꺽  거리며

숨이  넘어갈듯  하자  윤정은   급격한 정신적  충격으로  다시  정신을  놔  버렸다.






윤정이  무거워진  눈을  간신히  뜨니  자신은  조용해진  빈  공간 안의  의자에

앉아있었고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니  정면에서  제일 먼저  윤 정의  눈을

뒤집어오는  그..... 유리창안.

.
순간적으로 눈을 감아버린  윤정은  주위공기가 조용함을  느끼고  눈을  서서히  다시

뜨고 주위를 살펴보니  자신은 이 방에  끌려왔었던  그대로,................알몸 채로

의자에 앉혀져  있었고,   자신이외에 그  방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서히  가슴을  가다 듬고  두려움을  가지고   눈을 자신의 전면에  펼쳐진  창으로

돌리던  윤정은  ...악몽과  같은 장면이 자신의  동공에  맺히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눈에서   뜨끈한 무엇인가가  멈추지  않고  흐르는걸  느끼며  온  몸을

떨기 시작했다.


영아는...........아무  죄  없이 끌려와서  강간  당한  그  아이는....

아까  그 때와  조금도 다름 없이  그렇게  치부를   드러낸 채로 묶여선  그.....  부위는

피와  정액으로  범벅이  된채  차마 시선을  줄수  조차  없는 상태였고..........

그  아이는 정신이  나간 듯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약간 벌린  입으로  거품이

이는 침을  흘려대고  있었으며........

단지    간헐적으로  몸에  경련을  일으켜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니...아니.........그것보다...무엇보다  그  따위  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그  아이의  몸에......그  어린  몸에.........문신이 새겨지고 있었다.


자신이  의식을  잃은 동안에  시작했을.......영아의   상반신과  하반신에   걸쳐서

크게   새겨지고  있는   ..........................

남  녀 간의  노골적인  섹스 장면이..........  여성의  하부에  남자의 성기가  출입하는

모습이  배꼽  바로 위에 새겨지고 있는..............

영,,,,,,,,,,,영아의..............아아...................아,,,,,우욱,,,,,,,,,,,,,,,,,,,


"우욱,,,,,,,,,,,,,,욱,,,,,,,,,,욱,,,,,,,,,,,,,,,,,,,크욱,,,,,,,"


급작스럽게   토기가  밀려온  윤정이  정신  없이  바닥으로 몸을  굴려  구토를

하고  있을 때  문소리가  나더니   익숙한   향수 냄새와  같이   차가운  목소리가

공중에  퍼진다.


"음?   왜? 속이  안  좋나?  이런.....아직  멀었는데   벌써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면  곤란 하지... 그래도 네놈은  훈련을   삼년 안에 완벽히 받고 나온  조직의

기대주  였는 데  말야....... "


악마.

죽여야  돼.

저  악마는  죽여야.....죽여야..............죽,,,,,,,,,,,,,,,,,,,


고개를   숙인 채  비아냥 거리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윤정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도 모르게  자신의  몸에  온  힘을   다해  정신 없이  하륜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아무  무기  없는  채 라는 것  따윈.

자신도 다쳐서 기운이  없을 거 라는 것 따윈.......

자신이 그에게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거 따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기본적인 살해 본능으로 ........

그를 죽이고자 하는 욕구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윤정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걸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하 륜은  윤 정이  그 에게

가까히  다가간 순간  콧 웃음을  치더니   몸을  살짝  옆으로  피하면서  윤 정의

복부에   주먹을  세게  꽂으며    자신이  내지른    주먹의  힘에 따른   반동으로

허공으로 벌어진  윤정의  두   팔의 관절을   뒤로  꺽어 버렸다.


"우드득------"

"아아악------"


팔이 부러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바닥에 던져진 윤 정의  머리를  구둣 발로

힘껏  내리  누른  하륜이 .....   전력을  다한  공격이   손 쉽게 차단 당하자

절망에  빠진 채  반항조차  할  힘이  없어  정신과  육체의   고통에  몸만을

떨어대는  윤정에게  매끄럽게 속삭였다.


"건방을  떨고  있군.  네가  비록  멤버교육에서  특출난  놈 이였지만  꿈 에서라도

네가  날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나?  난....   네 살  때부터  열 다섯  때까지

밥 먹고  그 짓만을   했었는데?  겨우  삼년  배운  기술을  가지고 날  어떻게

해 보겠다고?  애송이 같으니..."

"끅,,,,,,,,,,끄윽,,,,,,,,,우욱,,,,,,,,,,,"


하 륜  에게 머리를   짓눌린   윤 정이    울음과  이상한  소리가  뒤  섞인  신음 소리

를  내자  누르고 있던  발에 힘을 조금 더  준  하 륜은  뒤에 서  있는  자신의

부하에게  차갑게  명령한다.


" 문신을  완벽하게  뜨라는 것도 아니고,  저  정도  문신의 본을  뜨는데  왜  저리

오래  걸리나?  끝내라."

"네."


대답을  한  부하가  창  옆  테이블 옆의  스위치를  누르더니  목소리를   내 보낸다.


"서두르도록."

"억---"


남자가  스위치를 이용해  하 륜의  명을  유리창  안의   문신을  만들고 있던 남자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하 륜의  손에 의해 억지로   일으켜진  윤 정이  유리창을  바라 보는

의자에  강제로 앉혀졌다.

예측할수  없는    공포에  떨기 시작한  윤정이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자    그의

등  뒤에서 하 륜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흐른다.


".........잘  봐두는 게  좋아.........이제  풀 코스의 거의  마지막  단계니까............

저  계집앤  제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네 동생 년을  따라  쫄래쫄래    따라

나왔더군...........  그래서  저것  먼저  시작했지만, 저 것이  끝나면... 네  동생이 곧

시작할수  있게 준빈  다  되 있으니............맘 놓구  구경하라고..........."


숨이  막할것  같은  공황으로  유리창 안을  쳐다보던  윤정의  눈에  한  남자가

무언가의 상자를  꺼내오더니 그 상자 안에서  둥그런  단지를  꺼내는 게 보인다.

단지를  마져 꺼낸 남자는 단지 안의  내용물을  영아의 몸 위에  부어버린다.

단지에서   나온 내용물을 을  쳐다보던  윤정은  내용물의  존재가  대뇌에  입력이

되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하륜에게  꺽였었던   팔을  앞으로  해서  손으로

입을 막았다.


단지에서 나온 것은........시리아 에서  채집해    고문용으로  조직에서  사육하고  있는

개미의 일종.

붉은  빛을 띤  수백 마리  가까히  되는   개미들은  영아의 몸을  순식간에 덮으며

문신이  새겨졌던  그림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저것들이  문신을  아주  완벽히  완성시켜 줄 거다.  저것들은  먹이를  먹으며

그 안으로  깊숙히  파고  드는  종족이니..... 먹물의 끝에 저것들의 먹이인  효소를

안쪽으로  찔러 놨을테니  저것들이  파고  들면서  문신이  활동감  있게  새겨지는

거지.... .한데...저것들은  먹이의  살  안을  파고드는  종족일걸... 너도 알고는   있지?

꽤 우수한  학생이였으니........"


윤정의 눈에서  끊임없이   흐르던  눈물을  바라본  하륜은    윤정이  앉아  있던

의자에  기댔던  팔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후,,,그럼  딴 놈도 아닌.........내  펫이   날  배반하고  날 우습게  만들고선...........

다른놈들이  배반했을 때  하던 것 처럼  사지나  잘라서  내  보낼 줄  알았으면.........

날  한참 우습게 본 거다."


하륜은  손을  뻗어  다시  스위치를 누르곤 명령한다.


"옆의  그  계집애도  시작하도록."


그의  말이  떨어지자  유리창안의  방안  한쪽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던 사내들 중

한 사람이   한쪽에  쳐져있던  커튼을 열어 젖히고는  영아와  같은....

무슨 수술대와도 같은  의자 비슷한  침대를   끌어내오자   윤 정의  눈에 영아와

같은  모습으로 벌거벗겨져  묶여져  있는 ...... 정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저,,,,,,,,,,,,,,,,,정,,,,,,,,,,,,,,,,,억,,,,,,,,,,,,,,,


숨이  막힐 것 같다.

무언가의 토기가 끊임없이  넘어 올라오면서 동시에 그  토기를  배출할 수 없는

숨 막힘으로  인하여  윤정이  꺽꺽 대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자  어느덧

사내들에게  둘러쌓인  정은이는  다리가  크게  벌어져선  채  성숙되지

않은  음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정신없이  유리창 위에 몸을  달라 붙인 윤  정은  막  사내들 중

한  사람이  정은이의  다리사이로  몸을 들이자 몸을  바닥에 무너뜨리듯

무릅을 꿇고  하륜의  앞에  매달렸다.


"사,,,사,,,,,살려,,,,살려  주세요,,,,,,,,,저,,,저  아인,,몸,,몸이  ,,,,,,심,,,,심장이  나뻐요,,

제,,,,,제발!!!!!!  제바알!!!!!!!!!!!"

"뭐,  죽일  생각까진 아니니까,  걱정 마라."


자신의  구둣발  아래  꿇어  엎드린  윤  정에게  시선  조차 주지  않은   하 륜은

스피커를   통해  유리  안에  소리를   높힌다.


"뭐 하는 거야?"


하륜의  질책에   정은의 다리  안으로  들어섰던   남자가  찔끔하더니  자신의

페니스를  열심히 주물러 세워선  영아에게  했었던  것 처럼  그   자신의  흉물을

그대로  정은의  질 안으로  찔러 넣는다.

"헉,,,,,,,,,,,,,,,,,,"

"..........뭐야?  약을  많이  쓴 건가?   깨어나질  않는다니....... 저  계집애에게

약 쓴놈  대기시켜.!   지금  한  두번  하는 것도 아니고  약  용량을

못  맞추다니.........이런,  기본적 인게  안   되있는 놈들............."


남자의 강제적  침입에도  불구하고  정은이  깨어나는   기미가  없자  낮은

음성으로    자신의  부하에게  지시한  하륜은  몸을  뒤로 젖히고  아무 말 없이

정은이  강간  당하는 장면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옆에  두었던  서류를  들여다본다.


"억,,,,,,,,,,,,,,어,,,,,,,억,,,,,,,,,,,"


설마, 설마  했던  사실이.....그대로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자   휘몰아치는

정신적  격통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윤정이 자신의 눈물로  인해 달라붙은

자신의 머리칼을   헤치고    유리창안의 장면을  바라보니  깨어날  생각도 안 하는

정은은  계속  사내들의    강간으로  몸  만이  흔들릴뿐 그  어떤..

살아있다는    의식의 증거도 없었다.

온  몸을    떨어가며 정은이의  강간 장면을  쳐다보던  윤 정은  사내들이  교대를

하고 나올 때 마다 얼핏 얼핏  보이는 정은이의  국부가 붉게  물들어서  하얀 정액과

뒤  섞여 가다가  붉은 색이 더 짙어지자   숨이  막혀서 나오지  않는  비명  대신

목을  꺽꺽  댔다.


나,,,,,,,,,,,나,,,,,,,,때문에   정은이,,,,,,,,,,,,,

정,,,,,,,,정은이,,,,,,,,,,,,,,영아가,,,,,,,,,,,,,,,,,,,,,아아아,,,,,,,,,,,,아,,,,,,,,,,


윤정은  엄청난  무게로  짓 눌러지는  고통의   회오리가  자신의 머리를   뒤덥자

그  안에서 자신을  놓고 있다가  정신을  못  차리는 정은의   몸이  희미한  경련을

담아가자  자신의   입술을  크게  깨물어서  피를 가득 냈다.

자신의 자해로  인해  생성된 피가  바닥에   붉게 떨어져 자신의 동공에  들어오자

윤 정은  무릅을 꿇은 채  하륜에게  무릅 걸음으로 다가가    머리를  바닥에

짓 찢도록  박아대면서,  다리를  거만하게  꼬고    앉아있는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울부짖었다.


"제,,,,,,제발,,,,,,,,,,,,,,,,,,,제,,,,,,,,,,제발,,,,,,,,,,,,,,,뭐,,,,,  뭐든지,,,,,,,,다,,,,,뭐든지

다,,,,다 하겠습니다,,,,,,,,,,제발!!!!!!!!!!!!"


하 륜 에게  매달리며  정신 없이  머리를 조아리던  윤정은  바닥에  부딪 혓던

자신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   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하 륜 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또 조아렸다.


자신  또한  그에게  얻어맞고   애널은  그의  손질로 찢겨진  채  였을 뿐만  아니라

즐비한  사람들  사이에서  피 투성이의  알몸으로  하륜에게   구걸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당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이미 윤 정에게선    아무것도  아니였다.

이미  영아가  그렇게...되었고......정은이가   강간을 ..당하긴  했지만,,,,,,,,,,,,

아직......,,,,돌이킬수  없는 짓을  당한 게  아니니  아직은.......아직은.......................


아아  제,,,,,,,제발......................제발  무슨 짓이라도  하겠어...

제발,,,,,,,,,,,,,,,,,,,무슨 짓 이던지,,,,,,무슨 짓 이든지,,,다,,,,,,다  하겠어!!!!!!!!!!!!!!!


자신의 무릅 아래서   자신의 자비를   구걸하는   윤정을  차갑게 바라보던

하 륜의  입술이  살짝  말린다.


"으응?   네  모든  의지는  3  년 도 휠씬 이전부터  내게  속했는데  네가 다시

내게  그런  말을  할  만한  무엇이  남아 있냐? 3 년전  그때  네가 내게   팔은 건

너 인지  알았는데,  아니였나?     웃기는군,,,,,,   그런  주제에,  아무것도  네 것이

없는 주제에  내 것을 제 것인양  함부로  제  멋대로 도망치려  했다면.....

날  속이려  했었다면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를지를,  설마  상상도  못 했다는건가?"

"으흐흑,,,,,,,,,,,,,,,제,,,,,제발,,,,,,,,,,,,,,제,,,,흐윽,,,,,,,,,,,"

".......좋아."

"---윽-"


하륜은  몸을 일으켜 바닥에  구겨져 있는 듯한  윤 정의 몸을  갑작스럽게 끌어올려

윤정의  알몸을  틈새도  없이  유리창에 힘주어 붙이고는    윤  정의  얼굴을

자신의  팔로  유리창에 짓눌렀다.


"......똑  바로   봐둬라.  넌,  살아있어도...설사  죽더래도  내 소유야.

내가  버린다고  해도 , 네가  버려진다고  해도  다른걸 .. 혹은  네  자신조차

네  주인으로   삼을 수   없는,  네  주인은  나!   하.륜,  이다.    다시는?

그런 소리  따윈   절대로 할수  없을 거다.  네가   이  세상에  설사 죽어 나빠져

짐승들의  먹이가 되는  신세가  된다 하더래도,   넌,   네  뼈 가루  조차

내  소유란 말이다.  그걸  거스르려 한다면   그  의미가  무언지,,,,,,,,

네게  올 결과가  뭔지......   똑/ 바/ 로/   봐  둬라  이거다."

"허욱---"


털썩---


자신의 몸을  억지로  창에  붙여두던  하륜에게서 힘이 빠져나가자  땅 바닥에

나뒹그러진  윤정을  바라보던 하륜의   갈라진  듯한  음색이 스피커 음으로  터져

나온다.


"그만.  그  계집앤  더  이상   건드리지 말고,  이놈을  데려다가  ................

이놈을  데려다가  본부에  있는 사내놈이라면  모조리  놈을  까라.  단  한 놈도

빠지지  말고.   후 ,,,,건방진  새끼.    내  몸이  닿으면  끔찍히도  싫었다?

하,,,,  남자?  남자라서   네가 남자라서 남자인  내게   안기는 게   싫었다....

이거지?    남자라....후,,,,,누가  너보고 남자라고  하더냐?  남자?  태어날 때

남 성기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단지,  그  이유로  네가  남자란 거냐?

3 년전엔......그랬을지 모르지만,  내가  널  산 이후는 달라졌지.  넌 내것 이므로

내가  널 암컷이라고  부르면 넌 암컷이고, 내가  널  수컷으로  부르면 넌 수컷인 거다

네가  내게 팔린 순간 부터 넌  자연이  결정한  그  무엇도  받아 들일수  없는 몸이

된걸  지금껏  이해  하지 못했단  말이지........... 그렇담  이  기회에  확실히 알려주지.

네가  뭔지를....네가 정말로  '남자'  이지.---  뭐 하는  거냐?  이  놈

당장 끌어다가  저놈의 동생  옆에  엎어  놓고  돌리라니까"

"저,,,하 륜님..."


하 륜이 소리지르는  모습을  잔뜩  긴장해서  바라보던  그의 부하 중  한 사람이

하 륜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연다.


그가....이토록  화를 내는 건..........처음 이다.

언제나  감정을  표현해 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왜  저런  인형  따위 때문에  격노를.....


"저,,,,,지금 본부안에 있는  사람은  백 명이 훨씬  넘습니다만--"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던  자는  하 륜의  날카로워진 눈초리에  얼른 입을  다물었다.


".......백명이 되던, 천명이  되든,  당장  이놈  끌고  가서 명령대로  시행 안하면,

네놈을  대신  돌려주겠다."





8화.


"아악---"


윤 정은   뜨거운  기운의 살 덩이가    자신의  애널을  급하게 꿰뚫고 밀려들어오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자신의  강간을  명령한  하륜의 명 대로 자신은  정신을  잃은  정은이의  옆에

몸이   뒤로 묶여서   애널을  드러낸 채,  자신의  애널을   헤집는   사내들의

페니스를  받으며   자신도  간간히  정신을  잃어 가다가   자신의 몸 안에  삽입을

하고 있던  남자가 사정을 하고 페니스를  빼자마자  다시  밀려들어오는 다른

페니스의  무게감으로  몸이 짓눌러지면서  이제껏  단  한번도 당해보지  못했던

타입의  고통이  밀려들어오자  윤 정은  영아가   당했을 집단 강간의  고통을

미루어  짐작하고,   그  아이가  당했을 고통을  되새김질했다.

.
"아악----아아악----"


뒤에서  자신의  몸을 힘껏 올려붙이는 진동으로  몸이 크게  흔들리자  비명을

질러대던  윤 정의 입술이  부딪혀진 이사이에  맞물려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강하게  물려진다.

숨을  헉헉 대며  고통을  채  가누지 못한 상태로    고개가  수그러진 채  자신을

강간하는 사내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흔들리던  윤 정은   자신이 흘리는  피가

바닥에  점차로 고랑을   지어가자  몽롱한   눈을  그곳에 고정 시켰다.


강간 이란 건.......

단지   거칠게만 안았던  하 륜과의  섹스완 또  다르다.

강간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적 행위는 이 세상 그  어떤  육체적   폭력의  최상이다..........

할수 있는 한  가장 거칠게  자신의 몸을   파고들어서  기계적으로  삽입질을

하고는  추악한   욕망의  액을    내뿜고  나가 버리는   강간.........

그리고....숨을  떨구는 순간까지  자신을  괴롭힐..........

아무   죄 없이......자신의  죄로 인해  고통받은  영아의  괴로움,


"아아--아---으윽--------아악---!!!"


좀 전에  어린  여자애 들에게 어쩔수 없이  명령대로  강간을  했던 사내들은

윤정의  몸에선  무언가를 느끼는 듯  심하게  몸을  흔들며  자신의 페니스를

쳐올려 댔고,  여자아이들의  강간에  참여하지  않았었던  조직안의  다른 수  많은

사내들도  하륜의  소유라  평소 눈   조차  못 돌렸던  윤정의  몸을  탐하게 되자

안 보이게 조금씩  흥분해서는  자신의  동료가  몸을  흔들며 피스톤질을    할 때마다

조금씩  침을  삼켰다.


"----!!!!'


이미  수 많은  사내들의  제각기   다른  정액들로 질퍽해진 자신의  애널로   미끄덩

거리며  다른  살이 들어오면서   몸을  올려붙이기  시작하자  윤 정은  서서히

정신을  놓아버리기 시작했다.


"촤---악---"

"어---허헉---"


냉기가  어린  무언가의   충격으로  침몰해가던 정신을  되찾은   윤정의 몸엔

차가운  얼음의  기를 가진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흑--"


얼음물을  맞고 정신을  차린 자신의 몸 안으로  쉴틈 없이  깊숙히  찔러오는

또  다른 ...주인을  알수  없는   페니스......


이젠 고통조차 크게 느끼지  못하는  가물가물해진  자신의 의식  사이로  자신의

몸체가  자신의  몸을  꿰뚫고  있는  사내의  움직임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걸

자신의 일이  아닌 것 처럼  느끼던  윤정이  다시금  정신을 잃어가자   다시

끼얹어지는  얼음물......

먼  곳에서  들여오는  소리  같은.........  자신의 몸을  꿰뚫어 가는  사내의

신음소리..........질퍽이는  살  소리와 같이    묘하게   흐르는 이상한  공기..........


아아.........졸린다.,,,,,,,,,,,잠이.......잠이  와...............

정은이를  데리고  나가야  하는데...........잠이......잠이.........자............




"정운님."


의자에  굳은 채 앉아서  윤 정의 강간  장면을   뚫어지게   응시하던 하 륜은

뒤에서 나는   자신의 부하들이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는걸 보고  서서히 고개를 들어

정운 이라 불린  남자를  쳐다보았다.


날렵한  몸매의  마치    청년  실업가와  같은  분위기를 가진   온화한   표정의

남자가  하 륜을  향해   환하게  미소 짓는다.


"이런,,,,,,,,,,,갑작스럽게  혁수를 감추시고 대기를  시키시더니  새앙쥐 한 마리를

잡으려고  하셨었던 겁니까?  "

".....앉아라."


하륜이  다시  고개를  유리창안으로 돌리자 정운은 유리창   너머에서  몸이

엎어져 묶여서는    강간을  당하고 있는  소년을  바라보고는  눈을 찌푸렸다.


저 아인가.........문제의  아이가...........

웬만해선  부탁  같은 건  절대 안 하는   혁수 놈과  민호 놈이  동시에

내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  SOS를   쳐  대게 만든  장본인이......

뭐야,  저....... 수 없이  바지를  내리고 서 있는   놈들은.........  본부에  있는 놈들의

절반은  있어 보이잖아?   제기 ....   조금  더  하면...........  저러다 죽겠군.

.
정운은  몸을 하 륜   쪽으로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처리하실 겁니까?"

".............."

"길을   들이시는 것도 아니시고......"

"깨워,  깨워서  해!!!"


묵묵히  유리창 안의 모습을 바라보던  하륜이  정운의 말에도 대답 없이 인터폰을

사용해 기절해 늘어진   윤 정을  깨울것을  명령하자  창 안의  사내들은 얼음물을

몇번 끼얹다가  그래도  의식이  없는  윤정에게 전극을  부착해  충격을   주어 깨운다.


쯧,,,,,,,,,


정운은   전기  충격을 받은  윤 정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일으키자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꼭지  까지   돌았군.

륜,,,,,,,,당신............왜  이런 겁니까............

당신은  자신의 이런  모습을. .......알고 잇습니까....

이제껏...........예전  단  한번을  제외하곤 이제껏  보인 적 없는...

이성을  잃은  모습이란 걸......당신은 자각하고 있습니까.  륜..........


정운은  씁쓸한  마음으로  눈길을 돌려  깨어나자마자 다시  사내들의 페니스를

받아들이며  사내들의 정액받이가  되고  있는  윤 정의 망가져 가는  모습에 시선을

주다가  하륜에게  눈을  돌렸다.


".....처리하실 게 아니시라면............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할 겁니다.  거기  신경이 한번

손상되면.......손  쓸수 없다는 거, 아시잖습니까.  한번에   저렇게 많은 숫자를 상대하는

것도..........게다가  강제로  라면,,,,,,,,,,,,,벌써  수 십명이 넘게  한거 같은데요,

저  정도면  수술을  해도  신경을 되 살릴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지요.......하 륜님."


정운의 말에  대답조차  안하는  하 륜이  유리창안의  윤 정만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한숨을  쉰 정운은  하륜의 몸 바로 옆으로 가서  섰다.


"...........아시잖습니까,  버릴 것도 아니고,  후에  무어에라도  써먹을  거라면..........

이쯤  멈추게 하시는 게.............게다가 전기  충격은........몸의  근육신경 까지

손상 시킬수  있는걸  누구보다도  더    잘  아시는 분이................."

"입  닥쳐,"


정운은  얼굴이  모두 굳은 채  전면만을  응시하는  하륜의  등 뒤에서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잡고  맛사지   하듯  문지른다.


"자,,, 저런 애송이놈의  문제는  그냥 내버려 두시라고요,   그냥  냅 두면 저 놈은  이번에

아주  혼쭐이 났을  테니  이제 다시는  그런 꼬리를   꺼내거나  하진

못할 겁니다...................   하륜님!!"


정운은 자신의 말에 아무대꾸 없는  하륜에게 조금 목소리를  높힌다.


".......멈춰."


정운이 말에  한참 뒤  단  한마디만을  스피커에 실어  창  안으로 내보낸

하 륜은  일어 서면서  뒤에 기립해 있는  자신이  부하에게 명령했다.


"...저놈을   대충  치료해서  명도에  다시  쳐 박아서  재  교육을  시켜라.

거기,  명도의 재교육 담당 놈들에게  정확히  내  명을 정하도록, 저놈이

재  교육  프로그램을  마치고 왔을 때도  저  따위  비슷한 짓 꺼리를  들고 나선다면

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놈들은  모두  명도 앞 바닷물에 던져질줄 알라고!!!"


하륜은  몸을 돌려  나가면서  나가기 직전  유리창  너머에서  이젠  사람인지

살 덩어린지  구분이 모호한 채  피 범벅이 되어있는  윤 정의 몸뚱이에 시선을

마지막 으로  주었다,


이걸로  끝이다.

다신.......네놈 따위에게  흥미가 갈 일은  없을 거다.

딴놈의 손이  탄 물건엔  일생 단 한번도  건드려 본적이  없으니.

다신..네 놈에 대한   야릇한 허덕임 따윈  이상한 욕구  따윈...........

이제 다시는..........너를 상대로  들지 않겠지.

이젠...........끝 이겠지

놈이  명도에서 죽는다면, 것으로  끝이겠지만 살아서  멀쩡하게 돌아온다면,

적당히....조직의 멤버로써  부려야 겠지......

저놈을  살려두는 것도  그동안 들어간  교육의 시간과  노력이  아까와서 일뿐....

그것 뿐이다.


하륜은  표정을   단호하게 굳히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윤정은  정신을   차리곤  처음   눈에 들어오는  하늘색  천장과 동시에

강한  소독내를  느끼곤  움직임이 가능한   눈 만을 움직여  옆을  바라보았다.


본부 내에  자리잡은  진료실이 분명한 이 곳에서........ 자신과

옆에 뉘여진  두  여자아이들.....

윤정은  자신의  옆  정은이의 옆 건너로  영아를 바라 보다가  다시금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을  자각하고는  눈을 감았다.


영아는....눈을 뜨고 있었다.  눈이    멍한  몽롱한 상태로  입으로 침을  줄줄 흘리면서

정신이........나간듯   이상한  소리까지  흥얼거리고  있다.........

그래,,,,그렇겠지,,,,,그  누가,...제 정신을 갖을 수  있을까.....

강간은  커녕 섹스의 의미도  제대로  모를............키스 한번  안 해봤을  순결한 몸이

억지로 강간당하고 게다가 온 몸에 낮  뜨거운......평생  없어지기 힘든..,,,,,

제거가 불가능한  문신을 새겨놨는데...........꿈이..........,아니였다.

눈을 뜨자마자..........그렇게나 간절히........이  모든 게    다  꿈이길  바랬건만.......

왜,,,,내겐  어째서  악몽은  언제나   현실의 일인 것일까...............

눈을  돌리자 마자  .....영아를  보자마자  서둘러  눈으로    찾았던  문신의 자국.............

그리고  자신의   눈동자가  잔인하게  확인시켜준  .............영아의 몸에 시트가

덮혀져 잇었어도   쇄골깨로 올라온  까만  문신의 자국이........이제까지가  꿈이

아님을  여실하게  증명해주고 있었다.


저  아인......그리고 정은인   내 보내주겠지.

그는......약속을  철저히  지키니  살려준다고  했으니 두 아인  반드시  살려

내 보낼것이다.

영아의 몸 이 많이 상해서  응급으로 치료를 하고  내 보내려고  나랑 같이

치료를   해 놓은 거 겠지........


그렇다면..........


한  없이  눈물을  흘리던  윤 정은  눈동자에  순간의 생기를  담고  눈을  감았다가

마음을 굳힌 채  있는  힘을  다해서 몸을 일으켰다.


몸이  일으켜지자 마자  온 몸의 뼈가  탈출 하는 듯한  격통에 순간  숨  쉬기 조차

힘든  윤 정은 숨을  한참  몰아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곳은  조직 안에서  운영하는   본부안의 의무실 같은 거지만....규모가  보통  생각하는

의무실관 다르다.  의사도  전 분야에 걸쳐 공부를   한  의사를 교대로  두고선,

수술  이나  봉합은 모두  이곳에서 하기  때문에  웬만한  병원의 수술실 못지 않은

장비가  다  있을 것이다.

아마도 몸이  크게 상했을  듯한 자신의  몸을  정신력만으로  간신히 끌어서  물건에

몸을 의지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진행 시키던   윤 정은  걸음을 내딜 때마다  벌어진

상처에서  자신과 같은  온도를   가진  액체가 자신의 몸  수곳에서  흘러 내리는것을

무시하고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다가     소독품을 담아  놓은 듯한  기계안을

응시하곤  손에  힘을 주어  그곳으로 다가가  소독장의  문을 열고  자신이  목적하던

것을 손에 넣었다.

손에  기구를  쥔채  일어섰을때와 마찬가지로.....아니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간신히 자신의 침대가로  가까히   가진  윤 정은  몸을 질질 끌어서  영아가  누워있는

침대로  가까히 다가갔다.


영아는 자신이  다가오는데도  시선을 허공에  고정시킨 채  이상한  흥얼거림을  지속하고

있었고   자신에겐  시선을 못  맞춘다.....


하하..........그래...... 영아야........널......고통에서.....  너 스스로  널 해방시킨거니.........

그래.....그렇구나.....그런 방법이 있는데........왜  난.,,,그런 것도 안되는 걸까.......응?

영아야..난  왜 안 되는지,,,,,,,,,,좀  알려줄래.......?


윤 정은  영아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영아야...... 난......차마 용서하란 소리도.....할  수가  없다..............

나는...........나  자신을.....널 이렇게 만든  나 자신을....일생............용서하지  않을거다.......

내 일생.......나를 학대하면서.,,그렇게 내 죄를  갚겠다.......내 일생을..........


--야, 니네  오빠  넘  멋지다~~~----


처음  보았았던  영아의  해  맑던 모습이  자신의  눈 안에  오버랩 되면서

윤정은  잠시  참았던 눈물을  가득   쏟고 말았다.

한참을 울먹이던  윤 정은   서서히 몸을 일으켜 자신이  쥐고 있던    수술용

나이프를  제대로  쥐고선  눈을 감고는  숨을 골랐다.

숨을 조절하며  눈을 감고  잇던  윤정은 영원히  흐르지 않을 듯한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자신의  심장에  울려대자     입을  앙다물 고는  마지막 정리를 했다.


이건.......내  의무야.

나 때문에  더러운 운명에  휘 말려   정신을 잃어버린  불쌍한 아이를  위해

내가 할수 있는 마지막  배려,,,,,,,,,,,,내가 해야만 하는........

반드시 내가 맺어야 하는  내  빚의  극히 일부.............


이를 악문  윤정은  나이프를 허공에  들어올려선 있는  힘껏  영아의  목  부근

경동맥을 곧바로  찔러버렸다.


촤아악---------


순간적으로  동맥이  끊어진  영아의  핏줄기가  허공을  향해 솟구치며  붉은  핏물이

윤 정의  온 몸에  분사되자,  칼을 바닥에    떨어트린 채 온 몸을 후들대는  윤 정의

몸이 핏물로  뒤집혀 씌워진다.


"욱,,,,,,,,우우욱,,,,,,,어우욱,,,,,,,,,,,,크흐흐흑,,,,,,,,,,,,,,,,,,,,,,,,,,,,,,,,우욱,,,,,,,허억!!!!!!!,"


윤 정은 붉은  핏물이 바닥과 어울어져 진한  악마의 색을 띠어 가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듯  나뒹러지며   바닥에  퍼진  진한   적갈색이 구역질  나는 비린내와 같이

자신의  동공을  덮치자  정신을 잃어갔다..


윤 정.   십   육세..........   .생애     첫  살인................







9 화.    이  동오.


윤  정은  자신의 스케줄  표를 들여다  보다가  짜증이 밀려와서  책상위에  소리나게

던져  버렸다.


또..........구멍이  나게  스케줄을   이중으로 짰다  제길.............


한참  서  있던   윤 정은  책상 위의  담배를  꺼내  들어   불을 붙이고는

전화길  들어  한 개의  스케줄을  홀드 시켰다.

연락을 받은  자는  무어라고  짜증 섞인  말을 하다가  윤 정이 말이  없자  얼른

나긋해져  다음 에는 반드시 날짜  조절을  잘  해달라고 한다.


젠장.......


윤정은  담배연기를 길게  내 뿜어냈다.

7 년전,  자신이 명도에서 다시  돌아오자 그  때부터   자신의 가드겸  매니저  역활을

하던   재형이   하륜의  부름으로  마약쪽 일을  맡게 된 것은 그 뒤 일년 뒤 부터.

그  뒤로도  가끔씩  놈의  특기인  새  루트  확보에  투입되더니  이젠  아주

물을 만난  물고기  처럼  휘젓고 다니자  하  륜이  아예  그곳에  상주를 시켰다.

따라서  자신의 일을  관리할  사람이  없는 상태여서  자신이  어떻게  해보려고

발버둥을  친건  여섯 달간.

아무래도...........감시의  의미도  있는  가드의  역활을   하는 놈 이였기에

이  기회에  자신이 모두  혼자 해보려고  발버둥쳐봤으나,  데뷰  7 년을  맞는

중견 톱모델인 자신의  스케줄을  적당히 조장하고   에이전시들과 연락하고

계약을  하면서  일을 사이드로  엮고,  순수한 모델 일 만을  처리하기에도

자신은  계약이니  그런 일은  너무  서툴렀고  조직일을  하고,  자신의 일을  하고,

너무 시간이 없고  정신적  여유도  없었다.

누구 하나  구하긴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건  한 달전 부터.

자신이  맺은  계약이 처음으로   이중으로 펑크가  나서  수습을 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나서.  그것도 중요한 .국내에선  큰  규모의 켈렉션의  자리

엿는데  날짜를  헷갈려서  구멍을  낸 거였다.

다행히  자신이  이 바닥에서 인정받는  톱  모델 이여서   잘   지나가긴 했지만,

일에 있어서  완벽한걸  좋아하는 자신으로썬  기분이  조금  잡치는 일 이였었다.

결국  사람을 구하기로 하고  자신의  하수에게  지시해서  적당한 놈을 골라

보라고 했는데.  도통 적당한 놈이  없었다.

조직원이  아니면.....이중적 일을  .그것도  늘  범죄를  저지르는   자신의  곁에

두는 일은  생각도 할 수  없을 테니 반드시 조직원이여야  하는데..........


윤정은  의자에 몸을  앉히고는 옆의 종이를  집어 들었다.

자신의  부하가  데려올 때마다 그 후보감을  퇴짜놓는 자신에게   지친 듯

가져다준............  말하자면  후보감의 명단.


재형이 놈 보다는 나이가 어렸으면  하는데.........

재형은  이 바닥 일을  본지 오래된 만큼  일 처리가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완벽했지만  너무  약삭 빠른 데가  있었다.

게다가 자신보다  더 오랜시간을   조직에 몸 담았기  때문에  자신보다  서열이

더  아래 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말에  공공연히  일부로  그러는 듯 반대의 의견을

들고  나오고.....

뭐 랄까.  이번엔  좀  신경 안 쓰일  손  쉬운 놈 이였으면 좋겠는데.........

하긴...모든  조건을 다  만족시키긴  어려운  일이겠지...........


윤 정은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를

부팅시킨뒤  조직의  시스템으로 들어가  여덟개의  암호를  누르고는 다시  다섯개의

패스워드를  쳐서  인력팀으로  연결시킨 뒤   세개의  암호의  칸을 지나서

공간이 드러나자  종이에  쓰인  코드명을  여백  맨  위에 입력시키고 기다리자

자신의  부하가  추천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력이  사진 없이  글로만 뜨기 시작한다.

아무 생각없이  화면을 응시하던  윤 저은  4 번째의 인물에 가서  내려가던 손을

멈췄다.


이  동오.  현   19 세.................................


이.....동오?

조직에 들어 온지  5 년째라고 되어있다. 5 년째라니, 이제 아홉인데......

이놈도  일찌감치도  들어왔군.  신장이  188 이라..........

후,.이놈이  모델을  해도 좋겠군.........  한데...이상하군.  이놈의  이름이

왜..속에서 울려대지?    아는 이름도 아닌데......

열 아홉이면.... 내 나이보다 다섯살이나  아랜가...........이상하군.

조직에 수많은  놈들 이름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니  내  주위의  놈이 아닌 한

내가   아는 놈이 아닐텐데.......

열  아홉이면........일을  맡기기에도 어리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지나치려다가

놈의 이력을  조금 더 보니  놈은 3 년전에  조직일에 정식으로 투입된 이래

지금껏  조직산하의  탈랜트 양성 회사인  재음 기획에  소속돼   있었다.

그것도  탈랜트로 활동하는  놈의  로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다른 놈들은.........그나마  연애계에  종사한  경험이 없는.......

생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놈들.....


제기..........이런 걸  후보감 들이라고  찍어온 건가?  그 놈이  요즘  내버려

뒀더니 제  정신이  아니군.    놈이 이런 조직에선  드물게  좀  진지한    연애를

하는 것 같아서  그냥  내뒀더니......... 한 번쯤은  졸라야 겠군.

매니전, ........ 당장  필요한데.. 어쩐다.

나아만  어리지  않는다면 이놈이  적당하긴 한데........최소한 스물  너댓은  되야지.

너무  어린데...... 하긴  조직원  치고  외적으로  밖에선  제 나이로  행세하는

놈이  없으니 미성년이라고  걱정할 필욘  없겠지만.....후우............


윤정은  기록을 조금  더  쳐다보다가 들어올 때와  똑같이 암호를 풀어가며

나와선  컴퓨터를  오프를  시켜버렸다.





"이...동옵니다."

".........앉아."


윤정은 생각이외로  투명한 눈을  가진  동오를  쳐다보곤   씁쓸함에  젖어

짧게  명령했다.


이상한 놈..........

조직에  들어온 지 5 년이나  됐다는 데도  저런....눈이라니.


"네가 할 일은......  이를테면 내  그림자다.  일은  매니저지만  우리 일의  특성상.

내 일에  관한  뒷 일을  다 해야하는......  보디가드, 매니저, 비서. 이 세 가지의

일을  해야 하는 거다.  대신,  이제껏 하던 일은 다 접고  내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할 테니  크게  힘들진  않을 거다.  할수 있겠나?"

"전  아시다시피  그런 일 에  적을  두고  있었고.......,제 일처리에  대해  불만섞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만족하실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의 일 마무리는

무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정도' 라니,    어느정도로  일을 하겠다면  집어 쳐라,.   난  완벽한 걸

좋아하니   깔끔히 처리할 자신이  없으면  지금 일어서서 나가라."

".....성격이  듣던 대로  얼음이시군요."

"뭐....라고?"



동오가  들어선 이후  단  한번  그 에게  눈을 주고는  다시 자신의 서류를

들여다보던  윤 정은   자신의 말에  동오가  황당한 소리를 하자  기가 막혀

무심결에  그를  쳐다보고야  말았다.

군대도 그런 군대가 없을 정도의  철저한  위계가  적용되는 조직에서는,  조직 일의

성과에 따라  지위가  매김되어 질뿐  아니라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명령 없이는

함부로  입조차  놀릴수  없는 게  불문율로  되어 있다 .

한데  조직밥을  5 년이나  먹었다는 놈이  뭐.......라.......?


"분명한걸  원하신다면  분명히. 완벽히. 철저히.   원 하시는 데로..........

앞으로  평생............."


윤 정은 입을 열어  놈의 건방진  말투에  무어라고 대꾸해 기를  눌러주려고

하다가  자신의 눈을 정면으로  부딪쳐오는 검은 홍채를  가진 그의 눈을  보고선

입을 다물었다.

이놈..........성격 하난  단순하고  간단하겠군.

한데.......이런 태도로  몸 성히  잘  견뎠었군.

자기 하수가 함부로  말 대꾸하는 것도  용서 안하고 불구가  되도록  두드려 반쯤

죽여 놓고  던져버려서 쓸모 없게 만들어서는 처리하게 만들어  놓는  괴팍한

놈들도 많은데......

이 놈은 지금 내가  한 마디를 하면 당장  지  목숨이  땅에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알긴  아는 게야?]

하지만...저런 당당한...어떻게 보면   건방진  태도에도 불구하고  ........

저런   눈은........처음이다.

저렇게 투명한 눈은.....  조직이  아니라  모델  세계나 기타  그 외 만난

다른  사람에게서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맑은 눈..........

7 년 전.  자신이 명도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1년 가까히  에 걸쳐  마치고

다시 하 륜의  곁에...  돌아온 이후로  자신은  아예  생을  포기하곤

미친 듯 일을 했다.

아무생각도 머리에  넣지 않고는  그의 명대로 그  누구도  예전의 자신을

알아볼수  없게  약간의 성형수술을  받은 뒤  모델에  입문하고  뒷 구멍으론

주먹질을..갖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며  주먹질을 하고  칼질을  하며 자신을

해치는  사람의 죄의  유.무 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상관의  말이 떨어지면

치고..베고......계략을  세워  함정에  빠트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자신은  꽤 지위를 지닌  서열에  오르게 되었고  지금은

어린 나이에도  조직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이 되었지만  조직에서 보낸

세월이 자신보다  훨씬 만은 사람들을 제치고  그의  위가  됐다는 건  그냥

아무렇게나 일을 해서  되는게 아니였다.

명령이 어떤 자의 위치를 파악하라는 거였으면 자신은 그 자의 주위, 지인의  위치까지

모두 확보했었다.

명령이  어떤  새로운 인형을  연예계로 밀어 넣으란 거 였을때  자신은 그 소년을

톱 스타로  키워 그 소년의 상품  가치를 극대로  끌어올렸다.

명령이  사건이  터진 일의  끄나풀을  잡으라는 거 였을때  자신은  단 시간 안에

그  끄나풀이 새로 몸담은  조직의 근원지까지  샅샅히 파해쳤다.

명령이 어떤자의 자금줄을  죄라는 거 였을때  자신은 그를  파산직전까지

몰아놓고  그를  양자  택일도  할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서 쉽게 무너지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서열은  급상승 되어 조직내에서  확고  부동한  위치에

이르렀고.......안으로도    자신이   명도에서  돌아온지  반년이  되어 자신을 부른

하륜에게  그 뒤  한달뒤부터는  다시  안기기 시작했기에  서열이  터무니 없이

낮던 그때  자신의 몸을  호시탐탐 노리던  다른  조직원들이  다시  하륜이

자신을  안고선  감히  하륜의 소유인 자신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았지만......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손에 뭍혔는지........

이제는 씻어도 .씻어도  몸에서 풍기는  피 냄새를 지울수가 없다.......

죽음의 신이  내 목숨을 가져갈때까지  평생  피 냄새가  진동할 내  옆에..

이런 눈을  가진 놈을 옆에 두어도......될까.........


하하............


윤정은  잠시 후  스스로  조소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무엇이.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애초에 이놈도  조직에 속한 놈.

5 년이  넘는 생활동안 사람한번 안 해치고  조직의 멤버 노릇을 했을 리  없다.

아직도 눈이  투명한 건.........나에게만 그렇게 보이는...내 착각일지도........

어차피  내  밑에 있게  되면 앞으로도  수 없이  남을  해치게  될 거고...

그게   힘들어  보이면   죽여버리면 그만일 뿐.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한 두번 죽여본 게 아니잖아, 안 그래, 윤 정?


"....난  주저리주저리  말  많은 거 싫어한다.  일단  내 일에  대한걸 맡기로

했으니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숙소는......  난  본부에서  살지  않고

내  소유의  맨숀을 이촌동에  가지고 있다.  넌  어디서  살든지  상관은 없지만

내가  호출하면 금방 올수  있게 주위에서  구하는 게 나을 것 같군,

본부는  내 맨숀 에서  머니........."

"전  현재 본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만............말씀대로라면  본부는....  이촌동과는

너무 머니.............제가  윤 ..정님과 같은  맨숀에서  지내는 게........."

"헛소리  지껄이지마!!!"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윤 정은  자신 스스로도  자신의 분노의 표출에  놀라서

얼핏 동오를 쳐다보니  동오는 입을 다물고  있었고 윤 정은  그런   동오를

아무말  없이   응시했다.


제기.....

윤 정은 아무말 없이 자신에게  투명한 눈빛을  투영시키는  동오를   쳐다보다가

몸을 일으켜  창가로 다가가  몸을   창쪽으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


"....설마,  몰라서 하는 소리야?  내가...하 륜님의  소유  라는 걸.........모른다고

하고 싶은 거야?  같은 집이라......한 달에  최소 너 댓번은  꼬박  방을  도배하다

시피하는  짐승의 헐떡임을  듣고  싶다  이거야?   너, 변태냐?"


잠시의 침묵을  동오의 목소리가  깬다.


".........맨숀 안의  같은  층의 다른  방이  비었나 알아 보겟습니다."


아무말  없던  윤정은  창문에 붙어 늘어진  커튼을 손으로 만지작 거렸다.


"헛 수고는 말아.  내  맨숀은  워낙에  방 하나 짜리 따윈  없는 고급 맨숀이다.

한층당  한 가구만이 사는. 삼층 짜리고......한 평당  이천만원  가까히 한다.

월세나 전세따윈 없는..... 비밀스런 사람들이 드나드는........냄새나는 집이지..............

...........이촌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련하도록 해.  그 근처면  되니까.

다른건 필요 없고,,,,,,스케쥴  조정이랑  계약 건만 좀  해결 해줘. "


윤 정은  잠시의 시간 뒤  완전히 평정을  차리고는 몸을 돌려  동오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쨋든, 잘 부탁한다  이,동오."







"거기, 그 로켓좀  벗어 보죠"



윤정은  카매라맨의 요구에  따라  쇼파에 다리를  뻗고  앉아서  상반신에 걸치고

있던  천쪼가리 같은  옷을 약간  어깨에 비스듬히 걸쳐서  어깨선이 드러나게

하고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는  포즈르 한채  시선을 느슨하게  다른 곳으로

주고  있던 중  카메라 앵글을 만지작거리며  각도를 다잡던   카매라 맨의 또

다른 요구에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신인  이라 더니......... 애송이 놈.  지금이 몇 시간 째야?


윤 정은 고개를 흔들곤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뭡니까?  로켓을 벗으라고 했지  포즈를  바꾸라곤---"

"난 가겠소.    도데체  단  세 컷을  찍기로 했는데   벌써 다섯시간 째라니,

당신, 난 연예인이  아닌 모델입니다  모델에게  과도한 조명빛이  얼마나  나쁘게

작용할수 있는지  압니까? 그런 것도 제대로 모르고  쉴새없이  컷트를  걸다니........

거기서 알아서 뽑아요!!"


윤정은  더 이상 대꾸 없이  옆에  밀쳐두었던 자신의  옷을 집어들고  세트장

뒤로  걸어가다가  잠시  서서 옷을  벗고는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나 참,  더럽게 뻐퉁기네.  이래서  잘난척하는 모델 것들은.....지가  탑 모델이면

다야?  건방지게  촬영장에서 유세는........제길...그냥   말  잘 듣는 신인 탈랜트나

데려다 찍자니까............ 누드를 찍자는 것도 아닌데, 상의를 벗으라고 해도

안 벗는다고 난리를 치다간 하다 못해  장신구를 벗으라는 데도  어느 집 개새끼가

짖느냐는 식으로  씹고  지 멋대로 나가버리다니...  하여지간  상판 반반한 것들은

돈이나 푸대로  안겨줘야 좋아하는 것들이니........내,참  더러워서......."

"쉿,,,,,아직 다 안 갔겠어......저 자는  로켓이야기만 나오면  발끈한다니까,

내가 이야기 안 했었나?  그 어떤  콜렉션에서도 저걸 빼본적이 없더라구,

뭐, 처음엔 난리치던  디자이너들도 이젠  상관 안하고 어떤자는 그  목걸이에  맞게

저 자가 입을  옷을 디자인해 내놓는 다던데........ 그래도 사방에서  목을 매는

탑모델이니..  게다가 저자는 올 누드는  커녕  완전 세미누드도 절대로 안 한다고."

"흥, 제까짓 몸뚱이가  무슨  다이어몬드로 만들어진 건지 알아? 저 놈은  게이놈이란

소리 있던데  게이놈  주제에, 아끼긴........  로켓은  또 뭐야?  제놈  게이 애인놈이

준 선물이라도 되나보지?  웃기는---"


막  담배 불을  붙이려던  감독은 윤 정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서자  화들짝 놀라  화급히   어색한  미소를  띄운다.


"아,,,,저,,,,,아,,,,,아직  안 간---"


성큼성큼  잔뜩  쫄아있는  사진기사에게  다가간  윤 정은  그의  눈앞까지

다가가서 자신보다  작은  그를  눈  앞에  바짝서서  내려보다가  살며시

차거운  미소를 걸었다.


"이름이.....최 명석  선생님이라고  했죠?  안됐군요. 명석하지 못해서........"

"콰---당---우--당탕--"

"앗,,이,,이게  무슨짓요!!!"

촤르륵----


윤 정은  수백만원이  넘는  카메라를 비롯한  촬영기계를  발로  차서  간단히

바닥에  떨어  뜨리고는  필름을  필름기에서    모조리  잡아 빼서 자신의 발로

잘근 잘근  짓눌러 밟아 버린다.

촬영팀은  이제  완전히  엎지러진  물이   되자, 아뭇소리  못하고   필름을

바닥에  비벼대는  윤 정의  발만을  멍하니  쳐다본다.

윤 정은 어느새 자신의 뒤로 다가온  폴로향을  느끼고는 싸늘하고  못을 박는다.


".....세린미디어에  당장 전해.  앞으로  최 명석이란   사진 작가 하고는 일,  절.대.로.

못한다고.  아울러,  최 명석이란  이름이  계속  세린 미디어 라는데  적이  붙어

있다면  내가 가진  주식을  몽땅!  캐슬미디어  이사진에  '공짜로' 넘겨버리겠다고!!"


동오는  소리를  지르고 자신의 뒤를 지나쳐 가는  윤 정과  자신의 눈 앞에서

사색이 되어 있는  남자를 번갈아 보다가 자신도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세린 미디어는   생긴지   십 년이  채  안돼는  신생  프로덕션으로  음반을

주로 취급 하고 있었는데  4 년전부터 윤 정이 그  회사에  취미로  투자를 하고

있는건   윤 정의 서류를 정리하다가  알고  있는 사실  이였다.

취미로  시작했던 듯한   투자가...회사가  점차 크게 되자  주식을 더 사들여서  ...

자신이  알기론  윤정이  보유하고  있는 그  회사의 주식은   아마 그  회사 총

주식의  오분의 일 정도에 해당하는  큰  주식 이였고  자신이 거대 투자자이기에

그 회사에서의 화보 촬영이  들어오면  윤 정은   왠만해선  거절을   하지  않았었다.


한데..... 화가..........났군.

남들 앞에선  거의 감정내색을 안 하는   사람인데.........

'게이놈'이라....... 후후........  사람들은 어떨 땐   그들이   아무렇게  말한 게

곧잘 들어맞기도 하지......  그가 게이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최소한  하 륜에게  그가 안기는 건  그가 시인한 사실이고...그는  남자니까.

평범한 사람들은 하 륜 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윤 정이  그의  사람 이란 건

그  누구도  모르는 사실인데...........어떻게...........

하긴,,,,,,  저런  외모에  초고의   인기를 구사하는 탑  모델인데 . 그  흔한 스캔들은

커녕  여자들이  그   많은  추파를  던져도  절대  미소한번  날지  않으니까  .....

한창인 나이에  오랫 동안....데뷰해서 지금껏   여자  한명  없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하지.....게다가  게이가  흔한 모델계의 사람이니.........


밖으로  나온  동오는  눈으로 윤 정을 찾다가  그가 안 보이자 곧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과연  윤정이  자신  소유의 은색 Lexus 안에   앉아서는  몸을  뒤로

젖히고  있다.
]

동오는 아무말 없이 차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

"댁으로 가실 겁니까?  오늘 일정은 더  이상  없습니다만."

"......선착장"

"네?"]

"....한강 선착장으로 가."


동오는 한 마디만을 하고 눈을 감아버리는  윤 정을 미러를 통해  잠시 보다가

아무말  없이  선착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끄럽게  흘러나가던  차의 움직임은  일요일  저녁  때라  나들이를  즐기러

나갔었던 차량에  뭍혀서 속도가  하강되기  시작한다.

한참을   막혀있던  차량사이를 운전하던  동오는  차가 조금  뚫려가자

다시 시선을  윤 정에게 주니, 윤 정은  어느덧  숨을 미세하게 새근거리며 잠을

자고  있다.


유달리  검은  윤 정의 길다란  속눈썹이  숨을  오르락 거리는  흉골의 움직임에

더불어  규칙적으로  얕게  움직여 대고 있었고,  오만하게  고개를  지지한

매끄럽게 흐르는  팔목은  맥박이  요동치는 손목 근처에서  부드럽게 뻗은

긴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감아쥐고 있었고,  검은  빛이  감도는  그의

검은 빛  머리칼은   약간  열어 놓은  창  밖에서  들어온 바람에  조금씩  일렁인다.


하아......


동오는  자신도모르게 조금  숨을 몰아 쉬었다.


벌써..............5  년인가......


5 년이  지나고  그를  처음 만난지  벌써  넉 달이  되었지만,  하루가 갈수록

그에게.,......저렇게  무뚝뚝한  저  사람에게   하루가  갈수록  더  빠져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물론  윤  정은, 그런 자신관  달리  자신을  필요하면  어느 때 던지  갈아  치울수

있는 조직의 부하로  정도 밖에는.......  그  외는 절대 다른  눈을  내게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싸늘하다.

언제나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는 듯   차가운 명령조.... 그게 다다.

5 년전, 그와 처음 부딪히고 그의 제안  대로   조직에 들어간  이후에도 끊임없이

그를 생각했다.

단 한번 본  사람인데.,,,,,,,그럴 수  있을까...하고  자신에게  수백번을  되  뇌었을

만큼.그렇게  언제나 그를  생각했다.

그와  깊은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하하.........  그렇게 찰나로  스치고 간

인연에  목을 매는 건...... 솔직히  자신의 타입이  아니였다.

그렇게  애써 생각하고  아무생각없이  운명에   이끌리듯   조직에 들어와

2 년 의  훈련을  마치곤   조직에  투입되었을 때   즈음엔

그가  남자라는 것도  인정하면서  그의 생각을 일부로 지우기 위해  수많은

여자를 안아보고  그들에게 빠져들라고 어떤 여자와는  이년정도까지  사귀었었다.

자신이  게이  성향인가 싶어서  남자를   안아보려고도 했지만.......

남자를   상대론 도저히......... 마음이  나지가  않았다.

한데......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으면....

항상  그  장대같이  쏱아 지던  흰 새벽의.........  하얗게  내리 치던  빗줄기를 가르고

서서  하늘을  얼핏  올려다보며 얼굴  사이로 빗방울을  흘려 내리던

그의 모습이..............절대로  단 한번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시  만나자,  만나서 이 감정에  해답을  주자.


마음을   다잡은  자신은   그의 이름.......윤 정이란 사람이  모델이란 소리를 듣고

연예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  알아내리라고  생각했지만.

워낙에  비밀을 중시하는  조직인지라  자신이 조직원임에도 불구하고....그가 '멤버'

쪽의  책임자인   혁수의 보좌적  지위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는 사적으로

모델을  하고 있으며...............조직의     주인인  하 륜의.......

그의  많은  개인  인형 중 하나로......끊임없이 한달 가량을  주기로  바뀌는 다른

인형들과는 다리   꾸준히  지속된  하륜의 단 하나의.......  오랜  소유라는 거.........

그  정도 밖에는 앍수 없었다.

그리고...조직원들이  그를 비밀스럽게 지칭하는  이름이  '얼음공주'  라는  것도......


얼음공주라....


동오는  웃음을 살짝 걸었다.


솔직히  그의  외모에 '공주'라는  여성스러운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떡벌어진 어깨에  근육이  불거진 몸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여성스럽다는

말을 할수가  없는  백  팔십이 넘는  키에  오랜  훈련으로  다져졌을  단단한

살갖이  그런   말을  할수  있게 소스를  주진  않았을 것이다.

외모에서 라면....단지  남자치곤 목선이  좀  길고 가늘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와 4 개월을 지내고  나니  왜 그가  그렇게 불리우는 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저렇게 남성미가 흐르는  평범한 때의  모습과는 달리.......

얼핏보면   왠지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색기가  묘하게 잠깐 잠깐  흐른다.

남자를 아는........남자의  몸이라서  그런 건가............


하긴...... 동오는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그의....윤  정의 색기는,   자신이  인형들을   매니저로서 가드 하면서  느겼던

그들의  훈련받은  교태완  종류가  달랐다.

특히......무대를 가로지르며  마치  귀족 같이 오만하게  턱을 들고  거침없이

플레시 가 터지는.......  수백명이  넘는  사람들의 사이를  걸어  스텝을  밟는

그의 모습은   몸이  코너를 돌아  턴을 하면서  공기를 휘감고  지나칠 때의

그의 밀납같은   창백한    얼굴에  살짝  흐르는  요상스러울 정도의

찰나의 당당한 미소.


즐기고  있다.........

그게 물론   아주  그 만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보통의 눈으론  절대

잡을수 없는,   그야말로  순간의 미소지만.


동오는 자신의  옆으로  끼어드는  차에게  양보를 하면서  살짝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동안  ........

4  개월간  윤정을   조직일에  수행해  본건  수도  없이  많은  횟수지만

자신은  조직 일을 하는  윤 정에게서...  무대에서 본것  같은 그  찰나의 미소를

......진심으로 흘러 나오는 듯한  미소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게 단지  0.1  초의  바람에  뭍히는 드런 미소지만

그  때의  윤정은  ....숨이  막하 게..............아름답다.


동오가   일 차선에서  차선을 바꿔 내려가며  뒷 좌석을 보니 윤정은

아직도 자고  있다.


피곤하겠지...  요새 강행군에  다가   조직일 까지  매달렸어야 했으니까.

조직에서 저 정도의 지위 를가지고  있으면  쉬엄쉬엄해도  좋고...모델일은

이제 안 해도  되겠지만  .......그러니까   즐기고 있다는 거겠지.


동오는 담배향을  길게  차 안에  내뿜었다.


넉 달전, 자신의 계획이  잘 이루어져서 그의 부름을 받고  5 년만에 처음

그를 다시  맞딱  뜨렸을 때,  자신은  눈으론  윤정의  차가운 눈울  보면서

끊임없이 그가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랬었다.

무론  자신같이 그에게  빠진 경우가 아니라면.,,,,,,5년만의   그것도  억수로

퍼붓던 비  아래서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동안 단  두어  마디 나눴던 .

그것도 이젠  외모가  완전히 바뀐...그  때의 꼬마를  기억하라는 건 무린지  알지만....

그래도  자신을    어디서 본것  같다는 표정이라도  지어주었으면.......하고

바라느라고.,,,,5 년간  완전한  남자의 모습으로 변한   자신관  달리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그의  모습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쳐다보면서

그렇게 바라고  있느라고  그가 무슨 말을  하느지...........무슨 정신으로

그의  말에   대답을 했는지.  모를 정도 였으니................


동오는 차를  삼 차선으로  빼서는 야트막하게 경사가 진 언덕을 조심스럽게

내려와선   선착장  근처로 다가가 차를 세웠다.


그래......  그  에겐  하 륜이란 존재가  있지만, 넉 달 동안  그를 면밀히 지켜본

바로는 그는 하 륜을......  끊어내기 힘든 감정으로 사랑하는 건,   분명 아니다.

그건  확실해.


그렇다면......... 내   계획은   착착  시간만을  잡아먹으면 이루어질 일........

그래,  아직은,,,,,,아직은 시간이 많아.

당신만을  원해서.   당신의  회오리 안으로   뛰어 들어간  그.......

그  날의  새벽으로부터 아직.........십 년도 안 지났잖아.....

당신...당신 뿐이야,  윤.정.

내게........어린 나이에  모든 걸  포기하고  집을 나왔던  내게  무엇엔가의

목표를 마련해준.............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내  혼을 나도 모르게   앗아 버린  나의   독꽃..........

나의 얼음공주님.................이제  시작이라고.......

당신과  나의.........

우리들의 이야기가............





10 화.

동오는 윤 정의  맨숀으로  가는 길로  차를  몰아가면서  기회가 닿을 때 마다

윤정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를 미러로 바라보았다.


선착장에   차를 대고  잠시후   깨어난  윤 정은  차에서 내린 뒤  자신에겐

차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선  일요일 이라  아이들로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에  뭍혀져서   유람선을  타더니 한 시간이  지나기  이전에  땅바닥에

꽁초를 가득  만들고  있던  자신의 옆을  지나쳐  차에  올라탔다.


후.....여전히 쌀쌀  맞은  얼음  공주님.........

바람을  쐬고  나면  그의 얼굴이  더  철저하게  표정을 감춘  얼굴이  된다는

걸   벌써 그와  지낸  넉 달의 시간으로  알고 있었다.

넉 달간  잠자는 시간과  약간의  자유시간을  제외하곤  하루  12 시간 가량을

그와  지내면서  윤 정은 이제껏  세 번을  바람을 쐬듯 강이나  호수를  찾아가서는

자신을  놔두고  혼자서  사색에  잠기다  한 시간을  넘기지  않고 돌아온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  싸구려  사진 작가놈이  게이놈   윤운에 마음이 상한 건가.......

아니.......그런 거에  쉽게  상처 입을 정도로  심약한 사람은 아닌데. 그럼  무엇이......


후..........아무래도  저  사람의 마음을  쉽게.......뚫을 수  있을 거  같지는  않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지금쯤은   아주........아주  모르지는   않을  텐데.......


지르릉----


정신 없이  윤 정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을  메꾸어 가던  동오 에겐 시선도

안 준채  아무말  없이  창  밖을 바라보던  윤 정의 목에 위치한  로켓목걸이

에서  소리가 난  순간  윤 정은  미세하게 몸을  떨고  서둘러  로켓의

몸을 잡아  어딘가를   누른다.


"............네, 알겠습니다."


로켓 안에서 흘러나오는 허스키한  목소리에  윤 정이  대답한 말은 늘

그렇듯 단  두 마디.


윤 정은  전화를 끊고  앞의 동오를 바라보며   말을  꺼낸다.


"집에  가기 전  수산 시장에  좀  들러."

"네."


그  로켓은......그의   하륜과의 연락 줄 인듯,     그가  단  한 번도  목에서

그  로켓을  끌러 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  쇼  중이라  하더 래도 그  로켓을   벗어둔

적이 없고  가슴선이  파지는  옷을 입을 때에도  로켓의 가운데를 뒤로

돌려버릴 뿐,  그  어떠한  이유라 해도 로켓은  그의  목에서  제거되지  않는다.

이젠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몸체가  다이어몬드로  이루어진  특수  로켓.


설마......그를   사랑......하는 건   아니겠지........

그냥  그의 마수에 걸린 다른 인형들처럼  어쩔수  없이   그의  사람이  된것 뿐.......

아니면 혹시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하 륜에게  은혜나 호의를  입고

그에게    그런   빚을  지고  그에게 안기는 거 뿐이겠지......


동오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날.......당신과    헤어지고서  조직에 들어온 이래  지금  까지  당신과 만나기

만을...........  당신에게  가까히  가기만을  생각했어.

만나서 어떡할 건지, 만나서  어떻게  이어갈 건지..........

만나서  내 감정이  뭔지를   어떻게  정확히  내 스스로에게  이름지을 건지  따윈......

그런 생각 따윈  ........... 생각해 본적  없어 .

오로지 당신을  다시.....만나고 싶었어.

그게..........5 년만에...그리고  내가  당신을  찾기  시작한지  3 년만에 이루어 졌어.

조직에 들어온 이후  날  다른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사람들의 협박 어린

권유를 적당히  뿌리치고  적성에도  안  맞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지

아는  건방진  인형 놈 들의  뒤 치닥거리를   하면서  연예계의 일에  뛰어들어서

일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당신  곁에  있을 수  있게  당신에게 다가갔어,

쿡......당신이  매니저를 구한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얼마나  당신의  부하를

구워 삶았었는지  알아?   당신이  나만을   선택하게끔  쓸데없는 짓을 하느라고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아?

그러니...........난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어.

윤, 정.  당신은.........그 날  그  비가  내리던 날  부터............

나. 이 동오의  전부라고........

그러니  하  륜에게 어쩔 수 없이 안기는   당신을   지금은  손  놓고 보지만,

당신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나서는.... 그  뒤엔  당신을 몸 만이라 해도....

그  누구에게도  내 주지  않아............

그  때를 기다리고  얌전히  숨  죽이고  있는 거니까........




"그럼 내일 일곱시에  오겠습니다."

"일곱신  너무 늦어. 여섯시 반쯤  와, 전에 보니까  넉넉히  가는 게 낫겠더라고...."

"네, 알겠습니다."


수산시장에 들러  몇  종류의 생선  이외에  잔뜩  찬거리를  산  윤 정이

두손에  갈무리 할수 없을 정도로  짐이  불자,   짐을  같이  옮겨  가겠다는  동오를,

혼자서  여러 번에 나누어 가면 된다며  말리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집안까지  따라  오게  놔두자 ,  동오는  짐을   현관에  내려놓고  인사를 하고

나가면서  윤정의  둥우리를    얼핏  훓어 보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실내엔 장식품 이라곤  거의 없었지만, 거실에  자리잡은  커다란

쇼파 근처의  대형오디오와   스크린이  설치 되있는  옆을 단아하게  장식하고

있는  장식품들은  얼핏 보기엔  크리스탈로 보이지만  모두   다이어몬드로

되어있는 것 임을  자신은 어림짐작으로 알수   있었다.


하 륜은......  일단 자신이  안는 인형에 대해선  정신없이 치장을 시킨다.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  교육시키고,  꾸미고...그야말로  최고가  아니면

인형에게  두르지를 않는.........하나를  해도  항상  최고급만을  사용하게 하는

하 륜의 인형들은  몸에 두른게   항상 몇 천만원은  훌쩍  넘는 돈을  온 몸에

휘감고 다닌다.


이제껏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의 주인인  하 륜을  모두  다섯번 정도  보았지만,

그 자신은 장신구라곤  그의 왼쪽  귀에  장식된 옅은 블루빛 다이어몬드  피어싱

하나만을  하고 있었을  뿐이였지만,    그때  그의   옆에서  있던 .......

그의 인형임을 한 눈에   알수  있던  미소년들은  항상  명품들로서

몸을   뒤덥고    있었다.

그래도.......  본부안이  아닌   밖에다  이렇게  '살림'을 내어준 건

윤 정 .  그  하나 뿐 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의 위치는  완벽한  인형도   아니고   완벽한 멤버만도 아닌.........

멤버이되  하 륜에게  소유된.... 그 에게 안기는  몸이다.


동오는  윤정의 집 문  밖을 을 빠져나와 갈색의  카펫이 깔린  긴  통로를

되집어  가서 차고와 직접  연결이 된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그를  다시 만난지  사 개월만에  비로서  그 자신의  집에 잠시나마  들어올 것을

허락했던  윤정의  맨숀은  전에 그가 말한 대로  호화롭고...어쩐지  냄새나는  곳이다.

단독식  호화주택이   즐비한  골목의 한쪽  구석께에  자리잡은  만만치  않은

대지를   가진  삼층 짜리의  맨숀은  입구에서  세개의  주차장이  호실별로

있어서 각자의   집 호실에 따라서  주차장을  열고  들어가면 차를  세우자마자

옆에 있는 그 호실 전용 엘레베이터가  있어서  카드로 그 집의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마치  호텔  복도  같은 길다란  실내를  지나서  보게되는  맨 끝쯤에

위치한  평범해 보이는 육중한 철문.


후......왠지  성안에  갇힌 공주님  같은  기분이 드는군.....


동오는  엘레베이터  에서  내려 그  옆에  아까   자신이  주차해 놓은

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었다.








윤정은  욕실에서  물소리가 끊기자  서둘러  눈으로  식탁을  체크했다.

오늘  자신이  주  요리로  삼은  병어 매운탕을 가운데에  놓고  그가  자주 찾는

담백한  맛을  주로  신경써서  무친 나물들을  그  주위를 둘러싸듯  늘어 놓았으며

수저와 젓가락은  얌전하게  수저집위에  올려져 있었고,    한 겨울에도  찬물만을

마시는 그의  취향에  따라 물 컵까지  얼음을  띄운걸로  완벽하게  맞추었다.


처음....... 명도에서  다시  돌어온  자신을  거들떠도 안 보던  하륜이  자신을

다시  그의 침실에 부른 건  반년 가까히  였엇고,  사실  처음에  윤 정은

그가  자신을 부르지 않자  조금  안도 하고  있었었다.

이젠...그에게  안길 일은  없겠노라고.....  그가  남이 안았던  인형을  안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으나,  처음엔  혹시나.  하고

가슴을 졸였었었다.

그때......명도로 가기 직전   그...집단  윤간의  후유증으로  자신의 몸은

장이   파열되고 복막에  염증이  생겨서  파열이  심하게 된 장을 조금 잘라내고

복막에 배액관을  꽂는 대 수술을  여러번  했어야만 했었다.

물론  배에  칼을  댄   수술이 였기 때문에 배에  수술 자국이 크게 났었고..

상처가 아문 건  수술 오개월이  다  되서  였고,  그  뒤론  첫  훈련관 비교도

안돼는  악몽같은  훈련으로  육 개월이 넘게  세월을 보내고  다시 본부로 갔을 때

자신은  설마  하 륜이  이런  ......그의 입장에서  보면 더럽혀진  몸 에다가

상처까지  생긴   몸을  안을 리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 혹시 '라는  것  때문에 불안해  했었다.

물론... 그가 자신을  안지  않자 서열이 거의 바닥이던  처음의  자신의  몸에

눈독을  들이던 자들 때문에  고생을  조금 하긴 했지만,  그런 기미가 있을 때

마다... .정운......조직의  두 번째  서열인.......평소에는  모습조차  쉽게   드러내지

않는 그자가 자신을 구해주곤 했었다.  왜......인지는  모르고.......

그  또한  만만치 않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고  있는데.......굳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이유를  모르지만... 그는 자신에게  단 한번도 대답을  제대로

해준적이 없었고,  자신도 감히 그런걸 물을 수는 없게...  명도의 재 교육  프로그램은

윗사람에 대한  복종에  포커스를  맞춘  교육이였다.

그리고   나서 육 개월쯤 지나자  이젠  하 륜이 자신을  완전히  잊은지 알고

마음이 조금은   편해하고  있었엇다.

설마...하 륜이  남이  손 댓었던  몸을.. 그것도  대 수술을  여러 차례나  받고

배에는 흉터가  남은  이런........ 결점으로  얼룩진  이런 몸을  안으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가 자신을  부르기 전 까진.

한데........그가......  자신을  침실에 부른다는 소리를 듣고는  그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지며  숨이 멎는지 알았었다.

그리고....그  한 달뒤   그의 눈을   보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떨리는

자신의  몸을 다시  안았다.

그때, 그  강간을 당한 이후로  단 한번도.......정상적인  남자로서의  육체의 욕망을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자신이  그의 손길에서  아무런 반응을  못하자

만  하루동안 자신을  침대 위에서  안으며  그  시간동안 두번의  욕실 출입만을

허락한채  자신을  침대에 억류시키고  자신을 안고 또 안으면서  만  하루가

지나자,   하 륜은   결국은 자신의  본능적  욕구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하고

자신의 입에서  애원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행동을  멈추고선  그 다음날로

즉시  자신의  성형수술을 명령했다.

그의 명령으로  남 앞에  나서기  위해....  그  누구도  자신을 알아 볼수 없게

얼굴에  칼을 대고  배에 있는  흉터를  감추는 피부 이식수술을  받고....

그렇게  반년이 지난뒤  모델에  데뷰를  하자마자  그는 자신에게

맨숀을  사주며  바깥으로 자신을   내보냈다.

다른........본부에  상주하고  있는 그의  다른  인형들관 달리  약간의 자유도  주었다.

그래서 일을 줄이면  자신이  가질  자유시간이  많았지만,  무엇엔가에  빠지고

싶엇던  자신은  일부로 쉴 틈이  없이  모델일이든. 조직일이든  일을  찾아가며

했었다.

그리고....왠지  스테이지에  있을  때만은  자시의  괴로움을...자신의 현실을

잊을수  있는 무대가  좋아서  빠지게  되었고,,,,,,,,,

그  댓가로  탑 모델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하  륜은 자신이  가족을  만나보는 걸....영원히........   금지 시켰다.

단지. 그들의 근황을  알아보는 건   금지시키지 않았기에  사람을 시켜

한달에  한번 정도로  그들의 근황을 보고 받기 시작한 건  5 년 정도전 부터.

도저히  보고 싶어서  참을수   없는 마음으로.....

한 달에 한번......  월말에   받아드는 그들의  비디오, 사진...


아버지와   어머닌  이젠 잘  지내고  있는 듯 했고,  새로  생긴 동생  정우도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정은이....정은이는................

후......신의 도움 이였는지  그  때  일이.........  약에   취했을 때 일어났기에

기억을 못하는 듯했고.  그가.  뒷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  별다른  이상 없이

고등학교를  다니는 숙녀로  변해 있었다.

단지...정은의   병원 진료 기록엔....자궁 점막이  손상 되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그런  말이 있었지만......... 그 때.....   약에  취해있던

정은이가  자신이 강간  당했던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했고.

정은이  자신이  그  일을  모르고  있다면.....다...다  잘 된일 이다.

이  세상에서  정신적  괴로움  만큼  더  큰  고통은  없으니까...........

영아의  일은..... 아마도 늦게  정은이를 뒤 따라 나갔다가  정은이를  만나지

못하고    도중에  유괴범을 만난 아이가 죽었으리라고 믿는  분위기였었고.......

그  아이의  부모는  이미  아이의 목숨이  없는 걸로  포기를 하고 있는듯 했다.

그리고는 이미  오래 전에  동네에서  이사를   가버렸고........

얼핏 보면  제자리처럼...모든게  다 더할 나위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그렇게  안전적으로 바뀐  가족들이  ........그들이 또 다시  순간적으로

암흑의 구렁텅이에  빠질수 있는 건,  하 륜, 그의  말  한마디면  그 즉시

그렇게   될수 있다는 걸  뼈속 깊히   알고 있는  윤 정은  정말로

그가.....하 륜이  무서웠다.

그러한...  고통과   굴욕을 당했었음  에도 이젠  그를  어떻게  해볼 생각조차

감히 할수 없는  그런..두려움.


윤정은    하 륜이 목욕을 마치고  가운만을 입고 나와서 식탁에  앉자  그  옆에

섯다가 얼른  찌개의  뚜껑을 열고는  그의   그릇에 찌개를  떠서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놓아준 뒤  자신의  그릇에도  음식을  조금  담고는  자리에  앉았다.

윤 정은  하 륜이  아무말  없이  음식을  입에 담기 시작하자  자신도 먹기

시작하는 척하며 입에  넣은  음식은.....도무지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었다.

그때...그  날........   이후  자신의 모든  감각은  사그러진듯  그  어떤  유명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을 먹어도  맛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식사를 하더래도  즐기면서  해본적이 없고,  단지 물컹한 물체감 만이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와  부스러지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음식 뿐

아니라.  그 어떤  아름다운  광경을 ,, 풍경을 보아도 그  어떤  훌륭하다는 음악을

들어도  자신에겐 이미.........  지나 다니는  바람의 소리같이  덧 없었다.

그렇게  세상에서의   모든  의미를  잃어버린 뒤  모델에  데뷰 하고선

그의 명령대로  그가 마련한  맨숀에 짐을  푸르고......  열 셋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자신만의  터전에  적응해가던   자신을  찾아와  자신을  안고

그 다음날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다잡던   하 륜은  다음에  왔을 땐

음식을  해놓으라고  했었다.


음식...이라니.


이제껏  음식이라곤.. 라면조차  끓여 본 적이  없는데............


그의 황당한 소리에  넋이 나간  윤 정이 감히 말 대꾸는 못하고서  대답을 하고선

다음에    그가  오기 전 까지  국과  한가지 요리를  간신히  익혀서 그가 왔을때

내  놓았지만, 불 만족스런  표정으로  식탁을 보던 그는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한 숫가락  들더니  숟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음과 동시에 자신이 앉아 있던  쪽으로

식탁을  그대로  뒤집어 엎어 버렸었다.

뜨거운 국 국물이...  사방으로  튀며 자신의  몸에도  튀겨  음식물로  몸이

범벅이  된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던  하륜은, --- '내가  음식을 하라고 했지, 누가

이런 쓰레기를  만들라고 했냐, 못하면, 배워.  다음에도 이딴  쓰레기를  내 놓으면

그땐  네 몸뚱이를  벌거벗겨서  쓰레기더미 속에  사흘간  파뭍어 놓겟다' ---

라고 말을  던지곤    멍하게  주저  앉아  있는 윤 정을  봐두고 욕실로  가버렸었다.

그가  옷을  갈아입고  나가버릴 때까지  자신이   생전   처음으로 방법을   익혀

만든  음식물에 몸이  범벅이  된채  제정신을 못 차리던 채로  그를  배웅하고

돌아선   윤 정은  그가  나가고서, 다시  닫힌 공기의  막힘으로 온  집 안에

음식냄새가 풍기기  시작 하며  칠 천만원 짜리  고급  카펫 아래로  음식물이

스며들어가자  정신을  차리고는   힘 없이  집안을  치우고선   요리사를 구해

기본적인  요리를 배운 뒤, 그의  전속 요리사를  찾아가  매일매일  하루종일   요리를 배웠었다.


요리를  하면서도  자신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고 , 잠자는 시간도 줄여 거의 잠도

자지 않고서  피곤에  지쳐가는  몸을   끌고  불   옆에 가서  음식을  조리해가며

만들고  또  만들고.....    그의  전속  요리사의  O.K 싸인을 받아낼 때 쯤엔

탈진되서  몸이 가누기가  힘들 정도 였었다.

그렇게  미친듯  요리를   배운  윤 정이 다음   이주쯤  뒤에  온 그에게

요리를  만들어 내  놓았을때  하 륜이  윤 정이 만든  식사를 반 쯤먹고는

말없이  욕실로 들어가서 씻기 시작하자  윤 정은 말 없이  가슴을 쓸어 내렸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내내 자신을  안고  집을  나서던  하 륜이 자신의  목에

걸어준  족쇄............... 로켓 목걸이.

전화의 수신만이  가능한 이  목걸이를  주곤  자신이  오게  되는 날이면

하륜은  반드시 전화를  해서 미리  알렸다.


사실  윤 정이  스케쥴 대로  몸을 움직이고  있을 때라 하 륜이  아무때나

온다고  자신이  집에  있는  적이  있는 게  아니여서이기도  했지만,  전화를

걸어서  미리  말을  하는 건, 그를   위한  모든 걸  준비해  놓으란  의미.

그리고 자신은   세상이  무너진다 해도  그  로켓을  자신의  주위에서

벗어 던질수  없다.

그 에게서  로켓을 받아들고 한 달쯤 뒤인가,   촬영 중이라  눈에  거슬려  잠시

벗어놓느라고 그의  연락을  수신하지 못했던  윤 정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하 륜에게  무자비한  강압적  섹스를 그 다음  새벽이  올 때까지

수 없이  기절해가며 당하고선   그  후유증으로  일주일 내내  침대에서 꼼짝도

못하게 앓고  간신히 몸을  가누어  일어서선  다시 그 일주일을  엉망이  된

집안   정리에 시간을 보내야했던  일 이후론  다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족쇄를 벗어낼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더  연락을  안  받으면......침대에  한 달간  묶어두겠다.


그가....자신의  엉망이 된  자신의  집을 빠져 나가기 전 한 이야기는....

예전을 떠올리게 해  발작적으로  공포가  찾아와서 숨을  내쉬지 못할뻔 했었다.

그는....자신이 말한 건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니.......만약 내가  정말로 그의

호출을  한번이라도  놓친다면 그는  정말  나를   침대에  다시  묶어둘 것이다........


예전........ 자신이  명도에서  다시  돌아온 뒤  반년 뒤에  그의 침실에 들어가서

그의 명대로  그에게  다가가자   벌거벗고  있던  그의  몸이   자신의 몸을

대자마자 순간적 으로  그의 몸을  조금 밀어냇던  윤 정은  곧  하 륜의 싸늘한

냉소를  보고선...   금새  섬찟한  느낌에  몸을 사렸지만, 자신은  곧

그  냉소보다 더  참혹한  벌을  당해야만 했었다.

냉소를  거둔  하륜이  그  즉시 자신을  발로 차 침대에서  떨어뜨리고는

수하를 시켜  자신의 옷을 벗겨 자신의 목과  양손엔 엔  쇠줄을  묵어서

고정시키게 하곤    침대  아래에  정확히  한 달간  자신을 묶어 두었엇다.

그렇게  묶인 한 달간....  자신은 기본적  생리적  욕구해결을  위한  하루  네번의

욕실  출입시간을 제외하곤  자신은  언제나  벌거  벗은 채 목엔 쇠줄을 달고

그의 침대 맡에서  무릅을  굽힌 채  그렇게...  개  처럼.. 지냈엇다.

때론  그가  불러들인  그의 인형이  그의  품에서  무자비하게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며,  때론  그가  침대에  앉아  컴퓨터를  다닥거리며  일하는 모습을  바라본

채  그가  가끔  바닥에 던지는  '먹이'를  핧아  주워  먹으면서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그가  없는 낮엔  어두  컴컴한 방에서   하루종일  묶여서  지내며  차라리

그가  오기를   기대하며  늘어져서  정말로 짐승이  된 것처럼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워  짐승처럼  잠을  자곤  하며  정확히  한달이 지났을때,  그가 자신의

사슬을  푸르게  하고  목욕을  시킨 뒤  다시  자신을 침대에  눕혔을때,

자신은  그의   잔인한  눈동자를  감히  쳐다볼수 조차  없었다.

그리고...그는  그런  자신을 즐기며  그 에게 다시는  반항할  꿈도  꾸지 못하는

자신을  기절할 때까지 안고  또  안았었고, 기절 후  잠시 깨어난  자신의 눈엔

왠지  광기처럼 보이는   하 륜의  파란 눈동자가  자신의   숨을  짓눌렀다.

그러면서  온 몸으로  흘러서  퍼져   자연스럽게  몸에  각인된 단 하나의 생각........


나는  그를  평생  벗어날 수  없다..............  그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나는   평생......이  숨이  붙어   있는 한  그 에게선  그의  개.... 일뿐이다......


그리고  완전히 그에게  길이 든  자신에게 있어서.....  하 륜은,,,,,,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생각하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운....존재다.

그를 조금이라도 거스른다면  나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을  순식간에  파괴할지 모르는...........마음만  먹으면 그 목소리 한마디로

그 즉시  모든 자신의 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그런  힘의 소유자인

하 륜이...무섭고도  무섭다.

하지만  그는 왜......왜 ........ 왜 , 도데체.......나를................




11화.



"핫,,,,,,아,,,,,,,,,아아,,,,,,,,,,"


거실바닥, 하 륜의 몸 밑에서 하륜의  움직임에  따라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윤 정은  자신의  몸 안에 자리잡은   하 륜의 페니스가   자신의  맹점  근처를

건드려 대기  시작하는  비스듬한 피스톤질에  숨이   넘어갈 듯한   갈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대 낮같이  환한  조명으로 인해 서로의  몸에  붙은 작은

솜털까지 구분할수 있는  불빛의  한  가운데,  넓은  공터와 같은  공간에서

두 육체가  엉켜 붙어서  신음소리를  흘려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벌써  두 어시간 전 부터    하 륜이  만들고 있는, 해갈되지  않는 육체의

갈증에  허덕이고 있는 윤 정은  허리를  비틀어대면서  하 륜의  몸을  더욱 더

자신의  몸에  밀착시킨다.


오늘도......  처음엔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의  옷을  벗기자마자    다짜고짜

거칠게   삽입해서  언제나 익숙해질수 없는 고통을 주고  자신의 몸에 사정한

하 륜은   두 번째부터는  다시  여유를  가지고  고통으로   굳어져 있던

자신의  몸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하 륜이   자신을  안은 지   7 년이  넘어서  이제는  그가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는  자신의  약점이  하 륜의 손길에 의해   건들여 졌고 .   그 에게..  그  때

그....집단  강간 이외엔  단  한번도 여자는 커녕 다른  남자의  손이 닿아본 적이

없는...  다른 육체에게  열어본  적이  없는  자신의   붉어져 가는  육체는

하 륜의 손에 완벽하게  길이 들어서  그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손짓에도

숨이  넘어갈 듯한   교성을 참지못하고  내지르게  만든다.


"아웃,,,,,,,,,하,,,,,,,하악,,,,,,,,,,,,,아,,,,,웃,,,,,,,,,,,,,,,,,,,,,아아,,,,,,,,,,,,,,"


숨이.....차  오른다.


정확히  자신의  성감을  건드려대지  않고  그  주위를  빙빙거리며  자극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한번씩  스치듯  지나가는 듯한  그의 몸짓에  윤 정은  목이

바짝바짝 말라가면서  그의  몸에  의해  짓눌러지는   상체를 반쯤 들고는

자신의  애널을  힘주어  짓누르며  밀어 올리는  하 륜의  몸을 자신의  벌어진

양 다리로  세게   감아쥐며 그가 조금이라도  더  깊게  들어올 수 있도록,

그의 것이  더 강하게 자신의  성감을  공격할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그가  몸을

밀어 붙일 때마다   흔들거리는  몸의  진동중에  쾌감의 접점을  잡아채고

싶은  욕망에 몸을  그의  움직임에  맞추어  움직여 허리를  비틀어  올리면서

더욱 더  깊은  애욕의 목소리를  터트린다.


"하욱,,,,,,아,,,,,,,,,아,,,,제,,,제발,,,,,,,,,하읏,,,,,,,아!,,,,"

"후,,,,,,,요즘,,,,,,네 몸이,,,,훅,,,,,,,,,,,,,더욱 더  농익어  가는군........학,,,,,,"

"아욱----"


자신의 애널을  잠시    빠져나갔던   하 륜의    페니스가  갑작스럽게 다시

자신의  애널을  힘차게 뚫고  들어오자 아픔을    느낀  윤 정이  고통의 소리를

내는걸  무시한  하 륜은   자신의  몸을  윤 정의  몸과  연결시킨  상태에서

뒤집어서는    윤 정의  몸을  그대로 올려붙인다.


"하앗,,,,,,아---!!   아아앗,,,,,,,,,,앗,,,,,,,,,,,아앗,,,,,,,!"


뒤 쪽 에서  자신을 공격하기   시작한  하 륜의  움직임에  맞추어  그가 진입할

때마다  템포를  맞추어  애널 근육을   힘주어  그의  몸체를 조여가던  윤 정은

쉴새없이  자신의 몸을   밀어붙이던  하  륜이  한 손을  자신의  하복부로  뻗어

어느덧  발기해 있는 페니스를   희롱하기 시작하자,   양 쪽 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그의  손길에 반항하지 못한 채 동물적  본능에  몸을   맡기고  몸을 한껏

비틀어대며   색정적인 신음소리를  쉬지 않고  뿜어대면서  엉덩이를  더욱더

쳐들어 올린다,


"아욱,,,,아,,,,,,,,,하,,,,,,,,,,,이,,,이제,,,,,,,,,,,,학,,,,,아,,,,아웃,,,,,,,,,,아,,,아,,,,,,,아학!!!!"


뒤쪽의.......  하 륜이  정확히  접점을  공격하지 않아   미진한  자극을  앞쪽의

페니스에 와 닿은  자극이 삼켜버리면서  끊임없이  윤 정의  페니스를  자극하는

하  륜의   손 힘에  의해   윤 정의  페니스가  더욱 더  팽대하는 동안  하 륜은

허리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은 채  양쪽으로   윤 정을  괴롭혀 대자,

윤 정은 오래지 않아   온 몸의    근육을  경직시키며  자신의   욕망을

하 륜의  손 안에  크게  배출해  냈다.


"학,,,,,,,,하아,,,,,,,,,,,,"


벌써  두 번의  사정을 하고    탈진된  윤 정이   고개를   바닥에  뭍으며

숨을  헐떡이자  아직도 윤 정의 안에서  피스톤질을  하던    하 륜의   페니스가

살며시  빠져나오더니 늘어진  윤 정의  팔을  잡아 그의 몸을  일으켜  벽면에

밀어  붙여서  그의  한쪽  다리를 크게 들어올리고는 축축해진   그의   애널에

곧바로  자신의  페니스를  집어  넣는다.


"아앗----"


이물감이   밀려들어오는  불편함과  삽입시의  거친  행동으로  약간의  고통을

다시금  느낀  윤 정이  순간  얼굴을  찌푸리자   차가운 미소를  날리던  하륜은

이번엔 정확히  윤정의  성감대를 향해  깊숙히  자신의 페니스를  빠르게

출입시킨다.


"..............아!"


약간의  고통을  느끼고  있던  윤 정은  몸이  벽에  틈새도  없이  붙여진 대다가

그가  밀어붙이는 힘으로 인해  몸이  규칙적으로 조금씩  눌려지는  가운데  그가

자신의  약점을   세게  짓눌러대자  금새 몸을  떨어대며 그의  공격에  뜨겁게

반응하며  한숨  섞인  신음소리를  배출한다.


"하아,,,,,,,,,,학,,,,,,,,,,,,,,,,아,,,,,,,,아아,,,,,,,,,,,,,,,그,,,,,,"

".....후,,,,,,,,,,,,,왜,,,,,,,,?   좀 ...느낌이.......... 와?........"

"아아,,,,,,,,,앗,,,,,아,,,,,,,,,,,,제,,,,,,,,,,,,,,제발,,,,,,,,,,아웃,,,,,,,,,,,,아!!!"


숨이  넘어갈 만큼  육체의  갈망에 시달리던    윤 정관  달리  냉정한   표정을

유지한  하 륜은  윤 정이  숨이  막힐 듯한  흥분에 시달리느라고    말 조차

제대로 못하게  되자  숨을  정신 없이  헐떡이는 그의 귓가에  조용 조용히 속삭인다.


"...더,,,,,,,느끼고  싶어?  응?,,,,,,,,그래,,,,,,?"

"하웃,,,,,,,,하,,,,네,,,,,,네,,,,,,,,아아,,,제,,,제발,,,,아아아,,,,,,,,,,,,,"


윤 정은   하  륜의  말이 떨어지자  즉각적으로  대답을  하며  갈증이  어린 뿌연

눈을  들어  하 륜을  올려다본다.


"그럼.........다리를    더 올려,,,,,,,  크게 벌려서   내  어깨에  얹고,,,,,,,,,그래,,,,

더,,,,더  벌려,,,,,,,,"


윤정이 그가 시키는 대로 그가  올리고 있던 자신의   한쪽  다리를  아플 정도로

크게  벌려서   키  차이가  나는   그의  어깨께에 간신히  걸치자   하 륜의 것이

더  깊숙히  윤 정의  애널을 파고 든다.


"아윽,,,아!!  "


또  다시  거칠게 자신의  애널을  공격하는   그의  움직임에  몸이  흔들리며

육체의  쾌락을 남김없이 맛보고  있던  윤 정은   허리가  아플 정도로  크게 벌려진

자신의  다리가 하 륜의  어깨께에  얹혀진 채  그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흔들려 가면서  숨이  가뿐 듯한   신음을  끊임없이 흘린다.


"아흑,,,,,,,,아,,,,,,,,학,,,,아아,,,,,,,,헉,,,,,,,"


욕망의   갈증이  지속됨에  따라  윤 정이   크게 올려붙인  다리  사이엔  그 자신이

흘리고  있는   땀방울이  떨어져가고 있었고  하 륜의   어깨에  간신히

매달리다 시피한  윤 정의  길게 뻗은   다리는

땀으로 젖은 몸에 의해  미끄덩거리며  위치가  불안하게 흔들려 가고  있었으며

어느새  하륜의   몸을   자신의 몸쪽으로    잡아 끌어당긴   윤 정은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몸을  떨면서  신음소리를  내느라  말라가고  메마른  입술을  크게

벌리고는   자신의  땀방울이 그대로  느껴지는 차가운 벽면에  자신의  몸이

부딪혀 질 때마다  조용한 실내에  퍼지는  야릇한  살의 부딪힘의  소리와 같이

음란한   신음  소리를   끊임없이 질러대고   있었다.


"하읏,,,,,,,아,,,,,,,,,아아,,,,,,,,,,흑,,,,,,,,,,,아,,,,,,,,아아앗!!!"


절정을 위한 오랜 달리기를   하던  윤 정의  몸이 ,   순간  그의  몸을  크게

올려붙이는 하 륜의  페니스가  윤 정의  성감대의 한 가운데 를 찔러대는 것을

마지막 으로  윤 정은  하  륜의  상복부 께에  자신의  욕망의 산물을  다시금

크게 배출해내면서    한껏  벌어진    입술을  덜덜  떨어댔다.

