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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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 하루종일 방을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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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준 거... 되게 짧고 가느다란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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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찾느라고...니가 그거 나한테 줬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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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것도 기억 못하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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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갑 속에 쏙 들어가서 가지고 다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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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거라고...내가 손에 뭐 드는 거 싫어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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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그래도 사람이 펜 하나는 들고 다녀야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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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겠지만... 나 그거 진짜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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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고다녔거든그런데 오늘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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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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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찾았지... 가방부터 다 뒤집어 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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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옷 주머니에서부터 먼지 많은 침대 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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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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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막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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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먹을 꽉 쥐다가... 그러다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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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나 이런 모습에 질렸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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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러니...? 그냥 볼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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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이제는 선물한 사람도 옆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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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볼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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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준 거는... 니가 한번이라도 만졌던 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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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무것도 버리기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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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준 거... 다 버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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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버렸니? 내가 준 거... 내 마음까지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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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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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길래 어쩐지 추울 것 같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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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줘도 좋겠다 싶어서 내내 걸치고 다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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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건 대신 좀 두꺼운 듯한 재킷을 꺼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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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든 가방은 이 옷과는 어울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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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가방도 찾아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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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가방 안에 이 볼펜이 들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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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있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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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나한테 있을까... 우리가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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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을 때... 그 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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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때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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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몇마디 안 되는 이야기 마치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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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어나서 카운터로 가려고 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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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게 의자에 앉아있던 니가 갑자기 뛰어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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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을 막아 서면서...그 때 니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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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만났을 때도 니가 냈잖아~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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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낼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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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인데 누가 내면 어떠냐~ 지금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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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야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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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런 말을 하려다가 그만 뒀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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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표정이 무서워서... 무서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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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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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는 펜이 필요한 사람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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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기억해서 탈인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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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됐다~ 이 볼펜이라도 내가 가지고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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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잊어버릴 거 하나라도 줄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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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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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도시 |
