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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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아~ 이거? 커피 자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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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쏟았을 때 바로 세탁소에 가져갔음 모를까 이젠 안 지워질 걸? 꽤 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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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안 지워져도 괜찮아~ 일부러 놔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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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는 뭐 좀 흉하겠지... 난 이거 좋아~ 그 사람이 쏟은 거거든... 나한테 이거 하나 남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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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나 더 있다! 이거 볼래? 여기 내 손등에~ 아, 이리 와봐, 이리 와봐~ 이거는 불빛 밑에서 자세히 봐야되~ 보여? 여기 상처 하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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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는 거의 없어졌긴 했는데 이것도 그 사람이랑 있을 때 생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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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잖아 뭐를 쓰고 있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거야~ "수영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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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은 상상이 안되... 그 사람이 다정하게 내 이름 부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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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때는 정말 그랬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목소리로 "수영아~"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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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너무 놀래서 확 돌아보다가 그 펜에 탁 긁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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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이게 3월달에 생긴 상처인데... 이제는 거의 다 나아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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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새 살이 돋으니까 이렇게 없어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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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얼룩이라도 잘 간직해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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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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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니트에 보기에도 찜찜한 커피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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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쏟았다는 이유로 그녀에게는 저런 것도 아직 소중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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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면 두 사람 제대로 사랑이라도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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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쭉 지켜봤던 나는 알죠~ 그 사람은 그녀를 단 한번 진심으로 대하지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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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그녀의 짝사랑이었고, 끝까지 그녀의 환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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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남자 그녀를 보고 몇번 웃어는줬을 거에요~ 그녀를 보고 "너 참 귀엽다~" 몇번 말은 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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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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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몇가지 별것도 아닌 기억들을 혼자서 추억이라고 우기고, 저렇게 혼자 행복해하고, 슬퍼하고... 그녀는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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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보면 한심해 죽을 것 같지만 어디다 얘길할 순 없네요~ 나도 똑같은 인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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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바보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몇년 째 바라보는 나도, 내 친구들 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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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혹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그녀의 눈에는 똑같이 한심해 보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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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 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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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보들끼리 사랑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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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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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도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