윤 정이   사정한  잠시 후  두 어번 의  움직임  후에야    체액을  터뜨린

하륜은  언제나 그렇듯이   윤 정의 몸에  뿌린  그  자신의  체액이

윤 정의 몸 안에  채  퍼지기도 전에  그의  살덩이를  거칠게  잡아 빼서

자신과  윤 정의   몸을  분리시킨다.


"와--욱---"

"콰--당탕---"


하 륜의  몸에 자신의  한쪽  발과  무게중심을  지지하고  있었던  윤 정의  몸이

전혀  그를  배려하지 않고 몸을  분리시킨  하 륜에  의해  중심을  잃고는

바닥에 나뒹그러졌다.


하 륜은  바닥에  엎어진  윤정  따위에겐  볼일이  없다는 듯  몸을  돌려 곧장

욕실로 향한다.


"헉,,,,,,,,,,,허억,,,,,,,,,,,,,,"


윤 정은   엎어진   몸을   추스리고  상체를  일으켜서는  숨을  몰아쉬며

조금 전 까지 자신이  절정으로  몸을 떨어댔었던  벽면에  늘어져 가는 자신의

몸을 지지하고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릴 때.......... 그  때,   열 여섯에  그에게  처음으로  안긴 이후 ...

그리고  그  일 이후........  명도에서   다시  돌아와   열  일곱에  다시  그에게

안기고  나선  지금까지  하  륜은 국내에 있을 경우엔   한 달에  적으면  두번,

많으면  다섯 번은  나를  찾고...... 외국에 나간 경우는  다녀오는 날  부터 나를

안기 시작해 이 삼일은  머물다가지만,,,,,,,,,,,,언제 어느 때 던지..  그의  손길에

항상  먼저 흥분하고 매달리는 건......  나.

그리고........  그는 섹스 중  항상  그 사실을  내게   주지시켜 준다.


처음에  그가 옷을 벗고, 혹은 내 옷을 벗기고  나를 안기  시작하면..

바보같이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집단  윤간의  상황이  떠올라.....

누군지도  알수 없는  페니스가  자신의  치부를  찢어가며  들어왔던  그 수치와

알수 없는 공포에  시달려  그가 별로  거칠게 들어오지 않아도  첫번은    항상

두려움에 몸이  굳어서  더욱 더 아픔을 초래한다.

벌써...육 년이  더 된 일인데......

언제나  그의........ 몸을  받아들일 때면........ 두렵다.




하지만  한번으로 끝나 본적이  없는 그와의  섹스에서  두 번, 세 번,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몸이  더욱 더  달구어  져서  이젠  그의 손길  아래  완벽히

길이든.......  섹스에  몸이  절여진  나의 더러운  육체는  평소엔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섹시한 몸매의 여자나  혹은  남자에게도

성적  충동을  털 끝 만큼도  느낀 적이  없지만 , 그가  자신을   안을라 치면,

그의 손길 아래에서 그에게  안기면서    지옥과  천국을  헤메이는 듯한

완벽한  욕망에  숨이 막힐 정도로  시달린다.


몸이. 길든다는 게.. 이런...........이런 것인가..........

마음으론   털끝만큼의   애정도 없으면서  단지  동물적  욕망으로

그의   몸에   반응하며  절정에  떨어대는

나  자신이..... 두렵고도  두렵다..


하하.......


윤정은  자신에게 실소를  날렸다.


그래..그가  늘  말하는  대로.....난  그를 상대하는  남창이라서   그러는 지도 몰라.

언제  어느 때 , 어느 순간이든지.....   하다 못해  사람이  홍수처럼  밀집해 있는

대로에서라  할지라도  그가  명령하면  옷을 벗고  다리를 벌려야하는...

이젠.....그에게  대항할  생각조차........도망갈  생각조차   꿈도  못  꾸는

나의 더러운  육체가   그에게  완벽하게 길이 든 건,,,,,,,,,,

자연스러운... 당연한  일인지도........


윤정은 조금 더 숨을 조절한 뒤  잠시 후  후들거리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고는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


정말로. 자신이  어느 정도 기초체력이  없었다면,, 그의  밤 상대는 하루 밤도

견디기   힘들었을지  모르게  그와의  정사 후는  정말로  몸이  물에 잠긴 것

같이  무겁다.

몸을  일으킨  윤정은  거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냉장고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걸을 때 마다  하 륜이  자신의  몸에  뿌리고 간  체액이  조금씩

흘러 나오는 것을  느꼈으나   멈추지  않고  걸어  냉장고 에서   그가 오기

전  넣어 두었었던  스카치를  꺼내고  장식장으로 다가가  글래스를  꺼낸 뒤

정사 후  탁한  공기가  가득한 거실을  환기 시키기  위해 환기계를 작동  시키고

어지러워진  쇼파를 간단히 정리했다.


어느 정도  거실이 정리되자 윤 정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글고  있는 자신의

가운을  찾아  알몸에  걸치고는  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칼을 손으로  대충  만져

정리하기 시작했다 .


그는....왜 나를 안는 것 인가..

그를 알아온 지금껏,   그는  자신이  안는  상대는  항상  신중히 선택해서

안거니와  선택한 상대를 안기까지, 혹은  안고  나서도 얼마나  공들여  교육을

시키는지.........항상  원석에  가까운 소년들만을  안았으며  그렇게   애써서

교육을  시켜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에도  자신이 마음에  안 들면 가차없이

버리거나 , 혹은  싫증난  인형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거 같으면  대충  손을

봐서 외국에   팔아버린다.

게다가. 자신이  아는 한.......  여섯 달까지  간  인형이  가장  오래간 그의  것

이였을뿐,  짧게는 한달,  대부분은  석 달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항상.......자신이  안는  인형의 버진  유무를  확인하고 안는  그가...

그의  명령으로 인해 수 십명이 넘는  사내들에  의해  능욕 당했던  나를 .

왜........왜.......이렇게 긴  세월을  안는 건지...........도데체 이해를  할수 없었다.


거실에 선 채  잠시  생각에 잠겼던 윤 정은  욕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화급히 정신을  차리고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서  손에  타월을

쥔채 알몸으로   걸어나오며  머리의 물기를  닦아내는  하  륜을 바라보았다.


이제 삼십대 초반인  하 륜의  육체는  이십대 초,중반 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탄력이 있었고  180 이  넘는  윤 정이 항상  올려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의

장신 아래로  흘러내리는  탄탄한 근육들은  적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군살이라곤  터럭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살갖이.....   남성다움을  강하게

드러내는  넓게 퍼진  어깨  아래부터  곧게 뻗은  다리까지  ..........

미를  칭송할 때 흔히 사용되는 미사어구인  희랍시대의  조각상 같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완벽하고  차가운 미를  지녔다.


"이달 말에   콜럼비아에  나가야  하는 일정이 생겼다, 병신 같은 것들.........."


하륜은  윤 정이  내미는  스카치 잔을  받아들고는  쇼파에  앉으며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콜럼비아엔  두달 후에   가시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럴 예정 이였는데 오피윰( 아편성 마약제.  보통은 heroin: 헤로인 이나

Demeral: 데메롤...   을  가리킴) 운반 통로에  구멍이  흘렀다.  두 어번은  더 써먹을

라고  했는데  구멍이  생기다니....  거길  아예  쓸어버리고  정리해서  다른 곳

으로 옮기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   일찌감치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

한데.  이달 말엔  국내용  머슈롬( mushroom :환각제중  하나로 버섯종류가

주  원료임. LSD  와 PCP 계열.) 이 들어올  때라  나 대신  감시할 놈이  필요하니,,

네가 그걸  맡아라."


윤 정은  그의 말에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약,,,,,,,약을  만지란   말인가..........이  사람은  이제껏  자신이  약에 관여하게 하지

않았을  뿐  더러  약의 반입은  항상 그  자신이  직접 했는데....


윤 정은  침을 한번 삼키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약을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만,"

".........원래는  승태에게  맡기려 했는데,  아무래도  그놈의 일이  겹쳐서   요즘  그놈

주위가  산만해서  안되겠다.  약을  취급하는 건  집중력이 필요하니.............

이번 건만  맡아라.   네게   어차피 약을  다루게  할건  아니니...........

구분만  확실히 해서  승인만 시켜라.  지놈들이 간이  뒤집어지지   않은

이상  내게  약의 함량을 속일 리는 없을 테니...........  머슈롬은  증류할 필요도

없는 거니 받아서 분배만 해놔라."


약은....되도록 이면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았었다.........


윤 정은  표정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시다면..  더 지시하실  사항은........."

"음.  일단 전적을 봐가며  이야기  해야하니까  다음주  간부회의가 끝나고

인수해 줄 테니 그때  하도록 하고...  너,  이번에  새로  애송일  하나 들였다고?"


순간적으로  고갤 들고  자신의  눈을  똑바로  쏘아오는    하 륜의  새파란 눈빛에

윤정은  다시금  두려움이  솟아올라  몸을  살짝  경직시켰다.


"네.  아무래도  재형의 자리를  메꿀 만한  사람이 필요해서. 마침  구할 수

있었던 게 어린놈이라  조금  그랬습니다만,  생각 외로  일을  깔끔히 하고 있습니다."


하 륜이  아무말 없이 담배를 찾아  불을 붙이더니  담배 연기를   공중에    뿜으며

다시 윤 정을 본다.


"음........이름은?"

"이 동오  입니다."

"이...........동오? "

"...? 네 ."

"..........."


뭐......지?   왜 갑자기  동오의  이름을 듣고는...........


하 륜이  갑작스럽게 침묵을  하자  조금 불안해진  윤정이 그의  표정을  읽으려고

조심스레 그를  응시 했을 때,  다시  그의  목소리가 공기 중에   울린다.


"...이리와."


하 륜의 명령이  떨어지자  쇼파에  앉아있던 그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립하듯

서 있던  윤 정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의 곁으로  다가간다.


"앗----"


윤정이  막  그의  옆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하 륜이 한 손으로  윤정의 손을

잡아채  자신의 몸쪽으로 그의 몸을 끌어당기면서 쇼파와  맞붙은 벽면에

윤정의  몸을  붙여버린다.


".............."

"............."


윤 정은  자신의   팔이  위로 젖혀진 채  하 륜의 손에 의해  벽에  붙여져 고정이

되자  하 륜의 눈을  조심스럽게 응시했다.


도대체 속을 알수 없는 하 륜의   눈이  윤정의  눈을  꿰뚫을 듯이  바라보며

한 손으론  윤 정의 허리께 에 살짝  묶여있는  욕의의  허리띠를  푸르고는 곧

드러난  그의 알몸에  자신의 술잔을 가져와 그의 맨  가슴께 에  잔에  담겨 있던

스카치를  그대로  남김없이  흘려버린다.

주르륵  흐르는  차가운 스카치의  느낌에  몸을   조금  움찔대는    윤정의

턱을  치켜올려  자신의 눈을  마주치게 한  하 륜은  잠시 후  윤 정의  목덜미에

고개를  뭍는다.


"아!--"


윤 정은 날카로운   통증이  하 륜의 입술이 막  닿았던  곳에서  일어나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지르는   윤정을 상관 않고   축축한 것이   그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

내릴 때까지  자신의 입술을  윤 정의  목덜미에서  떼어내지  않던  하  륜은,

무심결에  비명을   지르고선  얼른  입을  앙 다문 윤정이  고통으로 몸을

부들 거릴 때 쯤  천천히  입술을 그의 목에서 떼고는  윤정의  귀  가까히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가 매끄럽게 속삭인다.


"잊지 않고 있겠지............  .넌.....네  이름은   윤, 정.  넌  나  하 륜의  영원한

소유물 이란 걸.......  너와 내가  맺은  네... 피의   계약을  잠시라도  잊는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받게 될 테니....   "


윤정은  하 륜이  자신의 목에서  입술을  떼고선,   스카치가  흘러 내려간

자신의 몸으로  입술을 옮기자  자신의  목덜미 쪽에서    지속적으로  얇게 흘러

내리는  무언가를  느끼며  눈을  감은 채  약간의  경련을  눈가에 담아갔다.







12화.



"휴......"


윤정은  샤워를  마치고  거울로  자신의  목덜미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조금

내쉬었다.


하  륜이   어제  점심께  가까히  까지   자신의  집에  머물다가  떠날 때까지

그가   낸 상처를  돌아볼  정신도  없었던  윤 정은  하  륜이  떠나자마자

탈진한  정신을  추스려  몸을 대충  씻고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자고

깨어났을 땐  한 밤중.

아무런 일정이  없던  평일의 한 밤을  조용한  음악과  스카치에  뭍혀 보내고 잠들어

새벽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며  몸을  둘러보니.......다른  곳의 상처는 ..애널이야

당연히   울혈이  심하게  되 있었지만,  한 두번도  아니고  밖으로 나온  상처도

아니니  상관없었지만,  그가  깨물어  상처를  내었던  목덜미 한 가운데가

이  자국이 그대로  난 채  보라빛으로  변해선  크게 부풀어 있었다.

누가  봐도.......격렬한  정사의  격한  흔적임을  한 눈에  알수 잇는............


윤 정은  욕실을  나와서  거실 장식장  아래에  넣어둔  약품통을    꺼내

그  안에서 사이즈가  조금  큰  사각  밴드를  꺼내들어  목덜미에  붙였다.

밴드를  붙이고  다시  거울을  바라보니,  밴드가 붙으면서  자국은  가려졌지만

목덜미  한 가운데에 밴드를  붙이는  이유가 무언지........백치가 아니라면  모두 안다.


도데체  왜  그런 건지.......


하 륜은  자신이  모델로 데뷰하고  나서는   보이는 곳에의 상처는  낸 적이

거의  없었고,  자신의 말  실수로  그에게  뺨이  얼얼하게  쥐어 터졌던 것도

근  이삼년전이  마지막.......

그  뒤론  내게  상처를  심하게  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이런  곳에  자국을

내다니.....


후....  게다가  오늘은  월간  Men's  Fashion 의  촬영이   하루종일 있다.

봄  신상품의 의상을  찍는 거라  크게  드러날 리는 없겠지만.......

카메라는 생각보다  피사체의 상처를  투명하게 비췬다.  게다가  오후 늦겐

조직의 일도  봐야 하는데.........  놈들이 힐끔  거리게 생겼군..........

이  정도의 진한 색은  화장으로 가려지지도 않는데.......


하아...


윤정은  거실  한 가운데에  위치한   쇼파에 대충 주저  앉았다.


어떡하나........  적당히   큰 컷 만이라도 몇개  찍고  원판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아니,,,,,그건 말도  안된다.

촬영진만 해도 이 삼십명  가까히  붙어서  하는 종일 촬영에......... 게다가  내 일이다.

내  일에  '적당히'  라니.


띵동--


고개를 짚고  골몰하던  윤 정의  귀에  차임벨소리가  들리자 윤 정이  탁자위에

올려진  리모콘을  누른다.

잠시 후   벽에  붙어 있는   사각의 스크린에서  동오의  모습이 나타나자 문의

오픈  시스템을   작동시킨 윤 정은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몸을  뒤로 조금  젖혔다.


평소에는  동오가  와서  벨을  누르면 자신은  문을  닫고  나가서 엘레베이터

옆  차고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오와  차를  타고 일을  보러 나갔지만,

오늘은  시간  여유도 있고  .......... 왠지 기운이 빠져서   서둘러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한참 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동오의  폴로향이 공허한 듯한   넓은  거실을   은은하게  메운다.


".....늦지는   않으셨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나가시는 게...........

어디  안 좋으십니까?"


자신이    쇼파에서  꼼짝도 않고 있자  말문을  여는  동오의  말을  귀에

담으며   윤 정이  몸을  일으켰다.


"............나가지."


어떻게든  되겠지.

제길......일만큼은.......내 일만큼은  '어떻게든....'  이런  수식어 따윈  붙이고 싶지

않았는데..........    이번 일은  정말   몸이  밑천인  모델로서  있어서는 않 되는

일이지만...   불가항력이다.

그래도............  나가  봐야지.


몸을  단호하게   일으킨  윤 정이  나가기 위해  멀뚱히  서  있는  동오를  막

지나치자,  순간적으로  자신의  팔이 뒤쪽에서  세게  잡혀진다.


뭐야.


윤 정은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


"............왜?"

".....다치셨습니까?"


동오의   눈길이  그  예의 목덜미로  향하고 있다.


미친 놈.


윤 정은  속으로 실소를  날렸다.


이놈은  자신의  곁에 있은 지  넉달 인데.........  자신이 처음에  얕보았던

애송이가 아니였다고 느낀 건  채 한달도 되지 않아서,

이제  스물이  되는  놈이  일을  어떻게 그렇게  깔끔히 처리하는지  가끔가다

자신이  내 버리는것 까지  세심히  챙기는 게,  사실 그렇게 오래  일을 보았던

재형과  비교해서  조금도   처지지  않았다.   게다가  입은  도통  무거워서

자신의 명령에   두번 토다는  경우가 드물었고  자신의  일이든,  조직일 이던

한번 놈에게   지시하고    그 다음에 돌아보면  벌써 완벽하게   마무리 되어 있었다.

자신에겐  또한  보통  깍듯하게 대하는 게 아니였고....

이놈이  가끔 가다   던지는  황당한 소리를  제외하곤.... 거의 완벽했다.


한데, 이놈은.....왠지.......

자신이   처음   찾던  '손 쉬운  놈' 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

놈을  주시하다보다가,,,  놈에게서  자신을   향한  이상한 감정의 색깔의   시선을

느끼게 된 것은  두달 정도 전 부터.  놈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처음의 한달

이후,  놈이 너무나 일을   똑  부러지게  하기에  주시해 보았던 놈 에게서.............

항상  자신을  뒤  쫒는  놈의  시선을  느끼고 나서부터이다.

그리고  언젠가.......  일을   하는 도중에  잠깐  느낀  그의 시선이  너무나

이상하게  집요해서   계속  그의  시선이  가는 곳을  지켜보았더니...그의  시선은

하루종일    자신에게  향해  있었다.

자신이  촬영 중이던지,  동료 모델들과,  혹은 디자이너들과  스텝진과 일 이나

농담으로 담소중 일때,  쇼 중  도깨비 시장같은  무대  뒤에서 대충  옷을

갈아 입을 때에도.,   잠시  구석에 앉아서 일의  피곤함을  살짝   풀고 있을때,

돌아가는  차  안에서  피곤에  늘어진  눈을   감고    하고 쉬고  있을 때..........

이  놈은  하루종일  내게서  시선을  뗀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속을  알수 없는 놈.

이제껏  자신의  수하중에서  이놈처럼   투명한듯 하면서  불투명한  놈은

이놈이  처음이다.

내가......  하 륜의  소유라는 걸 모르는 바가  아닌데, 어째서   그 따위  눈을

내게 하는  건지...........

하하...그런  눈꼴을   바라보며 그냥  모른 척 무시하고 내버려두는 나는  뭔지.........

귀찮다.  이거냐,  윤 정?


윤  정은  고개를  빳빳히  들고  언제나 처럼  오만한  태도로  동오의  팔을

뿌리쳤다.


"다쳤냐고?  뭐, 이것도  다친 거에 들긴 하겠군.  일단  상처가  밖으로  난 거니.

한데, 설마....   '키스마크'도    모르는  애송이 였나?  섹스,  한번도  안 해 봤어?"


말을  공기에 뿌리듯 흘린  윤정이  도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걸  동오의  팔이

이번엔  힘주어 저지한다.


이것 봐라..........


윤정은  시선을  동오의  손으로 돌리며 살짝  비웃엇다.


".....뭐하는 거야.  당장  안 놔?"

"..........오늘,  촬영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당일 스케쥴도  모를지 알아?  그래서어~~  그래서  뭘  어쩌자고?

이미 난   상처를  감쪽  같이  숨길수  잇는  묘안이라도 있는   거야?  헛소리

말고  빨랑  가기나 해.  주제넘게 상관 말고.  뭐, 섹스가  조금  격하다  보면

날수도  있는,,,,,, 내말 안 들려?  이거, 놔!"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의  명령에도  자신의 팔을  붙잡은  손을  놔주지 않자

울컥해서  화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놔."


동오는   윤정의  말에도 대꾸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한 손을 올려 윤정의

목덜미에 붙어있는 밴드를  힘껏  잡아  뗀다.

윤정은  동오의 손짓으로 미세한  통증을 목덜미  근처에서  느끼자  순간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올렸다.


"짜---악--"

"........"


동오는  윤 정에게  얻어맞아 돌아간  뺨을 서서히  돌리면서  시선을  상처가

드러난  윤정의  목덜미에 주다가  표정을  더욱 더 굳힌다.


".....건방진 새끼,  네  주제에  내게 기어오르기라도 하겠단  거냐? 아니,  갑자기

이렇게  오만 불손해진 이윤  뭐야?"

"................."

"이!!"


동오가  자신의 말에도  아무런 대꾸가  없자 더욱더 화가 미친  윤 정이  다시금

손을  올리려는 걸   동오의  팔이   붙잡더니   황당해 있는  윤 정을  이끌다시피

해서  그의  침실 옆에  문이  열려져  있는   드레스 룸으로  들어갔다.


"너!!!!  지금!!!"


갑작스런  놈의  행동에 기가 막힌  윤 정이   정신을  차린 건 동오가  드레스 룸

안 에서 옷을  헤치면서  무엇을   찾느라  윤 정의  손을  놓고 나서.

윤정은  정말로  기가 막혔다.


이놈이 죽으려고 지금  환장한 것인가?

지금....   새까맣게  아랫놈이.........아니,  지금  저놈이 뭐하는 짓  꺼리야?????


동오는  윤 정이  기가 막혀 하던지 말던지  옷들을  헤치다가   장식  코너쪽에

진열된  스카프들 중에서 보라빛  쉬퐁  스카프를  찾아서  가지고  나와선

윤 정의  목에  걸친다.


스........카프?

뭐,,,  겨울이니  얇은  옷  차림이라면 스카프가  아주  이상하지는  않겠군....

촬영시에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촬영장까지   가는 동안  사람들

눈도 있으니.........


동오의 손에  든  스카프를  보고  조금  노기가  가라  앉았던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을    거울  앞  의자에  앉히자   순순히   의자에   앉았다.


아무말도 없이  스카프를  윤 정의  몸에  대고  길이를  조절한 뒤 스카프를

윤  정의  목에  감아  돌린 동오는 천천히  움직이던  손에  갑작스럽게

힘을  주어  윤 정의 목을 순간,  스카프로 힘껏  조인다.


"욱---  너!!!"


윤정이  생각지도  않던  동오의   행동에  고개를 획  돌려  동오를 바라보니

동오는  손에  더 이상  힘을  주지는  않은 채 얼굴에 아무런 표정을   담지 않고선

서서히  입을  뗀다.


".....아프십니까?  당신도......  아프다는 감정이 있긴  있습니까?"


뭐,,,,뭐........


윤 정은   순간적으로  '기가  막힌다'는 말이  어떤 건지 절실하게  느끼며

그  감정이 자신의 대뇌에  가서  맺힌 순간,  지체 없이   일어나면서  오른손을

들어  올려   동오의  턱 주위를  힘 주어 가격했다.


"퍼--억--"

"콰당---"

".............."


자신의 주먹으로 인해   땅바닥에  널 부러진 채    아뭇소리  안하고 있는  동오를

싸늘하게  바라보던  윤 정은   고개를  거울로  돌려  목에 걸쳐진 스카프를  제대로

묶고선 일어나서  바닥에  있는  동오를  지나쳐  나가려다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한 번이다.  이번 한번만  그냥 넘어가겠다.  나에 대한  소문을  어느 정도

들었담  내게  동물적  색깔의  눈을  주는  놈,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쯤은

들어 봤을거다.  아울러  내게  건방지게  굴던 놈들도 내가  어떻게  했는지도.

네 눈엔  우습게  보일지  몰라도   난,  이  나이에  조직 서열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지독한 놈이다.  그러니 ....... 다시는  나를 그  따위  눈으로  보면서

건방지게  굴면,  가만  안두겠다.  내게  얌전히  복종하고  네 일만  열심히

할 생각이  없다면,  당장  그만  두---"


"--무서우신 가요?"

윤 정이  말을  내뱉듯  한 단어  한 단어에  힘주어 가며  말  하는 동안  몸을

일으킨  동오가   윤 정에게  가까히  다가오며  살짝  웃음을  담는다.


저,,,,,저놈이  도데체!!


윤 정은   동오가  자신에게  가까히  다가오자  그의 눈에  담긴  야릇한 시선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듯  꼼짝도  할수  없었다.


".....당신은.......하하.,,,,,,,그래,,,,,,,,'한번만'  넘어 가겠다 고요?   이제껏.....당신

부하에겐   그야말로  '한번도'  써  본적이  없는  말 일  텐데요.....당신이

그  나이에도  조직  서열 10위에  들  정도 라는 건..........  능력이  뛰어남과

동시에  엄청난  결단력이..... .'한번' 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잔인함이

있었다는 걸  의미하는 거 일텐데요.....  왜  제겐   ' 한번만'  이란  기회를

주십니까..........."


동오는  얼굴표정을   굳힌 채  자신을  노려보는  윤 정에게   더욱 더  가까히

다가가   윤 정의  바로 코 앞 에서 그를  비스듬히   내려다 보았다.


"......그럼,  이것도..  '한번만'  용서해  주실 건가요.......?"


순식간 이였다.


윤 정이  동오의  일렁이는 듯한  검은  빛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가까히 다가온

동오가  급작스럽게   몸을 윤정에게  붙이더니  순간적으로  윤 정의  몸을

감싸안으며  그대로   윤 정의 입술을  덮어버렸다.


"----!!!"


화끈 거리는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동오의  혀가 자신의 입술 안으로

침투하자  윤 정은  갑작스럽게  전기를 맞은 것  처럼  아무생각도

할수가  없었다.


자신이   유일하게 알고  앗는  혀는..  자신이  유일하게  혀를  섞었던  사람의

혀는  이렇게  성급하게  자신의 입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자신과  키스를  했던  유일한  사람의  혀는  이렇게  급하게 자신의  몸체를

잡아먹을듯  비틀지  않고는  언제나  여유 자적하게  자신의  반응을   즐기며

유희로서  자신의 입술과  혀와  잇몸과..그리고  자신이  주인이라는........

그  자신의 자만감을 탐닉했었다.


윤정은  자신의 입안을  거칠게  헤치는 동오의  키스가  짙어지자   목  안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동오와 자신의  타액을  느끼면서  황망함에   놓고  있었던

자신의  정신을  차리고선  손을  뻗어  자신의  뒷 주머니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재크 나이프를  꺼내  보튼을  누름과  동시에 자신의 몸을  감싸듯

안고 있는 동오의  어깨 한가운데를  힘껏  찔렀다.


".---!!!!"


순간적으로  움찔거리는  동오의  눈이  어느 새  냉랭해진  윤 정의   눈과

공중에서 부딪혔으나,  동오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희미한

미소까지  띄우면서  윤 정의  입술을  맛보다가  점차로 숨이  가빠지려는 윤정의

몸을  잠시  놔  주었다.


"짜---악----"

"......................"

"...........너!!  도데체  무슨  속셈이야!!!"


기세좋게  동오의  따귀를 다시  올려붙인  윤 정이  입술을  손으로 강하게

문질러   키스의    흔적을  닦으며  불꽃을  내  뿜는다.

여전히  약간의  미소를  담은   동오의 입술이  서서히  열린다.


".........당신의   연인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만."

"뭐,,,,,뭐?  뭐가  어째???  이!!  읍!!!" .........................


또 다시  거센  힘으로  윤 정의  입술을 먹어버린 동오의  입술로  인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동오 에게  입술이  빼앗기자  눈을 부릅 뜨고   동오에게  입술을

내주던  윤  정은  천천히  이성을  찾고서  그의  몸을 밀어낼  생각은  안한채

차가운 시선을  날리면서  손을  뻗어 아까  꽃았던   자신의   칼이  꽃힌 채

그대로 있는 동오의  어깨께,    칼의  손잡이를 잡고 힘주어  비틀어 댔다.


공기의  이동이   순간  멈춘 듯  하게  폐쇄된  사각의  방에선  낮게  울리는

서로의  거친 숨소리와  무언가가  뚝뚝  땅 바닥에  흐르며  나는   소리와..

서로의 강렬한  눈이  주는  말없는 시선의  열띤  부딪힘으로

윤 정의  드레스  룸을  가득  메워가고    있었다.


그게  윤 정이   기억하는  두  사람의   첫.........키스.





하 륜은  테두리가   붉은 색으로    칠해진  화일을  읽어 가다가 얼굴을

굳히고는  한쪽으로   던져  놓았다.


후....역시나.  이름이  귀에  익다  했더니......

웃기는 군.  인생 이란 건......  언제나  골목길에  숨어  있다가  잠시 잊을 만하면

뛰쳐나와  뒤통수를 갈기는  존재라  이건가?



"이야,,,,,  오늘은  운이  좋은 데요?  그  놈의  지긋한  일도  끝맺은 날인데,

혼자 있는 당신을  보다니......."


조금  명랑한 듯   톤을   과장스레  높이며  방안에  들어서는 남자를  보고

하 륜은 슬며시  화일을  책상 아래로  갈무리  해서  넣고는  아무 말  없이  방안

한 쪽에  위치한 미니 바로  가며  술잔을  꺼낸다.


"으흠,,,,,,나도  줄 거죠?  난  세리........."

"너,  어디 가서  그렇게   마셨어?  헤벌레  하는 꼴 이라니.. 네놈은   하여지간

이중 인격이다. 딴 놈들  앞에서는 그렇게  여유 자적하게 굴며

나에게 깍듯히  구는 놈이........"


하 륜이  글라스에   호박색  술을  반쯤  채우곤  담배를  입에  문 채  침대가로

가서  대충  앉는다.


"음..여전히  나긋하지 못하군요,,  륜,  당신,  일의 보고는 받고  싶지  않은가요?"


하  륜은  몸을   침대에  완전히  들이고는   참대 머리쪽에  몸을 기대며

담배연기를  뿜어댄다.


"네놈이  일을  흘리고  다닐 놈이  아니니  잘  묶었겠지."

"아아, 재미없어.........."


정운은 침대가로 다가가  다리를   뻗고  앉아있는 하 륜의 다리위에  앉으며

그의  입에서  담배를  빼앗아  들고  그의  입술을  살짝  훔치고선   담배를

자신의 입에  물었다.


"글쎄...오늘 일은  마무리 짓긴  했는데,  륜, 당신  이달 말에  콜롬비아

가신다면서요."

"그래,,생각보다  그물이  많이  졌다.  남은걸   적당히  태우고  이동 시켜야겠어."

"후..그럼  한  두 세달은  못  보겠네.......... 나도  홍콩 갈 거니........."


정운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 재를  털기  위해 몸을   조금 수그리고

침대 옆에  있는  재털이 에  담배 재를   털더니   몸을 일으키면서  하 륜의

목을  두 손으로  감싸안는다.


"..내려와."

"왜요?  당신  옛날엔  나  이렇게  끌어안고  잠  잘 잤으면서..........."

"까불지  말고  내려와.  덮치기  전에."


딱딱하게 울리는  하 륜의 나지막한 소리를  정운의  낮은  웃음소리가 깬다.


"하하....덥친다고요?  덥치게요?  이런... 바라던 바  입니다.  이런....오늘은  운수

대통이군.   일이  빨리  끝나고,,,,, 혼자 있는 당신을  보고.  게다가  이런 떡까지?

후후,,,,  누울까요?  아님....벗을까요?"

"..장난  치지 말고  저리 비켜!"


하 륜은  몸을  일으키 면서  동시에  정운의  몸을  조금   옆으로  밀쳤다.


"....세상에  섹스 할  종족이  다  말라죽는다  해도  너 하고는  섹스 안해,"

".....후후........언제나  그렇듯  매몰차시군요. 나의 도련님.."

"너는 내게  그런  더러운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내가   인정한

내게 ....단  한명의 내 혈육이다."

"뭐....  부모가  다른   형제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쳐 두죠........서운하긴 해도........"


정운은  몸을  일으켜 미니바로  다가가  한참 뒤  골라서  집어든   술병 안의

내용물 을 술잔에   술을  따른다.

".....더러운  욕망이라........  그럼  그  꼬만,,,,아니, 이젠  꼬마가  아니더군,,,,,,,,

그  아이, 윤 정.....  그  아인   어쩌실 거랍니까?  당신  정말  알 수  없어......

당신이   다시 그앨  안았단 소리 듣고  기절할뻔  했었다고요.........

천하의 철벽이성  이  한 정운이  말이죠...... 뭐,,,,가장   놀란 건,

그  아이가  올라오자마자  죽이라고  한 걸......  다시  철회를   한 거지만,...

당신, 그거  알아요? 이제껏  당신이  명령을  번복한 건  그 일이  전부라는 거.

흥.....당신  나에게  감사 해야 돼........내가  그 동안  그 놈  몸  제대로  지켜주느

라고  얼~  마나  귀찮앗었는지....  그러니  이젠  당신 자신을  좀  인정하고

그 애에게  잘  대해주는 게  어떠---"


"시끄러!!  내가  그  놈  이야긴  하지  말라고  했다."

"............"


하 륜은   술잔 안에  남은   술을   단숨에   비우고는    정운에게  다가가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너,  요즘  너무  무리했다.  석달  내내  쉬지도 못하고 일에  매달렸으니........"


정운은 오직 자신을   향해서만  따뜻한 시선을  주는  하  륜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후웅,,,,,,,그런 건  대단치  않아,  그  정도야 뭐.......알잖아......  날 무리하게 할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륜,  당신  뿐이란 거......."




13화.

제기......

윤정은  자신의  손목에  붉게  찍혀있는 동오의 손자국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당신의  연인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만.............


미친 자식!!!


거울 안에서  갑작스럽게  동오의  눈동자가  다시 떠오르자  윤 정은  자신의

목 께에  걸쳐진  스카프를   거칠게  잡아빼서  바닥에  던져버렸다.

얼토당토  않는   놈의  키스에 잠시  정신을  놓고있던  자신의 물음에  대답한

놈의 기가 막힌  대답.


연인?  연인이라???   연인???????????

미친놈!!!!!!!!!!


동오에게  키스를 당하고  나자 순간적으로  열이 받은  자신의 무차별적인  주먹질에

의해   바닥에  나자빠진  놈을  향해  다시 그딴 짓을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혼자서  스튜디오로 오긴 했는데.............왜지?

왜..........그놈을    그 자리 에서 죽여버리지  않은 ........거지.......?


윤 정은  왠지  아침부터  기운이  빠지기  시작해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자신은  정말....어쩔수  없이   하 륜에게  안기기  때문이지  육체적 접촉을

좋아하지 않았을  뿐 더러, 자신에게  그런  대쉬를   하는 자들도   절대

가만두지  않는........  병적일  정도로 그런 면에  예민하다.

옛날,  자신의  모델  데뷰  초기 자신에게   한 눈에도  드러나는   음심을

내보이며   자신의   몸을  탐내  하다가  자신이  무시하자    쇼를  핑계로

만나자고 하고선   약을  먹여 납치해서는  옷을 벗기려던  중견 디자이너를

자신은 그때, 거꾸로 자신이  다시  그를    납치해서는  억지로  약을  먹여

약물  중독으로  죽여버렸다.

그리고.....하  륜의 소유이기  때문에   자신을   넘보지 못하기  이전......  하 륜이

다시  돌아온  자신을   안지  않았을  시절,   자신에게  껄떡  대었었던  놈들은

반드시 기억했다가  자신의  지위가  오르고 나서  가만두지  않았었다.

물론   하 륜이  자신을  안기 시작하지  공개적으로 욕정의   눈을  보내는 이는

자신의 소유물을  철저히  챙기는 하 륜이  벌인    단 한번.....사 년전의 한  사건

이후  한 명도  없어졌지만,   윤 정은  자신에게  이성을   보는 듯한  눈을

하는   놈  조차도  가만두지  않았엇다.

왠지.....  그런  눈을  받는다는 게.... 소름이 끼치도록  싫었다.

한데.............저 새까만  애송이  놈을    왜.........


"윤 정씨,  왜  그래?   어디  아퍼?  어서  준비해야하는 데,  몸이  안  좋아?"


프리랜서로   자신의  담당을  맡고 있는  메이크업아티스트인  하경이 들어오면서

윤 정을  보고  걱정스레  묻는다.


이런.....


윤 정은  쓴  웃음을 지었다.

어디서든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교육을   받은  자신의  표정을 일반인인

하경이  알아볼  정도로   멍청하게 넋을  놓고  있었단 말인가...........

윤 정은  몸을   일으키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미안해요, 하경씨..  몸살기가 좀  있어서......"

"어머, 그래?  어떡하다가,  오늘  촬영이  하루종일 일텐데,,,,,,,,,  일단  어서

앉아봐,  화장부터  하고....."


내키지   않은  걸음으로  그녀가 말한 대로  화장대에 앉으니  아니나  다를까,

곧  거울을   통해서  윤 정을   들여다보던 하경에게서  비명에  가까운

하이 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자 윤  정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어맛!    윤  정씨, 이거  뭐얏!!  왠지  기운  없다고 했더니이~~~? "

".........안  가려지겠죠?"

"하이구.....그렇게  일에선  완벽주의자인   윤 정씨가  왠일이래........  이거

어떡 할라고 그래?  봄옷 촬영이니  크게   벗을 일은   없겠지만.  후후,,,,,한데,

윤 정씨 애인,  되게  터프한가 봐.....  이거,  디게  크게 났는데?  참내,  내가

보다보다  이런  키스마크는  또  처음 보네  좀  조심시키지  그랬어.

최소한  한 달은  가겠네."

".........."

"화장으로  짙게 해서  가리면   사진이  매끄럽게  안  뽑히니까........뽑아서

수정하라고  해야지, 뭐.....으이구 이게  왠일이야........한번도 그런 적  없던 사람이.."

"미안해요,  하경씨"

"뭐,,  내가  그런 사과들을 이윤 없고......."


이제 삼십대  초반인  하경은  윤 정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넘겼다.

워낙에   말이 많고  개성도 , 성격도 어지간한  사람들의  집단인  이곳에서  하경은

그래도   윤 정에겐  따뜻한 이웃집 누나 같은 존재다.

자신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길 안 하는데도 굳이  묻지 않고  그냥 용인해

줄 뿐인.......

자신은 이 바닥에서 돈 많은,  재벌 정도의  남자가 애인인  게이 정도로 알려졌고

자신은  그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었지만, 가끔 경멸이 섞인  시선을 받는  자신

에게  언제나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는 하경은   자신보다 열살 가까히  어린

여자와  커플인 레즈였다.

자신의  그런 경우가  아니였었다면....자신이  그런 걸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자신이  그냥  평범히 살다가  .......어쩌다가 모델이 되었더라면,

자신은  하경을,.  아니면 다른  게이들을  마음속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까........

세상은  참으로 우스운  거다.

아무리 자신이   이해한다  하더래도 자신이   당하지 않음  백 프로 절실히

느끼지는 못 했을 거다.  군중에 속하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한국사회에서  마이너가

얼마나  힘든 건지를......... 그럼에도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며  당당히  자신의

애인이  여자임을 밝히는 하경.......


찌르릉----


분장을  위해  파운데이션  세 종류를  파렛트에  섞어 넣던  하경의  목에 걸린

핸드폰에서  벨이 울린 건 동오가  분장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과  동시였다.


"--뭐라고?  뭐?   그래서?  어딘데??  응?  아,,,걱정마,,,,내가  갈께.,,,그래,,,,,

응,,,,,,울지 말고....그래..."


하경은  전화를  끊고는 난감한 듯 전화기를 이마에  대고   한숨을  쉬더니

곧  들어온   동오를 보고는  반색을 한다.


"어멋,,,,동오씨!!  넘  다행이다.  난  오늘  동오씨  안보여서 오늘은  다른 곳에 간지

알았는데  왔었구나?"

"......무슨 일이  라도?"

"아,,,아니  그런데  동오씨  얼굴이  왜  그래?  어멋????  이거  이거......"

"......일이  있으신 거 아닌가요....."


시퍼렇게  멍이  들은  동오의   얼굴에  거의 기겁을 한 하경이  동오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린듯   한숨을  폭폭  쉰다.


"예성이가.....아, 예성인 내  애인이름이야.  저기,,,,미안하지만   동오씨가 오늘

윤 정씨  화장 좀  봐주면 안될까?  동오씨  가끔가다  다른  모델  얼굴  손

봐주는 거  봤는데,   나보다  훨씬 나은 솜씨였었어, 자존심  상해 그땐  이야기

안 했지만...."

".....무슨 일이  생기셨나요?"


가만히 앉아서  둘의 대화를 듣던 윤 정이 화장대에  앉은 채   고개를  들어

하경을 바라보자  하경이  미안한 듯  윤 정의  눈치를   조금 살피며  웃는다.


"정말 미안한데, 윤 정씨......예성이가 차 사고를  냈대,,,,,, 어린 여자가   사고를

냈다고  상대 운전기사가  말도 안되게  윽박지르는 모양이야........아무래도  내가

가봐야.....어떡하지?   정말.....저기,,,,,동오씨   솜씨,  보통아닌건   알지?  한번만

좀  봐줘....."


휴.,......


윤 정은  하경에게   들키지 않게 숨을  마음속으로 내쉬었다.


오늘은  왜  이리도  걸리는 게 많은 건지....  가  봐야겠지  연인이  그러고

있다는  데..... 한데,,,,,저 놈은  언제  또  남의 화장을  봐주고 그런 소리를

다 들어 먹는 거지?


윤 정은   초조하게  자신의  눈초리를  살피는  하경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  업계는  신용이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까탈스런  유명  모델이나  탤런트들은  급한  상황이  그 자신에게  해당되니

않는 한 이런  경우를  절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하물며 자신의 얼굴을

책임져야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자리를  비우겠다니...

그래서  웬만하면  대충이라도  자신의  일을  마치고  갈텐데.......얼마나  급하면

자신보다   나이도 한참 어린  자신에게  부탁을  할까. 싶다.

하경씨는 정말,,,,그  사람을  사랑   하는구나...........


"걱정말고  가봐요, 하경씨......이 정도  분장은 저도  어느 정도  알고......."

"어멋,  동오씨가 해야지,  윤 정씨 솜씨론   안돼,  동오씨  머해?"


동오는   윤정의  말에  한 시름  놓은 듯한  하경이 부르자  천천히  윤 정이

앉아있는  곁으로 몸을  움직인다.


"정말  미안해, 두 사람 다.....  내가 나중에  근사한 저녁 살께.....딴 사람들에겐

내가 해결하고  갈 테니  신경쓰지 말고......그럼  나중에  봐."


언제나   침착하고 여유롭던  하경이 서둘러 나가버리는   모습을 바라보던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의  옆에서 분장  기구를 손에  쥐고 화운테이션을  익숙한

솜씨로 배합해가자  앉은  의자에서  몸을  뒤로  젖히곤  눈을  감아버렸다.


잠시의 시간후  미세한 스폰지의  느낌이  자신의 얼굴을 스쳐간다는 느낌과

동시에  얼굴께를 사르륵  간지럽 히는  화장 붓의 놀림.


잠이  온다.........


그러고 보니까  자신이  마음을  놓고   눈을 감아본 게........언제 였었지?

생가도  안 난다........

언제  자신이  맘  편히  이렇게   남  앞에서  몸에   힘을  빼고  자신의

숨 소리를   들어가며  공기의 움직임을  들었엇던 적이  언제였는지를.........

삼십여분이 넘게  자신의  얼굴 위에서 움직이는 동오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고  몸의 긴장을  풀고 있던  윤 정은  자신의 얼굴에서 움직임의 소리가

멈추자  서서히 눈을 뜨고는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거울 안의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친놈.


윤정은 살짝  얼굴 근육을   움직였다.


"---너,  어디서  이런 건 배웠어?  이거,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 아닌데? 네

전직은  메이크업 아트스트가 아닌  탈랜트 매니저로  아는데?"

".....제가 배웠던  것 중 가장  어려웠던 것 이였습니다만,"


윤정은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말에  조용히  대답하며  분장기구를 정리하는

동오에게  시선을  주었다.


놈의 얼굴이야..........자신의 주먹이 보통이  아니였기에  쥐어터진  자국이   여실히

드러나게끔  부어있는 데다가  입술은  찢어져서는  부풀어있었고  간간히

실핏줄이  흐르고 있었지만,  자신이  칼로  찔러댔던  왼쪽  어깨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듯  했다.

윤 정은  괜히  속이  답답했다.


".......병원엔  간 거냐?"


윤 정의   곁에서 떨어져서  분장도구를  정리해  넣던  동오의 움직임이  멈추어졌다.


뭐야, 저 새끼


윤 정은  몸을 일으켜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동오를  똑바로  바라보며

차갑게 미소를  흘렸다.


"다시 한번 더   그  가당찮은  짓  꺼릴  할 생각이라면 애시당초 집어쳐.

이번엔.......정말로 네  목줄을  쇳날로  그을  예정이니까."

"..........열두 바늘  꼬맸습니다,   키스 한번에    열 두바늘의  자상과  보름

이상을  갈  얼굴의 상처..............비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겐  싼 값으로

느껴지는 군요.  당신의  입술을  가진  댓가  치곤....."


윤 정은  코  끝에  감도는  동오의 폴로 향을 삼키며  고개를 약간 들어  자신의

코  앞까지   다가온  동오를 흔들림이  없는 냉랭한 얼굴로  응시했다.


"근육을  꼬매는 건 가능하지만,  핏줄을  끊어내면  그 자리에서  뒤집어서   수술

하지 않으면   꼬매는 것 따위는  못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아무리  네놈이

돌  대가리 짓을 한다지만  조직에 들어온 놈이니 그 정도는  배웠을 거 아니야.

내가  못할  거  같다는 소리는  입  밖에도  내지  마라.  내가  처음으로

살인한 게..........동맥을  끊어서 죽인거 였었다."


그래.,,,,그랬었다.


나  때문에  악마의 소굴에  끌려와서  지옥의  형벌보다  더  끔찍한  형을 당하고

정신이  나간  여린........ 가느다란  숨만을  내쉬던 죄 없던  가여운 여자아이의

동맥을  내가 .내 손으로  날카로운  칼날로  내  심장과 같이  찢어 버렸었다.........

그래..........


윤 정은 다시금 냉기가  떨어지는   얼굴을 동오에게  치켜들고는 입술을  움직였다.


"한가지, 네가  정신차릴  정보를 주지. 4 년전, 내가  하 륜님에게  안기는,

그 분의  소유인걸 알고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내게  손대려고 했던

내 바로 위  간부 놈 중 하나가 하 륜님께 그 일이 알려져  눈, 코, 입,  모두  잘려

난도질  당하곤  국내에 있는 전 조직원이  보는  앞 에서  윤간을  당하다가

죽었다. 그는......자신의 소유물에 대해  철저한 사람이니 다시는  함부로 --"

"지금, 절 걱정하시는 겁니까?"

윤 정은  얼굴을 다시  살짝   찌푸렸다,


"--말, 자르지마.  어디서 감히 말을  잘라?  건방진 놈  같으니.....  키스 한번

했다고  내가  너와  연애라도 거는 사이가  된지   알아?  아님,  내가

니 깔이냐?   웃기는 놈........ 뭐?  걱정?  웃기지 마라.  내가  왜 쓸데없이  네놈

따위를  걱정한다는 거냐.  난 단지, 고생고생해서  훈련을  받고  이제 들어온

놈이 창창한  인생을  핏덩이와  오물에 뭍혀  마감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거다."

"충고라.....어차피  열  넷 이후 제 인생에서  크게 바라는 바는.........한 가지

이외엔 없습니다.   과거에도...현재에도.......그리고 미래에도........"

"네놈이  뭘 바라는지 따위는 알지  못하고 알 이유도  없다.  단지 한 겨울에

더위를 쳐 먹은 듯한 그런 눈  꼬라질  내게서 치워버리던지  아님  내눈 앞에

다시는 나서지 말던지, 양자 택일 해라."

"............."


윤정은 동오가 별다른 말이 없자  몸을   옆쪽의  화장대로 돌려서  그 위에 놓인

생수병을 거칠게 열고는 두어 모금  마셨다.


차가운  생수물이  쏴하게 식도를  타고 내려 가면서  뭔지 모를 열기가 가라앉자

윤 정은  입안에 담긴 마지막  물방울을   목안으로 넘기고는  동오를 바라 보았다.


"도데체........ 네가 남자 취향이라고 해도 , 네 취향에 맞는 , 주인  없는 나긋나긋한

인형이나 혹은, 네 놈 정도면  밖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을 텐데, 왜  이런

못 먹는 고기에 손을 대겠다는 거야?"


동오는  윤 정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오른 팔을 뻗어 윤 정의  뒤쪽, 거울을

지지해  윤 정을 자신의  품에 가두듯  공간을  좁혀 버리고는 윤 정을 살며시

내려다보며  입을 연다.


"........제  마음을 알고 싶으신 건가요?  후........제  마음이라면   이미.....아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말로  드린 적은 없지만, 말이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의 전부가  아님을  아시고  계심을.....  당신의 눈 안에  비치는

감정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틀린가요?"


이,,,이놈이?!!!


자신보다 약간   큰  키를 가진  동오가  자신의 몸에  바짝  다가와서 자신의

입술에  시선을 주며 이야기하자  열이 받친  윤 정이  막  손을  올리려는 찰라,

동오가  몸을  뒤로  빼더니  길을  틔운다.


"...늦으셨습니다.  나가시죠."


윤정이  동오를  노려보다가 아무 말도  없이  그를 지나치려하자,  윤 정의 약간

긴 듯한 머리칼을 그의  뒤쪽에서  손가락으로  살짝  감아쥔  동오가  고개 숙여

윤 정의  머리칼에  천천히  키스한다.


"..........."

".............."


차마, 자신이  왜  저런 놈을  그대로  놔두는지  자기  스스로도  이해조차 안 되는

자신의 속내에  대한 굴절로 인해  화에  불타오르는  윤정의  파르르한 시선이

고개 숙여  윤 정의 머리칼에  키스하고  서서히 고개를 들은  동오의 깊게

빨아들일 듯한  시선과  공중에서  얽힌다.


"일생에 단 한순간을..... 찰나를 살더 래도   그렇게 시한부 적이고  미래를 알수

없는 삶을  산다 하더 래도   그 일생에서   자신의 모든 걸  걸고서 라도

차지하고 싶은........혹은  자신의  모든 걸  그 목적을  위해서  쓸어 담아  버리게

되더래도   그러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그  어떠한 삶 이라 해도

'살고 싶다' 고  느끼게 된다는 걸  저는...열  넷의  겨울, 새벽에   알아챘습니다"


입술을 지긋히 깨문 채 동오의  말을  듣고 있던  윤 정은  자신의 내부에서부터

차오르는 자신의  화가  동오에게 투영되는걸 느끼고는  손을  들어  동오를 한대

치려다가  자신의   손질로 퍼렇게 먹이 지도록  멍이진 그의 얼굴을 보고  슬며시

손에서  힘을  빼곤  아무말 없이 고개를 빳빳히 들고는  그의   옆을 지나쳐

뒤도  안 돌아보고   문 입구를 향해 걸어나갔다.



열 넷  이후의.......생의 목적이라고?

난....열 셋이후   정확히는  열   여섯 이후   생에서 그 무엇도 애착을 가져 본

적이  없는데........ 단지 죽지 못하고  숨을 내쉬고  입에 음식이란 걸   담고는

몸을  움직여 내 주인이란 자의 명령에 복종하고  그가  내  몸을 자극하면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그를  받아들이고  그의 명령대로  범죄란 범죄는  다

저지르고...........    그렇게   사는   삶에  목적? 목적이라고?

후..목적....

그래.  내게도  목적이  있긴 하군......

내  목적은  내가   사는 내 목적이라고 할수 있는 건.  그의 명령에  충실히

복종함으로서  내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내....가족의  안전을 지킴과 동시에

내가  나 자신도 모르게  저질렀던.......어린  여자아이에  대한   죄 값을 조금이라도

치루기  위해  나 자신을  더  괴롭히고  나를   더 옥죄고  내 숨통을

더,,,,할수 있는 한  더..........  깊게..조이는 거야...........


이 동오.

넌...  안돼.


네가....애초부터  그런 눈을 해 가지고서 왜   이런  조직에  흘러 들어왔는지

아님  재수  더럽게 없어서   하고 많은  조직중에  왜 이런 '죽음의  조직'에 발을

들여놨는지  모르지만   죽음이라도 곱게 하고 싶으면 이런.......

사갈과도 같은 자의  소유물에는   눈도 돌리지 마라.


사갈의 소유물.


물리면......죽을 때까지  그 독이 몸에  퍼져  독기가  온 몸을 휘감으며 숨통이

끊어질 때 까지   고통을 주는   사갈의 독........

푸른 눈빛을  가진,,,,,,,,,,,,,

내가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사갈.................



14 화.

"네,,,,그렇게  해주십시오...네.,..네  알겠습니다,,,,,,,,,,네,  죄송합니다."


동오는     전화를   끊으면서  씁쓸함에  눈  앞의  담배를  꺼내들고   불을  붙였다.

보름이    지났는데도  윤 정의 목덜미는   흔적이  없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넓게

퍼져 가기  시작하자 동오는  다음주로  예정된 대전에서  진행될   여름 쇼의

출연을  취소시켰다.

물론  윤 정은  하겠다고 했지만  살갖이  드러나는  의상이 대부분인  여름  쇼 에는

무리다, 게다가..  요즘  하륜이  지시하고 간 일의  준비 작업을  일과  병행해

하느라고    하루에 꼬박  스무 시간  가까히   일에  파뭍혀  지낸다.

더군다나  며칠 전 부터는  윤 정  자신이  직접  사적으로 들어온  건도

뿌리치치  않고 응해서  해주고  있다.

이러다간............아무리  체력이  일반인관  비교도 안되게  강하게  굳히는   훈련을

청소년기에 받고  자란 사람이라지만  수면 부족은  일의  능률도   급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일의 질에도 문제가  된다.    아무도  눈치 못 챘지만,,,,오늘  아침

잡지사의 사진 촬영중  포즈를 바꾸다가  그의 몸이  살짝   비틀렸던 걸  자신은

쉽게  알아 차릴수 있었다.  그가  왜  그렇게  일을  해대는 건지.......

물론 자신은  알고  있었지만,,,,

후....성에  갇힌   공주님을 바깥으로  끌어낸다는게  어려운 일 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동오는   담배향을  깊숙히  들여 마셨다.


잘 됐어,  이  기회에  쉬게  하는 게.....


동오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다가  윤 정의   목덜미에 난  상처로

생각이 미치자 순간  이마를 찌푸렸다.


제기...


알고  있었다.

그가  하 륜과 몸을  섞는 사이 라는 건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의  흔적을  쫒아서   조직에 들어온 순간부터  알고  있었던 일......

그러기에  그에게   정신을 빼앗겨 버린  자신을 뒤늦게  자각하고선   그를

단념해보려고  발버둥  쳐 보았었지만,,,,,,

하하하,,,,,,,,,   자신의 의지는  이미  자신의  이성의  통제밖에  있었다.

조직원이라면  그  누구도 언감생심  꿈에도  못  꿀...조직  총수의  정부를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안, 밖으로  일을  꾸미다니.......

발각이  나면   그야말로  뼈도 못   추릴  정도로  잔인한  성격을  가진

조직  총수를 건드릴  생각을  하고  있으니.......


동오가  바라보는  창   안에  다시금  윤 정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머리로서  알고  있는 일과  눈  앞에 증거가  되어 나타나는 일과는

이렇게  차이가  지는 거  였나........

윤 정의 목덜미에 난 건................단순한  정사의 흔적인 키스마크가  아니다.

그렇게  치열이 그대로 드러나서  핏물이 사이사이로  고여서 말라 붙어있다는 건.........

일종의...무리의 우두머리인  숫컷의 자기 영역 표시.


이건,,,,,,,,,,. '이  땅은   내 것' 이라는..........


그걸  보는 순간   생각지도  않게  열화가  뒤집어질 것 같이  솟아올라서

속이  다  터질 것  같았다.


영토 표시라.......


동오는  담배를 비벼 끄고는 시계를 보더니  문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하  륜.......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

그  누구도  흐르는 물의  살을  잡을 수 없듯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물체가

아닌  생명을  지닌 것의  주인은  마음을  준  사람이지,   몸  만을  준  사람이

아냐.

그러니  당신이   그  사람의 허울을   갖고..  소유하고  있다  하더  래도

그  사람에게  있어서 당신이   나  보다  우위의  위치가 아닌 것은  확신해.

내게   어느 정도 승산이  느껴지는 건...... 내가  무 대포 처럼  덤벼드는  데도

날  없애지도,  날  내쫒지도  않고  애써  무시하는 듯한  그  사람의

행동에서............눈  에서   이젠  읽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 당신이  동물적  직감으로 남긴 듯한..........

다른 수컷의 침입을  막는 듯한  그런  외형의 영역  표시는 ...헛수고  라고


관계자  대기실을  나온  동오가  층계를  내려가   리허셜이  진행되고 있는

일층의   스테이지의 문을  열고   무대를 바라보니  얼추  윤정의 차례가

되어가고 있었다.

동오는   약간  뒤쪽에  서서  윤 정이  나오는 차례를 기다리며  몸을  차분히

벽면에  기댔다.

잠시  벽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은  동오는   담배 한개피  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주위의 공기가 한 곳으로 집약되는 듯한 느낌을  느끼고서  눈을  뜨니

윤 정이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흐르는 듯한  스텝을  시작한다.


'여름의  신부'  라는   타이틀에  걸릴  내년  초  여름 의 웨딩  예복 쇼는


제각기   다른  디자인의  예복을  입은  신랑과 신부가 끝과  끝에서 각자자

스텝을 시작해  무대  한  가운데서  서로 만나  서로의 손을 맞잡고  새  생활의

설계를 시작하는  의미의 동반  스텝으로  구성  되어 있다.


Star...........


별  이라는 건.........  미모가  문제가  아니라  그   타고난  끌어  당김이  있어야

된다고  하던가.......


어떻게  보면 그냥  잘 생긴  정도로  볼 수 있는,  평범한  윤 정의 외모에서

주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는 걸  사람들은 자각  하면서

윤 정의  뒷 모습을  뒤 쫒고,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  아는 걸까.......


크림색 연미복 아래로   하얀색  드레스 셔츠  깃을  새운 채  단정하게 차려입은

윤 정의  모습은  마치  근 세기  젊은  영국  귀족의 모습과  같이 단아한

느낌을  주고있다.

윤 정은  모두의 시선을  잡아 채서   당당하게 걸어 나오면서  자신의  파트너에게

오른  팔을  정중하게   내밀고는   찰나적인  고혹적인  미소를  그녀에게 보낸다.

동오는  윤 정의 모습을  눈에 담다가  그들  커플이 코너를 돌아서  무대  뒤로

사라지자   숨을  크게  내  쉬었다.


가슴이  아파.......


당신의 그   미소가........진실로  평안함과  아늑함으로  혹은  행복감으로  가득찬

미소라면...........그런 미소를  볼수  있다면.........얼마나  황홀할건지..........

생각조차 못하겠어...........

당신이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사람이..

당신의 일이 아니고  내가  될 수는   없는 걸까.......응?  나의.....얼음  공주님..........






"뭐야???  누구  맘대로,  당장  취소해!"

"그쪽에서  연락을  받은  시간이  꽤  됐으니 이미  다른  사람을 섭외했을 겁니다."


획---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들어올려진  윤  정의    팔이   공중에서  동오의  손에

의해 잡혀졌다.

윤 정의  이마가  자신의  잡힌 손을 보고  찡그려진다.


".........평소  윤 정 님이시라면  이렇게  쉽게  제 손에 의해  공격이  막히진

않으시겠지요,   조직의  간부이시니.......   한데,  이렇게  쉽게.. 제  한 손에

블럭 당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십니까?  벌써  보름 쨉니다.  그 동안  하루에

잠을  두  시간  이상  자지  못하고  일만  하신지가."

"이거 놧!!"


윤 정은  피곤에 찌든  파리한 얼굴로  동오에게  잡힌 손을  거칠게  뿌리쳤으나

동오의 억센 손은  윤 정의 손목을  잡고  놔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유 없이  맞아 드릴 순  없습니다.  윤 정님의  컨디션이  나아지신다면

저  따위가  당신의 공격을  막을  생각도  못하겠지만,  지금의 윤 정님은 온 힘을

다하지  않으신다면   제  힘을 이기기  어려 우실 겁니다."


손목을  붙잡힌  채로  동오를   노려보던  윤 정의   얼굴에  파리한  냉소가 감돈다.


"입,  다물어.  가만 놔뒀더니  오만 방자하기가  이를데가  없군.  내가  아무리

기운이  빠져도  네 놈  따위 하나  갈무리 할  힘도 없을지 알아?"

"보통 때라면  모르지만....... 저도  훈련을  어릴 때부터 받고  큰 놈이고..  저는

윤 정님이  일하시는 동안  틈새로  많이 쉬어서 피곤을  모를 정도로 힘이

넘칩니다만........."

"................놔."


잠시의 시간 후  윤 정이  포기한 듯  진정한  모습을  보이자  그의 말대로

그의 손을  살며시  풀어준  동오가  숨  한번을 들이쉬기도 전에  매몰찬  타격이

자신의 뺨을  울린다.


"짜---악---"

"............"


윤 정은   동오의 뺨이 자신의  힘에 의해   돌아가자  서서히  공중에  멈추었던

자신의 손을  내렸다.


"다시  건방지게 굴면  그땐  이 정도 뺨  따귀 정도로  지나가지  않겠다.

넌,  내  하수고  내가  부리는 놈 일 뿐이다, "


윤 정이  말 없이  서있는 동오의 곁을  지나쳐  가려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곤

그의  등뒤에서 살짝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잘난 네놈이  일을  쳐 버렸으니,  오늘  저녁  조직의 회의에만  참가하면

응급으로  조직일이  튀지  않는 한은   보름은  내내  휴가겠군. ... 그 때

딴 놈을   찾아 볼 테니 너도  다른 일을   찾아 보도록 해라.  너랑 나는

아무래도 안  맞는 것  같으니."


굳은 듯  서 있던  동오의  몸이  살며시  윤 정에게  돌려진다.


"........그  말씀은?"

"넌  해고라  이거다,  멍청한 놈.,  한국말도 못 알아듣고  해석을  해줘야하냐?

널  내  매니저  자리에서  쫒아 내고  다른 놈을---"

"다른 놈  따위, 윤 정님  곁에 있을 수  없습니다."

"뭐,,,뭐야?"


동오는  윤 정이  기가 막혀서 말을   더듬던지 말던지  차분한  표정으로

자신의 말 만을  하기  시작한다.


"물론 .제  후임 감이야  쉽게   찾아낼수 있으시겠죠.....하지만.,,,,,

제가  이런  자리를..  윤 정님의 옆에  설 수 있는  자리를...  쉽게 다른 놈에게

넘겨주리라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간신히

차지한 자린데?   미리   말씀드리지요.  그 어떤 자를 다시  부르신다

하시더 래도.........하다 못해  그  자가  저 보다  일  처리가  낫고  서열이

위 일지라 하더 래도  전  그자를,  당신의  곁에서  떨어지게  하거나

혹은......여의치  않으면   없애버릴 테니까요...."

"뭐!!!  너!!!!!!"


윤 정은  정말로  기가  막히다못해  기절할 지경이였다.

조직에서  얼마나 서열이  엄격한 건지는  자신이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서열이 바로  하나  위 인 자이라 할지 라도. 조직원은 자신의 하수가  건방지다거나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도 죽여 버릴수  있다.

한데..이놈은  저 보다  서열이   위라 하더래도  내가  새로  들이는 놈을.......

죽이겠다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것도 조직  간부인

내  앞에서?  이런 경우는......... 이런 말을   한 것 만으로도  하극상으로  처형이다.

저놈이  이젠  돌아 쳐 먹은 거야?  이  한겨울에  더위라고 먹었어???


윤정이  동오의 말에 넋 이 나갈 정도로  놀라서  얼어 붙어 있는 사이,  윤 정 에게

몸을 가까히  한  동오가  한 손을  들어 윤 정의 턱 선을  매만진다.


".........왜.....그렇게 솔직하지 못하시죠?  당신....요즘 왜  자신을 혹사시키는지................

모르십니까?    물론,,,,,,,,,  일이  바쁘시기  때문이란 걸  알고는 있지만,

조직일이 아닌 한  일의 두  서너 개는  컷트하여 조절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정신 없이  일에  파 뭍혀 지내는지......................

제가. 모를지 아셨습니까..............?  아십니까...........당신은 .........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얼음을  뒤집어  써서 가린 듯한 당신의

얼음같은  눈동자  아래  그 냉기를 부수고  들여다보면   당신의 진심이

남김없이  보이는.........맑은 눈을 가졌다는  사실을 요........."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기  시작하자  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해서  당장  손을  올리고  싶은.........마음  뿐인   주먹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이....이 미친놈이  설마  내게 약이라도   쓴 거야?

왜... 왜  이리  놈의 눈을 보면  기운이  빠지는............

제....제기    정신  차려라,  윤 정.  정신  차려...........


윤 정은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입술을 열었다.


"....헛  소리........ 집어쳐라........."

"후,.헛소리라.........술 먹은  일도  없는데 헛소리가  나오는 건가요?.................

당신을..........사랑합니다,   윤 정,"


윤정은  동오의  입술이  다시  자신의  입술을  포개듯  덮자  멍한 정신으로

동오의  입술이  만들었엇던............자신이  생전 처음  듣는 듯한  음성만을

머리속에  채우면서  자신의 입안에  매끄럽게  침입해  들어와  망연하게  넋을

놓고 있는  자신의  혀를  마치  어린애를 달래는  부드러움으로   살며시

감아쥐는  동오의  혀를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눈을 감은  자신의 귓가를 조용히  울리는  속삭이는 듯한  동오의

나즉한  울림.......



당신을  사랑합니다, 윤 정.






----당신을  사랑합니다, 윤  정.


"윤 정,   이봐, 정.   자네  왜 그리  넋 을  놓고 있나? 어디  아픈가?"


윤 정은  조직  서열 2 위인  정운의 부름을 받고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미친....이젠 내가 미쳤나.  회의 중에 정신을 놓고 있다니!

그가  있었을 때 그랬으면...


윤 정은  순간  하 륜의 눈이 생각나자  식은  땀이  흐르면서  정신을  다잡고

자세를 정돈 해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음?  그러고  보니  자네가  해  놓은  일의 보고서가  한 더미 로군, 왜 이렇게

일은  많이 한 건가?  요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모델 일도  많을 텐데."

"아닙니다."


조직  간부  서열  10인의........  보름마다 열리는  정규  회의실로  쓰이는

이  곳의 밀실은  십 년전 윤 정이  처음   하 륜을  찾았을 때  그를 만난 곳 이였다.


그는  그때  이곳에서  자신의 옷을 강제로 자신의 몸을 벗기게 하고는  마치

기계를   검사하듯  품평해 댔었다.

그곳이...그  때의  그곳이  조작  수뇌부의  회의실 이였다는 건,  내가 그의 제의를

거절했었다면  내  목숨을  그 자리에서 사라졌을 거 라는 건.........

그  때는  몰랐었었다.

평소와 같이 더  이상  불필요한  말은  안  하는  윤 정을  흘긋  보던

정운은  나머지  의제를  진행해 나갔다.


그가......  한  정운,  조직의  두 번째인 그가 회의를 주재하는 건  드문 일이다.

서열이  2 위여서가  아니고, 보통은  하  륜 보다  더 자주 해외를  돌아다니며

해외 쪽의 일을......  특히  마약 루트와 소년매매  관련으로  인한  정치가

놈들의 입을  막기 위한  로비를  하는  담당을  맡고  있는  터라  국내에 머무는

일이 손꼽을  정도....  그는 조직원에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것도

즐기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이  하위 서열 이였을 때는  그의 얼굴조차

본적이 없었다.


"---그럼  그 건은  그렇게  마무리  짓도록 하고,  나머지  진행  사항은

하 륜님께  보고서를 올리도록....  좋아,  그럼  오늘의 회의를 마친다,

모두  그  동안  수고  했다."


회의를 마친다는  선언과 함께  경직 되었었던  공기의  움직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평소, 하 륜이  주재할 때는 회의가  끝나도,   자리를   그의 눈 앞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다들  긴장해  있지만,

가끔 이지만  정운이  회의를  주관할 때는  다들  그를   조금  편하게

생각하는 듯  회의가 끝나면  농담도  주고  받고  자세도 조금씩  흐트러진다.


"음?  자넨  벌써 가려고?  술도  한잔  안 하고 갈 건가?  오늘  들어온 술이

또  근~~~~사한  건데?"


몸을  깊숙히  쇼파에 파 뭍은  정운이 서류를   챙기고   일어서는  혁수를 향해

말하자  모두의 시선이  조직  3 인자인  혁수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아닙니다,  실은 ,  오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게  있어서....................

그럼  저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혁수가  나가면서  정운의  옆 자릴   차지한  민호에게  시선을  두어 차례나

주었으나 못  본척  서류만을  쳐다보는  민호를  보고  한숨을  작게  내쉬던

혁수는  다시  정운에게  고개를  깍득이  숙이고는  나가버린다.


"응?  하하,,,,이런,,,,,  민호,  자네  뭐야?   또  뭐가  문젠가?  나가는  님 에게

인사도  안 전하고"

"그  짐승 이야긴  하지도 마시죠."


정운의 말에 냉큼  대답한 민호가,  혁수가  나가기  좀 전 까지   들척이던

서류를 신경질적으로  옆으로 밀어  놓고는   눈 앞의 술잔을 잡아든다.

인형의  총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조직  서열 4  위인  민호는    누구나  보아도

넋이  나갈 만큼의  완벽한 미모를  가진  남자였지만,  그  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잔혹한  성질머리로  조직원을  물론 그의 손에  한번  당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독한 면이  있는 남자였다.

그는......윤 정이  입단하기 이전  부터  혁수와  커플  관계였으나  성깔이  보통이

아니여서  한번  성질을  부릴 땐  하 륜이  저지하기  전까진  그 누구도

그의   성질을  죽일 수  없었다.

정운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웠다.


"왜에?  무슨  문제라도?   혹시  혁수가 바람 이라도 폈나?"

"하!  바람이라,,,   그랬음  저 인간이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제  몰골로

나타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까,   정운님?  절...너무  착한 놈으로  보시는 군요"

"후,,그럼  무슨 일인가?"

"흥,  말도  마세요. 요즘  버르장 머리없는 놈  하나가 만든  일  때문에   그놈

조지고,  그  후  처리랑  다른  일 등등으로  삼일  연속  일에  치여서 해결을

하고는  좀  쉬려고  들어와  시체가  되어 누워 있었더니  ,저놈은  열흘만에

집에 들이닥쳐선  한 시간 전까지  발정난 수캐 짓을  한 놈이니까,,,,,,,

지  마누라야 죽던지  말던지  상관도   않고  쳐  박아대기만  하다니.....

기가  막혀, 이,  이 민호가  섹스 하다가 탈진해  기절해 본  상대는

저  짐승이 처음이라니까요  제길..........."

"하하,,,,,이런,,,,,,,,,,,"

"웃을 일이  아닙니다, 정운님.  정운님은   모르시겠지만  그거, 보통이

아니라고요  체력이  누구에게  못지  않다는 제가  기절했었다니까요,  씹...

저 새낀  아마  여자랑은  죽어도 못할 겁니다. 뭐,,,,,,시도하기만  해도 그 날로

제삿날 이겠지만........ 여자  체력으론  저놈  한번도 못 받지요.

게다가......체력손실뿐 만 아니라  지금  제가....... 제 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

같습니까?"


민호가   신경질 적으로 자신의  품에서  담배를  꺼내서 눈 빛 으로 정운에게

허락을  받고는   불을  붙인다.



"쿡쿡,,,,,,그래...  충분히 이해가  가네........쿡,,,,,,그럴지  알았으면  도넛 쿠숀

이라도 준비하라고........아니.  특수 의자라도  만들어  놓을걸  그랬지?"

"흥,  다시 한번  쉴새없이 박아대려고 하면  아예  그걸  뽑아버리던지 해야지

제기......"

"하하,,,,,그거  뽑아 버리면  아쉬운 건  자넬 텐데?   임자 만나긴  했어,  조직에

들어와서부터  실실  눈 웃음  치면서  미남이란  미남은  다 잡아먹고 돌아다니던

이 민호가  저런  미련 곰탱이  태수에게  찍혀서  강제로  납치 당하다시피

잡혀서  깔린 채  십 년간 현재진행형이라니........  십 년이  됐다고.  쿡쿡쿡...."

"아욱,,  재수 없는 놈   .  내가  미쳤었지,   그때  그냥  조지는 건데......

그때 이야기  생각하면  속 뒤집어  지니까  그만하십쇼,  제기........  혁수 놈

앞으로 보름간은  지놈  물건이나   만지고 있으라고  전해주십쇼,  전  보름간은

놈을  볼  생각 없으니까요"

"쯧,,,,단단히  삐쳤구만......아,,,이런,이런,,,,우리 순진한  정이가  있다는  걸

잊고는  대화가  너무  질퍽했군.   그래, 그래, 정,  륜 님은  어떠신가?

허?  얼굴이 다  붉어져 있는 게  아냐?  음........열이  있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음.,,,,그래,  하  륜님은  어떠셔? 녹녹치는  않으실 텐데? 잠자리에서?"


뭐,,,뭐 하자는........


윤 정은  아까부터  자꾸만  힘이  쳐져가는  몸의 기운을  한껏  끌어올리고

정운의  말에  집중하다가 순식간에  말문이 막혀서  대답을 못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잘 대해주십니다."

"음..... '잘 대해주신다'  라.   거,  무슨,  모범 답안지  같은 대답이로군.

자네는 너무  딱딱해......  륜 님은 겉으론 아닌 척 하시지만  나긋나긋 한걸

좋아하신다고..........."

".........죄송합니다."

"이런, 이런........우리  정이는  아무래도 군대의 신병 같지 않은가..............

하하...그래...그건  그렇고  자, 남은  사람은  모두 대충  정리하고  연회장으로

가서  한번  거나게  마셔 보자구, 하 륜님  없을때 적당히~주정들도  부려가면서,,,,,

난 내일은  또 그  빌어먹을  섬 나라로  가야 되니."







"....강으로  좀  가."


새벽  세시가 넘어서야  본부에서 벗어난   윤 정의   차가 이촌동 쪽으로

이십 여분을  달렸을 때, 차에  탄  이후 조용한  침묵을  지키던  윤 정이

비가  소슬하게  내리기  시작하는  바깥을  바라보다가 공기의 침묵을  깨뜨린다.


강 이라........



아무래도  오늘은  너무  무리한 듯   파리해 보이는   윤 정의 얼굴에  그만

쉬는 게 낫다고  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저 사람도 자신의 말을  쉽게

굽히는 사람은  아니니....  입  씨름으로 체력소모를 하게  하는 것 보다는

얼른  다녀가게 하는 게 낫겠지.

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롭다는 말이  있던데..

그래선가?  당신이 강을 자주 가고 싶어하는 게.... 그래서야?


동오는  창문을  약간 내려  바깥의 공기가  슬며시 스며 들어오게 한뒤

한강 쪽으로 차의  방향을  틀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오늘  이 오 년 전 오늘........이렇게  비가  오는 새벽.........

시리도록  차가운  새벽의   겨울비가  내리던 날,   당신을  만났어.

나.....이  동오가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간신히  자리잡은   새 터전마저 엉망이  된.......

아무것도  건질게  없던...  그런  암울하던 날............

그래도  내가 책임져야 될  어린 동생들 때문에 숨을  내쉬면서   허탈한  세상을

헤메고 있던 중  부딪힌   내 인생의  전환점 이였어,  5 년전 그 날은.


동오가  한강에 도착해   강이  보이는 곳 바로  옆에   차를 조용히  대자

천천히 좌석에서 몸을 일으킨 윤 정은 먼저 내린 동오가  받쳐주는 우산을

무시하고는  무엇에라도 홀린  듯이 둑  근처로  가서 대충 주저앉아선

어두컴컴한  빛이  가끔씩  흩날리는 한 겨울의  싸늘한  강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차의  옆에 서서  윤 정의 모습을 바라보던  동오는  차  트렁크를 열고선,

가지고  다니는 옷  꾸러미를  펼쳐  그중  잠바를  꺼내서  윤정에게  다가가

그의 젖어 가는  어깨 위에  살며시  얹어 주엇다.


어깨위로 옷이 덮히자  조금  움찔거려  옷의 존재를 받아들인  윤 정은 잠시후

자신의 품을  뒤져 담배를  찾아   꺼내 입에  물으니  조용히 뒤에 서  있던

동오가    라이터를  찾는  윤 정  에게   다시  가까히  다가가   자신의 라이터를

켜서 담배불을  붙여준다.


투명하게  후둑 거리며  떨어지는   빗 방울 사이로  하얀 연기가   허공을

가르면서  위로 휘감아  올라가고 있었고  규칙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는

빗방울과  서로의  존재감 만이  어두운  새벽,  겨울의  습기 어린 공기가

가득 찬  한강의  강둑을  채우고  있었다.



"난......비가  싫어."


한 참 뒤 였다,  윤 정의  허무에  찬  목소리가   희미하게   나온 건.


"비는..........저주스런  내  운명의  시발점이였어........그래서...난....비가  싫어."

"..........저는  비가 좋습니다.  특히., 이런   겨울의  비는.....  제가  5 년전

제  운명이  될 사람을 만난 날도.. 이런   비가  내리던  겨울의 새벽 이였죠"


윤정이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다가  고개를 살짝 돌려  뒤쪽에  서   있는 동오를

올려다본다.


".........그래? 그럼,.....  그 사람은  뭐하고  쓸데없이  이런 놈을 쫒아 다니는  거야?"

"......그 사람은  5 년전  새벽,  아니....정확히는 5 년전 오늘........비 오는  새벽

제 삶으로  갑작스럽게  튀어 들어온  나의 그 사람은.......지금  제  곁에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윤 정.  당신 이였죠.......

저, 이  동오 의  단  하나 뿐일.........  제  모든 것의  주인일,  당신,  윤 정."




15화.


무언가.........고소한 냄새가........난다?


후각을  간지럽 히는  무언가의  존재를 느끼곤   무겁게  덥히고  있는 자신의

눈을 간신히  뜬    윤 정은 어슴프레한  기운을  방안 가득히  느끼고는  몸을

일으키려했으나  몸이  마치  침대에 묶이기라도 한 듯 너무나  무거웠다.

흐릿한  시야를  기를 쓰고  걷어보니  자신의  침실이 맞기는 한데........

도무지.....언제  자신이  이곳에  들어왔는지  기억에...없었다.


기억이  마지막 으로  난 건.........  동오와  강을 보다가  그 놈의  과거 한 토막을

듣고....... 그 놈과 자신의  인연에  놀라워하면서도,  그 놈을 이런  구렁텅이로

쑤셔밀은 게  자신 이였다는....... 그   날 ,,,

그  옛날    그  당돌하던 그  꼬마였다는  사실이........왠지  모를 죄책감으로

밀려오는걸   애써  무시하곤  집으로 가자고 명령을  한 것 까진 기억이......

한데...몸은   왜 이렇게  천근 인 거지?


달칵--


침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동오가  모습을 드러낸다.


"--깨셨습니까,  .......기억나십니까.......어제.  엘레베이터 앞에서  쓰러지셨었습니다.

의사가  잠시 전까지  있다가  다녀갔습니다만, 링거도 두개 나 맞으셨죠.

과로에 ...  영양실조라는 군요."


과로에.....영양실조?   쓰러져?  내가?   내가 그 정도에  쓰러졌다고?


"......게다가  그런  몸으로 비 까지 맞으셔서.......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생각도

못하고."


윤 정은 몸을 일으켜  침대 머리맡에 몸을 기대었다.

윤정이 일어나는걸 바라보던  동오는 도로   방을   나가더니  곧  쟁반에

무언가를 받쳐 가지고  들어온다.


향긋한  참기름 냄새가 나는........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음식냄새.


".......영양실조라니........놀랐습니다.  집에는  아무것도  쌀 밖엔...먹을 수  있는게

없더군요.  그가.......있을 때는.........  늘 그렇게나   한 짐씩 음식거릴 사시더니.........

자신을 위한  요리는  해 보신 적이  없는 겁니까"

"......너,  내 옷........네가 갈아 입혔어?"

"......비에 젖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 허튼 짓은  안 했읍니다."

"누,,,,누구 맘대로 내 옷을  벗겨!!!!  내가,,,내가   니꺼야?!!!!!!!  내가  ,,,  내  옷이

물어 젖던 비에 젖던  젖은 옷 입고 있다가  병에 걸려 죽어 나 자빠지던 말던

네놈이  알 바가  아니잖아?!!!!!!!"

".....죽을 좀  끓였읍니다만,....."

"집어쳐!!!!"

"쨍그랑---"


동오의 손에 의해 막  뚜껑이  열려졌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 그릇이  윤정이

뿌리친 손에  의해  거친  파공음을 내면서  마루로 되 있는 침실 바닥에

뒹그러지며  사기그릇이  조각조작  부서진다.


"................."

"..........꺼져.......당장......당장  꺼져, 당장!!!  당자앙!!!!!!!!!!"


윤정은 온  힘을 다해   몸을  벌떡 일으키고는  방안의  욕실을   향해  걸어가서

욕실 문을 소리나게  닫았다.


윤 정.......너  왜 그래.

너,.정말  저놈에게   마음을...주려는.....거야?  그런.....거야?

알잖아.  넌..이제  더  이상  네  약점을  늘려갈 수  없는  존재라는 거.......

너......네가  동오를..... 저놈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어한다면.........

얼른  지금  당장.....네 곁에서  쫒아야 한다는 거........

너, 너무나  잘 알고  있잖아..........

너,,,,,,,더 늦음  아무리  이성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감정은  그걸

가뿐히  이겨버린다는 거....자신도  모르게 일을  쳐  버린다는 거.....알고 있잖아.

그리고.......잊은 건  아니지.........4  년저  네게 집적대던   그  더러운  놈의

처벌에   그가.......하 륜이 날 참여시킨 이유를.......처음부터  끝까지 .....

그의 신체가  잔인하게 손상당하고   나중에....... 예전의 자신과 같이   셀 수없는

사내들에게  강간을  당하면서  결국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졌던 그 장면을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보게 한  하  륜의 의도를.........

혹여라도 내가   한 눈을 판다면........나를........아니 나  뿐만  아니라,

내 상대를  어떻게 할건지  정도는.......그가  내게  각인시켜 준 거잖아.


그래....


윤정은  화장실 변기 위에 주저앉았다.


그래..저놈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내게 생전 처음.........

내게  '감정'을 인식시켜준   놈이다.

내가  평범한 인간(人間) 이였으면.........

남자라서, 동성이라서  사회에서  터부시되는  그런  이유로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존재다.  이젠.........인정해 .

저놈이  내......마음에  들어앉은 걸.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그래,  왠지 저 놈을  처음 보았을 때 부터

저놈의 눈이  무심하지 않게 들어오고.......  저놈의  건방진 대꾸에도 불구하고

저놈이........싫지........않았었다.

아니......... 언제 부턴진...왜 그런 건진............ 이젠 아무래도  좋아.

이제 나...... 나  때문에  더  이상  내 소중한 것이  파괴되가는 걸  원하지 않아.

나만,,나만  좀  참고..견디면   모든 건  무사하니까........

그러니까  동오........내  곁에서...이런  겁쟁이  같은  놈에게서   떠나  제발.........



윤 정이  욕실에서  나오니  방안이  말끔히  치워진 채  살짝  고소한  향만이

감돌고 있었다.


윤 정이  다시  걸음을  옮겨  서서히  방문을  밀고  거실로 나가보니  고소한

냄새는 여전히  공기중에  진동을 하는 가운데  거실 한쪽  끝에 있는 부엌에서

동오가  무언가를   다시 만들고 있다.


휴,.......


윤정은  동오의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쇼파에 주저 앉았다.


"....이리 좀  와봐,  할 말이 있어."


윤 정의 말에 행동을  멈추고 쇼파로 다가온  동오는   윤 정이 앉은  자리의

맞은편에 앉는다.


".............."

"............"

".....담배 좀 줘."


잠시의 침묵을  윤 정의 피곤한 듯한  목소리가  깨트린다.

조금 멈칫했던 동오의 손이  윤 정의 입에  담배를 한 개피  물리고   불을  붙여준

뒤 자신도  한개를 입에  물었다.


"후........"


담배연기를 서서히  배출시킨  윤정은 결심한 듯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동오의 시선을  똑바로  직시했다.


"너, 날 사랑한다고 했냐?"

"분명히  그렇습니다만."

"왜?"

"..........."

"날........잘 모르는 거 같은데, 난  열 여섯부터  하 륜님에게 안기기 시작한 그분의

소유일 뿐 만  아니라  조직에 들어온지 십년이 되는 지금까지  살인, 폭력 ,협박,

조작,  더러운 범죄란  범죄는  안 해본 게 없다.  내손에 의해  죄  없이 죽어간

사람, 내 계략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   내 주먹으로 병원에 입원 해 사경을 헤멨던

사람, 수도 없고  그중  대다수는 일반적인  기준으론   죄가 전혀 없는 사람들 이였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나는  누구에게 사랑 이란 걸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감정

질질  흘리고 다닌  기억도 없다  한데, 왜?"

"......'왜'라.......... 그런   수학공식의 답안 같이  정확히  떨어지는 답은  모릅니다만......

원하신다면,  '당신이 잘 생겨서'.,,라고 대답할까요? 아니면.......'당신이  매력적'

이여서.......라고  대답해드릴까요?"

"말을 비틀지  마라. 명확하게는 아니지만,  어떤 결과에는 반드시 어느 정도의

이유가  모두 있다.   ...........  그리고, 그  새벽에.....  내가 기억하는  오년 전이란,

세 명의 꼬마였었는데, 네 신상 기록엔  고아에  형제무고라고  되어있었는데?"

"........그때의  두  놈은...일란성  쌍생아 였죠.  한데.,,,,,두 놈 다  똑같이

소아암을  앓고 있었었죠........그 놈들은 제가  조직에 들어간 반년만에    ,,,,,

사망했었습니다."

"............."

"............."


비가 다시  후득 거리면서  소리를 만들며  떨어지기 시작하자  윤 정은  아무말

없이 어두  침침해지는  저녁의   공기를  가르며   기세를 더해 가는  빗물을

창을  통해 쳐다본다.


한참 뒤  윤 정의 입술이 열렸다


"....아무래도  좋아.  난....그래.  네가  알고 있듯.......나 스스로도  웃기는........말도

안 되는   감정이지만,  네 놈을....그래....네 놈을  다른 놈과  똑같이  생각할 수

없게 된건,,,,,그래.........  네가.....  맞아.

난 네놈에게........   남들에겐  주어본적이  없는 그런걸...그런  느낌을  조금은..

.가진 건....사실이다. 하지만  내겐..............난,   하 륜님의 정부인 걸....그  사실을

잊지  않고  있겠지.    그가  자주  날  찾지는 않아도, '그의 것' 이란 건..

말  그대로  그  이왼  그 누구도  손을  댈수  없다는 거다,

그는......젊은  나이에 이런  힘의  세계에서  아무 무리 없이  권좌를  지켜왔을

만큼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소유물이...남에게  시선을 주는 것 만 이라도.용서할 것  같아?

어림도 없어.   내가  너 에게  마음을  열고. 너랑  시작한다 해도......

우리에게....희망이...미래가    있을 거   같애?

우리가  다른  동성  커플  처럼........  단지  세상의  눈과  편견과 ....그런 정도의

어려움이랑  싸워야  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그에게  걸리지  않게 전전긍긍하며  연극을

해야하는데............그러고도.  얼마나  갈지  모르고...그 사람의 눈에...귀에

한 올이라도  걸리면...........그  즉시  끝이야.

그러니  내  눈앞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정을....준  사람이 파괴되고  망가져가는 걸

보고  싶지  않으니............내게서 조용히  떠나줘라.  부탁....한다."


동오가 아무말  없이   담배재를 조금 떨더니  몸을 일으켜  윤 정의 눈과  마주친다.


"...........제게  중요한 건 당신의 마음 뿐.   미래  따윈 ........ 희망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모르십니까?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내게서  도망치려는

이  순간에  ........ 만족하지  못하는데.  제가  왜 미래에  정신을  두어야 합니까?"

" 이  멍청한!!!  그가, 하 륜이  어떤  잔혹한 인물인지  정말 모르겠다는 거야?

너  따윈  머리카락 한올   안 남기고서  쓸어  담을 수  있는 사람이란 말이야!!!

너,  정말 죽고 싶어?  정말, 그렇게  죽고  싶냐곳!!!"


발작 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윤 정을  조용히 응시하던  동오는 몸을  움직여

한쪽  쇼파 께에  걸쳐놓은 자신의    양복 상의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런가요?  제가  죽을 까봐..........자신의 마음을  배반하고  날 내던지려고

했었던 건가요?  그런 겁니까?  그렇담.......  당신에게 확실히  알려드리죠.

내겐.  죽음보다도  당신의  마음을  얻는 게  더....중요한  일 이라는 거.

내게  가장 무서운 건,,,,,,,,, 열 넷 이후  처음으로  가졌던  세상 삶에의 목표가

다시  사라지는...그  누구에게도 명확히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이  어느 새

내  모든 것 의 주인이  된  당신이.........나를...당신의 마음에 들여 보내주지

않으려는  거니까............  이런  생명 따위요?  하......당신이   원하면

그냥  아낌없이.....드리죠............"


윤 정은  동오가  손바닥으로  감추듯  싸 쥐고  있던  무언가를  노출 시키면서

그 자신의 손목에  대고 오른쪽  손을 들어  왼 손목을  찔러가는 물체가

나이프임을  인지함과  동시에    나이프의  몸체에서 반짝이는  은빛  칼날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 하는 거얏!!!!!!!"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동오에게  뛰어들다 시피  돌진했던 윤 정의

몸이  중간에  걸쳐진  쇼파의 다리에  걸려서  와당탕  거리는 소리를  만드면서

시큰거리는  통증을  주었고,  동시에  동오에게  달려든    윤 정의  몸체는

칼을   올려든    동오와의  몸 싸움으로  바닥에  엉켜져 쓰러졌다.


카펫이  깔려있는   바닥에서  서로의  목적을  위해  애쓰던  그들의 몸  싸움은

칼날 끝이  살짝  스쳐가며 동오의 손목이  약간의  실핏줄을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하고는  온  힘을  다해  칼날을  밖으로  쳐낸  뒤  한숨 섞인  눈으로

동오를 바라보던   마주친  윤 정이  그의 젖어든 듯한 눈길을  마주치며

정신없이  그의  입술을  덮어서  퍼고 들며    그의 몸을  끌어 자신에게

당겨 안음으로서  멈춰졌다.


윤정의   갑작스런  키스로  움직임이  멈추어진   채  한 몸이  되어 바닥에

엉켜있는 그들은  각자의 체온을 느끼면서  서로의  입술을    감질거리는

안타까움으로   맛보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도   자신  스스로의 의지로  누구에겐가  키스 라는 걸 할수 있을지

모르고있었던  윤 정의 입술이  동오의 입술을  숨이  차 오를만큼  흡입해

들이면서..... 윤 정의  눈썹이  그  간절함에  조금씩  가늘게 흔들렸다.


서로의 입술이 서로에게 떨어지지 못하고  한참의 시간을 지나  산소가 부족할

즈음까지 서로의  입술을  탐닉하던 그들은  갑작스레 손에 힘을 주어  동오를

밀어내는  윤 정의  손의 힘으로 인해 멈추어졌다.


"............돌아가."

"......................"

".....돌아가,  이젠  정말.......널  다신....보고 싶지 않아.  여기까지가......내  한계야.

그러니....제발...날   도와줘.......난  네가  다치는 거....망가지는 꼴...보고 싶지 않아.

내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감정..........  이란 게 남아 있음을   인정시켜주는

내  가족들과.....그리고, 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치는 거......  찰나라도

위험에 빠지는 거....보고 싶지 않아.   나........ 바보 같고,  겁쟁이라고....자기

감정을  속이는   비열한 인간이라고  욕해도  난  다시는....   네가.....그들이....

특히 내  가족이,.  내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  볼 수  없어,...그런  도박을   절대,,,,

할수 없어  내 생명을  걸고라도  지키고 싶은  내  핏줄........그러니....

제발.........날  도와줘..............."

"......................"



찰-칵.--



한참의 침묵 뒤에  동오가 몸을 일으키더니  몸이  자동 잠금이  되는 소리가 나자


윤 정은  바닥에  앉혔던 몸을 다시  바닥에  눕혔다.


잘했어....그래....잘 한 거야..........이제....이제 끝이야........

그래  넌  잘한 거야.......윤 정.......

네가  현 정현 이 아닌  윤 정 인 이상.......이건....아주............


온기가 있는  무엇인가가 자신의 눈에서  생성되어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윤 정의 뺨을   타고  조용히 흘러내린다.


처음........이였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내게  다가온.......사랑...

그  사람을  내  손으로  내 혀로  쫒아 버렸다.

나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죽음도 불사할 수 있다는  어린... 내  사랑을.........

차갑게....그렇게  쫒아  버렸다.

아아...  사는 건.......................도데체...  무엇일까.............

