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만에 당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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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던 그 계절에 다시 만난건 우연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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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은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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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어진 그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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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 옷을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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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즈음이면 늘 그 옷을 꺼내입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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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끝이 낡은 그 옷 언젠가 한번 입어보았던 그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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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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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옷을 알아보았고 그뜻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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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당신도 고개를 끄덕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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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 행동은 내가 왜 고개를 끄덕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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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알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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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걸었습니다 그러다 나는 일부러 걸음을 늦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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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뒷모습을 보기위해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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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깨는 한쪽이 조금 기울어 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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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뒤에서 옷을 제대로 잡아주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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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으로 기운 어깨선이 그대로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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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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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면 나는 늘 옷을 바로잡아 주곤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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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내 손길이 참좋다고 말했던 기억 혹시 잊진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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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건 당신이 내게 오기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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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이 나를 떠난후에도 누구에게도 한번도 해본적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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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행동을 당신의 어깨를 보자마자 저절로 하게되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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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얘기를 시작할때면 항상 코를 찡긋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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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당신은 참 이상한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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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얘기를 시작할때는 안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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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나에게 얘기를 시작할땐 코를 찡긋하게 된다고 말한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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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표정이 너무 반가워서 나는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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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못 보게 될줄 알았던 표정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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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 설명이 없어도 서로의 지난 시간을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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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주보고 아무말 없이 한참 미소만 짓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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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랫동안 헤어졌던 연인이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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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알아보지 못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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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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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 마음속에 당신은 내 마음속에 항상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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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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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수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