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이렇게 마주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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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 굽기도 참 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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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마블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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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리 고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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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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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시절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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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황금처럼 빛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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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내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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쥔 게 무언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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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에 책은 그저 멋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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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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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얘길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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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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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알게 될 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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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고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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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을 헤매는 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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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을 겪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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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왜 이런 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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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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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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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두고 생각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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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단은 금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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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너에게 말하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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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날이 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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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나는 대로 쏘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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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린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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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어떤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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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위해 어떤 날엔 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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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린 늦가을 미친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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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시간 나는 대로 거릴 쏘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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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해지면 파티를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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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레몬을 찍어 핥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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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낄라를 들이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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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엔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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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날엔 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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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술과 꽃등심의 나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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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을 가로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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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도 달아나 버리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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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내 육질은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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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한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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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엔 희끗한 터럭이 가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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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양지나 사태 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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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하는 나이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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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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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꽃은 시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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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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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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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길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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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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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헛되이 보낸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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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받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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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술을 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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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돈을 지금 갖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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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질없는 후회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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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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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흐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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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른 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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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르지 않은 일을 후회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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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 어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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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항구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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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출렁이는 먼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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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향수라도 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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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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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얘길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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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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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알게 될 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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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고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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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을 헤매는 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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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을 겪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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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단은 금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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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너에게 다시 말하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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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허리에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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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문신이 말해 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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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꽃등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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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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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온몸에 고기 향수를 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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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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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꽃등심의 나날 (Days Of Tequila And Wel l-Marbled Sirloin)
|
| Sa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