아니.......내가..... '삶' 이란 걸 살아갈 수는 있는 걸까............

내  저주스런 운명에...........'삶 ' 이란 게 존재  하는 걸까..........


하하하...윤 정,  정신차려.

저놈은.....  그리고....... 네 모든 건  네 것이  아니야......

그러니......가질 수 없는 걸  탐내지 말아야지.,,,,,,,

그래.....그래.........




윤 정은  몸을 일으켜  눈에서  흐르고  있는 무엇인가를  손으로 닦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 안 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윤 정은  세면대의 물을  틀고서  세수를

한 뒤,  비 소리가  더 세게   잦아들자  무심결에  창문을 닫으려다가 그만

움직임을 멈추었다.


비가  정신 없이  퍼 붓는  상태라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길의 한쪽  구석의

전봇대  기둥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낮 익은...........



미,,,,,,미친 놈...이  겨울에.........죽으려고 작정한 거야? !!



윤 정은  몸을 굳히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정신없이  욕실을  나와

우산을 꺼내 들고서 바깥으로  튀쳐 나갔다.



맨숀을 벗어나서  정신없이  그  에게 뛰어 가던  윤 정은   눈 앞에  동오가

보이자    가뿐 숨을  잡고서 서서히  그 에게  가까히  가니 폭우 속에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던   동오가  인기척을 느끼곤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윤 정을  바라본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냥.........비가 너무  예뻐서.......난...비가  좋더군요......하늘의  눈물  같지

않습니까.......그렇게  생각하니  순수해 보이고........"

"...................."


아무 말도 없이   우산을   든 채로   동오의   앞에서   그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윤 정의  사이로  하늘에 시선을  두던  동오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당신..  처음 만난 게......비가 오던 날 이였죠.  그때.......어쩔 수 없이  동생들을

데리고  나와야했던 그  새벽,  아무렇게나 부딪히던 당신을  매서운 눈으로  흘겨주다

가  .. 무심결에    시선이   검은 옷 위로 물 방울이  하얗게  튀기던  당신의

옷  위로  올라가...  당신의  투명한 눈에  내 눈이 고정되었을 때...........

그  뒤로는 아무 생각도..  아무  다른  존재도..  보이지  않았어.

마치  시간과 공간이  정지되고 막힌 듯...  우리 둘 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그런  착각에 사로잡혀서 당신만을 정신 없이   바라 보았었어.............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게........'첫 눈에 반한다' 라는 이야긴 가봐..........

그리고.... 당신에게  넋을 빼고 있는 나를 놔두고  옆으로 돌아서서  잠깐의 시간 동안

하늘의 떨어지는 비를  고개를  들고  바라보던  당신의 얼굴에  비가  하얗게

튀기던 모습이  너무.........이뻣어.

당신.  나랑 같은  남자고  그런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알지만

그땐,...그 생각밖엔  안 났었어.   너무..예쁜 눈 이였어.  물방울과 같이  섞여

흐르던  눈에  물기 어린 눈............난  아마,.,,,,,비를   평생 좋아하게 될 거야..............

그리고...난  확신해...  난 아마 평생.....이렇게  비가 내리는 겨울 날  이면...

당신을........그때의 그  비 속의      당신을 생각하게  될걸......."

"............바보같이..."


온 몸이  온통  비에  젖어  물  투성이 가  된  동오가  윤 정의  말에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난 바보 같애 ,  당신의 말이 다 맞아.  우리에겐  미래가 없을지,

희망이 없고 위험만이 가득할지........ 그럴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겐.........

지금의 내가,  지금의 당신이............  지금의 우리의 마음이....더  중요해,,,,,,,,,,

당신이....내가.............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바보 같은 놈......."


윤 정은    우산을   바닥에 떨어 뜨리 고는  자신의  두 손을  들어  눈물이

정신 없이  흐르기 시작하는 얼굴을  가렸다.


"......들어가요, 당신....당신  몸이  안  좋다고.........."

"....바보,,,,바보 같은 놈...바보  천치 같은 놈...............바보  같은........."

".....감기 걸려요"

"........바보 멍청이........"

"............사랑.....합니다,...."

"......................"


윤 정은 자신의 몸을  바닥에 스르륵  주저 앉히곤,  자신의 몸이  바닥에 무너지듯

힘없이  내려  앉자,자신에게    서둘러  다가오는   동오의  젖은  몸을 와락

끌어   안았다.



"이 멍청이,,,,,바보..............."


".....사랑해요......"


".........응"


"사랑해요........."


"...........그래"





윤 정은   자신의 몸에  붙여진  동오의  몸을  틈새도 없이  끌어 안으며

눈을 감았다.




그래... 동오야.......... 그래......


사랑해...........


이젠....나도.......어쩔수......없어...........


동오야.......... 널....보낼 수.......없어..........  이제는.................


이제......는.........






끊을 래도 끊을 공간을 찾을 수 없는

실타래처럼 얽힌 붉은 실.

이 붉은 실은 그와 연결된 하나의 끈

그와의 만남은

소년의 가슴에 감동 그 자체였다.

인생에 있어서 이 만큼의 감동을 주는

순간은 없었다.

드높이 나부끼는 봄바람을 타며

그는 떠나갔다.

소년의 맑은 눈동자에도 눈물이 보인다.

소년은 한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온갖 매도하는 소리와 비난의 화살에도

영원할 것 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지만,

불행으로 떠나가는 그를 보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사랑해요

어느 누구의 생명도 당신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내 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는

당신만을 향해  흐릅니다.

당신만을 위해 꿋꿋이 흐르는 피의 흐름을

느낍니다


그에게로 흐르는 혈맥을 소년은 노래한다

그에게로만 향해 뜨겁게 물결치는 혼을

소년은 아름답게 청푸른 날개를 펴고

세상을 안을 듯이 두손을 허공에 뻗는다.

갈망하는 눈빛으로.

이 길고도 짧은 인생에 깊은 사랑을

소중한 그에게 전하는 눈빛으로.

그의 대보관(大寶冠)을 받으려는 듯이...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1부  끝.





16  화.



"그럼,,,  내일  까진  일정이  없으니  모레  아침에  와야 됩니까?"


동오는    차  에서 내리는  윤 정을 대신해  그 에게서    집의 전용

엘레베이터의 열쇠를 받아들고  열쇠를  돌려  엘레베이터를 작동시키면서

윤 정을  돌아다 보았다.


"응,,,,,,,,,  너도  그동안   무리했으니   좀  쉬고... 그래, 모레 아침   7 시쯤   와..."


윤 정이  곧 바로  열린  엘레베이터에  몸을  들이면서  동오를 돌아보며

살짝    웃어 주었다.


그때........그  한달 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인정한 이후에도    두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어차피  외부적으로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한  연인...  이라는 걸    감추어야

함을  암묵적으로는 서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의 눈을  모을 수  있는 행동은

두  사람 다  하지  않았고 .....  바쁘게   지나치는 시간 속에서  찰나간  서로에게

교환하는 따뜻한  시선만이   서로의  마음을 덮혀 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유일한  매개체 였다.


윤 정이  희미하게  웃어주며  엘레베이터의  클로즈 단추를  누르자  문이

닫히려는 순간,   동오가  갑작스럽게  엘레베이터  안으로  몸을  급히  들이더니,

동오의 급작스런 행동으로  놀라있는  윤 정의  입술을  엘레베이터  문이

닫힘과 동시에  덮쳤다.


문이  닫히자 마자  윤 정의   층으로   셋팅된  엘레베이터가  윤 정의 집이 있는

층으로   상승하는 동안  동오는   윤 정의 허리를  한손 으로 감아선  자신의 몸에

찰싹  붙이고는  자신의 리드에  어느새  부드럽게 감겨져오는   윤 정의 혀를

느끼면서  그 의 입술을 달콤하게  빨아들인다,


찰나의  시간만이   허락된  비운의  연인 처럼  서로의  입술을  정신 없이

탐하던  그들의  격한  키스에   서로의  타액이  조금씩  새어나가기  시작하고

숨이 가빠올 때  엘레베이터의  문이 윤정의   층에  멈춤과 동시에     활짝  열린다.


"........저, 오늘........ 재워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잠시간  서로의  헐떡임을 조절하고 있던 중  동오 에게서 먼저 나온  망설임 없는.......

약간의 갈망을  담은  동오의 젖은 듯한  음색이  흘러나오며  시선을  윤정의  눈과

맞 부딪힌다.


".........모레 와.   모레 아침  7  시에    오고......그  동안은  네가   '리더' 지  에

연락해서  촬영장소 다시 확인해......"


윤 정이  동오의 갈증에 젖은  눈을  애써  외면하고  엘레베이터의  문을  잡는다.


".......아직....... 입니까..........."

".......잘 가."


윤정은  몸을  빳빳히 세우고는 엘레베이터를  내려서  자신의  집  문앞 까지의

긴  실내의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자신의  차가운   태도에  혹시라도  그가  마음이

상했을까봐   마음에  걸려서  그를  돌아보고 싶지만.....

몸을  돌려  그를 보면  자신은  분명  동오의  그 뜨거운  눈에  갇혀 버릴 것이다


윤정은 온 몸에 긴장을 담고는  카펫이 깔려있는  실내의 복도를  서서히   걸어나갔다.


날.....안고 싶은 거겠지.....

당연하지,  이제 한창  욕구가  최대로  높을 나이가  아닌가..

자신이야  그런  욕구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 나이를

지났지만...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싶은  건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이라는 걸

요즘의  자신조차  철저히  깨닳아  가고  있는   지금..........

정말이지  자신에게  자신의  일생,    그런  마음이    생길지  몰랐던....

육체에 대한 욕구가............성욕( 性慾 )  이란 게..........

동오를  보고..........그를  내 눈 안에  둘수록  점차 색을  진하게 입혀간다.......

나도  널  갖고 싶어, 동오야....


윤정은  자신의  옷  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문  옆  입구에 밀어  넣고는

카드가  입력되는  잠시간을 기다려  문이  열리자  집안으로 몸을  들였다


칠흙 처럼 어두컴컴 했던  실내가 센서의 작동으로  금새  무도회장 같이

환해지자   윤정은 조금  허탈감을   느끼고는  쥐고  있던 자신의 작은  가방을

바닥에 떨어 뜨렸다.


나도  널........

사랑하는  사람의 열기에  찬  몸을 끌어안고  싶어하는 평범한 인간이다...

하지만  난  두려워...........

그에 의해........  이렇게  철저하게    쾌락에 길들여진 몸이  너와  같이 했을 때....

그의  손에 의해 느꼈던  쾌감과,,,,,,,,그런  동물적 느낌을.....   너와 함께 했을 때

그런   더러운 느낌이..........   너와의 섹스에서도   똑같이  나를   덮는 다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와 사랑하는지  않는.......굴욕적인  섹스와  똑 같이

그런  느낌을 갖는다면,,,,,,,너무나.....허무할거 같애........

그런  내 육체의  반응이  오게  될까...  무섭다........


그러니  동오야.............. 조금만  봐줘............

널  너무나도  원해 그  어떤  동물적   행위를 하더라도  그 행위 후 에도......

언제나  그 와 의 동물적  행위 후에  밀려들어오던  자괘감을  너와의 섹스에서도

느끼더 래도.....  내가  받아 들일 수  있게  조금.. 조금만  더  기다려줘..........


미안....

하지만   이상하지  동오야?

난..너와  함께라면...그 정도의 허탈감은  이제  어느 정도는....

참아 낼수 있을 거 같애...........

너를 끌어안고.........너를 느끼며...........너와 함께.... 아침을   맞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일생 중 .........  그게 찰나의   시간이라 해도..........

행복할 거  같은  기분이...가끔 든다.

동오야. 나도  널... 안고   싶어지고  있어.........





"응?  거기 조건은   해외 촬영일  텐데?  국내로  바꿨대?"


윤 정은  의자에  앉아     동오가  건네 준  허브 티를  마시다가  동오의

이야기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디자이너로서  활약한지  20년이  훨씬 넘는  우리나라   패션계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유명 디자이너  이 석희의 신작  몇 점을  본격적인 쇼 이전  맛 뵈기 식

으로   이국적  풍토가 나는   외국에서  간단하게 촬영을  먼저 할 거란 이야긴

들은 적이 있다.

요즘엔  작품 발표를  갖지  않던 그녀가  거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전   약간의 작품을   촬영형식으로 찍어  매스컴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쇼를 진행 시킬거란 이야기는  이 석희가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모델이 되어 달라고  보름 전에  직접  제시했던걸  자신은  어렵게  거절 했었다.

그녀의 작품이라면.........비록 쇼가 아닌  촬영이라도... 하다 못해  스냅사진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리스 정도로  가는 것 같은데........

자신은  하  륜의   허락 없인 해외를  나갈 수 없게 되 있다.

게다가. 언제  어느 때  조직의 일이  터질지도  모르고.........  이런 저런 일들을

챙기려면  복잡하고...그 무엇보다 이런 일로 그....에게 허락을 구해야 하는 게  싫었다.


"---가까운 데서 하기로  했답니다."


동오는 윤정의  마음을  꿰뚫듯  천천히  말을 잇는다.


"어디?"

"괌에서 하기로 했다는 군요.  휴양지의 성격이  좀  많이 나는 곳이니....

비행기로   4 시간이면  가는 곳 인데다가  외국의 냄새도  확실히 나는 곳

이니까요......"

"....거절해."

"이미 허락했습니다,.  아무래도   당신 만한 사람을 구할 수  없었던지  가까운 데를

간다고  하면   가겠다고  했더니  원래  그리스로  가려던걸  괌으로  바꾸었다며

이 석희씨가 직접  전화했습니다,   상당히  기뻐하더군요. 당신이  모델을

해주어서 마음을  놓겠다며."


윤 정은  동오의  흔들림 없는 말에  한 손으로  이마를 조금  짚었다.


이놈도 아닌 척은  해도  조직의 놈으로 훈련받고 자라서  그런지  어느 정도

독단적인 데가  없잖아 있었다.

게다가  한번  생각하면  지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추진성이라니....

지금껏  지켜본 저 놈의  능력으론  분명 조직  서열에  한참   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지  모를 정도로  확실하게 일을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이번 일만  해도...... 내가 분명히   거절할 것 임을  알고 있었을 텐데......


휴..........


윤 정은  자신이  더 이상  아무 말  없자 촬영  일정을  말하기  시작하는

동오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동오야......."

"네"

"....... 이리 좀 와봐..."


동오의  몸이 순간  움찔대더니  윤 정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윤 정은 동오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탁자를  벗어나며  자신도  그  에게

다가가  서로의 몸이  가까워 지자  그의  몸을   가만히  껴 안았다.


잠시간  그렇게  동오의 몸을  껴 안은 채  몸을  그에게  기대던 윤 정은

자신의    코에  부드럽게 감기는  그의 체향을  들이 마시며  조용조용 속삭였다.


"동오야....."

"네..."

"......너,,,,다시  한번  더   네  멋대로 스케줄  짜버리면.......네  엉덩이를  불이

나도록  때려 줄 거야,  알았어?"


윤 정은  동오를  껴 안았던  손에  힘주어  한번, 와락  껴안은 뒤  그를

벗어나며  장난스런  미소를  살짝  흘린다.

윤 정의  얼토 당토 않은  황당한 말에 기가 막혀 하는  동오의 얼 빠진   모습.


"훗,,,,,,너.,,,그  표정  보기  좋은 데?  나보다  어린 놈  주제에  매일  어른인 척

하는  굳은 모습,  밥/맛/  이였다고."


얼어붙은  동오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가해주고  몸을  돌려  사무실   밖을

나가려던   윤 정의 몸이 순간    억센  힘에 의해  잡아  끌려 진다 싶더니

곧 바로  자신의  몸에 부딪혀오는  동오의   단단한  육체를  느끼곤  황급히

그의 몸을  밀쳐내려  했으나  작정을 하고  자신에게  엉기듯  붙은  동오의

몸은   떨어지지를    않고는  달라붙어선,  곧  바로 자신의   입술을  삼켜버린다.


입술이  봉쇄되자 마자   스륵  하고  들어오는  동오의 혀가   자신의  입술

점막과  잇몸과  이와  설핵을   샅샅히 희롱하면서  혓날을   감아  비틀어 쥐며

숨을  조이자  엉겹결에   동오를  조금  밀치던   윤 정의   몸은 동오의 몸과

같이  붙은 채로  벽면에   붙여져서    더  짙어가는 그의  혀 놀림에  정신을

빼앗기기  시작한다,


한치의 여유도 없이  자신의  입술을  그러쥐는  동오의  강렬한   키스에

이성을   소멸시키던  윤 정은  자신에게   몸을  바짝  붙이고  있는  동오의

하체에서  묵직한  무엇인가가가  몸에 부딪히며 점차  존재를   뚜렷하게  하며

자신의  몸을 내리  누르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는  온 힘을  다해

동오의  품을   벗어났다.


"......학,,,,,,,,,,,,,,,,하............"


숨이  막힐 것 같던  강렬한   키스로 차오르는   숨을  고른  윤 정은  격렬한

키스에  약간  흐트러져 있는  자신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붉게  타오르고

있는  동오의  시선을  살짝  피한다.


"......여긴  사무실이야.   무슨 말 인지, ..... 알지?"


윤정이  매무새를  가다듬은   뒤  거울을  한번  보고  나가버리자  그제서야

숨을  몰아쉬던  동오는  자신의 품에서  담배를 꺼내다가 빈  담배갑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담배 갑을  벽면에    세게  내  던졌다,


제기.......날  말라 죽일  생각인가.........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동오는  서랍을  뒤져   새로운   담배 갑을  찾아

담배를 하나 빼  입에  물고는 전화기를   노려보다가   결심한  듯  전화기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아쉬운 놈이............우물을  파야겠지....................




"---괌?"

윤 정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하 륜의 차가운  목소리에  한껏  긴장을 했다.


"네. 이번  촬영은   거절하기가  어려워서.........디자이너    이 석희 는 제  데뷰

초기부터  저를 선뜻  메인으로 써  주던  사람이라..............."

"..............."


윤정은  하  륜이  잠시 침묵하자  긴장이  고조 되서  수화기의 늘어진  끈을

잡고 손 가락 으로  빙빙  돌렸다.


그가.......허락하지  않는  한 ....... 갈수  없는 일이지만...이번엔......왠지   가고 싶어...


동오가  가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고 싶다...............  동오와   함께.


"며칠 간 이냐?"


윤정은  침을 한번  삼키고  조심스레 말을  보낸다.


"열흘  일정으로 간다고  합니다."

"음........좋아.  네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네 상관인  혁수가  많이  불편해 하지

않게  네  아랫놈에게  대충  위임은  하고  가도록 하고  열흘이면.....

내가  들어가기  한참 전이군."

"일정이 느셨습니까?"

"아마   내년  여름 전  까지는  마지막 방문이 될 거 같아서   일을  몇 개  더

챙겨  마무리 하다보니  늦어진 거 같다.  내달  초 나,   보름에  입국할  예정이니까,

들어가게 되면  연락하겠다"

"알겠습니다."

"........너."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던  윤 정이  그가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고 속으로  안도의

숨을 쉬고  있을 때, 다시 금  하 륜의 목소리가  꽃힌다.

윤 정은  다시금  신경을  곤두세웠다.


"네..."

"......... 가서,  외국 바람  쏘인다고   쓸데 없는 생각 따위에  젖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윤 / 정/ "

"....   잘  알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조직 내  네  관할 일은   지속적으로  네가 직접  체크 하도록 하고.....

출발 일은?"

"보름 뒤 입니다."

"출발  5 일 뒤  전화 하도록......"

"뚜우-----"



윤 정은   언제나  처럼    제멋대로  전화를 끊는   하  륜의 마지막  말을  귀에

새기면서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쓸데 없는 생각  따위에 젖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윤/정.


윤..............정................

쓸데  없는 생각이라........

뭐가...뭐가  쓸데  없는 생각이지?

내가...당신에게  도망치려는 마음을  먹었었던 거?

내가  ..... 동오를   사랑하는  거?

아니면.....동오와 함께 있는 시간엔

내가.........  조직의 기계임을..............당신의  소유임을 잊고.

내가 사람임을   자각하고   마음이 평온해 지는 거?


윤 정은  고개를  들어 천정을  바라 보앗다.


이미....늦엇어,,,,,,,,,,

이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동오와 함께 라면...

동오와  서로  부둥켜   안고서    동오의   심장소리를  듣는 그  순간엔..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이젠.........  내  마음은   내 것이   아냐......더  이상..........이  젠.......................







17  화.



흠,,, 여긴  늘  여전 하군.


정운은  차에서 내려서는  내리자마자  자신의 앞에  달려와  구십도로 허리를

구부리는  남자에게  차 열쇠를  대충  던져준 뒤   삼엄한  경비가  짜여 있는,

마치  군의  경계 초소와도  같은  곳들을  여유로운  고갯짓으로  인사를 받아가며

지나쳐선  넓은 정원의 한  가운데  위치한  거대 저택의  본 채의 현관을 향해

걸어가   문을  잡고 흘긋  하늘을  보았다.


한국이  한참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을  일월 말이지만, 적도  부근에

위치한 이곳의 더위는 습한  습기와  어우러져서는,  태양이  지배하는 시간엔  더웠다.


한  겨울  조차  여름의   바람이 콧날을  가끔씩  희롱하는

자신과........그의  고향   콜롬비아......


정운은  현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현관 앞에서  경비를  서다가  자신의

출현에    놀라워 하고 있는   부하들에게  평소,   예의   다정스런 미소를

살짝식  흘려주고는  조금도  지체없이  그가   있음 직한   그의 침실이 있는

2 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을  올라서자 마자  시야를   드러내는   탁  트인 공간과  동시에

여섯 군데로  길이 나  있는 곳 에서  지체없이  정  가운데의 길을  성큼 거리고

다가간 정운은  채  일분도  가기 전   무장한  경비원들이  늘어져  있는

문턱과도  같은 곳을 향해  지나치며 그곳   무장 경비원   여덟명의  깍듯한

한국식  인사를  받았다.

대충  그들의   인사를  받아 넘기고   더  깊은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차마  정운을  잡아 세우지  않는  무장 경비원의 표정이  약간 어색하게 변했다.

정운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또.......


대충  그들에게  수고한다는 둥의 의례적인 다독 거림을  해주고선  붉은  카펫이

끝을  모르게  깔려있는   복도의 맨  끝방을  목표로   천천히  걸어가니  중간쯤

갔을때,  역시나,  드문 드문  방안을  울리는  갸날픈  비명소리가  흘러  나온다.


정운은  목적한 방의  문에  손을  가져가  안으로  밀으니  무방비 상태의  문이

슬며시  안을   틔운다.



"아아아악-------"


창문이  활짝  열려  젖혀진  상태에서  열풍이  들어오는  넓은  방안의

호화스런  침대 안 에는   남미식의   침대안   투명 커튼이  드리워져  바람결에

따라   흔들리며  반쯤  열려져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물체들을  적나라하게

내보인다.


"아아아아-----아악----"


찢어질듯한  갸날픈  고통의  신음 소리를  내는  침대 안  알몸뚱이의 소년의

나이는 대충  열 여덟을  안 넘어 보인다.

뼈가  채 여물지도  않은  듯한  투명한  살갖을  가진  갈색 머리  백인  소년은

몸이  급작스럽게  뒤집어 진채 무릅을 세우게 하자,   고개를  침대 시트에  박고는

뒤  쪽에서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남자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시트를 비틀어

쥐며 고통의 비명소리를   더욱 더  짙게 낸다.


정운은  속으로   혀를 차며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서 떨어진  곳  한쪽에

붙어  있는  바로  다가가서는  셰리주를  꺼내 들어  아래쪽의 냉동고를  열고

얼음을  꺼내  잔에  얼음을  띄웠다.


"여전  하시군요."


정운이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단  한번,  몸을  흠짓  거렸던  침대 안  하 륜의

몸은  그의 말에도  별 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소년의 몸을 그의   등  뒤에서

자신의  몸 으로  세게  쳐 올렸다.


"아아아아악----악---"


정운은  침대 안을  가만히  응시하며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몸  태가  꽤 반반한 놈  같은데, 적당히  해 두시죠.  팔  놈  아닙니까?"

"아아아윽----아욱,,,,악,,,,아아악--------"


마지막 으로  비명을  크게  지르던 소년의  숨  소리가  한 순간에 멈춰지자

잠시 후 몸을  일으킨  하 륜은   침대에서 벗어나  정운에게 다가온다,


정운은  하 륜이  다가오는걸  보고는  바에서 스카치를   꺼내서  역시 차가운 잔

안에 얼음을  한개  띄우고는     알몸인  채로 다가오는 하 륜에게   잔을  내민다,


"...지독히도  말을 안 들어 먹는 놈."


하  륜은  정운이 건네주는 잔을  받아  한 모금 마시며 굳게 닫혀  있는 입술을  뗀다.


"후후 ,,,모두  다  당신의 명령이라면  철통 같이 복종들만 하니, 나  하나 쯤은

당신의 명령에 가끔은   불복해도  되잖습니까,...."

"일은 어떡하고  달려온 거냐?"

'뭐,,,,,  일이야  대충  묶어 놓고 오면  되니까......당신이  한국에 들어오는  날짜에

맞추어서 한국에   들어 가려고 했는데,,,, 역시나,  당신이 당신  생일을  한국에서

보낼 리  없지...........  그래서  잠시 온  거니  너무  구박  하지 마시죠, "


하 륜은    정운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손  안에   잡힌 술잔을  입에 가져간다.


"...네  놈은  오지 말라면  더  꾸역 꾸역 오니..."

"후후....."


정운은  하 륜에게 다가가  그를   팔로 껴안았다.

방금  정사를 마친  남자의  진한  체향이 하 륜에게서  풍겼지만, 정운은 그의 몸을

더  깊이  끌어  안았다.


"내가 아님...  생일  따윈  평생 챙기지도  않는  우리 도련님의  생일  밥은  누가

챙겨 주겠어?  생일  선물이라고는 나  하나  밖엔  주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

"시끄러,   생일 상은 무슨......."

"후후,,,,,,,,  당신....콜롬비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도  당신의    피는  반이 넘게

한국인이라고......그러니까  당신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한국에서  일을 벌이고

사는  이유이긴   하겠지만,,,,,  한국인은 생일을  중요시해요..........."

"밥은  먹고  왔냐?"

"뭐, 밥이야..이따 당신하고 오붓~~~ 하게 먹으면 되니까.........   한데,  설마  당신

정이 놈도 저렇게  일회용  마냥   아무렇게나 안는 건 아니겠지?  음....하긴,

그러고 보니까  절뚝 거리며 다니는  꼴은  별로 못 본 거 같으니..  그 놈  성격에

약은  그 비슷한  것도 안 먹을  테고  쯧,  뭐야,   이  호화 찬란한  침실에

괴기 스러운 비명소리와 피 냄새라니...늘 버진만  찢으면서  양심도 없어, 당신......."


하 륜은  아무말 없이 잔을  들고  창가로 다가가  밖을 바라본다.


"륜, 나,,,  오기 전에  그 녀석  보고  왔는데......  당신,  아직도 그 놈

숨통을 막아  놓고  잇는 건가?"

"................."

".......이젠  좀  잘해줘요, 그놈 눈에 생기가  없는 게........힘들어  하는 거 같던데........"

"..............................."

"그놈이  당신을  한번  배반하고 도망치려 했다고 해서..그 놈은...그 놈은

마리타가  아냐.....그렇게  그 놈을  죄지  않아도  이제  다시는 당신  곁을

못  떠나....  그건  잘  알고 있잖아.  약점을   온통  당신에게 모두 맡긴 자 에겐

복종하는 것  밖엔  따로 길이  없다는 거....하지만  륜, 그게  다는 아니야,

당신, 그거 알고 있잖아......"

"......운아, 쓸데 없는 소린  그만해."

"륜,,,,,,,,,,,벌써  이 십년이   다 되가요.  마리탄---"

"한 정운!!!!"


정운은   자신에게 몸을 돌리며  소리를  크게 내는  하 륜의 눈길을 보고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나  거슬리게 하려고  온 거면 돌아가,"


정운은   한숨을  쉬더니  하 륜에게 다가가  그를 등뒤에서  껴 안았다.


"륜, 미안.. 난,,,,,,,  당신이  너무  안타까워,,,당신..웃어본지가 언젠지..기억에 나?

당신......윤 정...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는 거 당신  스스로는 알고 있지?

그러니까  그 놈에게  좀  더 잘해줘.  그럼으로서  당신도  편안해 지는  거 잖아"

".....운아,  나....정말로  화낸다........"

"륜,,,,,,,,,,,알잖아,  당신,,,,,내가  이  세상에서   의미를 두는 건 당신  뿐 이라는거,,,,,,,,

그런  당신이  제발 행복하기를........."

"...너,   피곤 하겠다,   얼른  가서 쉬어라......."


하 륜은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계속  말을 이으려는 정운을 내버려 둔 채

샤워실로 들어가 버렸다.


정운은  자신의 말을  듣다말고   샤워실으로 들어간  하 륜을   생각하며

한숨을 조금  쉬었다.


륜.....나....내 소원이  뭔지  알아?

그 ..,.이 십년전 부터 지금  까지의.........  나  한  정운의 한결  같은  소원..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받고   활짝  웃으며 사는 거야.........

당신........  그날  이후  .  남이  손댓었던  몸엔  두번 다시 손  안대는 당신이

그앨   다시   품었다는 건..........

당신조차.........  당신의 이성 조차   그  애에게선  무용지물 이란  뜻이잖아...

제발  륜,,, 그  아이의   마음이 얼어 붙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받아 들일수 없다 해도....... 당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그  아이를  인정하고 .........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아......

당신이  날.......  평생   그  아이...윤 정  에게  주는 마음으로  날  사랑하지는

않아도  좋아,

사랑이란 게..... 마음을 섞고  몸을  섞는 다는 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사랑이 단지 그런 형태의  사랑만이 있는 건 아니니까...

당신이 날  생각하는 게   나와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르긴  해도.........

당신도 나와  마찬가지로  날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수 있는 것 쯤은  알고도

남으니까.....

난,,,,,당신의   웃음  한 자락을  보기위해서  라면......  나를 포함한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심장을  제물로  바칠 수  있어   그러니.......   그 날  이후

간신히 잡은  당신의   인간적  감정의 마지막 보루인   그  아이,

윤 정과 더  깊은 골을  만들지 말고  더  늦기 전에 당신이  억지로 숨기고 싶어하는

사랑을 주고. 사랑 받아,  당신  충분히  누구에게서라도 사랑받을 수  있는

남자잖아,,,,,,,,,,  그리고 그게...  내  평생의   소원이란 거  당신은   알테나?

당신.. 나  이번엔 그냥  안  돌아가.

당신에게  내 마음을   십분 이나마,.........납득시켜서  귀국 시킬거야...

최소한  그놈을 부드럽게  껴 안아 주기라도 할 수 있게........




"응?  어디?  어디를   가는 거라 고?"


윤 정은   괌으로  출발하기 전 까지의 마지막  일을  마치고   허락된  하루의

휴식시간동안  쉬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동오가  한 말이  믿기지

않아서 다시  되물었다.


"--남대문 시장에 갑니다, 벌써  한시가 넘었으니,  차라리  내일은  가기 전  조금

쉬는게  낫겠고.......  괌은  여름이지요,  촬영  끝나고  조금의 시간이라도

돌아다니 려거나  밤에  좀  쉬려면  편한 옷들을  좀   챙겨 가는 게 좋잖습니까,

당신의 옷들은  모두  고급  디자이너  옷들  뿐이니........"

"뭐어?"


윤 정이 조금  황당해  있는 사이  어느새  신세계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동오는  얼뻐진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는 윤 정의 손을  잡고는 이끌다 시피해서

남대문  시장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말만  듣던  남대문에  처음으로  와본  윤 정이  주위의   낮선 환경에   당황해

있는 동안  윤 정의 손목을  그러쥐고  끌다시피 앞장을  서서  가던  동오가

성큼 성큼  길을 헤치고  어디론가로  계속  걸어간다.

윤 정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 보았다.


밤이 오면서   더  활기를 띄어가는 지   왁자지껄한  거리엔  상인들이  분주히

몸을  움직이며  물건들을  옮기고  있었고    가격을  흥정하는  도매상들과

가끔씩  눈에  띄는 커플들........


"이리와요"


윤 정은  동오가  멍하니 정신을  빼고 있는 자신의  손을  붙잡은 채로  어딘가로

계속  끌고  가듯 가자  따뜻하게 전해져 오는  동오의 손을  맞잡으며

그와 자신의  손이 맞 잡힌  손에   눈길을  주면서  걸음으로는  그를 따라갔다.


왠지  곧  무너질 것 같은 낡은  건물들  사이로  밀집한  상가들을 젖히고

지하로  골목골목  들어가는 동안 자신의 손만을 단단하게 붙잡고   사람들을

헤치고  자니가는  동오의  꽉 맞물려진  그의 손을  바라보면서  윤 정은

슬며시  가슴이  포근해  졌다.

그러고 보니 동오가 자신의 손을  이렇게  오래 잡고  있었던 건 .......처음인 것  같다.


동오 놈.......손이  참,....따뜻하구나........


"아이구,  총각들  뭐 사시게?"


사람들을  헤치고  어딘가로  가던  동오가  어떻게 알았는지,  한  겨울에

여름옷을  파는  점포에서  걸음을  멈추고는 자판에  내 놓아진  옷 들을

둘러보다가   얼핏 보기에도  편해 보이는 브이 넥의  티 셔츠를 골라서

윤 정의  몸에 대 준다.


"아이구, 마,  그  총각  옷걸이   한번 좋쿠마, 안성맞춤  아이가?!!"


호들갑을  떨며    여러가지  다른   디자인의 티 셔츠를   윤 정 과   동오에게

권하는  주인  아주머니가  골라준  티  셔츠 몇  개를 사고   다른  가계에 들러

여름  샌들과  수영복,  모자  까지  사고  돌아다니다  점포가 밀집된 건물을

벗어낫을 땐, 어느덧  새벽  네시  가량.


새벽장이  파하려는   분위기가  진해지자  윤 정은   다시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동오의  뒤를 따라서  가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불을   가운데 쯤에

크게  피워서  한 겨울  새벽의  냉기를  녹이려는 듯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장작불의 옆  포장마자  분식점  의자에 자신이 앉혀져  있었다.


우동,  떡붂이,  김밥..튀김......오뎅......


자신이  열 셋  이후는 단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들이 번잡스런

상인들의 소란과  뒤 섞여 있는  길 거리  음식 터.


갑작스런   상황변화에  정신을  못 차리는 자신이  자리에 앉자마자  이것저것

주문하는 동오의 말에  의해  자신의 자리 앞   자판에 놓여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볶이, 오뎅 국물, 김밥과  홍합 까지........


"얼른 들어요,  배고프죠?  저녁 먹은 게  다섯시였잖아요....벌써   세시간을

돌아다녔네,  잠은    집 에  돌아가서  오후 내내 쉬면  되고.............왜요?  당신

체중 걱정 때문에  안 먹습니까?"

"..........."

"......아니면,  정, 당신  이런 거  안 좋아 합니까?"


정..........?


윤 정은  눈으로 동오를   쳐다 보았다,

서로  연인임을  인정했지만  늘 이름으로  부르는  자신과는 달리  동오는 한번도

자신을  이름으로  불러 본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연상에다가 한참 윗 사람 이였으니.....


윤 정은  슬며시 웃음을 걸었다.

후후  건방진 놈.....  형에게 '정'  이 뭐야........


"보기 보다는 맛있어요,  얼른 먹어봐요?"


음식에 손도 안대는   윤 정을 보던   동오가 자신의 포크로  떡볶이를 하나

찍어서   윤 정의 입 가까이에   대주자,   윤 정은 순간적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푸,,,푸,,,푸하하하핫,,,,,,"


금새   놀라서 자신을  주시하는 동오의  얼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수 없는 주위의  아줌마 아저씨들은  둘을  새벽장을  찾아

새벽에 옷 사러 나온    사이  좋은  친구나  형제 정도로만  여기는 듯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해   별   시선을 주지 않고는   모닥불 옆으로  가까히 밀집한다,


윤 정은   한참만에  웃음을 멈추었다.


정말.  이놈은...

자신에게  나이를   측정할 수 없게  늘  어른의 모습만을  보이던  동오에게서

정말 상상도 못한  행동이다.


"뭡니까?  남은  기껏  권하는데......."


한참  웃음을  터뜨리고도  키득대는  윤 정을 보다가  동오가 멋 적은지 슬며시

불평 어린 목소리로  윤 정에게   들이 밀은  포크는 거두지 않은 채  한 마디 한다.


"동오야..."

"네?"

"너,  나  '정'  이라고 부르고 싶냐?"

"..........."

" 형이라고 해,   웃기는 놈.  새까맣게   어린 게  어디서  맞 먹을 라고  해?

이제 갓  스물인 놈이 .. 난  스물  넷  인 거 알지? "

"........당신을  형이라고 부를 순  없습니다"

"그럼  옛날  처럼  성  붙여서  '님' 자  까지   확실히,  깍듯하게  불러."

윤 정이 짐짓  표정을 굳히며도  자신의  눈 앞 에서 흔들리고 있는  동오의  손에

들려있는   포크에  집혀진  떡복이를  입에 가져다 넣었다.


매콤하게  들어오는  쫄깃 거리는 밀가루의  음식이  혀 안으로 덮히자  매운맛이

옛날........   어머니에게  떡볶이를 해달라고 조르던    어렸을  때를

생각나게 하며  아련함을  준다.


맛..........있다.


언제부터인가.  미각을  상실한  자신에게 생소한 느낌으로   떠오른 '맛있다' 는 생각.


하,,,,,그래..........맛..있다..........


윤 정은 자신의 포크를 들어  열심히  떡복이  접시를 비워가기  시작했다.


윤 정이  떡볶이를    먹기 시작하자  동오는  옆에 놓인  김밥  그릇도 그에게

가까히  디밀엇다


"그것만  먹음  매워요, 당신  평소  맵게는 안 먹는 거 같던데............아주머니,

여기  뜨거운  오뎅  국물 좀 더 주세요---"


안 먹을 듯  하던  윤 정이  정 신없이  포크를 움직여  대자 동오는 오히려  손을

멈추고  윤 정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끔  윤 정의    눈짓으로

한개씩 입에 담는다,


"핫,,,,,뭐,,,뭐야?!!!"


열심히 먹고 잇던   윤 정은  잘  먹는 거 같지도 않고 자신만을   바라보던 동오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에게  가까히  다가와 순간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핧자  기겁을  해서는  성급히  주위를  돌아다 보았다.


다행히  더 거세지고 있는 추위  때문인지,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까지 아까,

동오가  주문한  국물을 내어 놓은 걸 마지막 으로 불  옆으로 가버린 상태여서,

주위엔 자신 둘  뿐  이였다.


"너,,,,,,,,,,미쳤어??????   "


당황해서     화를  내는 윤 정 에게  동오는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한다.


"당신의  입가에 뭍은  게 더.......맛있군요...."


뭐....?  이게,  점점?


윤 정은  점차 자신에게  대한  태도를 이제는   완벽히  연인에게  하듯 하는

동오의 태도가 싫지 만은    않아서   동오를  한번 흘겨주고는 다시  오뎅 국물을

조금  마셨다.


차가운  바람이  생생 거리는 소리를  내며 귓바퀴를  스치고  가는  강풍의 매서운

바람소리와  조금  떨어진곳에서  타닥-- 거리며   매캐한 연기를  피우는

장작불의   소리와 .......   사람들의 따뜻한  훈김이   도는 인파 안에서

떡볶이와  김밥과  오뎅과,  홍합.

이렇게 네 가지 음식을  앞에다  두고    두  사람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서로의 마음을  파고들면서  부드럽게 시선이  공중에서

얽히어진다.

서로의 시선이 하나로   묶여  들어가자 한 손을  슬며시  자판  아래로  뻗어서

윤 정의 손을 잡은  동오의 손에서  퍼지는  훈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던  윤 정은

동오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맞 잡고는  싸늘히  얼어버린  자신의 손 안의

냉기를 녹이는  동오의   손길에  고개를 들어  조용한 미소로  화답한다.


양 옆  에서는 값을  흥정하느라   소리를 지르는 손님과  상인들의 소리가

어디선가  간간히 들리는 말  다툼의 소리와......   가끔씩  경적을 울려대는 차 소리와

같이  공중에  퍼져 가고 있었지만,,,,,,,,,,,

무엇인가의  열정으로   갇혀진  듯한    두 사람만의  공간  속에서

두  연인은 단  한  순간도 서로의  손을........  서로의  눈을.........  놔 주지 않았다......








18 화.



윤정은  한  차례의 음식  서빙 후 잠드는 승객을 위해   전체 등이   꺼지자마자

좌석 등을  켜는  자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인,  하경의  얼굴을  잠시  보다가

머리를  좌석  뒤로 깊히 묻었다.


국내  이외는,,,,,,,,,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보고,........처음으로  해와를  나가는

지라  조금  긴장이 되는지,   잠이  올것  같지 않아서  눈 만을 조금  감고

있다가  조금  찡그렷던   얼굴을  피고는 숨을  들이쉈다.


윤정은   다시  몸을  조금  움찔거리며 뒤척이다가    자신의 뺨에  차가운 것이

와 닿자 순간 눈을  떴다.

차가운 기운에 조금  놀라서 눈을  뜬 자신의  앞에 하경이  얼음물을  들고는

자신에게   건넨다.


" 잠  안 오면 물 이라도 좀  마셔,  비행기안은   기압  차이가 나서  피부가

스트레스를 받거든?  자주 물을 마셔줘야  화장이  잘  스며들어,  가자마자

촬영이라니...."

"고마워요,  하경 씨."


윤 정은    하경이 내민  잔을 받아들고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의

미소를  보내주었다.

차가운 냉각수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왠지 모를 불안으로 시달리는

자신의  마음을  서늘하게  식혀준다.


"윤정씨,  요즘,,,,연애해?"


냉수를  달게 마시던  윤 정은  그녀의 말에 순간  물을  뿜을 뻔 했다.


"무,,,무슨....."

"...윤 정씨,  요즘  옛날이랑  달라졌거든?  뭐랄까........따뜻하고  여유로움이 조금

뭍어나기 시작한다고나 할까?  윤 정씨는   완벽한  모델이지만,,,,, 조금  차가운

이미지  잖아?  근데...요즘엔  왠지.......  그래,  풍요로운  가을의  저녁같은

느낌이  들어.   후후,,,,사실 나,   처음에  예성이  만날 때   그런 말  많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게  무슨 소린지  잘  몰랏었었거든?  이제   윤 정씨 보니까   알겠다,

후후 내가  그랫었구나..... 너무 이쁘고  생기에 넘치는  게.....

요즘,  윤정씨도 그래.  후후"


윤 정은  자신을  바라보는   하경을  보며  조금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   나 에겐  말해도.,,,,나야, 떠들고  다니는 인간은 아니잖아?  단지

윤 정씨가  늘   동생 같아서............늘   차가운  눈을  하고  있지만  참   여리고

정  많은  사람이라는것도   알고......  훗,,,실은  윤 정 씨 처음  만났을때는

뭐  이런  재수가  다 있나  했는데............쿡쿡,,,,,  지금도  그렇지만,   윤 정씨

그 때는  지독한  완벽주의 였잖아,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안 하는...."

"............하경씨,,하경씬,,,,,,,, 지금  애인...만났을  때,,,어땠어요?  하경씨  처음부터.,,

그러니까,,,,저,,,,,,,,원래부터  여자를   사귀었었나요?"

"후후, 아냐,  나는...........  내가 어렸을때는    상상도 못하게  남자를 많이

사귀어  봤어. "


하경 은  고개를 약간 들어  천장을  바라 보았다.


"음,,,,나는    사랑이란 걸.. 아주 어린 나이부터  정신없이 많이도  해왔어,.

지금  생각하면 이상해,   지금  내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할머니 나이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랑을  일찍부터 하고...헤어지고...

또 하고..그랬을까...   이상하지?  남들은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데

나는   그렇게  여러 번의 사랑을    해  봤고 ..........    그 만큼  헤어지면서

너무  힘들어  했었어,   후후  예성이를  만나기 전의  내  마지막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는   손목을........그엇엇엇어,,,,더,,,이상  외롭게 살고  싶지  않아서......"


이,,,이런,,,너무  나도  사 생활 적인 이야기잖아.


윤 정은    얼른 그녀의 말을  막았다.


"미안해요ㅡ,   하경씨  나는 그저,,,,   괜찮아요,  더  이상  말  안 해도."

"아냐,  윤 정씨, 내가  그랬잖아.,, 윤 정씬  내 동생 같다고.   나  무남독녀거든.....

후후.......사실은.....윤 정씨,  처음에 만났을 때  그  딱딱함과  완벽주의 적인

모습에  재수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눈 안에  허무감을 담은 게.....

옛날의 나랑  같아서  처음부터 윤 정씨가  좋았엇어...."


하경은  손을  뻗어  윤 정의 손을  매만졌다.


따뜻하다.........


윤 정이 무언지  모를  감정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던  심신이   노곤해져서

하경의 눈을 응시하자  그녀는  부드럽게 웃는다.


"그랬는데,  그  사람이  떠나면  난  죽을 거   같앗었는데......  살아서   예성을

만났고....나  지금  행복해.,  그리고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해,  내가    그동안

많은  사랑을  해온건.   내  진짜 사랑의    상대인  예성이를 만났을 때

실패 하지  말라고.  하는.......그런  의미였었나  하고,,,,,,비록  사람들에겐

인정 받지 못하고   멸시 당하는 동성간의 사랑..이지만,,,,,그 애가  있어서,,,,,

그 애를  생각할 수 있는  지금이 ,,,,,,,,사는 게. 숨  쉬는 게........행복해,

나....행복하다고.......그렇게 누구에게나  장담할 수  잇는 지금이  숨  막히게,,,,,,

기쁘고,,,,,,,,,,,   언제 마감될지 모르는  찰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삶이지만,,,,,

어떤  댓가를  치루더 라도    이렇게 살고  싶어.   후후,,,,우리는.....레즈는

게이보다는 낫다고...   길거리에서도  마음껏  손도 잡고  돌아다녀도   되고

여자  단 둘이 사는 것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 안하니  편해...후후후,,,,

그러니....크게 힘들지는 않고...이렇게 살아가는 걸로  만족해."


윤 정은  하경이 말을  마치며  살짝  눈물어린  눈을  하자  손을  뻗어  그녀를

가볍게  포옹하면서  뺨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그래...........말은  할수  없었겠지만,,,,자신의 선택이라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했겠지만,,,,,,,,  그  누구도  축복해주지 않는  동성간의  결합을 유지하기

위해서......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어쩌면  미래에도.......

이 사람은  얼마나   많은   피 눈물을........서러움을  가슴속으로 삼켜야 됐을까.....

나  조차도........그  와의 만남이  아니 였고   평범하게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만을  이성으로 생각하는  남자로서  살아갔다면,,,,이렇게  이  사람을

진정으로 보듬어서  안아줄 수는 없는.....그런.....

동성을  사랑한다는 걸  상상도 못했을 테고..  그렇다면,  혹시라도  지금의

이때에   하경씨를 동정은  해도  이렇게.....가슴 절절한   공감은  못하겠지....


윤 정은  하경을  자신의  품 에서  떼어내며  부드럽게  시선을 주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몸을  돌려서  깜깜한 어둠이   지배하는  창 밖  하늘에

눈을  돌렸다.


그래요,  하경 씨,,,,,,고마워요.....

당신의 말이  맞아요.......

나랑  동오....지금  곡예를 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밧줄  타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이.... 행복 하니까..........서로를 사랑하고 잇는  지금이  기쁘니까,......

그러니까  후회는...........  안 해요........






"아우,..,죽겠다"


윤정은  괌의 수도,  아가나의  안 쪽,  관광도시  투몬에 위치한  고급호텔인

쉐라톤   괌의  호텔안   자신의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침대로  다가가

침대위에     몸을 털썩  눕혔다.


오일전,  새벽 두시가 넘어  도착한 이래 조금의   쉴 틈도 없이  곧장  그날

새벽부터  촬영에  들어가서 ,  한  겨울인  한국과는  정 반대로 여름인 이곳의

기후에 적응조차 못하고  오 일간을   쉬지도 않고 뜨거운   태양아래서  촬영을

해댔더니,,,  아무리  체력이 단련된  자신조차    아무대서나  눕고 싶어질 정도다.


오늘도  오전  내내,   6  시간  동안  내내 지속된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눈을 감고 잠시 쉬고 잇던  윤 정의 뺨에  차가운 것이

와  닿는다 싶더니 눈을  뜬   윤 정에게   동오가  얼음이  띄워진  검은 색을  내는

잔을  내민다.


"...응?  어디서 낫어?   이거  블랙이잖아?  룸 서비스 시킨 것도  아니고....."

"아래  커피솦에서  'to  go' 로  사 왔습니다.  아무래도  호텔 안 것보다는....."

"훗,,,,,사내 놈이  깔끔 떨긴....."


몸을 일으켜   동오가 내민  커피  글래스를 집어들고  두어 모금  마시며 갈증을

달래던  윤 정은  피곤이 한숨  돌아가자   더위에  치일 것  같던 몸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아아,,,,,,이제  좀  살겠어,  제길....  여긴 왜  이리  더운거야?

그런데.....촬영일정은  왜 이리도 빡  하고.......아직  닷새나 더 남았는데..

얼마나 더  찍을라고.....후우,,,,,,,  오늘저녁은 어디로  가는  거야?  도데체  다들

오늘  이후 스케줄  이야긴  왜 안해주는 거야?  뭐가 비밀이라고......."


동오는  윤정이  잔을  맛있게  비우자  그에게서  잔을  받아  한쪽으로 밀어

놓고  자신으  잔을  쥐어주며    슬그머니 웃음을 입에 건다.


"뭐야?  왜?  왜 웃어?"

"촬영은,,,,오늘  오전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무슨 소리야? 말도 안돼.   이제 닷새 짼데?  열흘일정이라고 했잖아?  분명히

돌아가는 비행기표도,,,,"

"....원래는   닷새 일정입니다만,  당신,  해외 여행은 처음이시잖습니까, 그 동안

해외 건은  모두  거절했었었다니...  이렇게 일 만하다  가는 건.....

아깝지 않습니까?  오랫만의 여유를  즐기는것도  좋겟고......."


윤 정은  자신도 모르게 기가  막혀서 입을  조금 벌렸다.

뭐,,,,,,,야...  그럼    열흘이라고 한 건?


"닷새 입니다  촬영은.  그리고  나머지닷새는,,,,,,당신의 휴가이고요,   정.  당신

좀  쉬어야 해요."


닷새,,,,,,라고?  그럼,,,,다른   팀들은  오늘  새벽  비행기로  귀국 하는거야?

그럼,,,,다른   팀들은  오늘  새벽  비행기로  귀국 하는 거야?

게다가......,,이,,,이건,,,,,,,그럼,,,,,그 에겐   열흘이라고  했는데?

그가,,,,,,그가   혹시라도  일을  캐게 되면????  이,,,,이  무모한 놈이?!!!!

왜.,,,,왜 아무도  내게그런  소리를  안한 거지?


순간적으로 동오의 말은  아무것도 귀에 안 들어 오고  하  륜이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될까봐  초조해 하는 윤 정의 마음을  꿰뚫기라도 하듯

동오가  나즉하게  말을  잇는다.


"........걱정하시는 게 뭔지 압니다만.,.....걱정하실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도 모두  같은 날,  같은  비행기로    귀국 할수 있게 손을  써 두었습니다.

그  인력을  닷새 간  제가 사는 조건으로요."

"뭐어?????    ,너, 미쳤어?!!!!  그게 한  두푼이야?    이  미친!!!"


동오는  어느새  물기가    떨어지고 있는  윤 정의 글래스를  잡아 습기를

닦아준 뒤  멍해있는 윤 정의 손에 다시 쥐어 주었다.


"싼  값을  지불하지는  않았앗습니다만......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그 정도야,

뭐,  어떻습니까?  돈을 싸  짊어지고  죽을 것도  아니고......"


하?  이,,,,이놈은??!!!


윤 정은 자신이  조직에  뭍히고,  연예계에  휩쓸려 사면서  여러놈을  보긴 했지만,

이런   놈은  정말  보다보다 처음  보았다.

그  많은   촬영팀의  인력,   모델들........  그것도 최 고급  만을  고용하는

이 석희의  촬영을 위한 팀의  닷새 간의 유급휴가를   지놈이 왜줘?!!!

그게   천  만원이  넘는다는 걸   내가  모를지 알아?


"너는!!!!!!!--으---"


기가  탁--  하니 막혀 버려서   목소리  톤이  높아진  윤 정의  입술을   급하게

자신의 입술로 막은  동오는  자신이 입술을  덮치자 약간  몸을 비틀며

반항하려던  윤 정의   몸을  자신에게  더  끌어 당겨  자신의   몸에  틈새조차

안 남기고 붙이고는  자신의  혀를  윤 정의  입안  깊 숙히  침투시켜

그의 입 안에   잔존하는   커피의   향취를 빨아 들인다.


강한 키스로  숨쉴 틈  조차 없어  몸을    휘청이던      윤 정의  허리께를

손으로 단단히  잡아쥔   동오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가며  공기의   통로가

막혀버린  두  사람 다   숨이  차오를 때,  윤 정의 입에서  아쉬운 듯  그의 입술

위를   살짝  훔치면서   빠져나온  동오의 입술은,  정신을 차린 윤 정이   입술을

열어  무어라고 반박 하기 전에  열린다.


"당신과,,,,,,   하루 종일  같이  쉬면서  보낼 수 있는 닷새 입니다. 제겐,  전  재산을

다  털어야 한다  해도.....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또  합니다 ."


윤정은,   겉은  침착, 냉정 ,차분 하게  생겨가지고  속은   겉  잡을수

없게   무대포 이고  행동파인  동오의 얼굴을 보다가  눈을  감아 버렸다.


이,,이놈의  성격은   정말...........

.휴..........


잠시  손을  머리에 대고   있던  윤정은  한숨을  한번  쉬고는 침대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일단  시내 구경이라도 할라면 좀 쉬어야 겠어,   몸이 아주  파김치야..

제길..그래서  이렇게  촬영을 조여가며 한  거로군,.,,,,  어쨌든 알았으니까,

너도 좀 쉬어,  해지고  조금  선선해지면   와서 나  깨워.  나 좀, 자야겠어"

"목욕을  하시고 주무시는 게......"

"시끄러,.  지금은  손가락하나  움직이기기도  귀찮아.  일어나서 할  테니

그 때 깨워............."


윤정이 피곤에 절은 듯  눈을 감고 말  꼬릴   흐리자  동오는  피식  웃으며

그에게 다가가 그의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살짝  누르고는  문  입구로 걸어가

나가기전에  윤  정의  모습을  한번  더 보고는 몸을 돌려 방문을  조심스레 닫고

나와선   자신의 숙소인  옆  방으로  향했다.




"뭐야,  너.   렌트 했어?  너,  국제 면허증  챙겨 온 거야? 어느새?"


윤정은    해가   지려는 석양의 그림자가   방안으로  들어올 때,   자신의  어깨를

살며시 흔들던    동오의 손에 의해  눈을  뜨고  샤워를  한뒤  잠시  쉬다가

어둠이 고즈넉하게 깔리기  시작하자   구경을  나가기로 하고  객실을 나섰다.

동오  와  같이   호텔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으려던 윤 정은   자신을 놔  둔채

잠시 없어졋던  동오가 주차장  입구에서   차를 몰고 나와 자신  앞에  내리고

조수석의  차 문을  열자  놀라서  입을  열었다.


"........택시는    아무래도 제한적이고.....지도를 구비해  놓았으니.....여행을 왔으면

직접  돌아다니는 게  제일이지요.  "


이,,,이놈은  어째서 이렇게  준비가 철저한 거야?  마치  기다렸다는  듯,,

아니,,,이런 기화를  지놈  스스로가 만든 것  처럼....


넋이  나간 채로  동오가  하는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윤정의 눈에

뒷좌석에 얌전히 놓인  물건이 하나하나  눈 안으로  들어왔다.


아니,,,이놈은  어디서 아이스 박스까지 준비한 거야???


윤 정은  동오가  뒷좌석에  챙겨  넣은 물건들을  보고  입을  짜악  벌렷다.


뒷좌석의 가운데르 차지  하고 있는.  자그마한  피크닉용 아이스 박스와 여러가지

종류의 지도들..그리고,,언제  어디서  대여해  준비해  놨는지 모를  핸드폰과

망원경, 담배 ,  약간의  음식,,,,게다가  여기선  구하기  어렵다는 과일까지......


이,,,,,,,,,,,,


"너, 아예  차 안에  살림을  차리지 그러냐?"

"후,,,,,  제  꿈입니다만,  당신과 차리는 살림이......"

"퍼억--"

"욱--"


윤 정은  동오의   손 바닥 안에서  놀아난  자신에게   심술이  나서  조수석의

문을  열고  빙긋히 웃고  있는 동오의  배를  살짝  치고는 자신에게 얻어맞은

동오가  과장스레  배를 움켜쥐는 동안 차에 올라타 버렸다.


얻어맞곤느,  몸을  구부리고 있던  동오가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  운전석에

타고선 시동을  걸면서   옆에  앉은 윤 정이  품에서  담배를 찾아들자,  한 손을

움직여  윤 정의 담배 불을 붙여준다.


".....동오야"


윤 정은  동오가 불을  붙여주자,   자신이  물고 있던   담배를   동오의 입에 물려

주고  자신은 새로 한 가치  꺼내   동오가  다시   담배불을 붙여주기를

기다려  담배에  불이 붙자  담배향을 내 뿜으며  입을  연다.


"네"

"너...이름  바꿔라."

"네?"


앞을 보고 운전에   열중해 있던  동오는   윤 정의   엉뚱한  말에 잠시  시선을

윤 정에게   시선을 주엇다.

윤 정은  자신의  뜬금없는 말에  무심결에  놀라  자신을  돌아보는  동오에게

몸을  가까히 해 그의   귓볼을  살짝   깨물었다.


"...읏!"

"...여우  같은 놈.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놈은  또  처음이네,,,,,,,  겉은 완전히

꽉  막힌 놈  같이  생겨 가지곤,,,,  옆으로 새다니......너,  이 동오라고 하지 말고,

여우,,,아니,,,여우 보다는 그래, 너구리라고  해라, 이 너구리."

"......풋."

"왜 웃어?"

"푸후.,...  당신이  그런 말을  할진  몰랐습니다."

"그런......말?"

"농담  말입니다.  정, 당신은  언제나 긴장을 하고 있는 게   습관이  된 듯한  ,,,,

아니,,,그런  상태가 당신에겐  정상인 듯한  그런 모습 이였으니까요....."


내가........그랬나?


"흥,뭐,,,그래서 싫다고?"


동오는   차선을 바꾸고는  윤 정에게   생크림 같은   미소를 지어준다.


웃,,뭐,,뭐야,,,,,저놈  웃음이........

.
"갑자기   주기도문이  생각나는  데요?"

"주기도문?"


갑자기 무슨 소리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란 귀절  아십니까?"


시....험에?  이,,이놈이?!!!


"몰라!!   나, 중학교  중퇴야.  그런 거  알리  없잖아!!!"

"쿡,,,왜 이러십니까...........   조직원들 중  제도권 내의  학교를  정상적으로  코스

제대로  밟아가며 졸업한  자는 거의 없지만    모두.......특히  나  수뇌부는

의무적으로  한 분야의 논문을  쓸수  있을 정도의  학식을    주입시키는 걸로

압니다만,   저도.중학교 중퇴인걸요?"

"까불지 말고  운전이나 해,  열 받히면  차 안에서   네놈을  깔아 버릴테니까."


윤 정이  차 에  올라탄 이후로     보기만 해도  혼을  빼앗길 듯한  미소를

지우지  않던  동오의  한 손이 다시   담배를  찾다가 윤 정의 말에 순간적으로

멈칫하더니 곧  손을  다시 움직인다.


"....훗,,,,,,,,  한 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습니다만,,,,,당신 에게 라면......언제든

어디서든...뭐,,,그것도  좋습니다만.,"

"운전이나  햇 !!!!!!!"


윤 정은  자신의 도발에도  느물거려가며  가뿐히  넘겨버리는  동오의 말에

울컥해서 소리를 질러버리고는  고개를 밖으로 돌려버렸다.


제기..이 놈이  왜 이리  끈적거려.  날도 더운데.....

내가  아주  지놈  애인인걸  인정했다고  보란 듯히 끈끈해지다니.......

미친놈..나에게라면 깔려도 좋다고?

니가....한번이라도  깔려보기나  했어?

미친  새끼......원래부터의 게이가  아닌 이상,,

남자인   자신이   남자에게 깔린다는 게,..,무슨  의민지 짐작이나  하는 거야?

사내로서  태어나.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사내로써의 성적 자세를  포기하고

다른  사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사내를  버려야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기나  하고  깔려도 상관 없다고,,,

그  딴  소리나  넙죽넙죽  지껄이는 거야?


병신 같은 놈,, 사내가,,,,,,,같은   사내에게 ...자의가 아닌,,,,,억지로  처음으로

깔렸을 때의  그....죽음보다 나을 것  같지 않던  그  고통과...지독한  수치심을......

니가  알아?

그 딴  맘뽀로 내게  깔렸다간  채 두 번도  하기 전에  아퍼서  기절이나  픽픽

할거다, 이  멍 청아.

자신의  의지로 깔리지 않는한    심리적인  고통이  신체적  고통을  지배하기에 ........

처음은....... 고통  따위는  살이 떨리는 자멸감  때문에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이  허락해서  안긴다  해도......  한번  몸을  열고  남자를 받아들이려면,

상대가 아무리  부드럽게 해 줘도  몸이   받는  거에  익숙해지기 전  까지는

쾌감  따위는  거의 못  느낀다고,

내가....만일  너랑  몸을  섞어야 한다면,,,,,,,,차라리  내가  네게  안기리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야..  한번도 깔려본 적이 없는 주제에.....큰 소린....


윤정은  괜히  화가  밀려 들어와  신경질적으로  창   아래쪽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서     창을  반쯤  열고는   창을 열자마자  밀려들어오는  더운  열기를

깊숙히   들이  마쉬며  고개를  의자  뒤로   젖혔다.



여기는...........이상해..........

묘한........열풍이 부는 게.....

왠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

한국에서 겨우  4  시간  떨어진  곳인데..........

이  세상에서  불지 않는 듯한.............

야릇한  갈증이  나게 만드는  적도의   열풍............







19 화.



"조심해요, 정."


윤 정은  차에서  내려 걸음을  내딛다가  어두컴컴한  주위의 어둠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몸이 순간 휘청하자  옆에 붙어 있다 싶이한  동오가 얼른 윤 정의

몸을  자신의   팔로  감싼다.

윤 정은 흔들렸던  몸이  균형을  잡아가자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두  연인의 절벽......


이곳에  온  둘째 날  이곳에서   정신 없이  촬영을 하곤    다시 다른 장소로

옮기느라고  제대로  둘러볼 시간도 없었다.


물론,,,,,,  절벽이  하나  덩그라니 있는 ,,,,,,그다지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였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바다가  넗게  펼쳐진 곳이라    다시  한번  오고는  싶었는데,

동오가    이곳으로  차를  몰고   어두워진  길을  되짚어서  올라왔다.


괌은....관광지 라기 보다는  휴양지에   가까운  곳이다.

아주   중심지인  곳을  제외하고는 화려한  불빛은 구경도 할수 없거니와, 어둠이

깔리면 관광 장소에도     작은  조명조차도  켜놓지 않는다.

이곳  절벽  또한.,,,  일본인과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로맨틱한  전설이

있는 곳임에도  해가 지니  사람의   출입이 전혀 없을  뿐 더러  고즈넉한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섞여서  간간히  스쳐 지나가는,  왠지  괴기스런  느낌까지도  든다.


윤정은  자신의 손을  아예 붙잡고  걸어가는  동오의   뒷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그의 뒤를  따라서  절벽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잡초가  무성하게

펼쳐진 절벽  바로  앞에  도달한  동오가 잠시  자신의  손을  놓고  들고 온

자리를  펼치는 걸 보다가  그의 손짓으로 그의 옆에  가서  앉았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이  별로 진하지는    않은  바닷 내음과  섞여서  윤 정의

코  속으로 들어오자,   윤 정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밤에  오니  조용하니,  좋은데?  낮엔  관광객들로  정신 없이  북적거리더니......"


동오는  자리를  정리하고는    아이스  박스에서  준비했던  맥주를  두개

꺼내서  하나를  윤 정에게  내밀고  그도  윤 정이  옆  자리에  앉는다.


"두  연인의 절벽은.......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의  도피행을  벌였던

두  연인인  절망으로  더 이상  갈곳이  없자,  이곳으로  와서  두  사람이

서로의 머리를 묶고는   떨어져  투신 자살을 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저승에서라도  떨어지지 말고  서로의 인연이  되고자....   후,,,,,,,"


동오는 차가운 물이 해빙되어   떨어지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런 면에서는.....저는  행복하군요......적어도 죽기  전에  당신이 제 마음을

받아주었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기횔 줄께,  너   정말  괜찮아?  이건....화약고  안에  불 섶을

지고   들어가는 일 이란 걸  알지?"


잠시   아무말  없이  침묵하던  동오의  몸이 윤정에게  다가오더니  윤정의  몸을

자신에게  가까히  끌어당겨  그와    몸을  붙이고는  한 손으로   윤 정의 등을

쓰다듬으며  열기로   더워져  있는  그 의 입술을 조용히  덮는다.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파고드는  동오의  혀를 느끼며   윤 정은   자신의

팔을  벌려     동오의  몸을  감싸 안으면서  눈을 감았다.


동오야.........너와  하는    키스는...........


너의  키스는..........


너무나  달콤해.........


너무나도  달콤해서... 달콤해서...........죽을 것  같애...........


끊을 수  없는  마약을  하는 것 처럼


너의  품이..........너의 입술이..............너무.,,,,,,감미로워..........




"조금   쌀쌀하지   않나요?  아무래도 밤이라......"


키스를   하고 입술을   떼었던  동오는  키스를 하느라  자신의 팔로  바짝

잡아당겨   안고 있던   윤 정의 몸을 키스 후에도   놓을  생각이 없다는 듯,

더욱 더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막, 자신의  몸을  동오에게서  떼어

내려던  윤 정에게  변명하듯  한마디  한다.


윤 정은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동오의  말에 속으로   피식  웃으면서도

자신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은근히  몸을  감아오는  동오의  팔을  뿌리치지

않은채  그의  몸  에서 전해지는   체온을  느끼며  자신도   그의  허리 께를

자신의 팔로 감아  끌어당기며  동오의   몸에 자신의  고개를    슬며시  기대며

눈   앞에서  정면으로  펼쳐져   있는  고요한 어둠의    바다를  그의  품안에서

편안히  바라보았다.


가끔가다  철썩 거리는  파도의 소리가  간간히  어둠의 정적을  깨뜨리면서 바다를

바라보던  윤 정이  머리를   동오의  어깨께에  완전히  기대버렸다.

자신이  고개를 동오의  몸에  뭍자  마자   힘차게 울리는   동오의 심장소리를

자신의 귓가에  조용히  느끼며  눈을  슬며시  감은  윤 정은  십 여년  만에

처음으로  편안함  이란 걸  느끼며  자신에게   미소지으며   바다의  소리를

조용히   귀에  담아갔다.





"수고했어,  오늘,,,,,,,그만 가서  쉬어"


연인의    절벽을  내려온 뒤  시내구경을   조금 하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방에서

잠시 쉬던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의 방문을  노크하자  그를   방안에

들여보내고   같이    와인을     한잔 하면서   T.V를    틀고   영화를

보던중,   동오가  계속  영화에 집중하지 않는 듯  하자,  영화를  보면서 부터

자신을   끌어안고  있었던   그의 손을   슬며시 밀치며   동오에  말을 던졌다.


".........."


자신의 말에 아무    대꾸없는  동오의  눈을  무심코   바라보던 윤 정은  동오의

눈에   살며시  욕망이 스쳐지나가는  걸   보고는   화급히 몸을  일으켰다.


"얼른 가, 나도 좀  쉬고,,,,,,내일  아침에 보자."


윤 정이    한쪽으로  비켜서서    동오의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딴 곳을 보며

싸늘한  말투로  동오를 쫒듯  말하자   조금   침묵하던  동오는 몸을 일으켜

아무말  없이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윤정은 동오가  나가버리자  참고 있던 숨을 조금 몰아쉰 뒤  탁자에 늘어져 있는

술잔을  정리하고는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해서 자신도  모르게  오르고

있던 몸의  체온을  떨어뜨리고는 나와서    동오가  닫고 나간 문을   힘없이

바라보다가  그 문에 몸을  기댔다.


미안  동오.......

하지만  조금...두려워.....

너와  내가  완벽하게  한 몸이  된다면  이제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너와    내 관계를 확실히  굳히는 거니까.....


언제까지  이럴 수  없다는 건.....알지만...........

너와  웃음을 같이 흘리는  순간에도.....

그의.....차가운   푸른빛의  눈동자가 떠오르면서

마음  한 구석이  두려움과   불안으로   쳐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어..........


휴,......


윤 정은  문에 기대고 있던 몸을  떼내고 물기로  젖어있는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 넘긴 뒤  침대로  가려고 막  걸음을  떼었다가  망설이듯  문가로  다가가서는

슬며시  문을  열고  바깥을  쳐다보았다.


하아.............


윤정은 호텔  객실  통로 안의  차가운  에어컨의   냉기가  객실 안으로

들어오자  한숨을  조금  쉬면서   문을  닫으려고 문고리를 잡고 자신의  쪽으로

서서히  잡아 당겨 갔다.


멍청한  놈,  윤 정........  이 멍청한 놈.

네놈이 이젠  백치가 됐냐?

쓸데없이 밖은  왜 내다--


문이  완전히  닫히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강력한 힘으로  문을  닫으려던 자신의

힘을  방해하는  반대쪽의   무언가를  느끼곤   윤 정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그  힘의 주인을  쳐다보았다,


문을  세게  열려  젖힌 힘의  주인은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윤 정의   몸을

살며시 밀어  자신의  몸을 객실로  완벽히  들이고는 놀라있는  윤 정의  몸을

벽으로 밀어붙이듯  밀어서  자신의  두  팔로  강하게  껴안고는    붉게  충혈된

눈동자의  열기를  감추지 않은 채  격정적인  말을 내 뿜었다.


"당신을.......놓아주지 않을 거야, 윤 정.   당신은 내게서  빠져나가고  싶겠지만,

이젠  늦었어,,,, 난,,,,,,,,,,.오늘  당신을  강간할거야....  그러니까....

내가  당신의  것이 되는 게  도저히  자신의   이성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내게 그 잘못을  돌려,  난...당신을  강간하는 거라고......."


윤정은  멍한  표정으로   동오의  힘에의해  그의  품안에 갇혀 있다가  동오의

격한 감정의  메아리를  듣고는 아래로   내리고 있던  두  팔을  벌려  자신을

껴안고  있는   동오의  몸을  부서져라   껴안았다.


동오야.......


그래.....


그래...........이제..우린,,,,,,,,,  이제..끝까지....마지막  까지.....함께야..........


우리는 이제.........동오야..........



윤 정은  자신이 동오의 몸을  껴안자  자신의  입술을  덮쳐서는  먹어버릴듯

거칠게 탐하던    동오가   한 손으로  자신이  가볍게  걸치고 있는 가운을

벗겨가자  자신도  질세라  정신없이   동오의    셔츠를 벗겨간다.


오랫동안  굶주려온  맹수가  간신히   먹이를  사냥해  그  몸체를 물어 띁듯이

서로의 몸에 걸치고 있던   옷 가지에서  를 던져버린  두 사람은    자연의

상태에서  손을 잠시 멈추고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다.


화르륵   달아 오를 듯한  붉은 열망의 눈동자  위로  덧 씌워진  서로의........

깊은  신념의  눈동자.


동오는 알몸을 드러낸 채  역시 알몸으로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윤 정의

한 손을    잡아서  자신의  입가에   가져가서는 그의 손등에  자신의  입술을 깊숙히

뭍엇다.


".....사랑해요, 당신.........당신을..............사랑해........"

".....응,,,,,,,사랑........해........"


윤 정은  자신의  생애 처음으로 '사랑한다' 는  말을 내뱉고도 스스로가 낮설어서

자신의 마음속으로  계속 그  말을  되새겨 갔다.


사랑해 동오...사랑해......


윤정은 동오가  자신을  부드럽게  침대로  잡아  이끌어  조심스럽게 침대에

앉히고는  자신이  침대에 앉자마자  자신의  입술로   다가오는  그의 입술을

보고 살며시  눈을 감았다.


가슴이....떨려........

왜 그러지?   섹스란 거.......한 두번  해본 게 아니잖아....

한데,,동오야,,,,,, 나 지금  떨려서........심장이 터질 것  같애.....

들려?   느끼니?  정신없이  곤두박질  하듯  울리는  내 심장소리가?


윤정의   입술을  의식이라도 치루듯    보드랍게 훔치고 몸을  잠시  떼낸

동오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입을  뗀다.


"...고백할게 있어요"

".....? "

"나..........당신에  대한  감정을  깨닳고  나서는   공부를  좀 하긴  했지만,,,,,,,,,

경험은.......남자는....당신이   처음입니다,,,,,,,아프게,,,,할지도 몰라요.  그게  싫다면,,

당신이  날  안아도  되요........당신이니까........"


뭐어???    공부.........라고?

멍청이 같은 놈, 누가  꽉막힌 놈 아니랠까봐  이런 것도 공부했냐?


윤 정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동오의

더운  알몸을 껴안았다.


"..멍청이 놈.......  누가  네   현란한  테크닉  보재?  나도,,,,,,사실  그쪽

방면으로는 나도  초짜야,  내가  널  깔으면 넌  아마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야

될 거야,   출혈과다로.......... 그냥......맘대로 하고........ 죽이지만 마....."


윤 정이  어색한  상황을  덮으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거리자  그런

윤 정의   마음을  꿰고  있는  동오는   윤 정의  몸을  감싸안고는

그의 목덜미,  예전  하 륜이  상처를  남겼던 바로  그  자리에  자신의

첫  낙인을  깊숙히  찍엇다.


동오가 자신의   목덜미에 ...  바로 그  곳에   키스하자  얼굴을  조금 찌푸리던

윤 정은  아무말  없이  동오를   감싸안은   채로  눈을  감자  윤 정의 감은

눈가를   살짝  부드럽게  혀로  훓어내리던  동오의 혀는   윤 정의 입술을

파고  들면서 한 손으로   윤 정의 등  언저리를   쓰다듬어가며  천천히 손을

내려뜨려  그동안의 스킨쉽으로  알아차린....  부드럽게  곡선을 이룬  윤 정의

허리선 아래쪽  밑의  엉덩이로  손을  움직였다.


".....으음........"


동오의 손길이 허리  부근,  자신의 성 감대 쪽 에서  맴돌자  키스를  하고 있는

상태로  살짝  탄식을 흘린  윤 정의   입술에서   빠져나온  동오는  고개를

윤 정의  몸으로 숙여 붉게 상기되어 가는   윤 정의   가슴을 훓어 내려와

그의  유륜을   혀 끝으로  살살 돌리며 희롱하자,  앉은  상태에서 동오의

애무를  받아들이던  윤 정의   두 손이   침대시트를   잡아 채더니  동오가

자신의   가슴  돌기를 입술을 이용해  살짝씩  짓누르자  순간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을  흘린다.


"하아,,,,,,,,,,,,,"


동오는   윤 정의  숨결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입을  계속  움직여

그의   가슴께를 남김없이  희롱하면서  한 손을  슬그머니 내려서  아까부터

자신의 눈을 떼지 못하게   유혹해  대는 윤 정의   남성을 모른척하고 슬며시

쥐었다.


"핫,,,,,,,,,,,,,,,"


아래에서의 조금  농도 짙은 자극에  윤 정의  몸이  조금  떨리는 걸 자신에게도

기분  좋은 자극으로 받아들이던  동오는  몸을  점차  침대  아래의 바닥에 내려서

침대에  앉아있는  윤정의   허리 아래에 입술을 뭍고는  허리선과  엉덩이가

연결된  부드러운  곡선을  핧아 내려오면서 한 손을  뻗어  손으로는  윤 정의

남성을  잡고  몸체를 아래  위로  살짝  흔들며  조여주자  윤 정은  금새  허리를

조금씩  비틀며  시트를 맞잡고  잇던  손에  힘을  주어가기  시작한다,


"하,,,,,아,,,,,,,,,,,,,,,,,,,,,,,,,도,,,동오,,,너,,,,,,,,,,,,,,,,,,,,"


한꺼번에 격하지  않게  점차  강도를  더해가는    동오의  애무에  거친 숨을

쉬기 시작한  윤 정이   자신의  무릅  아래에서   무릅을  꿇고는  애무에

열중하고  있는 동오의 이름을  부른 순간,, 동오는  점차  빳빳하게  존재를

드러내려  하고  있는  윤 정의   페니스를   입으로  가둔다.


"핫!!,,,,,,,,,,,,,아,,,,,,,,,아웃,,,,,,,아,,,,,,,학,,,,,,,,,,,,,"


윤 정의  페니스를  입에  머금은  동오가  본격적으로   윤 정의 페니스의  몸체를

힘주어  조여가며 훓어  내리다가  강약을    두면서  입술을  아래  위로  움직여

가자   윤 정은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면서  점차  질퍽하게  거슬러

올라오는  욕망에  몸을  맡기고는  온  몸에서  송글 거리며  솟아나기  시작하는

쾌락의 물  방울과   뒤섞여  신음소리를  흘려대기  시작한다,


동오는  윤 정이  자신의   애무로  인해   이성을   잃어가며  육체의  욕망으로

눈을  붉게  충혈시키자   손을  침대  바닥  아래로 뻗어,  아까  윤 정과

같이   T.V 를  보는  동안  그  몰래  감추어  두었던    무언가를  슬며시

꺼내면서  윤 정에게는  현재   주고  있는 자극을 거두지  않게 조심하면서

튜브로  되  있는  손안의  젤의  뚜껑을  열고    손  안에  넉넉히  짜서는

침대에  앉은 채로 쾌락에  지배당하고  있는    윤 정의  페니스에서  입을

잠시   떼고는  그의 몸을  침대에  부드럽게  눕혔다.


자신을  침대에 눕히느라    동오의 애무가  중단  되자   아쉬운  눈을  보내던

윤 정은  자신이  침대에  눕혀지자  마자  자신의  다리를  양 쪽으로  벌려

젖히는  동오를  눈으로  쫒다가,  옷을  벗은  이래 자신은  키스  이왼   아무런

애무를 해 주지  않았는데도    크게  부풀어  있는  동오의   페니스를   막딱

뜨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리고선   곧  있을  일에  대비해  숨을

조금씩  조절했다.


일단.....동오는  처음  해  보는 거니  서툴러서  그가  들어오게  되면  ....

상당히  아프긴  할 것이다....  그 정도는 각오하는  게........


자신의 다리가 벌려 젖혀지자  곧  동오가 들어오리라고 생각하고 몸의 힘을  뺀채

심호흡을 하고 있던  윤 정은  동오의 몸이  들어오지 않자  시선으로  동오의

움직임을  쫒다가      막  동오가  다시 자신의   것을    입에  물자

자신도  모르게  입을  조금  벌리며   신음소리를   살짝  벌어진

입술사이로   탄성처럼  흘렸다.


"하앗,,,,,,,,,,"


조금 전   윤정의   페니스를  부드럽게  입안의   홀로  감쌌던  동오는 좀 전과는

달리  조금은   거칠게  윤 정의  페니스를   조여가며  윤정의  양  다리를  좀

더  벌리게  하고는 자신의  왼  손에  잔뜩 짜여져  있는 젤의 일부분을

오른손으로  옮겨서는   다리를  벌림으로서   모습을 드러낸  윤 정의  애널에

서서히  펴 바르고는   조금씩  그의  안쪽으로  손가락을  슬며시  밀어 넣으며

주위를 부드럽게   문질러  근육을  넓혀갔다.


동오는  차가운  젤의  감촉이  자신의  깊숙한 몸  입구에  닿자   몸을  조금

움찔거리던    윤 정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애널의  근육을   풀면서  손가락의

수를  늘려   안으로  깊히  파고들면서  움직여  대자      이물의   침입을

느끼는듯    얼굴이  찡그려지며  자신의  입술을 이로  조금  베어 문다.


점차로  손가락  수를 늘려  손가락을  윤 정의  애널에  삽입해서  움직여

대면서  입은   윤 정의  페니스를   벗어나지  않은 채  윤 정의  성감을  찾으려

애쓰던  동오는  반  이상이 윤 정에게  들어가  있던  자신의  손가락을 완전히

깊숙히 찔러  넣고는  약간  위쪽으로  손가락을  휘저어  누르자   순간,

윤 정의   야릇한 신음소리가 몸이  털썩거려지면서  동시에  터진다.


"아!,,,,"


윤 정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던  동오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쪽부분에  맞추어  손가락의  움직임을 빨리 하면서  눌러대자   어느 순간부터

신음을  참지 못한  윤  정이   고혹적인  신음 소리를   방안  가득히  흘려대자

그  부위를 그  부위를  조금   세게  힘주어  눌러댄다.


"아흑,,,,,,하아,,,도,,,,동오야,,,,,,,나,,,,,아,,,,동,,,,동오,,,,아흣,,,,,,그,,,그만해,,,,아학!"


입 으로는  자신의  페니스를  완전히 가두어 쥐어짜듯   조이면서  손가락으로는

자신의 애널  깊은  곳의 성감을  찾아서  고문을 하다 시피 사정없이 공격해 대는

동오의 집요한 애무에  윤 정은   누운 채로  허리를  비틀어대며  시트를  세게

감아서  잡아  쥐다가   참을 수  없는  쾌락에  숨을  헐떡이며   상체를

세우고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자신이  처음으로  육체를   '허락'하는  사람의  이름을  목이  메어라  불러대자

윤 정을  침착하게  쾌락으로  이끌던  동오의 몸이  윤 정의  하체에서  몸을

일으켜 진다 싶더니  윤 정의   다리가  더  벌려지면서  묵직한  무언가가

자신의  안으로  쏠리듯  들어오자   입구가   충분히  이완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간만의   침입을 받는   윤 정의  애널이  약간의  이물감을 느낌과

동시에  고통을 주인에게 호소하면서도   고통과는   다른..  무언가의  감정이.........

자시닝  이제껏  수도  없이  해왔던 ......단순한  동물적  섹스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육체를 나눈다는 벅참이  물 밀듯  들어오기  시작하자

윤  정은   눈을 감아버렸다.


"우욱,,,,,,,"


동오가 몸을 조금  움직여  자리를  잡자  자신의  애널이  더  벌어져가며

고통의  강도를  더 해주자  윤 정은  순간적인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눈을  힘주어  감았다.


"......정,,,,,,,,,  날  봐요,  정,,,,,,,,,,눈을 떠요..."


자신의 몸 안에  자리를 완벽히 잡고  들어오고  있는   동오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격정에  찬  말에  숨을  조절하며  눈을  뜨고는 그를 바라보앗다.


"아--욱,,,,"


자신이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본  순간   몸을   움직여  대는 그의 몸짓에  몸이

뒤집혀질듯한  육중한  중력감을 느끼며   약간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작게

만들던   윤 정은   자신에게  몸을  완벽히  삽입시킨 채  자신의  상체를

끌어올린   동오의  열기에  타오르는  눈을  응시하다가  그의   몸을  강하게

맞 부둥켜 안았다.


그렇게.....


서로의 몸이  연결된 채   편할리  없는  자세로  서로의   몸을  끌어 안고

잠시  침묵하던   두  사람은  헐떡이는  숨  사이로  느껴지는  서로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으면서   욕정 어린  갈망과.....   그  욕정과는  또 다른

그 무엇을   서로의 눈에서  느끼며 서로의 마음을  끊임없이  확인해  가며

서로의   입술을  굶주린  사자와도 같은  다급함으로  덮어버린다.


생동감  있게 서로의 혀를  갈취해 가던  깊은  키스에서  헤어난 그들은  동오가

숨을  조정해  가며  다시금  윤 정의 몸을  위로  밀어붙이기  시작하자   동오의

몸을  놓치지  않겠다는듯 부여잡고  약간의  고통과  불편감을   인내하던

윤 정의  입이  어느  순간  벌어져 가며   다시금  숨이  넘어갈 듯한

신음소리를    달콤하게 내기  시작한다,


"아,,,,,,,하,,,,,앗,,,,,,,하아,,,앗,,,,도,,,동오야,,,,,,,아,,,,"

",,,,,헉,,,,,,,,,정,,,,정,,,,,,,아,,,,,,아아,,,,,,,,,"


한 순간도  떨어질수  없다는 듯  완벽하게   서로의  몸이  연결된  상태에서

정신이  나간 듯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신음 소리를 질러대던   두 사람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어진 물 방울이    서서히  무게를   가져가며

서로의   몸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려 가며  두사람의  체액이  한데 뒤섞여버리자

격렬한 몸짓으로  엉망이 된  시트 위의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숨이

탈듯한  신음소리와  같이  섞어  미친듯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의 육체를

더 깊숙히  잠식해  갔다.


"도,,,,,동오야,,,,,학,,,,동오,,,동오야,,,,,,아아아,,,,아학,,,,,,,아,,,아,,,동오야,,,,,,"

" .........정,,,,,,,,,,,학,,,,사랑,,,,,해,,,,,,,당신,,,,,,,,,아,,,,사랑,,,,,사랑해,,,,,,,,,,,"



처음임에도 자신의 성감대를  어렵지 않게  잡아서 자신의 몸으로 쉴새없이

쳐 올리며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는


자신의  하나뿐인   연인 ( 戀人 ).............


동오의  격정에  찬  모습에  윤 정은  입술을  살며시  떨면서  점차로 자신의

숨을  조여오는,,,,, 익숙한  느낌이지만,,,,,  전혀  다른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쾌락의  정점이  슬금슬금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며   숨통을    조르기

시작하자  윤 정은, 바짝 말라버린   목안에서   거친  더운  열기의 숨을  내쉬면서

상체를  억지로 더  높이  들어서  두 팔로 동오의 목을  끌어 안고는

아득한  절정의 파도가 자신의 몸을  뒤덥자   고개를   뒤로  크게  젖히며

비명과도  같은  커다란  단말마적인  오르가즘의  목소리를 방안에  퍼트리고는

몸을 한껏  경직시킨 채  입술을  크게  벌려서  몸을  미세하게  떨고서

이유도  모르게   흘러 나오는  눈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서  입술 아래로

흘러내리자  자신이 부둥켜  안고  있는,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동오의  몸을

더  세게  끌어안으며  눈을 감아  자신의  눈  에서 흐르고  있는

뿌연  무언가의  물질을   밖으로  내 보내 버렸다.



.........몸이............몸이   부서져 버렸으면........


....다  불타서.........몸이  다  타서  ,,,,재가   되었으면.....


아아.......동오야,,,,,,,,,,,,,,,,,,,,,,,,,,,,,동오야,.


아아,,,,,,제발,,,,,,,,이  순간에......시간이...멈추어  주었으면,,,,,,,,,,,


아아아,,,,,,,,,,,,,,,,,제발.........


동오,,,,,,,,,,,,야...............동오....





20 화.




"으응......"


윤 정은  방안에  살짝씩 감도는  열풍을 아스라이  느끼고는 눈을  슬며시  떴다.

눈을  뜨자마자   열려 젖힌  베렌다를 통해  그대로  보여지는 진한  초록빛을

가진  괌의 바다 빛.....

윤 정은  살짝씩  펄럭이는  커튼의  사이사이로  끝을 알수 없게  펼쳐진

초록의 바닷 빛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아침..인가?


잠이  조금 설깬  윤 정이   무심코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바라보니  옆에

있어야 할  동오가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들고  침대 옆에  끌러  놓은  시계를 보니  어느 덧  아침  8  시......


이  아침에  어딜 갔지?


상체를 일으키고  침대에 앉아서  선잠을  마저  깨며  동오를  기다리던  윤 정은

동오를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목욕을  하기 위해  침대 밖을  나가려다가

상체를 일으키면서  밤새동안  엉망으로 구겨져 버린 하얀색의 시트가 눈에  띄자

어젯밤이   생각나   멋적게 미소지었다.


동오가 ....... 처음 치고는 자신도  놀랄 만큼의 솜씨로 자신을  배려해서 안고......

그..... 하 륜  처럼    그렇게  능숙하고 지독한  테크닉으로 자신을 불타오르게

하면서 자신의 성감을  정확히  짚어내지는 못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육체적

접촉이라는 건 .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늘로  뜨는  것  같은  쾌감이였다.

그래서  자신은  어제  밤새  그와  함께 하는 쾌락에  밤새   몸을  정신 없이

떨었지만  한번 할 때마다  격하게는 해도  한 달에  두  서너 번 일 뿐

이던  히 륜과의 정사가 그 나마 그가 출장을 간 이후 두 달  내내  한 적이

없으니  아마도  그곳이......조금  울혈되 있음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조심하는 게......


막 몸을  침대에서   완전히   일으키려하던  윤정의  귓가에  문소리가  나더니

동오가  그의  폴로 향을  상큼하게  풍기며  방안으로  들어온다.


"일어났어요?"

"응..어디  갔었어?"

"잠깐  바람 좀  쐬고요......  당신  아침에  커피 마시는 거  즐겨  하잖아요."


가벼운 걸음걸이로  침대에 다가온  동오가  자신의   손에  담긴  차가운  커피

글래스를   윤정의  뺨에 살짝  대며  그의  다른 쪽  뺨엔 그 자신의 입술을

대어  부드럽게  키스한다.


윤 정은  동오가  건네주는  아이스 커피를  받아들어    두어 모금을  넘기다가

무심코  침대의 주위  바닥에  던져져  있는  젤의  튜브가  눈에 들어와서

눈을  찡그렸다


"....야, 이 동오."

"...네?"


동오가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깔리며    싸늘해진  윤 정을  의문을  담은

눈으로  응시하며  천천히  대답하니  곧  튀어 나올 듯한  윤 정의 목소리가

그 뒤를   따른다.


"너!!  어디서  젤을  다 구해놓은 거였어?  호텔 방 안 엔  젤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아?!!   그것도....하다......말고  그  자리에서  꺼내더니, ...........너............너?!!!

너,  그걸  설마  그걸  미리  준비해서  침대 밑에 숨겨  놓은 거였어?!!"

윤 정은  자신이  말하는 동안  동오가  입가에  슬며시 웃음을 담아가자

기가 막혀져서  뒷말은  거의 소리를   지르다 시피  목소리의 톤을

높혀 가면서   눈으론 자신의  말에 계속적인  희미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

동오를    노려본다.


저.,,,,,,,저놈이?     알고 보니.  정말로 여우  같은 놈  아냐?!!   정말?!!


동오는  황당해  하는  얼굴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입을 다물고 있는  윤 정을

바라보다가 침대가로  가까히 와서는 몸을  굽혀  그 옆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젤의 몸체를 잡아서  그  한참 옆쪽에  떨어져 있는  뚜껑을   맞 물려  얌전하게

침대  머리 맡에  올려두고   침대에 주저  앉아  기가 막힌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윤정의 옆에 앉더니   그의   알몸을 부드럽게   안아선

자신에게  끌어 안겨진  그의   등을  살며시  쓰다듬는다.


"그거.....그래도  물 건너온 겁니다.  한국서 여기까지..  당신이 혹시 알러지가 있을지

몰라서........미국 건  아무거나 쓸 수도 없고....  당신의 눈을  피해  사러나가기도

뭐 할거 같아서......  한국에서 고르고  골라서  미리  사둔 겁니다 만."


윤 정은  동오의 침착한 대꾸에  기가  질려버렸다.


"너....한국 에서 부터 아예  작정하고  온 거냐?"

"....네.  이번엔  정말로  당신을 강간이라도 하려고  했죠.,  아주.........남자의 목을

조르는데  재능이 있으시더군요."

"너!  건방진 소리  지껄이지 마.  내가...  네게   안기긴 했지만  내  체력도   네게

만만치 않고,  일대 일  격투라면   누구에게도  쉽게  무릎 꿇을  생각 없어.

내가 마음 먹는 다면  넌 내 몸에 손 하나 못 댄다는 이야기야.  같잖게  어디서

강간 운운 이야?  곱게 깔려 준 것도 모르고  큰소린...."

"하하......물론 당신이 대단하다는 건  잘 알고 있죠...  그러기에 조직에선   당신

눈초리가  매서워지면  겁을 집어먹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고.....솔직히

당신과 맞붙어  완벽히  이길  자신은  없습니다만....아무리  강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늘  무릎을  꿇는 게  인간이란 족속 아닙니까?"

"........"

"정?  화 났습니----앗-"

"콰당탕탕----"


자신의  활기찬  대답에  윤 정이   아무말  없자  그의  반응을  살피던

동오는,  윤정이  한 팔을 신속하게  들고서  빠르게  올려붙인  주먹에

얻어맞고는  몸의  중심을 잃고 침대아래에  굴러 떨어졌다.


윤정은  동오가 바닥에  굴러 떨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날렵하게

일어서선  바닥에  널 부러진  동오가  몸을 일으키기 전에  왼 발을  뻗어  동오의

배  언저리를   맨발로  꾹꾹  눌러댔다.

"....까불어대긴.....너는 그래서  애송이라는  거야.  뭐?   사랑하는  사람에겐  쉽게

무릎을 꿇는 다고?  천만의 말씀이야.   난  격투가  시작되면  그  누구도,  하물며

나  자신 조차도  쉽게 안  봐줘.   그래서 그런  독함으로  조직의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는 거고,"


윤  정이  동오의 몸을  발로  짓누르며  말을  하자  가만히  그를   응시하던

동오는 슬그머니   상체를 일으켜  윤 정의 발등에  키스한다.


"뭐,,,,,뭐 하는   거얏!!"

"후..........알 몸 으로 몸을....그것도...배  부위를  누르다니.....당신, 지금 나

유혹하는 거  잖아요...."

"..........."

"퍼---억-"

"으웃--"


윤 정은   동오의  유들유들한 대답에  기가  탁  하니  막혀와서  발을 들어

동오의  얼굴을 가볍게  걷어차고는  싸늘한 눈으로  동오를 내려다 보았다.


"  이  색골  같은 놈아,  니 놈이  어제 얼마나 해댔는지  기억이 안나?

지금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란 말이다.   까불긴......  나 목욕하고   나올 테니

나갈 준비나  해둬,  바람이나 쐬러가게."


얻어 맞았 음 에도  불구하고  시종  얼굴에  미소를 걸며  자신을    진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동오에게  일부로  싸늘히 말을 던지고  욕실로 다가서는

윤 정의 입가에도  미소가 살며시  피어오른다.





"여기 맥주 한 병 더 주시오....."


윤 정이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현지인   웨이터를  불러   술을  주문하자

동오는  잠깐의 시간동안 머리를 들어   윤 정의 머리 너머의  창 밖을   올려다본다.


"왜?"

".....음,  잠깐  나갔다  오지 않을래요?'


오전 내내   쇼핑과 승마,  수상  다이빙을 같이  하면서 주위에  수 없이  지나치는

신혼 여행객들과 다름없이   하루를    관광을  하며   보냈던 두 사람은  해가

지려  하자 식사를 할 겸  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선상에서  식사와  음료를

마시는 센 셋  크루즈를 즐기며  낮엔    관광을  하느라 제대로 먹지 못했던

주린 배를 가득  채우곤 조금  노곤해  오는  몸을  알코올의 기운으로  풀어가고

있던 중 이였다.


윤 정은   동오의 말에  자신도  고개를 돌려  주위에   즐비한  창 중  자신의

뒤에 난 가장  큰  창을  통해 밖을 보니 태양이  아스라하게  막 이지러져  가면서

좀 전  한 차례  스치고 지나간  빗물이 섞여서  그런지  하늘이  묘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윤 정은  자신의 앞에 조금 전  주문한  맥주가 놓여지자    아무 말  없이

맥주병을 들고  선실을 벗어낫다.


윤 정이  선실을  나가자마자  하늘을 바라보니, 선실에서   바라보이던 하늘은

좀 전에  훓고  지나간  비 때문에  약간의 잉크 빛을 같이  띄고 있었고

초록빛이  어우러진  푸른빛의   바다를  가르는  요트는   조용히  바다

한 가운데를 선회하고 있었다.


선실의 문을  잡고  잠시  서 있던  윤 정은    비가  살포시  섞인 청량한 공기가

자신의 몸을 금새  휘감겨 오는 걸 느끼곤 천천히  배  머리 쪽으로  몸을

옮겨가자  지나치던  원주민  선원들이 조심하라고 한 마디씩 주의를  준다.

윤 정은  자신에게  말을   던지는 원주민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흘려준 뒤

갑판 쪽으로  다가가 몸을  선 채에  기대고선  배가  바닷 살에 부딪힐 때 마다

튀어서 자신에게   튕기는  바닷물의   잔재를 몸에  휘어 감아가면서    언제나

그렇듯  늘 자신의 뒤에  조용히  서 있을  동오를   인식하고는  언제나 와

다른...... 나른하게  느껴지는   편안함에  두 손을   머리위로 올려서 있는 힘껏

기지개를  피곤  뒤를  돌아서  동오를   바라보았다.


"이리와,  동오야."


동오가  묵묵히    윤 정에게  다가오자  가까히   온  그와  같이  한참을 조용히

바닷물을   바라보던  윤 정은  자신이  가져온  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


"난,  바다가 좋아.  "

"저는.. 당신이  제일 좋습니다만."


윤 정은  자신의 말에  0.1  초의  여유도 없이 즉각적 으로 나오는 동오의 말에

피식 웃었다.


"하,  넌  어떻게  된게  쑥스럼도 없냐?  좋다는   소릴  아무 때나  넙죽 넙죽...."


윤 정은    곱지 않은 눈으로 동오를 흘겨 보면서도 속으로는 슬며시 미소지으며

다시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음...좀 이상하긴 해,  비도,바다도  같은 물인데  유독 비는   싫고   유독 바다는

좋다니......동오야, 정말,.  바다를 보고 있으면 .......   그  끝을  모르게  퍼져있는

바다를 보면......  어디로 인지  짐작조차 못하는 곳으로  조용히 물결쳐 흘러가는

물살을 보면,,,,,정말  자유로워  보여 서.... 동오야."

"네"

"훗....너   언제까지  내게  그렇게  딱딱한  존대 할거야?   뭐. 내가 너 보다  밥

그릇  수가  많은 건 사실이고,  지위도  그렇지만.........한국말은  그렇잖아?

존대말은 좀......거리감 있어 보인다고.  전에 말한대로  형이라고  부르고....정....

형 이라고 부르기 싫음    이름 불러도 구박 안 할테니   말  놔."

"..지금 은  좀....  아무래도  평소 습관이  무서운 거니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게  될지 모르니......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봅니다만......당신이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늘  조심하면서 그러도록 하죠"

"..부탁?"


동오는  윤 정의   의문에 찬  말에  살짝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는 다.


"당신,,,,,나  사랑한다는  소리......... 한번 밖에는   안 한 거 알아요?

그말.,,,,,듣고   싶은 데요?"

"뭐,,,,,뭐?!!"


윤 정은  동오의 말이  금새 말이 입에서 헛 돌앗다.


도데체  저 놈은  어떻게 된 놈이  저런 느끼한 소리가  술술 잘도 나오는 거야?

사랑.....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싫어,. 안 해."


윤 정이  그에 관한 이야긴 더 이상 한 마디도 않겠다는 듯   고개를    돌려

다시 바다를 응시하자  예상한  바와 같은 윤 정의 냉랭한  반응에  슬쩍  웃음을

흘린  동오는  윤 정에게  다가가  그의 몸체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뭐,뭐얏!!  이거 안  놔?!!"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자  기겁을 하며 빠르게  주위를 먼저 살핀다.

"..저도......싫습니다.  안 놓을 건데요?"

"이, 이놈이?!!"

"정말....말 안해  주실 겁니까?  당신........나  사랑한다고  말하던 날 밤..당신의

입술이    얼마나...유혹적으로  벌어졌었는지..아십니까?  ..이  주위엔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데  어떻습니까......."


윤 정은   자신의 몸을  꽉 끌어 안은 채  투정하는 듯한  동오의 말에 황당해

하면서도 그의 말 대로  주위를  보니  과연 놈의 말 대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주위엔 없고 .,단지  저쪽    한 켠에  신혼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의  남 녀가

사진을  찍고 있었고 .... 자신들과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화를  전혀 못 알아 듣는  듯한  일본인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전부였다.


윤 정은  자신의 몸을  뒤에서  꽈악  끌어 안은 채  이젠  슬슬  손가락으로

자신의  몸을 더듬기  까지 하는 동오의  태도에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이놈..정말로   가지가지  하는  군.... 이젠  어리광이냐?

버릇없는 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당장  안  비키면  바다에 던져버릴  테니 얼른 비켜."


동오가 윤 정의  차가운 말에  스르륵   하곤  몸을  떼어낸다 싶더니  윤 정이

다시 묵묵히 바다를 바라보는 동안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더니  뱃 머리쪽의

제일 끝 쪽,  승객의  접근이  금지된 쪽으로  빠르게  나아간다.


"너, 어디가는 거야?"


갑작스런 동오의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시선으로 그를  따라가던 윤 정은

동오가 성큼 거리고  뱃 머리쪽의 제일 말단에  서서 배가   운행할  때마다

흔들림이  가장 심한 쪽의  제일 끝에 서서  싱긋 웃자 순간적으로 동오의

의도를 알아채고  얼굴을  굳혔다.


"너....장난치지 말고 이리와,.  네가  얘냐?  그런,  어린애나 하는   장난을 하고?

여기가.  한강 앞 바다인지 알아?  여긴  세계에서 그 깊이를   자랑하는  괌  바다야.

까불지 말고    얼른. 이리와."


동오는   윤 정의  나즉한  협박에도  개의치  않고 오히려  몸을 더 빨리  움직여

윤 정이 동오의   행동을  눈으로 불안하게 쫒는 사이   몸을  움직여  두 손으로

배의 지지대를  지지하자마자   몸체를   바깥으로  내밀어서 다리를  밖으로

내밀게  하곤  몸은   배에  매달렸다.


"너!!!  뭐, 뭐하는 거얏!!!!!! 이  동오!!!!!!!"


윤 정이   설마설마 했던  동오의  무모한   행동에   순간적으로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뒤를  급하게 돌아다  봤으나  선실 안 에서  벌어지는  쇼 타임을

구경하기  위해서 인듯  어느덧   모두가 내려가 버린  갑판 위엔   아무도  없었다.


윤 정은   순간적으로 바람이 배를  치고 지나가며  바깥으로 매달린  동오의

몸이  배를 따라 흔들리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얼른, 말해주심  빨리 올라갑니다-----"


윤 정의  얼굴을 올려다  볼수 조차 없는 상태로   배의 끝으머리에  매달린

동오가  바람에  자신의  목소리를  실어서 윤 정에게 외치듯 목소리를  보낸다.


윤 정은  약간의 물살에 찰싹거리는  배가 파도의   요동으로 흔들림이  조금

더 심해지며,   그럼으로 서  배 밖으로  몸을  완전히  빼내서 매달리고 있는

동오의 몸이  배를 따라서  같이  더욱 더  흔들리자   더 이상 생각이고 잣 이고를

할 수 없이   다급해져서는  동오가 매달리고 있는  곳,  그의  머리 위에서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사랑해, 이 동오, 사랑해!!!!  사랑한다고,!!!!!!  이  나쁜 놈아!!!!!"


윤 정의 악  쓰는 듯한 사랑의 고백이  휑한 바다 한 공간을   휘젓고   나가자

배의 몸체에 매달리고 있던 동오가 자신의   양 다리를 무게중심으로 이용해

얼른 몸을 다시 배 안으로   들이곤 몸을 바로 세워선,  뒤 돌아서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윤 정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아하......정말  기분이....욱--"

"짜악---짝--짝---"

"......."

"퍼억-----퍽-----퍽"

"콰당---탕---"


윤 정은  자신에게  다가온  동오에게 몸을  돌리며 기세 좋게  그의  뺨을

연속적으로 두 세대 치고는 그래도  분이 안  풀린 듯   주먹을 들어  동오의 몸을

가격하자  그의  몸이  윤 정의  매서운 타격에   균형을 잃고는 갑판위를   구른다.

한참 뒤, 동오의 몸이 바닥에 널부러진  뒤에야  비로서  주먹질을 멈춘  윤 정은

흥분으로  입술을  덜덜  떨어가며  다시 한번  동오의 몸에  세게  발길질  한다.

"퍼---억--"

"욱-----"

"개, 개새끼, 너,,,,,,너 지금 무슨  짓 하는 거야,  내가, 내가  내 눈 앞에서  다시

한번 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꼴을   봐야 하는 거야?  내가 지금

까지 살아온 이유가 뭔데!!  더러운  숨을 공기 중에 내뿜고  해충처럼  남의

눈물을 빨며,  몸을  이  추잡한  세상에  딛고 사는  이유가 , 이유가  뭔데, 내가

내 눈앞 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꼴  보고 싶어서 인지 알아?

개  새끼,  너!!  너, 그렇게   네 목숨이   하찮아?  아무런  말  한마디에  목숨을

걸 정도로 그렇게 가벼워?!!!   그럼, 그렇게  아무렇게나 목 내버릴 거면 왜,

왜  내 앞에  나타나서  날 흔들어 댄 거야?  네놈이 혹시라도 , 찰나의 실수로,

네놈이 그렇게  잘난척하다가  실족이라도, 잘못해서 손 이라도  놓쳐서  빠져선.

그래서  또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내가, 내가  제정신으로

세상을 살을 수 있을 거 같애?  씹 새끼,   왜 말을 못해?!!!!!!!!!!

평소엔 그렇게나 넙죽 넙죽  한 마디도 안 지고  잘 지껄이더니

이젠 입을   바늘로   꼬맨거야?!!!!   그래?  이 나쁜!  나쁜  새꺄!!!!!!!!!"

"..............."


동오는 윤정의 발작적인 소리에  아무말 없이  몸을  바닥에서 일으켜  그에게

다가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흥분에 몸을  떨고 있는 그를 가만히  껴안았다.

흥분에  타오른 듯한  윤 정의 몸이  동오에게 안기자  윤 정은 몸을  비틀어

동오의  품을  벗어나려고 한다,


"놔!! 놓으란 말야, 개 새꺄, 내가, 니 놈을 마음에  들이는데   어떤 각오를 하고 그

랬는지 모르고,  말 한마디에   함부로 니 목을 걸어?  차라리  얼른 죽어!!!!!!!!

죽을 거면  빨리  사라져서  내 눈엔  다시는  안 띄게 사라져  버리란 말야!!!!!"

"....미안해요, 정............잘못...했어요.."

"놔, 놔!!  씹!!! 놔!!!!!!!"

"미안해요,,.....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냥. 당신의 입에서 날 사랑한다는 소리가

듣고 싶어서,,,,,,,,미안해요......"

".......하......악....................헉........"


동오는 자신이  강하게 감싸안은  윤 정의  몸이 조금  진정하자  그의 몸을  더욱

더  끌어당겨서  조금치의 빈틈도 없이 안고선  조용히  속삭였다.


"정......당신의  숨은  더럽지  않고,  당신은 절대  해충과 같지 않아...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우리의  영혼이  하나로 합쳐있는

지금 내겐,   그 어떤......사람들의  잣대도...... 당신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평가도  내겐  필요치  않아....  당신은  내게선 그  어떤  고결한  성인 보다도 더..

성스럽고.......순결한 존재니까.......  정....  내 목숨은    가벼운 게 아니고......

아무나의 말이  아니고.......당신의 말 한마디에는 모든 걸  걸 수 있는 것  뿐이야.....

그건  절대. 하찮은 게 아냐...정, 그러니....이젠 내 품안에서  당신이 묻어 두었던  눈

물을  마음껏  흘려줘.........  . 당신은 ...또 하나의  나.......이니까."

".............."


윤정은  자신을  와락 껴안은  동오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몸을  격하게

떨던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고  동오의 몸을 자신의 손으로  거세게  끌어안아

눈 앞 에 들어오는  석양과   함께  동오의 숨결을   자신의  눈 속에  같이 가둔다.



사랑해 ...동오야..........


내 인간적  감정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너,  이 동오 를...........사랑...........해.












"그래서, 정 이는  지금  괌에 있다고요?"

"...........촬영이  있다고 해서 가는 걸  허락했다."

"흐음...당신  그래도 생각보다는  조금은 누그러  졌군요? 정이 놈에게 해외를

다 허락하고.......예전 같았음  어림도 없는 일일텐데."


정운은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세리주의 잔을  들고 몸을  의자 뒤로  젖히며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


하 륜이  콜롬비아의 본부 내에  올때면  언제나   그의 방으로 쓰고 있는 이곳은

한 면이  아예   창으로  되어있어  테라스 겸 으로 이용하며  가끔 그들 둘 이서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눈 앞에  펼쳐진  경치를   감상하며  회의를    하곤 했다.

물론  한 낮엔   여름의   푹푹  찌는 더위가 높은 습도와 같이  어우러져  숨통을

막을 정도라  에어컨이 없이는  상쾌한  바깥 공기를  섭취하기  어려웠지만  해가

지면  낮에   작열하던  태양은  어느 새  세력을  감춰버리고  적도의 습도는

써늘하게 식혀서  마치  한국의  깊은 가을과 같은  한산한   여유를 준다.

정운의 말에  별 대답 없던  하 륜은  자신의  잔에 손을  대면서  얼핏

화제를 바꾼다.


".........너, 그러고 보니  오기 전에 전화했던  얘기는 어떻게  된 거냐?"

"응?  아아.. 그  중동,  오만의  황실에 팔아먹은 놈 말이죠?   한국이름이  ......

그래,  아마  현우 였지요?  "

"쓸데없는 걸 기억하는 버릇은....  그놈이  그 황자를   쥐고 흔든다며."

"아아..."


정운은  고개를 조금  흔들곤  머리를  쓸어 넘겼다.


"누가  알았습니까.  그  호색한이...., 게다가  37 번째 황자인데  후계자로  지목을

받게 될 줄이야.. 뭐. 어차피 윗 대가리의  권력 싸움이겠지만.....덕분에  그  놈에게

팔아 넘긴  그 어린놈은   실질적인  황태자비가 되겠더라고 요.... 그놈을 팔아먹은

뒤  당신 말대로  계속 그놈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놈이   아주 그 돼지놈을

꽉  쥐고  실권을  조금씩 빼내고 있더라는 보고더라고요.... 참 내....거기 간지  .

이제  삼년 인가.....밖에 안되었을 텐데, 머리  하나는...... 뼈라곤  한번  손 보면

부러지게 생긴 놈이  훗,  기억  안나요?  그놈에겐 당신이  첫 남자 아닙니까..."


하 륜 은 정운이  싱긋 웃으며 농담을 던지려 하자  얼굴  표정을  바꾸지 않고는

자신의 잔에 입을 가져다 댄 뒤  땐다.


"..유독  잔머리를  굴리던 놈이다,  그 도가 지나쳐서  일부로 조직엔 들이지 않고

중동에 팔아먹은 놈이고.....내게  강제로 안기고  난  다음 날,  지 놈이 곱게 살아

나가지 못할걸  알아채고   날  유혹하려고 했던 놈이지.  그런 상황 에서. 누가.

얼마나 많은 숫자가    그렇게  빨리  제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거  같냐..

만만치는  않을  놈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꽤 건방진 놈 이였지"

"아하?  이런, 이런..천 하의  하 륜 님께서  자존심  꽤나 상하셨겠군요,  새파란

애송이 놈이  조직의  우두머리에게  유혹이라?.........  음.  그놈은  애초부터

간덩이가 보통은 아니였군.    하긴 그런 놈이니 말도 안 통했었던   외국인 주제에

얼른 그  황자의 마음을--"

"없애."


하 륜은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며  짧게  명령했다.


"없......애라고요?"

"그 놈에겐  이미 한번 살  기회를  줬다. 얌전히  그  돼지의 뒷방이나  차지하고

있음   평생까지는 아니 여도  그 돼지의 노리개로   어느 정도 까진  호의 호식

하다가 적당히 재물을  챙겨  넉넉히  살거나......혹은. 빠져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실권까지  노리는 욕심이라니....."

"글쎄,  꼭  없앨 것 까지?"

하 륜은   자신의 말을 반문하는 정운을  힐긋  바라보며  한  손을  뻗어 자신의

앞에  있는 담배 케이스를  집어선  그 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런 놈은.....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 놈이지. 그놈은.......  그냥  돈푼이나

던져주면  하루 하루 에 만족하는 .그런 목숨에 연연하는 인간들관   종자,

그  자체가 다르다.  그놈은  지놈이  어떻게   당했고,  팔렸는지....

아마도..처절하게 기억하면서  절대로  잊지 않고  조직에   이를  갈고 있을거다.

그놈의 힘이  커져서  다루기  골치 아프기 전에 잘라."

"흐음........그러죠, 뭐..."


하 륜의  설명에  무심코   대답하던   정운은  자신들의  식사를 시중들던

하인이  마지막으로   디저트를  쟁반에  가져와  테이블에  내려놓자    자신도

하 륜에게서 담배 케이스를 빼앗아  담배를  하나  꺼내며   무심결에

테이블에  놓인  접시에   시선으로 주다가 그가  가져온  것을 보고는  급속히

얼굴을  굳혔다.


이....이게..이것들이..........미,,미쳤나?!!!!!!!


"쨍그랑------"


역시.........제기..........


".........뭐야."


역시나,   생각대로  접시가  하 륜의 손에  의해  허공으로 던져져선  바닥에

나뒹그러 지며  소리를  요란하게 내자  정운은  하 륜  특유의  싸늘한   무표정이

금새  무너져 가며  평소엔  타인 앞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  그의  얼굴표정이

그대로  드러나서  보이자  성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하 륜의 팔을 슬며시 잡았다.


"아...륜,  조금 진정해요. 아마  요리사가  이번에 새로 온 모양이라  잘 모르는 게..."

"하........새로.......새로 라........누가......이  따윌  내  눈앞에  내 놓으라고 했어........

네놈이.........네놈이  그렇게나 죽고 싶은 건가?"


하 륜은  정운의 말림에도  아랑곳 없이 ,  바닥에 접시가 구르자 멍하니 서서  접시를

바라보던  하인에게  다가가  정운이 말릴 새도 없이  하인의  머리에  평소 하 륜이

소지하던  최신형  단기 권총을  하인의  머리에  들이 밀고 힘주어 나즉하게

섬짓한  말을  내뿜는다.


하인은 자신의 머리를 짓누르는 묵직한  검은 빛의 쇠를  보고는 몸을  심하게

떨면서 두 손을  기도하듯  모으고선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하 륜

에게  정신 없이  애걸한다.


"아, 아이고!!!  사. 살려주십시오!!!!!!!"

"륜,  저기,  진정해요!!"

"빠--각----"

"아아악------"

"륜!!"

"콰당----"


하  륜은   자신이  멱살을  거머잡고 있던 하인의  손목을 단숨에 분질러 버린 뒤

총을 들어 어딘가를  겨누고선 방아쇠를  발작적으로 당겨버린다.


"탕---탕---타앙-----탕----탕---탕---"

"........이.......... 죽여버리고 말겠다, 내게  다시 이걸  내놔? 요리사 놈,.

죽여......버리겠어......."


하 륜은  자신에게  손목이  분질러진 채로 공포에 질려서  감히   더 이상의 비명이나

고통의  소리조차 못 내고  부들거리며  떨고 있는  하인을  바닥에 거세게  내던져

버리고선  바닥에  음식이  짓이겨져 있는  접시와 그  주위에 정신이 나간 듯

총을  쏘아대더니 손살같이 몸을   돌려선   벽에 장식한   거대한  길이의 중국도를

꺼내들고  나가려 하자 귀를  멍멍하게  하는  총소리에 잠시 하 륜이  하는 행동을

바라만 보고 있던    정운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선, 성급하게  하 륜의

몸을  뒤에서  붙잡아 안았다.


"륜!  당신,  조직의  총수라고요, 알고 나  있어?  내가,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놔......"

"륜, 제발!!!   제발  좀  진정해요!!!!"

"..................."


정운 에게 몸을 붙잡힌 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하 륜은   한참의 시간 뒤  서서히

몸을  돌려 자신이 들고 있던 중국도를  바닥에  내 던져버리곤  천천히

그   특유의 차가운  무표정을  회복했다.


"........전의  요리사 놈 , 데려다  손봐. 그런걸  인계 안하고서,  내 요리사를

하겠다면. 목을 내 놓으라 해도 할말 없겠지. "


정운은  하 륜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버리자.  아직도 바닥에  납작하니  엎드려서

벌벌 떨고있는  콜롬비아인 하인과,  바닥이 총알자국과  파편으로 엉망이  된

바닥과.....  그  바닥에  엉망으로 짓이겨져   있는....

그의...........자신의  주인의  상처를  건드린  그의...... 금기.........

피칸 파이를  망연 자실 하게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마리타.  당신은... 악마였어.......


나는............죽어서도    당신을........용서하지 않아..........절대로..............





2부 상 끝.





21 화.




"탕--탕---탕--탕--탕---"


콜롬비아의 청명한 한 낮 의 하늘을  뒤 흔들 듯한 광음이 나자  주위의 눈을  피해

한참  어디론가 몰래 사람의 눈길을  피해  숨어서  길을 가던 정운은  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슬며시  다가갔다.


뭐야........저 토끼들은  .......지금  그 총소리로 죽은  건가?   말도 안돼.


기관총으로 사방으로  도망가던  토끼  여덟 마리의  움직임을 멈추게 한  소년의

총 솜씨를  숲의  커다란 나무 뒤에서 넋 놓고 구경하던  정운은  그 솜씨를

감탄하고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저건...내 기억으론 분명히  기관식 연발 단총 IMI UZI-9mmX 19. 이스라엘제 다.

저건 고장은 적지만 명줄률은 상당히 낮은  총인데.,  저걸 이용해  저렇게...

게다가  총소린 분명히 다섯 발.  그리고 지금  눈 앞에  쓰러진  토끼의  수는

여덟 마리....분명.. 한발을  이용해  두 마리를  꽤 뚫은 거라는......괴.....괴물이다.

아......아니  내가 이럴 때가....


정운은  주위를 진동하던 화약냄새가 조금 가시자 정신을  차리고서 숨어 있던 곳

에서  급하게 몸을 돌려 나가려던 중, 순간적인 자신의 움직임에  자신이 있는 곳을

명확히 노려보던  소년에  의해   채  일분도  안돼 몸이  제압 당했다.


"왓,놔,놔!!!!!  이,  놔앗!!!!!"

"퍼---억--"

"우욱--"


정운은 파란 눈을  가진  소년이  올려붙인  주먹으로  고개를   크게 돌려려선

순간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 망울을  뱉어냈다.


"시끄럽게  주절대지 말아. 2 초  줄 테니  네가  누군지 말해."


싸늘한  파란 눈.


소년답지 않은  침착함이  담겨있는 파란 빛 으로 정운을 바라보며 그의 하체  위에

올라 타서 두 손을  몸 뒤로 넣게  하고  상체를 발로 짓눌러  그야말로 완벽하게

몸을 제압한  검은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에스파니아 어를  하는 소년.


정운은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아무대꾸도  없이  계속  그에게서 벗어나고자

몸을 비틀자  묘한 비 웃음을 담은 소년은  그  자신의 손으로  정운의

티 셔츠를 올려붙인다.


"뭐, 뭐얏!!!"

".....표식이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집안 놈은 아니군, 2 초 지났으니, 잘 가라."


몸이  완벽하게 제압당한 채 온 몸을  비트는  정운의 티셔츠를 올리고  그의 배꼽

아래근처를  들여다보던 소년의 말을  정운이  채 이해하기도 전에, 정운이

자신의 머리위로  바람을   가르는 듯한  칼 소리가  목의 한 가운 데를  향해

달려든다고 느낀 건 그 순간.


악----


몸은 전혀  움직이지 조차 못한 채  소년의 움직임을 눈 만 으로  쫓던 정운의

동공에  자신의  목  한가운데를 노리고   찔러오는 칼날이 투영되자

아찔할 정도의  죽음에의 공포가 본능적인 반사를 잡아먹은 듯 미처 칼날을

피하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자신에게  내리 찔러지는  칼날을 보며  놀람의

소리조차  밖으로 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 순간 , 차가운  은빛을 발하던  칼이 막   정운의 목덜미에 닿기 전,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칼이 정운의  목을 꿰뚫는  걸 방해했다.


"---하 륜님!!!!  멈춰주십시오!!!"


칼날이  자신의 목을 노리고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달려 들어오자  눈을 질끈

감았던  정운은 뒤쪽에서 나는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크게  울리면서 동시에

자신의 목이 무사한걸 알고는 순간적으로 감아서 경직시켰던  눈을  서서히 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은,  아직  죽지 않은 게 확실했지만   여전히

그  파란 눈의 소년에게  몸이  제압된 채 엿고  뒤쪽에서  자신들이 있는 곳을

헐레벌떡  달려오는   남자는..분명 자신이  본적이 있는 남자 였다.


자신의 몸을 억눌러   제압하고 있는 파란 눈의 소년은 자신들에게 소리친  남자가

다가오는 데도  별다른  표정이나 움직임의 변화 없이   자세는  커녕  자신의

눈에 고정된 눈동자 조차  딴곳으로 돌리지  않고는  허겁지겁  자신들의 등 뒤로

와 서는  남자를 향해 입만을 연다.


"이거, 뭐야?"


이.....이거?  나를 말하는 거야?


정은은  순간  열이 올라서  눈에 열기를 담고서  자신의 목을  아직도  칼로

짓누르고 있는  소년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눈에  힘을 한껏 주어

그를 노려보았다.


"나는 '이거' 가 아냣!!"


정운이 외치듯  소리를  힘껏 내자  순간,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던

소년의 눈이 묘하게 빛난다.


"아, 그  소년은   이번에  카엘님이  하 륜 님의  곁에 두시기로 한  소년으로

지능  지수가 상당히 높아서  카엘님 께서 특별히---"

"너, 이름이 뭐야?"


하 륜이 그제서야 알았다는  표정으로 여전히   동작엔 변화를  주지 않고 선

정운을 흥미 있다는 듯 응시하면서  뒤에  서 있던 남자의 말을 자르고 묻자

정운의  기 죽지 않은  대답이  튀어 나온다.


"흥, 예의라곤  콧털도 없는 사람에게  내 이름  밝히고 싶지 않아!"

"......하? 미구엥."

"넵."


뒤에서 있던 남자가 하 륜의 말에  얼른 다가와  고개를 숙인다.


"이놈, 어디서  주워왔어?   아버님이  내게 던져주신 거라고?   내가 옆에 누구

두는 거  귀찮아 한다는 거 몰라?  게다가 이렇게 쟁알 대는 놈이라니..."

"그놈은..한국인입니다.  부모가  모두..'추정적'으론  모두  한국인인.. 부친은

정확히 누군지 모르고 .....미상입니다, 사생아죠. 모친은  약  때문에  저희 조직에

흘러 들어온  창녀로써  이놈의  머리가  특별히 비상한걸 알고   카엘님 께서

사년 전부터  스위스 영재 학교에 비싼 교육비를 대고  교육 시켜서...지금

열살 이지만, 학위가  있는 놈입니다,  시 셋말 로. 천재지요"


절도 있는  목소리로  정운에  대해  설명하던  남자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입 꼬리에 살짝 비웃음을  담는 다.


"....이놈에겐  본부 안의 놈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표식이  없어 "

"아, 그건   .어차피 그놈은 하 륜님 께  맡길 목숨이라 집안에  들여도  하 륜님 께

보이기 전에는  표식을  심지 말고  하 륜님 께  그 놈에  관한 모든 걸 맡기라는

카엘님 의 분부대로....한데 이놈이  갑작스럽게  도망치는 바람에........"

"흥."


하 륜은  부모의 얘기가 나오자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고  입술을  깨물던

정운을 바라보다가  그 에게서 몸을   일으켰다.


"그렇담. 이놈이  왜 내게 정식으로   인사를  오지 않고  내 훈련장  주위를

어슬렁  거린 거야?"

"누가, 누가  네  따위  의 부하가  될지 알고?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부잣집

꼬마의  부하가 되려고 살아 있는 게 아니란 말야!!!!"

"저, 저놈이?!!!"

"멈춰."


삼십이 넘었을 듯한   거구의 미구엥이  주먹을 들어  정운의 말에 그를  한대

치려다가 아제 갓  열 대 여섯정도 되었을 듯한 소년의 짤막한 명령에  흠칫거리며

금새  동작을 멈추고는  고개를 숙인다.


"흥....'아무것도 모르는 부잣집  꼬마' 라..  꼬마,    그러는  넌  무얼 알아?

사는 덴 조금의.. 바닥정도의  도움 밖에는  안 되는  지식에 대해 좀 안다고

자랑하는 거야?  책벌레 같이 생겨 가지고."

"뭐야????"

"너, 똑똑한 놈 이라니 알겠지?  넌 이제  네가 싫어도  내 부하야,  아마도

내가 버리지 않는 한 평생, 죽을 때까지.  여긴 학교  에서 배운  예의 바르고

정갈한  세상이  아냐,  밀림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어두운  지하조직의 심장부라고.

돌 머리가 아니라면 지하조직엔....한번 들어가면 그걸로  그 사람의 행로는 거기서

끝이라는 거. 정도는 알겠지?"

"흥!"


정운은  하 륜의 말에  별다른  대답 없이  억울하단 표정만을 지은 채

고개를  다른 쪽 으로 돌려버렸다.

하 륜은   정운의 반응에  희미한  미소를  찰나간  입에 건다.


"너....  웃기는 데?   너 지금...... 내게  콧 방귀 뀐 거야?  쿡......그래?

너.... 나가게 해줄까?"

"...뭐?"

"말  그대로. 너 자유로워지고 싶음 나가게 해주지.  단지....."


정운이  갑작스런 하 륜의 제안에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를  보던 눈을

떼지 않자 하 륜은 자신의 얼굴에 담고 있던 미소를  냉소로  바꾼다.


"어차피 넌 죽으나 사나  이젠  내 부하야.  내  아버님이....  이곳  콜롬비아의

이대 지하조직 중 하나의   총수라는  건 알고 있겠지?  그래도 네가.........  내가

하라는 대로 한번만 하면 너  놔주지 뭐.  네가 말했듯 난  부잣집  꼬마니 그 정돈

할  권력은  있어"

"하 륜님,  저 놈은!!"

"입 닥쳐."


하 륜이  정운을  놔준다는 말에 기겁해서 하 륜의 말에 끼어 들려 했던  미구엥은

곧바로  이어진  하륜의  질책에 얼른 입을  다문다.


"............뭘 하라고?"

"벗어."

"뭐?"

"넌  창녀의  아들이니  벗는 건  아주  잘 할거 아냐? 익숙도 하겠고,  아.마약도

익숙하려나?  .어쨌든  네  온몸에 걸친 옷가지,  다 벗고  무릅을  땅바닥에

붙인 채  이 주위,  나랑 미구엥이  서 있는 여기 주위를  네발 달린 짐승처럼

무릅 걸음으로  세 바퀴만  돌아. 엉덩이 흔들면서.  그럼  너  풀어 줄께.

안 그럼  넌  평생 내  부하고...한다면  영원한 자유지"

"미.....이 미친놈!!!!"


정운은  하 륜의 말을 곱 씹어 보다가  하 륜이  자신에게  요구한 게 정확히

무엇이라는 게  파악되자 순간적으로  열이 급속하게  치솟아서는  아무런

생각 없이  분노만을  가지고  히 륜에게  몸을  돌진 시켰다.


차마 정운이  자신에게 달려들리라고 생각을 못했던  하 륜은  온 힘을 다한  정운의

돌격에   몸이 조금 부딪히 더니  곧  정신을   차리곤  정운의 몸을  잡아챈다.


"놔!!  이  개새꺄, 니가, 니가  뭘  그렇게  잘나서 그래?   그래.!!!!!!!

난  아버지가  누군지 조차 모르는  마약 중독자, 창녀의  사생아야.  니가,  니가

뭘알아?   태어날때부터  축복 받고 태어나서  좋은 옷에 좋은 음식에   좋은 이불

덥고 자며  건방진 말투로 명령이나  하고, 심심하면 총이나  쏘고  후계자  교육을

받는,  아무  불편함 없이  살아왔을  네가  뭘 아냐고?!!  도데체  네가

뭘 알아서----아학---"

"퍼---억---"

"털썩."


온몸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울며불며 소리를  지르던  정운은  하 륜의

한 주먹에  땅바닥에  나가  떨어져 몸을 풀밭에 굴렀다.

하 륜은  자신의 주먹질로 인해  정운이 바닥에   넘어져선 쓰러진  그대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씩씩대자   미구엥을 보내고는 소년 답지 않은

침착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너..참  웃기는 데?  여기가  어디고.  내가 누군지  정도는 이미 교육 받았을

텐데 ..........이제껏  내게  덤비는 놈은  보지 못했으니...... 그것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아버님의 선물이니  쓰긴   하겠지만,  난 내게

덤벼들고 바락바락 악쓰는 놈  필요 없어. 그러니  내  부하가  되겠다면

내게 고갤  숙여.  아니면--"

"툭--"


정운은 입안에서 퍼져 나오는  피를 울분과  같이 삼켜버리고선   자신의 눈

앞으로  떨어지는   차가운  금속을  바라보았다.


이건........Beretta 93R .....?


"--그걸로  네 목숨.  네가 알아서 하든지.   난  지금 네게 기회를 주는 거야.

그걸로 네가 네 생명을 마감한다면  아무도 안 말려.  단지,  네가  내 부하가

되겠다면  넌  네  생명을  내게 주어야 해.  내  한마디로..... 농담으로라도

내가  네 목을  걸라면 걸어야 한다고.  ........  결정은 네가 하고, 그리고 잊지마.

이게  네가 하는 마지막 결정이야.,  네가  그  권총을 집는 다면  그걸로 끝 이겠고...

설마  권총사용법은 알겠지?  ...  그리고   내게  온다면  네 모든 건  내게 속하는

거니까......"

"............"


하 륜은  자신의 말에 대꾸 없이  풀밭 안의 잡초들 사이로 하얗게  차가운 빛을

발하는 Beretta 를 멍하니  바라보는  정운을  놔두고 몸을  돌리다가 생각났다는

듯  한마디 덧붙인다.


"한가지. 네가  내게  온다면 네가  수 없이 들어야 했고, 앞으로도  듣게

될지 모르는.....    '창녀의 사생아'  란  소린  네 일생  두번 다시  듣지 않도록

해주지. "


멍하니  권총만을  바라보던  정운이  자신의  정곡을  찌르는  하 륜의 말에

흠짓 해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 보았다.


검은 머리. 동양적  외모에 약간 언 밸런스 한  묘미를 주는  새 파란  눈동자.


일생을  통 틀어 혈 혼( 血 魂 ) 적  관계이던 하 륜과의 첫 만남을  정운은

그 뒤  수 십년이  지나도   단 한순간도 잊어 버리지 못했다.

일찌기 천재라고 칭송 받던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있던

자신도 미치게 부정하고 싶던  자신의   유일한 약점을 첫 만남에 단숨히  집어낸

하 륜, 자신의  영혼의 주인과의......첫 만남을.





"륜아,  이번엔  좀더 머물다 가,  엄마가  그동안  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이번엔  왜 이리  늦게  온 거니..얘, 이  파이 좀  먹어."


흥,  지  엄마 앞에선 입을  찢고 있는  어린애 주제에  잘난 척은. 게다가

난 또 저  덩치 때문에  나보다 한참 위 인지 알았더니, 고작 나보다  세살 많은

열셋 이잖아?   그  주제에  어른인 척은..... 흥,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저런 놈이  한국인이다니.......마음에  안 들어.


"정운?  정운이가 맞지?"


처음으로  보는  하 륜의  편안하게 미소 띈  얼굴을  노려보다가  자신의  접시에

고개를  묻고 속으로 하 륜 에게 갖은 욕을 하고 있던   정운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아, 네. 부인......"


카엘,   이곳  총수의  정식부인인  마리타는  자애스런 어머니의 눈으로  하 륜

에게  열심히  음식을  권하다가 옆에 고개 숙이고 자신의 접시에 담긴  야채를

끄적이고 있던 정운에게도  음식을  내민다.


"아,  딱딱하게  부인이라고 부르지마. 그냥  마리타 라고  하면 돼.

우리  륜이랑...이제  형제 같은  사이가 된 거라며."


형제? 으웩이다.


정운은  마리타의 말에  차마 속엣말  그대로 말은 못하고  얼굴에  간신히

사교적 미소를  띄며  예의 바르게 웃어주자 마리타도 부드럽게  웃으며

정운에게  다시 음식이 담긴   접시를 디민다.


마리타의 따뜻한  웃음에  정운을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 지는 걸  느끼곤

마음속으로 굳어있던  표정을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환하게 풀어갔다.


하 륜의 모친인  마리타는  한국출신 어머니를 가졌던  카엘,  조직의 총수이자

히 륜의  아버지가  한국에서 만나  콜롬비아로 데려 왔다는 정통 한국인이다.

하루에도  몆  수십 명,  많게는 백 단위의 사상자를  만드는  조직의 안주인이라고

는  생각할 수 없게  따뜻함이 넘치는 자애로운  표정을 지닌..... .자신이  꿈에도

그리던  완벽한  어머니의 상.


하 륜을  일찍  가졌었던 듯한  마리타 의 나이는 이제  삼십을  넘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젊음을  자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답고....게다가  유럽 상류층 부인

같은  우아한 자태까지 지니고 있었다.


"륜아......좀 더 먹어봐. 이건 엄마가  너 온다고  특별히  공들여 구운 건데.  너

내가 만든 피칸파이 좋아하잖니...."

"됐어요, 어머니, 많이 먹었어요,  어머니나 좀  드세요. 작년보다 더 마르신 거

같은 데요?"

"호호, 얘는...좀 다이어트를   좀 하긴 했지, 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온다는데

이쁘게 보일라고. 그런데  너 정말  이  파이 더 안 먹을 거니?"


하 륜은  마리타가 농담을 하면서도  계속  먹기를  권하자 할수 없다는 듯

미소지으며  손을  파이 접시에   가져갔다.


어쭈,  저 냉혈한 같은 놈이  지 어머니 앞에선  아주 세살 박이  애 처럼

방싯거리긴......  흥이다 이놈아,


정운은  왠지  다정스러운  두  모자를  보다가 왠지 심통이 나서  자신의 포크에

힘주어 접시안의  음식을  찔러서 입으로 가져갔다.


자신이 그의 '부하' 가 된  이래  알은 것은.   저놈은 이제  열 셋으로  자신보다

겨우 세살이  위일 뿐이고 이  조직  총수의   하나뿐인  피붙이  인 데다

어렸을 때,  다섯 살이  채  되기 전부터  조직의 후계자 수업을  위해

훈련을  받고 자라서  삼년 전부터는  집이 아닌  어느  훈련장에서 지내다

일년에 한번, 한달 정도의  기간에   가족을  만나러 온다는  것.  그리고

다니러  와서도   마리타와  항상  같이하는 저녁식사 시간이외엔   거의  하루

온 종일  조직원들을  위한  훈련장   뒤 의   한참  깊숙한 안쪽에  있는  저놈의

개인  훈련장에서  거의 하루종일 지낸다는 거 ,  그리고서 남는 초 저녁 시간은

마리타와 담소를 하며 보낸다는  게 다였다.


하 륜은  마리타와 함께 있으면 단 한번도 굳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는

평소의 모습관  거의 완벽하게  다른   얼굴을 하고선  마리타의 별로  특별할 게

없는 말을 열심히 귀 기울여 들어주곤 했다.


흥,  오이디  컴플렉스 같은 놈.   하루도 지 엄마 곁을 안 떠나고  지 엄마가

자길  챙겨하면 입이  다 헤벌쭉  해져선  히죽거리긴.   저도 저렇게나   어린 놈

주제에  평소엔  있는 대로 무게를  잡고  어른인척 하고  뻐기더니.....재수 없어.


정운은   유달리  정분이 깊은 듯한  두 모자를  흘긋 바라보다가  자신도

인정하기  싫은 묘한 질투 감에  고개를  돌려   정원의  한 가운데를   바라보았다.


정운이 고개를   돌리자  간간히  부는 적도의  열풍이..... 붉게  달아올라 져 가는

석양과  함께  뭍혀서  묘한  피빛으로  뒤섞여  일렁이고  있었다.






22 화.



"헉,,,,,,,,,,허억,,,,,,,,,,,,,,,,,,,,헉,,,,,,,,,,,제,,,,,,,제길!!"


정운은 자신의  시야에서  또 다시  사라지려고  하는  하  륜의  뒤를 쫒아서

있는 힘껏  다리를 움직였다.


하 륜이 다시   훈련장으로 떠나게 되어  자신도 덩달아  그를 따라가는 신세가 된

정운은   훈련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자신에게  말 한마디도  안하고 있던

하 륜이  저택이 있던  본부에서  차로  세 시간 가량  이동한 뒤 ' 내려- '  라고

단  한마디  한 뒤   먼저 앞장 서서 성큼 거리며  가자  엉겹결에  차 에서  내리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보곤 기가 막혀서  입을  크게 벌리고  한 동안  그곳에  서서

가만히   있었다.


밀림.


하 륜과  자신이  내린 곳은  야생의  숲이 너무나도 깊고 짙게  우거져서

정부조차 손을  못 쓰는  미  개발  지대인 밀림이다.


한 낮엔  열대  우림의 기후가  되는  적도 근처 평지 쪽의  밀림  한 가운데의

울창한 숲이   살인 적인 더위를 막아주기는  하지만 앞  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늪 지대의  지독한 습기를  젖히고  앞으로 성큼  거리며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한  하 륜은  정말로  단 한번도 뒤를 돌아다 보지 않았다.


정운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정확하게 인식이 안 되서  처음엔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따라  오던지  말던지 상관도 안 하고 제 갈길

가는  하 륜 에게 오기가 나서는  그의 뒤를  따라가다가  한 시간도 못  되서  몸이

후끈거리며  달아오르기 시작하자  웃옷을 벗어서  짐 가방에  대충  쑤셔놓고

혹시라도  하 륜을  잃고  길을   잃어버릴 까봐  부지런히  그의  뒤를  헉헉

대며 쫒아 갔다.


정운은    다시금 자신의  이마에서  흘러 내리는  짭짤한 기운의  땀을   손 등

으로  대충  닦고는   열기가 달아오르는  바닥에  발을  디디곤  그 열기를

가리듯  드리워진   나무아래를  따라  총총히  발걸음을  놀렸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은  밀림이  아닌  시내  외곽 쪽이긴  하지만  자신의

터전  가장 안 쪽에  자리잡은  밀림과 늪지대에 대한 건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게  아니였기에  처음에  밀림의  늪 안으로 들어갈 때만  해도  자신은

어느 정도만  들어가면  자신들을 마중 나올  차가 있을지 알았다.

한  낮에  밀림의  늪지 한 가운데를  도보로  뚫고  지나가는 미친놈이 있다는

말은  이제껏  들어본 적도,  상상 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


한데,  저  괴물 같은 놈은 자신은 숨이 막히던지  땀을  동이로  쏟던지  아랑곳

하지 않고  성큼  성큼   가거니와....... 차가  나올  생각은 애초부터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조금  쉬어가면서 라도  가야  하지 않은 가?  제......제길.



"이, 이봐!!!!  좀  천천히  가자굿!!!"


힘을  다해 간신 간신히  하 륜을  쫒아   그의 속도를   따라가며 죽을 힘을 다해

목청껏  소리를  지르니  저  멀리 가던  그림자가 멈추어 지는 게

하 륜이 잠시 걸음을  멈춘 모양이다,


정운은  잠시 멈춘 그가  자신이  지체하는 걸  다시  못  기다리고 혹시라도

다시 가버릴까  두려워  씩씩  거리면서도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


"이, 이봐,  누구를  무쇠 덩어리로---악--"

" 퍽---"

"쿠--당탕--"


간신 간신  하 륜의  옆으로 다가간  정운의   불평 섞인  첫 마디가   채 말을

맺기도 전에  정운의  눈  앞이 번쩍  하더니  어느 새 몸은  바닥에 구르고 있었고

입안에선  비릿한 내음이 풍기자,  정운은   반사적으로   입에   담긴  핏물을

땅에  뱉어내었다,


".......건방진  새끼.  내가  네  친구야?  어디서 부하 놈이 건방지게 하대야?

여기다  버리고  가기 전에  당장  말 버릇  안 고쳐? 걸음이라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계집애  마냥  비틀비틀  대며  헥헥  거리는    주제에."

"뭐, 뭐얏?!!!!!!   "


정운의  소리 지름 에도  전혀  동요를 담지 않은  파란 눈의  주인은  곧  몸을

돌려  자신의 갈 길을 가기 시작한다,


"멈춰, 이 자식아!!! 누가, 누가 계집애라는 거얏!!  이-----와앗--"

"콰당탕--"


갑작스런  분노로  성급히 몸을  일으켜  하 륜에게  가까히  가서  무턱대고

주먹을  내지른  정운의  주먹은 ,  하 륜의 근처에  채 가기도 전에  어이 없이

제압 당해선   땅 바닥에  몸이 다시  크게  굴러 버리는 꼴을 당했다.


"헉....... 허억.........쿨럭...쿨-럭."


하 륜의   주먹질로 인해 온통 습기와  빗물이  뒤 섞인 웅덩이 께에  얼굴이  쳐

박혀진  정운은   고개를  들고   정신 없이   기침을  해서 갑작스런  흡입으로

인해 목 안으로 넘어간  흙 물을  내뱉고는   얼굴에 뭍은  흙과 구정물을

손등으로  거세게  부벼 닦아냈다.


"너....내게  이길 수 없다는 것쯤은  이젠  알텐데   그렇게  백치같이 끊임없이

덤벼드는 이유가  뭐야?  너. 세칭, 천재라며?  이런 단순한 것  하나 계산 못해?   .

그럼,  겨우    그 정도로 헉 헉 대는 놈이  계집애 아니고 사내 쳬력이야?  능력은

쥐 뿔 만큼도 없는 게  큰소리는...."

"어, 어디가  내가 계집애라는 거야?!!!  네,  네가  비정상이잖아!!!  나도  다른

사내애들 못 잖게!!!---"

"입  다물어.  사내라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아직도  한시간 가량..아니,

네 걸음으론  세시간  가까히 가야 하니  잔말말고 부지런히  따라와.  쳬력이

남아돌아?   해  지기 전에  밀림을  벗어나야 되는  것 쯤은  알지?  설마,

해 지면 몰려드는   들 짐승떼 의  파티의 주  재료가  되고 싶은 거야?"

"왜, 왜!!!   차를 놔두고서 밀림을   걸어서  통과하다니, 도데체  이런!!"

"철컥-"


이해되지  않는  하  륜의  처사에  발끈한   정운은  하 륜의  냉랭한 눈을   지지

않고  맞  받아 치면서 소리를   지르다가  갑작스런  차가운 금속 소리에

본능적으로 몸을  움추리고  입을  다물었다.


"......계속  떠들어  대면  널  아예  곤충의 먹이감 으로   던져 줘 버려주지.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잔말말고 걸어."

"....흥!"


정운은   하 륜이  자신을  남겨두고  몸을  돌려버리자 오기가  나서  몸을

바닥에  퍼트리고 그냥  누워 있으려 다가  얼핏  들려오는  하 륜의  중얼거림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몸을  벌떡  일으켰다.


".....쓸모 없는 것 같으니...  아버님은 어디서 저런걸..."


쓸모......없는 거?


---쓸모 없는 것 같으니.  어쩌자고  사내놈이  나와서  이런 담........참내,  계집애가

아니니  팔아먹기도  그렇잖아?---


잊으려  했던..잊고  싶었던.......아니, 잊으려고 안간힘을  써  왔던...

마약에 찌들려 자신이   그녀의 곁을  떠나기  직전의 마지막 즈음엔 자신을

거의 못 알아 보던  어머니의 ....마약의 약 기운이  잠시  떨어진 환각상태서

희미한 정신을  가지고 있던,  자신이  울먹이며 어머니의  품에  매달리자

어리던  자신을  보고  말하던  칼로 심장을  베어내던 것  같던

그녀의  마지막   넋두림 중의  한  토막.


'..............야!!!!!!!!!!!!!!!!"


정운은 자신이  채  자각하기도 전에   자신의 몸을  하 륜 에게로  돌진  시켜

가고  있었다.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앗--------------"

"퍼억---퍽"

"아아욱----악-----"

"털썩-----"


하 륜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정운에게  놀라서 눈썹을  조금 치켜 들고 있다가

얼른 정신을  다잡은 듯   정운의 주먹을   옆으로  피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주먹을  정운의 명치에  그대로  꽂아버리곤  주먹의  충격으로  몸이 구부러진

정운의  턱을  자신의  주먹으로  다시  그대로  세게  올려 붙였다.


"우욱---우웩---"


복부가  거세게   흔들리며  몸에 와 닿은  통증의  크기보다는  속이  뒤집혀

버릴 거 같은  격통감에  몸에서  올라오는 구토를   느낀   정운이  바닥에 몸을

구부리고  구토를 하다가,  몸이 진동을  덜해가자  다시  몸을   추스리곤

아직  완벽히  사라지지  않아  다시  올라오려는 토기를 무시하곤  또 다시

죽을 힘을  다해   하 륜에게   덤벼들었다.


"으아아악---죽어!!!!!!!"

".........."

"퍽----퍼억----퍼억----퍽---"

"아아악-----아욱----악----"

"와당탕탕----"

"................"

"하악,,,,학,,,,,,,,,,,하아악,,,주..죽여 버리겠어,,,,,"

"너, 적당히  까불어."


하 륜은   자신의  주먹으로 얼굴이  거의 찟기듯이  얻어맞고도  바닥에  뒹굴어서

온몸에  나뭇가지와 진흙덩이를   묻힌 채  다시 벌떡 일어난  정운을  보곤  기가

차다는 듯   고개를  돌린다.


"야!!!!!!!!!!  이  나쁜 새끼----죽어!!!!!!!!!!!"



그때  였다.


도무지  상대거리 조차 안될 듯한  정운이  하 륜이  고개를   돌린 사이

그  자신의  몸 을  아무렇게나  하 륜에게  돌진 시킨 것은.


정운은  이를 악물고는  하 륜 에게  몸을  진격시키면서  정운의 행동에  황당해

있는  하 륜의  몸을  막  부딪히려  하자   정운의   태도에 잠시 멈칫했던

하 륜이  다시 정신을   차린 듯   주먹을  다시 들어  정운의  복부를 다시

사정 없이  후려 친다.


처음보다  힘이 더 들어간 듯한  하 륜의 주먹을  고스란히 맞고 있던  정운은  이미

선혈을  내뿜고 있던  입에서  다시  피를 정신 없이  내  뿜으면서도   이를 다시

악물고는  자신이 붙잡은  하 륜의 팔뚝을   악에 받쳐 인정사정 없이 꽈악  물었다.


"욱----씹!!"

"퍽--퍽--퍼억--"

"아악---"

"털썩---"

"............하....아...."


하 륜은 죽을 힘을  다해  자신에게 덤벼들어서   자신의  팔목을 물고  안

놔주는  정운을  주먹으로 크게  여러 번  쳐서  떨어  뜨리고 나서   정운이

물어 띁었던  자신의 팔뚝을  바라보니  팔뚝은  어느 새  피가 낭자한 채   거의

살점이  드러나게끔  물어  띁겨져 있었다.


참 내...


하 륜은  자신의   마지막  주먹에 정운이  기절한 듯  더 이상 움직임이  없어 보이자

가볍게  혀를  차면서 자신의 주머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고  피가  흐르고

있는 자신의 팔뚝  부위를  닦다가  그  부위를   질끈  동여맸다.

상처를  동여매고  정신을   가다듬은  하 륜은   방금 전  정운이  자신에게

한  행위를 가다듬어  생각해보고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선  정운이  쓰러진 곳으로

다가가  기절해 엎어져 있는  정운을  무 감각 하게 바라보다가  표정을 굳히곤

자신이  메고  있던  기관  소총의  잠금쇠를 풀었다.


철--컥---


쇠붙이의  차가운  소리가  찰나적으로 드러났다가  곧 점멸 하자  하 륜은 총을

어께께에  걸치고선  총구를  정운의 심장 께로   겨누었다.


아버님이 전 에  얘기한 적 있는 놈이라...   웬만하면 그냥  데리고 있을라고

했는 데.......아버님의  재가가  떨어지기  전에 없앤다면  나중에 좀 시끄럽겠고...

하지만, 입을 나불댈 뿐 아니라 내게 까불기 까지 하는 이런 쓸모 없는 놈  따윈----


"--우웅----"


막  하 륜이  자신의 총신에  걸은   손가락을  움직여  총을 발사하려 했을  때,

정운이 몸을  뒤척이더니  하 륜에게  얼굴을  무방비 상태로  드러내곤

눈을  감은  채 무의식 상태에서  무어라고  웅얼  거린다.

하륜은  정운의  움직임에도  표정 없이 정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기절해

의식이  없는 정운의   얼굴이 찌푸려지면서  각양 각색으로  변해가자 자신도

모르게   굳혔던   얼굴을   펴고  피식 웃었다.


뭐야.  이놈은  꿈에서 조차  내게   상당히.......억울한 모양인데 ....

정말  기가 막힌 놈이야.


하 륜은   자신도 모르게  정운의 심장을 겨누던   총기를 거두고선 그가

누워 있는 곳  위에서   고개를 아래로 하고는  정운의 얼굴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자신은.... 언제  철이 든 건지  조차  자각을  할수 없었다.

단지. 자신이  기억하는  거 라곤.....자신의  자아가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있었을 땐,

자신은  이미  총  칼을  장난감처럼  사용하고 있었고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자신의 주위엔  늘  자신의 말에  복종하는  사람 밖에는  없었다 .

자신에게  유일하게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자신의 생명을

쥐고 있는   아버지,  카엘,  밖에는 없었고  자신은 여러 사람을  지배할  권리를

가진  동시에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개인적  자유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아 차린 건  아버지가 자신을  시험으로 죽이려고  했던  아홉 살 때.....

그때    자신은   이미  '현실' 을  뼈저리게 알아버렸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 시험에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아버지는 정말로 자신을   맹수의 먹이 감으로  밀림  한 가운 데  던져 버렸을 거

라는 걸 알아차린 그 순간부터 자신은  살아 남기  위해서  살아 왔다.

자신은  평범한 아이가  아니였고,  아마  이  생에선  평생,  평범 과는  거리가

멀게 살다가. 죽게 될 거라는 것도.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있었고,

이젠...... 거부할 수 없다면  그  운명의 주인이 되리라  생각하고  자신을   철저히

다잡아 가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섞이게 된  맹수들의 세계에서 자신은

정말로  여러 종류의  인간을 봐 왔고...이용했고,  때론  쓸모가 없어진 인간을

쓸모가 없어질 땐 가차없이 죽이는 법도  배웠다.

그럼 으로서   이제는   왠 만큼  인간의  속성쯤은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놈은  처음 보는  형태의 인간이다.

어린애라지만  어린애로서  행동할 수 없게  만드는 이곳의  규율에도 불구하고...저런...


"우......웅......엄마............."


생각에 잠겨서  처음 정운을  없애려던  애초의 생각을  잠시   재고해 보던  하 륜은

얼핏 들리는  정운의 웅얼거림에  다시 그의 얼굴을 쳐다보니 정운은  하 륜이

처음 보는........   아이 다운  맑은  얼굴에  눈물을   흘리면서  계속 무어라고

중얼대고 있었다.


엄마......라고?


하 륜은 정운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보다가  문득  자신의  어머니

마리타를  생각했다.


약육 강식만이 존재하는이런  밀림의 세계에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니,  이런  세상엔  있어서는  안될 것 같은  아름다움이  집안의  피 비린내와

같이 묘한 부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자신의 어머니..... 몸도  약한 지라

자신을 낳고는  세 살  아래 동생은  낳지도 못하고 잃었다는  이야길  하 륜은

단 한번  그녀가  지나가던 소리로  한걸  기억하고 있었다.

살아 있다면  여동생일지, 남동생일지  모르지만,  여하튼 살아만 있었다면

어머니의 아이란 점 만 으로도 자신이 목숨걸고  사랑했을  동생,


정운은 이제 몸을  태아의 자세로 웅크린 채  어깨를  희미하게  들썩인다.


이놈의  나이가..........열살 이라고. 그랬지?


하 륜은  이제   총을  완전히  거두고선  정운의  옆에  앉았다.

맨  마지막엔 자신의  온  힘이  담긴 주먹을  맞았으니  일부로  깨우지 않는 한

놈은  금새 일어나긴 힘들 것이다.


한  정운..  본국에서  예능인으로  콜롬비아에   흘러 들어와 실패해

마약중독자가 된뒤   조직에  끼어 들게 된 창녀의   아들로  아버지는 한국인으로

추정  된다고...


열.......살........이라고....... 내  동생이 살아  있다면   이놈과  동갑이겠는데...

꿈에서도  엄마를  찾는  어린애  주제에  기는 왜  그리  센 거지?  웃기는 ...


정운의  얼굴에 그치지 않고  계속적으로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하 륜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신의 팔목에  묶어 두었던  손수건을   풀어서

정운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대충  닦아 주었다.


그래.  넌  어쩔 수 없이  이 무리에  끼게 된 거야.  그렇지만..

널 받아들이게  하고. 네게 겨누었던  총을  한번  거두게 한 만큼.......

네가 내게  두 마음 먹지 않는 한은  널..... 내  동....생.. 으로  생각  해주지.

그러니.  다신 내게  네놈을 향해  총을  겨누게  하지마.

내가  한번  형제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한 네놈이  내게   배신 따윌  한다면....

네가  내 신뢰를  잡아먹는 다면,  그야말로  형체조차 남지 못하게  네 영혼을

산산 조각으로  부숴줄테니...


하 륜은  손수건으로  닦는데도  불구하고  눈물방울이  거세지는  정운의 눈물을

자신의 손으로  살며시  훔쳐주었다.


한  정운.  평생. 잊지마.

넌  내게서.....  내가  생전 처음으로..그리고 아마 마지막으로 인정하게

만든 내  '형제'의  의미를  차지한  인간  이라는  걸.



23 화.





"뭐요?  말도 안 됩니다. 이쪽의 방위는..아니,  방위보다는 지형상  이곳에

전면전은  절대  금지입니다.  섣불리 시도했다간 풀  포기조차  못 남깁니다 .

도데체,  누가--"

"내가, 꺼낸 얘긴데, 불만 있어?"


저,  찰딱 서니  없는 도.련.님이,  또?!!!!


정운은 자신의 말을  무  자르듯 뎅겅  자르고  튀어나오는  거만한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볼펜을  쥔 자신의 손에 힘을 쥐었다.


"전면전이 금지라니, 우리가 언제  정석대로 만 간 적 있어?"


정운은 회의실 최 상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꼰 다리를  흔들며  시거를

입에 물은  채  질겅거리면서  자신을  놀리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파란 눈

의 주인에게 자신은  자신의  갈색의  눈으로 지지  않게 노려보면서  활활

타오르는   마음을  침착하게  감추고는   자신이 쥐고 있던  지형도를

책상 위에 소리나게  펼쳤다.


"--물론,  이곳이 단순히  모래가루만 날리는 곳이라면, 그리고 이곳을 누름으로서

우리에게  들어올  기득을 포기한다면   당연히  전면전이  최 우선 입니다.

하지만  하,륜.님.    이곳의  지도를 잘 보셨는지요,  이곳, 그들의 근거를  치기 전

거쳐야될 그들이 핵심적인   거점의  통로는  밀림이  포함되어 잇는 곳입니다.

아시겠지만  밀림을  통해서 들어간다면 우리측의 공격과 수비에  상당한 변수가

생깁니다.  차라리  모래바람이  낫지  밀림의  한---"

"누가, 그들의  통로를  통과한다고 했지?  난 전면전을  한다고 했다. 말 그대로의

전면전.  싹  쓸이 다.  통로 따윈 눈길도  줄  필요  없어. 그런 곳  따윈

쥐 새끼 나 드나들라고 해."

"............."


헥사의 형태로 각이 진  최신 방음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회의실 안에선

하 륜의 음성을 마지막으로  침묵이 감돌았다.


싹.쓸.이. 라고?   지금 우리가 들은 게 무슨  뜻.......인가.


입구가 완벽히  폐쇄되고  조도 조차  낮은   음울한   회의실  안에서 이제

막   열 일곱이 된 청년.  세계 마약  루트의  최 고점의 위치에 솟아있는 콜롬비아

마약조직  '니달' 의 총수 카엘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모습을  드러낸  재 작년

부터는  그  능력을  점차 인정받기 시작해 그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해 가는

하 륜은   자신을  노려보는 듯한  정운의  눈과  주위의  멍해져 있는 시선들을

여유롭게 받아 넘기며  밀폐된 공기 안으로  독한 담배 향을 천천히  내뿜었다.



"....싹쓸이.....  라고 요?"


잠시간의  침묵 뒤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정운의 말 소리가 터진다.


"그래."


하 륜은  몸을 일으켜서  책상 한 쪽  구석에  놓인  화일을  가지고  와선

정운의  자리 앞에  내던져 준다.


"턱--"

"이것은?"

"놈들의  본거지 야.  웃기지 않냐?  이제 껏의 협약을   깨트린 건 그놈들 쪽이다.

우리가   그런 놈들을  살금살금 피해서 증거를 확실히 할  이유는 뭐야?

내가 인정하는  증거면 그만이야. 그놈들이  인정하고 안 하고는 안중에 없어.

배신자는....씨도 안 남기고  다  태워버리는 게  내 주의 다."

"뭐,,  하 륜님,  거긴!!"

"하 륜님,  카엘 님의  지시는!!"

"이런,  그럴 수는. 그런!!!"

"탕-"


이치에 맞지 않는  하 륜의 폭탄 선언에   거세게  웅성대던  회의장이  하 륜의

주먹이 책상을  치고  격찰음을 만들어 내자   금새 쥐 죽은 듯 조용해 졌다.


"뭐야,  별것도  아닌 일에 이 소란은 ?   지금  조직이  붕괴될  위험이라도 온 거야?

시끄럽게..  내 말대로 해서  일에 구멍 생긴 적이 있었어?  내 말대로 밀어."

"하지만  하 륜님!!   이번 건은,   거의 도박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겐 이득도 없는 도박을 왜,   카엘님이 아시면--"


하 륜의 말에  승복할 수 없다는 듯  얼른  목소리를  냈던 중년의 사내는

하 륜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찔끔해선  얼른 입을 다물었다.


"아버님이  없는  이 자리에선,  지금이  이  회의에 있어서  최고 결정권자는

나야.  틀려?"


휴..


열 일곱.  채 성인이 되지도 않은   하 륜의 나즉한 음성에  그새 기가 죽은

조직의 잔뼈가 굵은   사내들을 바라보던  정운은  여느 때 처럼  가벼운

한숨으로   방금 전에  입을 열었던  사내에게  잠시간  눈길을 주었다.


이봐요,  조직의  높으신  간부 분,  어차피 저놈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지놈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놈 이란 걸  당신이나  나나  너무  잘 알잖아요..

저놈을 정말  누가 말려....


정운은  금새 가라앉은  주위의  공기를 살피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천천히

밖으로 내었다.


"--그러시다면  뒷일에 대한 계획은   하 륜 님께서 직접 맡아하시겠습니까,

하 /륜/님/?"

"......뒷일?"

"그렇습니다"


정운은 자신이 던진 말의 내용과 맞지 않는 절도 있는  대답에   하 륜이  그의 눈가에

비웃음을  담는 걸 보면서  수 십쌍 의 눈들의  한 가운데서    여유를 가지고

얼굴엔 살짝 미소까지  담고는 하 륜을  똑바로 응시했다.


"애초에  카엘님께서 저희 제 2  진의 수뇌진 에게  지시하신 건  우리와  하도적

동맹  관계였던 조직, 쿠발레 의  협약이행  위반 증거제시와  늘  둘러대는 그들이

오리발을  내밀수  없게 완벽한  퇴로를 들추는 것.  그  두가지  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쿠발레는  저희  '니달 ' 에  있어선  세 번째로 중요한  이동 루트입니다.

게다가 그곳 엔  조직의 중점적인  마약 종류인  헤로인 ( heroin:  중추신경

자극으로  중독성이  강렬한  아편성인 알칼로이드 마약제제 ) 증류기슐이

뛰어난   기술자들이   많이  흡수되어 있습니다만,  그리고 운반창고의  역활도 무시

못하는 곳 이죠.  그래서 그게  정글의 안쪽을  파헤치고  위치해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고.  또한 그 이유로  카엘님 께서  그들을  사멸  시키란 지시를  내리지 않고

단지 꼼싹  달싹 못하게  할  약점을  잡으라는  지시를  내리신 걸로 압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하자면  '쿠발레'는  저희 니달  에  있어선  말하자면 핫 포테이토

입니다.    섯불리 먹었다간  데이고 마는.  그럼에도  카엘님의  명령을  넘어서

까지  그곳을  파쇄 시키겠다면  저희 쪽  인적, 물적  손해도 상당수  예상을

해야 한다는 건  물론  계산에 넣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뭐......몇주 전  예멘 사막에서

강탈해  쳐박아 놓은    러시아제  최신 무기의  성능을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지시대로 시행하지 않았음을  아시게 될  카엘님의

분노도  하. 륜. 님  께서   잘 막아주시겠지만 서도 말입니다..... 전,  하 륜님 께서 늘

말씀하신 대로 소심이 지나친 놈이라 약간의 뒷 탈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만.---"

"할  말은  그게 다야?"

정운은  하 륜의 건조한 음색이 나오자  속으로 이를  부드득 갈면서  얼굴은

얼른 여유로운 표정을  챙겨 넣었다.


"아, 네.  하 륜님께서  회의를 주재하시는 데,  최/고/ 결/정/권/자/ 이/신 /데/  제가

더 이상  할말은 없습니다,  하명하시면 말씀 올립지요."


한껏 비아냥  거리는  듯한  정운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수뇌 진은  늘

벌어지는   두 사람의 설전을 보며  어린 나이에 맞지 않는   하 륜의 냉정함과

그에 대비되는  정운의  다혈성을  잘  알기에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의  행동만을

지켜보고 있다.


"-너,  옥스퍼드에서 받은 게 군사학  학위라고 했지?"

"..?"


정운은  뜬금없는  하 륜의 질문에  그의 질문의 요지를 생각하느라 잠시

머리를 굴렸다.


갑자기  학위 이야긴  왜......  할 말 없으니  딴 구멍이라도 파겠다는 거야?


정운은 갑작스런  화제 전환에 순간 당황하다가   금새 정신을  차리고선   하 륜의

파란 눈을 응시하며  짐짓  여유로운 척  얼굴에 웃음을  계속  띄웠다.


'네, 물론입니다,.  늘  하 륜님 께서 공부벌레 같은 놈이라  하는   이 벌레는

하 륜님의 말씀대로   '실  생활엔 그다지  필요 없는  쓰레기  종이' 인 학위 증 도

얌전히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제 전공이 군사학 의   한  분야 였습니다만.

아시다시피   그건 카엘 님  께서 지시해주신  전공 이였습니다."


하 륜은  변함 없이  기가 죽지 않는  정운의 비꼼에 눈에  띄지 않게 입 꼬리를

살짝  들어올린다.


"다음 부턴,  조직에 들여  머리로 키우려고   교육을 시키는 놈들에겐 옥스퍼드로

보내지 말라고 해야겠군,  군사학을  배워와선   탁상 공론이  최곤지  아는  모양인지,

입만을 부지런히 놀리는 놈을 배출한 곳이니까,  오죽하면  4년이 지났어도

발전 없이 늘  제 자리 걸음이야,  여전히  계집애 처럼 주절주절 말은..."

"뭐, 뭐라고요????!!!!"

"--그럼, 그 건의 면밀한 후속  계획은  정운이  세부적 안을  내 놓게 될 테니

자세한  계획은  다시  시간을 내서 논의 하기로 하고  이 건에 대한 종결회의는

모레 아침에 속개 하도록 한다, 이상."


순간적으로 핀트가 나간  정운의  목소리를 뒤 엎어버린 하 륜은  침착하니 자신의

할 말만  하고는  정운과 나머지 조직원들을  놔 두고  방을 나가버린다.


저, 저놈의  제 멋대로는  어떻게 해야  고쳐지는  거야?

저거?  불치병 아냐?  암  병균  덩어리 같은 놈!!!


정운은   열이 받칠 만큼 받쳐서는  머리를  숙이곤   팔로  책상을 지지한 채

오만상을 다 찡그렸다.


제기.......아.  아니, 가만,  저놈의 말  대로  라면  이틀 안에  세부계획을  다  해서

모레 회의에 들이 밀어서 설명을 해야  하는.. 저.,  저놈이 이젠 미쳤나?

내가 무슨 계획  찍쇄 냐고?!!!!  아욱!  나쁜 놈!!!!!!!!!!!!!


"콰당--"

'아욱----"


정운은  자신이  몸을  부들 대는   동안  헛  기침을  하던  조직원들이  자신들의

서류를  챙겨  회의실을  빠져 나가자  조금 더 몸을  떨면서  분을  삭히려 다가

자신을  보고  비웃던  하 륜의 눈동자가  또  다시  생각이 나서  다시금 분이

순간적으로  천정  위까지   솟구쳐   하 륜이  앉아 있던  의자를  노려보다가

발로  거세게  걷어 차자  의자가 바닥에  나 뒹금과 동시에 자신의 발에  돌아온

충격에  발을  싸매고선  바닥에  주저 앉았다.


"......윽.... 칫.......하...아......."


도데체  저놈은   어쩌자고  거길  부수려는 거야?!!    요즘 들어 그것들이

좀  깐죽  거리는    횟수가 늘긴 했지만,   어차피 이 바닥이야  늘   우두머리의

위치를  노리고 잇는 맹수들이  돌아다니는  밀림의 한  가운데 와 똑 같은 거니

적당히  쥐어서  숨을  조절  시키면  되는  것을....  아무리 자기가  차권자 라지만

이번에도  그냥  대충  넘어가는 게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이익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조직의 총수인  자신의 부친의 뜻을  거스리면서 까지  거길  말소

시켜버리겠다니 ,  도대체 그놈의 머리 속엔  뭐가 들어 있는지  몰라.


정운은  바닥에 주저 앉은 상태에서 몸을   질질 이끌어서  상체를 벽면에

기대고선 고개를   벽에  완전히  기댔다.


멍한 눈으로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연한  미색의  느낌을  주는  천정을 아무 생각

없이  한참  바라보던  정운은 노곤함에  눈을  스르르 감았다.


그 놈의 성격에  그 곳을   말소  시킨다는 건, 조직  소유의   수 만평인 넘는

코카 잎(Cocaine : 코캐인, 중추신경 자극 마약의 한 종류로서 흥분제의 역활이  큼.

중독성이  엄청난 정도로 물이나 빙초산에도 잘 녹고 투약시 성적  쾌감이 순간적으로

극도에 이른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환각 ―환영에 빠지게 하여 발작적으로 난폭해지기

도 한다. 그래서 중독자들은 대부분 정신분열증으로 회복 불능의 폐인으로 남게 된다.)

밭을   다  태워버리겠다는 뜻이다.    그  장소 만큼  코카 잎 재배와  수확,

은닉에  좋은 곳도 힘든데..


몸을  벽면에  완벽하게 고정시킨 정운은   한쪽  벽에    조그마하게 붙어 있는

달력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고 보니  다음주면  본부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번 일을  빨리  접으려는  이유도. 본부에  가는 날에  차질 없이  하려는

거겠지,  그놈은  일년에  한 번  가는   그날은  무슨 이유에서든지 늦춰지거나

날짜를 깍아 먹는 꼴을 못 보니까.


미쳤어, 정말.


눈을   벽면에 고정 시키던 정운은 무심결에 욕설을   중얼 대면서  눈가를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지 엄마가  빨리 보고 싶어서    얼른 일을 마무리 짓고  가려는 거 아냐?

응석받이  어린놈 주제에  늘  잘난 척이라니.  정말...


한참을  바닥에 앉아서  이 생각  저 생각하던  정운은  몸을  일으켜   한 쪽  벽

구석 위에 놓인  책상에 앉아선  그  옆에  놓인   컴퓨터를  부팅  시켜선  보안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작동 시킨뒤  무언가를  계속  체크해 나가다가

순간적으로 크게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묻고는  십 여분  가까히를 그대로

꼼짝 않고 있다가  컴퓨터의   오프   프로그램의 절차를    다시  밞아서

빠져나온 뒤  몸을 일으켜  회의실 밖으로 나섰다.



콜롬비아의  정부 조차 손을 못 대는  정도의 거대한  마약 조직.

콜럼비아인 뿐 만 아니라 세칭  ' 콜롬비아 안의  또  다른 정부 ' 라고

불리는  세계적 마약조직인  '니달'의 총 본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하 륜의 전용 훈련장이 있었고 ,   그  옆에 자리 잡은   돔  형태의

거대한  건물은 마치  소 규모의 타운 과도 같은  곳 이였다.

밀림의  안 쪽,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인 천연의  자연을  헤치고 들어선

이곳은 정부 조차 상상도 못할   최신식  경보체제를  갖춘   곳으로 초  현대식

건물을  첨탑의 형태로 마무리 지어  태양을   가로 막은  채 돔으로 만들어서는

하  륜의 책임 하에 모든 게 움직이는 ,   이른바  조직의  2 진으로서  조직중

더 습한 음지의 일을   처리하고 담당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조직원의

훈련도 외부와  거의 완벽하게 단절된 이곳에서  했고,  무기와 약의  은닉도

이곳에서 담당하며  본부의  깊은  어둠을  은닉하는 일을   관장하는.....

어찌 보면  조직의  실질적인  심장부였다.


4 년 전,  탈진으로 죽기 직전인 상태에서  간신 간신  이곳에  몸을 들인 정운은

새로 이곳으로 들어오는 조직원은 이곳으로 들어오기까지  아예 차를 이용할 수

없고, 새로 들어오는   같은  동료와,  혹은  혼자라면  혼자서 라도  밀림을

통과해  이곳으로  들어와야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의 의례적인  통과 의례란 것도.

통상,  조직에   입단하기 직전의  일반인에  가까운   새  조직원들 중

가운데   정글의 한 가운데 를  더위와  지독한 습기. 가끔씩  섞여 있는 독습,

그리고  독초나 독벌의 공격과 언제 있을지 모르는 야생동물의 공격으로  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내지 못했던 사람은 이  안으로  도착하기도 전에  쓰레기 버려지듯

죽게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이 조직원이 되는 첫  관문이라는 걸

도착해서야  알수  있었다.

어째서  하 륜이  자신을  일부로  걸려서 조직에  도착시켰는지도.


나쁜 새끼.


정운은 4년전, 자신이   처했었던  상황이   연상 되자  이를 살짝 갈았다.

자신이  4 년전   하 륜과의  투닥거림  끝에 그에게  얻어 맞고 기절한 뒤

깨어나자 하 륜은  그 즉시 자신에게 걸음을   재촉해서 자신이    숨이 넘어가든지

말든지  걷게 했고,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황으로 자신이 바닥에  뻗어 버리자

그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은  자신의 몸  가까이 에   총을  쏘아대며  걸으라고

협박을 했었다.


제정신이 라면,  그 놈이 총을 쏘던  대포를 쏘던 무시하고 늘어져 있었겠지만,

정말........ 총기를  늘  교육용  필름과 기본적  교육으로 밖엔  접해보지 못했던

자신에게 있어서  나뭇잎이  떨어지고 하늘이  흔들릴 거 같은   총소리의 광음은

분위기가 일상과 다른. 세상과 격리된 듯한  곳에서  피곤과 탈진으로  기진맥진 해

가고 있던 자신에겐  상당히  겁먹을 일 이였다.   굳이  그놈이  자신의......

그  나쁜 놈이  자신의 다리사이 근처.  그.....중심부 근처 까지  총을  쏴대지

않아도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그리고 .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어떤

최악의 조건에서도  살고  싶다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   자존심이고

뭐고를 버리고  기를 쓰고  놈을  따라와서   이곳에 박혀서  오직  놈이  외부에

장기로   나가는  일년의   그 한 달을  따라가는 것  이외에   4 년간 자신은

완전히 외부와 고립된 채  이곳에서 살아왔다.

그놈은  가끔씩 나가는 모양이지만, 자신은 정규적으로  나가는 그 한달  이왼엔

나가는 게 아예  허락 되지 않아서  당연하게 바깥구경을 못해본지가 벌써 4 년 째다.


아무래도.


정운은  조직원의 숙소 중   가장   깊은 안 쪽에 위치한  하 륜의 방으로 가기 위해

통로의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기계를 열고 암호를 누른 뒤  문이 열리자

그 안으로  발을 들이면서  영민해 보이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  철없는 도련님이  귀찮으니  젊은 놈  객기에  아예   쓸어버리려고   하는 거

같은데     거기는   완전  파쇄  보다는  부분적  제압이  우리에게 주는 이익이

더  크다.  저  도련님을  살살  달래서 그렇게 하는 게....  다른  사람 말이라면

귀에 들이지도 않지마는,   그래도 내가 지놈  딱갈이라 그런지  내 말은  들어는

주고  가끔씩은  유념해  주기도  해 주는 게.. 없잖아 있었으니,

치사하지만.  달래보자.


정운은  머리속의  생각을  정리하고선  하 륜의  방에 가까히  가는  걸음을 재촉했다.

제기. 정말  그 놈을  달래는  일은   싫지만.. 이건 일 이다.

그리고  껄끄러운 일은  빨리  마무리  짓는 게......











"하,,,,,아,...앗,,,,,,,,,,,,아,,,,,,,,,,,아아아,,,,,,,,,,"

".....헉,,,,,,,,,,,하,,,,,,,,,"

"아앗,,,,,,,아,아,,,,,아앗,,앗!.....앗!"




제길!!!


하 륜의 방 문 앞.  두 번째로  그의 방문 앞에서 머뭇대던  정운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남녀의 헐떡임,  특히 나  고음의  소프라노 음이  크게  내질러지며

자신의   신경을 건드리자  몸을  벽면에 기대서 잠시간  동안  조금 망설이다가

이를  지긋히 악물어   얼굴에  도전적인  표정을  짓고는   여자의   교성이

온 방안에 흩날리는  방안을  성큼거리고  걸어 들어갔다.


두 시간 전.  자신이  하 륜의   침실을  찾았을 때  부터  방안에  질턱이고 있던

정사중의  신음 소리는  두시간이 지나서  다시  왔는  데도  여전히  그칠

기미가  전혀 없어 보였고 ,  두 번째 와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침실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안의 일이  끝나길   기다리던  정운은  자신의 시계가

다시  360  도를  한번  돌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씩씩대며

방안으로 들어가는   참 이였다.


"아흑,아!,,,아!!아!!,,,,,,,아아,,,,,,,앗!"


미색의 투명한   침대  커튼이 열국의  후끈한  바람결에  살짝씩  휘날리는

침대 안에선   알몸인  채의 하 륜이  자신의  몸 아래  깔린   여자의 가는

허리를  잡고서 한참  그녀를 공격해 대고 있었고  계속적으로 올라오는 쾌감을

견디기 함들어 하는 듯해 보이는 여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선  하 륜의

몸을 잡을 손에 힘을 준채  교성의 신음 소리를  더욱 더  크게  질러가고 있었다.


칫,  기분  참  더럽군.


정운은  자신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적나라한  정사 신에 반사적으로 눈을

바닥에  떨어  트렸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방해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하.륜.님."

"아..뭐,,,,뭐가.......앗!..아아!!...아앗!"


정운의  목소리가 방안에 울리자  하 륜의  몸 아래 있던  여자는 정운을  인식한 듯

풀려 가는 눈동자를 움직여 정운을 시야에 잡고서 당황한 듯   얼른 자신의 몸을

움직이려 다가 방해자의    말에도  동요 없이  계속 여자의  몸을  헤집는

하 륜의 몸에  의해  다시 몸이  떨리면서   소리를  내자  하 륜은

여자의 몸을  거칠게  와락 뒤집고는  그녀를 뒤 쪽에서 공격해 나가면서

속도에  핏치를  올리며 정운의 말을  형체도  없이 먹어 버린다.


저. 저  자식이.....


자신이  방에 들어와  방해를 하고 말을  꺼냈음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기는  커녕

왠  개가  짖느냐는 듯한   하 륜의 반응에  열이 오른   정운은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어 목 안에 힘을 실어서 소리를   내보냈다.


"드.릴.말.씀.이.있.습.니.다.  하. 륜.님.  대단히  중요하고 시급한 말입니다만,"


"....아앗---아!!!  아아앗!!......아아학------"

".........."

"아앗!!  아아아----학!"

"..........하.........뭐야."


정운의 두 번째   말이  지나간  뒤에도  여자의 몸을   놔주지 않던  하 륜은

자신의  거센  공격으로  단말마적인 비명을 지르던  여자가  탈진했는지

침대 안으로  쓰러지자  잠시 후 몸을 일으켜 알몸  채  침대를 빠져나오며

정운의 말에  그제서야 차갑게  응수한다.


'뭐......야? '   이  변태 같은  새끼.   도대체  이놈은  잠은  안자?

늘 여자  붙들고  섹스하지 않으면    훈련장에  발  붙이고 있고,  그도 아니면

서재에서 일거리 나부랭이를  뒤적여 대고 있으니....상상도 하기 싫은  괴물 같은 놈.

게다가, 이제 열 일곱  밖에  안된 주제에   여자는 왜 이리도 밝히는 거야?!!


"뭐야,  저  계집의  신음 소리에  물건이 서기라도 했어?    할말이 있다고  호

기 좋게  남  섹스 하는  방안으로  쳐 들어올 땐 언제고  왜  입  다물고 있어?

급하면  계집애 하나 붙여주랴?"


정운은  열기가  사그러지지 않은  하 륜의 알몸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얼른

고개를 돌린다.

"옷,,, 옷이나 좀  입으시죠."

"왜? 왜  내가  내 방에서,  더운데  옷  따윌  챙겨 입어야 하는 데?  훗. 걱정 마.

난 사내놈 안는  취미는 없으니 미치지  않은  한  너 같은 애송이는 손 끝 하나 안

건들여..."


정운은 여느 때  처럼   자신만  보면  비아냥  거리는  하 륜의  태도에  순간

이마를 불끈! 찡그리다가  숨을  씩씩대며    튀어나오려는 욕  지기를   참고선

창가  옆에 놓인  탁자로   걸어가  그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오전에 회의서 하신 지시,  고려해  주시죠.  아무리  생각해도  거길  전부

초토화 시키는 건     이쪽에도 손해가  따릅니다. 우선적으로---"

"번복은 없어.  거긴  쓸어."

"....도데체!!  왜 그래??  거긴  카엘님  조차 건드리지 않는  곳이라고.  말하자면

보물  창고 같은 덴지  몰라서 그래?  어떻게 보면  잘난 척은  더럽게  하면서

이런 때  머리 좀  제대로 못 굴려? 여자만 안고 뒹굴더니 머리가 안 돌아가져?"

"후..이번엔  꽤 오래 간다고 했지........"

"뭐가?!"

"진득하니   정신 차리고  존대를 하길 래  철이 들었나  했네,  일주일을

못 가는 군.."

"조,  존대를  받고 싶으면  존경받을  만한 짓을 하란 말야!!  한  조직을  붕괴

시키란 엄한 명령을  내린  그  당사자가  여자나  끼고  침대에서  벗어날 줄을

모른다니,  어린 나이에  정기  다  쏟고서  나중에 늙어서  고생하려고  그래?"

"훗, 억울하면  너도 여자 끼고  해.  내가 전에 네 방에 보내준   그  계집앤

왜  치웠냐?  너 같은  애송이의  첫  상대로는   적격인  계집앨  고심해  골라서

보냈더니  손가락 하나 안대고 있다가  방에서 도망  쳤다고? 쿡,  너. 아직도

동정이지?"

"아, 아직은 무슨!!!  그럼 내 나이에  여자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리라

생각해?  내가  누구 같이  아무나 하고  자는 놈인지 알아??   난  평범한

남자애 라고!"

"...'평범' ..은 좀  언밸런스 한 단어인데,  고집 통  천재군?"

"도대체  속이  뭐야?  거길  쓸려는 궁극적인  이유가 뭐냐고?  거기를  치게

되면  우리에게  올 손해가  열 가지는 넘는 다고, 알기나 하는 거야?   아니면

여자에게  정신이  팔려서  그런  계산도 못하는 거야?"

"..냄새 나."

".....뭐?"


알몸인 채  침대 옆  거울이  딸린  탁자 옆에  몸을  비스듬히 기댄  하 륜은

몸을  움직여  한쪽  구석에 있는 바에서  술잔을  꺼내들고  능숙하게 술을  따른다.


정운은  그의 여유로운  표정에  심통이 나서  손을  꽉  쥐었다.


제,,제기..  어린놈 주제에 술은!!



"거기......재 작년  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신경을 건드린 게  도합 여섯 번 째야.

이제껏  얌전히 우리의 지시에 순응했던 조직이..한데,   완전히 반기를 든 건  아니고,

게다가  마지막으로 거길 눌렀을  때,  그러니까,  올 초,   생각나? 그것들 중  하나.

그러니까.  내게 억류된 수뇌진 중  하나인  놈을  붙잡아  다리를  하나

잘라버렸더니 묻지도 않는 일을 술술 불더군.  그놈이 뱉어낸  말 중에....

새로  들인  품종의 약을  유통시킨 루트 들에 대해  꿰고 있었지,

그땐  놈들이  스파이  꽤나  뿌렸나  하고  별 신경  안 썼는데,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때 그놈의 말이 생각났지,  정. 확. 히.

그건......그 중에서도  크뤡 (코캐인의 변종 마약) 의  유통  루트는.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로는  꽤...극비에 들어가던  사안 이였어. 안 그래? "


..올 봄의  새로 들인 크뤡의  운반 통로라면.......


정운은  하 륜의 말에 기억을  더듬어 상황을  기억에  꿰 맞추어가다가  문득

자신을  응시하고 있던  하 륜의  차가운  블루 아이즈가  살짝  빛을 발하며

자신의  시선을  지나치고 지나가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저...놈은?


"아무리 훌륭한   사냥개라 해도 주인을 문다면 그 소용가치가 없듯이, 내부에

스파이가 있어서  그 물건의 가치를  십분  써 먹을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는 게

속 편해.  동물이란 건 자신이   한번  이득을  보았던 경험을 잊어버리지 않거니와

게다가, 그 맛을 못 잊어  계속  부나비처럼 달려들어 그  위를  넘보는  족속이거든?"

"..........."


의심하고 있다.


정운은 자신을  쳐다보며 손에  뒨 술잔을  가볍게 흔들면서  입으로 가져가는

하 륜을  속내를  감춘  표정으로 무감각하게 바라보았지만,  마음속으론  긴장의

칼날이  서서히  곤두서는 느낌에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과연.  의심받을 만한 일 이긴 하다.

그때,  그  루트 중,  크뤡의 루트 확장 건은  자신과,  하 륜이  휴가를 갔던  본부에

있었을 그때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비밀 운반  통로를  짜냈던 거라, 육 개월 전,

하 륜의 갑작스런  루트 해체 명령이전까지는  공개적으로 쓰고 있지 않았던  거니

만큼 ,  루트에 대해 지껄일 정도라면 확실하게  그  경로가  유출되었다는 이야기.

즉,  그때까지는 그 누구에게도  노출시키지 않은  루트가  까발려졌다는   것은,

그가, 하 륜이  입밖에  내지  않았다면 나 밖에는 알고 잇는 사람이 없었던

그  루트를  내가,  밖으로 입을  벌렸단  얘기다.

하지만,  의심을  한다면   왜  이런 일을  소소히  알려주는 것인가.

비밀  유지가  생명보다도  더 중시되는 조직 일에  있어서 확증이 없어도  의심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날 죽일 수도, 고문할 수도 있는 거 이건만.   이렇게

내게  말을 던져보는 이유는?  날.  떠보는   건가?



"탁-"


정운이  하 륜의 내려 쬐여지는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그를 마주  바라보자

하 륜은  자신의  잔을 비워  탁자에 내려 놓고는 입을  서서히 연다.


"이틀. 이틀 안에  내가 지시한 대로 제대로 된 계획을 짜서  마지막  회의에  차질이

없도록 해.  네게  어떤 계획이  나오는 지는.  그 동안  네  머리에서 나온 계획이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기.대.  하고 있으니 말야,

물론. 뒷일은  걱정할  필요 없어."


하 륜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가운을  들어   자신의 알 몸 위에

대충  걸치고는  자신의  말에  허옇게 얼어 붙어 있는   정운을  놔둔 채  방안을

나섰다.



훗,  꼬마녀석,  이제서야 내 속내를 알아챘냐?  쓸데없이 잔칫상을  들러 엎으려는

내 의도를?  어디. 미끼를  던졌으니 실컷 움직여봐. 만약,  네놈이  정말로  네놈이

스파이라면  지금 이 순간 , 마치 컴퓨터 처럼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는  네  두뇌가

정신 없이 움직여 대고   있겠지. 그리니  어디  굴릴테면  열심히 굴려봐.

어디까지  가나..구경은   충분히  해 줄테니......

내가.  4 년 전에  한 다짐은...  널  조직의  여타  다른 놈들과  똑 같은. 그런 물건

취급하지 않겠다는  거는.  앞으로  4년이  아니라  40 년이 지나도  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  영원해.   단지.  그건  역시  처음  다짐 처럼 네놈이  내게

두 마음 먹지 않았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야.  만의 하나.....   정보를

딴 곳에  내돌린 게  네놈이 확실하다면 ........


하 륜의  블루 아이즈가  한 발을 내밀어 층계를 내려감과 동시에

순간  새 파랗게  빛이 났다.


만약에 그렇다면.........정말로..  날  배신한 게  너, 한 정운이 라면,

널  그냥 죽여버리는  자비 따윈  절대  베풀지  않겠다.

내 신뢰를  배반한 네놈을.........





하 륜이 나간 뒤 에도   굳은 듯 방안에  그대로  서 있던 정운은  자신에게 말을

맺고 돌아서서   나가버린 하 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실려 있던  차가움에

갑작스럽게 한기가 스며 올라와서  자신의 두 팔을  이용해 몸을 감쌌다.


내  배신을  확신하지는   않아서  일단  목은 붙여두겠다는 건가?

어쩐지,  그때,  내가  그걸  왜  뭍냐고  지랄발광을   해도 저놈은

찰나의  여지를 두지 않고  파쇄 시키더니만.......그래서...였나?

하지만..그 일이 정말 어디서 샌 거지?

저놈  성깔에  어디서 그 일을  가볍게 나불댈  놈은 죽어도 아니고,  나도  물론

저런  악마같은 놈을  배신할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 적이 없어.  맘에   드는 놈은

절대 아니지만,  저놈은 어쨌든  내게  그놈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있고....

정운은  고개를 조금 들어 천정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그런걸 느낀 건 , 이곳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저놈이

다른 조직 놈에겐  철저히 조직의  부속품  같은 대우를 한다고 느낀 것과 동시,

그리고...... 인정하기는  싫지만  인간의  정이  그리웠던  자신에게 있어서

털끝만큼이라도  정 의  흔적을  두고  자신의  위치를 인정해준  하 륜을 배신할

생각은  꿈에도  꿔본 일이 없다 . 자신이  그의  뒤를 차지하게 된건, 이제 ......

어느 정도는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순응하고  있었으니까.

저놈의  더러운  제멋대로의 성깔머리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었고.....

한데, 정말 어디서 그게.  새었던 거지?  아니, 그게 새고서 육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날  떠보는 이유는?  왜  이제껏?  아니,

저놈은 정말로 날....  의심  하는..건가?

게다가......'가만히 생각해 보니---'  라니,  말도 안 된다. 저놈은  일에 관한 걸

미루고 있다가 ,  아니면  까먹고 있다가 나중에 생각이  나는 그런 멍청이들과는

종류가 달라.  그럼, 왜?!!


정운은 계속적으로  꼬리를  물고 자신의 머리 속에  들어오는  물음 표의 행진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자 고개를 손으로 받치고  한숨을  쉬었다,


어찌되었든지. 만약......이번 일이  해결 되지 않는 다면.....난.... 아마......



24 화.





"콰-------앙-----"


--허리가 잘렸다.



정운은   자신의 귀를  뒤 흔드는  엄청난 폭격음에 다시 몸을  본능적으로 납작하니

낮춘 채 좀더 안전한 장소라고  느껴지는  풀숲으로 거의 기다시피  옮겨갔다.



---콰콰콰쾅---다다다다다다다다--------쾅-------



씹.....


이초 간의 조용한 정적 뒤 다시  하늘이 뒤 흔들릴 듯한  굉음을 쫒아 온 거대한

먼지 폭풍이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자  마자  모래 연기가   가라 앉기 전에

얼른  나무 뒤쪽으  움푹진  풀숲으로 몸을   움직인  정운은  누런 색의 모래바람이

가라 앉기 시작하자  가쁘게 쉬던 숨을 조금 조절하며 눈동자만을  사방으로 바쁘게

움직여서  자신들의 차가 공격을 받던 그 순간 부터   자신이  찾던 사람을 계속

해서  찾기  시작했다.


이놈은  도데체 어디에  쑤셔 박힌 거야....제기.


사십 여분간을    탄약과  피 뭍은 시체 그리고 총격으로 먼지가   폭풍  처럼

날려서 엉망이 된 주위를  눈으로  뒤집는 데도  좀처럼 자신이 찾는  사람이 눈에

잡히지 않자 정운은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 띁었다.


설마.그 토록 잘난척하던 놈이 총알이나 맞고 땅바닥에  피나 흘리면서  뒹굴고

있진 않겠지?   도대체...같이 있어야  의견을 맞춰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제기...


몸을    최소한으로  움직여 아까부터 자신의 이마께를 적시고 흘러 내려오기

시작하는  땀방울을   손으로 대충  문질러 닦은   정운은   쉴 틈을 주지 않고

울려대는  연속적인   총 소리에 간간히 뒤 섞인 폭탄의 굉음이  귀안을  격타

하자  얼른   다시 귀를 막고는 조금 일으켰었던  상체를  다시  땅바닥에 납작하니

엎드렸다.


제기..정말   우릴 아주 다 몰살시킬 심보로군.  포로고 뭐고.,그냥 다 죽이려는 거 같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보름전, 하 륜의 명령대로 자신이  쿠발레의 침투  계획안을 짜서  일주 전 일차적으로

그 조직의 중요 무기고와 수뇌진의 집결지를   대충  공격했었다. 그리고서 2 차

계획을  진행 중이던  어느 날,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  조직의 총수인 카엘의

암호로  하 륜의   호출을 명령받았다.  아마도  카엘의 명령을  거역한 책임을 물으려

는 듯한 당연한  호출 명령에 하 륜놈은  거만하게 쇼파에 앉아서 한참동안 말없이

손가락만을 까닥이더니  입을 열어 자신에게 동행을 명령했었다.

보통.  일년에 한번 나가는  자신과  하 륜의 외출이라면 간단하게 한 대나 혹은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간단하게  나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조직  총수의 명령을 거슬려 가면서 까지 한 조직과의 전면전 중에, 그  가장

높은   책임 권자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니. 한 조직을  와해 시키는 일은  설사

그 조직이  자신들에겐 상대거리가  크게 되지 않는 다고  해도 그일이   완벽하게

마무리 질때까지는  쉽게  백 프로의 승리를  장담할 수 만은 없기에 공격 기간 중

엔  모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게 조직의 생리이다. 하물며.  요즘 계속

하 륜이 심기를 건들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을  스파이로 몰게 끔 만들었던

쿠발레는  상당히 힘이  커지고 있던  신흥조직이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부수는

와중에  수뇌가  자리를  비우는 일은  아마도  총수의 부름이 아니였으면

상상도   못했을 터.  그러기에  자신이 직접   출발 준비를  했었다.

그리곤 오늘 아침 일찍, 자신이 직접 선발한 조직원들과 자신과 하 륜이   짚차

다섯 대에 나누어 타고는  산타페 데 보고타 에  위치한  조직의 총 본부로 향한 건

오전 여덟시.,  그리고  열 시 반 경에  밀림의  한 복판에서  갑작스런 급습을  당했다.

미리 와서 매복을 하고 있었던 듯한  적들은 족히 한 중대는  될만한  인원수와.

그리고   그에 걸 맞는  무기를  가진  적 들로 부터  갑작스런 공격을 당해  손 한번

못 써보고 순식간에  짚차를  통째로  유실 당했으며 자신은  급작스럽게  자신의

몸을 밀치는 힘에 의해 엉겹결에   차에서 한참을  몸을 굴려  목숨을  구하고 고개를

들고  보니  이십 여명  가까히 되던  조직원들 중   누군지도 모를  살 덩이가

폭약으로 인해   사방에 거칠게    뒹굴고  있었고   살아 남은 게 누구인지  조차

확인이  불가능했을 뿐더러 더더군다나 하 륜은 아예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콰쾅-----펑--------


제,,,,제길!!!


또  다시  천둥을 뒤 흔들 듯한 기관총과  화포소리에 고개를 납작하게  엎드렸던

정운은  잠시  정신을  다시 다잡고는  조심스럽게 눈을   들어  전방의  적들이

들고  있는  기관총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따악  하니 벌리며  눈을

총에 고정 시켰다.


뭐야?  저,,,,  저건  H&K사의 .45 ACP 잖아? 게다가...저건....최근에 Rheinmetall 사에

서 개발한 120mm  박격포. 저 것들이 정말  미쳤나? 미친놈들, 저건  잘난척하는

미국 놈들이  대  테러전이나 사용하는   막강 무기중 하나란 말이다, 저걸  이 소수

인원에에 사용하다니  저기  지휘자가 누구야??? 돌  대가리 아냐?  게다가 우릴

씨알도 안남기고 다 죽이겠다는 거야???  게다가 이런 근거리서 사용 하다간

지네들에게도  피해가 갈건  불 보듯 환한데 아니, 저건  어디서 구한거지?

아니, 아니, 도대체  저놈들의 정체가  뭐야?  저런   무기는 가격도  비쌀뿐더러

아무대서나 구할수 없는   최신   무기니 만큼 저런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본부에서 모를리가 없을  텐데   도무지.


흙더미에  엎드려  몸을  꼼짝도 못한 상태로  수 많은   기관 화총이  간간히

벼락치고 있는 곳을  간신 간신 지켜보며  몸을  나뭇잎에  무성한 거대 나무의  턱

아래  풀숲에  깊숙히    숨겼던  정운은 적들의 목소리가 가까운데서 들리기 시작하자

긴장감이 고조되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걸 느끼고는  다시금  말라오는

목안으로 침을 조금   삼켰다. 놈들에게 발각되면.....  정말  단발에 죽으면 모를까.

저놈들은  보통  각오로 지금   우릴  치고 있는 게 아니다.  정말  저놈들의

목적은, 소속은 어디지? 설마....


점차로 짙어지는  공포의  색이  더욱더  색을  더 해갈때  정운은   얼핏 들리는

목소리에  얼른 정신을 불어 넣었다.  메스티소  특유의 다중 원주어  (백인과 인디오의 혼

혈)와 에스파냐와 뒤 섞인  적의 고함소리와 총격에  희생되고 있는  미처 도망치치

못하거나  채  몸을 안전히   숨기지 못한  조직원들의 단말마적 비명소리는  정운이

이를 악물어 그 아픔의 고통으로 정신을  차리고 있지 않다면  실전엔  익숙치

않은  아직은 어린 정운의 혼을  뒤 덮기에   차고도 넘칠 정도로  공포 스러웠다.

숨을   옥죄는  공포가   자신의 얼굴로 흘러내리는    땀 방울 과 함께   점차로

강도가  높아지며  거세어 져 가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억지로  꾹꾹 눌러가면서도

눈은   끊임 없이 움직여서 하 륜의  모습만을   찾고 있으나 ,  도대체 그 놈은

어디 쳐 박혀 있는 지 그  거만한  파란 눈은   고사하고  콜롬비아에서는 참으로

독특해 보이는  스트레이트진  짙은 흑색의 머리칼  한올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내눈에 띄었음   적 눈에  안 띄 었으리가 없지.   그나저나  난  여기 계속

박혀 있다간  필시  십분 내  붙잡혀  최소한 총알받이가 되어 죽을 건 자명한데

후우.....


정운은   잠시  그쳤던  총소리가 다시 간헐적으로 울리기 시작하자  얼른 숨을

크게 들이쉬고 두 손으로 귀를 막고는  머리를  땅 바닥에  찰싹 붙여버렸다.

이곳이 밀림이 아니였으면   자신의  몸 쯤은  벌써 오래 전에  땅바닥에서

나뒹굴고 있을 것이다.   그 만큼 밀림은  전투에  악재이기도 하고 호재이기도 하다.

공격을  받은 지  거진 한 시간  가까히 되는 대도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번의   공격은   너무나도  갑작스런 급습이였다.

적들은  자신들이  지나가는  통로를 미리 꿰고서  매복하고 있다가  자신들의 차가

그들의 사정권 안에  들어오자마자 공격을   개시해 숫적으로  말할 거리 조차 못 되게

열세인 우왕좌왕한  조직원들을  공격해 가뿐히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외부로의  이동  통로는  늘  픽스 된게 아니다.  도대체 그걸 미리

알고 기다리다니?  도무지, 그들은  누구인가? 누구의 손  아래 이길래   이렇듯

옆 구리를  찔러서 완전히 뭍어버릴  생각을  하다니.  지금껏 저들이  하는 짓으로

보아서는   우리를  생포할 생각은  염두에도 없다.  처음엔 단순히  앞 뒤 못 가리는

하질 조직이라고 얼핏  생각했다.  그저 우연히 밀림에 숨어 있다가  우리가 누구인지

도 모르고 건들여 대는  잡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폭팔음이 나고서 보게된

그들의   화포 사용능력과 그들이  다루고 있는 무기,  질서정연하게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는 듯한 모습이.... 아니였다.

게다가, 총탄이  터지고 처음으로 잡힌 듯한   조직원이   거만하게 자신이 니달의

조직원임을  밝혔음에도 비웃음과 동시에  흙먼지가   뭍은 칼을  그의  심장에

꽃던 그 망설임  없는   행동으로 보아서는 우리가 누군지 알고,  아니 목표 삼아

건들였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하나도 알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확신 할수

있는  사실 한 가지.  저들은  '우리를  노리고' 있었다.


니달은   콜롬비아 뿐  아니라  남미에선 그 세력이  가장 강대한  이대 마약 조직 중

하나다. 그  뿌리 까지  깊은 지라 내전중인  정부 조차 눈치를  보는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지하조직 니달.   그렇기에  또 다른 조직인 '칼로스' 와  평등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니달은  그  이름만으로 시정 잡배라면  핏기가 가시게

할수 있는  거대조직이다.    한데, 누가 감희 니달의  권위에  도전을  한단  말인가?

게다가 그들은  우리가  누군지. 알.고.  있다.


습기가   어린  물숲의  울창한 갈대 나무  사이 안에  납작히 엎드린 상태로

혼란스런 생각을  차마 정리하고 있지 못하던  정운의 쫑긋한 귀는   적중 누군가가

내 뱉은  원주민어 중  하나의  단어를   캐취했다.


--하룽.


분명히    하 륜을  찾고 있다.

한국어를   듣고 배웠던   자신과는   달리  하 륜이란 말은  이곳  사람들에겐

발음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기에 몇 안되는 조직의 한국인을 제외하곤 그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은 드물었고 그래도 하 륜의 눈치를 보느라  원어에 가까운

발음을  하고자 조직원들이 수 십번 발음을  연습하는 걸  자신은  알고 있다.

한데  어느 부족  출신일지 모르는  원주어를  쓰는 적 에게서 나온  소리로  이

공격은 명확히  하 륜을  노린거라는   증거를 잡은 것이다.


설마.이번에  건들였던  쿠발레에서?    잠시 머리에 맺히는  생각에 정신을 돌렸던

정운은  곧  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아니다.  거긴 지금  보름전의   일차 공격으로 초토화 직전이다.  뿐만 아니라.

내부의  정리로 정신이  없을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차치해 버리려 해도 하는

짓거리가..  장비며  병력이며, 그 모든게  그들이 솜씨는 절대 아니 였다.

그럼 도데체 누가. 어떤 놈이!!---


답답함에 몸을  일으켰던 정운은 풀 벌레의 기척조차 없던  뒤쪽에서  자신의  등

뒤를 지긋히  압박해 오는  날카로운  감축에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숨을

들이 쉬었다.

정운이 들이쉰  숨을   채 내 쉬기도 전에  그의 귓속에  흘러 들어온  익숙한 목소리.


"움직이지 마."

"..이 상황에서  이게 무슨 장난이야.  얼른   칼 치워."

"장난으로 보인다면  마음껏 움직여. 움직이는  대로  사각 거리는  칼의 움직임을

구경할 수 있겠군."

"........."


정운은 자신의 둥 뒤에서 들리는  건조한  음색에 작게 숨을  내쉬었다.

정신이  없어서  잊고 있었지만.  이번에야 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완벽히 의심을 샀다.

자신의  컴퓨터로 시달된 조  카엘의  명령을  직접  전달한 것은 자신.  그리고 동행을

명령한  하 륜의 또  다른 명령대로  같이 따라 나설  조직원들은  오늘  아침

출발 직전까지  자신들이 평소완 다르게  하 륜의 뒤를   따르게 될지   몰랐었었다.

그러니  적들이  이곳에  미리  매복해 있다는  것은  자신의 하 륜의 입장이라

해도  자신이    정보를  누출했거나 혹은 없는 명령을  자신이 조작해 밖으로

끌어낸 거라고  믿게 하고도 남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정운은

말 없이  흙과  땀으로 엉멍이  된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평소  이중  스파이에겐  제일 잔학한 게   조직 이였기에,  거기다가   니달은

배신자에겐 악랄한  댓가를  얹는 걸로 유명한  조직이였기에 조직의 높은  위치에

있는  간부들 뿐 만 아니라  하층의  제일  조무래기   조직원들 조차  한번

조직에  몸을 담으면 목숨의 위협이  오더래도 감히  배신은  꿈에도 못  꾸었다.

하지만 자신은 굳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도 그럴생각은  꿈에도 품어본 적이 없다.


"네가 안 믿을  건 알지만,  난, 아냐!"


정운은  하 륜의   협박으로   그를  따라  늪지를  지나쳐  음습한  습물이  자리

잡은  동굴 안 으로 들어가   차가운    돌  땅바닥에 거칠게 쑤셔 박혀 지자

몸을  얼른 일으켜 다듬어 지지  않은   천연의    돌 조각이   정강이를  짓누르는

고통을  미처 느끼지도 못할만한  불안이 미묘하게 섞인  공포를 억지로 감추는 듯

일부로 가슴을  더 내밀어  몸 을  당당하게  세우고는  눈을  들어  하 륜의

푸른빛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하 륜은 동굴의 입구 안으로 깊숙히  정운을

밀어 넣으면서 정운의  말에  얼핏 그를   바라보다가 너무도 단단한 듯한 그의

태도에    슬며시  입 꼬릴  움직였다.  하 륜의 냉소가 초간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차가운  블루 아이즈의  안에서  꿈틀 대듯  살짝 지나치는  루비색의   감정이

슬며시 비웃음을  담고  휘 몰리듯  정운 에게  흘러서  되돌려 지자 정운은  덜덜

떨릴 것 같은 입을  열었다.


"믿고 안 믿고는  당신  자유야.  하지만  아닌 건 아냐. 난, 굶어 죽어도 박쥐 짓은

안해.  차라리 그럴 거면 일찌감치 여기서 도망쳐서 딴 조직에 들어갔지. 그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고."

"입, 닥쳐."


예상대로  씨알도   먹히지 않는 철벽과 같은  냉랭한 대답이 자신의  필사적인 변명을

자르고   나오자  정운은  색이 짙어 가는  불안으로  떨리던 몸이  더욱 더 그

위세를 더 해  가려는 걸   느끼고는   갈라진  입 천장 으로  메마른 숨을  불어

넣었다.


저 인간은......무섭다.


누가 자신에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을   고르라고 하면  자신이

아직까지도   끔찍해 하는 독뱀도  아니고,  여섯 살 때까지  지독하게 굶주림에

시달리게 해  자신을 일찌감치  어린아이에서 졸업하게 만든  그 아사직전의  굶주림

이였던 것도 아니고, 지금도 멍하게  간간히  귓가에 흘러 들어오고 있는,   목숨을

협박하는  총포의  소리도 아니였고, 그에  부속으로 딸려 들어올  죽음은  더더욱

아니였다.

자신이 제일 공포 스럽 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  자신의  눈 앞 에서  파란 빛을 발하며

그 눈빛만으로  자신의 몸을 얼리고 있는 자신보다 불과 세살 연상의 이  남자,

하 륜 이였다.  정운은  자신의  두뇌가  주인의  감정을   채 자각 하기도 전에

하 륜이 무섭다는 생각이 본능처럼 가슴을 감싸자,  일부로 더 보란 듯 시선을

하 륜의 눈에 두고  매섭게  그의 눈을   쏘아보았다.


내가 꿀릴 일은  없어.  난  떳떳해   저놈이 날  오해해서 죽이더라도  그건

저놈의 실수야. 저놈이 만약 그런다면 저놈은 지놈  앞으로   나 만한  군사 (軍 師)

를 얻는 건 꿈에도 못 꾸고   평생 후회나 하면서  입맛이나  다실 거 니까.


"널, 일단은  숨을  붙여서  본부로 데려가겠다. 그리고는  그 뒤는. 기대해도 좋아.

단, 내 눈 앞에서  어디로   샐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무슨  뜻인지는..

그동안 내가   평소에  하던 행동을  보면 조금  짐작하는 게  쉬울거야."

"니 맘대로 하라고, 이 나쁜  새끼.  멍청한  것도 ---"

"퍼--억--"

"아욱---"


아무 말 없이 눈을    거의 부릅뜬 채 하 륜의 눈을  째려보다시피  하던 정운의

마지막  중얼거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잠시  몸을  조금 움직이는  하 륜의 상이

눈안에 맺힌다 싶더니  자신의 복부에  강렬한  충격이 와 닿으면서   눈앞이

샛노래지는  멍멍한 느낌이  오면서   어느 새 자신은  다시 바닥에 형편없이 나뒹그러

지면서   충격을 받은  복부를  밀고  나온   토사물을  갈라진    바위의 틈새에

배출해 내고 있었다.


"...헉.....하악........"


사년전   그 때    하 륜의 뒤를 따라   처음 이곳에 발을  들이면서  그와 말 다툼

을  하다가 맞았던 주먹도 이렇게  눈 앞이 순식간에  캄캄한 기분이 드며  눈앞이

희미해 지기 까지는   하지 않았었다.    처음에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하 륜은   자신과 말  다툼을 벌이던 그때는   진정으로 화를  낸게 아니였다.

자신이  도착하고 나서  처음으로  보았던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장면.

하 륜은  그 자신의 화를 자아내게 했던 자를  태연하게 몸 풀기를 하는 듯한

얼굴을 하며   주먹만으로 사람을  피떡으로  만들어 놓고는  숨도 못 쉬게 망가진

그  자의 몸을 발로   걷어차며   수하에게   악어 밥 을 만들라고  명령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주먹에 실린 감정의 무게는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주먹을  쓰던   4 년전의  그때완  확실히  다르다.


정운은  입안 가득한  핏물을  슬며시 뱉어내서 그 선홍색을  확인하면서 고개를

천천히  하 륜의 쪽으로 돌렸다.


"까불지 마. 다시 한번 더  주둥일 열면 혀를   뽑아버리겠어."


일말의   여지조차 안 두는  하 륜의  목소리에 그를  외면했던 정운은 자신이

뱉어 놓은  선홍빛의   핏물에 시선을  두다가  갑작스럽게   왈칵 쏱아 지려는

눈물에 스스로도 당황해서  하 륜 몰래 얼른 숨을 여러 번 들이 킴으로서 간신히

눈물의  유영을  막았다.


이런 말을  들을 라고 , 그가  저런  표정으로   나를 보게 하려고  그를  미칠 듯한

초조감으로 손톱을  깨물어 가며 찾았던 게 아니다.  찾기만 하면, 살아있다는 걸

확인만  하면,  커다란  사과 씨가 목 구멍에 걸려있는  듯한  답답함에서  해소될지

알았는데 ,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  그의 의심을  받는 건  당연한 건데   이렇게

속이  쓰라림은...... 뭐지?  이런 쓰라림은  여섯 살때 자신이  현대판 노예처럼

어머니의  빚진 약값대신으로  카엘에게  팔렸었을 때도  이렇게  까지  속이

저리진 않았었다.  한데,  이,,,이  비참함은 ... 뭐지?


정운은 하 륜이 말 없이  자신을  억지로 일으켜서   본부로 향하는  샛길을

타려고 자신을   앞장세우자   걸음을   옮기면서  하 륜이 주위를   살피는 동안

정처 없이  흘러나온  뜨끈한  물기를  얼른  쓸어 넘기며   닦아도 닦아도

자신의  눈  앞을    뿌옇게  채워오는   뜨끈한 물질  때문에  두 어번 헛걸음을

치다가  뒤에서  쏟아질  폭력에 지래 겁을 먹고는  이를 악물어  눈물을  집어

삼키면서  하 륜이  총구로 가리키는   곳으로 발 걸음을  내 딛었다.


--나쁜새끼,   너 나중에 사실을  밝혀지면 나 어떻게 볼라고 이따위 개새끼

취급이야?  개  새끼, 가는 길에   독충에게   거시기나 물려버려라!!!!







"무슨 소리야, 아버님을  만나볼 수 없다니.  날 부른 건 아버님이시다."

"죄송합니다만, 요즘 몸이 불편하시더니  어제부터  조금  더 기운이  딸린다고

하셔서..   지금은  오수를    즐기시는 중이라   어렵게  말씀드렸더니 저녁이후에

연락하시랍니다."


꼬박 만 하루.   하 륜 만이 알 듯한  풀숲, 미로의 길을  헤쳐서  간신히

산타페 데 보고타 의 본부에 도착한 자신과 하 륜은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안내

되어진 접견실에서 조직의 총수, 카엘 파스트라 아마르케스. 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렸지만   그를 접견실에서 기다린지   정확히 두 시간

이십분 뒤  별로  본적이 없는 메스티소 조직원  하나가 하 륜의 요청을 반려해

들고 오자  하  륜은   목소릴 조금  높혔다.


무언가.  이상하다.


정운은   하 륜이 이곳 접견실에  들어와서  자신을  던져놓은  쇼파에  꼼짝 않고

앉아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 서 고개를 약간 숙인 채로  머리를 차근히  비워갔다.

일년중 한 달,  총  네번 밖 엔  와 본적이 없는  이 곳은  변함이 없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쉽게 알아 차릴 수 없는  변화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이상 없어 보이는  이곳의 불안한 공기의 흐름과 익숙하지 않은 조직원들의

이상한  행동,  그리고  자신의 눈안을   스치고  지나서  야릇하게 흔들거리는

조직원의  흥분 어린 눈빛은...뭐지?


"..좋아.  그럼    아버님께 연락이 올 때까지 나는 내 방에 안 들어가고 이곳에서

쉬며 기다리고 있을  테니  연락을 하도록."

"네-"


갈색으로 곱슬이  진 남자는  거만하게  쇼파 에 앉아서   발을 꼰 상태로 명령을

내리며 대화를 맺는  하 륜에게  간단히  허리를  숙이고 나가버린다.


정운은  그가 나가버리자  고개를 쇼파 뒤로 젖히고  눈을 감는 하 륜의 모습을 흘긋

보며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미친놈.  나 보고 스파이 라더니 네놈은   스파이 앞에서  이렇게  태연하게 눈을

감고   누워있냐?  스파이랑 한방에 있으면서 언제 내가 네놈을 향해  칼을  꽂을지

모르고 그렇게  무 방비 한 거야, 아무리  내가  네놈에게 상대 안 된다해도 자고

있는 놈에게 칼 정도는 쓸줄 안단 말야,  저렇게 잘난척하다가 큰 코 다치지 멍청한 놈.


정운은  그가  잠이  들려는 듯 하자 서둘러  자신의 의문을    털어 놓았다.


"날    이곳 까지  얌전히 끌고 온 이유는  뭐지?  아니,  나를   의심하는  거라면

나를 이곳까지  그렇게  얌전하게 끌고 온 것도,  이곳에   가만 놔두는 것도 이해가

안돼.   네  말대로  내가   의심이 간다면 본부에 들어오자마자 나 따윈 감옥에

쳐 박아서 고문이나 해야 하잖아."

"......"

"뭐라고  입이라도 좀  열어봐.  이젠 배신자 따위에겐  입  움직이기도  싫어?"

"..입  다물어,.  너  백치야?"


정운은   자신이   떠드는 동안   쇼파에  고개를 젖힌  상태에서 미동 없이  눈을

감고 있던 하 륜이  입만을  열어 한 마디 하자  자신도 모르게  콧 방귀를 뀌면서

고개를   옆으로  획 돌렸다.


흥, 제 놈도  이곳의  공기가 조금 이상한 건 느끼나 보군. 한데  이상하다고 느끼긴

해도...그  이상한게  정확히 뭐가  이상한 건지를모르겠어.  도데체 이....

갑갑함은  다  뭐지?  게다가...저  유명한 안하무인에  밴댕이 소갈머리 놈이

이런   상황에   조직원의 말 대로 얌전히  호출을   기다리며 잠이나 자고

있다니   흥, 누구 보고 백치래?   무식하게   힘만 센  놈  주제에.



"한 가지만 묻자."


말 없이 눈을  감았던  하 륜이  몸을  전혀  움직여 지지 않은 채  십 여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고요해진  접견실 안의  적막을  깬다.


"...."


맘  편히  자고 있는 지 알았던  하 륜에게서 전혀 잠이 묻지  않은   또렷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자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던   정운은   그의    파아란  눈이

한번도 본적이  없던  진중 함을   담고서  자신을   똑 바로   바라보자   왠지

조여 들어오는  심장 때문에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너, 아닌가?"

"뭐야  다짜고짜. "

"몰라서 묻는 거야? 내가 말한게  뭔지 감이 안 와?"

"...나쁜 놈.   아니라고 할 땐 들은  척도  안하고  개 패듯  패더니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내가 아니라면 믿을  네놈이야? 어차피 네놈은 네 말만 믿잖아!!"

"그래서? 네가 맞다고?"


정운은  자신이  뭐라고 하든  어떤 대답을 하던지 받아칠  자세가 되 있다는 듯한

하 륜의   여유로운  태도에  그만  울컥해   몸을  벌떡 일으켜서 자신의 앞에

놓인 동그란 의자를  발로 세게  차 버리면서 동시에 목청을  돋구어 소리를  질렀다.


"니 멋대로 생각해!!!!!!!!    날 죽이든 살리던 니놈  꿀리는  대로 하란 말야. 알아?

난  여섯 살때 노예처럼  네  아버지에게  팔려서 그가 하란 대로  찍소리  못하고

살면서  아니, 그  예전 부터도  , 그다지   아둥 바둥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

이  나쁜  새끼,  네놈이  예전에  말했던 것 처럼  난 아비가 누군지 정확히 모르는

창녀의 아들이야.  창녀의   아들은  일주일  가까히  굶어서 죽어가기 직전이라도

어디 가서도 밥 한끼  얻어 먹을 수 없어.  그래도   산 입이라 배가  고프더라.

그래서  살고자 하는   본능으로 쓰레기통을   뒤져 쉬어 터진 음식을   줏어 먹고

살거나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그러서   벌레가  가득  꼬인  빵을  죽어먹고

살아야만 했어. 그래도 그때도, 지금도,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기를   쓰고

변명 따윌 해서 살려 달라고  바닥에 무릅꿇고  매달릴  생각은  추호도  없어.

알아? 난  그때   굶어죽기 직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있던 삶에의 본능만

아니였으면,  아니면  좀 더  나이가 들어 생각이   트였었다면  아마 신발로 뭉개져

엉망이 된 빵을 주워 먹으며 숨을 연명하지 않고  그냥   죽어버렸을 거라고!!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서 내 엄마의 빚 대신 네 부친에게  팔려서 네 부하가

돼서 니 수중에  있으니  지금이라도 날 죽이던 살리던 네놈이 알아서 하라고

이 배부른  귀족놈아!!!!!!!!"



억울 했다.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다는 일 이란 걸  스스로 이해하면서도  정말로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억울 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삐져 나온 원성이  가슴 속

깊은  곳에 뭍어 두었던 어린시절  까지  들추어 지자  정운은 다시금 북받쳐

울리는  물기를   억지로  짓누르느라고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정운은  자신도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온몸을   부들 거리며 소리를  내지르다가

자신이   소리를   지르던 중에  조용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하륜이  자신에게

가까히  다가오자 눈을  부릅떠서  하 륜의  눈을   쏘아보다가  그가  약간  팔을

벌려  다가오자 자신을   치려는 지  알고는  순간적으로  몸을 움추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읍?


정운은   자신에게  가까히 온  하 륜이   자신의 몸을 잡아채  끌어 안은  채

자신의 입술을  덮치자  감았던 눈을 화급히 뜨고선  자신의 입을  놔주지 않은 채

놀라서  얼어있는  자신의 혀를 부드럽게 휘감아 안으로 깊히 파고드는 하 륜의

혀를  자신의  혀로  느끼며   순간 머리 속이 허옇게 백지가 되고야 말았다.


이,,,이  무슨!!!!!!  이,,,,이거....지금  이놈이  내게  하고 있는 게, 그,,,,그러니까????

그러니까   키,,,,,,키스가 맞는 거지? 이,,,이렇게  혀,,,,혀를  맞잡아 굴리는 건

그....그러니까  영화를  보면  연인들이 하는......이,,,,,이!!!


처음엔  너무나  놀라서 아무생각도 할 수 없던  정운은   조금의 시간이  지나며

숨이  차 오를 때쯤에  서서히 머리에  피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하 륜이 자신을

놀리는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는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몸을  붙잡은 하륜의 몸을

밀쳤으나  하륜은 바닥에 뿌리라도  내린것 인지 자신의 거센  뿌리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안은 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않은 채   키스를 멈추고 있지 않다.


"이!!!"

한참 뒤  벽  부위에 까지 정운의 몸을  밀어부친   하 륜이 정운에게서  입을

떼자   열이 받친   정운의  주먹이  하 륜에게 날아가려다가  공중에서 붙잡힌다.

하륜은   자신의 팔에 잡히고도  억울한 듯  힘껏 바둥거리는 정운의 몸을

더  바짝 끌어당겨   그의 귓가에 가늘게 속삭였다.


"조용히 하고 정신 차려. 여기는 접견실이다.  감시 카메라가 양방으로 두개가

설치되 있어.  저쪽   코너와.  그리고 바로 이 위."


갑작스런  하 륜의 행동에  욱 해서 주먹을  올려붙이려던  정운은  평소와 조금도

다름 없는  그의   무미건조한  말투에   빠르게 상황을 정리해 보고는  슬며시

주먹을 내렸다.


그럼 이놈이 갑자기  내 입,,,입술을  덮친 이유는 카메라의 눈길을  피해 구석으로

옮겨보자는 보자는 거였나?  그렇다는 건.......여길...벗어나겠다는 의미?

아니. 아무것도  완전한 건 없는 데,  어  어떻게  하려는   거지?


정운이 멍하니 있는 사이에 정운의 몸을 더 가깝게 끌어안으며 그의 연인이라도 되는

듯  그의 몸을  부드럽게  쓸어 내리고 있던  하 륜은   평소엔 상상도 못할 조용

조용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일단,  이 방안을  벗어난다. 너도 들었는지 모르지만. 아까 그놈이 나가면서 우리

모르게 방문을  밖에서  잠궜어. "

"뭐?"


방문을  잠그다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아니....그렇다는 건.  이건 확실히...


하 륜은   정운이  놀란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자 슬며시  입술에  스쳐가는

미소를     짓는다.


"배부른 귀족 놈도 가끔은 쓸모가 있지 않냐? 하긴, 그런 미세한 소리를 구분하려고

여섯달간 24 시간을 눈에 천을 대고 맹인 행세를 하며 훈련을 한 귀족놈이라야

쓸모가 있는 거겠지만."


정운은  그의    뒤틀린  웃음에  괜히 멋적어   얼른 그의 말을  잘랐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떡하려는   거야?"

"일단  이 방을  빠져나가는 게 시급 이야. 지금  카메라를    통해  우리의 행동을

눈에 불을  켜고  훓고 있을  놈들 중, 처음에 내가 네 입을 덥치며  움직이자

그냥  네놈을   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내버려   두다가도  게중 혹시라도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 있다면 내가  아버지완 달리 사내는 안지 않는 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골치 아프니까  우선은   이 방에서 벗어나서  본부안 놈을 대충  붙잡아 봐야겠다.

"..확실한 거야?"


정운은  자신의 엉덩이  께를 쓰다듬는  하 륜의  손길에  가슴이 화닥거림을 느끼면서

일부로  퉁명스레 물었다.


"이쪽의  내 감각은.. 단 한번도 날 배신한 적이 없어. 지금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

쿡, 너 뭐해, 여긴  도청기도 있어.  우리가  하는  귓속말 까진 못 듣겠지만,

보통 섹스할때는 귓속말 만 으로  섹스하는 거 아니지. . 신음 소리 좀 근사한 걸로

내놔, 우린 지금 놈들 머리 속엔  한쪽  구석에서   섹스 하는    중이니까."

"시,,신음이라니?? 말도  안되는, 못해!!!!"


하 륜은 자신의 농담에   정운이 몸을   부들대며 입술을  조금  깨물고는 붉게

달아오른 고개를   돌려버리자   순간적으로  그가  조금  귀여운 생각이 들었다.


후  녀석, 귀엽군.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한 시간은  넉넉히 놀려주고 싶은 데?


하 륜은  진지한  표정을 짓던 정운이 금새  샐죽해 지자 정운이  눈치 채지 못하게

슬며시 웃었다.


이  녀석은  아니였다.

물론  주윗 사람을  경계하는 게  당연한  자신의 처지상  스파이가  있음이 분명한

일련의 사건에  제일 먼저  의심한 건  자신과 조직에 대해  남김없이 알고 있는

정운이 놈이고   지금도 스파이가 정확히 잡힌 것도 아니므로  이놈이 스파이가

아니란  물증은  없다.   하지만  보름 전 자신이 놈을  떠보느라 무리한 명령을

놈에게  하고서 놈이  그 명령  때문에 정신 없이  허둥대는   동안의   일 처리

경황중  자신이 직접  정운을  면밀하게   조사해 보고는  자신은  확신했다,

이 놈은 절대 아니다.    그래도  일단 놈에게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놓으니 여유자적하던  놈의 신경이   타이트 해지는 게  희한해서

의심을 완벽히 거둔  며칠 전에 조차   자신은   정운을  의심하지 않는 다는 말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빌어먹을  공격으로  자신이 공격을 받자

평소  머리 돌아가는 건  마하의 속도로 돌아 갈 듯한 놈이  유달리 동작이  굼띤 걸

감안해  놈을 긴장 시켜 이곳 까지 무사히  끌고 오기 위해  놈을 오해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했었고. 그렇게 해서 간신히  도달한 본부에 들어오면서  계속

감지되던  찝찝한 기운을  느끼고는 계속  떠들어  대는 놈에게 아무런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 조금 전  다시  물어본 것은  정운을  도발시켜  화를 내게 한 뒤 자신이

그에게  키스를 해서 자신들을 보고  있을 놈들에게  연인 싸움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일단  조직 제 2 진인  후방의 일, 그것도

소소한  사생활은  이놈들도 명확히  모르고 있을 테니 내가 남자를 안지 않는 거는

알지  몰라도 정운이 놈은   동생으로  아낀다는 것 따위는  놈들이  절대 알리가 없다.

한데,  나도 웃기는  군.   이 녀석  반응이 귀엽다....라. 내게 방방거리며   대드는

이 녀석의 머리를 웃으며  쓸어주고 싶다니. 이런,  나도 브라더  컴플렉스인지

뭔지  라는 게 있는 건가.  하 륜은  정운을  끌어안은 채 몸을  움직여서

창가로  다가갔다.  여기는  이층이다.  혼자서 라면 간단하지만 저 투덜쟁이

꼬마천재 녀석을 모셔가야 하니 ..... 몸을  대충  굴려서  던지면 최대한  다리가

부러지는 않겠지.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 설마  아버님이 공격을 당한 건 아닐 테고 아버님이

날 죽인다 해도 이런 식은 아니다. 아무리 날   죽이려 마음 먹었어도   분명

날 잡아다 내 얼굴을  똑바로 보고  --널  죽이겠다--   라고 말할 인간.

그게  밀림의  왕인   아버지  카엘의  진면목이니 이렇게   가둬 놓고  시간을  질질

끄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말로  무슨일인지 갇혀있는 이 상황에선 짐작조차 할수 없다.

분명  일이  크던 작던  생기긴 한 거니 일단 일을 캐보고, 어머닌 월 말이니 아직

마그달레나  별장에 계시다는 게 다행이군 .


머리 속으로 생각을 다잡으며 창가로 정운을 끌다시피  하며  몸을  슬슬  옮기던

하 륜이 정운의 옷 앞을 헤치자 꿈쩍 거리고 놀랐던 정운은 곧  반항 없이 순순히

안겨 있는 다.


풋.....이 놈.   정말로 아깝군. 시간만  있었음  더   놀려줬을 텐데..


한 손으로는  정운의 옷 속을 헤쳐 애무하는 척 하며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등뒤로

맞  닿은  창문의 이중 창의 고리를 열어 젖히던 하 륜은 점차로 붉게 익어가는 정운의

얼굴을  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속으로  흘렸다.


"내가  신호를  하자마자 얼른  창 밖으로 몸을  다  빼서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나마저 몸이 나오면 창에 손을  떼고 다시 내 몸을   붙들어 알았어?"

"서, 설마   여기서 뛰어내릴  생각이야?   여긴 이층인데?"


자신의  말은  들은 척도 안 하던 하 륜이 셋을 세자 마자 그의 말대로 하 륜의

몸에서 풀려난 정운은 하 륜이 급작스럽게  팔을 옆으로 들어 팔꿈치로

창문을 세게 쳐서 유리창을 부서뜨려서  트인  창문을 보고 이를 물면서 창문으로

몸을  내렸다.


나쁜 새끼.   나 죽이기만 해봐라.....


정운이  먼저 몸을   내밀자  곧 이어  하 륜의  몸이 날렵하게 창으로 빠져나오면서

창가에 힘들게 매달린 정운의 몸을   다시  안아들자 마자 정운은 두  팔을  뻗어

하 륜의 어깨를  감아 자신의 체중을 매달고는 빛이 똑바로 내려 쬐이는 한 낮,

작열하는  열대의   거센  태양을  바닥으로 몸이  향하는 중력이  보태진 부유감과

동시에   느끼며 눈을   감은  정운의  머리에  뜬금 없이  어머니의 영상이  맺힌다.


한국에서 여행으로  들어왔다가  잠시 맛본  유혹의 물질인  마약에  빠져  창녀가

되 버렸다는 자신의 어머니는, 중독 상태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해서 치료적 목적

으로  마약을 주사 맞으며 정신이  혼미한 채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 해도. 자신이

하 륜의 부하가 된 댓가로 예전, 자신이 기억하는  더럽던 환경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편하게  지내고 있다.


자신이 하 륜에게  온 뒤로  그와  같이 본부로   나오는 일년 중 한 달의 기간 중

하 륜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게 해 자신을 어머니가  입원한 요양소에

데려가게끔 했었다.

그래서 자신이  면회를 가 한가로운 벤치에 어머니와  앉아서  그녀의 손을 맞잡고

있으면   약으로 인해  정신을 빼앗기고 정신 분열증이 된 어머니가 가끔  정신이

돌아오면 늘어진  테입 처럼  웅얼거리며  반복해서 말하던 게 생각났다.

자신이   사랑했지만   사랑받지 못했다던.  한국에 있는 데  죽었는지 살았는 지

모른다는  어머니의  생애 유일한  사랑과의  첫   키스의   장면.

자신의 아들을  낳게 한 사람은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준   어머니는  그와  첫   키스를 하고, 그 에게  첫 정을 주었고

첫 몸을  주었는데  영원히  그의  마음을  단 한 올도  가지지 못했노라고  했었다.

그래도. 그의 몸을 갖는 순간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비참함과 동시에

영겁의 극락전에 오르는  듯한  환락을 느끼며   행복했었노라고.

그리고  평생 자신은  그 사람 밖에는   사랑하지   않노라고......


정운은   아직도 화르륵 달아오르는 입술 가를  매만지고 싶은  충동에  하 륜의

몸을 잡은  팔에 힘을  꽈악 하니   쥐었다.


아까는... 세상에  태어난  뒤 처음 하는  내..... 첫   키스   였다.







25 화.



" 으으으윽-----"


하 륜의 손길 아래  짐승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남자를 바라보던 정운은

막힌  비명소리가  다시금 밀실 안에  진하게 울리자   얼른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숨을  들이켰다.    정말이지  고문을 받는 사람이 내는  신음 소리는 익숙해

질수 없는 종류의  소리다.  정운은 신음 소리가 끊길 생각을 하지 않자 한숨을 쉬며

하 륜에게  다가갔다.


"좀 적당히 해,  말하기도 전에 죽일 생각이야? "


정운의 말에  역시나 들은 척도 안 한하던  하 륜은 이번엔  묶여 있는 남자의

오른 손의 뼈 마디를  하나하나  천천히  분지르기  시작한다.


"우으으으윽-----"


지독한 놈.


정운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한 시간 전, 감금  당하다 시피 한  접견실을  창을  통해  탈출하다시피 했던

두 사람은  마치 궁성 안,  여러 구조의 별채처럼  되 있는 본부 안을  숨어 다니다가

적당한  자를 납치해서는 비상령이   내린 듯한 삼엄한 경계 속을 뚫고 공사중인

서쪽  폐관의 지하  창고로 숨어들었다.

하 륜이  납치했던 자는  조직에서는 그래도  위치가 조금 있는 자로  정운도 그를

얼굴은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만찬을   했던 기억도

나니까.  하 륜에게  피스톨로 위협 당해  정신 없이  끌려왔던  남자는  어두컴컴한

창고 바닥에  내 던져져서 비명을 지르다가  고개를 들고,  어디선가  찾아온 촛불을

켜는 하 륜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납빛의 얼굴을 띄웠고, 하 륜은 남자의 표정 따위엔

신경 조차 안 쓰고는-- ' 내가  묻고 싶은 걸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 고개를

끄덕여.'  라고 단 한마디  던지고는 그자의  양발을  모아서 묶은 뒤 입엔 재갈을

물리고선 곧 바로 왼 팔을  비틀더니  곧  팔을 분질러 버렸다.


뼈가 마찰음을 내며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입이  천 조각에 막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땀방울이  맺히자 그에게  단 이 초간  손을  떼었던

하 륜은  이 초후 에도 남자의 고개가 흔들어지지 않자 이번엔  칼을 들어  왼발의

엄지 발가락에  칼을  세게  꽂더니  살짝 뒤틀어대다가 그래도 남자의 고개가

끄덕여 지지를  않자  차갑게 비웃으며  칼을 쥔 손에 힘을  주어 그의 엄지

발가락을   한 칼에 잘라버렸다.


"쿠으으으으욱---"


살이  바삭거리며  뜯기는 소리가   뼈의  격찰음 과   억눌려진 비명소리와 함께

방안을  흔들자,  들어주기 힘든 고통을 호소하는 울부짖음에 고개를 돌리고 있던

정운이 무심결에 그 둘을  바라보고는 자신의 눈 앞 에서 펼쳐지는 장면에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잔인한 놈,  아무리  필요상 고문하는 거지만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물건 다루듯

할 수 있는지, 하지만  저놈의 고문에 견디는 저 사람도 대단하다. 아무리 조직원이

고문에 견디는  훈련을  받았다 해도  고통이란 결코 익숙해 질수 없는  종류의

감각일 텐데...  나는   절대 저런 고문에 견딜 수 없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십 여분간 지속되는 강도 높은 고문에 간신 간신히 견디고 있던 남자는 하 륜이

남자의  오른 팔을 분지르고서 오른쪽 발가락을 자르려  칼을  대자 마침내

백기를 들려는 듯 정신 없이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어댄다.

하 륜은  표정 없이 남자의  입에 묶인 재갈을   풀어주었다


"학----하.....악----"


하 륜이 재갈을  풀자  가쁘게 숨을 들이쉬어 산소를 들이키는 약간  검은 듯한

피부를 가진 메스티소 계 혼혈 남자의 얼굴은 고통으로 축축한 상태로  시퍼렇게

질려있었고 어찌나 고통에 시달렸는지  입이 다 갈라진 사이로  피를  흘려내고

있었다. 한참동안 숨을 허덕이던 남자는  고통 때문인 듯  쉽게 입을 못 떼고

있다가 남자를 지켜보던 하 륜의 얼굴이  찌푸려지자  화급히 있는 힘을  다해

간신히  음성을   틔웠다.


"마,,말씀드리자면.....이,,,일종의  바,,,반란입니다. "


뭐..뭐라고?

고개를 돌리고 있던 정운은  남자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고개를 돌려 남자의 입을

응시했다. 그,,,그런 말도 안 돼는!!!


"사,,,삼일 전 부터 이미 총 본의 모든  권리는 제 2 보스인 셀로스 님께 완벽히

들어가 있는 상태로 어제는 계획대로  하 륜 님을  제거하기로 했었습니다.....헉.....

일단 그 점이 중요하다고 해서..그,,,그래서 카,,,,카엘 님의 패스워드로 하 륜님 께

거짓 귀환명령을 내린 것 이였고. 대규모의 용병대를  급파시켜 오시는 길목을 노리고

있다가 공격을  하기로 했었습니다.....학.....사,,,사실, 전면적인 급습은  성공했는데

하 륜님의  시체를 찾는 데  실패했다는  보고에 노성을  터뜨리고 있던 셀로스 님은

하 륜님이 직접  본부 안으로 ,,, 헉.....저 꼬마까지  데리고 들어오자 기절 초풍

하게 ....하악.....노...놀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일에  동원된  용병은  이제껏

끌어 모은  용병의 숫자 중.....헉....최고  였으니까요.  다, 당연히 그때에---"

"아버님은."

"저.."


믿을 수 없는 남자의 고백으로 정운이  넋을  놓고 있는 동안  마치 이 일이

아무것도 아니란 태도로  태연하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하 륜의 짤막한

명령이  떨어지자  남자는  조금 망설이는 듯 하다가  하 륜의 얼굴이 다시 조금

찡그려지자 얼른 입을 연다.


"저,,,,반,,,반란이후.... 다시 뵌 적이  없습니다. 셀로스 님이 아마 다른 사람에게

너,,넘긴 듯.....  아마도  이미  사망하셨다고..아,,,저,,,정말입니다...... 우아악-----"


남자의 더듬대는 듯한 말과 비명을  마지막으로  시뻘건 색이  폭포수 처럼 확--

퍼지며  정운의 안광을 스치고 지나가자 남자의  눈 앞 에서  멍하니 있었던 정운은

놀라서 눈을 반사적으로 감아 버렸다.


한참의 시간 뒤 서서히 눈을 뜬 정운의 눈 앞 엔 좀 전의 남자가  썩은 고목 나무 처럼

쓰러져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리는 손을  꼬집어가며 긴장을  가라앉히려

애를 쓰던 정운의 눈이 서서히 남자의 몸으로 시선을  옮기니  철저히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하 륜의 독일제  단검이 아무렇게나  엎어진  남자의 목  한 가운데에

깊숙이 막혀 있었고 은빛을  날카롭게 발하는 칼날의 주위를  타고 선홍색의 피가

계속 울컥대며 흘러내리는 모습이 정운의 눈에 맺히며, 그가 피를 눈으로 자각함과

동시에  비릿한  피 내음이  화악 하니 그의  콧날로  흘러 들어왔다.

정운은 떨구어지지 않는 긴장으로 거칠어오는 숨결을 조절한 채 이젠 세상에서 숨을

떨친 남자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반란.


그것도  후방에 있는 하륜을  제외한  조직  제 2 인자인 셀로스의  배신.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지마 순수하게 조직 밥만을  먹은 게  벌써 4년째이다.

고문을 당하는 상대를 한 두번 본게 아니고, 자신이 직접 고문을 명령한 적도 있었다.

그러기에  고문을 당하고 있는 상대가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서 거짓을 말하는지

진실이 어느 정도 담겨있는 말을 하는 지는 그 자의 눈을 보면 어느 정도 어림짐작이

가능하다.

이제 열 넷의 나이인 정운은  세간에서 말하는 '조숙한  아이'  정도 가  아니였고

정운의 정신 세계는 '아이'  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뭐라 해도 저 하 륜의  옆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 이였고 이런  사정은 이제 열 일곱인 하 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태어날 때 부터  사자의 새끼로 태어나  밀림에 던져져서 홀로 커왔을 하 륜을 주위의

사람  그 누구도 그를 그저 열 일곱의 소년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머리가  희끗한

그의 수하조차  그  앞 에선  긴장을 하는 모습을 정운은 수도 없이 보아왔었다.


"저..."


지나친 침묵을  참기 어려워진  정운이 막 입을 떼려는 순간 하 륜이 몸을 돌려 뒤쪽의

정운에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나가자."

"...."

".. 이놈  말대로  라면  여긴 정말로 적진이다.  일단 적의 사정권 안에선  벗어나야지.

하,  왜  소수인원에 그따위  미친 짓을 해댔는지 이제 이해가 가는 군, 날 죽이려고

그랬단 말이지.."

"기다려."


정운이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하 륜의 팔을 급하게 잡자  하 륜은 작게

나진 창 의 살 안으로  들어오는 야트막한  햇살의  잔재를  얼굴에 받으며

표정 없이  정운을 바라본다.

정운은  그의 얼굴을  보다가  발 끝에서 부터 밀려들어오는  한기에  몸을 움찔댔다.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그의 얼굴 표정으로 인해 그의 감정을  전혀  읽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에서  흐르는 냉기를 정운은  동물적인  육감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어떻게  할거야."

"글쎄, 어떻게 할까?"


자신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듯한 꽤나 시니컬한 하 륜의 목소리에 정운 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좀 기다려,  여긴 네 말대로 적진이겠지만. 여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이고

놈들은  이미  한 시간 전  탈출하다시피 해서 나간 우리들이  아직 조직 내 있음을

확신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서 나가는 게

좋아.  무작정 나갔다간  우왕좌왕  하는 새 낭패를 보니까"

"낭패라.  더 이상  어떤 낭패가 있다는  거지?"

"일단,  밖에 나가서 하나 더  끌고 들어와 봐."

"뭐?"

"그렇잖아.  그런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일은 한 입만을 가지고 믿을 수 있어?  다시

확인을  좀  해보면----자, 잠깐!!"


정운은 자신의  말을  듣던 하 륜이 말 없이  자신의 옆을 지나치자 다시 성급히

하 륜의 뒷 팔을  잡았다.

"잠깐, 내 말 좀--"

"네 말, 뭐.  뭘  말하고 싶다는  거야?  내가 지금 그 어떤 소리 라도 귀에 들어오리라

생각해?"

"알아. 아니까 하는  소리야.  정신 없이 혼란스럽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럽고

가족이 걱정 되고 그러겠지.  그래도 일단 마음을  잘 가라앉혀야 하는 걸 알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안다고?  네가  뭘 알아?  내 마음을 알아?  그래? 그것 참 고맙군.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알아줘서 말야."

"......"

"걱정 마.  아직은. 아직은  멀쩡해  내가  설마 아버지 걱정에 눈물이라도 질질

짤까봐 그러는 거야?"

"왜 그렇게 말을 꼬고 그래?  나도 너 만큼 은 아니더래도 상당히 혼란스러워.

난,,,,,네,,,제기, 그래  난 네 부하야. 네가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하고 지금도 의심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난 네 부하라고,  내가  설마 너 약 올릴 라고 그런 소리 하는 거

같애?  그냥.....   일단 이일의  사실이라면 빠른 대응이 가장 급 선무 잖아. 그들이

남은  전 조직을 모두 장악하기 전에 그 힘을 빼앗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네가 인정 안 하더라도 '우리' 는 단 두 사람 뿐 이고  후방으로

귀환하는 게  무엇보다도  가장 급해. 우리는 지금 맨 손 이란 걸 잊은 건 아니겠지?

상대는  지금  총본부의  병력을  틀어쥐었어. 일단은  마음을  좀 가라 앉히고--"

"쾅-----"


정운은 자신의 말을 자르는 격타음에 놀라서 그 소리를 만든 하 륜의 주먹이 무사한지

빠르게 눈으로 체크했다.


보통 대부분의 건물 목재로 건축된 것과는  다르게  조직의 본부는 특별히 모든

벽을  콘크리트로 발랐다.  그런 벽에  소리가 날 만큼 주먹을  세게  내지르다니!


정운이  화급히  하 륜의 상처를 보려고  그에게  다가서자  하 륜은 몸을 돌려서

벽에 몸을 기대고는  머리에 손을  얹었다.


"........."

"..........."


잠시간의 침묵으로  주위의  공기를  침잠 시켰던 두 사람은 서로의 머리 속을  헤치고

들어오는 갖은 상념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진정으로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일이 뭔지 알아?"


한참 뒤.  침묵을 가르는 하 륜의 갈라진 목소리에  정운은 어둠 속에서 그저 고개만을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

"내가 지금 분이 받치는 건 평소 상대거리가  되지도 않던 쿠발레 놈들이  왜 내게

그렇게  바득바득  대들었는지, 왜  내게 스파이 놀음을  구경시켰는지, 왜  셀로스가

일을  저지를 걸, 아니 그놈이 아니라 해도,  조직의 생리상 조직의 수뇌부의 인물이

아니면 스파이는 상상도 할수 없다는 걸 알면서 왜 총 본 쪽은 한 올의 의심도 하지

않았는 지야. 왜 멍청하게  내 주위만을  보았는지  왜!!!!"

"........."


하 륜은  정운의   침묵 속에 고개를 벽  뒤로  완전히 젖히고는 눈을  감은 채

자신조차도 완벽히 믿고 싶지 않은  기가 막힌 상황에  실소를 날렸다.


자신에게서 아버지는 보통의 의미로 '아버지' 였었 던 적이  없다. 단순히 밀림의 왕인

그 에게서  자신은 단순히  그의 마음에 어느 정도는 드는 후계자  였던 것이고

그 에게서, 그리고 자신 에게서 의 서로의 의미는 그 정도 뿐 이다.

그것은  천지 분간도 못할 나이여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 네 살의 사내아이를

훈련장에 내버리듯  보냈던 그가 정한  자신과  그의 암묵적  규약인 것이다.

서로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동료,

뭐라 해도  피의 맹약은   그 어떤 것 보다도 가장 깊숙한 결속력을 지니니까.

그러기에 지금도  그의   안위가 걱정되거나 하는 일반적인  사람이  가져야할  감상은

자신에게  있을 리 없다.  단지 숨이  막히게  타오르는 이 분노는... 배신자가 일을

준비한 건  오랜기간 이였을 수도 있겠지만  실행에 들어간 건 분명 육 개월 안이다.

그 기간 동안 한 군데 정신이  빠져 미쳐 다른 곳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거.

쓸데없이   놈이  피운 연막에 당해  연기나 끌려고 난리를  쳐 댔으니 ... 쿡쿡

내 꼴을 보면서  개 웃음 꽤나 흘렸겠군. 날. 엿 먹였다,  이거지?  셀로스.  이...

하 륜을  말이야...?


"하하.....하하하......쿡쿡.."


하 륜은  생각할수록 한심한 자신에 대해 비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입 밖으로

허한 웃음을  흘리며  몸을  벽에서 일으켰다.


정신이 나간 듯 실소하는 하 륜을 걱정스레 바라보던 정운은 하 륜이 몸을 일으키며

그 반동으로 약간 긴 듯한 짙은 흑발의 앞 머리가 그의 눈썹 아래로 스르륵~

드리워지며 찰나적으로 그의  바닷 빛 눈동자를 슬며시  덮자 정운은 그 자리에 선 채

그의  검은  실타래를  바라보다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하 륜의 시선에 화들짝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좀  잘난 얼굴이긴 하지만, 넋 놓으면 곤란해 천재 군. 난 남자는 관심에 없다고,

덜 자란 꼬마는 더 더욱."

"뭐, 뭐야??? 누가!!"


하 륜의  농담 어린 말에  기가 막혀진  정운이 발끈해  무어라고 하기 전  하 륜은

정운의 손목을  부여잡고  창고의  출입문으로  나섰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하 륜은   입술을   단호하게  다물었다.


셀로스는 탐욕스런 돼지와 같은 인상과는 달리  아버지의 옆에서 이 십여년 간 일한

만큼  돌 대가리 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껏 아버지에게 충성하던 그놈이 무슨 마음으로

이제 와서 일을 쳤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조직 일에  있어선 아무래도 이제 겨우

열 일곱인 자신보다는 잔뼈가 굵은 백전 노장이다. 잘못했다간 숨 한번 제대로

쉬기 전에 그의 손에 처참하게  죽게 될지도 모른다.


하 륜은 자신의 손에 잡힌 채  손목이 아프다며  투덜대면서도 열심히 자신을

쫒아오는 정운을  흘긋 보았다.

온통  불만스런  표정으로 말 없이  자신을  따라오는  정운은  가끔씩  눈동자를

굴리는 게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모양이다.  녀석은  평소엔 정말 평범한 열 넷의

아이처럼 행동하다가도 가끔씩 번뜩이는 계획을 척 하고 내밀어 자신을 놀라게 한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사안을 다루는 일에서 녀석의 결단력은  튀었었다.  물론 늘

자신의 도발에 어린애 처럼  반응하긴 해도,  그런 면도 단지 자신의 앞에서 일뿐

다른 사람들  앞에선  꽤 조숙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웃기는  녀석.. 다른 사람들  앞에선 열 넷이 아니라 쉰 넷이라고 해도 믿을 듯한

행동을 하는 녀석이 유달리 내겐 지지 않으려 하고 투덜대니..

하 륜은  정운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조금 주었다.


누가 뭐래도  이놈은  내가 살리기로 한   놈이다.  만의 하나, 일이   잘못된다

해도 셀로스 놈이  완전히  미치치 않은 이상 조직원들의 가족 중 여자의

목숨은 건들지 않는다는 조직간의   계율로 인해  어머닌 목숨까지 위협받지는

않겠지만 , 이놈은  내가 잡히면  당연히 그 자리에서 죽는다. 내가 내편으로

인정한  이놈의 목숨을  제 놈이 아니고  딴 놈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줄순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당화 같은 내  어머니를 그 돼지 놈에게 무릎꿇게 할 순

없다.  어머니의 미모는  그  돼지 놈도 늘  칭찬을  했었으니.  게다가  전  보스의

정 부인 이란 건.  전  권력자의 부인이란 건  그 권력을 찬탈한자에겐 최고의

전리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 륜은  어머니에게  생각이 미치자  조금 초조해 져서 걸음을 빨리 했다.

셀로스, 곱게 죽고 싶다면 어머니에겐  더러운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끼이이익----"


창고를  나온 뒤  차고로 간 두 사람은   차고의 차 중 폰티악 Firebird 를  손에

넣고 본부 안 을 벗어나기 위해 출입문 쪽으로 차를 몰아가려던 중, 갑작스럽게

밀려들어오는 차들의  홍수에  휩싸이게 되었다.  감시 카메라의 수훈인 듯한

수 많은  차량으로 인해  순식간에  진로가 방해를  받자 하 륜은  악셀을  힘주어

밟으면서  핸들을  거세게 꺽어서  옆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볼보를 기세 좋게

들이 받았다.


"콰콰콰쾅-----"

"끼이이이이익-----"


쇠를  쇠로 긁는 마찰음이 귀를 진동하며 신경을 긁자  운전석 옆에 앉아 좌석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던 정운은 하 륜이 또 다시 핸들을  빠르게  300도 가량 휘어서

옆으로 끼어 들려는  아우디를  들이 미면서  한 손을  창으로 뻗어서

뒤쪽의  볼보의  타이어 앞 바퀴 두 군데에  바람구멍을  뚫어놓는걸 걸 바라보며

울렁대는 속의 불편감을  견디지 못해  얼굴이 하얗게 변하면서도 정확하게 지정되지

않은 불안이 그의 정신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걸 느끼곤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가빠오는 숨을 조절하며 눈을 하 륜과 추격대에 고정시키고 있는 정운은 좀 전,

정문을 향해  돌파하려는 자신들의 차를 에워싸듯 추격대의 차들이 정신 없이

쏟아져 나왔을 때  처음으로 자신의 두뇌에 맺힌 생각을 자꾸  밖으로 밀어내려

애 썼으나 어느새  그 생각은  자신의 머리 속 을 더욱 더 깊게 파고 들고 있었다.


"윽~~  하........"


정운은 하 륜이 뒤쪽으로 차를 거세게 후진 시킨 뒤 다시 전진을 하며  핸들을

좌측으로  80도 가량  꺽어서  야생의 꽃을  그대로 보존시켜놓은 정원의 한 가운데를

돌진하자 백  미러에  멀찌감치  보이는  차들을  보고 한숨 지으며 양 팔 로는

좌석을 꼭 잡은 채 정신 없이 진동하는 차의 한 가운 데에서  눈을 꼭 감았다.


이곳은 사자의  우리다.

아무리 하  륜이  날고 긴다 해도 항시 인원이  평균적으로 오 백명 가까히  되는

총 본부 조직원들의 집중적인  추격을   피하긴 어렵다.  빌어먹게도 본부의 대지는

무슨 거대 궁궐같은 넒은 대지를 자랑하고 있거니와, 이곳을 막 벗어난다 해도

본부의 사정권 안에 있는 험준한 협곡의 도로를 무사히 통과해 갈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다. 그리고 이 주위의 도로는 좁고 험준한 도로 인 데다가 곳곳에 장애물이

많아서 죽기로 작정하지 않는 한 속도는 절대로 4, 50마일의 속력 이상을 낼

수 없을  테고....


정운은  차가  정문을 그대로  뚫고 지나쳐  언덕의 턱을 통과하면서 크게 용트림을

하며 격한 마찰에  타이어가  끌리는 냄새가 노릿하게 남자  크게 흔들리는 몸을

추스리면서  차분히 마음을 가라 앉혔다.


결심을 하고 나니  왠지  불안이  가라 않는다.

정운은  그런 자신을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 언제부터 내가 이  싸가지 없는 놈을

나보다 우선하기 시작한 걸까.  정말 나도 모르는  사이  뼈 속까지 이놈의  부하가

됐나보군. 웃기게 됐군, 한 정운.  너 ,  사는 게 그렇게 천국 같지는 않아서 아둥바둥

살려고 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일부로 죽으려고  난리를  친 적도

한 번도 없잖아,  한데  너 정말   이놈을  위해 불 섶을 지고 화약고에 기어들어

가겠다는 거야? 그래?......후......


"...차 좀 세워."

"........"


하 륜은  갑작스럽게  가라 앉은  정운의 목소리에  그를  흘긋  바라보기만 했을

뿐  말 없이 계속 차를 진행시켰다. 하 륜과 정운의  침묵 속에  차는 울퉁 거리며

크게 흔들대며 길가에  소담스럽게  피어 있는 야생화를 바람으로  밟고 지나친다.


"차 세워!!!  세우라고!!!!"


예사와는 다른 정운의 발작 같은 외침에   정운의 얼굴을  흘긋 보던 하 륜은

눈을  다시 전면에 고정시키며 살짝 입을 벌린다.


"왜 그래."

"내가 지금  장난이나  하자고 차 세우란 거야?  차 좀  세워!!!!"


하 륜은 쉽사리 들어본 적이 없는 정운의 악이 실린 목소리에 백미러로 뒤를

확인하고는 얼굴을 조금 찌푸린 채 세게 밟고 있던 악셀 에서 발을 서서히  떼었다.


도대체 이 꼬마녀석이   왜 이러는 건지. 지 놈 말대로  장난이나  치자고 하는 건

아닐테고  돌대가린 더더욱 아니니  우선은 이  주위를 벗어나야 한다는 걸

모르지는 않을 텐데 무슨 생각인 게지?


"끼익--"


차가 바닥에   거칠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멈추어지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운은

고개를 서서히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하 륜은   차가 완전히 서기 전  품안에서 시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삼십 초다.  말해."

"..내려."

"뭐?"

"내가 운전하겠어. 내리라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운전 못할까봐 그래? 면허가 없다 뿐이지 나도 운전쯤은 할 줄 알아,

경 비행기도 몰 줄 아는 데 운전을 못할까봐?  내려."

"헛소릴 하려고 멈추라는 소릴 한 거야?."

"내 말이  개 짖는 소리인지 알아?!!  너도 알고 있잖아.  식이라면  반경 이 십마일 내,

완벽히  셀로스의  세력권 안에  들어있는 이곳을 통과하기도 전에  무사히 여길 벗어

나기는 힘들다는  거. 그리고 그 놈들의 목적은 널 포로로 잡는 게 아니고 널 죽이는

거야. 넌 지금 달랑 총 한 자루 있을 뿐이지만  그들은 달라. 네가  아무리

잘나도 120M 박격포 한방이면  네  시체는 가루가 되고도 남아.  몰라서  그래?~!!!!"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하 륜의 자존심을  조금 건들였던  정운은  자신의  생각대로

화가 억눌린 듯한 하 륜의  목소리에  속이  쓰려 왔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일단 내려,  내려서 어디론가 기어가든지 차를  탈취해  가던지  여하튼 내려서

네가 알아서 해, 긴 시간 속이진 못하겠지만 일던 혼자면 몸 굴리는 게 좀  편할 거

아냐."

"건방지긴. 네가 지금 날   감싸겠다는  거야? 꼬마 놈 주제에? 입  닥치고 안전

벨트나 제대로 매,  출발 한----"

"이 미친!!!!!  너 정말  네가 죽는 것도 모질라 나를   죽이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

죽이고 싶음 나  당장  죽여.  나는  미친 광란의  폭주에 그대로 쫒아 다니다가

결국  폭탄 맞아 폭사하고 싶지 않단 말야!!  사람이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너만 좋음 다야? 내가 죽던지 말던지 상관 안해? 네가 어떻게든  후일을  도모해야

살수 있는 건지 아닌지, 희망이라도 걸어보지 이대로 가다간 너나나나 이 차안에서

다 죽어!!!!!!!!!!!!!! .......... 차 세웟!!!!!!!!!!!!!!!!!!!!!!!"

"씹!!!!!!!!!!!!"

"끼이이이이이익----------------"

"..............."

"..............."


차가 부서질 듯한  광음이 언덕을  얌전하게 깔은  아스팔트와 부딪히면서  거칠게

나자  정운을 갑작스런 브레이크로  크게  뒤흔들렸던  몸을   서서히 곧추 세우곤

고개를 핸들에 박고 있는  하 륜은  보지 않고 냉정한 말투로 말을 꺼냈다.


"내려."

"......."

"난  너랑 같이 죽고 싶지 않아.  죽을 때 죽더라도 이쁜 여자애 랑  같이 죽고 싶지

너 같은 인정머리 없는 인간이랑  지옥 길동무는  사양이야."


하륜은 냉엄하게  떨어지는  정운의 말에 이를   악물었다.


사실이다.  적  천지인 여기를 일단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면  지놈 몸  하나 간수

못하는 저놈은 자신에게서 짐이다. 그리고 만약 저놈이  미끼로서 시간을 벌어준다면

지금은 그게 단지  몇 분의 시간이라 해도   자신에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한다.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였다,  하지만 저놈을  떨구고  자신만  도망칠 수는 없었다.

비록 목숨이  경각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정운을 사지에 내던지는 건 무엇보다도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험의 냄새에도

불구하고 놈을   달고 다녔던 것이고.  시간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이 정운이 놈의 곁을   지나면  정운이  놈은 반드시 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분명 금새 잡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금새 죽이지는 않아도

고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운이 놈은 어릴 때 빚에  팔려서 조직의 영향력

아래 컸다고는 해도 실제적으로는 4 년전 에 조직에 들어왔고, 조직에 몸 담은 지

4 년이 되긴 했어도 육체적 노동이나 전투는 해본 적이 없는 놈이  얼마만큼 고통에

견딜수 있을 것인가. 아니. 이놈은  자신이 잡히면 죽을걸  뻔히 알텐데. 하지만

사실,  이대로 가다가  추격대에게 잡히면  죽도 밥도 아니다.  자신 역시  총

한발로 죽을 수 있는 사람이기에 그들에게 잡히면 정운과 자신의 목숨을

구할 방도가...  없다.


히 륜 은 정운 의 판단이 가장  최적이라는 생각이 자신의 머리를  얼핏 스쳤음에도

마지막 자존심을 짜내서  고개를 흔들며  정운을 바라보면서  기이한 웃음을

지었다.


"웃기는 군.  내가 너 같은  애송이에게 목숨을 구걸해서 얻으라고?  헛소리

집어치고 의자에 구겨져서 입 닥치고 있어"

"멍청한, 네 머린  돌 탱이 야?  지금 내가 한 소리가 최선책인걸 정말로, 정말로

몰라서 한 소리야?  평소의  그 밥 맛 없이 냉철하던  판단력은 다 어디다 버렸어?

아니면 그 잘난  허세를 떠느라고 날 그냥 죽이고  싶은 거야?  내가 미쳤어?  네놈

죽는 길에 왜 내가  따라가야 하는 거냐고?  난  이제  열 넷이란 말이야,  이

나쁜 놈아. 네가  여길 벗어나서  뭘 어떻게  해서라도 나를 구해야  할거 아냐?!!"


하 륜은  정운의  외침에도  아랑곳 없이  차에 속도를 내서 언덕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운은  언덕을 내려가는 차에 가속도가 붙어 속력을 더 해가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흔들리는  차 안 에서 정신을 다 잡고자 입술을  깨물었다.


이  놈은 정말로 이 순간에도  제 고집을  버릴지 모른다.  머리 속으론 내가 한

말에 동조할지도 모르건만,  왜  이런 때 까지 도 자존심을   세우는 지.


" 이  나쁜 놈,, 그래,그래 !!!!  내 말은 다 개소리란 거지, 네가 언제 내 말에

귀 기울여 줬냐?  그 주제에  왜  계획은 다 내게  새우게 했었다지? 잘나신

지놈이 직접  세우고  북치고 장구치고 지놈이 다 할 것이지..........이!!!   차 정말

안 세워?!!!"

".............."


정운은  하 륜의  입술이 굳게 닫혀 답답함에 자신의 쪽에 있는 백 미러로

무언가를  보고는 급함에 목소리를  키게  틔웠다.


"차 세워!!!!!!!!!!!!  세우란 말야!!!!!!!!!  당장 세웟!!!!!!!!!!!!!!!!!!"


백 미러로 정운의 눈에  띄던 검은 점 과 같던 물체는 저  끝만큼의 뒤 에서 부터

하나씩  달라붙기 시작하는 동종 체의 행렬의 수가 늘어나면서 확연하게 차의

형태를 갖추었다. 정운은 자신과 같은 걸 보고 있을 하 륜이 죽은 듯  침묵하자

눈을 전면으로 돌렸다가  저 멀리 먼 전방에서도 차로 보이는 형체가  눈에 들어

오자  거의 발악을 하듯 악을  써댔다.


"이 나쁜 놈아!!!!!   난  행길에서 폭탄 맞아 죽고 싶지는 않아!!!!!!!   차라리, 차라리

혀를 깨물까?!!!!!  차  안 세워?!!!!!!!!!!!!!!!!!!!!!!!!!!!!!!!!!!!"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악--------------"


갑작스런 브레이크 소리에  다시 한번  쇳소리가  귀를   긁어대자  온몸이  휘청거리

는 급박한  충격 속에 상체가 거의 앞으로 크게 나아갔다가 다시  뒤로 던져져서

시트에  억지로 쑤셔 박히다 시피 한  정운이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 륜이

정운의 몸 을  꽉 묶고 있는 안전 벨트를 칼로 잘라서 그의 몸을 운전석으로 끌어당긴

뒤  정운의 얼굴을   손 으로 그 자신의 얼굴에  바짝 가깝게 잡아당겼다.


"..머리를  써.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만 있어, 이건.....명령이야. 잊지는 않았겠지?

넌..내 부하야. 감히 내 명을 거역하고 내 허락도 없이 죽어버리면 네 놈의 시체를

뼈 가루라도 찾아서  네놈이 가장 끔찍해 하는 뱀 떼들 위에 던져버리겠어"


정운은 하 륜의 말에 기가 막혀 멍하니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속으로 쓴 웃음을

지으며  하 륜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잔소리 떨지 말고 너나 똑바로 들어.  그래, 난 네 부하야,  그러니 지 부하하나

제대로 간수 못한 멍청이 소리 평생 듣고 싶지 않으면 나 살려, 알았어? 나 아무데나

던져 놓고  나 몰라라  네놈만 잘먹고 잘 살면  내가 죽어서도 네놈 곁에 착 달라붙어

따라다니며 너  괴롭혀 줄 테니 알아서 나  살리라고!!!"


하 륜은 정운의 얼굴을  말 없이 바라보다가 단호히 몸을 돌리고  뒤도 안 돌아 본체

차 길의 안쪽도로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정신으로 걸음을 걷는 지 조차 모를 분함에 속이  터져서 죽을 것 같은 마음을

가라 앉히기 위해  깨물었던 입술 사이에 분노보다 더 깊은 온도를 가진 뜨끈한

핏물이   흘러나오자  하 륜은 자신의 혀를 이용해 그  피를 음미라도 하듯 서서히

빨아 당겨 마셨다.


정운은 언제나 와 같이 위급한 상황에 정확한 판단을 내렸다. 전혀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손실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여기 있다간  둘 다 죽을 것. 그러나 지금 이 순간도,

나중에 살아남더라 해도 아니,  세월이  흘러서라도  지금 내가 정운을  사지에 던져

두고 혼자서만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것은... 변명할수 없는 내 의지대로의 행동이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부하 놈을 미끼로 던져주고 도망치는 비겁한 인간은 나, 하 륜이지.


하륜은 이미 깨물어 피가 터진 입술에  더  지긋한 힘을 주어 조금 더 세게  깨물었다.

인정은  한다. 중과부적이라고 했던가, 아무 무기도, 연락체계도 갖추지 않은 자신의

단신 힘으로 니달의 총 본이 자랑하는 철통같은  추적대를 무사히 따돌릴 순 없다,

우선, 무엇보다도 시간이, 그게 설사 초간의 시간이라 해도 숨 한번 쉴 정도의 여유라

해도  시간이 필요했고 정운은 그 자신의 목숨을 담보 삼아 그 시간을 벌어주려는

거다.


하하.

하 륜은 계속적으로 쳐 밀고 들어오는 지독한 자기 혐오에 쓴 웃음을  날렸다.

아홉 살 때.  그   지옥을   맨손으로  벗어나  간신히   아버지의  후계자로 정당하게

인정을 받게 된 이후,  이런 모멸감은 처음이다. 그것도 내부인 에게 놀아나게 되다니..

하 륜은  이를 바드득  갈면서 하늘을  힐긋 보았다.

평소에는 깊게  가라 앉아 있는 듯 하던   차가운 느낌의 블루 아이즈가  그의 생애

처음으로  짙은 감정의 붉은 빛이 화르륵 샘솟아서 그  본유의 푸른빛과 어울어져

붉은 보랏빛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셀로스. 넌....주사위를   잘못 던졌어.





26 화.



"촤악---"

"핫-----"


정운은  자신의 몸 위로 얼음의  기운이  쏟아지자  전기에  감전 된 듯  몸을

푸드덕 대며  무의식에 빠져있던 의식을 주워들고서 감긴 눈을  힘겹게 뜨기 시작했다.


"..엉망이군요."

"엉망이라니?  이 정도면  거의 손 안대고 얌전히 모셔둔 거요. 이 건방진 애송이가

하 륜 놈이랑 같이 있는 지 알았는데  그 쥐새끼 같은 놈은 이 놈을 던져두고

내뺀지 오래더군. 성질 같았음 이놈도  당장 그 자리에서 죽여 버렸을 거야.

꼬마 놈들이 누굴 감히 엿먹여? 그래도 저 놈은 일단 당신이 보기전이라 손대지는

않았고, 그냥 채찍으로 그냥 두 어번 후려친 것 뿐이요."

"두 어번 후려친 것  치고는 출혈 양이  좀 많은 것 같은 데요? 그래도 소득이 없어

절 부른걸 보면.  이  아이도 만만치 않았나 보군요, 후.... 내가 뭐라고 했어요?"

"흥, 이 어린 놈도 하 륜이 놈 옆에 찰싹 붙어 있더니 독해진 모양이오. 두 번 기절

할 때까지  입 벙긋하나 안 하니, 어린 새끼가 왜 이리 독종인지."

"후후., 만만치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정운은 배신자의 수괴인 셀로스와 말을  나누는 여자의 고운 음성이 어디선가 듣던

익숙한 음성임을 감지하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머리에 떠오르자 정신이 깨고서도

지탱할 힘이 없어  늘어진  팔 아래로 늘어뜨렸던 고개를 죽을 힘을 다해 쳐들고는

시선을  들어 눈  앞에 있는 여자의 신발을  따라서  위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눈이 여자의 얼굴 께에  와서  고정이  되자 그만 얼다시피 했다.


이,,,,이런, 마.........리타??? 이게 무슨?!!!


"아, 정신이 들어, 정운?"


정운은 여느 때와 같이  자신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던지는  마리타를 보고  놀라서

아무말도 못한 채 놀라서 크게 떠진 눈만을 깜박였다.


"응...고생했겠네, 조직원이라지만  륜이의 옆에 있게된 이후 몸으로 부딪히는 일은 잘

안 해 봤지? 륜 이가 안 그런 척은 해도 정운이를 꽤나 아끼던데 몸으로 쓰는 일에

정운을  시켰을리 없으니까. 한데, 그런 정운을 놓고 혼자 도망치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훗, 이런 어린애에게  채찍이라니. 셀로스, 당신 너무 했군요..."


뭐,,뭐지?  저 다정한 분위기는?  왜  조직의 배반자  셀로스 와 마리타가 저렇게

친한 듯 같이 있는 거지?  도데체  저건... 내 눈에  비춰지는 저  저 모습은 무슨

뜻이야???  이럴 수가?!!!!   이게...이게 사실....인건가?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이게 정말   무슨 일이야?!!!!

마리타는, 마리타는 하 륜이 놈이 마음을 주는 세상에 단 한 사람이 아닌가?

카엘의  부인이고,  하 륜의 어머니인,   마리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자가.

그 마리타가 맞아?  나 지금 혹시   꿈꾸는 거야?   어떻게 이런...이,,이럴수가!!!!!


믿을 수 없이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마음속에의 폭풍에  휘청거리는 정신을 채

바로잡지 못하는 정운의 앞에서 셀로스가 다시 한번 더 확실한 증거를 밀어 넣는다.

"너무하긴, 그 어린 놈이 독기 부리는 꼴을  당신도  봤어야 했는데, 말 한마디만

하면 당장 풀어주겠다는 데  세상  모르는 어린놈 주제에  뻗대긴."

" 어머, 정운이가  뻗댔다고요?  그랬니, 정운아?"


정운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멍하니 그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마리타에게 몸을  뒤뚱거리며 다가온 셀로스가 그녀의 허리를 뒤에서

감아버리자  드디어  사실을 인정하고야 말았다.


하하하...... 마리타 였다.

그놈은 물론.  자신조차 의심받기 싫은 마음에  미친 듯 주위를  뒤집었는데도  전혀

발견하지 못했던 스파이가  마리타, 하 륜의 어머니 란다. 하하하....  그래..그녀라면

당연히 자신과 하 륜,  둘중 그 누구도 그녀를  의심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들이  하 륜의 방에서 비밀 회담을 나누고 있을 때에도 파이와 음료

등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아무때나 드나들었으니... 그가  일을 하고 있을 땐

자신조차 막는 일이 있었는데,  자신이 알기론 하 륜이 마리타의 내방을 막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하 륜의 방은 오로지 그녀만이 그의  허락 없이  아무 때든지

드나들 수 있었다,  오직 그녀만이.


하하...정운은  끝없이 허한 웃음을  흘렸다.


하 륜, 이 천하의  돌대가리 놈 아, 너,  너,,,어떻게 할래,  너... 이걸  받아들일 수

있어?  차라리  내가 스파이였으면  덜  충격 받으면 만. 너,,,너,,,,,,


생각할수록 기가 차 오름에 정운은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흘리던 실소를

조금씩 입 밖으로 새어냈다.


"아하.......아하하,.하하하.......쿠큭...."


마리타의  허리를  껴안은 채 그녀의  입술을 막 덮으려던  셀로스는  얼굴을 찡그리고

선 이제는 실성한 듯  웃어대는 정운을  응시했다.


"뭐야, 애송이, 그깟 채찍질 몇 번에 맛이 갔냐? 그 정도는 아주 기본적인 거라는 것

정도는 알텐데. 그 정도도--"

"뭡니까,  마리타."


정운은  돌연  웃음을  멈추고  셀로스의 말을 자른 채  그의 두껍고 투박한 손에

감겨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마리타에게 차가운 시선을 내리쬐었다.


잡혀와서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정운은  하 륜과  헤어진 불과 오 분만에

그들의  추격대에 잡혀서는 십분 뒤 그들의 차에 던져져서는 본부로 이끌려 왔다.

그리고는 고문실 로  쑤셔 박혀진 뒤 그들의  요구대로 불지 않아서 무차별적인

채찍질을 몸으로 감내해야 했을 때도 이처럼 가슴이 저리진 않았었다. 아니,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 분명한 그  채찍질을 당해내는 동안 정운은 건장한 사내의  힘이

실린  채찍의 소리가 바람을   가르고 자신의 몸에  닿기 직전의 그 0.1  초  간격의

시간동안 자신에게 다가올 고통이  미리 상상 되  몸을 떨면서  차라리 기절하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 그랬을 때 조차 도 이렇게 가슴이 쓰라리진 않았었다.,

이,,이건,   믿었던 사람이..세상이 무너져도 하 륜을 배신하지 않으리라 생각되던

이 세상 단 하나의 사람이,  그의 어머니가!


"뭐라니?  내게 묻고 싶은 게 있으면  제대로 물어봐야 말을  하지...."


정운의 말에 짐짓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스 크림 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그녀의

음색엔  여전히  변함 없는 다정스러운  기색에  우아함까지   실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정운의  귀에는 그녀의 달콤한 목소리가 악귀의  비웃음으로 들렸다.

정운은   제 정신이 든 이래로 자신의 정신을 매섭게  후려치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정리를  하고자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그리고 정운은  자신에게 가까히

다가오며 화사하게 웃는  마리타를  보며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 몸의 근육에

힘을  잔뜩 주고는 얼얼함에 열리지 않는 입을 벙긋거리듯 열었다.


"네, 그러시다면 여쭈지요, 당신이, [스파이] 였습니까? 요즘, 말 안해도 알 만한

그  일련의 사건은 모두 다 당신의 입김이였나요?  아니, 정확히는 당신의 남편과

아들을 배신한 사람이 당신 인가요, 부 / 인? "

"어머~ "


마리타는 또 다시 한번 부드럽게 웃었다.

정운은 자신을  향해 거짓된 웃음을  보내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용서할 수 없다.


정말 그녀에게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그를 배신할 수 밖 에 는 없었다고 해도,

이번 일로 잘못했으면 하 륜이 죽을 번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신뢰를,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신뢰까지도 몽땅  쓰레기 통으로 버려버린 마리타를 용서할

수 없다.   아니,   하 륜이 놈이  용서할 수 있다 해도  내가, 내가 용서 못해!!


"정운,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배신이라니. 난 여태껏 살아오면서 배신을 한 적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없어,"


눈에 훤하게  보이는 배신의 증거에도 부인을  하는 마리타의 태도에 온몸의 열기가

머리끝으로 몰려 들어오는 타는 듯한 느낌에 정운은  채찍이 남긴 고통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가엾어라,  이렇게나 얻어맞다니.."


정운은 자신의 넝마같이 찟겨진 옷 안으로  마리타의 따뜻한 손이 닿자 그 역겨움에

몸을  비틀면서 눈을  억지로 뜨고는 그 손의 주인을  매섭게  흘겼다.


"치워요!"


마리타는  정운이 싸늘하게 소리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리자 빙긋 웃으면서

옷이 찢겨져  피와 범벅이 되  있는 정운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고선 손가락을

움직여 정운의 유두를  부드럽게  굴렸다.


정운은  눈을 감고 있다가 자신의 유두에 와 닿는 손의 자극에 화들짝 놀라서 몸을

비틀며 마리타에게  고함을  질렀다.


"뭐,,뭐 하는  거예요?!!!"

"정운, 잘 들어,  난  네게  피해주고 싶지는 않아, 단지  우리가 알고 싶은 건 륜 이가

제일 신뢰할거 같은 그 애의 컴퓨터의 베이직  패스워드를 알고 싶은 것 뿐이야.

뭐,  어차피 2 진이야  어린 녀석들이 대부분이니까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 해도

카엘, 그 악마가 중요한  문서를  보관해 놓은 걸 알아냈거든. 한데, 그 악마답지

않게  륜이에게 보관을 시켰더군. 평소에 륜이는 거들떠도 안본 주제에... 그게

있어야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해커를 시켜도 륜이가 막아 놓은 방어막을  뚫을 수가

없어,  정운이는 알고 있지? 어리긴 해도 륜이의 신임을 받고 있고, 그의 비서 역할

이니까, 그 정도도 모른다고  할수 없을 거야, 문서마다 걸린  패스워드까지는 말

안 해줘도 되, 일단  베이직을 깨면 ..  자아,  괜히 고집 피워서 몸 다치지 말고 말해,

말하면  정운이는 완전한 자유의 몸으로 풀어줄 께, 사실 정운이의 위치는 륜 이의

몸. 종. 같은 거잖아?  그게 말이 돼?  요즘 세상에. 게다가  정운이 는 앞길이

창창한  어린 사람이야, 천재고. 그 정도로 똑똑하면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중한

대접을 받으며 평생을 살수 있다는 거. 알고 있지? 그렇게 살수 있게 도와줄 게.

원한다면 기반을 잡을 돈도  주고.  원하는 데로 보내줄게. 한국으로 간다해도

보내주고....  물론, 네 어머니와 같이."


문서?


정운은 마리타의 말 중에서 그녀가  칭한 중용한 문서에 심중을 기울였다.

문서라니......뭐지? 스파이 건이 있기 이전부터 워낙에 보안에  신경을 쓰는 하 륜은

각각의  문서에 걸어 놓은 개개의 패스워드만도 상당하고 불규칙적으로 그  패스워드

를 바꾸어주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문서가 있다면 자신이 스파이로

의심받았던 요즈음에 그가 바꾸었을 패스워드는 자신은 알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저렇게 꼭 집어 중요한 문서라니, 그게, 뭔가?


"제길,  무슨 그런  어린앨 어르겠다고 그러오?  그저 말 안 듣는 애에겐  주먹이

최고지."


마리타가 정운에게 속삭이는 동안 불만족스럽게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던 셀로스는

약간 뒤쪽에 놓여있는  의자에  몸을 앉히고는 살집이 출렁거리는 배 아래  호주머니에

서 껌처럼  보이는 걸  꺼내들고 질겅거리며  씹기  시작한다.


"꼬마,  얼른 불어,  안 그럼 아마 여기선 살아나가기 힘들어,  제기, 그 귀신같은 놈,

분명히 전에만 해도 독일에  쳐 박아 놨었던 거라 당연히 아직도 있을지 알았는데,

도대체 그걸  어디다 숨긴 거야?  개 새끼. 하 륜이 놈은 지 새끼 취급도 안 하더니

다 수작 부릴라고 했나?  어느 새 그 돈을 다  지 새끼 수중에 밀어 넣다니..

당장 일주일 뒤  무기상놈에게 결재해줄 돈도 모자라니.. 씹!!"


돈?  돈...이라고?   그럼,  그럼  마리타가  배신을 한 이유가 고작, 고작....돈  때문에?


정운이 셀로스의 말에 망연자실해서 마리타를 바라보니 셀로스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를 보고  무어라고 말하려던  마리타는 말을  하려다가 말고  다시 고개를 돌려서

정운을 웃음기 가신 얼굴로 바라본다.


"똑똑한 천재란 소리는 많이 들었어, 정운.  너는  나이는 어려도 륜이가 현재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지, 그의  오른 팔이고. 그러니 그 정도도  모른다고 하면 안 통해,

그의 일을  처리하려면 컴퓨터를  한번도  안 쓴다는 건 어불성설 이니까. 하나면 돼,

일단 그것만 알면  내가 문서를  보고 어느 건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그걸

다시 보고  그때 가능한  키를 시도해 보면 되고, 일이 잘 되면, 그러면  널 정말로

살려주겠어.  아니 어찌보면  너야말로  카엘 부자에게 원한을  가져야 되는 게 아냐?

아무리 빚 때문이라지만 거의 팔려 오다시피 해서 륜이의 노예 같이 그의 곁에

붙어 있어야 하고  네 어머닌  조직의 마수에 걸려서 창녀가 되고 마약중독자가

된 것이니까, 안 그래? 넌 아무 죄도 없잖아?  그러니 네가 살기 위해서라도 그걸

말해준다면 아무도 비난 못해,  그렇잖아?"

"하 륜은   당신에게  어떤  '죄'를 저질렀나요?  당신의 아들인 하 륜은 말입니다."

"내.......아들? 하....아하하하하하........아들?  하하....후후후.."


마리타는  정운의 비꼼에  기이한 웃음을 흘렸다가 돌연  웃음을 멈추고는  정운을

냉소적으로  바라보았다.


"아들이라니, 그 애가 왜 내 아들이야? 내가 언제 남 앞에서 그앨 내 아들이..운운

한적 있어?  갠  내 아들이 아니고 단지 카엘, 그 악마의 아들일 뿐이야.

아니지.   아들 '만' 은 아닐지 모르지."


뭐....라고?  아들이  아니라고?  그,,그럼  마리타는 새 어머니란 말인가?

하지만 하 륜은 단 한번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게다가 카엘에겐 아들 만 이

아니라니? 그건 또 무슨?


"시간낭비는  그만하고 , 얼른 패스워드나 말해."


정운은 서늘하게  돌변한  그녀의 목소리에 오기가 생겨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조차 그녀를 완벽한 어머니형으로 알고 그녀를 너무나도 흠모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좋은  향기와  함께 자신의 귀에 닿을 때면 너무나

기분이  좋았었다. 자신이 하 륜에게 서 가장 부러워하고 혹은 질투했던 건 그

무엇도아닌  마리타의 존재.. 였다. 그런 어머니를 독차지 할수 있었다는 어린애

같은   이유로 자신은 이유 없이  하 륜을  질투한 적이 많았었다.

그런데...정운은 되돌릴 수 없이 깊은  상처의 골이  패여진  가슴을  부여잡고

허 하게 웃으며 자신의 대답을 눈으로 독촉하는  마리타에게 부드러운 미소 까지

담고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


"말, 못. 해."

"응?"


마리타의 커다란 검은 눈이 의외라는 듯  살짝 더 커지며 짜증이 난다는 듯 미간엔

미세한 주름을 잡았다,


"흥.  알기는 아는 모양이군.  천재 라더니  머리가 나쁘군. 살아가는 데 아는

처세술은 없는 거야?  그래서  어디 세상 살수 있겠어? "


마리타는 약간의 비웃음을 담아 정운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몸을 돌려 뒤쪽에서

퍼지고 앉아 있는 셀로스에게 몸을 돌렸다.


"셀로스, 륜 이를 쫒는 일은  어떻게,  아직도 성과가  없나요?"


마리타가 말하는 동안 카트 ( Khat : 중추신경자극성 마약인  암페타민

에 함유된 성분인 케치놈이  함유된 변종 마약으로 식물에서 추출해 간편하게

껌 처럼  씹을 수 있게 조제된 마약. 예멘이 그 산지. ) 를 씹으면서 어깨를  으쓱인다.


"미꾸라지 같으니라고... 그렇게나 삼겹 이상씩 방어를 해서 쫒았는 데도 ..."

"꽁지 빠진 새를 굳이 잡을 필요는 없잖소? 그 녀석이  꽤나 야문 녀석임은 나도

인정하지만 아직 열 일곱 어린애라고.  받쳐주는 사람들이 없는데  제가 무슨 수로

뭘 어쩌겠어. 고작해야 우리에게서 도망다니는 게 다겠지. 벌써 제 2 진도 우리가

다 흡수한 상태고.  크크 ...... 그것들은 지레 놀래서 반항 한번 안 했다더군.

그것보다는  그  빌어먹을 금고의 위치가 어딘지를 알아내야 하니  그 꼬마 좀

잘 족쳐보시지."

"륜이가!!  그놈이 어떤 놈인지 당신이  알기나 해요? 내가 왜 그놈만은 꼭 죽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요?!!"


마리타의 날카로운 음성에  느듯하게 앉아서 카트를 씹으며  서서히 환각으로

나른해지려던 셀로스가 그녀를 응시함과 동시에 그녀의 말을 간신히 이해한 정운은

자신의 머리에 이해된 그녀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죽이라고 했다고?  자신의 아들을? 아니,  설사 자신의 친 아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랜 세월을 자신의 아들로 칭해온 사람을, 죽이라고..... 했다고? 그것도 뒷탈이

있을 거 같아서?  돈 때문인 배신에,  게다가  자신이   키운 아들을 죽이라고 했었다?

죽이라고?  정말?  하하..


정운은  크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정말 더러운  세상이군. 더러워.

인면수심의 동물들이 부끄럼 없이 태양을 마주보는 세상이라...하하.....


"그 녀석이  어떤 앤지 알아요? 처음 앤 카엘조차 그앨 얼마나 무시했었는 지 알아요?

그래도 자기 피라고 구박은 안 했다 뿐이지 관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어 보이던

그 악마는  겨우 아홉 살이던 그 녀석을 한참 교전 중이던 적진 한 가운데 권총

한 자루 안 쥐어주고 맨몸으로 밀어 넣었다고요, 그래도 거기서 보름만에 살아서

돌아온 애라고요, 고작 아홉 살 짜리가 말예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고 성한 곳이라

곤 단 한군데도 없었지만 눈만은  시퍼런 광기를 띄우고  살아서 돌아왔다고요,

그리고 그 애비는 그제서야 륜이를 완전히  자신의 후계자로 인정했고요.

그애가 길거리에서 파라다이스(성적 흥분을 유도하기 위해 상용하는 합성 마약의 일종)

나 빨면서 창녀랑 키득대는 그런 보통의 열 일곱의 백치인지 알아요? 내가 귀에

딱지가 닿도록 말했잖아요!!  이번 일에서 가장 우선시 해야될 건 카엘 부자라고,

카엘은 내게 넘겨도 그놈은 살릴 필요도 없으니 숨통을  끊어놓으려고.  그래서 그

숫자의 용병을!!   혹시  다른 곳으로 갈지 몰라 세 군데로 나누어  배치시켰었는데

세상에 그 숫자를 가지고  당신이 말하는  '어린애'를  놓치다니,  그러면서 무슨!!"


셀로스는  마리타의  거센  항변에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봐, 이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잖소..  그놈은  겨우 한 마리고 내가

가진 애들은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아. 영감이 오년 전 이 진을 그  어린놈에게

때주지 않았어도  백 프로 내 것이 됐을텐데.. 그 이진이야 어차피 영감들  빼고

애송이들 빼면  쓸모 있는 건 별로 없으니 그냥 잡아두고 있는 거고. 어차피 총수의

목은  우리가 쥐고 있으니.."

"알맹이를  죄  빼앗기려면 륜이를 우습게  여겨요. 뭐라 해도 나는 그 애를 십 육년

동안 옆에서 봐온 사람이 예요, 그애,  때로는 그 아비 카엘보다 더 지독한 면이

있는 애라고요.  아직은 경험이 미숙해서 급작스러운 급습에  일단 무너졌을 뿐이지

그애가 정신을  차리고 달려들면 어쩌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앨  찾아 없애야

해요!"

"아아.  알았소, 알았다고. 지금  찾고 있으니  걱정 마시지..."


이제  어느 정도 환각의 수준에  들어간 듯한 셀로스의 몽롱한 대답에  마리타는

아미를  찡그리더니  정운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마지막 기회야, 정운,  대답해."

'....."


말 조차  하기 싫었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인간 같으니..


"..좋아, 그럼 조금 뒤 다시 이야기 해보자고.. .."


호출버튼을 누른 듯한 마리타의 손짓에 곧 고문실 안엔 등치가 산만한 사내들

두엇이 들어온다.

셀로스는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는 듯 이젠 정신을 놓고  꿈꾸고 잇는 듯하다.

정운은  사내들이 들어오자마자 다가올 고문의 고통으로 몸이  위축되는 걸 억지로

감내하려고 온몸의 근육을 긴장 시켰다.


마리타는 마치 선녀와도 같은 웃음으로 조직원들에게 미소를 보내며 그녀의 붉은

입술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입을  뗀다.


"전기 채찍을 사용해요.  그리고도 입을 안 열면 다른 모든 기계를 다 이용해서라도

사양말고 당신들의 고문 솜씨를 꼬마에게 보여줬으면 해요. 물론, 말하기 전까지

죽으면 안되니까 그 점은  알아서."


정운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그녀의 말에  순간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가  자신을 향한 그녀의 화사한 웃음에 눈을 감아버렸다.


악마. 악마는   바로 당신이야.  마리타.




27 화.


하 륜은   쇼파의  팔걸이 위에  내려놓은 자신의  손가락을  까닥이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니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콜롬비아 정부의 또 다른  골칫거리

칼로스의 심장부 안 접견실의 초록빛 쇼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는 자신이 만나게

될 사람을  기다렸다.


하나, 둘 ,셋, 넷. 총  네 개로군.  구린 구석이   꽤나 많은 모양이야.

기껏해야 몇 평 안 돼는  접견실에  카메라를  네 개나  설치하다니,


--달칵--


하 륜이  꼼짝 않고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문이 열리며  거대한 몸집을 가진

반 백의 노인과  콜롬비아에서는 드문, 인디오와 백인의 혼혈인 듯한 바짝 마른

중년의 사내가 함께 들어온다.


하 륜은 그들을 보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여어,  이게  누구신가?  이게 얼마만이야?"

"오랫만 입니다, 돈 켈루치카타. 돈 께선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도나  켈루치카타

께서도요."

"하하, 나야  늘  그만그만  하지.  할멈도 마찬가지고.... 파블로 라고 부르라니까

그러는 군."


남미 식으로 짐짓 다정한듯  포옹하고  양 뺨에  키스까지 나눈 두 사람이  쇼파에

마주 앉았을 때  중년의 남자는  파블로의  뒤에 가서 조용히 시립하 듯  서 있었다.


하 륜은 자리에 앉으면서 중년의 사내를 힐끔 바라보았다.

흠. 저놈이 저 영감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놈이군. 눈매가 보통이 아닌데?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의례적인 인사치레  끝에  서로 시거를 나누었다.


"그래,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뭔가?"

파블로는 시거의 담배향을  내 뿜으며 마찬가지로 시거를 물고 있는  하 륜을

응시했다.


"..아시는 일  이시라 믿습니다만,  제가.... 이곳에 올 경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여기에 온 이유는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입니다."


흠...  그래서 인가?  도움을  부탁하려고? 부탁  하러 온 놈  치고는 꽤나 고자세

이긴 하지만.. 저놈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귀엽지 못해. 어린 놈이 저 분위기라니.

뭐  말을 들어본다고 돈 내는  건 아니니까. 들어 나 보지.


파블로는  하 륜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파이프에서 입을 떼고 다시 한번의 독한

향을  조금  내 뿜었다.


"나도 귀는 있으니  일련의 사건은  잘 알고 있네, 의외였지,  자네  아버님이 그리

쉽게  자리를  내 줄지는..... 한데, 자네 아버님은 일찌감치 조직을  두개로 분리 해

놨었지. 이런 조직에서  이원체제란 좀... 건사하기 까탈 스러운 것 인데 말야.

그런데 지금 자네를 보아하니 자네 소유의 조직은 무사한 것 같군. 처음에는 스물도

안된 자네 책임하에 조직을  떼어내자 나 조차도 혀를 차며 놀랐었었네 만

이런 일에  유용할 줄 누가 알았는가."


무사?


파블로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살짝 찌푸리던 하 륜은  겉으론  별다른  표정의 변화

없이 속으로  콧 웃응믈  날렸다.

'무사'  해서 아마 지금 배가 아프겠지, 한 개로 통합이 되었다면 이런 혼란기를

틈타 공동 이위에서 뛰어올라서  제 일 위를  노릴 수 있었을 텐데. 안 그래 ?

이  너구리 같은 영감탱이.


"그래서 이런 늙은 이 에게   할 부탁이란 뭔가?"

"보시는 바와 같이  저희 니달은 지금  초유의 불안정한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해서 제가 돈께 부탁드릴 말은  돈 께선  이번 사태를 단지 모른 척 지켜봐 달라는

것 입니다,"


응?

하 륜에게 협력 부탁이  흘러나오리라 예상하고 짐짓 가진자의 여유로운 웃음믈

띄었던 파블로는  뜻밖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고서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하 륜을  바라보았다.  하  륜은 조금  놀래서 자신을 바라보는 파블로의 눈길을

피하지 않은 상태로  마치 오만한 귀족의 위엄을 지닌 채  파블로의  시선을 마주친다.


하,  이런....


파블로는 적지라 할수 있는  자신의 조직 깊은  심장부로 들어와서도 자신이 주인인

듯한  여유를  가진 하 륜에게  보내는 감탄의 목소리를  속으로 냈다.

자신의 한 손가락으로도 충분히 이 자리에서 목숨을 빼앗길 수 있는 자리에서 말로는

부탁을 한다고 하면서도  저리도 여유로운 모습이라니.  이건 마치 명령을 하는

태도 같지 않은 가!  게다가   이  아이의 변화는...? 예전에는 엄청난 독기를 가졌을

뿐인  어린 애 였다.  한데 언제 이렇게 맹수의.. 상대를 제압할 힘을 가진 자의

여유로운  몸짓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드러나게  된 것인가.

파블로는 짐짓  미간에 주름을 모았다.


자신보다 다섯 살 아래 인 카엘 에겐  자기가 알기론 이제껏 세명의 아들들이 있었다.

하지만, 혈육이 가장 중요한 자신은 지금까지도 이해 안 되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인

카엘의 명령에 의해 스물을 갓 넘긴 젊은 시절에 모두 다 사지로  내 몰렸었고, 그들은

하나같이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는 적지에서  시체조차 없이 죽음을 당했었다.

그래도  카엘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아비가 자식을 죽여놓고도

그리  태연할 수 있는지.  파블로는  그때  처음으로 카엘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이 눈앞의  꼬마가  제  형들보다도 한참 어린  아홉 살 때

그런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비로서  카엘의  인정을 받아  후계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나중에 보았을 때 만났던 소년은 단지  독기를 뿜고 있던  어린아이였다.

한데 지금은  자신과 우위를 다투려는 다른  맹수로 자신의 눈 앞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파블로 데 라 켈루치카타 에게,  그것도 빈손으로 와서.


탐나는  군.

파블로는 자신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쳤던 인간으로서  가지는 욕망이

잠시  마음속에서  꿈틀대자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쓰게 웃었다.

자신에겐 아들이 없다. 오직 눈에 넣어도 안 아까울  딸에게서 난 사랑스런 손녀가

있을 뿐이다.   이 정도의 남자가  그 아이의   남자가  되어서 자신의 뒤를 잇고

자신을  편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그건  애초에  바랄 수 없는 일이다.

손녀는 온실의  꽃 이였고  이 자는 맹수다.  만의 하나 이 놈이  자신의  뜻을

받아들여 손녀와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마도 자신의 손녀는 이 남자의 독향에

매혹 되었다가 그의 마음을  얻지 못함을 비관하고  불행해 질 것이다.

그건 자신이 바라는 바가 아니였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건 손녀의 행복이다.

그렇다고 이놈을  적당히 없애서  후환을  없애려고 해도 위험하다.

맹수는 생존에 위협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섣불리 건들지  않는 법이다.

파블로 는 주름이 깊게 패인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하 륜이 오기  두 세시간 전

자신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돌아갔던 셀로스를 생각했다. 그자는 무언가 이상했다.

그 예전의 날카로운  두뇌의  소유자였던 셀로스가 아닌 듯한 그 이상한 분위기라니..

하긴,  ' 그 ' 카엘이  마누라와 부하에게 당했다는 것  조차도  이상하긴 했다.

어쨌든 난 이판은   껴들지 않는 게 제일 좋을 듯  싶군.  맹수들 끼리는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면  서로 공격하지 않는 게  밀림의 법도지.

파블로는 마음을 정하고 입을 떼려다가 왠지 너무나 완벽한  하 륜의 모습에 짐짓

장난기를 발동 시키고 싶어서 입가에 살짝 웃음을 머금었다가 얼른 웃음을

걷어버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내게 오는  이윤은 무엇이지?  아니면 그  댓가로. 이런 혼란기에 조용히

침묵을 지켜주는 댓가로 무얼 주겠나? "

막 자신의 시거에 묻은 재를  털어내려던 하 륜은  파블로의 대꾸에 표정 없이

천천히  담배 재를  털어 내고 선 몸을 바로 했다.


치사한 늙은 이 같으니.  그냥 보내지는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원하시는 게..있으십니까?"


불쾌한 심정에도 전혀  마음속의 얼굴이  드러내지 않은 하 륜이 파블로의  얼굴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꺼내자   파블로의 눈빛이 순간  묘하게

빛난다.


뭐..야?


"자네를  원한다면 어떤가?  하룻밤 정도로 만족 할 수  있네 만."


하 륜은  파블로가 말을 하는 동안 자신의 눈 앞에 놓인 탁자위의 찻잔을 가져오려고

손을  뻗었다가   그가 말을 마치면서   그가 말한 내용이  머리에 그대로 해석되자

뻗었던 손을 정확히 0.1  초간  멈추었다가 다시  천천히 손을  움직여  찻잔을

입술가로  가져가 한 모금의  홍차를  입안으로 넘겼다.


"생각 외로 대범하시군요."

"푸하하~~~  대범하다는 말은 심심찮게 들었지, 그래도 까마득히 어린 자네에게서

들을 말은 아니네만,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건가?  자네가 허락한다면 오늘 밤 이라도

당장  신방을 꾸밉세."


신방?


하 륜은  파블로가 말한 단어에 속이 다 뒤집히는  듯한   불쾌감을  억제하느라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셔서  입안으로 이미 식은 차가운  찻물을 서서히 넘겼다.


늙은이가 노망이  났나, 아니면 할일 없이 쳐 자빠져 있더니 심심해서 발광할

지경이야?  날  안겠다고?  하하......  기가 차군.

도대체 저 꿔다놓은 멧돼지 같은 영감탱이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죽고싶다 이건가?


하 륜은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돈께 대범하시다는  소리를 한  이유는... 돈 께선 그만한 지위에 풍채를

지니시고도 제게  깔리실 생각을 다 하시다니  조금 놀라웠다는  것 뿐,

어른을 놀리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취향이   참  독특하시군요, 아래라니....."


생각지도 않은  하 륜의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한  파블로의 얼굴이  눈 안에

잡히자  하 륜은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늙은 너구리도 놀라는 게 있긴 한가? 어디 한번 더 덤벼보시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게요?!!"


하 륜의  은근한 비꼼에 마치 파블로의 호위병처럼 서 있던 남자가 소리를 치자

파블로가 한참 뒤 당황한 얼굴을  풀고는 그를    손으로 저지 했다.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잇는 거 같네마는.. 내가 자네를 내 침대에  초대하는 건

내  '여자' 로서의 초대네.  알다시피  난  털이 북술 북술한  사내 아닌가, 내가

어떻게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될수 있겠나, 안 그런가?"

"하하. 그렇고  말고요,"


하 륜은  자신을 두고 여자 운운한 파블로 에게  살기를 느끼면서 몸을 조금 숙여

찻잔을  다시 집어들고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은 채   파블로의 눈을  응시했다.

미친 영감탱이.


"그러기에 대범 하시다는  겁니다, 저에 대해서라면, 어쩌면  저보다도 더 잘 아시고

계실지도 모르는  일. 제가 뻣뻣하고 밋밋한 사내 따위는  상대하지 않는 다는 걸

아시겠지요, 돈께서도 다른 남자의   '여자' 가 되  보신 적은  없으시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침대 파트너를  제안하시는 건,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제게 돈의  처녀를   주겠다는 의미 아니십니까?  돈께서 정이 그러시다면...

워낙  남자 취향은 아닙니다만, 기꺼이 돈의  첫 남자가 되어드리죠."


파블로와  그의 부하는 힘도 안들이고 나온  하 륜의 얼토당토 않은 말에

그만 입을  따악  하니  벌리고야 말았다.


"뭐?!"

"뭐,,,,이,,,이자가 정말?!!!!"

하 륜은 잠시간의 말을  잊고 있던  두 사람에 동시에  말을  터뜨리자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무심하게 창  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파블로를  정확하게 응시했다.


늙은 너구리, 한번 더 까불어 봐.  다시 한번 더 까불면.... 잘라버리겠어.


"............"

"..........."

"쿠,,,,쿡,,,,,크크크,,,,,,  그래, 그래,  내가  졌네, 이 사람아.  늙은이가 장난 좀

쳤기로 서니  그렇게 져 주지도 않을 수 있나?  농담이네,  나도 오래 살고 싶다고.

그런 살기 어린 눈을 오분만  더 받으면 이 심약한 노인네는 지레  심장마비에

걸려 죽겠네, 내 손녀가 결혼 화환을  쓰는 건  보고 죽어야 할게 아닌가..."



하 륜은 파블로가 백기를 들자 아무말 없이 시거를 재털이에 던져 놓았다.


심장마비?  심약? 웃기고 있어.

심약한 영감이 손가락 하나로  정부군  오백 여 명을 그 자리에서  한 순간에 쓸어

버리냐?  이제 막 젖을 뗀 어린 계집애 까지  창녀로 부려먹는 주제에  심장마비란

단어가 존재하는 가 보지?.

하지만 지금은 이  노인네랑  여유 자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단지 날 놀린 값은

나중에  갚아주도록 하지, 심/약/한/ 영감. 하지만 지금은..시간이 없어.

하  륜은 일을  끝냈다는 생각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협조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돈,  '이번 일' 은 잊지 않겠습니다."


하 륜이 절도 있게  예의를  차리고  돌아서 나가자 파블로의 옆에  있던 남자가

투덜댄다.


"도데체 돈 께선 왜 저런  건방진 애송이를 그냥  몸 성히 돌려보내십니까? 지금

저놈의 목을 비튼다고  그 누구도 의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텐데  저 따위 녀석을.

끈 떨어진 매가 되서 구걸 하듯 기어 들어온 주제에 황제라도 되는 듯  거들먹

거리다니. 정말로 저놈에게 침대수발을  시키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놈의 얼굴이

어떻게 이그러지나  보게."

파블로는 남자가 떠들어대는 동안 시거를  한대 새로  뽑아서 입에 물고는

살며시 미소를 짓는 다.

"마르셀, 농담이라 해도 그런 소리는 말게. 저놈은 어쩔 수 없이 내게 깔리더라 해도

작정하고 날 복상사 시킬 놈이야. .... 인간의 탈을 쓴 맹수에겐 타고 난 본능 이란

게 있어. 그리고  우리 세계에선 머리보다 그 본능이 더 중요시되지.. 자네만  해도

머리는 나 보다 좋지 않은가.  하지만 자네는 예전에도, 지금도 혹은 미래에도

날 이기지 못해,  내가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고 자네에겐 없는 동물적인 감각인

'본능'  때문에....  단언하건 데, 셀로스는. 사자우리를  건드린 거야."

""""""""""""""""""""""""""""""""""""""""""""""""""



" 아레나 ( Arena : 투우장. 콜롬비아에서는 보통 일요일 마다 투우 경기가 열린다.)

로  가."

'네."

하 륜은 자신의 부하가 자신의 명령에 간결하게 대답하자  고개를 허리 등받이에

깊게 묻고는  사흘 간 단 한순간도 쉬지 못했던  눈을 잠시 감았다.


정운을  사지에  떨구고 나온 지 오늘로서 만 사흘이다.

자신이 정운을   놔두고 제일 먼저 한일은  도중에  차를  탈취해 자신의 본부에

돌아가는 일이였다.  물론 그곳도  멀쩡하리란 생각은 애초부터 안 했지만  그곳은

적어도  자신의 영역이였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했고, 그래서

굳이 그 안 깊숙이 까지 들어갔다.  한데,  사흘만에 돌아간 자신의  터전은

의외로  멀쩡했다.  약간의  건물이 파쇄된  정도랄까?  아니, '무사' 라고 하기엔

약간의  어패가 없잖아 있긴 했다.  겉으로  자신의  수하들은  겉으론  셀로스가

총 본에서 보낸 자들에게  짐짓 항복하는 척하고 그들이 눈을 뒤집고 찾는 자신과

연락이  닿을 때 까지를 얌전히 그들에게 굴복한 척 명령에 복종하고 있었던

것 이였다. 그런 이유로 하 륜은 자신이 돌아오면서 간단히 자신의  터전을  되 찾을

수 잇었다. 그리고 나서  수뇌진의 회의를 거쳐 반 나절뒤  총 본으로 침투시킨

스파이에게서  온 소식은  총 세 가지.


한 가지는 정운이 억류된 것은  확인했으나 아직  죽지 않은 건  확실하다.

두 번째,  카엘의  행방은  알수 없고 오직 시체가나오지 않은  걸로 미루어 죽지는

않은 것 같다,  세번째......  이번 일에  카엘의  부인인 마리타가 연루 되어 있다.

셀로스의 가장 유력한 협력자로 .


하 륜은  마리타에  생각이 미치자  감고 있던 눈을  찡그렸다.  처음에 그 소식을

접했을 땐  믿을 수 없었다.  조직일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아 보이던

어머니가.  배신을.... 자신과 아버지를 배신하다니, 아마도 그 스파이가 자신의 눈

앞에서 그런 일을 고했으면  그 스파이는 그 즉시 심장에 칼이 박혔을 것이다.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일을   정보라고 고 하다니.

하지만. 자신이  스파이로 보낸  놈은 자신이 직접 훈련을  시켜두었던  자신이 꽤

신임하던 놈 이 였다 적어도  불확실한 정보를  목숨걸고 보낼리 는   없다.

자신이  간신히 이성을  차린 건  믿을수  없는 정보에  정신 없이 생각을  채

정리하지 못하고  부유하던 자신의 정신을 단숨에 잡아챈  정운의 목소리 였다.


--나 살려, 알았어? 나 아무데나 던져 놓고  나 몰라라  네놈만 잘먹고 잘 살면

내가 죽어서도 네놈 곁에 착 달라붙어  따라다니며 너  괴롭혀 줄 테니 알아서

나  살리라고!!----------------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시간은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었고 그들이 정운에게  추궁할게 무언지 뻔히  아는

마당에   자신조차 그 고집을 인정한  고집불통 녀석을  거기에  그대로  놔 둔다는 건.

그놈을  죽인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곧 바로 자신의 수하에게  자신의

어머니 마리타의 최근 근황에 대해  조사를 명령했었다 .그리고 자신의의 수하는

그의 명령이 떨어지고 하루가 지나기 전에 마리타의 요즘에  관해 그가 알아낼 수

있는 모든 걸  알아왔다.  그리고  일견 보면 평범할 수 있는 어머니의 일상 생활 중

하 륜의 눈길을 잡은 것은어머니가  이년 전 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요일엔

반드시 투우를 구경하러 갔다는 것.  그리고 전엔 반데리예로( Banderillero :

투우 경기에 있어서  주역인 마타도르의 보조 역활을 하는 조역중 하나. ) 였다가

마타도르(matador : 투우의 가장 중요한  투우사.  투우에서 사용되는  숫소를 죽일

권리를 가지고 있다.)  로  데뷰한지  얼마 안된  한국인  출신의 투우사 이 호준

으로  부터   반년 전 부터는  간단한 기초적인  개인 교습을  받고 있다는 것.

투우라니,  콜롬비아 인들이 다른 중 남미인 들과 다르지 않게 열정적인 피의

스포츠인  투우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것과는 달리 콜롬비아에서 이 십년은 살았을

자신의 어머니는 그 전엔  단 한번도 투우에 대해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  아니,

자신과의 대화에서도 단 한번도 투우에 관한 이야기는 입 밖에도 낸적이 없다.

그런데 일요일 마다의 투우 관람도 모자라 개인 교습? 거기다. 한국출신의

남자 투우사 에게 ?

고리가 맞추어 간다.

솔로스는  아마 반란을   획책하면서 내부의 공모자 없이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머닌 그런  그에게 가장 좋은 사냥감 이였을 것이다. 아마

어머니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에게 무슨 약점이라도

있었으면  그에게 어머니를  옮아 쥐기 는 어린애 손목 비틀기처럼 쉬웠을 것이다.


아마도...

하 륜은  투우장이 가까워 질수록 내심 나뻐지는 마음을 억지로 달랬다.

사실 어머니는 단 한번도 행복에 찬 얼굴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자신은 그 이유를

아마도 한국에서 자랐다는 어머니가 고국을  그리워 해서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는,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나이가 많은 남편이 어려워서 정을 주기가 어려웠으리라

는 생각을 했었다. 어머니는 이제 삼십대 인 것에 반해 자신의 아버지는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애정으로  만나지 않는 한 어울리기 어려웠을

것이고.  자신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한 번도 애정 어린 행동이나  말을 하며

그녀를 감싸안은 적이 없다.  한국인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신의  아버지는

묘하게 한국적인 것에 약했다. 그래서 그녀를 부인으로 삼았을 것이고 그녀를 사랑해서

결혼하지 않았더라 해도  최소한  여타의 다른  자신의 여자나 혹은 가끔씩 건드리는

남자들 과는 다르게 마리타 에겐 자신의 부인으로서의 대접을  확실하게 대 내외적으로

했지만, 그것 뿐 이다. 그리고 마리타는 이제 서른 중반의 젋은  나이이다.

어린 나이에 자신을 낳고 자신을 기르면서 낮선 타국, 그것도 어둠의 세계의 정점에

있는 나이 많은 남편의 뒷전에서 소리 없이 숨죽여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는

자식도 자신의 곁에 없는 시간동안  마리타는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 즈음

만나게 됬을  동향 사람.  그리고 그들의 만남을 알게된 셀로스의 협박이 이어졌을

것이고.  어머니가 무슨 짓을  했더라도 그건 아마  셀로스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한 것 이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투우사라는 놈은  셀로스가  끌어들인 미끼일수도

있고...


하륜은  찡그렸던 얼굴을  펴지 않고는 시야에 들어오는 돔 형식의 원형 투우장의

외관을 바라보았다.

그놈을  한번은  보아야 한다. 내가 직접.  이  정신 없을 때 그놈에게 쏟을 시간이

없지만 일단 한번은..  어머니의 정신을 빼 먹었을 그자를 얼굴이라도 보아야 했다.

그래야 죽일 것인지 살릴 것 인지의  판단할 수 있기에. 그리고 계획은 서둘러야 한다.

어머닌 아마 지금도  그 셀로스 놈에게 시달리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잠시 한눈을

판 비싼 댓가를 치루기 위해  더러운 협박을 당하면서.

어머니가  자신을 배신한 이유는 협박을  당해서  였을 뿐,  그 이외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어머니는  자신을  배신할 이유가 없다.  셀로스 놈에게 협박당한 것 뿐.


더러운 새끼.


하 륜은 셀로스의 거대하던 몸이 그의 음흉하던 얼굴과 함께  생각나자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쥐었다.


어머니는 단순히 무료하던 차에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셀로스는

그 점을 철저히 이용했을 것이고 가엾은 어머니는 지금도 두려움에 떨고 있겠지.

아버지는 자신의 소유물이 다른 곳에 눈길을 주는 것조차 보아 넘기지 않았었다.

그러니 그 일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 했을 어머니가  원하지 않게

실수하게 된 것 뿐 이다.  어머니는  나를 배신한 게 아니고  단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 뿐 이다.


하 륜은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부드럽게 정차하자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지금이 사흘째다.

최소한 삼일이 더  지나기 전에  정운을  구해오지 않으면 정운의 목숨은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다.





"올레(!Ole!) !!!  "


저녁 6 시.  원형 경기장에 저녁 석양빛이 강하게 비춰 장내가 빛과 그림자로

양분된 때 시작된  투우의 클라이막스인 3 막이 시작되자 주인공인  마타도르(주역

투우사.)가 등장하자마자 군중들의  열기가 묘하게  타오르면서

관중들의   피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한다.


하 륜은 Barreras, Sol ( :투우장과 가장 가까우면서 역광이 비취지 않는 최 상석.

햇빛이 때론 공포스럽기 까지 한 남미의 햇빛을 차단시켜진 좌석, 굳이 햇빛

가리개나 망원경이  필요하지 않은, 투우를  관람하기에 최적인 좌석 ) 에 앉아서

다리를 꼰 채 등을  기대고 있다가  후끈하게 달아오른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거세게

잦아들기 시작하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와아아~~~~~ "

"올레(!Ole!) !!!!!!!!!"


3 막의 하이라이트.  검은 숫소가  마타도르의 창에 의해 붉은 피를  흘리기 시작하며

광폭해 지기 시작하자 관중들은 붉은 색을  펄럭이는 마타도르의 무레따( 마타도르가 투우 경기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사용하는  붉은 색의 천.)

를 죽일듯 들이 받는  검은 숫소의 붉게 흐르는 피를 보며 이제 거의 이성을 잃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고, 검은 투우는 투우사를 향해  전력을 다해 거칠게 덤비기

시작한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투우가 투우사를 향해 피를 내 흘리면서도

더욱 거칠게 덤비고 투우사의 무레따가 펄럭일 때마다 장내는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저놈을 다른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잡아다 놔. "


하 륜은 좌석을 벗어나자마자 자신에게 달라붙는 자신의 부하에게 간단히 명령하고선

투우장을 빠져 나오기 전에  다시  번  격렬한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투우장을

바라보았다.  살육이 벌어지려 하고 있는 투우장 안 에선,  숫소를  죽일 수 있는 정식

허가를  관중들에게  받은  마타도르 이  호진이. 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짧은, 그러나  숨막히게 펼쳐지는 투우와의 마지막의 정면 대결을 시작한다.


잠시간  그의 절도있는 화려한 동작을 바라보던 하 륜은  이 호진이  창을 들어서

숫소의 어깨께 에서부터 심장에 이르도록 창을  깊숙이  꽂는  순간 몸을 돌렸다.



투우는  철저하게 소에게 불리한 게임이다. 단지 뿔만을 무기로 가진 소 한 마리에

최소한  세 명의  보조 투우사와 한 명의 정식  투우사가 여러 개의 창을  들고

달라붙어  투우를  희롱하다 죽이려 한다. 철저히 투우사에게 유리한 게임, 투우.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

소 에게 도  투우사를 죽일 기회가.. 분명히 있다.


하 륜은  이 호진 의  창에 찔려서 쓰러져 죽어 가는 검은 소의 몸에  지속적으로

흘러내리는 붉은 피의 색에 광분하며 날 뛰기 시작하는  관중들과는 반대로 차갑게

식어 가는  자신의 피를 느끼며 냉소 지었다.


삼일. 삼일간  네게 기회를 주겠다 셀로스.  그러니  그 전에 날 죽여봐라.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면 넌 네 모든 걸 내게  선납 해야 할거다.





28 화.

"뭐요? 당신들은."


호준은 자신의 경기가 끝나자 마자, 미처 피날레의 의례조차 하지 못하고 잠시 들렸던

화장실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들은 남자들에게 납치 당하여 차의 시트 안에 강제로

던져지자 마자  자신의  코를 짓누르는 이상하게 독하면서 알싸한 내음으로 정신을

잃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 마자 , 말 없이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듯  휩싸고

있는 사내들의 무리들과 마딱 뜨리게  되었다.


이....자들은?


호준은 직감적으로  남자들에게서 짙게 풍기는 어둠의 냄새를 맡았다.

호준은 자신이 깨어났음에도 자신의 말에  대답은 커녕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듯 하지도 않는 그들의  남자들의 태도로 그들의  정체에 심중을 굳히면서도

자신의 생각이  굳혀지기 전에 머리를   흔들었다. 이 자들의 정체가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이런 자 들과는 아무런 볼일이 없다.  자신은 단순히 이제 막 데뷰를 한

풋내기  투우사일뿐 아니라,  특별히 인기가 많거나  그런 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은

술이나 혹은 여자를 즐기기 않을 뿐더러 마약은 그 근처에도 가본 적도 없다.

그런데 이 무슨!!


"이 호준?"


험악한 분위기에 눈치를 보며  주위를 살피고 있던 호준의 귀에 약간 낮게 깔려진

목소리가 들어온 건  그때.

호준은  자신의  곁을   에워싸는 사람들이  아닌  저 멀리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름을 확인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호텔로 보이는

듯한  이 방안의 제일 한 쪽,  창문 가에 몸을  기대고 창 밖을 바라보면서  창가

옆의 커튼을 조금 가리면서  자신의 이름은 부른 적도 없다는 듯  다시  침묵한다.

호준은 속이 타서 자신이 먼저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

"퍽----"

"욱---"

"멈춰"


한 쪽에서 호준의 일과는 무관하다는 듯 창 밖의 경치를 관람하고 있던 남자는

호준을  친 남자에게 간단히 명령하고는 그제서야 그에게 다가온다.


호준은  얻어맞아 부풀어오는 입술 사이로 피가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가 이  무리의 우두머리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는 그를 응시했다.


"쓸데없이 묻지도 않은 말을 꺼내면 몸이 좀 고단할 거다,  투우사 선생"


한.........국어?


호준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의 입에서 공용 스페인어 대신 이젠 자신조차 익숙치

못한 이질적인  한국어가  흘러나오자  무심결에 그의 눈을 보고는 그의

파란 눈에  시선이  맞 부딪혀졌다.


아니..한국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한 백인도 아니고.... 혼혈 ?

그렇지만  저렇게 한국어를 유창하게.... 아,,,아니,  그러고 보니  상당히 큰  키지만

아직  청년으로 보이는 데 ...스물? 스물 셋?


"당신은 누구요, 나는--"


잠시간의  고요를   견디기 어려운 호진이 먼저 입을  떼자 냉엄한 목소리가

그 뒤를 따른다.


"마리타 파스트라 아마르케스 를  아는가? "


마......리타?

호준은 자신의 귀를 울리는 낮선 이름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마리타 라니, 그게 누구지 ?  아니, 저자는 이제 스물 두어 살 같은데 보기에도

연상임을 알아볼 수 있는 내게  거침없이  당연하다는 듯 반말을 하다니.  그나저나

마리타를 아느냐 니.  나를  누군가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납치한 게로군.

호준은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차분해 져서는 짐짓 짜증스런 호흡을 내었다.


"마리타가 누군지 모르지만  당신들 잘못 짚었소.난 마리타 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당신 같은 사람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소."

"--모른다?"


하 륜운 정색을 하고 말하는  호준의 갈색 눈 안으로 서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모른다니,  요즘    투우사는 머리가 나빠도  별문제 없이 데뷰할 수 있는 가 보지?

불과 보름 전 까지만 해도 개인 교습을 직접 해 준 걸로 아는 데,  당신의 하나

뿐인 애 제자 아니였나?  당신은 지금 까지 그녀와는 한국어로 말을 주고 받았다던대

설마  한국어를 못 알아듣나?"


호준은  비아냥 거리는 듯한  하 륜의 목소리에  얼굴을  찌푸리다가 문득, 경기를

앞둔 이주 전, 갑작스럽게 여행을 함께 갈 걸 진득하게 조르다가 크게 한 바탕 싸운

뒤,  할수 없는 일을  졸라서 미안하다며 부드럽게 웃던  자신의 연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자신은 그녀 자신을 윤 하정 으로 소개한 그녀의

콜롬비아 식 이름을  몰랐다.


"하정?  혹시, 하정 일  부르는 소리요, 마리타 란? "

"........하정 이라니."


불쾌한 듯한  하 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호준은 역시나 그들이 자신을 오해한 것

으로 생각하고는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내게는  분명  개인교습을 해주는 상대가 있지만 그 여자의 이름은 마리타가 아닌

윤 하정으로,  내 애인이요, 마리타란  여자가 아니란 말이요. 무슨 착각을."


하 륜은  그의 말 중  애인이라고 칭하는  말에  짐짓 얼굴을  찡그렸다가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말하는 그녀의  이름은  마리타가 맞는 듯 하다.  애인의 이름도 모르고서

애인 운운 이라니, 너무 과만하군."

호준은 하 륜의 냉소 어린 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입을 연다.


"....그랬나. 하지만, 우리에겐  이름따위는 그 다지 중요한  사항이 아니 여서 그녀도

나도,  이름 나누기로 시간을 보낸 적은  없소.  내  콜롬비아 식 이름은  파루카

지만, 그녀에게서 난 호준이면 되었고, 내게서 그녀의 이름은 윤 하정

이면 충분했으니."


하 륜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 지,  너무나 당당한  호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산전 수전  다 겪고  조직에 들어온 자신의 나이 많은  부하들 조차  자신에게는

두려움으로 인해 눈을  똑바로  뜨고 자신을  바라본적이  없는 자신을 그가, 더러움을

모르는 듯한 맑은  갈색 빛으로  두려움 없이 응시하자 하 륜은 속으로 냉소를  짓고는

마음속으로 그의 운명을  결정해 버렸다.

하 륜이  막 그에 대한 처리를 명령하려 하자  잠시간의  침묵을 지키기 어려웠던

듯  하던 호준은 좀 전의 당당한  목소리와는  성질을 달리한 약간  초조한

목소리로  뒤돌아 나가려던 하 륜의 뒤를 잡아끈다.


"혹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요? "


하 륜은  서서히  호준을   돌아다 보았다.


"........"


하 륜의 무 응답에   호준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는  고개를 조금 수그린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내게 알려주시오. 그녀가 며칠 전 나와 여행을 같이

갈 것을   원했지만 내겐   경기가 있어서.....   그 뒤로 혼자  여행을 갔다고

당분간   못 온다던  일주전의 연락이 마지막 이였소, 여행에서 돌아오려면 아마

보름은 더 걸린다고.... 그 뒤에 혹시  그녀에게 무슨?"


하 륜은  호준이 마리타 에 대한 말을 하면서 그의 갈색 눈이 그녀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바뀌어 그의 눈 안에서 넘쳐나기 시작하자  그에 대한 처리 명령을

내리려던 말을 순간적으로 삼켜 버리고 몸을 돌려서 밖으로 나와 버렸다.



"저놈을 다른 명령이  따로 있을 때까지 보고타 근교에 억류해 놓도록."

"네"

하 륜은  자신의 말에  두 말 없이  대답하고 사라지는 부하의 발 걸음 을 느끼면서

자신도 걸음을  독촉했다.


저 자는....어머니를  사랑하고 있다.   마리타를 지칭 할때 보이던  그의 눈에서는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깊은 애정을 담은 열기의  눈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어머니도 그를 사랑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그가 내 마음속으로 가당치 않아도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죽일 수는 없다.


이 호준,  30 세.  열 살 때  회사의  지사로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이민 온 이래 이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는 그 해, 늦은 나이로 투우사에  입문해서

불과 석달 전 마타도르( 주역  투우사 ) 로서 첫 데뷰 전을  치룬  풋나기 투우사.


--하정?   하정이  말이요?---


건방진 놈.   하 륜은 좀 전의 그를 상상하고는 괜히 입맛이 써와서  품안에서

가죽으로 틈새없이 만들어진 시거 집을 꺼내 그 안에서 자바산 시거를 하나

뽑아들고 불을 붙였다.


어머니 이름이.....  그러니까  한국의 본명이  하정 이였나?  윤...하정?   어머니는

내게  단 한번도 그 이름을 말해 준 적이 없다. 한데 어째서 그자는 단지 어머니의

한국이름만을 알고 있는 건가. 이 십년  가까히 불리웠을  마리타 라는 이름은

알려주지 않고는  어렸을 때만  쓰였을  한국 이름을..

그리고 어머니를 다정하게 부르던  그 갈색의 눈이라니....


하륜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가슴을 눌러오는 불쾌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거를

깊숙히 빨아 당겨 독향을  즐기다가 도무지 옅어지지 않는  불  유쾌함 을

느끼고는 얼굴을  찌푸린 채 창 을 열고는 채  반도 안  태운 시거를 힘주어

밖으로  내 던져 버리고는 어제 저녁부터 짜고 있던 계획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

"빙고!!!!!"

"하하하!!이,,,,,  읍!"


육각의  회의 실 안에 낮은 웃음소리를  만들고 있던 세 명의 젊은 남자들은 자신들,

세 쌍의 눈을 집결시켜준 메인  컴퓨터의 화면에 뜬 화일의 내용을 보고는 서로의 몸을

얼싸안고 웃음을 흘리다 웃음 통 에  미처 들어오는지도 몰랐던 사람이 들어와 서

있는 걸 발견하고는 찔끔해서 화급히 웃음을 거둔다.


"함부로 웃음 흘리지 마라. 아직은  그 무엇도 명확한 것은 없어."

"죄,,죄송합니다. "


하 륜은 자신의 눈 앞에 바짝 얼어 있는 부하들이 보고 있던  컴퓨터에 시선을

옮겨서는  마우스를 움직여 펼쳐지는 화면의  내용을  모두 자신의 머리에 입력했다.

한참을  컴퓨터를 움직여 대던 하 륜은  내용의 확인을  끝낸 듯 마우스를 잡은 채

침묵했다. 하 륜이 움직임을 멈추고  마우스의 이동 없이 15 초가 지나자, 보통 때의

회색 빛 무지무늬  배경화면으로 바뀌어서 화면에  뜨던 내용을 삼켜버린 컴퓨터를

말 없이 응시하던   히 륜은  자신의 머리 속 으로 들어온  정보를 천천히 정리했다.


역시 그 방법이  제일  빠르긴 한 건가......


집단에 있어서 돈을  가장 중요한  요소 이다.  무엇보다도  돈줄이 막히고  그  방패적

요소조차  없다면, 그 집단은 빠른 속도로  자멸한다. 그리고 자신은 바로 그 점을

노렸다.

그게 가장 빠르고도 확실히  한 집단을 궤멸시킬 수 있는 방법.

한 순간이라도 돈이 들어오지 못하면 돌아가지 못하는 어둠의  세계의 맹점을 자신은

누구보다도  훤히  꿰고 있다 .  그것이 네살 이후. 아니 정확히는 네살 부터의

오 년간의 훈련이 끝난 직후 아홉 살 때 밀림의  한 복판에 던져져서 살아남았던

자신처럼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자로서  가지는 경험이였다.

궁극적으로 조직은 권력보다는 돈의 이윤을  추구한다.  그리고 돈을 굴리는 자 들에게

당장 먹을  식량보다 더 우선 시 되는 것, 돈.


하 륜은 일단 자신이 가진   정보를 총 동원해서 사방에서 들어올 수 있는 니달의

돈줄을  막았다 . 한번 막힌 돈줄은  다시 뚫기가 어려운 게 이 바닥의 생리건 만

하 륜은  니달이 자신의 모 조직 이었었다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그 숨통을 죄었다.

그것이,  빠르게  영향력을 미치며 치명타를 줄수 있고, 무엇보다도 자신에겐 시간이

없었기에  훗날의 불이익을 챙길 여력이 없었다.


화면에  뜬것은 갑작스런 돈을  만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급히 새로운 마약의

유통로를  만들려고  했던 셀로스의 선이  그 일을  미리 캐취한  정부군과 대치

하다가 이상하게 준비가 철저했던 정부군에 의해 대패했다는 신문서 발췌한 사실 하나,

그리고  지속적으로 투입한 스파이 에게서 넘겨 온  파일 안에는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

팔아 넘길 대량의 코카인과 헤로인이( 마약입니다.)  통째로 분실 돼  셀로스가

난리를 쳤다는 것,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 에  얌전히  있던  무기 밀매상의 급작스런

무기 대금  상환요구.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셀로스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인 그의

피붙이라면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순식간에 납치를 당해버려

그야말로  셀로스가 입에 거품을 물었다는 사실.


하 륜은  모니터에서 몸을  떼고는  자신의  눈치만을 보고 있는 부하들에게 몸을 돌려

입을 열었다.


"본거지에 침투한다. 일단 들어가서는 머리와  꼬리를 자른다.  허리는  비워뒀다가

양동으로  막히고서  우왕자왕하는  적을  안으로 밀어 몰아넣는 다. 세부 작전을 위한

회의는 삼십분 뒤  제 2 회의실에서 삼십분간 진행되며 , 침투 개시시간은 지금으로

부터 3  시간 뒤인 02  시  25 분 정각에 시행된다. 총 명령권자는 나고  수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을 살린다."

"직접 가십니까?   그리고 너무 빠른 감이...... 조금 더 상황을 보시는 게.."


하 륜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던 자는 하 륜의 날카로운 눈매에 얼른

고개를   숙인다.


"그럼  내가  여기서 다리나 꼬고 앉아서 있다가 어디에  죽어 나빠져 있을지

모를 배신자의 시체구경이나 하라는 건가?"

"죄송합니다."

"...놈들의 숨통을  한껏 조였으니  지금쯤은  애가 탈 거다. 그런 경우, 정운에게

가해지는 위해의 강도는  높아질 수 밖엔 없다. 이번에 가장 우선시 해야 될 건

정운의  구출이다.  한시가 급해."


하 륜은 자신의 명령에 질서 있게 대답하고 서둘러 준비를  위해 나가는 자신의

측근의  등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그 자신의 방으로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조금만. 조금 만 더 기다려라,. 정운.   이제 곧 이다...  이제.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자신의 방안에  몸을 들이고 옷장 문을 열어  빠른 동작으로

옷을  갈아입던 하 륜은 문득  자신의  컴퓨터를 꺼내들고 부팅 시킨뒤  화면을

응시 하다가 머리를   손으로 짚고선  나즈막한 한숨을  쉰뒤  잠시 후 다시 컴퓨터를

off 시켰다.


멍청한 자식.  아직도  버티고 있냐.....

그래.....살아있어라. 살아 있어.   살아만 있는 다면 내 생애 두번 다시  널  담보 삼아

사지에서  나 홀로  빠져나오지  않겠다.  그러니..살아만  있어라  ...한 정운.






---지지지직---

"아아학-----"


정운은  자신의 뼈를  타고 지나가는 지독한 전기적 충격에 몸에 경기를 일으키며

저절로   터져 나오는 비명과 함께  몸을 한껏 비틀다가  힘겹게 눈을  떴다.


"제기, 죽은 지 알았네. 전기 충격기를  세 번이나 사용했는데 못 일어나다니..

아니,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거 같은 데  어쩔까요, 부인?  원래 50 으로 쓰게

되 있는 걸 100 J 로 높인 건데..  150 J  로  높여서 다시 한번 충격을  줘 볼까요?"

"됐어요.  정신은  든 거 같으니."


숨을  쉴 힘 조차 없다.


정운은 자신의 귓전에서 웅웅 대는 듯 하는 대화의  속에  자신이 누워있다는 것 만을

느끼고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몸은  철저히 주인의 의지를 배신한 채

가빠오는 숨의 결 만을  간신히 느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신이  깨어지자 마자

온갖 종류의 감각이 통감으로 몰려 곤두서는 것 같은  고통은 마치 온몸을 잡아먹을

듯 거세게  으르렁 대고 있었다.


정운은  피 덩이로 말라비틀어진 입술을 열고는 몸이 원하는  바 대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물.........무울.,......물,,,좀................제........발................물............."


정운의  간절한 요구에도 대답 없던 공기 중에 문득  물 소리가 나자 눈을  채 뜨지도

못하는  정운은  자신의  몸  바로 아래 근처에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동안  자신의 본능이 원하는

물은 이미 바닥에 엎질러지고 있었다.


"물이 먹고 싶어?   당연하지. 그렇게나 피를 많이 흘렸는데 목이 마르겠지.

하지만  내가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이젠 물도 줄 수 없어.  "


정운은  바닥에 흐트러진 물의  서늘한 기운에  숨을 몰아쉬면서 정신을  차려갔다.

아니  차리려고 애를 썼다.


여기..여기는  어디지?  지금 내 옆에서 뭐라고 말하는  여자는 누구...지?

아아.....목 말라...........아아.........너무...너무 아퍼...온 몸이.....

몸이 조각조각....쪼개지는 것 같애..........차라리.......이대로  죽었으면...........

아퍼......아퍼......누가.......물 좀 ..물 좀..............줘..........


"정운. 참 대단하군.  내가 알기로는  여기 까지 버티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들었는데.. 아니면  기술자는 2 진에 많다더니  그래서 그런 건가? 기술이 부족

했어서? 응??"

"----!"


정운은  피와 땀으로   진득해진 자신의  머리카락의 가죽을 벗길 듯  힘주어

잡아당기는 힘이 주는  고통으로  힘겹게 눈을 떴다.

누구.......지?  무언가 초조한 빛을  띄우고 나를  재촉하는 이  여자는........누구지?

아퍼....제발 나좀  내 버려 둬. 아퍼. 아프다고!


"하지만,  이런 건 그다지  소용이 없을 거 같군.  지금까지의 고문으로 근육과 뼈가

많이 상한 상태인데.. 이 이상  더 깊이 고문이 깊게   들어가면 나중에 여기서

살아나가도 사람구실하기 힘들다는 거는.....알지?  하아......  지금까지의  고문을 입

한번 벙긋 안하고 견뎌내다니...... 왜  그 독한  륜 이가  정운을   끔찍히 여겼는지

알만하군.  보통 내기가 아냐."


륜?  그,,그래,  하 륜!!


정운은   여자가  내 뱉은  말 중에  '륜' 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래 륜,  하 륜이 놈. 난 그놈의 어머니에게 억류된 거고. 그놈이 와야 해 .

그놈이라면 날  여기  계속 이렇게  쳐 박아 둘리 없어,  그러니까 그놈을 만나기 전

까진  난 아직 죽을 수 없어. 정신 병자는  더 더욱 될수 없고.


정신을 차린  정운은  움직여 지지 않는 몸을  움직이려고 바르작 거리다가 이미

정신력으로는 회복될수 없는 몸 임을 인지하고서 움직임을 포기하고선 잠시 숨을

몰아 쉰뒤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눈만을 또렷히  뜨자  정운의  행동을

바라보던  마리타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냉소를 짓는 다.


"아하? 잘 알고서 정신을  차리는 군, 그래,  정신  차려야  오랫 만의  해후를 하지

않겠어?"


해......후?

마리타의 말에  정운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불안하게 요동쳤다.


서,설마 그놈이  잡힌,,,,,,,,건가?   설마!!


고문의  고통 뿐 만 아니라 자신을 고문하던 남자의 손질로 한쪽 고막이 이미 터진

듯  귀 안에서  무언가의  이명감을 느끼던  정운은 그 때문인지 마리타의 말이 마치

벌이 날개 짓 하는 소리로 멍하게  전달되 들리긴 했어도, 그 뜻만은 알아 듣고

반쯤  뜨고 있던 눈을 있는 힘껏  쳐켜뜨고는  마리타를 바라보다가  문소리와

함께 자신의 눈 안에 나타난 사람을 보고는 입술 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어,,,,어,,,,,,,,,,,,,,,,,어머,,,,,,,,,


"으.......으.........으우....놔.....우우............."


일년 전,  요양소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자신의 어머니는  겉으로 보이기엔

건강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열증에 시달리기에  낮선 사람들을 보면

크게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눈은 공포에 질려  비정상적으로 크게 떠진 상태였고

대충 묶은 긴 머리채는  이리저리 이끌린 채  산발을 하고 있었다.


"놔...........줘..........어............어머...........니............"


정운은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간신히   틔우고는

그제서야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게  침대가 아닌 의자임을 알아차리고는 어머니를

향한 반사적인 보호본능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지금의 자신은 자신의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다.

정운은  자신의 몸이 뜻대로 움직여 지지 않자 몸을 억지로   비틀어 대기 시작했다.


"아, 몸을 그렇게 아무렇게나  움직이면 곤란해 , 정운. 아마도  탈골 되고  부러진

곳이 좀 많을 거야, 신경이 건들여진 그 상태에서 함부로 움직이면 큰일나.

불구가 될 수도 있다고,  어머니를   모시고 온건  별건 아니고....  사실  처음에 일

벌여지자 마자 내가 사람을 시켜서 정운의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어.

사실 내게도 숨기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 그 사람은  사정상  내 곁에 둘수 없었어,

그가  거절해서.....  그래서  뭔가  나도  믿을 만한  구석을 만들어 와야 겠기에

사람들을 시켜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지.  물론  그동안은 잘 모셔놓고 있었고.

사실 나도 네 어머니까지 등장 시키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찌 됐던지 간에  정운의

어머니는 정말로 죄가 없으니까.  하지만  내겐 이번 판이 마지막이야.  이번  판

에서도 질수는 없어.   이젠.....이판 사판이야.  "

"우아아아아아으으으으--------------"

"아니, 이게?!"

"퍼억---"

"으어어어어---------"

"어,,,어머니이이이!!!!"


겁을  한껏  집어먹은 듯한 정운의 어머니가 남자들에게 잡힌  팔을  억지로 잡아

빼려고 거세게 반항하다가  거구의 등치를 가진 남자의 주먹에 얻어맞고는 마치

짚섶이 무너지는 듯한  품새로 바닥에  쓰러진 뒤 조용해 진다.

정운은 어머니의 고통에 찬 음성에 정신이 번쩍 나 버려서 바닥에  쓰러진 어머니를

보며  이를 바드득 갈았다.


간악한,   마리타가 이 정도 까지. 어,,,어떻게  아무 상관이 없는 내  어머니까지

이용할 수가 있단 말인가?!!!!


"말해. 한 마디의 말이면  되잖아. 컴퓨터의  자체  방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

베이직의 변환적  패스워드가 뭐야?   이렇게 까지도 말 안 하면 너희모자는

정말로  생명을  장담할 수 없어, 급해........당장 말해!!!"


정운이 자신의 눈 앞 에서  썩은 나무토막 처럼 쓰러져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뜬 채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어머니는  마리타의  신호로 인해

바닥에 똑바로 눕혀지더니  그녀의  하체를 가리고 있던 천 조각이 거칠게  찢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정운은  어머니의 등장이후 잡고 있던 정신의 끈을  어머니가 쓰러진 뒤 더 바짝

잡아당겨 긴장을  하고 있다가 어머니의 아랫도리를  벗겨버리는  그들의 거침없는

손길에서 그들의 다음 행동이 무엇일지가  머리에  들어와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후려치자 너무나 황망함에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새 입을 크게 벌렸다.


"뭐, 뭘.......하는.......   거야?!"

"뭐는.  아무리 열 넷이지만  뭐 하는 건지는 알잖아.,  내가 알기로  륜이 에게도

여자 꽤나 있었으니."


정운은  자신의 목소리가 점차 가닥을 잡아간다고 생각하자 목안으로  분기를 집어

삼키며  힘을 실어 보았다. 자신의 목소리를 인식하면서 정운은  이를  앙 다물고

는  입새로  말을  퍼부었다.


"이, 천벌을 받을!!"

"천벌이라니? 너 또한 그런 말을 당당히  할 정도로  착하게 산건 아니잖아?  너도

살아남기 위해 조직에  몸 담은  4년의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눈물을

뺐는지 기억해?  그게 아마  두 서너 동이는 족히 될 거  같지 않아? 후후  천벌이라...

내겐..이미 내게  천벌을 내릴 신은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이건 내겐 마지막 기회야."


마리타는 자신을 바라보며  마치 더러운 오물을 보는 듯 하는 표정을 짓는 정운의

표정에 속으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이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건 자신과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 고작  스물도 안된 어린애인 정운을   괴롭히는 건 아니 였다.

하지만, 자신이 그토록 오랜 시간을 들여  벌인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게  아니였다.

어찌 어찌 해서 카엘을  속이고,  셀로스를  가까스로 마약에  중독시켜 자신이 원하는

바 대로 일을  끌고 나간 건  불과 며칠.  아무리 자신이 조직 안에서 살아왔고 일을

대비해서 모든 걸 그냥 보아 넘기지 않으려 애쓰고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조직이

돌아가는 일을  탐지해 왔다지만, 생각보다 중독 속도가 빨라진   셀로스 대신

조직을 끌어나가기에는 자신은 밑 바닥 세계의  일의 실무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게다가 셀로스의  중독현상이 확연해 지자  그를 따르던

무리들이 그 사실을 자각하고는 떠나가고 있었을 뿐더러 자신이 돈으로 매수해서

잡고 있던 조직원들은 자신이  조직의 돈을 사용할 수 없게된 사실을 알자  서서히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처음, 자신의  의도는  카엘과 그 피붙이를 죽여버리고

약간의  돈을  챙겨서는 이년 전에 만난, 자신이 마지막으로 마음을 줄수 있는

상대인 호준과 새로운 세계로  가서  잠시라도 행복한 시간을 누리는 거였다.

그게 다 였다.

하지만 카엘에게 있으리라 생각했던 돈은 그의 수중에 없었다. 거기서 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정운이 잡혔다는 말을 듣고는 일이 금새  풀릴지

알고 가슴을 쓸어 넘겼던 건  또 다른  자만심.

약간의  고문에 곧 입을  열리라 생각했던 어린 정운 조차도 자신에게 손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카엘이 감춘 돈은  지금, 아주  최소한의 돈이라 해도

당장  필요했다.   마리타는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카엘이  평소 그다지 마음 써 하지 않던 하 륜에게   조직의 모든 돈을 다

맡길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고, 그 돈이 시급한  시간 내 조금이라도

들어오지 않는 다면.......  일은 걷잡을 수 없다.


마리타는 잠시 흘렸던 표정을   다시  차갑게 다잡았다.


"1 분이야. 말해."

"..........."


정운은 자신이 대답을  안하자  어머니를 둘러 싸고 서 있던 사내들이 아무표정 없이

마리타의 손짓에 자신들의 흉물을  꺼내들고 손으로 주물러서 그 크기를 세우는 걸

보고는 입술을  크게 떨었다.


저들은... 어머니를 강간할  생각이다.

내 입을 열게 하기 위해 조직과는 더 이상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불행히 살아온 그녀를....

마약으로 인해 몸을 버리고 정신까지 오락가락하는 내 불쌍한 어머니를....

아아,,어,,,,,,,,어머니..........


정운은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중심을 못 잡고 정신을 제 멋대로

표류시켰다.

자신의 어머니는  남들이 무어라고 손가락질하고 욕하고  천히 여기던지 어쩌든지

간에 자신에겐 ,  삶의  하늘 아래 단 하나 밖엔 없는,  자신의 어머니 였다.

자신의  피와 살이  돌게 해 주고  자신에게 세상의 빛을 보게 해준  이 세상

단 한 명의 혈친 이다.


정운은  자신의 어머니가 처한 상황을 곱씹으면서 이곳에 이끌려온 이래로

단 한번도 흔들린 적 없는 신념이 시간의 흐름을 타고서 크게 흔들려 가는 걸 느꼈다.

자신에겐  하 륜과의 신의가, 그리고 자신의 자존심이  중요했기에 그 때문에

자신의  몸이 조각조각 띁어지는 듯한 격통에도 심지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수 없이  떨어지는 매와 채찍, 철저하게 고문용으로 개발된 기계들이 자신의 몸을

괴롭힐 때, 왜 아프지 않았겠는가, 왜 고문이 굴욕적이지 않았겠는가. 왜 자신이라고

조금 굽히면 잠시라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모르겠는가, 만약  자신이

고통에  인내하지 못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발설한다  하더라도   하 륜 조차

자신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렇게 구겨지는 건 자신이, 그 자신의  자존심이 납득할 수 없었을 뿐더러

하 륜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신의를  맹세한  사람이였다,  그래서 제 정신

으로는 그를 배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머닌,  어머닌...


정운의  몸 아래에서 부터 조그맣게  피어오르던 망설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다랗게

정체를 더해가다가  남자들이  어머니의 다리를  조금 벌리려 하자  눈을 질끈

감으며  항복을 선언했다 .


끝이다,  한 정운,  이젠.... 끝이야


정운은 정말로  떼어지지 않는 입을 힘겹게  열었다.


".....당신들이 원하는  변환 적 패스워드는---"

"우아아아-----으으으-----저.....정운 씨...........정.........정운 씨이이이.......

나,,, 좀 봐줘......으으-----정운.,,,,,,,,,정운 씨이- 날 좀-----우아아아------"


그 때 였다.


사내들의 주위에서 죽은 듯  누워있던  어머니가  실성한 듯  한국어로  '정운 씨' 란

단어만을  커다랗게 웅얼대며 발작 하기 시작한 것은.


막  마리타가  원하던 말을  입 밖으로  내밀려던 정운은  어머니의 행동에 놀라서

그녀를 보니 한바탕  요동을 치던 그녀는 주위의 사람들이 그녀의 행동을 채

제어하기도 전에 제풀에 기운이 빠진 듯 조용하게  바닥에 쓰러진다.


정운.....씨?


정운은  그녀의 눈이   감기자    그녀가 내었던 단어를   곱씹어 보았다.

정운 씨. 라고 했어,  '정운 아'  가 아니고 '정운 씨.'


정운 씨.


어머니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 정운 씨, 제발  날 좀  봐줘.------



이렇게 말하며  울부짖었다.  정운 씨라.

잠시간,  초간의 시간동안  자신의 어머니가 내 뱉은 말을 생각해 보던 정운은

자신의 어머니가 전에는 단 한번도 제대로 말해준 바 없던 그녀의 마음을  지금

이 순간  불현듯 알아채 버렸다 .


어머니가 부른 사람은 내가 아니다.


정운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아....그랬던가.   어머니가 정신이 나간 뒤  자기 자신과  내게  끊임없이 말했지만

단 한번도 입 밖으로  이름을  내 부르지 않았던,  어머니의 일생에 걸쳐 단 한번

사랑했다던, 아니, 지금도  사랑하고 있을  사람의 이름.

그 사람의  이름이.. '정운' 이였던가...  그래.....그랬던가....

어머니는.... 단지   자신의 몸을  한번  지나치고 간 사람이 길래  그 사람의 이름도

성도   모른다던  사람의 아들인  내게 , 자신의 일생에  거쳐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을 붙였던가.......


정운은 어머니가 창녀 생활을 하고 살던 때의  비참했던 생활의 편린을 잠시 떠올렸다.

늘  이런 저런 병에 시달리면서도  그날 그날의  밥값과  싸구려 마약의 값을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어머니는 자신에겐  늘  차갑게 대했었다.

그러던 어머니는 술을 먹으면 꼭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반드시 라고 할 만큼  쓸쓸한

미소를 짓다가  가끔씩은  자신을   껴안고는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자신에게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조그맣게 무어라고  속삭이곤 했었다.

예전, 그 어릴 땐  알수 없던  어머니의  행동이 이제서야 이해된 정운은,  그때 그것이

아마도 머나먼 고국에 있을 그녀의  사랑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세지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왜 어머니가  가끔 자신의  이름을  정신없이  부르며 자신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었는지도  이제서..........이해가  갔다.

그리고 정운은, 자신의 어머니와 똑 같은 사랑의 마음은  아닐지라도 자신 또한,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신뢰를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음을 상기했다.

그리고....자신이 하려는 지금의 이 행동이  그 에게 선  실낱같이 하찮은 일이라 해도

단 한 조각의 행동이라 해도, 그를 배신할 수 는 없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이미 가장 믿은  사람이 주는 쓰디쓴  배신의  독주를 마셨을 그를,  자신마저

배신할 수 없다.


정운은 눈을   서서히 뜨고는  다시금 착란 상태에  빠져 들어간 듯한 어머니와

그 주위를 둘러싸고서 이제는  또렷하게 세워진  흉칙한  페니스를 손에 감고 있는

세 명의 남자들,  그리고 끝으로 마리타를  바라보다가  그녀에게  처연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마음을 정하자  이상하게도  가슴에  서서히  타오르고 있는 열기와는 다르게

정운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이 게임은 당신이 졌어, 마리타.   이 게임으로 당신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어떤 목적이나 이유에서 일을 벌였는지 간에 당신은

이미 졌어, 게임 오버라고."


곧  대답을  하리라 생각했던 정운의  차분한 말을 끝으로 그가  입을  굳게

다물자  마리타는 얼굴을  찡그렸다.


"바보 같으니, 여자에게선, 그 어떤 ,  하다 못해  창녀라 해도 강간이  어떤 상처가

될수 있는지  모르고.....살려줄라고 했건만-----시작해요!!"

"으우우어------"


마리타의 발작적인 말을 끝으로 정운의  어머니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몸을

들였던 남자가  그녀의 다리를   더  벌려 젖히고선  조금 주춤하다가 허리를

맞추며 움직임을  시작하자  어머니의 입에서는  비명이   섞인  울부짖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정운은  눈을  지긋이 감은 채  이를  양쪽으로 앙 다물고는 눈을 뜬 채

자신의 눈 앞 에서 무자비한 강간을 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자신의 머리 속에

똑똑히 그려 넣었다.

어머니를 강간하고 있는 남자가 허리를  올려붙일 때마다 간질 발작을 일으키듯

경련을 일으키는 어머니의  두 손은 크게  벌려진 채  다른 남자들의 구둣발 아래

고정이 된 채 였고 , 순서를 바꿔 어머니의 몸을  유린하기 시작하는 남자들의 거센

침입에  요동을  치던 어머니의 몸이  잠시간의  시간동안  드러났을 때, 마치

사진을 찍듯  뚜렷하게  정운의  시야에 들어온 그녀의 국부엔  남자들의 몸이

억지로  벌리고 들어가며 생긴 듯한  핏물이 혼탁한  더러운 정액들과 섞여서

정운의 가슴이 갈라지는 듯한  생채기를 주면서  그의 눈동자에 정확하게 각인시킨다.

정운은 자신의 몸 조차 가누기 힘든 와중에  정신을  차리고자 입술을 떨면서 자신에게

쉬지 않고 중얼댔다.


봐야 한다.  이건, 내 선택으로 내가  치뤄야 할 고통이다.

내가 택한 선택으로 인해 내 또 다른 소중한 사람이 고통 받는 이 장면을 나는 봐야 되.

놓치치 말고 남김없이.

정운은  땅 아래로 곤두박질 시키고 싶은 정신을 정신력 만 으로  가까스로 유지하고는

정신을 놓을만 하면  자신의 입술을 조금 더 크게  깨물어 일부로 고통을 주어 힘 없이

추락하려는 정신을 일깨웠다.

이미 수 없이 갈라져 터져 있는  입술엔  고문의 상처로 인한 것 뿐 만 아니라 그

스스로도  깨문 상처로 인해  더 크게 퍼진 상처에서 생겨난 피가 입안에 넘어와

비릿한  피 내음 을 내며 그의  목안으로 울컥거리며  넘어간다.

정운은 자신이 깨물어 생긴  입안의  피와, 어머니의 눈물과, 그리고 그 자신의 쓴

눈물을  삼켜가며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 해도 자꾸만 곤두박질  치는 자신의

정신을 억지로  잡고 있다가  서서히  깊은 심연의 바닥으로 정신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 륜, 이  나쁜 놈........  그래. 결국 나를 이렇게  죽이려는 거야........?

너 정말  치사해...... 인생에  쥐 톨만큼도 도움이 안되는  인간 같으니 라고...........

이.......나쁘으은.......부.....탁해.....제.....발.....어머니라도,,,,,,,,,,,,,구해 줘.





"콰콰콰쾅----------"

"뭐, 뭐야?"


그야말로  최후의  카드로 정운에게 그의  어머니를 들이대고 협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정운의 태도에 초조하게 마음을  태우고 있던

마리타는  정운이  기절하자  정운의 어머니를 강간하던 남자들의 행동을 중지시킨

채   생각에 잠겼다가 천둥이  치는 듯한 굉음에 깜짝 놀라서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려다 보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한 시간 전 만해도  까만 밤의 주위에 조그맣게  켜져 있던  불빛이 전부 였던 창 밖은

온통 환하게 비춰진 채 , 요란하게 퍼지는 불꽃과 곳곳 에서 퍼지는 화약의 소리로

정신을   흔들고 있었고,  매케하게 퍼지는 희 뿌연 연기와 함께 짙게 맡아지는

이상스런 죽음의 냄새 는  창 문 밖에서  크게   요동치듯 나고 있었다.


창 밖의 아수라장을 보고 있던  마리타는 갑작스럽게 가슴이 두 방망이질  쳐지자

본능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급하게 몸을 돌려서 전화기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갑작스럽게  문이 왈칵  열리며 사람이   튀어 들어온다.


" 급습입니다!!!!! ."


마리타는   다급하게 들어온 사람에게 빠르게  입을 움직였다.


"셀로스, 셀로스를  찾아요,  그는?!!"

"지,지금  저도 찾고는---윽------"


문을  부수듯  열고  들어 와 마리타에게 말을 전하던 백인 남자는  뒤에서 날아온

칼날에 의해 심장 께를 깊은 깊이로 찔리고는 그 자세 그대로 대로 앞으로 고꾸러

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곤 바닥에  벌건 핏물을 내보인다.


마리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 앞에 엎어져서 피를 흘리면서  숨을  꺽꺽

몰아쉬던 남자의 숨이 멈춰지며 눈 동자가 허옇게 뒤집혀  지는 걸  바라보다가

갈곳 없는  시선을 돌려서 문 뒤로 우르르  몰려오는   사람들의  홍수를 멍하니

바라만 보던 중, 자신의 시선을 유달리 잡는 검은 색 구두를  신고 들어오는

남자를 올려다   서서히  보았다.


뚜벅 뚜벅--


여러 번  화포가 터지며 마치 공중전 같이 불꽃이 번쩍이는  밤하늘의  요란스러운

굉음 속에서 쏱아지듯  방안으로 들어온  적들은  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나서 검은 구두의 사내가 문안으로 몸을 들이자 ,

마치 굳은 듯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뚜벅뚜벅--


하 륜은  방안에 들어온 뒤 제일 먼저, 몸이 피범벅이 된채  기절해 늘어져 있는

정운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맥을 짚어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가 자신의 뒤에

조용히  다가온 남자 에게 나즉하게 무어라고  지시한 뒤 그가 정운을  들것으로

옮기는걸  지켜본 뒤,   아직도 넋을  잃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마리타에게

다가가서는   멍하니  서있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오랫만 입니다, 어머니."







29 화.



절대  주의 : 미성년자 관람..불가 입니다. 절. 대. 적. 으로 관람 불가이오니.
제발.......제발  말좀 들으소서,.ㅜㅡ.....







"미쳤어 정말.  하여간 넌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미친 놈 이야!!"

"그것 참 영광이군.  머리털 난지 얼마 안 돼는  꼬마에게서 그런 애길 들어 좀

유감이긴  하지만..   뭣하면 머리털 난지 오래된 노인네 하나 붙여주랴?"

"........하.......아............"


정운은   침대에   누운 채 침대의 맞은 편 창 끝에  서서 창에 몸을  기대고서

여유롭게  시거를 꺼내서 끝을 자르는  하 륜을 노려보았다.


"내가 창가에 있지 말라고 했지.  어린애도 아니고  얼마나 더  시끄럽게 지껄여야

들을 거야?  그렇게 일찍 죽고 싶어서 창가에 멍청하게 있다가  어떤 놈이 보낸건지

모르는  애송이 스나이퍼의 총탄에  숨 한번 못 쉬고 죽고 싶어?"

"훗....."


정운의 말에 가볍게 웃음을 흘린 하 륜은 여전히 미동도 안 한 채 시거에 불을 붙였다.

화르륵  하는 불꽃이  가볍게 시거에 붙어서 천천히 불길을  퍼트려 나가자 정운은

불빛에  살짝  비춰진  그의 얼굴에 입맛이 조금 썼다.


"..얼굴은 왜 그리 반쪽이야?  일 정리 한다고 돌아다닌다며, 밥도 못 얻어 먹고 다녀?"

"후.....네 걱정이나 하셔, 꼬맹이. 큰 뼈는  붙었지만  바스러진 살점이 완전히 붙을라면

앞으로  육 개월 이상의 기간은 필요하다고, 그나마 다행인 건 어린애라 뼈든 살이든

재생이 잘되 잘 붙는 다는 거지만."

"누가 어린애야?!!!  게다가.....  도무지 , 내가 미쳐!!   총탄 맞고 쓰러진  셀루스에게

돈을  들여서 살린 이유가 뭐야? 자그만치 의사 일 인당 1 억 오천 페소( 약 8 만 오천

달러, 한화 약 일억 삼 천만원,) 를 들여 미국과 독일서 심장 전문의를  데려다가 심근

근처에 박힌  총탄 제거 술을   했다며?  정말,  아니, 도대체 그 이유가 뭐야? 어차피

죽일 놈을 기를 써서 살린 이유가?  왜 그랬어?  돈이 땅 파면 펑펑 나 오는 물건

인지  알아?"

"몰라서  물어?"


하 륜이  만든   하이얀 담배 연기가 그의 주위에서  둥글게 말아가면서 조금 씩

퍼져나가자 정운은 그 안에서 살짝 스쳐 지나가는 차가운 빛을 발하는 블루 아이즈의

한기에  몸을  움찔거렸다.


자신이  정신이 든 건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나서.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귀에 부드럽게 '이제  괜 찮아.....' 라고 속삭이던  하 륜의

목소리가 비몽사몽 어렴풋이 들렸던 게 사실이였다고 느낀 건 자신이 다시 기절하고

일어났을 때  느끼던  하얀색의  천장과 침대임이 분명한 뽀송한  시트의  감촉

때문이였다. 그리고서는 고개를 돌린 자신의 눈에 처음으로 맺힌 하 륜의 눈동자.

몽롱한 기분에 아직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 못하고 겁에  질려 머뭇대며

눈만을 깜박이던  자신에게 하 륜은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젠   정말로  괜찮아, 정운아 이젠..'   이라고 나즉히 속삭이자 북받쳐 오르는

설움에  그의 앞이라는 생각도 없이  정신없이 울다가 잠들었던 것, 그것이 다 였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은 곧 수술에 들어갔고  같은 시간,   분부가 완전히 장악

당하는 동안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진 뒤 사경을 헤맸던  셀루스도 하 륜이

급파한  사람들에  의한 의료진이 오기 까지 임시방편으로  콜롬비아 대학의 병원

의료진의  응급 처치적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셀루스는 세번의 대 수술을  거쳐서 이제는  시간이 흐르면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겨두고 세계적으로 명망이 있는 의료진들은 그 에게서 손을 떼었다.

단 1 억 오천 페소 씩 의  거금을   쥐고서.

마리타는.....  하 륜에게  그녀의  일을 물어보지는 않았고  물어보기도 뭐한...일이지만

최소한 그녀의 목숨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알수 있다.

그리고  세 달이 지나는 동안  하 륜은 당장 산재 되 있던 일들을 해결하고  다니느라

본부에 붙어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일단, 시급한 일을 처리한답시고

셀루스와, 마리타와, 그의 아버지의 일 까지  모두 뒷전으로 미룬 채 일단 셀루스가

회복하기 만을  기다리면서 일을  해치우듯 처리하다가  석 달이 지난 이제서야

이제 시간이 되었다는 듯  돌아온 것이다.


"일주일 뒤면 그놈은 집안에서의 요양이  가능하다는 군. 퇴원즉시 이곳으로 데려올

생각이야.  돼지 주제에  병원 침대는 과만했지 . 물론 너도 약간의 보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니까  부르면 나오도록.  후....기대 되서 잠이 다 안 올 지경이야.

셀로스 놈이   그대로 죽어 나빠질지 알았는데,  그 거구가  때론 도움이 되더군.

기초 체력이 없었으면  소생이 불가능했을 거라니. 하,  어림도 없지, 누구 맘대로

총 한발에 곱게 죽으려고."

"..그자는 마약에  중독돼 있었어. 그건 알고 있지?"

--그래서 그의 의지가  많이  없던  그런 상태였을 거야---


정운은  뒷말은 삼켜버린 채 자신의 말에  순간 얼굴을 찡그렸던 하 륜을  바라 보앗다.


"그건 그자의  사정이야,  그토록 마약을  꺼려하던 그놈이 갑자기  왜  마약에 손을

댔는지 따위는 내가 알 바 아니고 알 필요도 없어. 단지 중요한 건.....  복수는 배로

하는  남미인의 뜨거운  피가  내게도  반이나 흐른다는  사실이지."


정운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시트를   조금 밀어냈다.


"카엘 님은?"

"....."

"혹시?"

"...살아 는 ..있더군.  공교롭게도  마지막 치료 팀이  이제서 야 도착했어. 그들에게서도

희망을  들을 수 없다면, 아마  살아만 있는 상태가 지속될 거야. 그건,  아버지가

바라는 바는  아니겠고."

"설마, 식물인간이 된 거야?"

"하하....아마, 그랬다면,  자신만은   편했겠지"


정운의 질문을  교묘하게 피한  하 륜은  커튼을  닫아 방을 어둡게 만들어 정운이

쉴수 있도록 하고  조용히  정운의 방문을 나섰다.


하 륜은  정운의  방을  나와  복도의  층계를  내려가면서   석달 동안 정신 없이

밀린 일을  하는 도중  틈새로  처리했던 반란 관련 사건의 일에 생각이 미치면서

그 동안 자신의 머리 속에 떠나지  않았던 미심쩍은 생각을   비우려  노력했다.


그놈은 마약에  중독되었을 뿐이라고? 그럼,  그놈을  마약에  널 부러지게 만든

놈이 있다는 거냐?   아니, 그럴 사람은 없다.

단지 그놈은  마약에  손을  대자,  조직의 간부는 마약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긴  그놈이  혹여  그 사실이 아버지에게 알려질 까봐  미리  손을 쓴걸 거다.

혹은 이 추측이 맞지 않더라 해도  반란의  수괴에  셀루스, 그 놈이외는  없다.

용의 주도 한 놈.  모든 일을  어머니가 주도 한 것 처럼 꾸며 놓다니.

그런 놈을  그냥  편하게 죽게  놔 둘 수는 없다.  그리고 그놈을 볼 시간은

다가온다.,  이제 곧.






"우으아아악------"


청명한  하늘과는 대조적으로  약간  습한  지중해의  바람이  살랑이는  5월, 늦은 오후.

니달의 새로운  총수로 자리 매김을 한 하 륜의 새롭게 단장된  커다란 회의실에서는

벌써 몇 차례의 단말마적인 비명소리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밀폐된 공간에 처절한

피내음을  진하게 풍기면서  나고 있었다.


하 륜의  바로 옆  자리에서 아직도 완전히 편하지 않은 몸을  앉히고  있던

정운은   하 륜의 명에 의해 바닥에 던져진 셀루스의  몸이 마치  도축 고기 처럼

난도질 당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수십 번이 넘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고  돌려도 계속적으로  코를 괴롭히다 못해 이제는 그 내음

조차 진하게 느끼지 못하는  비린내 음과 쇳소리에 가까운 비참한 비명음에  연속적

으로 토기가 밀려들어오기 시작한다.


저건 고문이 아니다.


정운은   셀루스 에게서  흘러나오는 피액이   검은 색으로  칠해진 바닥을 붉게 물들여

가는  걸  보다가  또 올라오려는  토기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


저건..  그야말로  철저히 그를  고통주어  즐기기 위한 잔인한 살육. 그것도 억지로

수술 까지 시켜 살리게 한뒤  퇴원하자 마자 시행하는  피의  복수.

그를 애초에 편히 죽이리란 생각은 안 했지만 이건, 심하다.


정운은  한달 내내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말을  차마  하 륜애게  내 뱉지는

못하고  지금도 혼자서 중얼댄다.


---배반의  주역은 그가 아니야, 그 자는  단지  이용당했을 뿐.

그건 ......틀림없이....이젠 너도 알고 있잖아?-----



".....으------------"

"깨워."


인체에 붙은 모든 뼈를 부분 부분으로  바스러 트릴 때까지 수 번이 넘게 기절했었던

셀루스는 하 륜이 그의 피부의  껍질을 모두 벗겨버리라고  명령한 직후  다시

쓰러져서 얼음물로 인해 일어났다가, 정신이  들자마자 하 륜의 명령을 따른 갈색

피부의 남자가 양날이  서 있는 칼로 포를 뜨듯  피부를  벗겨가기 시작함과 동시에

고통  때문인지 자신의 살갖이 분리되는 정신적 공황 때문인지  비명과 동시에

다시 정신을  잃고선   수 번의 얼음물의 세례에도 일어날 줄  모른다.


의자에  꼼짝 앉고 앉아 그를 바라보던  하  륜의  짧은 명령으로   셀루스에게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눈을   힘겹게  뜨는 셀루스를 보던 정운은

자신이 받았던 전기고문이 생각나 몸을 무섭게  떨며 입술을  부딪혀 갔다.


사람이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건,  차라리 죽음을  달라고 애원하는 감각은 고통이

아니고,  공포다.  그리고  하 륜은 바로 그 점을 적절하게  이용해 그에게 처절한

보복을   하고 있다.  자신의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살을  짐숭처럼  벗기는

장면에  딱히   고통이 아니더래도   그 누가 제 정신으로  있을수 있을 것인가.



"괜찮냐?  들어가서  쉴래?"


자신의 쪽은  보고 있지도 않았던  하 륜이  셀루스에게  잔인한  처벌을  명령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게 말을  건네자 정운은  왠지 그의

정감어린 말투에  가슴이 뭉클해져서 억지로 기운을 내었다.


"아냐, 난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셀루스가 깨어나자  그의  옆에서  양날이 선  칼을 들고  징그런 웃음을 짓던

원주민 출신의 남자는  셀루스의  목 부분 아래서 부터 칼을 살살 놀려서 살갖의

가장 얇은 층을  벗기기 시작한다. 셀루스는  자신의 몸에  칼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공포에 질려서 이를 맞 부딪히며  딱딱 거리기 시작하다가  칼이  그의 몸을   파고

들자  짐승이 도축되기 직전 보이는,  공포에  질려진  눈동자를  커다랗게  뜬채

몸을  크게 경직시켰다.  공포로 인해 몸을  경직시킨 채  굳어있던

셀루스는  자신의  살의 피내 (피하지방 바로 위의 피부 살갖층) 를 살짝  뜨고

들어간  칼날이  피부와 살을 분리 시키기 시작하는 걸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감내해

내기  어려운  공포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동공을  크게 확장 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살의 껍질을  벗겨가 는 일이  가닥을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채   피가 나오지도 않는 핑크빛의  살점이 마치  돼지고기 색 과 같은 맑은

연 분홍빛을  띄우며  그  살점 사이로 눈에  띄지 않는  극히 소량의  선혈이

서서히 스며 들기  시작하자  셀루스는 기여이  연거푸 기절을   하고 만다.


"..자꾸 기절하니 볼거리가 못 돼는 군.  마무리 짓자. 그 돼지를 끌어내서

배를 갈라서  나오는 창자를 다  토막내 버려. 시행 도중에 기절한다면  뼈가  타는

냄새가 나던지 말던지, 전기 충격기를 쓰고, 그전에 죽어버리면 시체는 일곱 토막

내서 조직이 사육하고 있는  독뱀 굴과 독충 굴에 사이 좋게 하나씩 던져주고

토막을 내기 전 눈알과 코는 도려서  개미굴에 희사하고, 혀와 귀는 따로 악어들의

디저트로  내어 주도록."

"커어어억---"


솔루스의   피부를 뜨던 남자가 하 륜의 명령에 지체없이  대답하고 칼을 놀리는

방향을  돌려 그의 배에 칼을  가져가자마자 나오는  짐승의 울부짖음과 동시에

셀루스의 아랫 배 가  칼질로 인해 수직방향으로 둔탁하게 갈리기 시작하자  그 안에서

하얗고 누런 색, 그리고 희미한 핏빛이  번갈아  보이기 시작하더니  두 세번 더

힘주어 갈려진 배 안에서는  꼬불꼬불한  핑크빛과 하얀 빛, 약간  거무스름한

빛까지  섞인 빛깔의 창자가  쏟아져 나온다.


정운은   목 안 까지  차오르는  구토를  도저히 참지를 못하고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몸을 돌려서 회의실 밖의 화장실로 화급히 들어갔다.


"우웨엑----"


한참을  화장실 변기 안에   먹은 것을 다 게워내고 늘어져  있던  정운은   속 안이

울렁거림을 멈출 때까지 기다리려다가  속이  좀처럼 가라 앉을 생각을 안 하자

고개를  힘겹게 가누고 화장실 안에서 나왔다.

정운이  아직도 시원찮은 걸음에  답답함을 느끼며  벽을 짚고  천천히 나오니

욕실 입구에서  누군가가  요즘 정운이 사용하고 있는  보행기를    옆에 두고

서 있다가 얼른  정운을 부축하며 수건을 내민다.


정운은  그 에게 서 받은 수건으로 입을 닦은 뒤 어색하게 표정을  굳혔다.


"이런 덴 안 따라 와도 돼요."

"하지만  하 륜님 께서........"


우물쭈물 말을   흐리는  부하를 보고  정운은  차마  하 륜에게는 확인하기 무

서웠던 자신의 궁금증을 던졌다.


"......내,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게십니다. 부인과적인 상처는  큰게 아니라 곧바로 정신병동에

입원하셨다가  좀  내과적 문제가 생겨서   다시......"

"그래요...."

"어서 나가시죠.  다시 회의실로 가실 겁니까?  하 륜님께서 방에 모셔다 드리라는......"

"회의실로 갈 겁니다."

"저. 하지만,."

"그녀....마리타는?"

"지금 하 륜님 께서 호출을 명령하셨습니다."


정운은  부하의 말에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녀를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 부르는 것은 아마도 그 자신이 총수가 되었기 때문이

리라.  아무리 그녀가 어머니의 자리에 있다고는  해도 조직은  또 하나의 정부이다.

사적으로 덮어두기에는 이일은  너무나 큰일이고.  이번 일에  마리타의 해명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하 륜은 아직도  마리타가 한 일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믿고 싶어서 억지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래서, 본부를  다시 장악한  삼 개월이 지나는 지금껏  정신 없이 일만을 하러

다녔을 뿐이지 그녀와의  개인적 접촉을 일체 안 했다.

아마, 자신이 감추고 싶은 의심을 확신하게 해줄  그런  말이 그녀에게서 흘러

나올 까봐  두려워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런 공개적인 자리라니.


정운은 서둘러 욕실을 벗어나 회의실 안으로 다시 걸음을  들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회의실 안에 퍼져있는 피비린내는 여전했지만

셀루스의 몸체는  없었다.  아마도 일이 모두  끝났거나, 하 륜의 나머지 명령을

시행하기 위해 어디론가로   보내졌을 것이다.


정운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서  앉고선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회의실안의

공기를 조금씩 새어 들이쉬자  문이 곧 열이면서 마리타가  남자들 둘에 의해

이끌려 오더니 곧 바닥에 집어 던져진다.


"앗--"


바닥에  던져진 마리타는 검은 색 바닥에 흥건해 있던  피액에  미끄러져서 몸을

휘청거리더니 곧  상체를 일으키곤 헝클어진 머리칼을  매만진뒤 고개를 빳빳히

들고는  시선을 방안에 밀집한  사람들을 보다가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움직여

사람들을  향해 이상스런 미소를  던진다.  이미 한 사람의 생명을 짐승화 시킨

방안의 공기에 어울리지 않는,  묘하게  흩날리는  마리타의 아름다운 미소.


"욱---"

"아욱--"

"콰당당----"


마리타의 미소에 정신이 빼앗겨 하 륜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지도 몰랐던

좌중은  난데없는  둔탁음과  비명이 쏟아져 나오자 소리가 나는 곳에  시선을

집중 시켰다.


"분명히 '모셔' 오라고 했었지  누가  끌고  오라고  했냐? 건방진 것들.....

앉으시죠, 어머니."


마리타를 바닥에 던져버린 듯한 남자들의 턱을  한대씩 갈려버린 하 륜은 방 한

복판에  서 있던 자신의 몸을 돌려 자리에 도로 앉으며 마리타에게도  자리를  권한다.


"아니, 난  여기가 편해.  아마도  방에서 진동하는 고약한 냄새로 보아선  여기가

내 자리인 것 같은 데?"

"..........."

"부탁 좀 할까, 륜아? 여기에 꼭  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 필요는 없지?  좀. 비켜

달라고  하겠니?"

"뭐, 그런?!!"

"뭐요?!!"


'모셔'  왔다는 건 하 륜의 말 뿐이지, 그야말로 끌려온 주제에 아주 당당하게

하륜,   조직의  새로운  총수에게 요구해 대는 마리타의 말에 다들 기가 막혀서

입을 벌렸다.

그렇지 않은 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총수가  입 밖으로 내어 인정한 적이  없을

뿐이지  이 여자는 지금  가축 처럼 도축 되어 나간  자 보다도 더 중요한  흉수다.

한데 의자에  권해지는 것도 밸이 꼴리는 데 간부진을 물려달라고 명령이라니.

하 륜은 손을 들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하는  좌중의 입만을 막고는 잠시

침묵하자 마리타가 싱긋  웃으며  그런 하 륜을  부드럽게 응시한다.


"어렵겠니?"

".......모두,  정운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가라.,  회의 건은 나중에 통보하겠다."

"하 륜 님!!"

"이건 말도 안 돼는!!"

"어째서!!"


설마 , 마리타의 말도 안되는  요구를 수락할지 몰랐던  간부진 들은  침묵하던

하 륜의  입에서 나가라는 명령이  흘러나오자 황당해서 자신들도 모르게 반발의

목소리를  드 높혔다가  하 륜의  차가운 눈동자에  맞 부딪히고서는 찔끔해서

제각기의 서류 책을 들고 흘끔대며  나가버린다.


"정운, 몸은  괜찮아?  보기 보다는 좋은 모습이네..약을 좋은 걸  썼나 보지?"


정운은  변함 없이  부드러운 그녀의 가증스런 목소리에 이를 갈았다.


"걱정해 주신 덕분에,  앞으로 일년 가량은 있어야 몸이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고는 합니다만,  그것만 빼고는 멀쩡합니다. 부.인."

"아아  불쌍하게 됐구나. 셀로스는,,. 아마도 악어 밥이  되고야 말은 거야?"


마리타는 정운의 말에 대꾸를 안 하고는  마치 남의 일을 말하듯  목소리를 허망하게

흘리며 무심하게  하 륜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난 악어는 싫어,  마음은  어땠더라 해도, 어린 널  안고 어르고  기른 건

나니까.  그 정도의 주장은 할수 있는 거지?  내가  알고 싶은 거 하나만 알면 돼,

그것만  말해주곤 날 죽여도 되. 그리고 정운 도  내 보내.  묻고 싶은 게 있어."


하 륜은  손을 자신의 앞에 놓인  시거 케이스로 가져가서  밑둥을 컷팅 하고는

불을 붙인다.


"정운과 저는 이미 피를 나눈 사이 입니다.  그건 어머니께서 다시 한번 입증해

주셨고요."

"응?  아하, 그래?  륜아, 네게서  그런 인간적인  따뜻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몰랐는데,   악마의 피를 이은 자에겐 어울리지 않아.."


하 륜의  이마가  순간적으로 크게 움직여졌다.


"왭니까?  왜, 왜?!!!  왜  아버지를 저 지경으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

놓고  왜 제게  총을 겨눈 겁니까, 왜?!!"


마리타의  얼굴이  허한  웃음을  머금었다.


"왜...냐고?  왜?  아하하하하,  세상은   참 웃겨. 그렇지 않니? 수 천가지 수 만가지

한을 가슴에 품고 십 육년이 넘게 복수의 칼날을 세우다가  한 순간에  그게

엎어졌는데 그렇게 간단하게 '왜' 그랬냐고 묻다니. 그럼 , '이래서'  라고 간단하게

시험 답안 처럼  대답해야 하니? 응?  그래?  아하하----"


미친 듯 웃어 웃어 제끼던  마리타는 한 순간 웃음을 거두고는 무언가의 절실함을

담아서 하 륜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제껏 살아있는 이유는. 한가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야,"

".............."

"그 사람....호준씨...........죽였니? "


하 륜의 입술이 불쾌한 듯 찌푸려졌다.


"제가 왜 그자를 살려줘야 합니까,  어머니의  불륜의 상대인  그자를."

"아---"


호준을 죽였다는  하 륜의 말에 한마디   감탄사만을 내놓고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던 마리타의 눈에   실날 같은 눈물이 흐른다.


"후후....그래. 그래서 그를   납치라도 하려고 했었어.  이럴지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만  데뷰 이후의  첫 경기에  모든 소망을 걸고 있던  그를......그가 가진 소박한

꿈을  나로 인해 깨게 하긴   싫었지.  그리고 그는 나를 만난  댔가로..죽었..구나......

이 저주 받은  땅을   사랑하던   그가........죽었구나......."

".............."


잠시간  다시 고개를 바닥으로 숙였던 마리타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는 고개를 들고선 이젠   태양 빛이 아스러져 가며  서늘한 기운의

푸른 빛에  권좌를 내주고는  그 빛깔과 색이 동화되어가기 시작하는 붉은 태양의

잔재를  바라보다가  서서히 고개를  하 륜 쪽으로 돌렸다.


"왜 냐고., 그래.  그게 궁금했겠지.  내가 왜   카엘을 죽이지도 않고  저런

모습으로 목을 붙여놨는지. 왜 내가 십 년이 넘는 긴 시간을 고심해서 ...  셀루스를

몸으로 유혹 까지  해서  일을 벌였는지, 궁금하다고?  후후. 안들으니 만 못할텐데

그래도 알고 싶어?  판도라 상자라고 알지? 그녀가 뚜껑을 연 건,  과연 호재 였을까.

악재였을까?    우후후, 그래,  난 그 사람의 안위만이 걱정되서 살아 있었는데

그 사람이 먼저 갔다니......나도  더 이상 숨쉬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러나, 네가

혹시라도 그 사람을 살려주었담  영원히 입을 다물어  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군. 하긴, 그 피가 어딜 가겠어.  가는 길의 마지막 선물이니 똑똑히 잘

들으라고"


하 륜과 정운의 침묵속에 마리타는  잔인한 눈빛을 눈에 띄우고는 마치 논문의

설명이라도 하는 듯 차분히 말을 이었다.


"생각나니? 어릴 때 , 네가  내게 어떻게  네 아버지를 만났냐고 했었지,  순수

한국인이  채 200 명도 안 되는 이 나라에 올 생각을  어떻게 했냐고. 그래, 난

열  여덟 살 까지는  콜롬비아는 그저  커피의 산유국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

그 지옥 같은  날,  네 아버지와 내 저주 받은 운명과 부딪히기 전 까진,"


마리타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숨을  조절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난 그때 불과 열 여덟이였고,  대학 입학을 일년 앞에 둔,  플룻을 배우고 있던

고등학생 이였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플룻을  전공할 예정이였어.

대학 입학 전에  큰 콩쿨에서의 입상 경력이  필요했던 나는 세 번째 참가했던

콩쿨의 예선에서 꽤 좋은 점수를 받고  우쭐해 있었어.  그리고 호텔의  리셉션 장을

빌려서  열리고 있던  콩쿨 도중 내 차례가 끝나고 동료들이 끝나는 걸  내내 지루해

했던 나는 친구랑 복도에 나가서 뛰어다니며 떠들다가, 문득  한 남자와 부딪혔어.

그리고 그게 내  불행의 시작이였어. 부딪혀서 넘어진 날 친절하게 일으켜주고

이름까지 묻던 신사가 멋져 보인다고 생각한 건 ,네 아버지와 사는  평생,  그때

단 한번 뿐 이였어, 그리고는 콩쿨이 끝나고 생각 외로 결선의 성적이 별로 나오지

않았던 나는,  날  데릴러 오겠다던  내 약혼자의  호의도 뿌리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시무룩한 표정으로  호텔의  복도를  벗어나고 있었어...그때  내겐 이미 약혼자가

있었지. 집안끼리의 오랜 약속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자라났던 나보다

세살 위의 다정했던 사람이 내 약혼자 였어.  아, 그때  그의 호의를 받아들여

그를  호텔 커피솦에서 기다렸다면.  내 운명이 달라졌을까?  하하....  그래.

뭐. 어쨌든.... 그렇게 땅 만을 보고 나가려다가 문득 들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가려던 순간. 난 갑작스럽게  내게 다가와진 손에 담긴 수건에 뭍은 이상한  향에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떴을 땐...  어디였는지  알아? 이 저주받은 땅 이였다고!

그리고 날 납치 명령만 해 놓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내 앞에 나타난 카엘은

내게 그의 아내가 되라고 하더군.  당연히 거절했어. 내겐 ...비록  집안끼리의

약속이긴 했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있는 약혼자가 있었으니까. 갑작스럽게

나타난, 나 보나 배는 나이를 먹었을  외국인 비슷한 사람에게  한 눈에  정신을

버리고 쉽게 오케이 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 물론   그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집의 주인이  갑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주위 환경과  깔끔한 신사적

이미지 였던  그에게  호감이 갔었지만,  그건 아니였어. 그리고 내겐  가족이 있고.

그래서 내겐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약혼자가  있기에 안 된다고 정중히  거절했지,

그런데,  그가  카엘이 어쩐지 알아?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던 날 비웃더니 자신들의

부하를   시켜서 날 강제로 벌거벗겨서  침대에 묶더니  사지를 벌리게 해선 날,

억지로  강간했어.  울며불며 사정하고 비는  나를 본체 만채 안하고  짐승처럼

묶어서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더러운   것으로 내 몸안에 밀고 들어왔어.

살이  떨리는 첫  관계의 고통과  치욕을 십 육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할 정도로

아프고 치욕스러웠어.  마치 짐승을 취급하는  것 처럼 , 아직 어리던  여자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게 하고는  그 누구도 보지 않고 , 닿지 않은 그곳을

무자비하게  꿰뚫고는  제 욕심만을  차리고는 나가버렸었지.  그리고는 그는

그 뒤로도  늘 날 묶어 놓은 채,   자신은 내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단지

내 몸에  자신을 삽입하는 강간만을  했어.

그렇게 보름쯤 지나니까  삶 에의 모든 기운이  떨어져나가더군.

그가 짐승처럼 강간하고  그의 씨를  뿌리고  떠나는 데에도 아하.........

처음의 죽을 만큼 수치스럽던  그 자세 그대로  사지를 벌리고  있다가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와 짐승처럼 내 몸을 강간하고 떠나는 대도  아하하.....보름이 넘고 횟수가

증가하자  되니까  이젠  더 이상의   수치심도 못 느끼겠더군. 몸이  침대에 묶인

채  의사가 드나들면서  활짝 열린 내 치부를 검사하고 , 혹은 상처를  봐주어도

전혀,  그래  전혀 부끄럼 이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어. 그렇게  포기하고 그에게

굴복했더니 그는 비로서 날 강간하는 걸 멈추었어.  그리고는 그  사흘만에 간신히

서 있을 정도인 내게 신부복을 억지로 입히고는   결혼식 이란 걸  했고 ,그 다음날로

내겐  한 돌이 지난 너의   양육의 책임이 떨어졌어  알겠니?  그 에겐 자신의

아이를  돌볼,  한국인  아내가  필요했을 뿐이고 그 에게서 나는 단지 거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잇던 손 쉬운 계집애 였을 뿐 이야,"


마리타는 말을 멈추고  하 륜을 보다가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 있음을 알아채곤

비웃음을  흘렸다.


"왜? 얼굴 빛이 안 좋은 데?  그럼 네가 내 아들인지 알았어? 여지껏?   하하하.

기가 막혀.  내가  카엘의... 아니 그 보다 더 지독할 거 같은 너를.........낳았다고?

하하하......."

정운과 하 륜은 동시에  숨을 멈추고 그녀의 입만을 바라 보았다.


정운은 전에 들은 마리타의 말로 인해 그녀가  하 륜의 친모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하 륜은 아마도 요즘에서야 약간의 짐작만을 했었을 지 혹은 지금까지도

짐작조차 못했을지도 모른다.

십 칠년을 자신을  아끼며  키워준 어머니가 갑자기 자신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배신의  칼을   들이댈 줄  어찌 알았을까.   아마도  지금 하 륜은..


하 륜의 마음이 걱정된 정운이  고개를 슬그머니 돌려서 그의 눈을 바라보니 태연함을

억지로 가장한 듯한  하 륜의  푸른빛 눈동자가 마리타의  충격적인 말에 미미하게

떨리고 있다.

"................."

"그래,   그럼 이제  네 어머니가 누군지 궁금하겠구나? 후후........하지만 , 안타깝게도

네 어머니는 이미 죽었어. 널 낳고는 한 달도  채 안돼서  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지? 무리도 아니지. 어린 나이에 난산을  겪은 데다가  쌍동이를 낳았으니."


쌍...동이?


"네겐, 누이가 있었어. 륜아.  넌 이란성  쌍생아  라고.  너는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혈연에 집착하는 면이 있었어. 한번  어머니의 태 안에  같이 있었던

피붙이를  지금까지도 자각하는 건지, 넌 어렸을 때 내게 동생을 낳아 달라고

유달리  칭얼댔었지. 그때,  난  얼마나  억장이 막혔었는 지 알아? 동생이라니,

왜  내가 카엘의  아이를 낳아?!!!  하...아니,  그래.  그래도 내게 아이가  생겼던

때가 있었어. 널 맡긴 뒤로는  나와 그다지 잠자리를   하지 않았던  카엘이 갑자기

들이닥쳐  새벽 결에 내게  떨구고 간 씨앗 때문에 미처 피임하지 못했던 내 배속엔

생명이  싹트고 있었었어.  그게 내 나이 스물 하나 때의 일이였지.  반갑지 않았어.

그런  철면피의 씨를 배고 있다는  사실이 저주스럽기 까지 했지.  하지만 배가 불러

오기 시작하고 아이가 몸을 비틀기 시작하자  아이의  첫  태동을 느끼며 난 포기했던

삶을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때 도망쳤어,.

그냥  이곳을 벗어나  평범하게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도망쳤지.  임신 5 개월의 몸으로. 초조하게 몸을  감추며  두 군데  나라로 경유를

해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김포에 도착 했을 때, 난  이제서야 비로소 그 지옥에서

도망친지 알았어,  그리고 삼년 전  행방불명 되서 죽었는지 알았던 딸이  임신부가

되어서라도 살아  돌아온 것에 기뻐하는 어머니의 한숨 섞인 배려를 받으며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쉬고 있을 때, 일주일도 못돼서 내 약혼자 였었지만 ,

돌아와선  차마 만나지 못했던  사람의 사고로 인한 사망소식을 들었어.

그리고  중소기업 사장 이였던 그의 아버지의  사업이  갑작스런 부도를 맞음과

동시에  그의 집안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공직자 집안이던  우리 집은 하지도 않은

더러운 수뢰사건에 연류되어 아버지가 구속되 버렸지.

임신 6 개월이 되면서부터  몸이 부어가기  시작했던 나는 혼절한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를 면회하려고  찾아갔을 때, 거기서 카엘과  맞닥뜨렸고 그 뒤  나는 그의 협박

에  부모님 얼굴 한번 다시 보지 못하고 그 길로  비행기에  태워져  엘도라도

공항에 내 던져 진 뒤, 카엘의 말에 다시 한번 기절했어.

하, 그가 그 짐승이  뭐랬는지 알아? 내게 아이를  떼라고 했어!!!!!   내 뱃속에 든 게

자신의 아이인지 알았는데 , 지 어미를 조정하는 것 이라며 그런 건 필요 없다고는

강제로, 임신 6 개월에 접어든  내게서 아이를 강제로  지워 버렸어"

"그,,,,,,,그만해요!!!!!"


입을 꼭 다물어 버린 하 륜의 얼굴색이  핏기를 잃어 가는 걸  옆에서 바라보던

정운은  자신 조차 인내하기 힘들어진 충격으로 입술을 떨다간 발작적으로  마리타

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마리타는 아무런 동요 없이 마치  오래된 이야기를 하듯

느릿한 말의  템포를  거스르지  않고는  이야길  계속한다.


"...텅빈  배를  가지고 정신이 들었을 때.. 난 차가운 병원의  침대위에서 정신이

차려지자 마자 미친듯 뛰어서 내가 수술을 했던 방으로 들어가서는 아직도 치워지지

않고 수술 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이의 몸체를 보았어.

임신 육 개월이라  그냥 꺼내기  힘들었었을 아이의 몸은 수술용 큐렛으로 팔과 다리와

그 여린 몸뚱이가  갈갈이 찢겨져 있었어.. 그 때  난  처참하게 죽어버린  내 아이의

시체를 보면서 난 맹세했지.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너희 카엘 부자를 가만두지

않겠노라고. 아하 , 그래서 십 년이 훨씬 넘게   그자를   속여왔는데. 아무래도

난 이쪽은 아닌가봐.  카엘은 어찌어찌  통과했지만  새까맣게 어린 너를 넘어서지

못했으니........후후.  천벌이라....."


마리타는 눈물이 얼룩진 얼굴로 고개를  찬찬히  돌려서 정운을  응시한다.


"정운, 천벌 이라고 했지.  지금  다시 한번 말해줄 수 있어? 누가 천벌을 받을 만

한지?  제 혈육을 그렇게 찢어 죽이고서... 아하, 그래. 그가  내 아일 죽인 이유가

뭔지 알아?   내가 임신하면서 부터 륜이 에게 소흘이  대했던 걸 알고는 내가 아이를

낳으면 륜이 를  홀대할까봐 그랬던 거야.  그래, 그 여자,  카엘의  여자,  그녀가

죽으면서 죽기 직전에  한 마지막 유언이  널 잘 돌봐주라는  것 이였다 더군.

왜 나였냐고?  하!  기가 막히게도 내가 그녀를 닮았다는 군.  그래서 자신과 우연히

부딪혔던 어린 계집애 였던 나를 납치해서는 자신의 아들의 어머니로  삼은 것 뿐이고

그는 내게는 손톱 만큼도 애정이나  관심 조차 없었어.  그가 사랑한 것은  오직 그의

방 침대 머리맡을  커다랗게 장식한  초상화 속의 그녀일 뿐이고, 그녀를 닮았을 뿐인

난  그가 가끔 술 취해 그녀를 못 잊어 할 때면 그녀의 대용으로 안는 여자일 뿐 이였어.

그녀가  남긴  아이를 돌보는  유모의 역할도 하는!  그러다  내가 아이를 가지자

아이로 인해  널 소흘히 할까봐  마음에 안 들어 했었겠지.  그리고서는 내가

도망쳤을 때   핑계를 삼아 아예  아이를  지워 버렸어!"

"............"


잠시 말을  놓고 있던  마리타는 다시금 숨을  들이켜 마신 뒤 이번에는  하 륜을

똑 바로 응시하며 괴이한 표정을 짓는 다.


"후후......  그래.  그런데,  널 그렇게 끔찍히 여기던 악마가 왜  정작 자신은 널

소흘히  여겼냐고? 그건 간단해.  그 자신이 끔찍이도 사랑했을 그녀가  너 하나

때문에  목숨을 잃었으니까.  자신이 죽어 라고 사랑했던.......하하 그 악마에게 '사랑'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을  떠나게  한 건 네 존재고

자신은 그녀가 아닌 네가 살아남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영원히 보지 못했으니까.

아니, 아니, 너, 너와  카엘의  진짜 관계가 뭔지 알아?"


마리타가 말을  시작한 이래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몸을

긴장시킨 채  입에서 시거를 떼지 못하고  마리타를 응시하는  하 륜을  흘긋 바라

보고 다시 마리타에게 시선을 주는 정운은  속이  탓다,


무슨 소리야?   카엘과 하 륜의 관계가 뭐냐니, 지금 분명히 하 륜은   카엘의

친자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도대체 무슨?

"....................."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저주 받을   피 같으니.   네 어머닌, 네 아버지의 씨로

낳은 네  아버지의  친 딸이였어!"


툭--


정운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마리타의 말에 담긴 내용에 너무나  놀라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동안  하 륜의 입에 물려져 있던 시거가  땅바닥에 떨어지며 미세한

소리를 만든다.   정운이  놀라움의 와중에서도 바닥에  시거가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을  조금 차리고  제일 먼저  하 륜을 얼른  바라보니 평소에는 절대로

자신의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  없던 하 륜의 얼굴은 충격을 접한

자연적인 인간이  가지는 멍한 패닉 상태의 이상야릇한 표정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었고 늘  가라 앉아 있던  푸른 빛의 눈동자는빛을  바깥쪽으로 반사시켜

동공을  크게 확장시키고 있었다.


마리타는   하 륜의 반응에 만족하는 듯 의기양양 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천벌을  받을 인간은  제 씨로 낳은 제 친딸을  사랑하다 못해 그녀가

열 여섯 때 처음으로  남자친구를 데려오자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강간했고,

그 강간의 산물로  그녀는 너와 네 누이를 임신했어"


정운은  계속적으로 강도를 더 해가는  충격적인 말에 그만 귀를 막아버리고 싶었다.


아아 제,,제발 누가 그녀의 입을 막아줘, 제발 그만해에에~~~~~~~~~


밖으로 새어 나오지 못하는 소리로 함성을  지르고 있던  정운은  바닥에 던져진

시거의 불이 검은 빛의 콘크리트의 한기를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연소하며  매케한

연기를 마지막으로  흩뿌리고 가자 차 오르는 숨을 끊어서  들이 마셨다 .


"그  그만해요,  당신.  정말로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돼는!!  당신 미친 거예요?

아니, 처음에 우리를 배신 했을 때 부터 미친 거 아니 였어요?"

"하하,  그래. 미쳤는지 몰라,  하지만 그 누가  이런  삶을 사는 동안 제 정신을 박아

놓을수 있었겠어,  하지만 지금 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야.  이건 그녀, 하 륜의

생모의 유모이던  늙은이 에게서 직접 들은 사실이야. 그녀는 물론 내게 이런 말을

하면서 어린 륜을 불쌍히 여겨  평생  잘 돌봐주리라 생각하고서 죽기 전 이

비밀을 내게 털어놓고 죽었지만. 난  천륜을 거슬린 증거인 륜이를 보고 있는 것 만

으로도 역겨웠어. 그리고 전에  내가 말했다 시피  난  그 누구도 배신한 적 없어.

내가   카엘 부자를  건드린 건  그때,  어린  계집애에 불과했던 스물 하나 때의

계집애가 살점이 파헤쳐진 채 죽은 핏덩이로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내 아이의 살점을 보고 이를 악물고 했던 결심이니까"

"당,당신이  그런 일을  당하고  겪었다 하더라도 하 륜에겐 ,, 하 륜에겐 아무런

잘못히 없어, 당신은 복수에 미쳐서  사리 구분을 못하는 미치광이 일 뿐이야.

어째서  그런!!!!"

"내겐 처음부터 륜이는  카엘의  핏줄.  그 이상도 아무 것도 아니였어.  그리고

나서 알게된 사실로  륜이의 출생을 알게 된 이후엔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돼는

더러운 욕망의 산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지.  친딸을  사랑이란 미명하에  강간해

씨를  뿌린  더러운 제 아비의 자식., 아니  그러니까  어떻게 되는 거지?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는  건가?    아하하....그래,  륜아. 네 이름이 왜  하  륜인지

알아?  콜롬비아에서 맞지 않는,  발음도 어려운  하 륜이란 이름은  왜 네게

주어졌는지 알아?   네 어미가 어린애 시절이였을 때 그 아비의 무릎에 앉아서

인형놀이를   하면서 자신이 아들을 낳으면  륜이라고 짓고 싶다고 했었다더군,

그리고  '하'는  네 조모의  성이야.  그래서 네 이름이  하 륜    이 된 거지.

그놈은  제 무릎에 어린  제 딸을 앉혀 놓고 무슨 상상을  했었을 까?"

"그마아안!!!!!!!!!!"


정운은  귀를 막고 소리를   질렀다.


정운이  간간히  마리타의 말에 대꾸하고, 소리를  지르는 동안  단 한마디도 못한 채

그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잇던 하 륜은  단지 쾡한 눈만을  한 채 멍하니

그녀의 입만을   응시했고 정운은  그런 하 륜의 모습에  칼로 가슴이 후벼지는

진통을 느끼고는  정신을  제대로  거둬드릴 수 없었다.

정운은  숨을 몰아쉬다가  혼이 빠져나간 듯한 하 륜의 모습에  격정이  끓어올라서

마리타에게 격렬한  분노를  터트렸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추잡한  사람이야, 당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의

사랑을  독기를 감춘  다정함으로  빼앗아 그 마음을 농락한 인간 같지 않은 인간.

당신이 어떤 괴로움을 당했는지 알지만 그 화풀이를    하 륜에게   하는 건

정당하지 못해,  결국 당신은  당신에게 죄를 저지른  카엘보다도 더 잔인한  죄를

저질렀어,  더러운 피라고?  더러운  욕망의  부산물?  누가?   하 륜이?

천만의 말씀. 더러운 건 당신이야. 죄 라면 그저  아무런 선택권이 없이 이런

시궁창에서 태어난  하 륜에게  죄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시궁창에 오물을  부어서

퍼넣다 못해 통째로 오물  단지로 만들어 버린 당신, 마리타! 당신이 더 더럽고

역겨워,  악마같은 인간!!!!!!!!!!!!!"

"그래?  그렇지는 모르지. 하지만 내게는 이 세상에서 카엘 부자만큼  더럽고

추악하고 냄새나는 인간은 없어,. 그리고. 내게 네 생각을 내게 강요하지는 마.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정운아, 자리를 비켜줘."


두 사람의 목소리만이  퍼져서 한 동안 이 방안엔  두 사람만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했던  은밀한  회의실 안에서  마리타가  평생 감추고 있던 비밀이

터져나온 뒤 하 륜의 입이 처음으로 열렸다.


정운은  하 륜에게서 정처없이 불안하게 일렁이고 있는 그의 푸른 눈을  바라보며

얼굴에  걱정하는 빛을 띄웠다.


"하....지만."

"...부탁한다."


정운은  그의 태도에서 묻어나는 분위기에 말 없이  불안하게 그를 응시했다

처음이다.  그를 안 이래,  하 륜이 이렇게 불안정한  분위기를 풍겼던 적은

단 한번 도. 없었다.  이  분위기는 마치?


정운이  자신의 머리를  스친  불길한 생각에 얼른 다시  히륜을 바라보니  하 륜은

여전히  정운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시선을   마리타의 얼굴에 고정시키고 있었다.


"부탁해"


정운이  망설이는 듯하자  하륜은  정운의 행동을 재촉하듯  말에 힘을 주어   하 륜

생애 처음 썼을 '부탁'  어색한  단어를 입 밖으로  내었고 정운은 물러 설거 같지

않은  하 륜의모습에  어쩔수 없이 자신의 보행기를 서투르게  움직여  회의실의

육중한 문을 밀고 나가면서도 하 륜과 대치하듯 있는 마리타에게 각자 시선을 날렸다.



뚜벅--뚜벅--


하 륜은  정운이 모습을  감추자  마리타의 코 앞 까지 다가가  몸을 천천히

그녀에게  가까히  굽혀서 마리타와 자신의 눈 높이를 맞추고는  그녀의 눈 앞

에서  아까까지 굳어 있었던 듯한 입술을 움직였다.


"한가지, 한가지만  묻겠습니다. 어머니."


마리타는   차갑게  고개를   돌려 버린다.


"어머니라고 하지마, 네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들은 건 지난 십 육년의 역겨운 세월로

족해."

"...그럼 마리타, 아니. 이 이름도   싫으시겠지요. 분명  불리길 원하지 않았던 이름일

테니..... 윤  하정 씨. 대답해  주시죠."

"................"

"당신이 내게 그토록 따뜻하게 대한 이유는....그래요, 난 어릴 때 열병을  여러 번

앓았었죠. 그때 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 침대 맡에서  병구완을 하며 울먹였던

것 하며......내가 죽을 고생을  하고도 이를 악물고  적진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왔던

아홉 살의 그때,   당신은 나를 다시는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꽉 끌어안고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 내겐  헌신적인

어머니 상을 보였고...... 부엌 일에 익숙치 않은  당신이 손 까지  데어가면서 늘

내가 먹는 파이니 과자니. 떨어지지 않게 직접 구웠고... 내가 피칸을 좋아하는 걸

알고는  당신은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 뿐  만 아니라 파이니.. 간식거리 등을

그  먼곳 까지  사람에게 심부름을 시켜 보내주곤 했었죠.  바로.....일이 나기 보름 전

까지도.  그게...다.. 단순히 당신의 목적을 위한.. 연극..  이였습니까?

모두...단 하나라도, 단 한번이라도  당신의 진심 이였던 적이 단......  단지 일초라도.

없었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끔 늘 그렇게,

그렇게 날. 속인 겁니까? "


마지막엔  당신을 믿고 싶어.


하 륜은 눈 앞의   어두컴컴한 진실로 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의

마지막 말에 안간힘을   써서 매달렸다.


아닐 것이다.  다른 건 다 진실이라 해도. 자신을  늘  애처롭게 바라봤던

'자신의  어머니 ' 의 ..... 자신을  증오한다는  어머니의 말은 전부 사실만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한 조각의  감정이라도  내게.....내게....... 내겐 그걸로 족해.

내 일생  처음으로  내게 따뜻한 정을 주고,  내가 정을 주었던..  내겐 성모 마리아

보다도 더  성스럽던  이 여인이 날  생각했던 적이 조금이라도, 단 한 조각이라도

있었다는 고백으로, 그걸로 족해.  그걸로 이 모든 걸 상쇄 시킬 수 있어.

그러니----


하륜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절박한 심정이 되서   어느새 붉게 충혈 시킨

자신의 눈동자를 들어 마리타의 검은 빛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고  느끼던  마리타의   새까만  밤 하늘빛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 앉다 못해  냉랭한 기를 발하고 있었다.


"하, 과자, 파이?  그래. 그렇군. 그 이야기를 안할 뻔 했군.  아쉽게도.   그 파이는

네가  9 살 이후 네게  꾸준히 구워서 주었던 거지.  내가 직접.."


제발----


하 륜은  그녀의 붉은 입술이 움직여 지는  대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낭떠러지에서

단 한개의  나뭇가지를 잡고 간신히  매달려 있는 절실함을 담고 그녀의

붉그스름한  입술을 초조히  바라보았다.


"그건, 혹시나 내가  너희 부자의 숨을 끊어 놓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벌인 일

이야.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였지. 네가 먹었던  파이엔  원주민의 비밀스러운

약초가  들어있지. 요즘 들어선 구하기 어려워 졌지만, 그때만 해도 쉽게  구할 수

있었거든.   그래서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였어. 단지.  먹음직한 피칸을  부셔서

파이 위를 얌전히 덮기 전 그  약초로  짠 즙을  시럽 위에 섞어 부었었고  시럽이

굳어지기 전  피칸을  거칠게 갈은 가루와 같이  말린 그 약초가루를  그 위에

덮어두었어.   그리고 넌 그걸 근  8년  가까히  먹었고."


뭐..라고?  약초?


하 륜의 입술이 생각지도 않은 그녀의 말에 머리를 하얗게 비워갔다.


"그건, 예전엔 피임에 무지한  원주민이 사용하는 일종의 산아제한 용도로 쓰이는

약초였어.  이곳에 얼마나 많은 횟수의 사랑의 축제가 있는지 알지? 사랑의 축제.

흥, 말이 웃기지.  사랑의 축제기간 눈을 맞춘 남녀가  몸까지 맞추고 나면  생기는

축제의 후유증이 뭐겠어.  아이지. 그렇다고 일년에 몇 번씩 하는   사랑의  축제에

여자들이 임신만 하고 살수는 없고, 물론 임신을 목적으로 한 축제도 있지만 말야.

여하튼, 피임은 필요하지만, 콘돔이니, 필이니, 약이 발달 못했을 뿐더러 약,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던 그들의 세계에선  약초를 이용해서 아이를 낳은 이후의

남자에겐 그걸 먹였어,  성욕과 성 기능은 방해하지 않고  정자 수만을 죽일수 있는

효과를 주는  약초. 그건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통보다  더 높은 성욕을 가져오게

했지만, 그 이외의  부작용은 없이 확실하게 정자 수를  감소 시켜줬어.  "


하 륜은  자신의 기대를 산산히 부서트리는 그녀의  경멸에 찬 시선을  느끼면서

눈을  감아버렸다.


찰나간 무언가의   기대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하 륜의  심장은 급속히 얼어 시작하며

얇은 결빙을  이루 었다가  마리타의  이어지는 말에  쩌억 --  거리는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일년 전부터  너와 관계를 한 여자를 건강관리 해준답시고 관계 즉후

병원에 보내게 해 꾸준히  그녀의 몸 안에 있는 정자 수를  체크하게 했는 데. 후후.

어느 정도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지. 너와 마지막으로 관계를 가진 여자의  몸에서

긁어낸  정자의 수는  육 개월간 평균적으로 천만 마리에  불과했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여자에게 임신을 시킬려면  한번 사정한 정액 속에는 최소한

2억 5천마리 이상의  정자가 필요한 거라고 했어, 즉, 너는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거야,  성욕이  정상인보다 증진된 만큼 여자를  찾는 횟수는 증가할지 몰라도

앞으로  수 백번, 수 천번, 아니 수 만번이 넘는 기간동안 여자를 안아도 네 씨는

여자의 자궁에서  싹을  틔울 수 없어.  그게 순리지.  너 처럼

친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가진 더러운 피가  세상에 퍼진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어,

도덕은?  윤리는?  .... 네가 보통사람은  상상도 못하게 지능지수가 높고 능력이

뛰어나고 , 독한 것도 일종의 근친의  피로 인한 부작용일지 몰라.

너, 네 지능지수가 실은 꼬마천재라 불리우는  저  정운이 보다  더높다는 건 알아?

그건 아마 더러운 피가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피의 유전이지 뭐겠 어----으흑----"


독살스레 말을 맺으려던  마리타의 입에서  갑자기 붉은 선혈이  솟구친다 싶더니

하얀 얼굴에  푸른 빛이 조금씩  스쳐 지나가며  울컥거리고서는  하 륜의 앞에 검붉게

뭉쳐지는  핏덩이를  왈칵 쏟아낸다.


"크,,,,,,,,,쿡,,,,,그래, 내가 ... 네 친모가 ...아닌 걸 알고 있는 자는  없어.. 넌 내게

맡겨지기 전까지는  비밀스레 길러졌고,,네 출생을 알고 있는 자는......크......

네  삼촌인지  형 인지.... 뭐라고 불러야 되는 지 모르는   네 혈육까지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그러니  남들은  네가 내  심장에 칼을  꽃은 걸 보고는  남편과

아들을 배신한 어머니를 죽였다고 할테니....제 어미를 죽인 패륜아라는   미명을

평생 뒤집어 쓰겠군...아하..........추,,,,축하해......쿠욱---"


하 륜은 자신의 오른손에 잡혀진 칼이  그녀의 심장을 꿰뚫어 버렸음 에도 그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지 멍한 상태로 피를  토하고 있는 마리타를   바라 보고만 있었다.


마리타는 입으로  쉴새없이 피를  토하면서도  눈을  들어서  공황 상태에  빠진

하 륜의 얼굴을 득의만만 하게 바라보며 냉소짓다가  마지막으로  울컥 거리고

솟아나는  피를   하 륜의 옷에  크게 토하면서 그의 품 안으로 엎어지며 실날같은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흘린다.


"......내...........아가는.....아가.........호준...........씨.................."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 야..  회의실에서 나오는 기미가 없으니...... 그놈이

날 한번 나가라고 한 이상 들여보내 줄리도 만무하니 들어가 볼 수도 없고...치잇,



정운은 자신의 방안 침대에 앉아서 계속 한숨을  쉬다가   머리가 아퍼오자

몸을 눕히고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하 륜의 말대로 회의실을  벗어나 자신의 방안에 들어 온지 벌써  대 여섯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자신이  회의실을 벗어날  경  석양이  져 가고 있던 하늘은 이내

완전한 밤의 세계를  펼치고  있었고  초 저녁엔   주위는  경비를 서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창 밖으로  들리던 게 잦아들더니  어느 덧, 모든 소리가   크게 나지

않는 한 밤의 고요의 세계에 들어섰다.

한데, 자신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철저하게  방음이  되 있는  회의실 안에 있는

하 륜이 놈은 죽었는지  살았는 지 나오지 않은 상태고 아직 그 방에서 그 누구도 나온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그가 아직도 마리타와 함께 있다는  소린데......

하 륜의 성격을 익히 아는 하 륜의 부하들은 그의 명령없이 회의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

볼 생각도 못할테니.... 갑갑한 건 자신이다.

정운은   다시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아무래도 날이 밝을 때까지  아무 소식이 없으면 나라도 억지로 가보는 게....

설마 충격에 정신이 넘어가 버린 건 아니겠지.


엄지손톱을 입에 물고  질겅거리던 정운은  시간이 빨리 흐를 수  있게 잠 이라도

자려고 했으나  잠은  커녕  초조하게  콩닥이는 가슴을 진정 시킬수가 없어

한참을 침대 안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물이라도 먹으려고  몸을 일으켰다.


제발 아무 일  없어야 할텐데.....아무 일 없어야....


정운은  자신에게 계속 중얼거리듯 말하는 단어의  본뜻 조차 모른다는 게 가슴에

와 닿자  스스로도 기막혀  허망한 웃음이 지어졌다.


이 이상  더 심한 '아무 일' 이란 게 있을 수 있는 건가? 아니....

아무일 이란  뭐지?  이럴 줄 알았음....  그녀가 이렇듯 악독하게  하 륜의 마음을

칼로 헤집을지 알았다면 자신은  그 어떤 댓가를  치뤄서 라도 그녀가 입을

벌리게끔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 여자가 말한 '악마' 라는 단어에 가장 걸맞은

그녀를..  자신의 영혼에 맹세코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십 년이 흐른다 해도,  이십 년이 흐른다 해도 평생을.......죽는 순간까지도

그를 괴롭히게 될 저주 받은 사실.

자신은 친 아버지에  의해 강간당한  그 딸에 의해  태어난 생명이라는 사실.


정운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봉착하고는 커다랗게 한 숨을  쉬었다.


자신 에게서 어머니는  소중한 존재였지만  그녀가  창녀였다는  사실이 자신에게

얼마나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었는지를 기억했다.  남들의 멸시에 찬 그 시선은 차치하고 ,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위치라는 건  감내하기 어려운 상처였었다.

그래서  자신은 모든 상황에 더 이를 악물고  해 내왔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하 륜은.......그의 경우는.....


정운은 다시금 작게  한숨을  쉬었다.

쉽게  망가지기 까지는 안 하길 바라지만. 그놈도  피가 돌고 살점이 있는 인간이다.

그리고  자신과 그가 그 어떤 위치에 있고 일을 당했던지 간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을 부하로 부리던 어떠던지 간에  여하튼 자신과 하 륜은 이제 스물도 안되었다.


----따르르르르릉--


어두운 생각에 잠겨서 지속적으로 한숨을  내쉬던 정운은  막 두 모금 째의 물을

마시려던 중  자신의 심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벨소리에 놀라서 하마트면  컵을

떨어트릴 뻔 하다가 벨소리임을 인식하고는  탁자 위의 전화기에 손을 뻗었다.


그가  회의실 안에서 나오면 연락을 주라고 시킨  부하에게서 온 거라고 생각이 들자

전화기를 드는 손이 묘하게 떨렸다.


"응. 나 예요. 그는? 나갔어요?"

"지, 지금 나가셨는데 그,,그게---"


수화기 안의  부하의 목소리는  괴상하게 떨리고 있었다.

정운은 불길한 예감에 수화기를 고쳐들었다.


"왜요?"

"달칵---"


정운은  수화기안에서 나는  잡음과 그의 떨림, 그리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부하의  보고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가  방문을 여는  쇳소리에 눈을 돌려서

소리를 만든 사람을 바라보곤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


엉망 이였다.


평소에  어깨를 살짝 덮어 내리던  하 륜의 검은 실크 같던 머리칼은 무언지 모를

물질로 뒤엉켜 있었고 언제 어디서나,  어느 상황에서나 이성적인 빛을  띄우던

그의 차가운  푸른 빛의 눈동자는 영혼이 형편없이 부서져 버린 듯 상처 입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간편하게 걸쳐 입고 있던  브이 넥의 반팔 티셔츠와

그 주위에 드러난 맨살엔  피가 엉겨붙은 듯  거무튀튀한  물질이 마구 퍼져있었고

하체를 빈틈없이 달라붙게 감싸  입혀진  그의 코발트빛 청바지에는  혼탁한

피 빛이 군데군데  정신 없이  퍼져 있었다.


엉망이라고 밖에 말할수 없는  망가진 그의 모습에 차마 말 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정운은 그가 자신의 코앞에  다가오자 그 에게서  풍기는 진한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한참 뒤  정운이 나즉한 목소리로  하 륜을  불렀다.


".....륜."


하 륜은 여전히 멍한 눈 빛을 한채  자신을 부르는 정운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는

그를 감싸서  갑작스럽게  그를 껴안아 버렸다.

화르륵 ---   하고  불이  타오를 듯한  뜨거운 몸의 열기와 그 열기를 단숨에

꺼트려버릴 듯 독하게 풍기는 지독한  피 내음.

정운은 순간, 본능적으로  모든 걸 알아챘다.


아아....이,,,이런........


어떤 사실이  자신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자마자 하 륜에게 끌어당겨진 채 멍하니

있던 정운은 자신의 몸을 부여잡은  하 륜의 손이  떨리면서 자신의 몸을  빈틈없이

붙이고서는 자신의 머리칼을 끌어당겨 잡자 머리속을  텅 비우게 한듯 아무것도,

정말 그 어떤 생각도 할수 없었다.

정운은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정상으로 돌아온 듯한 자신의 감각이하는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는 걸  잡아채자  그에게서 몸을 떼려다가

자신의 몸을   더  끌어당기는  그의 손길과 동시에 그가 손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자신의  머리칼에  떨어지는 무언가의  물질을 느끼고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욱.........으흑.....어흐흑.......으윽........."


소리조차  크게 소리내지 못하고 숨죽여 울고 있는 상처 입은 맹수.


"......어흐으윽......욱........크흑........"


정운은  자신의 머리칼이  흥건하게  적셔져 오자  하 륜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그의 울음을  지켜보면서 자신에게도 흘러나오는, 그를 위한 눈물을

조용히 흘리면서 그를  자신의  힘으로  세게  껴안았다.



난...강해 지겠어, 륜.

강해서. 그래서 당신을  지켜줄 수 있게.

난.......어머니 처럼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의 괴로움에  도망치지는 않겠어.

당신의 곁에서  당신이  어떤 일을  저지르던,  당신이 어떤 곳에 가던지 , 당신이

세상 그 누구에게라도 어떤 욕질을  당하던지 .. 나는......

나만은  평생 당신의 편이 되 줄께 ...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렇게 당신의 곁을 지켜주며  당신이

필요할 때  어깨를 빌려주기도 하고  이렇게  옆에  있어 줄께,

그러기 위해 난 강해지겠어 당신보다도 더.....

그래서 어느 날인가  평범한 사람이 짓는 웃음을 당신에게서도 볼 수 있게  ..

그렇게 당신을  영원히  지켜 주겠어, 륜.


정운은  끊임없이 억눌린 울음을  토해내는 하 륜의 몸을  부여잡은 채 쉬지 않고

자기 자신에 대한 맹세를   중얼거렸다.


그것이...   그의 어머니와 똑같은 인생을  살았던 한 정운,  그의 평범하지 못한

?br>


2 부   < 하 >




30 화.




"삑--"

하 륜은  자신의 하체를 끼듯이 감싸고 있는 진을 벗으려다 말고 거슬리는 기계 음이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컴퓨터를 부팅 시켰던

그는  컴퓨터에서의  경고음에  냉소를 지으며  컴퓨터로  가까이  다가갔다.


네 번.  네 번 째다.


하 륜은   자신의  컴퓨터의 모니터에 내키지 않은 시선을  두었다.

어떤 놈 인지 상당한 놈이다.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건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도대체 몇 번의 시도를 한 것인가. 이제껏 그 누구도 깬 적이 없는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깨고서  올라오다니.


하 륜은 모니터 안에서 붉은 불빛이 번뜩이는  아이콘을  클릭 하려다가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보고는  정확히  십 초 뒤  역추적  프로그램을  가동 시키는 것과

동시에 작은 창을  두개 띄워서는  그 쪽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탕---"


하 륜은 자신이 잡아채려던  목표물의  지점이  확인 되기 직전에  목적물이 자신의

사정권을  급히 빠져 나가자  책상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도대체   어떤 놈인가.  간도  크게 조직의 메인  컴퓨터도  아닌  내 사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들어오려 하다니.


하 륜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담배 갑에 손을  뻗쳐서  그 안에서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길다란 담배의 몸체를  꺼내서는  불을  붙인 뒤 잡고 있던  라이터를 대충 아무 곳에

던져 버리고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놈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불과 두달 전.

일을 마무리  함에도 왠지 귀국하지 않고  콜롬비아에서 한참을 더 미적댔던 자신이

한 여름의  햇살을 맞으며 귀국 했을 때부터다.  잦은 일은  아니였지만 자신이 아는 것만

두달 동안 총  네번의 해킹 시도를 했다는 건  그 전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동안 더

많은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  처음에 자신이 발견 했을 때는  한번은 무시했었다.

워낙에 무서운 게  뭔지 모르고  호승심애  불타는 어린 애송이 들이 아무 컴퓨터나

타고 들어가려다가 접근 불가능한 컴퓨터를 보고는 욱 해서  찔러보는 일을 자주

벌이니.  그런 애송이 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입구 조차 들어올 수 없게  확실한 보안이

되있었 기에 신경쓸 일도  없었다. 하지만   두 번이 지나고 세 번이 되자 어떤 놈 인지

그저  좌시 만은  할수 없었다. 그래서  침입을 알리는 경고음이  울리면 하 륜은

위험을 무릅쓰고 침입자가 마음껏 행동하게끔 내버려 두면서 침입 경로를 추적해본

결과로는  침입 경로가  같은  패턴을  유지 하면서도  늘  조금씩 변해 있었다.

그건  목적을  지닌 채 내 사적인 정보를 갈취하려는..... 같은 자의  소행이라는 의미다.

웃기는 놈이군. 조직에 관련된 일을  파려면  제일 우선적으로  메인  컴퓨터를 파고드는

것이 정상인... 아니,  그렇다는 건?

하 륜은  자신이  떠올린 생각에 심중을 굳히고는 이맛살을 조금 찌푸렸다가 자신이

생각에  골몰해 있는 동안 제거 되지 못했던 담배의  재가  공중에 허옇게 날리는 걸

바라보다가 재털이에 담배를  비벼 꺼버리고는 도청이  완벽하게  차단된 이스라엘제

라이터 모양의 송수신기를 꺼내들고는 두개의 번호를 누르니  세번의 신호가 가기도

전에 차분한 목소리가  대답을 한다.


"나다.  시급히 맡길 일이 있어서  그러니... 하던 일  마치고 다섯 시간 뒤 내게  오도록."


하 륜은 자신의 명령에  깍듯이 대답하는 적절한 음색의 허스키 보이스를 들으며

신호를   끄고는   벗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서는  그대로 욕실로 향했다.


쏴아아아아----


하 륜은  욕실 안 샤워실로 들어서서  무스크 향이  살짝 씩 도는  샤워 바스를

이용해  몸에  거품을  묻히고 차가운 냉기의 물로 몸에 묻은 거품을  샅샅히 씻어가면서

새벽이  지나면 자신에게  올  민호 에게  지시할 일을  잠시 생각했다.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감히 자신의 개인적 부분을 찌르려는 그놈의 건방진 작태를 생각하면

자신이  직접 찾아야 겠지 만, 그런 일 이 아니라 해도 자신의 직접적인 손을 거쳐야

하는 일은  너무도 산재해 있다.

그렇다 해도  컴퓨터와 정보에 관한 일은  정운을   따라올 사람이 없는 만큼  그에게

일임 하면 며칠이 채 안 걸릴 일이겠지만 조직  이 위의 서열에 있는 그 또한 자신 못지

않게  일이  늘 쌓여 있는 상태다. 단 한번도 자신의 앞에서는 피곤한  티를 전혀 내지

않는 그에게,  응급적 상황이 아닌 한 이런 일 정도로 부담을 줄 수는  없다 .

그러므로 이번 일은 그 쪽으로는 정운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제일 신임하는 민호가 가장

적합할 것.


차가운  물 세례로 몸의 근육이 뻣뻣하게 긴장하기 시작하자 물을  잠그고 욕의를

걸치고 밖으로 나온  하 륜은  곧 바로 자신의 바  에서   스카치를 꺼내  들어  냉장고

문을 열어 안에 차가운 서리 까지 껴 있는 여러 개의  빈 글래스 중 하나를 뽑아들고는

얼음 없이 스카치 만을  따라서  차가운 잔에 의해  온도가 차갑게  전도되는  크리스탈

잔을  잡아 자신의  단단하게 다물어진  입으로 가져 갔다.

기분 좋은  자극처럼 와 닿는 순수 스카치의  알싸한  맛을  혀 끝 으로 느끼며 첫 잔을

비웠던  하 륜은  두 번째 잔을  따르면서  또로륵  하고  소리를 내는 호박색  액체의

위로 민호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 민호.  정운 보다 세살  아래인 민호는  자신이 한국으로 거점을 완벽하게 옮기기 전

자신이 가깝게  부릴 조직원의 구성원을  찾고 있던 중 가장  먼저 자신의 눈에 띄던 놈

이다.  콜롬비아에서의 모든 것에 미련을 떨치고는 약간의 말미만을 두고 이년의 세월에

걸쳐서 정리를 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는 이곳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필요했었다.

워낙에 백인이 주종이지만 혼혈에 원주민 까지 복잡다난 한 인종이 섞여 있던 콜롬비아와는

다르게 한국의 길거리에서 검은 머리가 아닌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외국인이라면 크게

눈에  띄여 무슨 일을 해도  주목 받기  쉬웠기에  그만큼 행동반경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조직을 채울  인물을 찾던 중, 어느 날 간  크게도 길에서

자신의  지갑을  노리던 애송이 소매치기 놈의 손목을  잡아채게 된 적이 있었다.

하 륜은 그때 자신에게  손목을 쥐여 잡힌 놈을 두어 대 패서 땅바닥에 내 던지려다가

자신에게  눈을  부릅뜨고 악을  써대는  놈이  깡다귀가 있어 보여 자신이 직접  대충

손 봐서 버릇을 고치고  조직 훈련코스에 넣었더니 놈은 생각 외로 속성으로 훈련을

마치고서 나왔었다. 그리고서는 일년 뒤인가. 단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는 놈이

기특한 마음이 들어  원하는 게 있냐고  물어봤다가 그의 진지한 대답에  낭패를 봤었다.

자신을 안아 주기를 원한다며  무언가의 기대로 반짝이는  그의 눈빛을 자신은

단 두 마디 말로  처참하게 죽여 버렸다. 그리고선  자신에게 들은  처참한 거절의 말로

인해  입술을 굳게  깨물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던 그놈은 그뒤 정신 없이 허물어져서는

다른  놈들을 강제든 자의든 안으며   돌아다녔다 . 일의 완벽한 처리 솜씨로 서열

급상승을 한 민호 놈의  손  아귀에 인형들의 처리가 내려온 이후 그럴듯하게 생긴,

하 륜 자신이  건들지 않았던 놈은  영락 없이  민호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가 나왔었다.

민호란 놈은  서른이  다 되가는 지금에도 사람들의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조직

최고뿐 아니라  아마도  한국 최고라고도 할수 있는 미남이 기에 조금은 승산 있게

내 던졌었을 그때의 유혹에 대한 자신의 매몰찬 대답에 그 가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었는지는 알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민호는  솜씨 좋은  부하일 뿐이고

아끼는  부하마저 심심 풀이로 깔을 정도로 자신은 손대는 애완동물에   굶주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건드리지 않았던 것인데 한동안을  그렇게 방황하고 다니던 그놈은 그 보다

두해 정도 늦게 들어왔던 혁수에게 찍히더니 일년 뒤 그놈은 바람둥이  탑  생활을

마감하고  혁수 의  마누라로  들어앉고는 바람기가  잠잠해 지긴 했다.

자신은 그때 민호에게 그랬었다. 자신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놈과 버진이 아닌 놈,

이  두  부류는 절대  안지 않는다.-- 라고.


큭.....


하  륜은   왠지  쓴 웃음이 나서  스스로를  조롱하듯 웃음을  흘렸다.

그래, 늘  섹스하는   상대라면  서투른  처녀보다   능숙하게 자신을 절정으로 이끌 수

있는 경험 많은  것들만을 안던  자신이 버진이 아닌 놈을 안지 않게 된건, 아니ㅡ

정확히는    사내를 안게 된 건   그 일. 이후이다.  남의 손이  탓 던 놈을  안기

깨림직 해 진 것은 .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제 별 달른 육체적 흥분을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된 것도.

하 륜은   자신의 로브를 벗고는 방안의 서늘한  공기를  가르면서  알몸인 채로

침대 안으로  몸을 들였다.


윤 정.


침대에 몸을  뉘였던 적이  며칠 만인지  모를 정도로  요 근래  정식으로 잠이란 걸

자본적이 없던 하 륜은 간만에 자신의 몸을  까실하게 감싸오는  시트의  차가운 감촉을

느끼곤   자신의 머리속에  윤 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놈은..모르겠다.

그  어떤 나긋한 몸이더라 해도 한번도 일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안은 적이 없던 자신이

왜 유독  그놈에게만은 손을  완전히 떼 버리지 못하는 지.  아니  사내놈을 안기

시작한 처음 부터 지금까지  버진이 아닌  놈을  안은 적이 없는  자신이,  물론

자신이  처음 안을 때는 버진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명령에 의해  다른 수 많은 놈들의

손이  탈 대로    탄 놈을  왜 다시 안았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놈이  지껄여 댔던,

자신의  손길이 닿으면 싫었다는 말에 정신이  나갈 정도로 열이 받혔었는지 또한.


---당신은 정을  사랑하고 있어요, 륜, 당신  자신도 실은 그걸 알고는 있고. 제발

당신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서  그렇게 좀 편히  살면 안돼? 당신은 내가

당신에게서 바라는 유일한 한가지가 무언지 알잖아요, 난 당신의  웃음을 보는 게

내 생의 전부의 목적인 사람이야,. 그러니, 날 위해서 라도 그러면 안되냐고.---


바보 같은 놈.


하 륜은  마음속으로  들리는  정운의  목소리에 눈을  감으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정운이  그의 마음을 다해 자신을  생각하는  건  알고 있다.

이 세상에서 오직 단 한 사람, 총을 들고 있는 그  앞에 발거 벗고 나서도  자신의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오직  한 사람이다, 정운은.

그런 놈의 마음을  자신이 모를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정운은

피를 나눈  형제다. 자신의 목숨 보다도 더 우선 시 할수 있는  존재.

그런 그를 몸으로 안는 다는 건  자신에게서는 근친상간의  의미이다.


근친 상간.


하 륜은 씁쓸히 웃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 에도, 그리고 후 에도, 자신은 딱히 도덕과 윤리라는 것에 얽매여

살아온 삶은 아니였다. 아니,  오히려 그런 것들에 위배되는 일만이 자신의 주위에

존재했다. 하지만 정운 이 그 상대가 되면 의미 자체가 달랐다.

정운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단 한곳의 기댈 수 있는 언덕 이였고 그 만큼 아끼고 있었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골수까지  또렷하게  각인시킨 '사실' 이 십 몇 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꿈에서 자각되곤 하는 데 자신이 어찌 그를 더러운 정욕의 상대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하 륜은 오랫 만에 가진  휴식을  완벽히 즐기고자  잠에  빠져들기 위해 몸을  뒤척였다.

근 일주일간을 침대에 누워본 적이 없던 몸이라 그런지 잠이  쉽게 찾아와 주지 않는 다.

몸을  조금 더  뒤척이던  하 륜은 몸을 일으켜서 침대를  벗어난 뒤 탁자 위에

남아있는   스카치 잔을 들어서  남은 술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빈 잔을  다시  탁자 위에 내려 놓은  하 륜은 창가에 살짝 늘어진  투명한 커튼 밖으로

보이는  휘영청 한 달빛을 바라보았다.  왠지  투명하면서 푸르른 기를 가진  고요한

달의 빛과 대비되는 새까만  밤  하늘을  보고 있으니, 자신에겐 언제나 복종하지만

단 한번도 진심으로 복종해 본적이 없는 윤 정의  가라앉은  검은 빛의 눈동자가

생각나며  슬며시 하체로 몰리는  피를 자각하고는  피식 웃었다.


하 륜은  몸을 조금 움직여서 바 로 가서  스카치를 한잔 더 따르면서 자신이  윤 정을

처음으로 안던 날의 밤을  떠올렸다.

그를  처음으로 안은  건  놈이 열 여섯 때,  아직 몸  조차 완벽하게 성숙되지 못한

그놈의 알몸이 묘하게 흥분이 되는 듯한 기분을  참을 수 없이 기분나뻐 하며 처음인

놈의 사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멋대로 거칠게  범해 버렸을 때 그 놈은  기절했다가

일어나서는 자신에게 들키지 않게  하려고 등을  돌린 채  숨죽여  이를 악물 은 채

울고 있었다.  그때, 자신은  그 놈의  울먹이는 움직임에  또 다시 자극을 받아

첫 침입의 고통으로  아직도 실 같은 피를 애널로 조금식 배출시키고 있던 놈을 다시금

거칠게 뒤집어 안으며 그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를  만들어 냈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때, 처음으로  육체 관계에서의   만족감을 느꼈었다. 이제 열 여섯 밖에는 안 되던

풋내나는 애송이의 몸 위에서  참을 수 없는 거친  숨을 터뜨리면서 고통으로

비명 지르며  울먹이는  놈을  헤집었었다.

잠시 밖을 보고 있던 하 륜은 다시  침대로  몸을 들였다.


어쨌든 그놈을  본부 밖으로 내 보낸 일은  잘한 것이다.  옆에 두고   쉴새 없이 놈을

접촉했더라면  중독이 되서  그 놈에게  헤어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걸 느낀

것은 탈출에 실패한 놈을 집단 윤간시키고 그 일 년뒤, 쫓다시피 보냈던  명도에서 놈이

돌아왔을 때  놈을 다시는 안지 않으리라는 자신의 맹세를 깨고 육 개월 뒤 그 놈을

다시 안고  나서.

그때 자신은 수술자국으로 엄청나게  망가진 놈의 몸을  안을 때도 그 놈의 망가진 몸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놈의 몸에서는  왠지 사람의 욕망을

증폭시켜  중독을 이끌어 내려는 듯한 묘한 향내가 났었다. 하지만, 자신은 사향 내음

같은  내를   풍기는  그 놈에게  멍청히 탐닉될 수  없었고  버릴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두 번 다시  사람을  믿을 수 없었다.

심장이  갈라지는 듯한  배신의 아픔은  일생에 있어서 두 번은  너무  많다.

다시는, 다시는   그 누구 에게 라도 상처받을 만큼의 마음은  주지 않는다.

절대로.. 주지 않아.






"헉---"


민호는  벽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힘겹게  다리를  접고 있다가 뒤쪽에서 세차게 부딪혀

오던 살덩이의 움직임이 한 순간 멈춰 지는 동시에 자신의 몸 안에 채워져 있는  혁수의

것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액체를 느끼고는  급하게  쉬고 있던  숨을 천천히 내쉼과 동시에

온 몸에 주고 있던 근육의 긴장을   풀어 버렸다.

몸의 힘을 모두 다 풀어버리고 누워있는 민호에게 자신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혁수의

투박한 손길이 느껴진다. 긴 시간 동안의 섹스로 지친 민호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


"....하아..자냐? .. 씻고  자야지 ,  씻겨주랴?"

"시끄러  씹탱아. 니 놈이  기운 다 빼 놓고 잡소린. 그럼, 일어날 기운도 없는

내가  일어나 씻으랴?"

"말하는 품새하고는... 한데, 오늘은  죽어도 안 하고 잔다고 난리  치더니 왜 갑자기

순순히 안겼냐 ? ......  아까, 전화  뭐였어?"

"하 륜 님의  호출 명령이다. 이  둔탱아. 너랑 시시비비 하면서  줄창 시간 보낼일

있냐, 니놈이 얼마나 집요한지는 내 머리털 구멍까지도 다 아는 데. 빨리 대충 박히고

쉬는 게 낫지.... 잔말말고  빨리  씻기기나 해. 잠시  숨돌리고 나가 봐야 해. 자정에

전화하셨으니  5 시  까지 호출 명령이야. 지금은 세시를 훌쩍 넘겼고. 아무리 조직의

네 번째  웃 대가리인 나라도  하 륜님이 직접 하신  호출 명령에  일초라도  늦으면

어떻게 되는 지 알지? 니 마누라 죽는 꼴  보기 싫음  얼른 얼른 움직여."


세상에 다시 없을  거만한 여왕의   표정으로  자신을  씻길 것을 명령하는 민호의 당

당한 얼굴에  혁수가  졌다는 표정으로  두말없이  늘어져 있는  민호의 몸을 안아서

욕실로 향한다.  몸을 늘어뜨린 상태로 혁수의  몸에 안긴  민호는 팔로 혁수의 고개를

끌어당겨 자신과 몸을 맞닿게끔 하며  그의 몸을   파고 들었다.


제기,  '하던 일'  하고 라니,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최소한 세 시간은 잘라고

했는데 ,  하 륜 님 눈엔 천리안이라도   달린 거야, 뭐야.  한 시간 가량 쉬고  나서면

본부까지 가는 시간이 맞겠군. 시작하면  최소 두 시간은 땡기는 저  강쇠 놈 때문에

내가 죽는 다 죽어.


속으로 오만 가지 욕을  퍼부으면서도  자신의 몸에  달라붙어 있는 혁수의 단단한

근육을 배부른  페르시아 고양이의 표정으로 쓰다듬던 민호는 혁수가 자신의  몸을  욕실에

조심스럽게 앉히고 온도를 맞춘 물을  틀어가자 피곤에  젖은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눈을  뜨고 나니  혁수는 자신을  욕조에 길다랗게 눕히고는  샤워기를 튼다, 거품제를

가져온다, 하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민호는  자신의 눈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혁수의 다리를 멍하니 보다가 눈동자를  움직여 좀 전 까지 자신의 몸 안을 희롱하고

있던 것에 시선을 주고선 작은 웃음을 흘렸다.


"쿡--"

"...왜"


막  샤워 타월에  거품을 뭍히려던 혁수가 민호의   웃음기에  얼른  그를 돌아다본다.


"아니, 너 말야,  디게 웃긴다. 평소엔  별 개폼 똥폼 다  잡으며  부하들에게  인상

팍팍 쓰며 잡들이  하는 놈이  촌 머슴아 처럼 벌거벗은 채  그건  덜렁덜렁  흔들고

부산 떠니."

"........"


혁수는 언제나와 같은 민호의 비아냥에  한숨을 푹푹 쉬더니 아무말 없이 민호에게

가깝게 다가가 거품이 뭍은 타월로 거만하게  욕조에 앉아 있는 민호의  몸을   닦아갔다.


"음.  펠라 할때 보다 이럴 때 보는 게  더 신기 해. 네놈 거 같은 게 어떻게 내게 들어올

수 있었는지  말야....  니놈은  정말 양심도 없단 말야, 짐승 같은 놈,  니 놈은 어떻게

그  물건으로  조막만한 니  마누라 엉덩일  쑤실 수 있는 거냐?."

"시끄러,  조막 같은 소리  하네, 키가 백 팔십 가까이 도는 놈이 무슨 조막이야.

그리고  그 물건이  들어가면 좋다고 몸  비틀며  신음 소리 내는 건 네놈이야."

"훔,  뭐, 남 주긴 아까운 것이긴 해."


나른하게  대꾸하고 물에서 젖은  손을  꺼내 올린 민호는  자신을 닦아주느라 몸을

구부린 채 이기에  욕조 입구와 맞닿아 있는 혁수의  페니스를  자신의 손에 감아쥐고는

슬며시 손가락을 움직여 댔다.

열심히 민호의 몸을 닦고 있던 혁수는 자신의 중심부를 자극하는 민호의 달착지근한

손짓에 갑작스런 숨을 짧게 뱉어냈다.


"윽--"

"쯧. 애무하고 하고 말고도 없군. 늘 이렇게 손짓한번에 터지게 서니.... 너,나 만나기

전까지는  남자 안은 적 없다던데 어떻게 참았냐?  여자로 감당이 되든?"


말을 마치고  순식간에 몸을  일으킨  민호는  금새 흥분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혁수가  내밀은 손을  매몰차게 밀치고는  욕조 바닥에 내던져진 샤워기를 집어들고는

거품을  닦아가기 시작했다.


저..나쁜 놈!


혁수는 민호의 간단한 손짓에 서 버린 자신의 물건과 자신의 은근한  요구를 차갑게 무시해

버린 채  여유롭게 샤워기의 물을  받으며  노래까지  흥얼거리기 시작하는  민호를

노려보았다.


정말 저놈이 왜 이러는 지,  아직도, 아직도 다.

저놈이  완벽히 자신의  것이 된지 십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밤에 그의 전화를 받고

나면  괜시리 마음을 꼬면서 자신을 지가 먹다 남은 빵 부스러기나 주워 먹는 똥개로 본다.


고개를  돌린  채  씩씩대던  혁수는 자신의 속을  긁어 놓고는  남의 일 이라든 듯

여유만만 하게 따뜻한  물방울을   튀기면서   물을   흘려보내는   민호의 잘 빠진

허리선 아래로 적당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바라보다가   욱  --  하는  심정으로

욕조 안으로 몸을 들여선  갑작스런 자신의 행동으로 조금 놀라 눈을 치켜뜨고 뒤돌아보는

민호의 몸을  돌려버려 한쪽 다리를 잡아  접고 누르고선 다른  한 손으로는  단단해진

자신의 페니스를 그대로   민호의 몸 안으로 세게  밀어 넣었다.


"아윽----"


생각지도 않은  혁수의 갑작스런 침입으로 본능적으로  긴장시킨  애널에  무리가 온듯

고통의 신음 소리를 내던 민호가 혁수를 몸으로 밀쳐냈으나 거칠게 몸을 밀어 붙이며

자신의 몸을   맹렬히  탐하는 혁수의 몸짓엔  중과부적 이였다. 자신이 늘 무시하듯

행동해도 저 혁수 놈은 그 자신이 봐 준다면 모를 까, 자신의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완력의 소유자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민호는 자신의 등을 감싸안은 채

거칠게 몸을 밀어 붙이는 혁수의 몸에 의해 차가운 벽면에  몸을 부딪혀 가며

아예 작정한 듯  몸을 파헤치고 밀고 들어오는 혁수의 몸의 동작으로 시간이 갈수록 고통을

더 진하게 느껴가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 씹 새끼,  또 오늘은  왜 또 이 지랄이야....윽----


민호는 속으로 욕을 하며  가능한 한 몸의 힘을  빼려고 노력했으나  애초에  거칠게

헤집어진 애널에서는 어느 덧  지릿한 느낌이 오는 게 아무래도  찢어진 모양이다.


민호는  이를  악물고서  벽에  손을  짚은 채 살이 철벅거려지는 소리를 참고 있다가

벽을 보고 있던 자신의 몸이 거칠게 뒤집어져서 다시  한 다리가  크게  치켜 올려진 채

상처로 연해진  곳으로 잠시 빠져나왔듯 한 뭉뚱한 물체의 침입을 받자 열이 받쳐

소리를  질러 댔다.


"악---아퍼!!!!  이  씹새야, 아프다고!!!!!  살살 못해?!!  아!!!!!!"

".......흑--"

"아욱-----씨,,,씨발!!!!!!!"

"......말...곱게  써.........."

"윽---개 새끼, 개 지랄하고 자빠졌----아욱---조,,,좆 같은 놈-  아헉---"


평소의 거칠은  섹스와는  점자로 성질을  확실히  다르게 해 가는 혁수의 몸 짓에

민호는  서서히 머리 속으로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멈..춰"

"............"

"개 새끼,  상대의 동의가 없는 섹스는   강간이야,  몰라? 멈춰."


혁수는 민호의 낮은 협박의 말에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는 거세게  펌프질을 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민호의 몸 에서 상처가 나는  걸  그 역시 느끼고 있음에도 중지

하기는 커녕 사정할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다.  민호는  혁수가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허벅지를 간질거릴 듯 흘러내리는,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것이 분명한 용액의  존재를

느끼고는  눈이  뒤집히도록 열이 받아서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살벌한 목소리를  내었다.


"--약 두 시간  뒤,  하 륜님의  직접적인 호출 명령이 있습니다. 조직의 두 번째로 큰

죄가 명령 불복종인 거는  아시겠죠.  명령에 일초라도 늦으면 명령 불복종으로 간주

될수 있다는  것도  모르시지는 않으시겠고.  전  아직 죽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절  계속 안고 싶으면 하 륜님을  뵌 뒤  깨,끗,이,  씻고 다시 침대로  돌아오겠습니다. "

"----!"


민호의 차가운 목소리에  이성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혁수는  몸을 굳히고는

자신의 몸을  민호에게서 서서히  빼어냈다.

민호는   혁수가 빠져나가자 부들거리듯  떨리는 몸을  돌려서는 계속적으로 흐르고

있던 샤워기의 물을 더 세게 틀어서는 몸에 묻어 있는 혁수의  흔적을  씻어내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이용해  핏물이  흐르고 있는 애널로  손을 넣어서  좀 전까지

그 안을   채우고 있던 사람의  액체를 긁어냈다.


"...미안하다, 거칠게   해서."


한참의 서로간의 침묵 뒤에 혁수의 목소리가 욕실에서 조용히 울렸다.


"천만의 말씀. 아래 서열의 부하에게 사과라니,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 명령이시라면 저는 언제든 옷 벗고 다리를 벌려드려야 하죠, 제게

무슨  사과를 다 하십니까."


이를 악문 듯한  민호의 비아냥에  혁수는 한숨을 내 쉬었다.

어쩌자고 이놈을  상대로  또  욱 하는 성미를   터뜨렸던  것인가.

결국  이러고 나면  꼭  피 보는  건 자신임을  뼈저리게 알고 있는데,  게다가 놈

하는  품새로 봐서는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민호의

윗 서열인 것은 맞고  한  서열이라도   윗사람 에게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철저히

존대를 하며 복종해야  하는 게  조직의 계율이다. 하지만 자신이  놈을  강제로

납치해 강간하기 훨씬 전이던, 자신이 놈에게  대쉬 했을 때 부터 자신에게 싹동머리

없는  반 토막을 거침 없이 지껄여대던 놈이다, 이 이 민호 란 놈은.

혁수는  머리가 아파와서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꾹꾹  놀러댔다.


"화 많이 났냐?"

"........."

"미안해. 참지 못했다.  다음엔  조심할 께."


가만히 입을 다문 채 씩씩대던 민호가 샤워기의 꼭지를 거칠게 돌려서 잠그면서 고개를

휙  하니 돌린다.


"다음?  다음이라고? 다음 같은 소리 지껄이고 있네. 개소리 씹탱이지마 , 이 개좆팅아.

니놈  대가린  꼴통이야? 내가  니놈  마누라 허락하면서  내가 한  얘기가  뭐였어,

그 무슨 이유에서든지 라도 , 내게 강제로 들어오면 너 죽고 나 살자고 했어 안 했어?"

"..........."

"아, 씨발,  주둥이 박았어? 까발려봐,  새꺄. 내가 아까 그만하라고 했어, 안 했어????

섹스가 니 놈만  혼자 좋자고 하는 짓 꺼리야?  내가 매전지  알아?  네놈이  죽어라고

박아서 밀어 붙이면 내가 좆 나게 좋아서 숨 껄떡거리며 넘어 가? 개 새끼. 냄새나는 니

주둥이 좀 열어서 뭐라고 지껄여 봐. 씨발 새끼, 좀  작작  찢으란 말야, 니놈  마누라

새끼가 개구리 새끼마냥 침대 수술대에 엉덩이  까고 납작하게 쳐 엎드리게 하고 니가

애.지.중.지. 하며 참새 개방아간 드나들듯 줄창  좆 밀어넣는  구멍, 수술 시키고 싶어?

썅!!!!!  내가 니 놈에게 박히기 전엔  작정하고 일부로 그런 적 이외는  단 한 놈도

찢어본 적이  없어,  개 썅!!!!!!!"

"............"


민호는 입을 꾹  다물고 자신의 질타를  묵묵히 견디는  혁수를 보다가  세면대의

위쪽의 수건 장에서  대형 수건을 거칠게  꺼내들고는 몸을 대충  닦았다.


"...석달 동안  내 몸에 손 가락 하나 댈 생각 말아. 난  석달 간  본부 안에서 지내겠어.

그러니 쓸데없이  내 뒤꿈치나 따라다니며 킁킁 냄새맞고 다닐 생각은 집어 쳐. 이번엔

니놈이 아무리  껄떡대도 석 달에서  단 하루도  뺄 생각 없으니까!!"


민호의 석 달 각방 선언에 비참한  표정이 되어버린  혁수를  놔두고 욕실의 문을  발로

차듯  박차고 나온  민호는  몸에 물기를   닦고서는 분에 받혀 씩씩대다가 거실 안의

장을 열어 약 장안에서 연고를 꺼내 핑크빛 물기가 계속적으로  흘러내리는 자신의

애널에 적당히 연고를  밀어 넣었다.


"윽---씨발...."


연고를  바르느라  어쩔 수 없이 건들여진 상처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게, 아무래도

이번엔 조금  찢어진  정도가 심한 가 보다. 무리도 아니지. 나중에 자신은 거의 근육을

경직시켰으니 사이에 껴서 억지로  부대낀 살이  상했을 것이다.


씨발.


민호는 그  아름다운 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욕 지거리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살벌하게

욕실을  바라보았으나 혁수는 아직  죽을 운명은 아닌지 욕실에서 나오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 다.

민호는  약 통을 거칠게 뒤져  붉은  색의  약 한알을 꺼내 물 없이  삼키고는 추적추적

걸어와서 침실로 들어가 속옷  장을 열고선  한쪽 구석에 구겨지듯 있는 패드를 하나

꺼낸 뒤,  혁수의 속옷 장을 뒤져 찾아낸 그의 새 브리프를 끼어 입고는 패드를 꺼내

접착제를 떼어내고 브리프 안쪽에 부착시킨 뒤 그나마 부드러운 느낌을 줄수 있을 거

같은 자신의  검은  색  면바지를  꺼내 입고는 셔츠를 챙겨 입었다.


얼른  나가야지... 더 이상  이곳에 오래 있다간  지래  내 성질에  못 이겨  저놈에게

총을 꽈 버릴거 같다. 제길. 내게  계집애들이나 하는 생리대를 차게 하는 저런 놈도

서방이라고  내가  놈을  죽일까봐 걱정하고 있으니 , 개 됐군, 이 민호  개 됐어.

민호는 출입구 문을 열고 나가면서 욕실을 마지막으로 노려보고선 밖으로 나섰다.


씨발, 다시 한번 이딴 식으로 박으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놈 뒤집고 뒤를 좆 나게

박아서 니놈  후장을 너덜하게 찢고야 말테니 알아서 해  씹 새꺄.






"일단 놈의 흔적을 잡게 되면 그자의 신상은 물론 주위까지 모두  파악한 뒤  내게

직접 보고 하도록,  절대  미리 손을  쓰거나 혹시라도 놈의  주위를 조사하는 동안

놈이 눈치채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하도록. 토끼 사냥은 취미 없으니.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 현재 진행중인 일중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내가

지시한 사항에 주력해라.  보아하니  머리 꽤나 돌아가는 놈이라 골치 좀 아플거다."


민호는  언제나 처럼 감정의 톤  조차 없이 조용하게  일을  지시하는 하 륜의 맞은 편

의자에 앉아서 그가 건내 주는 정보를  챙겼다.


"네 알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전에  얘기했던  클럽의   새 부지 건은?"

"이미  확정해서는 현재 마무리  보수 공사 중입니다.  아무래도 처음에 물색했던

압구정동은  상권이 밀집해 잇는 곳이라 좀 시선이 갈 수도 있어서 성북동에 있는 개인

주택 세 채를 그대로 사들였었습니다."


하 륜은  민호의  보고에 쇼파 위에 얹어두었던 손가락을  조용히 튕긴다.


"음 좋겠지. 오픈은?"

"방음과 보안 시스템의 마지막  점검이 다음 주 내로   있습니다. 이차까지의  시험

점검에 모두 통과했기에 큰  차질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좋아,  이번 기에  명도에서  들여올  인형은?  "


민호는 하 륜의 말에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화일 하나를 꺼내  하 륜에게 내민다.

하 륜은 말없이  그가 내민  화일을  받아서 한장 한장 차례대로  넘겨보았다.

화일의 마지막 쯤 에는 누가 보아도 감탄을 낼  만한 미모와 몸매를  가진 미소년들의

전라가  그 옆의 작은 요약같은 설명과 같이 붙어있었다.


"이번 기에는 총 10 개가 훈련에 들어 갔는 데 1 개가 훈련 중  훼손 되었고  4개가

도중  탈락하였고, 한 개는 꽤 상품이라  빼놓았기에,  네 개가 이번 오픈식에 기존

멤버와 함께  참여할  생각으로 이번  오픈식에  참여하는 인형은 총  스물 네개이고

초대객은  일곱 명으로  잡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그 일은 네가 알아서 하던 대로 진행하고, 무엇보다 좀 전에 지시한 사항

먼저 해결하도록,"


하 륜이  말을 맺으며 탁자 위 한쪽 구석에 있던  잔에 손을 뻗자 긴장한 얼굴을 펴지

않고 있던 민호가 잠시의 시간 간격을 두고는 입을 연다.


"...이번에  사흘 뒤  서울에 도착할  인형들은  꽤 수준이   높습니다만, 보시겠습니까?"


사흘 뒤 도착할 인형들? 아직  오픈 전인 인형들을 보겠냐고?


하 륜은 민호의 말에  탁자 위의 잔을 집으려다말고  민호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남들이  손 하나 안댄  인형들만을 안는다는 건 여기  이 민호를 비롯한 조직

그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오직  윤정만이  그  규칙의  예외였을 뿐.

단  한번도 다른  자의 손이 닿았던 놈은 안아본 적이  없는 것이 자신의 철칙이였으니.

그래서 적당히  훈련되어 나오는  새 인형들 중  괜찮은 놈을  골라 그놈으로  하여금

자신의  밤 시중을 들게 하거나 마음에 든 놈을  인형으로 훈련시켜 그놈을  안아왔고

그놈이 실증이 나면  다른 놈을  찾았었다.  그리고 자신이 콜롬비아에 출장을  가기

전  자신의 침실에 붙여놓던 인형을 다시 민호 소관으로 돌려보냈으니, 자신이 안던 인형을

한번  내려보낸 건,  다시는 그놈을  찾지 않는 다는 의미. 그리고 자신이 적당히 데리고

노는 인형의  자리가 비워진 건  다시 귀국 후 지금껏. 그러니 민호로서는  제안할 만한

일이건만  왠지 기분이  탐탁치 않았다.


하 륜은  슬며시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네가 보기엔 내가 욕구 불만 처럼 보이나?"

"아, 아닙니다."


하 륜의 단도직입적인  냉엄한 말에 왠만해선, 설사 하 륜의 앞이라 해도 얼지 않는

민호의 말이   더듬거리고 나왔다.

하 륜은  책상에서 민호가 제출한  서류 더미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네가 내 밤 생활까지 신경 쓸  이유는 없다. 필요하면  언제든 내가 호출할 것이니.

새 물건들은 오픈 전 까지는 주의해서 다루도록 하고 내가 특별히 지시한 일은 조금이라도

건지게 되면  그 즉시  내게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하 륜은  자신을  제외한 사람에게는 안하무인으로 날뛰면서도 자신의 한마디에 얼어

붙은  민호를  방에 놔두고 실내를 빠져  나와  조금 전 준비시킨 자신의 차에

올라타니 ,  차가 소리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저놈은  내게  주었던 마음을  아직도 백 프로  걷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예전

마음이랑  똑같은 것도 아니긴  하지......쿡....


하 륜은  이년 전인가에  갓 들어온   철모르는  어린 인형 하나가  혁수 에게 마음을

주고는  징징거리며 혁수에게 붙어 다니다가 민호에게 걸려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생각하며  웃음을 흘렸다.


그때에도 혁수를 제 종부리듯 하던 민호는 애초에 민호를  배신할 생각은 꿈에도 안 꾸었던

혁수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죽기 직전까지 그를  패대기를 쳐댔고 민호 놈은 그러고서도

분에 안 풀렸었는지 그  어린 인형놈을 칠십이 넘어가는  늙은 고위 관료에게 첩으로

보내 버렸다.

저런 놈은 마음을  허락하기는 어려워도 한번 마음에 들인 사람은 그 밑둥까지 주어버리는

타입이다. 그리고 혁수는, 아니  민호조차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혁수는 이미 민호의 밑둥을 가졌다.  하지만.. 민호놈은  내게 아직도 마음의  잔향이

남아있다.  그게  민호의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놈이 평생 혁수 위로 올라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혁수가 민호 였더 라면  지금쯤 그는 자신에 대한

감정을  백 프로 깨끗이 정리했을 것이다.  찰나의  판단력과 냉철함이 요구되는

조직에서 필요한 것은 혁수 놈 과 같은 간결한 성격이다.

하 륜은 자신의 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찰칵-  하고   켜지는  작은  접촉음 속에 윤 정의 모습이  살짝 일어났다가 불꽃과

동시에 사라진다.  그러고 보니. 그놈을 마지막 으로 안은 게 두달 가까히 전인가.

요즘은 약의 반입일이  다중으로 겹치고 그 외의 일이 너무 밀려서  요즘은 통 그놈을

안지 못했나....  그동안 일의 지시만을 하느라 가끔  부른 게  다 였으니.

하 륜은  다시  슬며시 피어오르는 욕망의 갈증에 창문을 열어  새벽의 공기를  깊숙히

느끼자, 서늘한 새벽의 바람 속엔  윤 정의  향수인 겐조 향이  뭍혀 들어오는 것  같았다.

하 륜은 심호흡을 하며  공기를  서서히 들이마셨다.   왠지  갑작스레  갈증이 난다....









보슬비가  물의 수면 위를 조용히 유영하는 한강은 언제나  분주한  서울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고아한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자신의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서 가끔 씩의 비줄기가  스쳐 지나가는 듯 하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던  동오는  윤 정이 그 자신의  몫으로 나온 고급 접시 위에 놓인 떡볶이를

맛있게 비워 가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마지막 남은  떡을 입으로 가져가서 오물거리는

윤 정의 모습을  훔쳐보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풋---"


동오 의 웃음기 서린  목소리에 물을 마시던 윤 정이 고개를 든다.


"왜?"

"당신은 언제가  제일 섹시해 보이는 지 알아?"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래?"

"이상해... 물론 다른 때도  언제나  그러긴 해도  왠지 당신이  떡볶이 먹는 모습을

보면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당신이  섹시해요.  특히  당신의 입가에 떡볶이

고추장이 살짝 묻어서 번들거릴 때면... 정말로 참기가 힘들어."


또 시작이군.

윤 정은  요즘 들어서는  아예  내 놓고 느끼해지는  동오의 얼굴을  짐짓 째려보았다.

저놈은 괌에 돌아와서 부터 자신에게 사용하던 극존칭을  어디다 갔다 버려는지 이젠

끽해야  가끔 말  미에 '--요'  만을  붙이는 것 까지는 봐 주겠지만  이젠  아주 자신을

가지고 노는 수준이다.  장장 다섯 살 이나 위인 자신에게  아예  막내 동생에게나

하는 듯한 말투는  물론이거니와  지금 처럼 실실 웃으며 자신을 놀리기 까지 한다.

윤 정은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물 잔을   소리나게  탁자에 내려 놓았다.


"이.동.오."

"응?"

"너 말야,  그렇게 느끼한 말이 술술 잘 나오냐?  너 혹시 버터 먹고 자란 미국 놈이냐?

그리고 내가 네게 말 놓으라고 한건 친밀감이 느껴질 정도로 놓으라는 거지 내가 언제

너보고 날 니 아랫동생 대하듯 하는 행동을 하라고 했어?  형에게  섹시니 뭐니...

까불지 마."


동오는  윤 정의 말에  피식 웃는 다.

윤 정은 동오의  반응에  눈썹을  모았다.


아쭈?   웃어?


"그래도 당신이 섹시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죠.  나도  알아요.  요즘 내가 좀 병적일

정도로  느끼하다는 거. 하지만 이건 당신 때문에 생긴 병 인걸."


느물 느물.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슬슬  눈웃음 까지  쳐대는 동오를 흘겨보던

윤 정은 동오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 가를  떠나지 않자 손을 뻗어서 자신의 눈 앞에

놓인 물잔을 집어서 물을  벌컥 거리고  마셔버렸다.



여름이 넘어가는 지도  채  모르는 중에 맞게된  10 월의  가을.

가을이라지만  밤 으로는  싸늘한 기운이 살랑이는 가운데 세월의 시계는  또 다시

겨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오래간만의  여유를 맞아 한강을 찾아 둘 이서  오붓하게 즐기는 저녁 시간은 물 위를

살랑거리며  흐르는 작은 비바람과 함께 어울어 져서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괌 에서 부터는 이젠 몸 까지 나누는  사이가 된  두 사람은  돌아오자마자 꽉 짜인

스케줄로 인해서 다시 정신 없이 바뻤었다.   게다가.  자신들이 돌아온 네달  뒤엔

예정보다는 늦었던 하 륜의  귀국으로 바짝 긴장된 시간들을 보내느라 두 사람은 제대로

키스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가 한달에 한 두번, 정규적으로 다녀간 후 에서야  늘

비로서 다시 서로의 몸을 안을 수 있었지만  동오는 하 륜이 다녀갈 시기 즈음엔 늘

페팅 정도로 만으로 그쳐 그 정도로 서로의 욕망을  풀곤 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받는

입장이니  혹시라도 다른 남자의 흔적을 눈치챌 하 륜의 눈을   완벽히 속이려면 그가

다녀갈 즈음엔 삽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휴...


윤 정은  동오가 눈치채지 못하게 한숨을  쉬었다.


이런 기형적인  관계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나는  도대체 왜 이런   모험에

나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을   걸고 넘어지려는  건가.  그가..하 륜이  혹여라도

이 사실을. 자신이  그가 아닌 다른 남자를 몸과 마음  양면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과 자신이 소중히 지켜왔던 자신의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동오 또한

아마..........후우..........


윤 정은 현실을  자각할 때마다  밀려들어오는  답답함에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다.


"--정!"

"으, 으응?"


윤 정은 동오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며 제 정신을 차린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 미안.,  뭐라고 했니?"

"...더 배고픈 게 아니라면 바에  가서 한잔하고 가자고 했어요. 이 근처에 강이 내려다

보이고 분위기 좋은 재즈바가 있어서."

"아, 응. 그래.  그러자."

"한데, 당신 떡볶이만 먹고 배 안고프겠어?"

"훗, 한 접시 먹었더니 배부르다.  맛은  그때  포장마차가 낫지만 그래도  이런데서

떡볶이 먹을수 있을줄은  몰랐어"

"후. 그거 한 접시에 만 오천원 짜리예요, 뭐, 그래도 당신이 많이는 안 먹으니  앞으로

내가 돈 못 벌어도  당신 굶길 염려는 안 해도 되겠는 데?"

"임마, 난 모델이야.  이번엔  그냥 옛날 생각나서 먹었지만.  이런 탄수화물 에 양념이

잔뜩 들어간 떡볶이는 살찐다고. 열량이 일반  밥  한 공기 반이니. "


동오의 얼굴이 희미하게 웃음을 띈다.


"당신은  다이어트 안 해도  돼요. 평소 우리의  운/동/량/이.. 좀 많아?"


의미심장하게 웃는 동오의 말에 윤 정은 당황하듯 얼굴을  붉힌다.


"뭐,,뭐야?  너!!너!!  너 도대체  요즘  왜 이리 끈적대?"

"내가 뭘요?  난  단지 당신이랑  나랑 하는 새벽 조깅이 체중관리에 많은 효과가

있을 거라는  이야길 한 것 뿐 인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입니까?"


헤죽 거리고 웃던  동오는  윤 정의 말에  거의  왜 그러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순진한척 고개를  갸우뚱한다.

윤정은  노기가 부글거리고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가슴을 꾹꾹  눌렀다.


"얼른 가요. 예약은  했지만 시간 늦게 들어가면  다른 손님 받을지도 모르니... 예약한

자리가 참  좋은 자리 거든."


저,저 버르장머리 하고는!!  게다가  저 반말과 존대를 억지로 섞은 듯한 말은

언제나 되야 고칠건지.


막 동오에게  언성을  높이려던  윤 정은  동오가 서둘러 자신의 자켓을  들고서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보자   길게  한숨을  내 쉬었다.


저놈이 이죽대며 까불어대서 분통이  터져도 어쩌겠는 가. 저놈은  자신의  마음을

파고든....

이 세상에서 유일 무이 한. 자신이 인정한 자신의 단 하나뿐인 연인이지 않은 가.







"아까 무슨 생각했어요?"

"응?"


한강변이 그대로 다 내려다 보이는 고층건물의 상층, 끈적이는 듯한 재즈 음이 흘러

나오는  재즈 바 안의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동오는  윤 정의 외투를 그의

옆 좌석으로  갈무리 해 주고서는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말문을  연다.


"아까, 나오기 전에...  당신  무슨 생각하느라고 내말 못 들었었어?"

"아?  아,아냐. 그냥 좀... 별 생각 안 했어."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표정을 억지로 감추려는 윤 정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는

듯하던 동오는 자신들의  좌석에 다가온 웨이터에게 윤정이 자주 마시는 버본을

시켜주고는 자신은  준 벅을  시켰다.


"준 벅?  너 단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갑자기 왜?"

"그냥. 밤에 좀 할 일이 있어서."

"밤에 일 너무 오래하지마.  꼭 해야하는 일이야? 나도 오늘 잠이 잘 안 올거 같은 데

내게 좀  가져오지."

"훗..  아니. 간단한 거야.  내가 당신 없으면 일도 못할까 봐서요? 괜찮아요."

"그래.."


두 사람의 대화는 자신들의  칵테일을  가지고 온 웨이터가 다가오자 잠시 멈추었다.

작은 쟁반을 가지고  잔을 받쳐온 웨이터는 아마도 교육을 받은 듯, 음료를 서빙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작으로 음료를 서빙 하고는   조용히 물러간다.


웨이터가 간 뒤 잠시 침묵의 공간을 즐기던   두 사람은 흐느끼듯 흐르는 재즈 음에

몸을 맡기고는  언제나  긴장시키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놓아주기 시작한다



I'm a fool to want you .........

I'm a fool to want you .........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

I'm a fool to hold you .......

Such a fool to hold you .......

To seek a kiss not mine alone .......

To share a kiss that Devil has known ......

Time and time again I said I'd leave you ......

Time and time again I went away ......

But then would come the time when I would need you ......

And once again these words I had to say .....

Take me back, I love you .....

...I need you.

I know it's wrong, it must be wrong ......

But right or wrong I can't get along ........

Without you ........




...............I'm A Fool To Want You.

SUNG BY  - Billie Holiday





한 곡조의 음악이 끝나자 동오는  음악이 흐르는 내내  윤 정의 눈에 두고 있던 시선을

걷지 않고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


"나 부탁하나만 들어주면 안돼요?"

"뭔데?"

"음... 나 당신 옆자리에 가서 앉고 싶다고 하면 화낼거야?  우리도 분위기를 좀

맞춰주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윤정이   동오의  말에 얼핏 주위를 둘러보니  야경과  재즈의  묘한 분위기를  즐겨하는

연인들이 주로 찾는  다는   이곳은 열시가 넘어서면서 실내의 등이  꺼지고 미세 등만

이 켜져있는 상태였고  약간의  알콜과 흐느적 대는 듯한  재즈음이  묘한   페로몬의

효과를 주는 듯  쌍쌍으로 앉은 연인들은  같은  좌석에서  서로들 만의 밀어를 속삭여

가며  은밀한 애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니까   동오가 원하는 건, 자신의 옆

좌석에 앉고 싶다는 말은...친구나 ,후배 ,동료, 그런  의미들의 상대가 앉는 앞 좌석이

아니라 연인이란 신분이 앉는  '옆  좌석' 에 앉고 싶다는 말이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윤 정은  얼굴을 찌푸린 채 막  거절의 말을  꺼내려다가 슬그머니 마음을 바꿨다.


그래, 나도 해 보고 싶은 것이다. 이 사람이 내 연인임을  만방에 밝히는 것 까지 는

아니여도 적어도 다른 연인들  처럼  그렇게 사랑하는 듯한  티를 내고 싶고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임을  드러내고 싶고....  어째서    우리가 늘 숨어야 한단 말야.

윤 정은 말없이  자신의 옆 좌석에 놓여진 자신의 자켓을 한쪽으로 치우고는  동오를 위한

자리를  틔웠다.


동오는 윤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장애물이 치워지자 막상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한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냉큼  윤 정의   옆 좌석에 다가와 달라 붙듯이 앉는 다.


"갑갑해, 조금 떨어져"

"싫은 데요?"

"...사람들이 봐."

"얼마든지  보라지 .마음 같아선 공설 운동장에 가서 확성기로  소리지르고 싶어,

당신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 바로 내가 사랑하고 날 사랑하는 내 연인이라고.

마음껏 외쳐주고 싶어."

"......."


동오는  아무 말 없는  윤 정의  허리 께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런 동오의 행동에

윤정이 표정을 굳힌다.


"지금 떨어지지 않음 도로 네 자리에 가라고 할거다. 웨이터 들의  눈은 눈이 아냐?

그리고  커플끼리만 온 것도 아니고."


윤 정은 짐짓 가라 앉은 듯한 자신의 말에도  거의 찰싹 붙이고 있던 몸을 더 깊게

파고드는 동오의 몸짓이 기가 막혀 무어라고 한 마디 해 주려다가  자신의 눈을

애원하듯 바라보는 동오의 눈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작게 한숨을  쉬고는

몸에서 힘을 빼었다.


뭐. 좋겠지.


윤 정은 자신이 동오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걸 암묵적 동의로

받아들인 동오의 손길이  조금 노골적이 되는 걸 놔두고는 창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초저녁 해가 내려가면서 부터 시작되던 보슬비는  빗방울의  굵기를 키우지도 않은 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었다.

윤 정은  창을   통해 멍하니 보슬비를 바라보다가  전에 동오가 자신에게 한 말이

생각나서 표정을 부드럽게 풀었다.

하늘의 눈물 같아  이쁘다...라.  그러고 보니까 그렇게도 보이는 군.  그 전에는 지긋지긋

한 속박을 예고하는 내 운명처럼 느껴졌던 비가...  이젠  하얗게 부서지는 하늘의

부산물 처럼.. 아름답다.  동오 놈 그러고 보니  시적인데?

윤 정의 마음과는 상관 없이  손놀림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던 동오는 윤 정이  슬며시

웃자 웃음기 담은 얼굴로  윤 정을 본다.


"왜? 당신, 이 정도로 자극...돼? 급하면  옆에 러브호텔에 들어갔다 갈까?  그러고

보니 우리  러브호텔에 들어가 본적 한번도 없----욱--"


멈추지 않는 동오의 놀림은  윤 정의 살짝 친 주먹에 멈추어졌다.


"어디까지 까불 거야. 시도때도 없이 . 밖에 내리는 비나 좀  구경해. 네가  비가

이쁘다고 했잖아.  하늘의 눈물. 같이 순수해 보인다고. 그러니 그거---웃-"


동오에게 힐난의 눈초리를   던지던 윤 정이  그의 몸을 잡아당기는 갑작스런 힘에 의해

조금 전 동오와 같이 감탄사를 내었다.

동오는 윤 정의 몸을 자신 쪽으로 억지로 끌어당긴 팔에 힘을 주었다.


"뭐하자는 거야? 갑자기!"

"....당신  갖고 싶어....당신 향기만으로  취했나봐.  지금.....정신을  못 차리게

당신이.....갖고 싶어....."

"머,멋대로 까불긴.  누구 맘대로? 난 오늘 집에 가서 샤워하고 일찍 잘 거야. 요새

내가 누구 때문에 통 잠을 못 잤는데."

"하아--- 오늘 할 일만 없었어도,,,   당신은 너무......"

"할일만 없었어도--  라니.  난  오늘 생각 없다고. 오늘은 나도 좀 쉬어야 겠어"

"네, 네 알아 모시겠 습니다. 그럼  잠시  당신의 어깨에 기대도 되..지?"

"........"


동오는 윤정이 거절하지 않자 자신의 앉은 키를 약간 낮추어서 윤 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눈을 슬며시 감았다.


"....이대로  그냥 세월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어..."


한참 뒤 나른 한 재즈 음에 취한 듯한 동오의 목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


윤 정은 말 없이  자유로운 어깨 쪽의 손을 움직여 자신의 잔을 들어 한 모금을

목 안 으로 넘겼다.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의 어깨에  내 어깨를 맞 부딪 히고... 당신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를 교환하고 ...당신의 숨결과 내 숨결을 섞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

되었으면....  좋겠어.  이대로  밥도 필요 없고 잠도 필요 없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필요 없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이렇게 당신의 심장이 울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 당신과 함께 할  인생이 짧음을 한탄하면서 ... 당신의 몸에 내 몸을

바짝 붙이고 이렇게....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윤 정은   자신의 어깨에 기대로 있던  동오가 고개를 들고 마치 꿀이 흐르는 듯한 눈

으로 자신을 부드럽게  바라보자 자신도 감출 수 없는  애정을 담은 눈으로 그의 눈길에

화답했다.

---나도 그래 동오야, 이 대로 시간이 멈추어 질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집에  들어가서  차 한잔 하고 가지 않을래?"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을  맨션에 내려주고 자신은   돌아가려는 듯 핸들을 틀자  창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동오 에게 의향을 물었다.


동오는  윤 정의 말에는 아무 대답없이 창 안 으로 들어온  윤 정의 머리를 자신 쪽으로

조금 더 끌어 당겨서 그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아니, 오늘은 정말 가봐야 해요. 내일은 어떻게, 계획이 있어요?  내일도 쉬는 날인데."

"네 일은  오늘 밤 에 끝나겠니?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그냥. 별건 아네요.  내가 당신에게 오기전, 전 윗사람이  손이 딸린다고 잠시 부탁한

건데, 오늘 밤 안에는 끝나. 걱정마요.  내가 언제 당신 걱정시켰나요?"

"잘난 척은 참. 너도 병이다. 음. 그럼 아침에 늦잠 좀 자고 , 일어나면 전화 해.

시간이 나면 바람 쐬러 교외라도 가자."

"응. 그러지.  그럼 내일 아침에  전화 할께 요, 잘 자요. 나잇~ "


윤 정에게 인사를  건넨  동오는 그대로 핸들을 꺾어서 길거리로 나가서는  곧 바로

대로 안  차량들의 행렬에  합류했다.

오분 정도   차를 몰아가던  동오는  차가 신호 대기에 걸리자  차를 세우고는 주머니

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준비가 차근히 되어간다. 성에 갖힌  내 공주님을  모시고 나올 준비가...

얼마전 부터는 그쪽에서도 눈치를 챈듯 일단 방어 벽이 더 두터워 졌지만. 일차적 으로

깨는 방법을  터득한 만큼 변종적 방법으로  다시 쌓인 블럭도 그다지 힘들지는 않을 거다.

문제는 그쪽에서 내 쪽을  완전히 추적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하는 것, 그리고 그건 지금

코 앞에 있다. 왠지는 모르지만 착실히 준비했던 일이 요즘 들어 왠지 긴박감이 느껴진다.

안 그러면 무리를  해서라도 오늘은 정 과 함께  보내고 싶었는데....

역시 가능한 한 시간을  아껴서   일을 빨리 끝내는 게...

동오는 약간의 초조함에  담배 재를 창 밖으로  툭툭 거리며  털었다.


자신이 하려는 일은 그저 보통의 방어 벽을  뚫는 게   아니니 그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조직에 들어와서 자신에게서의 윤 정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그를  얻기 위해서 쓸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방법이란 사실을 깨닫고서부터

그동안 벼르고 별러왔던 일이다.   그러기 위해  자신은  조직원 들의 눈에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 숨을 죽이고 살아왔다 . 오로지 윤 정을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긴

세월동안 자신은 두 가지,  윤 정의  옆에 가는 것과 그를  조직과 하 륜에게 서

자유롭게 할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만  모든 정신을 다 쏱아왔다.

한 가지 일을 이루고 자신의 사랑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난 지금은 그 두 번째 일을

속개할 때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실마리를 잡았다.

이제는  약간 . 정말로 약간의  시간만이  필요할 것이고  자신은 반드시  성공하게 될

것이다.


동오는  신호등의 불이 바뀌자 담배를 창밖에  던져버리고는  차를 거칠게 발진 시켰다.


내 사람은  내 힘으로 지켜,  반드시.







31 화.


"엇? 더운 물 넣었어?  그걸 넣으면 어떻게 해?!!"


윤 정은  욕실에서 나오다 말고 자신이 조금 전에 밀가루를 덜어놓았던 바가지 위로

뜨거운 김이 모락 거리며  올라오는 걸 보곤 기겁을 한다.

오전 늦게 전화를 한 동오가 집에 왔을 때가 아침 열 한시 경.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동오의  얼굴에 같이 사우나를 하러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오가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차를 삼청동으로 돌렸었다.

삼청동 아래에  위치한,  허름하지만 꽤 유명한 맛을 지닌  집에서  가볍게 늦은 점심을

하려던 윤 정은  마음을 바꿔 차를 돌려 집으로 오자고 했었다. 삼청동 것도 맛있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직업이 두개인  자신은 물론,  동오 까지도 이렇게 나란히 쉬는

날은  드물다. 이럴 때 만이라도  남들 눈 의식 안하고 동오와 편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수제비야 자신이 하면 되고.


처음에 동오가 자신의  집 안을 마음껏 들락거리게 된건 올 연초 두 사람이 괌에 다녀오고

나서. 그 전에는 단지 키스만을 나누었었던 두 사람은  괌에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집에 짐을 풀어놓고  키스를 나누면서  두 사람 다  크게 웃었었다.

마음만 통하는 것과 마음과 몸,  둘 다 통하는 건 또 다른 느낌 이였다.

서로의 마음이야 그 전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신할 수 있었지만  서로 거리낌 없이

몸을 나누고 난  뒤, 윤 정은  동오가  마치 자신의 몸 과 한 몸 인양 더 살갑게

느껴지는 것 이였다. 옛 사람들이 말 하는 '살 섞고 사는 정' 이란 것이  아주 말이

안되진 않는 다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그래도 자신의 침실만은 동오 에게선 아직까지도

성역이다.  아무리 자신의 집에 출입이 자유로운 동오라 해도  침실만은 자신의 강력한

거부로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윤 정에게서 침실은 그랬다.

침실은  자신 뿐이 아니라,  비록 많아야 한 달에 두어 번이라곤 하나 하 륜이 머물다가는

곳 이였고 그곳에서 그와 섹스를 나누던 곳이다. 물론  자신이 하 륜과 섹스를  단지

침실에서만 한 건 아니고  자신의 입장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동오가 걔의치 않을 거란

건 알지만  차마, 자신은 하 륜과 몸을 수 천번이 넘게 섞은 침대를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자신들은 언제나 관계를 가질때면  차로 자신의 집과 십 분 거리에 위치한 동오의

원룸에  갔었고 동오도 윤 정의 말에 말 없이 따랐었다.  물론 자신의 집에  가끔 차나

식사, 혹은  술을 하고 돌아가기는 해도 그 뿐 이였다.

아마도 동오는  하 륜에게 들킬지 모를 거 같은 느낌에 윤 정이 꺼려하는 걸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과는 또 달랐다.

하 륜은 자신을 찾기 전엔 언제나  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이고, 그의 정부로 이곳에

나와 산 이래 단 한번도 어겨지지 않은 것 이였으니 갑작스런 그의 침입으로 인해

들통이 날까봐 두려워 하는 건 아니였다.

단지.  이 곳에선.. 이 집안은  그와, 하 륜과 몸을 섞으며 흘렸던 신음이 뭍어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동오 와 사랑을  나눌 순 없다.


동오는  욕실에서 씻고 나온 윤 정이  소리를 지르자  더운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밀가루를 조물락 거리는 손을 빼지 않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윤 정을 본다.


"왜요?  반죽을 다시 국물로 하면 맛있을 거 같아서 끓고 있는 다시 물을 부었는데,

안 돼나요?"


윤 정이 한숨을 쉬며 얼른 식탁께로 다가온다.


"누가 밀가루 반죽을 뜨거운  물로 해. 도와 준다 더니 일이나 벌이고.. 밀가루 반죽은

약간 차가운 미온수로 해야  반죽이 차지는 거야. 방해말고 다시물 끓었음 건더기나

채로 좀 건져"

"음. 그래요? 그러죠, 여왕님"

"뭐야?"


윤 정이 새로 밀가루를 꺼내 채에  흔들어  걸러 내다가 동오 에게 눈을  치켜 뜬다.

동오는 윤 정의 시선에 이크~~  하는 표정을 짓는다.


"농담입니다, 농담."


동오는  자신에게 눈을  흘기고 있는  윤 정의 눈을  피해 냉큼 불가로 다가가서는 냄비

뚜껑을 열고는 팔팔 끓고 있는 다시국물 안을 들여다보다가 채로 건더기를 건져냈다.


"정"

"응?"


동오의 부름에 밀가루에  찬물을  조금씩 부어 반죽을 하던 윤 정이 동오를 본다.


"왜 이렇게  다시 국물에 들어가는 게 많아요? 우리 수제비, 아니, 칼국수 하기로 했지,

어쨌든 칼국수 하나 하는데.... 멸치에.다시마, 건 새우에 마른 명태, 통 양파에. 무우까지...

엄청 많은 대요?  다시 국물이라면 그냥 소고기나 혹은 멸치국물로 국 맛을 내는 게

아니였나요?"

"아아. 그냥 칼국수는 좀 밍밍하고 어떤 면에선 밀가루 냄새가 나서 느끼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그런 맛을 죽이고 시원한 맛을 살리려고 넣는 게 몇 개 있어, 아직 덜 넣은 거야."

"그래요?  그래도 이렇게 여러 가지를 넣고 하면  꽤 비싸겠는데?"

"어디서 이런걸 사먹게? 미안하지만 일찌감치 포기해 주라. 이런 거 그냥 어깨 너머로

배운 거 아니다."

"응?  그래요? 그럼 당신 정식으로 요리학원 다녔나요?  그래서 당신 요리가 담백하면서도

맛 잇었나? 전에 대합탕. 그거 정말 맛---정?  왜 그래요?  기분 안 좋아요?"


윤 정은 동오의 물음에  어느새 굳어진 얼굴을 억지로 펴곤 반죽을 하는 손 놀림을

빠르게 놀렸다.


"아니,  기분 나쁠 게 뭐 있어, 맛있었다는 데..  정식으로 학원 다닌 건 아니고,.. 일류

요리사에게 직접 배웠을 뿐이야,  그냥...나 이것저것 찔러 보는 거 잘 하잖아.  그래서

그냥 배웠을 뿐이고.."


윤 정은 자신이 하 륜의 입맛을 거의 맞출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이 얼마나 고생고생

했었는지가 생각이 났다.  자신이 하 륜의 요리사에게  붙어 살다시피 해서 배운 음식을

그가 처음 먹었을 때, 그전 처럼  그가 상을  뒤엎거나 하진 않았지만  별로 만족스러운

표정이 아니였기 에 윤 정은 그 뒤로도 한 참 동안을  그가 밥을 먹으면  그의 눈치를

보며 그 앞에서 떨곤 했었다. 지금에서야  하 륜의 입맛을  완벽히 맞출 수 있지만

그때는 하 륜이 온다는 연락을 하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게 식사였었다.


윤 정은  옛 일을  생각하고 씁쓸히 웃었다. 그렇게 악을 써가며 '살기 위해'  배웠던

요리는 막상 자신에게는 별 다른 맛을 주지 않았었다. 물론 음식의 간을 맞추어야

하기에 음식의 맛을 모르는 건 아니였지만, 간을 맞추기 위한 음식의 맛을 아는 것은 그뿐,

그 어떤 요리든 간에 음식은 자신에게  별다른 식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아니,

유독 자신의 음식 뿐 아니라 모든 요리가 다 그러했었다.

물컹한 음식물이 입안으로 들어와 잘게 부서지는 느낌. 그왼  그 어떤 느낌도 없었었다.

한데 일 년 정도 전 부터, 동오와 함께 하면서  자신은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마법에라도 걸렸었던 것처럼  음식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일반 사람들 과 같이

때 되면 배고프기도 했고 식욕이 돌기 시작했다.  그걸  확실히 느낀 건 연 초 괌에

가기 전  동오가 사준 떡복이를 먹으면서 부터.  그래서 그 뒤로는  자신이 먹고 싶은

게 생기면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먹거나 혹은 자신이 만들어서 동오와 같이 먹곤 했었다.


윤 정은 손놀림을 계속하면서 입으로 동오를 불렀다.


"동오야?"

"응?"


윤 정은 자신이 부르면 언제나 즉각적인 대답을 주는 동오의 대답에 문득 희미하게 웃었다.


"냉장고 에서  계란 하나 꺼내서 여기 넣어줄래?"

"계란?"

"응. 하나만.  아, 그리고 굵은 소금 있지? 그것도 조금만."

"맛 소금 말고, 굵은 소금?"

"응."

"그래? 소금이..아, 여기 있네."


윤 정의  말에 양념장이 모여 있는  찬장을 열고  뒤적대던 동오가 소금 단지를 들고 냉장

고에선 계란 하나를 꺼내 식탁 위에 바가지를 놓고 반죽을 하고 있는 윤 정에게 다가온다.

동오는 반죽에 여념이 없는 윤 정의 반죽거리 안에  계란을 깨주니  윤 정이 그 안에서

계란을 비벼 깨트려 열심히 반죽한다.


"...너  또 뭐야,  방해하지 말랬지"


동오가 계란을 넣어주고도 움직이지 않다가 윤 정의 몸 뒤로 슬며시 가서 그의 목덜미에

고개를 뭍자 윤 정은  반죽을 하는 손길을 멈추지 않고는  동오의 몸을 조금 떼었다.


"음... 당신 냄새 너무 좋은 데?"

"비누 냄새야."

"아니야. 비누냄새는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아...이렇게 유혹적이지도 않고  이렇게 가슴

설레게 하지도 않아.."


윤 정은 자신의 등뒤로 몸을 아예 기대는  동오의 몸을  느끼곤  눈썹을 들어올렸다.


"이/동/오/"

"응?"

"지금 난  너와 내가 먹을 저녁거리 만들고 있어. 느끼한 소리는 일단 마감하고 넌 파랑

양파를 좀 썰어, 마늘도 찢고."

"....당신, 예전에 편식해 본적 없어요?"

"편식? 갑자기 그건 왜?"

"있어, 없어?"

"응... 있었지. 난 초등학교 입학 전이 가장 심했었던 거 같애. 기억 나. 도무지 초록색

채소는 입에 대기도 싫었으니."

"그래, 그렇게 싫은 걸 억지로 영양에 좋다는 식으로 먹으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었어?"


윤 정은 갑작스런 동오의 화제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고 그의 말에 대답을 해준다.


"무척 짜증스러웠지. 먹고 싶은 건 널려 있는 데 그건 못 먹게 하고 먹기 싫은 것만

먹으라고 하니."

"그래, 그 '짜증' . 그렇게 생각하면 돼요.  지금 내가 먹고 싶은 건 두 가지 이지만,

그  두 가지 중 우선 하는 건 당신이야, 난 지금 편식중이고. 한데 편식하는 사람

마음을 그렇게 잘 알면서 난 먹고 싶은 것의 냄새도 못 맡아?"


윤 정은 이젠 느끼의 수위가 천정을 찌르는 동오의 태도에 기가 막혔다.

뭐어?  이, 이놈이?


"뭐야? 너 지금 날 먹는 거에 비교하는 거야? 이놈이 보자보자 하니까. 계속 까불어

대고 있어, 누가 누굴 먹어?"

"몰랐어? 내가 당신을. 그리고 당신이 나를....."


동오는 식탁에서 반죽을 하고 있던 윤 정의 몸을  이젠 아예 뒤에서 끌어다  껴 안는다.

윤 정은 밀가루 반죽이 더덕더덕 붙은 손을 그릇에서 차마 빼지는 못하곤 몸만을 조금

비틀었다.


"왜 이래? 밥 안 먹을 거야? 반죽도 못하게 방해는.. 얼른 저리 안가?"

"웅...굶어도 좋으니 당신...만지고  싶어.."

"야!!!!"

"........."

"너, 너!!!  도무지, 야, 이 동오!!!!!"


윤 정은 뒤쪽에서 자신의 몸을 감싸 안은 동오가  엉덩이 께를 메만지면서 손을

슬그머니 앞으로 돌려서 입고 있는 바지의 벨트를  풀어헤치려 하자 화급히 소리를 질렀다.

동오는 윤 정의 확실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멈추지 않더니 급기야는 자신의

손을 윤 정의 브리프 안으로 집어넣는다.

윤 정은 동오의 행동에 진땀이 솟았다. 물론 자신은 뒤에서 자신을 덥치는 놈 따위는

밀가루 반죽이 아니라 두 손이 다 결박이 되 있다 해도 단 두 번의 동작으로 당장 그놈이

코를 싸쥐고 엉덩방아를 찢으며 물러나게 할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동오에게 그 수를

쓸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동오 놈도 알고 있을 테고, 결국 여기서 자신을

안고 싶어하는 동오에게 안겨줘야 한다는 이야긴데........... 하지만,  싫다.


윤 정은 숨을 들이켜 마음을 진정 시키고는 고개를 조금 뒤로 돌렸다.


"동오야, 지금 하고 싶어?"

"응...당신은...싫어요?"

"..그럼 조금만 참아. 나 손 씻기만 하면 되니까, 손 씻고 나가자. 네 집이 여기서 십분

거리 잖아."


좀 전, 윤 정의 거부의 표현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동오는 몸을 구부려 윤 정의

몸 뒤에서 그의 허리선 께에 고개를 묻다가 윤 정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우리 집 가자고? 왜요? 지금 굳이 나갈 필요 없잖아. 그냥. 지금 여기서 당신 가지고

싶은데...안돼?"

"안 돼."

"왜?"

"...싫어. 여기선."


동오가 몸을 일으켰다.


"...혹시라도 내가 집안에 흔적 남길까봐 걱정하는 거라면... 조심 할께요. 아니면 .....

그....가  얼마 전에 다녀갔으니 근간에는 다시 오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혹시 신경쓰인

다면 삽입은 안 할께, 그러니까  걱정---"

"싫어!!! 여기선. 못 알아 들어?  들킬까 봐 가 아니라 '여기서는' 너와 하기 싫다고!!!!!!!!"

"........"


윤 정은 동오에게 소리를  질러버리고는 고개를 획- 하니 돌려버린다.

동오는 윤 정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윤 정의 말투에 신경을 두었다.


이 사람은 지금 들킬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싫다고 했다. 여기서....가만,

여기서? 그럼 그  '여기서' 란 의미는 ....아....

동오는  그제서야 윤 정이 말한 의미를 깨닿고 낮게 숨을 내 쉬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도 순수한 걸까. 자신의 책임이 아닌 그런 것 까지 신경을 쓰다니.

솔직히,  자신만 좋으면 뭐든, 누가 상처받고 피해 입든, 신경 안 쓰는 자신과는 달리

이 사람은 근본적으로는 따뜻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어쩌다가...


한참을  말 없이 윤 정을 바라보던 동오는 몸을 일으켜 자신에게 크게 소리를 지른 뒤

한 손을  식탁 위에 짚고 몸을 숙이고 있는 윤 정의 몸을 돌려서는  기운없이 딸려 오는

그의 몸을 껴 안았다.


"..........."

"........."


서로 간에 몸이 밀착된 채 서로의 체온과 심장의 고동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던 그들 중

동오가 먼저  손을 뻗어 윤 정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다.


"...한참 지난 일이 지만. 난  가끔 혼자 자다가도 생각하는 게 있어요. 그때. 지난 겨울에

우리 괌에 갔었을 때, 그때 처음으로 당신 안으면서 보던 당신... 너무 아름다웠어.

당신의 하얗던 몸이 조금씩 흥분으로 물들어 가는 거 라든지. 목선이니 얼굴이니 입술의

색이 점차로 더 짙은 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하고 맥이 빠르게 뛰고 흥분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부드럽게 요동치는 몸을  내게 붙인 채 내 눈을 깊은 검은 빛의 눈으로

바라봤던 거... 그때의  당신을  난  평생 기억하게 될 거 같애.  왜냐면, 그때의 당신이

굳이 아름다워서 뿐 만이 아니라. 그때의 난 이미 여러 여자들과 몸을 섞어본 경험이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몸을 나누는 건, 그때가  내 생애 처음 이였거든"

".........."

"....우리가 하는 행위에 욕정이 없다면 거짓말 하고 있다는 거 알아. 나도 젊은 만큼

욕정이 순간적으로 참을 수 없을 만큼 치솟을 때도 있어. 하지만  당신을 안고 싶은 건

단순한 욕정만을 아냐...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안으면서 그 사람의 몸을 느끼며

마음까지 같이 느끼고 싶은걸....그러니  내겐 이곳이 아니라 그 어떤 곳이라 해도 상관

없어.  당신을 안을 수 있다면...어디든 상관이 없는 걸.  사랑해요, 정, 사랑해......"


윤 정은 자신의 등뒤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밀어의 속삭임에 몸에서의 모든 힘을 빠져서

나른하게 동오의 팔에 자신의 체중을 지지하고선 그를 껴안았다.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러준다.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에게서 수  없이 들어온 말 이지만, 이 말은 들을 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 내 마음에 들어온다. 온갖 추악함과 더러움이 존재할 듯한 세상을

하얗에 녹여 주는 순백의 눈 과도 같은 마법의  단어,  '사랑해.'


동오는 윤 정이 자신을 말 없이 조금 더 끌어서 껴안자 끌어안아진 운 정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사랑해요"

".........."

"...사랑해...."


윤 정은 살포시 미소 지었다.


"....나도 사랑해, 하지만.. 이 아래서 꿈틀대는  네 하반신은 별로 사랑 안해."

"응? 왜?"


갑작스레  장난스런 얼굴을  회복한 동오가 윤 정을 끌어안고 있던 몸에서 몸을 조금

떼어내고 심각한 듯 묻는 다.


윤 정은 자신도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웠다.


"하여간 인간이란 동물은 봐주면 한도 끝도 없다더니. 난 너 보다 다섯 살이나 위야.

너 처럼 이제 막 섹스에 맛들이기 시작한 나이인 스물 초반이 아니라 이제 이십대

중반 이라고. 그러니 다른 때는 몰라도 한번 자기 시작하면 제발 도중에는 일어나서

하자고 조르지 좀 마. 도중에 하고 나면 그날 아침은 아주 피곤해서 죽겠어."

"음....."


동오는 윤 정의 말에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짓다가 금새 환하게 웃으며 윤 정을 껴안는 다.


"알았어요. 그럼 도중에 깨지 않게 아예 안 재우면 되겠네. 당신 그러고 나면 내

하반신도 사랑스러울 거야..."

"뭐야? 이 엉터리! 읏---도, 동오야, 나 손이나 좀 씻고..."

"괜찮아....사실 좀  급해서...."


윤 정은 흥분에 살짝 젖어가는 동오의 목소리에 미간에 약간의 주름을 잡고선 동오의

손길을 저지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놔 두었다.


이 녀석 하는 행동을 보니 오늘은 아마 끝까지 갈 모양인 거 같은 데.

오랄 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삽입까지 하는 날은 처음에 동오가 자신에게 들어올 때면

늘 급하고 서두르는 그로 인해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진입시 너무 급하게 밀고 들어오기

때문에 불 유쾌한 생리적인 느낌과 더불어 약간의 고통 어린 불편 감은 당연히 느낀다.

물론 그 한참이 지나서는 언제나 어린 나이 답지 않은 침착한 행동으로 자신을 안는

동오지만, 이제 스무 살인 동오에게 처음의 긴박감 까지 참아달라는 건 무리다.

하지만 ...그 점은 자신의 몸에 들어오는 또 다른 사람의 성 습관과 비슷하기 때문에

영 개운 치 않다.

자신의 몸을 안는 두 사람, 하 륜 과 동오,

두 사람 중 테크닉이 위인 사람은 당연히 하 륜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 륜을 사랑한

적이 한번도 없는 자신이 어떻게 그의 손길 한번에 다시 기억하기도 남 부끄러운

신음소리를 매번 흘리며 몸을 뒤척이겠는가.  그에게 안기기 시작한지 팔 년이 더 넘어가는

지금에도 하 륜이 자신을 안을 때면 마치 마약을 먹는 것 같은 오르가즘적 부유감에

몸을 가누지 못할때가 많을 뿐 만아니라 격정에 넘쳐서 울어 버릴 것 같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동오와의 섹스는  다르다.

동오가 자신을 안을 때면 그 자신의 급한 불을 끄고 난 뒤엔 언제나 자신에게 쾌감을

이끌수 있게끔 자신을 부드럽게 애무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하 륜의 그것과는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동오 와의 섹스가 끝나고 나면 하 륜과의 관계가 끝난 뒤

밀물처럼 밀려들어오는 허망감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 따위는  들리가 없다.

오히려,  동오 에게 안겨 있는 게 그의 옆에 누워 있는 게, 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늘 자신을 안을 때면 자신에 대한 욕정으로 열기를 담았던 동오의 눈동자는 행위를

마치면 서서히 다시 따뜻한 그 본유의 갈색 빛을  띄고서 자신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매만져 준다. 동오의 테크닉은 아직은 좀 설익은 것이긴 해도 그와의

관계시는 그런 테크닉 따위 보다는 그와 함께 하고 있다는, 그와 하나가 되고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별다른 테크닉이 없어도 쉽게 흥분에 타오른다.

그리고 그건  하 륜과 관계할 시의 숨 막히게 터져 오를거 같은 그 오르가즘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이런 게....  단지 육체적 욕망을 푸는 것과  사랑을 나누는  것과의 차이점이란 말인가.

그래도 자신은 이런 저런 이야기는 동오에겐 절대로 할 수 없다.  그 어떤 이유라 해도,

자신이 살기 위해 하 륜에게 몸을 내 주는 것 뿐이라 해도 자신의 몸은 숨이 막힐 거

같은 하 륜의 테크닉에 늘 굴복하면서 애원의 비명소리를 낸다. 그런 주제에...

아무리 단지 육체적인 반응일 뿐이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몸에 반응해 음탕한

소리를 내는 주제에 어떻게  '너와 섹스 하는 게 '더' 좋다.--  라는 말을 할 수가 있단

말 인가.


윤 정이 별반 말이 없는 새에 동오는 몸을 구부려 윤 정의 다리께  걸쳐 있는 바지와

브리프를 완전히 벗겨서 던져버리고는 그가 입고 있는 티셔츠 를 위로 걷어 올리자 마자

드러나는 윤 정의 말간 가슴에  키스해나가기 시작한다.


"......응.....흣--"


윤 정의 가슴에 몇 번의 키스를 날렸던 동오는 몸을 좀 더 구부리더니 급하게 윤 정의

페니스를 입에 담았다.

윤 정은 그 자신의 페니스를 빨아들이는 힘으로 감싸서는 천천히 입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는 동시에 손으로는 자신의 허리 아래를 쓰다듬는 동오의 손길에 서서히 몸이 달구어

지기 시작한다.

"으응.....앗--"

윤 정은 자신의 페니스 귀두 위쪽의  몸체를 잇몸으로 훓어내리는 동오의 행동에 짧게

감탄사를  흘리며  그의 어깨를  자신의 손으로 힘주어 부여잡았다.

유독  펠라에 반응이 빠른 자신이건만 특히 나 페니스의 귀두 바로 위쪽 몸체 쪽이

그 중에서도  극감대인 자신에겐 그곳을 공격당한다는 건 이성이 날라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잡아 채서 깊게 애무하는 동오의  애무의 농도가

깊어지고 흥분의 정도가 조금씩 높아져감에 따라 윤 정은 동오의 어깨를 잡았던 손을

놓고는 식탁의 모서리를  한껏 움켜 잡아 쥐고 하 륜의 앞에서는

내기조차 수치스러웠던 쾌락의 비명소리를  거리낌 없이 내기 시작했다.


"--도,,,,헉.......하아,...아.......아.......동,,,동오야..........핫-----"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윤 정의 몸은  이제 식탁 위에 완전히 눕혀진 채 열심히

그의 흥분을  유도하는 동오의 혀 놀림과 어울어진  따뜻한 손길로 인해 숨가쁘게

흔들리고 있었고, 흥분점의 마지막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던 윤 정은 동오가 자신의

약점을 슬며시 잇몸으로 긁어내리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서는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흥분의 절정체 를 동오의 입안에 배출해 내고 말았다.


"핫......학......하아..........."


사정을 하고서 기운이 다 빠져버려서 식탁 위에 눕혀진 그대로 숨을 몰아쉬고 있던

윤 정의 눈에 자신의 내뿜은 액체를 마시고 몸을 일으키는 동오의 움직임이 들어왔다.


"괜찮아요?"

"...하...괜찮을......리.........있어?...나,,나쁜........"

"쿡쿡...당신 그렇게 식탁에 누워 늘어져 있으니까 참 먹음직스런 대요? 음. 당신 지금

힘 빠져서 힘들 텐데 묻기 뭐하지만. 당신, 젤 어디다 놓고 써요? 지금 좀 써야할 거

같은 데......미안하지만 나도 좀 급해서.."


윤 정은 동오의 말에 힘 없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없어, 그냥 해"

"..괜찮아, 그냥 말해 줘, 어디--"

"--그냥 하라고 했잖아!!!"

"정!"


윤 정은 몸을 벌떡 일으켜 동오를 쏘아보았다.


"넌 왜 그렇게 말이 많아?!!  그냥 하라면 하는 거지. 내가 네게 안긴다고 우습게 보는

거야? 그래?  날 안게된 이후 도무지 내게 순순한 꼴을 못 봤어, 내가 니 아래야?!!!

그래?!!"

"당신 왜 그래?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뭐고. 내가 언제 당신 우습게 여긴다고

그래?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당신이라고, 내가 당신을

안는다고 우습게 보냐니. 그건 또 어디서 나온 생각아야? 안기는 사람은 안는 사람에

비해 열등해?  그래? 안던지 안기던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아니,  상관이 있다면,

그렇담 당신이 날 안아, 그렇담 당신은  날 우습게 여길 텐가?"

"........."

"........"


제길.... 자책감이다.


윤 정은 동오의 말에 한 마디 반박도 못하는 자신의 머리를 흔들었다.

동오가 젤을 원하자 무의식적으로 이곳에서는 물론 이 집안에서 수 천번이 넘게 벌렸을

하 륜과의 정사가 생각나서 자신도 모르게 동오에게 화를 냈다.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거겠지.  도무지 내가 왜 그런 다지?

그와 어쩔 수 없이 관계를 하고 있는 건 동오도  아는 일이고... 그런데도 아무생각 없이

한 동오의 말에...이러면 안되잖아, 얼마나 어려운 결심을 하고 위험 천만을 뒤집어쓰고

맺어진 우린데.....휴.........


윤 정은 고개를 조금 들어 천정을 바라보다가 동오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안해 동오야,  내가 좀...  미안하다."

"......."

동오는 윤 정의 말에 아무 말 없이 침묵한다.


"...젤은......  없어, 그는 젤 같은 건 사용하지 않아. 그래서 없는 거야. 화내서 미안하다."

"............"

"화났니?  화 풀어....미안하다."


몸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있던 동오가 몸을 서서히  운 정의 쪽으로 돌렸다.


"사실, 나  화났어.  그런데 화......풀으라고?"

"그래, 내가 실수 했어."

"...좋아, 화 풀을 깨. 단지...이 판을 깬 건 당신이야.  그러니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좀 지불해줘요."

"뭐?"

"내 꺼 봐봐. 당신이 화내며 그런 소릴 해서 금새 수그러 들었잖아."


윤 정은 금새 눈으로 약간의 웃음을 머금은 동오의 말에 아직 벨트조차 푸르지 않은

동오의 하체를 눈으로 쫓았다. 동오의 그 부분은 그의 말과는 다르게 아직도 앞섶이

묵직하게  차 있었다.

윤 정은  조금 전 일을 잊고  그만 피식 웃었다.


"그래서......"

"펠라 해줘, 당신이."


윤 정은 동오의 말에 머리로 손을 짚었다.

자신은 이제껏 동오에게  펠라를 해 줘본 적이 없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이거나 펠라에 거부감이 있어서는 물론 아니다.

단지, 자신이 인형은 아니지만 열 셋 이후 열 여섯 때 까지 인형으로서의 교육 또한

90% 가량은 받았다.  바로 하 륜의 개인 펫 으로 쓰여지기 위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펠라 실력은 하 륜 조차도 인정하는 것이나 그런 걸 동오 에게, 그것도 지금

같은  초입에 선 보인다면.... 동오 놈이 아무리 자신 보다 어른 인척하고 다니긴 해도

아직 동오는  성적 자극에 약한 스무 살, 한창의 나이다.

첫번에 그렇게 흥분 시켜 놓으면 ... 결국 피 보는 건 자신이다.

동오는 윤 정이 말이 없자 어색한 침묵의 공기를 먼저  깬다.


"응? 고민할 필요는 없는데. 내키지 않음 상관 없어, 사실 난 내가 당신을 만지는 게

더 좋으니까."


정말...성질 한번 부린 값을  톡톡히 내게 생겼군.

윤 정은 포기하고는 숨을 들이켰다.


"이리와, 동오 야"

윤 정은 식탁 위에 앉은 채 동오를 부르자 그가 아무말 없이  윤  정에 가까이 다가왔다.


윤 정은  다가온 동오의 바지 께가 식탁 의자위로 자리를 바꿔 앉은 자신의 눈 높이 가량

에 위치해지자 손을 뻗어 동오의  바지 벨트에 손을 대서 벨트를 푸르고 지퍼를 아래로

내렸가며 바지를 아래로 흐르게 하고는, 브리프 안에서 이미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인

동오의 페니스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윤 정은 동오의 페니스가 그 자신의 손에 닿자마자

몸을 조금 움찔거리는 동오를 무시하고 그의 몸체를 위로 젖히고는 고개를 조금 더 숙인

뒤 밑둥 부위 부터 표면을  적셔가듯 서서히 혀를 미끌어 뜨리기 시작했다.

동오에게 처음으로 펠라를 해보는 자신이 제일 먼저 할 일은  동오가 그의 페니스 중

일반적으로 느끼는 부분 이외 어느 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느끼는 냐를 찾는 일.

그리고 그것은 그 부위를 꼼꼼하고 면밀하게 마치 조사라도 하듯 그렇게  치밀하게

그 부위를 훓음 으로써 보이는 그의 반응으로 알수 있다.


윤 정은 차분하게 혀로 그의 페니스 부위를  유영 시켜가며 손으로는 그의 음낭을

부드럽게 감싸서 쓰다듬으며 손가락을 살살 굴렸다.


"---웃--"


윤 정의 혀 놀림에 숨을 거칠게 흩트리던 동오의 몸이 순간적인 신음소리를 내며

얼굴을 욕정으로 점차 붉게 물들여간다.


여기구나.


윤 정은 방금 전 동오의 급한 신음 소리를 내게 했던 그의 귀두 오른쪽 옆을  입안에서

혀로 살살 굴리다가 짐짓 모른 척 힘껏 입안에서 힘을 주어 참지 못하고 거칠게 튀어나오는

동오의 신음소리를 기분 좋게 듣기 시작했다.


"아읏---하......하아,,,,읏....정!......아흑......"

"............"

"정--  됐어, 이제 그만....윽....그만해---"


흥분이  고조에 치달은 듯한 동오는 마지막 자제력을 발휘한 듯 뜨거운 온도로 자신의

몸체를 조이며 애무하던 윤 정의 입안에서 벗어나서는  몸을 돌려 개수대에 손을 짚고

숨을 몰아쉬면서 흥분을 정리하다가 몸을 움직여 찬장을 열고는 무언 갈 찾기 시작했다.

윤 정은 의자에 앉은 채 멍하니 동오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이  뭐 하는 거지?  갑작스럽게 찬장은 왜 뒤져?


"너 뭐해?"

"아, 여기 있다. 어? 이게 아닌가?  현미...유?  이거, 식용유 아닌가?"

"맞아, 식용유로 쓰는 거야. 식용유 보다는 현미유가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있어서

그거 주문해 사다 쓰는 거야 . 근데 갑자기 식용유는 왜?"

"음. 아니다,  이거보다는....."


윤 정은 자신의 말에는 대꾸 없이 현미유 통을 들고 잠시 고민하던 동오가 현미 유 병을

내려 놓고 찾았다는 듯  다른 걸 쥐고 돌아서자 그가 손에 쥔 병의 정체를 보고는

뜨악하니 그를 쳐다 봤다.

"뭐야? 참기름은 왜?"


동오는 윤 정의 물음에 어린애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 자신의  다리 께에 걸쳐진 바지와

브리프를 완전히 벗어 붙이고는 윤 정에게 다가와 그의 몸체를 식탁 위로 얌전히 올려준다.


"원래 맛있는 반찬엔 참기름 넣어 먹는 거 잖아. 현미유가 고소하다지만 고소한 냄새는

안 날거 아냐. 젤이 없다니..  그냥 들어가면 당신이 좀 힘들 거 같고... 급한 김에

식용유를 쓸라고 했는데 더 좋은 게 있었어.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인가?"

윤 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동오의 말에 기가 턱 하니 막혔다.


"뭐어? 그걸 내게 바,,,바르고 하겠다고?"

"잠깐 다리 좀 벌려 봐요."


하아.....


윤 정은  작게 한숨을 내 쉬고는 그의 요구대로 다리를 조금 벌려주었다.

동오는 한 손으로 참기름을 잔뜩 뭍혀서는 살짝 벌려진 윤 정의 다리사이에 손을 밀어

곧 자신이 들어가야 할 곳의 주위를 넓히기 시작한다.

재래식으로 짜여진 참기름이 담겨 있는 참기름 병의 뚜껑이 열렸을 때 부터 요란하게

풍기던 참기름 내 는 윤 정의  애널을 완전히 적실 때쯤엔 실내에 퍼져서 온 집안에

향긋한 참기름 향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윤 정은 자신의 애널 안으로 미끌어지 듯 들어온 동오의  손가락이 그 주위를 넓히는

임무를 마치고 빠져나가자 갑작스럽게 물질감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고는 조금 뒤

다가올 다른 느낌이 미리 상상되 몸을 조금 위축시켰다.

동오는  조금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읏---"


벌써 반년이 넘은 일인데도 언제나 동오가 자신의 몸애 들어올 때면 느끼는 느낌.

속이  꽉 맞물려 터질 거 같은 충만함 과 완전히 버리기 어려운 불안감.

똑같은 행위인데도 하 륜이 처음 들어올 때면 언제나 느끼는 아픔, 수치심, 굴욕과는

다른 이 느낌.


윤 정이  동오의 몸을 깊게 삼키고 나서 호흡을 조절해 결합상태에 조금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동안 같이 움직임을 잠시 멈추었던 동오는 윤 정의 두 팔을 감싸안으면서

서서히 움직임을 시작한다.

동오가 몸을 밀어붙일 때마다 철썩거리는 살의 음란한 부딪힘과 단단하기에 삐걱거리는

소리는 나지 않은 채 벽 쪽으로 흔들리고 있는 식탁 위에서  윤 정은   동오에게

범해지면서 그의 욕망이 서린 눈 안에 자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의 눈빛을 맛보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을 점차 뜨겁게 달구어 가기 시작했다.


"아흑--정.....정.....흑,,,,,,"

"..동오야.......동오...........하아...........아.....아아.........아!"


조금의 틈새도 없이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하는 행위의 와중에도 거친 움직임으로 인해

몸이 자주 분리되자 동오는 자신의 목을 감고 있던  윤 정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풀어서

한쪽 다리는 그대로 둔 채 다른 쪽 다리를  크게 들고서는 그를 빠르게 파고 들었다.


"앗----아,,,,,아아,,,,,,하,,,,,"


윤 정의 성감대 부위를 세게 찔러 가는 동오의 움직임에 윤 정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고 있었고 윤 정의 목소리로 인해 더욱 더 흥분이 돗아 오르는 동오는 사정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느라 진을 빼기 시작했다.


"---웃"


숨을 흥분으로 헐떡이던 윤 정은 자신의 몸을 갑작스럽게 바닥으로 잡아끄는 동오에

의해 바닥으로 몸이 옮겨져 마룻바닥에 몸을 구르며 충혈된 눈으로 동오를 쳐다보았다.

동오는 살짝 벌어져 붉은 기를 띈 윤 정의 입술에 정중함을 가지고 키스했다.

물기가 흐르는 약간 열린 윤 정의 입술을 가르고 들어간 동오의 혀는 윤 정의  입술의

살점을 골고루 맞보고 과도한 심호흡으로 메 말라가는 듯한 그의 혀를 부드럽게 감싸서

살짝씩 비틀어댔다.

윤 정은  동오의 키스에 화답하듯 그의 몸을 세게 부둥켜 안았다.

동오는 자신은 바닥에 누운 채 윤 정의 몸을 일으켜서 자신의  페니스에 윤 정의 애널을

맞추어 몸을 그대로 앉게끔 했다. 굳건한 육질감이 느껴지는 물체가 몸으로 침투해 오는

느낌에 윤 정은 흠칫거리며 몸을 떤다.  윤 정은 무릅을 조금 더 벌려서 자세를 잡고선

상체를 일으킨 채 있는 동오의 목을 끌어안고는 자신이 스스로 상하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동오가 먼저 신음 소리를  퍼트린다.


"하웃.....너,,,너무 힘주지마....읏--"

".....하아......."

"하...정,,,,,,,으읏,,,,,,,정,,,,,읏......으흑,,,,,,,"

"동오야,..동오야.......동오야.........아아..동오야.............아!..."


윤 정의 도발을 참지 못한 동오가 다시 그를 바닥에 눕히고 세차게 재 진입을 했을 때

부딪혀지는 살의 접촉조차 세게 느끼지 못하고 그가 주는 흥분으로, 그와 함께 한다는

느낌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도 보다도 더 먼저  절정을 맞이하고 있던 윤 정은 동오의

몸이 자신의 안에서 마지막 핏치를 올리자 여진히 밀가루가 잔뜩 묻어있는 손으로

동오의 엉덩이 살을 세게 쥐어 잡아 비틀며  쉬지 않고 동오의 이름을  불렀다.


한동안의 격정적인 몸짓 뒤 곧 윤 정의 몸 안이 따뜻해 지며 동오의 몸이 윤 정의 몸 위에

부서지며 그의 몸을 내리누르자 윤 정은 동오와 사랑을 나눌 때면 의식적으로

흘려내는 실날같은 한 순간의 숨결을 깊이  공중으로 흩어 내 보냈다.


깊은 숨결.  그리고 희 뿌연해 질거 같은 동공의 습기어린  느낌.


윤 정은 자신의 몸 옆으로 내려오려는 동오의 움직임을 저지한 채 그를 부서져라

세게 껴안았다.


동오야 사랑해,  널.... 사랑해.






"뭔가. '아직'   이라니. 그것하나 제대로 못 잡는 다니, 네 실력이 녹슬었단 소리를

하고 싶은 거냐. 현재 국내에서 이 민호 만큼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또

있다고 내게 통보하는 건가."

".....죄송합니다."


하 륜은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민호를 날카롭게 훓어 보다가 술잔을 기울였다.


보통 만만한 놈이 아니군. 민호는 내가 알기론 정운의 바로 아래 실력이다.

그런 놈이 고전을 한다는 건 보통 내기가 아니라는 ... 반드시 잡아야 겠군.


하 륜은 자신이 잡고 있던 잔을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다가 한순간에 잔에 들어있는

용액을 모두 그의 위 안으로 쏱아 붓고는 몸을 일으켰다.


"두 번째의 기회를 주겠다. 보름 뒤. 보름 의 기한 동안 그놈에 대한 파일을 들고

내 앞에 나서라. 그 이외엔 넌 날 볼 필요 없다."


하 륜은 몸을 일으켜서  바짝 얼어있는 민호를 두고 회의실을 나서면서 그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타진해 보았다.


자신은 지금 민호, 조직 서열 제 4위의 사람에게  '두 번째의 기회' 를  주었다.

조직에서 두 번째 기회를 받고서도 그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건 특별한 사면이 없는한

곧 처벌을 의미했다. 그러니 두 번째의 일 실패 후 '죄송' 이란 단어를 입밖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들 죽을 힘을 다해서 일을 처리하곤 한다 .

그 누구에게서든지 목숨은  하나이므로.

하 륜은 몸을  움직여 접객실이 있는 본부 제일 바깥쪽에 있는 건물의 연결 통로로

걸음을 옮기면서 생각에 잠겼다.

저 민호 놈은.... 쥐어 비틀어야 본 실력을 발휘하는 놈이다.  아마도, 자신이 인정한

민호 놈의 솜씨가 녹슬지 않았다면, 보름이 아니라 열흘이 내에 그놈에 대한 약간의

족적이라도 가져올게 분명했다.

그런 놈이기 때문에. 무 능력은 죄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밑에서 십 년을 버텨왔고 그도,

자신도 용서 따위는 고려해 본적이 없는 자신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조직은 사회가 아니다.

조직은 잠시만 실수해도 그 자리에서 목을 내 놓아야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터,

그 자체 이기 때문에.

어떤 놈인지. 가만두지 않겠다.


하 륜은 엘레베이터에 올라타서는  모든 건물의 연결 중앙 층인 3 층의 버튼을  눌렀다.


바깥에서 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저택의 건물 체계를 이룬 본부는 명목상으로는 사립

연수원으로 등록돼 있는 건물이다.

일견 단순해 보이는 저택이 앞에 자리하고 있는  본부는 그 뒤쪽으로 깊이 돌아가 보면

일반인의 입이 벌어질 만큼의 거대한 대지를 이루는 건물들과 그에 딸린 부속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물은 콜롬비아에서부터 미리 사전 조사를 치밀하게 시켜서 터를

잡은 곳이다. 아무래도 작은 게 좋겠지만, 덩치가 크면 노출이 쉽다는 생각 때문에

꺼려왔던 증축도 했다. 증축은  늘어나는 조직원들의 수로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의 경비보안 만큼은 자신이 직접 감독했었다.

아마도 지구에 종말이 오지 않는 한 자신이 모르는 침입자는 들기 어려울 것이다.


하 륜은 엘레베이터를 나와서 구름 다리 처럼 펼쳐진 다른 건물의 연결 통로로

걸어가면서  발 밑에 바삭거리는 마른 나뭇가지의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하 륜은  얼핏 고개를 들고는 차가워지는 초겨울의 바람을 뺨 으로 느꼈다.


벌써 한국에 몸을 들인지 어느덧 십 칠년의 세월이 되었는가. 벌써 십 칠년 이라.

세월은 언제나 쉽게 인간의 상처를 비껴서 도도하게 말 없이 지나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도.

하 륜은 문득 자신의 송수신기를 꺼내서 신호를 눌렀다.


"...나다, 오늘 저녁에 가겠다."


하 륜은  자신의 말에 두 말 없이 절도 있게 대답하는 윤 정의 목소리를 들으며

송수신기를 도로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놈을 보러 가는 건 보름 만인가.  그동안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놈을 생각 할

때마다 정운의 말이 생각나서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그래.  세월이  흘렀고.  난 더 이상 열 일곱의 애송이가 아닐 뿐 더러

그놈은  내가 철저히 내 구미에 맞게 사육시킨  내 펫 이다.

그녀. 마리타... 와 같은 새까만 검은 빛 눈동자를  하고 있지만.  그녀완   다르다.


하 륜은 조직의 두 번째 은밀한 장소에 은닉되다 시피 한 접객실로 자신이 만나고자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면서 오늘의 일정을 빠르게 머리 속으로 훓었다.


가끔은 일정을 젖히고 기분 전환 겸 놈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도.....  좋겠지.



32 화.



"뭐야."


찬장에서 막 양념장을 꺼내려던 윤 정은 뒤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에 후들거리는

몸을 돌렸다. 갑작스럽게 몸을 돌리니 머리가 핑 돈다. 윤 정은 손으로 싱크대의 모서리를

붙잡아 흔들리는 몸을 지지했다.


"오셨습니까."

"........"

"죄송합니다. 식사가 아직... 얼른 준비하겠습니다."


윤 정은 붉게 달아오른 몸의 열을 억지로 참아내며 몸을 똑바로 하고 서서 눈 앞의

야차 와도 같은 남자에게 목례를 했다.



어느 덧 11 월 하순, 완연한 겨울이다.

이 한 겨울에 동오와 자신이 욕실에서 장난을 하며 일을 벌이다가 감기를 걸린 건 일주 전.

그 뒤 자신은 곧 바로 매서운 바람이 쌩쌩 부는 한 겨울의 해변에서 여름용 비치웨어를

입고 근 6 시간 가량의 논스톱 촬영을 강행했었다. 그리고 나니 감기 따윈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충분히 훈련돼 있는 몸 임 에도 불구하고 무리가 됐는 지 갑작스럽게 열이

화끈하니 오르기 시작했었다.

감기라 해도 특별히 치료를 해본 적이 없는 윤 정이 가벼운 감기로 여기고 약은

커녕 병원도 가지 않으면서 계속적으로 강행군을 한 탓인지, 어제부터는 몸에서 열이

끓을 정도였다.  옆에 있으면 챙겨주고 걱정할 동오 녀석 마저 이번에 처음 모델로

데뷰하는 인형의 첫 세팅을 봐주라고 자신이 직접 보낸 상태였다. 그래서 혼자 있게 된

윤 정은 아무도 없는 집에서 누워 열이 나면 나는 대로 그대로 쓰러져 자다가 하 륜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하필 이럴 때. 라는 생각은 그뿐, 그의 연락을 받자마자 서둘러서 몸을 일으켜

준비한다고 한 음식은 열에 들뜬 몸이 움직여 지지 않는 탓에 실수만 할 뿐 도무지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가 도착하는 지도 모르도록 요리에 몰두를 했어도 헛손질만을 했을 뿐 지금껏

완성이 된 음식은 한 가지 뿐이다. 게다가 움직여지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일을 벌인

탓에 부엌은 난장판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윤 정은 말 없이 불만족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훓는 하륜이 두려워서 쭈삣거리며

엉망이 된 부엌을 몸으로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무어라고 변명의 말이라도 하고 싶은 데, 무리해서 움직인 탓에 좀 전, 해열제를 먹어

억지로 떨어뜨렸던 열이 덧치는 지 몸이 떨려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하 륜은  열기로 인해 몸을 부들거리고 간신히 서 있는 윤 정의 옆으로  소리 없이 가까히 가서는

위로 손을 쳐 든다.  윤 정은 그의 주먹을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에?


윤 정은 자신의 얼굴을 세게 치고 지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하 륜의 차가운 손이

자신의 이마 위에서 얹어져 청량감을 주자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조금 벌리고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윤 정의  이마에 손을 대고 있는 시리도록 차가운 푸른빛의 눈동자의 주인은 언제나와 같이

그 어떤 의미의 뜻도 담지 않은 눈길을 윤 정에게 내려쬐며  여느 때 처럼 윤 정에겐

감정 한올 드러내 보이지 않는 다.

윤 정은 눈 안에 의문을 담은 채멍하니 있다가  갑작스럽게 후끈히 달아오르는 느낌을

가누지 못하고는 정신을  세상에서 분리시켰다.




"--아니, acute pneumonia (급성 페렴) 이니까 anti(항생제) 는 써야겠지, 일단 cefa

(항생제의 일종 ) 몇 종류  챙기고 fluid (수액제) 로--"


무슨... 소리지?


윤 정은 자신의 귀에 웅웅 거리는 낮 설은 목소리에 힘겹게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코에 스치는 미세한 알콜의 내음.  윤 정은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기침을 했다.


"아, 깼나요?"


은색 안경테안의 낮선 남자가 전화를 끊고는 윤 정에게 다가와 묻는다.  윤 정은 몸을

일으키려고 상체에 힘을 주었다.


"아, 움직일 힘은 없을 거요, 일어나지 마요."


윤 정이 남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체를 일으키자,  몸이 일으켜지는 순간 윤 정의

머리에서 열에 뭍은 물 수건이 떨어진다.  윤 정은 멀뚱히 자신의 앞으로 쓰러져 있는

수건을 바라보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사람은?


"..정 ...박사님?.."

"네, 나요, 정신이 듭니까?"


간신히 목소리를 틔워서 정 박사를 불렀던 윤 정은 황망한 마음에 대꾸 없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은 자신의 침대 위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자신을 당황시키는 요소의  전부는  아니였다.


"보스 앞에서 쓰러졌다더군요. 급성폐렴입니다. 감기를 그냥 방치해두면 잘 생가는 병이죠,

아무리 젊다지만 감기를 우습게 알면 안되지요. 열이 41 도를  웃돌았습니다."


하 륜의 개인 주치의인 정 한호 박사는 인자하게 웃으며 안경을 고쳐 썼다.


이 사람이 왠일로... 윤 정은  대답 없이 눈 만을 껌벅였다.


자신의 눈 앞 에서 소탈하게 웃고 있는 초로의 남자는 세계적인 심장의학 권위자인

정 한호 박사로 그 예전부터 하 륜의 전속 주치의 였다. 하지만 오로지 하 륜의 개인

주치의 로서 그의 건강만을  돌보는 그가 나타나는 일은 드물었다 .

혹시라도 조직원이 다치면 본부에 상주하고 있는 전문의들이 병세를 보게 되있으니...

여긴 왠일로.?

정 박사는 윤 정의 눈에 담긴  무언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입을 연다.


"보스가  부르셔서 윤 군을 돌봐 주라 지시하고 가셨죠."


정 박사는 사람 좋아 보이는 듯한 평소의 인상을 숨기지 않고는 평소 하 륜이 좋아하지

않는 호칭인 '보스' 운운 하면서 눈을 찡긋거리며 웃는 다.


"이 안 까지 포터블 엑스레이 기계 들여오느라 좀 힘들었었어요, 하지만 열이 난다고

못 움직이게 하셔서. 사실 그게 맞는 말이긴 했고, 하지만 찬 수건을 머리 위에 얹어두는

자상한 면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뭐?


윤 정은 주어 없이 말을 맺은 정 박사의 말속에 숨어있는 주어의 인물을 인지하곤 스스로도

안 믿겨 서 눈만을 크게 떴다.


"자자, 어서 누워요, 일단 객담채취는  해 보아야 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감기가 크게

덧친 것 뿐이요. 가벼운 급성폐렴이지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섭생은 중요하니

식사 잘 챙기고 푹 쉬도록 해요. 항생제 쓰고 2~ 3 일 뒤면 일단, 열은 좀 가라앉을 거요"


윤 정은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려니  했다. 자신을 본부 밖에 나가서 살도록 하게 한

이후, 그는 자신의 집엔 그 자신 이외에 조직 그 누구도 들인 적이 없었다.  한데, 그의

개인주치의를 이곳에 들여서 자신을 진찰하게 하고 치료를 지시하고 갔다고?

게다가.... 그,, 그가  내 이마에 수건을?


윤 정은 자신을 억지로 침대에 눕히는 정 박사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은 채 머리 속의

혼란을 정리하려 했으나  도무지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제껏 정말 단 한번도 내게 이런 일을 베푼 적이 없거니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열에 허덕이는 듯한 느낌에 마음속의 의문을 잠시 닫아두고 눈을  스르륵 감았던

윤 정은 왠지 불안한 느낌에 다시 슬며시 눈을 뜨고는 눈을 뜨자마자 눈 속으로 쏱아져

들어오는 미색 빛 천장을 바라보았다.


사실 동오와 함께 하게 된 이후 이 미려한 두려움은 자신에게서 일분 일초도 사라져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윤 정은 더운 열기의 숨을 내 쉬다가 문득,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감기가 걸린 자신과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동오의 따뜻한

웃음을 떠올렸다. 아파서 그런 건가. 지금, 유독히도 동오가 보고 싶었다.

햇살보다도 더 눈부실 거 같은 그의 웃음을 보고 싶었다.


윤 정은 점차로 어린애 같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 자락의 실날 같은 웃음과 한숨을

동시에  힘없이 밖으로 내었다.


나는  어째서 이 불안함의 근원을 져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어째서.

멈춰야 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 어떤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동오의

폴로 향은 자신에게선 억제할 수 없는 농밀한 유혹의 향이다.

윤 정은 몽롱한 시선 안에 동오의 얼굴을  떠올렸다.

문득 동오의 향이 방안에 가득 느껴질 것만 같다.

윤 정은 다시 눈을 천천히 감았다 .

메피스토펠레스 의 유혹은... 너무나도 달콤하다,






하얀 빛의 형광등 아래에서 몸을 의자에 고정시킨 채 열심히  컴퓨터를 다닥거리고 있던

동오는 잠시 후, 컴퓨터를 부팅 시켰던 이래 짓고 있던 딱딱한 얼굴을  천천히 피기

시작했다. 동시에, 갑자기  자판을 두드리는 동오의 손길이 빨라지며 다중으로 열어

놓았던  창이 순간적으로 한 곳으로 집중이 된다 싶더니 곧 동오의 서류철로 대량의

서류가 어디선가 전송이 되는 화면이 뜬다.

동오는  얼굴을  활짝 피었다.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하,  됐어!!!!"


전송이 마쳐지고 파일을  열어서 내용을 확인한 동오는 자신의 책상서랍을 열어 씨디를

하나를 꺼내서는 화면에 뜬 내용을 카피 시킨 뒤 카피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는 자신의

컴퓨터 안으로 전송되었던 화일은 영구히 삭제시켜 버렸다.

동오는 화일 삭제 명령을 내려놓고는 화일이 삭제 돼 가는 동안 피곤한  눈을 창 밖으로

돌렸다.


드디어 됐다. 이제, 이제부터 시작인가.

하하.. 기분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는 말이  실감이 되는 군.


동오는 의자 아래에 있던 다리를 뻗어서 책상 위에 걸치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젠 마지막 코스만이 남은 건가.

이젠 서두르지 말고 어떻게든 일을  잘  마무리짓는 것만이 남았다.

이젠  늘 불안에 떠는 그의 눈에서 불안을 걷어주고  나 만 을 보게끔 할수 있는 건가.

하하...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동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금 웃음을  터뜨리다가 씨디를 꺼내 케이스에 넣고는

들고서 한쪽 구석의 장농 쪽 으로 다가가 그쪽 뒤에 있는 곳에  갈무리 해 놓고는

반대편에 놓인 침대로 다가가 그 위에 몸을  벌렁 눕혔다.


"....풋, 하하하...푸하하하"

동오는 누운 채 또 다시 정신 없이 웃기 시작했다.


참으려 해도 흘러서 넘쳐 흐르는 진정한 기쁨의 웃음.

동오는 슬며시  충혈된 눈을  감았다.


자신은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고아였다.  남들이 채  철이 들기 전 하는 수 없이 철이

들어야 했던 이유는 집에 동생이 태어난 뒤, 자신은 입양아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고 나서.

아이를 낳을 수 없었던 자신의 양부모는 자신이 세 살이 되기도 전에  자신을

입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을 입양해 자신은 눈치조차 못 채게 자신을

정말로 친자식처럼 길러왔고 자신도 어린애다운 어리광을 양부모에게 마음껏 부리며

평범하게 자랄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마도 아이를

가질수 없을 거라던 어머니는  임신을 했고 그 다음해 일란성 쌍생아를 낳았다.

동생을 낳았단 이야기에 처음으로 동생이 생기는 기쁨 때문에  달음질쳐서 집으로

돌아갔을 때, 평소에도 자신을 보는 눈이 왠지 곱지 않았던 고모는 아이를 안고

병원에서 막 퇴원한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제 아이가 생겼으니 고아원의 아이 따윈

고아원으로 돌려버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그때 자세한 이야기를 구구 절절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많은 나이가 아니 였지만

수 없이 오갔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두 가지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이 집의 아들이 아니라는 거, 그리고 , 이집에  진짜 이 집의 핏줄이 태어난

만큼 자신은 밥이나 축내는  거추장스런 존재가 되었다는 거.


믿을 수 없었다. 믿기 싫었다.


자신에겐 한 없이 부드러운 어머니가, 자신에게 너무나 다정하던 아버지가,

자신의 부모가 아니라니.  충격을 받은 동오는 그 길로 몸을 돌려 집에서 도망쳤다.

하지만 열 살도 안 된  어린애가 도망쳐봐야 갈 곳은 뻔했기에 자신은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순찰중인 순경에게 이끌려 파출소에 가야했고,  곧 연락 받고 달려온 자신의

양부에게 난생처음 호되게 뺨을  얻어 맞았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 아버지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놀러나가다니 네  위치가

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넌  내게서 하나 뿐인 내 장남이야, 동생까지 생긴 마당에

아직도 이런 철부지 짓을 하다니, 넌 이제  형이 된 거란 말이야.!!---


장남.  그랬다.


자신의 양부는 뜨거운 체온으로 자신을  부둥켜 안고나서, 자신의  손을 꽈악 쥐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은 그때, 역시 눈물 바람으로 자신을 맞은 어머니의

포옹으로 진정한 의미의 눈물을  처음으로 흘리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뒤에도 그들은 자신에게 변함 없는 부모의 정을 베풀었고 그야말로

단 한번도 자신을 '주워온 아이' 란 생각이  들게끔 행동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다고  현실이  변하는 건 아니였고 사실을 아는 친척들의 냉대는

눈에 띄게 심해졌다.  그래도  그때는 행복했었다.

자신을  한 없는 애정의 눈으로 보는 자신의 양부모와 자신을  무릅 걸음으로 쫓아다니며

서투른 발음으로 형이라고 불러대는 동생녀석들이 커가며 재롱을 피우자 그때는,

그때는 정말  나름대로 행복했었다. 양부모의 사고가 있기 전 까지는.


유달리 부부간의 애정이 깊었던 양부모는 그들의 결혼 기념일 날 부부 동반으로 외식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응급실의 침대 위에서 간발의

시간차로 서로 같이 숨을 거두었다.

늦게 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리며 졸다가 한밤중에 병원으로  불려와서

믿어지지  않는 상황에 놀랜 가슴을 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던 동오 에게 쌍둥이를

부탁한다는 유언과 함께 동오 에게서 세상의  보호막 이였던 사람들은  사라져 버렸었다.


그 뒤 삼일 뒤 치루어진 장례에선 동오는 친척들에게 떠밀려서 상주의  위치조차 인정

받지  못한 채 상복조차 갖춰 입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서 숨죽여 울어야만 했다.

동오에게 닥친 첫 번째의 악운이 자신이  고아였다는 사실을 알은 것 이였다면 양부모의

죽음은 그 에게 닥친 두 번째의 불운 이였다.  불운은  연속적으로 온 다고 하던가.

장례가 끝나고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감기가 심하게 온 듯한 두 동생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두 어린애들에게는  골수암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이제 일곱살 이던  동하와 동현, 피를 나누지는 않았어도 동오에겐 이 세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혈육과도 같던 두 놈들은  거짓말 같이 똑같이 같은 병을  몸에서 키우고 있었다.


이름도 낮 설은 이상한 병명에 대해 정신 없이 책을 뒤져 본  동오는 책 속의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어려운 말 속 에서 단지  쌍둥이 들이  자신의 양부모와 같이 곧 죽을

운명이라는 것만을 알아 차렸다.  모든 게  지치고 힘들었다.

아직은 부모의 품에서 어리광을 피울 나이인  열 넷의 나이에 너무나 힘든 일을 혼자의

마음속으로 인내해야 했던  동오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와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한 밤중에 설풋 잠에서 깬 동오는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러 실내로 나갔다가

장례식 이후 후견인을 자처하며 아직까지 집에 모여있는 친척들의 말을  엿들을 수 있었다.


원래 고아인 놈은 고아원으로 돌려 보내는 게 당연하고, 병에 걸린 두 놈은 어차피

낫지도 못하는 병이니 쓸데없이 돈 쓰지 말고 차라리 기회를 잘 보았다가 나중에 그놈

들까지 고아원에 보내버리자는 비정한 말들을 짐짓 진지한 듯 의논하고 있었다.

그들은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좀 더 차지 하고자 혈안이 되어선

남의 핏줄인 동오는 말할 것도 없이,병을 앓는 어린 쌍둥이의 안위 조차도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오직  양부모가 남긴 유산에  눈독을 들이는 하이애나들 처럼 서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자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었다.

동오는 살금거리며 도로 방으로 돌아와 약을 먹고 자고 있는 두 아이를 깨워서 외투를

입혀 그 길로몰래  집을 빠져 나왔다.


살리고 싶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리고 싶었다.

아니, 살릴 수 없다면 최소한 할수 있는 모든 방법의  치료를  받게 해 주고 싶었다.

자신의 부모님이 떨구고 가신 일점 혈육이였다.  그런 녀석들을  고아원의 구석에서

냉대나 받게 하다가 약 한번 제대로 써 보이지도 못하고 비참하게 죽어가게 할 수는 없었다.


동오가 그렇게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결별을 하고 집을 나섰을 때, 까만 하늘에는

처량 맞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동오는 동생들을

데리고 무작정 길거리로 나왔다가 그 길에서  자신의 운명을 만났었다.

동오는 눈을 살며시 떴다.

그때 윤 정이 그랬었다.


--꼬마, 너희들은 지금 막  너희들의  고약한 운명과  마주쳤다.----라고.


고약한 운명. 그래, 고약하다는 말이  맞겠지. 그때 이후로 난 숨 한번 못 쉬고 당신이란

운명의 사슬에 얽혀버렸으니까. 그래..

동오는 그 당시의 윤 정을 추억하곤 작게 미소지었다.


그때 당신은 그때 갈곳 없는 마음으로 방황하고있던 내게 길을 틔워 주기까지 했어.

그리고 쌍동이들이 불치의 병을 앓다가 결국 육 개월 간격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그놈들에겐 최대의 치료를 해줄수 있었다.


언젠가 윤 정이 침대에서 고백하듯 이야기 했었다.

그때, 자신들이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그 즉후 ,자신에게 선택을 주게 한 일을 후회했노라고.

죽음은 한 순간의 일 이지만, 살면서 자신의 혼을, 양심을  혹사하는 건 영겁의 세월동안

고통 받는 것 같은 마음이 들을수 있기에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수 있는 그런 곳에 발을

들이게 한 자신을 곧  자책했노라고, 그래서 그렇게 오래된 자신과의 첫 만남을 그 자신

또한 잊지 못했노라고.


그건 틀려.


동오는 옷을 입은 채 침대에 길게 누워 있다가 몸을 움직여 침대 안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면서  시트를 몸 위에 끌어다 덮었다.


그 뒤, 그날 새벽 일 이후  자신은 조직원으로 7 년 가까히 살아왔다.

그건 즉, 자신의 손에도 더러운 것이  많이 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어떤 짓을

하고 살아가든지 간에 어차피 사람은 그 자신의 척도로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신은 윤 정이 인도해준 이 길로 들어선 것도, 이렇게 살아온 것도 후회하지

않는 다.  자신은 윤 정을 만남으로서 쌍동이 들에겐 부족할 것 없이 충분한 치료를

받을수 있게 되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윤 정을 만났다.


어렸을 때의 자신의 세계는  아버지가 전부였다.

하지만  윤 정은 그 때 그 첫 만남에서 자신과 눈이 마주 친 이후 줄곳 자신에게서

윤 정은 삶의 중심. 그 자체였다.


동오는 나른한 숨을 내 쉬며 슬며시 정신을 잠의  세계로 내어놓는다.

가끔은... 한동안 자신이 아무리 조사를 했어도 찾을수 없던 ,얼굴도 이름도 전혀 알수

없는  자신의 친부모가 고맙긴 했다.

자신은  태어나서 윤 정을 만날 수 있었고,  그를 사랑할 수 있었으며, 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자신은 살아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기분이 정말로... 좋다.




"야!!!"

"...뭐냐?"


침대에 몸 만을 대충 걸치고 누워 새우처럼 구부린 채 잠을 자고 있던 혁수는  자신의

엉덩이 께를 매섭게  발로 찬 사람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몸을  부스스  일으켰다.


"왠일이냐?  아직 석달 될라면  한참 멀었는데 네 놈이 집엘  다 들어오고?"

"미련 곰탱이 같은 소리 지껄이긴... 네놈은 네 마누라가 순식간에 죽어 나빠져 시체가

하수구에 쳐 박혀도 나 몰라라  쿨쿨 잠이나 쳐 잘 놈이지.  씹, 좀 비켜!!!"


침대 한 가운데 께 몸을 대고 있던 혁수는 소리를 버럭 지르며 침대로 들어오는 민호에게

자리를  틔워준다.  혁수가 비켜준 자리로 몸을 들인 민호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얼굴을

굳히고 누워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침묵했다.


"무슨 일이야. 하 륜님 께서 네게 맡기신 일이 있다던데, 그게 잘 안 풀 리냐? ..... 오늘

지나면 내가 좀 한가하니까 걱정 말고--"

"지랄 염병하고 있어, 네가 나 보다 컴퓨터 더 잘해? 컴퓨터라곤 앞 뒤로만 갈줄 아는

자동차 마냥 거칠게 다루는 솜씨를 가진 주제에 누가 누굴 도와?  게다가, 니 일도 이제

해결하고 들어와 잠시 자빠져 있는 모양인데,  한 집에 병자 두 놈 생길 일 있어?"


민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친 말투에 맞지 않게 왠지 힘이 없다.

가만히  민호의 말을 듣고 있던 혁수는 여전히 민호의 몸만 보면 불끈거리는 자신의

하체를 느끼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침대 위의 시트를 끌어당겨 민호의 몸 위로

올려서  그의 몸 위에 덮어준다.


"본부안에서도 요즘 안 보이더니.. 밤샘 많이 했냐?  얼굴색이 말이 아니다.  미안하다.

보탬이 못 되서.  일단 좀 쉬어."

"...우스워."


민호의 옆에선 곱게 잠만 잘 엄두가 나지는 않고, 민호가 전에  석달 접근금지선언을

했기에 아예 큰코 다치기 전에 쇼파로 가서 자려고 몸을 일으키던 혁수는 민호의 입에선

왠만하면 나오지 않는 자조적인 목소리에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다시 민호를 돌아다

보았다.


민호는 언제 무어라고 했냐는 듯 얌전히 눈을 감고 있다.


"...참 기가 차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민호는 다시 눈을  뜨더니 천정을 바라보며 나즉히  읇조리듯

말을 꺼낸다.


"하 륜님이 내게, 하 륜님의 개인 컴퓨터를 훓으려던 놈을 잡으라고 하셨었어. 그놈은

하 륜님이 조직의 메인 컴퓨터에도 보관하지 않은 기밀중의 기밀이 저장되 있는 파일을

훓으려 했던 모양이야. "


혁수는 민호의 말에  자세를 다잡고서 그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조직에서의 일은, 서로간에 협조해서 해야하는 일이 아니고선 서로간에 믿는 사이라 해도

특별한 이유 없이는 각자의 소관이 아닌 한 깊은 부분 까지 공유할 수 없는 게 률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가 커플의 관계가 유지된 십년 내내 그 률을  지켜왔다.

물론 자신들이 조직의 3, 4 위인 상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조직이 돌아가는

일을 대충은 알고는 있지만 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선 자신의 관할이 아닌 한  작은

세세한 부분적인 일은 꼬치꼬치 알지 못했고,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게 조직의 불문율이다. 한데, 그런 률을 모를리 만무한 민호가 조직의 규칙을 깨고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뭔가.


"씨발, 처음엔 그놈의 뒷 다리를 잡다가 놓혔어. 이래뵈도 장남감 상자 꽤나 만진다고

자부하던 나였는 데, 쪽 팔리게 말야.  그리고선 하 륜님께 깨지고 두 번째의 기회를

얻었지, 훗, 내게까지 두 번째의  기회를 주시다니. 하 륜 님도 어지간이 열이 받쳤던

모양이야."


민호의 말을 아무말 없이 듣고만 있던 혁수의 굵은 눈썹이 움찔거린다.


이, 이 민호란 놈은 자신의 사람 이여서가 아니라 상당한 실력가에 머리까지 있는 놈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능력이 자신의 위 일수 있는 놈이고, 이런 놈이 왜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지 가끔 의문을 던져보았을 정도로 자신조차 인정하는 놈이다. 그런데 이런 놈을

고전시키고 두 번째의 기회까지 받게 하다니, 도무지 그 개 자식은 누구란 말인가.


"그때, 하 륜님이  그 말을 하고 나간 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데...우습지도 않아,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마자 네놈의 상판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뭐다냐. 음.. 혹시라도 내가 죽으면 미친 놈 처럼 발광하다가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다가 박싹 깨져버릴까 그것도. 쳇, 그래. 솔직히 그게 제일

걱정되더군. 나란히  지옥행은 사양이거든. 남사스럽잖아."

".........."


허공에서 맴돌던 민호의 시선은 천천히 공중을 훓어서 아젠 얼굴이 완전히 굳어져 있는

혁수의 눈에 고정된다.

잔뜩 얼어 붙어 있던 혁수는 순식간에 손을 민호의 쪽으로 날쌔게 움직인다.


"팍--"

"읏!  이 둔탱이가?  왜 잡고 지랄이야? 안 놔?  갑갑해!!"


혁수는 민호의 멱살을 힘껏 부여잡고 이를 악문 채 으르렁대듯 목소리를  흘린다.


"이,,,,,나쁜 놈, 누가, 누구맘대로 너 혼자 죽어? 그런 같지도 않은...이.이......!!!!!!!!"

"씹, 좀 놧!!!!!"


민호는 자신의 몸을 억지로 일으키게 해 멱살을 세게 쥐고 있는 혁수를 밀쳤으나 일주야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잠다운 잠을 자본 일이 없는 긴 밤샘으로 기운이 많이 빠져나간

민호는 워낙에도 그 자신 보다 손아귀 힘이 센 혁수의 힘을 블럭하지 못 한다.

한참을 바둥대던 민호는 기운이 빠진 듯 혁수를 밀치던 손을 놓았다.

혁수는 숨이 차 버둥대던 민호의 목덜미를  잡아챈 손을 풀지 않고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힘주어 말한다.

"다른 건, 다른 건 다 니놈 맘대로 해. 설사, 내 목을 원해도 네놈에게라면 당장이라도

떼줄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 네 목숨만은 절대 안돼. 내 허락없이 니놈 멋대로는 절대---"

"신파 뜨고 있네, 웃기는 새끼. 죽긴 누가 죽어? 잡았어, 그 새끼."

"--- ! "

"이번 기한인 오늘 밤 열두시. 하 륜님께 정식으로 보고 할 생각이야. 어찌나 영악한

새끼던지 밀고 당기고 그 지랄을 떨더니 죽을 각오 하고 큰 미끼하나 던지니까 덥석

물더군. 그틈을 탓지.  그 어떤 짐승이든지 간에 먹이를 물고 있으면 나태해지는 법이니까"


민호는 자신의 목이 무쇠와 같은 힘에서 서서히 해방되자 몸을 다시 뉘이고는 시선만을

들어서 혁수를 바라보았다.


"뭐해?  멍청이 있지 말고 옷이나 좀 벗겨. 살아난 기념으로 한판 거나하게 땡기게.

그리고. 오늘은 니놈이 피곤하든지 말던지 도중에 니 멋대로 퍼질러 자버리면 니놈 목을

아예 따버리겠어, 난 지금  잘 생각따윈  없으니까..."


민호는 혁수의 성급한 손이 자신의 옷을 찢듯히 벗겨가자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나 다

한번씩은 뒤를 돌아다 보게 하는 자신의 육감적인 입술사이로 헛헛한 미소를 내보냈다.


놈을 잡은 건 이틀 전 새벽.  그리고 만 하루가 채 안 걸려서 자신은 하륜의 지시대로

그놈에 대한 대략의 모든 걸 주웠다. 우습지도 않게  놈은 안에서 새는 바가지 였다.


이 동오. 현 나이 고작 스무 살.

조직 서열 아홉번 째 이자  조직내 하 륜의 공식적인  정부(情婦)인 윤 정이

옆에서 거두고 있는 서열조차 없는 애송이.


처음에  해커가 윤 정의 부하인걸 알게됐을 때 가강 우선되는 사항은 이일 에  윤 정이

연루된것린지를 아는 것이였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부하에게 직접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포착할 것을 명령했었다. 그 하루 뒤 그리고 자신의 부하가 말 없이 내민 마이크로 필름

안의 사진에는  기가 막힌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윤 정과  이 동오의 키스 사진.


사진속의 윤 정은 어쩌면 자신이 그 옛날 하 륜과의 키스를 꿈꾸었을 때 했을 것만 같은,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듯한 미소를 던지며 이 동오와 키스를 나누고 있었고 이 동오의

표정도 윤 정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미친 놈들.


민호는 자신의 몸을 열기로 뒤덥는 혁수의 손길에 허리를 비틀어 반응을 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들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

자신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괴로움에 피눈물을 쏱은적이 있었던 사람이다.

지금에서야  자신은 그 예전의  그런 상처를 견디고 살아 있지만 잊은 건 아니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사랑을 알고 있기에 그 둘의 표정만으로도 그 둘이 어떤 감정을

서로에게 품고 있는 지를 확신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 둘이 하고 있는 게 사랑이란

괴물임이 정확하다면.. 그 두 사람은 지금 목숨을 건 사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애송이가 해킹을 한 이유는 정보를  담보로 자신들의 자유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하 륜이라는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한 담보.

알고 있을 텐데, 그래도 목숨을 걸 만큼 값이 있단 말인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하 륜 이다. 상대가...  나쁘다.

윤 정과 이 동오는 지금  도박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한때 목숨보다도, 자신에게서 그 어떤 가치보다도 우선해서 사랑했던

이 세상 유일한 남자의 마음을 짓밟는 다.

윤 정에 대한 하 륜의 마음이 어떤 건지 그 옛날의 그 사건으로 단숨에 알아차렸던 자신이

결국은  그 예의 키스사진을 화일에 동봉했기에.


그 사진을 손에 쥐고 자신은 수 시간 동안 방에 쑤셔 박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며

수 백번 망설이고  그 사진을 넣었다 빼기를 수 천번 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 륜의 마음을  보살핀다면 자신은 하 륜에게  시간을 어떻게든 조금

더 벌어서는 그가  모르게 윤 정의 일을 정리해 놓고 그 에겐 해커에 대한 일만을

알려야 했다.

하지만. 민호는 지금 자신의  몸을 거칠게 탐해오는 이 남자를 버릴 수 없었다.

자신이 지금 감춘다 해도 조직일에 있어서 하 륜에게 영원한 비밀은 없다.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날 우물이였고 자신이 일부로 그 우물을 덮은 걸 그가 나중에라도 알게

된다면 단언 하건데 자신은 정말로 그 자리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자신은,  자신의 진심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목숨을 걸어주고 있는 이 우직한 남자를

위해서라도 살아야만 했다.


민호는 자신의 하체를 뜨겁게 밀고 들어오는 혁수의 남성을 느끼며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면서 젖은 신음 소리를 내었다.


자신은 하 륜을 오늘부로 영원히 떠나보냈다. 그 어떤 불가항력이던지 간에 자신은

하 륜 에게 깊은 마음의 상해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그를 다시는 마음에

품을 수 없다. 영원히.

민호는  자신의 몸을 깊게 파고드는 혁수의 몸을  힘껏 부여잡았다.

이제 내겐  이 남자 밖엔 없다.

민호는 손을 뻗어 혁수의 몸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꽈악 끌어안았다.





하 륜은  차의 뒷 좌석에 깊숙이 묻었던 몸을 조금 일으켜서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한시간 가량을 차안에 묻혀 두었던 몸이 여기저기서 피곤한 목소리를 낸다.


7 시 사십 오분.


퇴근시간과 맞물려서 한참 러시아워를 겪고 있는 한강대교는 아수라장 이였다.

하 륜은 정체되는 차량의 호수안에서 조금씩 짜증이 났다.

힐긋거리며 창 밖을 잠시 바라보던 하 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좌석의 보튼을

눌러서 가운데가 칸막이로 차단된 창을 열어 젖히고는 자신의 운전사에게 말을 전했다.


"여기서 벗어나자마자 턴 해서 한쪽 구석에 차 세우고 너는 본부로 들어가라."


하 륜의 개인 운전사는 말 없이 고개만을 크게 끄덕인다.

하륜은  자신과 운전사의 사이를 틔어 놓던 갈색의 유리창을 다시 올렸다. 하 륜의

지시대로 대교를 벗어난 지 일분도 안돼서 꽉 막힌 곳의 도로 한쪽을 솜씨 좋게 점령한

하 륜의 운전사는 자신의 좌석에서 내리더니 뒷 좌석의 하 륜에게 인사를 하곤 어디론가

사라진다. 하 륜은 밖으로 나와 운전석에 몸을 들이고는 윤 정의  집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미러로 찻길을 위태 위태 걸어 가면서 택시를 기다리는 듯한 자신의

운전사에게 얼핏 시선을  두었다.


자신의 운전사로 삼년이 넘게 곁에 둔 그는  전직 카 레이서 였었다.

카 레이서로 전도 유망하던 그는 차 사고로 3 도 화상을 입고 죽기 직전까지 다쳤었다.

그 사고로 그는 신경이 소실되서 영원히 말을 할수 없고 단지 들을 수만 있었다.

처음에 그의 솜씨를 높이사서 그를 조직에 끌어드리려 했던 하 륜은 그가 그렇게 되자

처음에 그를 조직안에 두려는 생각을 걷고는  자신의 운전기사로 삼았다.

경기를 망치고 차 사고로 인해 몸은 불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손 안에 있던 영화가

순식간에 흩날려지고 약혼녀마저 그를 버린 상태로 절망하고 있던 그에게

하 륜은 단지  손만을 뻗으면 되었었다. 하 륜은 그에게 부를 선물했고 그 에게서는 그의 목숨을 샀다.

그리고 자신은 이제껏 그의 운전솜씨와 과묵할수 밖엔 없는 그에게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하 륜은  실 타래처럼 얽힌 도로를 교묘하게 휘저어서는 틈새를  파고 길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윤 정의 집으로 통하는 길에 들어서며  그에게 연락을 하려던 하 륜은 생각을

고쳐먹고선  자신의 차를 갓길로 빼서 앞차를 추월했다.

그 꽉 막힌 놈은 불 덩이 처럼 몸에 열을 달고 있으면서도 식사 준비를  하려고 몸을

움직여대고 있었다.  정 박사의 말로는 이젠 거의 다 나은 셈이라지만 지금 자신이

연락을 한다면 놈은  자신을 맞을 준비를 한답시고 혹시 식사를 못했을 자신이

요구할지도 모르는 식사를 준비한다고 허둥댈지도 모른다. 자신의 말이 떨어지면

곧이 곧대로 실행하는 그 놈은 그렇게 고지식한 면이 있는 놈이다.


하 륜은 샛길사이로 차를 들이면서 자신의 품을  뒤져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면서

슬며시 입술을 꼬았다.

하긴, 그놈을 그렇게 철저히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게끔 길들인 건 자신이다.

그리고 이젠 정운의 말 대로 놈을 약간 좀  풀어  주는 게 자신의 마음에

편할 거 같긴...하다.



뭐야, 아직 안 돌아 온 건가.


3 층 인 윤 정의 집 거실 창이 어둑한 것을 차 안 에서 올려다 보던 하 륜은 자신의 차를 손님용

주차장에 세워놓고 윤 정의 집 전용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린 뒤  긴 복도를 걸어서

그의 집 앞에서 잠시 서  있다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형 열쇠를 꺼내 윤 정의 집의 문을

열었다.

달칵--  하는 소리를 내며 열쇠에 의해 열리는 문의 소리가 낮설다.

하 륜은 집을  샀을 때부터 열쇠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본 건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이다. 언제나 그가  문을 열쇠로 열기도 전에 정중한 윤 정의

인사를 받으며 집에 들어서곤 했었기 때문에.

아마도.. 사전에 연락도 하지 않고 윤 정이 없는 빈 집을 들어오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


하 륜은 센서에 의해 현관이 밝게 비추어지자  신발을 벗고 현관으로  발을  들였다.

윤 정의  집은 주인이  없어서 인지 일견 썰렁해 보였다.

하 륜은 왠지 어색한 느낌에 거실안을 환하게 비추는 거실 한 가운데의 형광등을 끄고

윤 정의 컴퓨터 옆을 장식하고 있는 작은 스탠드의 불 만을 켰다

조도를 낮게 조절한 하 륜은 넥타이를 풀어헤치곤 부엌께의 냉장고로  걸어가 그 안에 언제나 처럼

놓여 있는 차가운 잔을 꺼내들고는 익숙한 솜씨로 술이 들어있는 장식장을 열고는

그 안에서 헤네시를 잡고는 병을 돌려 열었다.


차가운 잔으로 인해 손 안이 차가워지는 감각을 즐기던 하 륜은 잔을 든채

거실 한쪽 구석을 자리잡고 있는 윤 정의 컴퓨터에 다가가 컴퓨터를 부팅시켜서 자신의

컴퓨터와 연결하기 위해 창을 열고는 자판을 두드려대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두 손을 빠르게 움직여 컴퓨터의 화면을 움직여가며 자신의 컴퓨터와 연결시킨

하 륜은 자신이 원하는 파일이 열리자 온 정신을 집중해 급하게 해결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마무리 짓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하 륜은 피곤한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오늘은  아마도  민호의 보고가 있을 것이다.

하륜은 몸을 일으켜서 다시 장식장 안의 술을 통째로 들고 와서는 한잔을 따라서 마셨다.

중요한 건이라 오늘은 본부로 들어가서 오늘 밤 열두시에 자신을 찾을 민호의 보고를  직접

들으려 했지만,  왠지 오늘 밤은 놈의 겐죠 향이 맡고 싶었다.


하륜 은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고는 거실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쇼파에

대충 몸을  앉히고는  술잔을 입에 가져갔다. 막 술잔을 입에 대려던 하 륜은 자신의

품에 있는 송수신기의 진동이 울려지자 그것을 꺼내들었다.


"나다. ....... 그런가......그럼...윤 정의 컴퓨터로 전송해라. 지금 그의 집에 와 있다......

...무슨 소리야? 아니, 직접 볼 필요까지는 없으니 화일만 전송해라....... 사진?"


하륜은  한 손으로 전화기를 붙잡고는 다른 손으로는 잔 안에 담긴 노란색 액체를 입에

대  한 모금 넘기고선 시계를 보았다.  정각 열두시.


하 륜은 자신의 말에 계속 토를 달면서 내일 직접 보고 하겠다는 민호의 말을 차갑게

잘랐다.


" 지금 전송 못할 이유가 있나? 아니면 아직도 내게 보일 만큼 완벽한 조사가 덜 된건가?

사진이 있으면 같이 보내면 될게 아닌가. 윤 정의 컴퓨터에 특별히 보안이 덜 된 것도

아니고, 게다가, 기한은 지금 이 시각 까지 였다. 당장 보내도록."


일방적으로 민호와의 통화를 끊은 하 륜은  쇼파에 길게 몸을  눕히고는 윤 정의 컴퓨터로

전송될 정보를 기다리며 술잔을 기울이다가 무심코 바닥에 시선을 주다가 얼핏 자신의 눈에

눈에 들어온 물질을 보고는 눈쌀을 찌푸렸다.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도 자신의 눈을 끌고있는, 촘촘한 고급카펫 위에 어색하게 놓인

검은 색의 이 물질.


이놈이 아프고 나더니 청소를 대충하고 다닌 건가.

상쾌하지 않은 기분에 이마를 살짝 찌푸린 채 물을 마시기 위해 몸을 일으켜 냉장고로 걸음을

향하던  하 륜의 발걸음이 그의 머리를 스친 이상한 느낌에 순간  멈춰졌다.


하륜은 다시 몸을 돌려서 쇼파 근처로 다가가 자신의 눈길을 끌었던 물질이 있던 지점에서

허리를 숙여 카펫위에 놓인 그것을 집었다.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얼핏보면 머리카락으로도

착각할 수 잇는  거웃이다.

하 륜의 눈에 익숙한,  짙은 검정색을 지닌 윤 정의 것.  하지만..

하 륜은 미색을 띄고 있는 일 억원 상당의 이란제 카펫을 눈으로 샅샅히 뒤졌다.


보통, 머리카락이 아닌 거웃이 거실에 이렇게 쉽게 발견될 리는 없는 것이다.

거웃이란 건,  성기에 나 있는 털이다.

섹스 시 서로의 국부의 마찰로 가장 쉽게 떨어지는 그 부위의 털은 하루에 수 백개가 넘게

자연적으로 유실되는 머리카락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탈락이 된다해도 이렇게

쉽게 나돌아 다닐 수 없게 옷 이란 방패막이 그 부위를 감싸고 있다.

옷을 갈아입는 드레스 룸 이나 침실, 욕실 같은 곳에서  이 것이 보인 다면

이해가 가지만, 이곳은 단지 거실일 뿐이고 사람들은 보통 침실이나 욕실, 드레스 룸을

놔두고 거실에서 속옷을 갈아입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그러므로 이곳에서 섹스를

하거나 혹은 이곳에서 옷이라도 벗지 않으면 거실에 이런 것이 떨어져 있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게다가, 저번에 자신이 방문을 했을 땐 윤 정이 아팟기 때문에 자신이 윤 정과 거실에서

섹스를 한지도 한참 된 일이다.


하 륜은 윤 정이 그동안 한번도 청소기를 밀지 않았는 가 해서 주위를 훓어보았으나,

평소 윤 정의 성격과도 같이 다른 곳은 깨끗해 보였다.


한참을 왠지 개운치 못한 마음으로 침침한 불빛아래의 카펫 주위를 눈으로 훓어 내리던

하 륜은 쇼파 앞의 목재로 만든 묵직한 사각형의 탁자 옆 구석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주워 들어 자신의 손 바닥에 놓고 바라보았다.


흑 갈색 빛이 도는 얇은 질감이 나는 약간 긴 듯한 그곳의 털.


검정색에 길이가 대체적으로 짧은 편인 윤 정의 것도 아니고,  역시 진한 흑색에 굵은

질감을 가진 자신의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 륜은 순식간에 얼굴색이 바뀐 채  눈썹을 휘어서 한곳으로 몰았다.

그때, 창을 살짝 가린 커튼사이로 한번에 쏱아지는 듯한 라이트의  불빛에

하 륜은 동물적인 감각이 시키는 대로 실내의 미등을 급히 끄고는 몸을 일으켜

전방의 창문에 몸을 기대고 밖을 내다보았다.


윤 정.  윤 정 이였다.


하 륜은 막 몸을 돌리려다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던 듯한 남자도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는 듯하자 몸의 움직임을 멈추고는 그들을 주시했다.


차 에서 내린 남자는 윤 정에게 다가가 그의  입술에 베이비 키스를 하고 나서 장난스럽게 웃으며

장난이라도 거는 듯 무어라고 말을 하다가 어느 덧  서로의 몸을 가볍게 부딪혀가며 웃는다.

창을 통해 밖의 장면을 그대로 흡수하던  하 륜의 눈이 크게 치켜 떠진 채

두 사람의 행동에 고정이 됐다.

그리고 채 일초도 지나가기 전에 하 륜이 켜 두었던 윤 정의 컴퓨터에서는 민호가

보낸 게 분명한 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삑삑---  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봐 줄 것을 알렸다.


자신의 눈 앞 에서 벌어지는 장면에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백지가 됐던 하 륜은 멍한

머리를 가지고도 훈련받은 결과로 얻은 우선순위해결 법칙에 준해 기계적인 손길로

윤 정의 컴퓨터로 떼지지 않는 걸음을 옮겨 수십  개의 패스워드를 빠르게 적용시켜  드러난 화일중

사진 화일을 먼저 열어놓고는 다시 몸을 빠르게 움직여서  자신의 눈을  의심하면서

확실한 확인을 위해  창가로 다가섰다.

하지만 혹시라도 잘못 봤을 것이라는 무언가의 기대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보이는  장면이

다시금 하 륜의 눈안에 드러나자  하 륜의 심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 륜이 컴퓨터를 보는 오초 가량의 시간 동안 한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긴 듯한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몸을 조금의 틈도 나지 않게 붙이고는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사진화일이 열린 컴퓨터 화면에서도  창 밖의 두 사람의 키스 씬이 마치

재현이라도 된 듯한 사진이 화면 그득히 뜨고 있었다.

하 륜은 이해할수 없는 사진이 뜨고 있는 모니터에 찰나간의 시선을 두었다가  다시 시선을

창 밖으로 서서히 돌려서 윤 정을 끌어 안은 채 그의  몸을 손으로 쓰다듬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띁어 보았다.


그 놈 이였다. 이 동오,


또 다른 배신의 충격에  가빠오는 분노의 숨을 거칠게 몰아 쉬고 있던 하 륜은 자신의 몸에 지니고

있던 피스톨을 꺼내 안전 쇠를 급히 푸르고는 정확히 동오의 머리를  겨누었다.


놈이 자신의  조직에 들어오게 된걸 알게 된 이후 일부로 무시했던 놈은 그런 자신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눈 앞에서  자신 소유의 몸에 손을 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윤 정 놈은 놈과 키스를 주고 받으며 너무나 편안하다는 듯 살포시 미소지으며

눈을 감고 있는다.

하 륜은  몸 아래에서부터 쳐 올라와 얼어 붙은 심장을 거세게 태우고 있는 불덩이를 위로

한껏 쳐 올렸다.


내 물건이, 내 허락 없이 다른 놈에게 몸을 내 주면서 자신에겐 단 한번도 지어준 적이

없는 웃음을 그 놈에게 흘리면서 놈과 키스를 나누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듯

미.소.짓.고.있.다.


하 륜은  손에 쥐고 있던 피스톨의 방아쇠에 건 손가락에 지긋히 힘을 주다가

순간적으로 이를 악물어서  총을 거두며  손에 힘껏 주먹을 쥐었다.


말해 봐라, 정운,  이래 도냐? 이래도, 저놈은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 라고

말하려는 거냐?  응? 저놈만은, 저놈은  내 신뢰를 거짓으로 먹칠했던 그 여자와

다르다고 또 다시 내게 그렇게 말할거냐? 아니, 이번엔 무어라고  놈을  위해 변명을

해줄 건가?  응? 무어라고!!!!!!!!!!!


몸을 부들대며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르던 하 륜은  몸을  돌려서 눈을 감은 채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는 모니터 안 윤 정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푸른빛의 눈을  새빨간 열화의 불꽃으로

활활 태우면서 표정 없이 밀납같아진 얼굴에 잔인한 미소를 만들기 시작했다.


날 건들 였냐, 윤 정?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래...  그 댓가는 이자까지 쳐서 충분히 받지.

8 년의 세월이 지났다고 다시 네가 네 펫 인지를 망각한 모양이구나.

그래, 내가 언젠가 말했듯히 짐승에겐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지, 누가 자신의 주인인지를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교육을 포함해서 말이야.

쿡, 한 겨울의 밀월이라.

펫 에게  밀월을 즐길 여유까지 주었었다니, 나도 꽤 좋은 주인이였던 모양이지.


하 륜은 탁자위에 얹어 두었던 잔을 들어서 현관의 문을 향해 거세게 내던져 버렸다.

크리스탈잔이 철문에 빠르게 부딪히면서 내는 쇠를 긁는 듯한  파공음이 불안한 공기를

암시하듯 침울하게 공기중에 퍼졌다 빠르게 사라진다.


하 륜은 이 동오를 마중하고 돌아서는 윤 정의 모습을 타는 듯한 적 보라빛의

눈으로  노려보았다.



기대해도 좋아, 윤 정.


파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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